26년 1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이 돌아가는 형태가 이렇게 냉혹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인정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이다.
2011년의 현 시점을 살아가는 나로서는 '작금의 현실'만큼 이렇게 냉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저축은행 사태, 수많은 친인척 비리, 한미 FTA 막장 처리, 론스타의 먹튀 논란,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선관위 DDos 사태, 2011년 경제 위기 속 재벌들만의 최고 실적까지.

그러던 중, 우연히 그리고 정말 느지막이 강풀 작가의 '26년'을 보게 되었다. 
5.18과 전두환에 대한 이야기.
분노와 함께 새삼 반성하게 되는 이야기. 현재의 불편한 진실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잊고 있었다는 것.


개인적인 5.18에 대한 생각은 100도씨 - 100도씨, 사람이 변혁하는 온도에 이미 한 번 이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강풀이 그린 5.18은 또 다른 느낌이랄까.
극화의 재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Faction(Fact + Fiction)의 형태를 취했고, 그래서 역사적 사실과 배경 위에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더욱 재미를 꾀했다(그렇다고 100도씨가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역사'가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말하기 위해, 그래서 우리에게 '잊지 말기'를 당부하기 위해 그렸다는 느낌이 역력하달까. 


세상의 불편한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고통으로 몰아간 사람들과 그 자식들은 지금도 높은 지위에서 잘 먹고 잘 살아간다. 사형 -> 무기징역 -> 2년 후 출감 이라는 예정된 수순 이후 집권 여당의 대표가 바뀔 때마다 인사드리러 가는 사람이 되었다.
고통을 짊어진 사람들은 죽거나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그 사람들의 자식들은 지금까지도 그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비참한 역사는 비단 5.18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새로운 기득권자에 의해, 새로운 형태로.
우리 모두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하지만, 참혹한 역사적 반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봐야 힘없는 우리가 무얼 할 수 있는가? 라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 다르다. '알고 있는 것' 그리고 '잊어가는 것'은.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가 '잊지 않는 것', 그리고 '알려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이 '26년'의 영화화 무산 이나 5.18의 교과서 삭제 논란 등이 일어날 이유가 없을 테니까.


 5.18. 아니 모든 불편한 진실들.
잊지 말자, 쫄지 말자, 당당하자. 
그것은 지나간 역사가 아닌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일지도 모른다.


워낙 유명 작가에 유명 만화이기에 이미 보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지 않은 분들이라면 '강추' 한다.


* 포스팅의 편의성에 의해 책이 아닌 다음 만화속세상의 26년 이미지를 퍼와서 사용했다. 강풀 작가가 후기 부분에서 이 만화의 경우 '일정 수준의 카피레프트'를 허용한다고 밝혀 이렇게 사용했으나, 혹시 저작권 등의 문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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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박원순.
아는 사람들만 알고, 또 인정해주던 한 사람에서 참 '의미있는' 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이라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된 한 사람.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도 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올 6월 '지식인의 서재'라는 책을 읽고, 그의 서재를 보며 '이 사람 괜찮은 사람 같은데?'라며 관심을 가졌던 정도.
그런 가운데 이 책,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발견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서울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그가 가진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일까 라는 부분에 의문점 때문에 굉장히 관심 있게 읽게 되었다. 
사실 그 사람의 마인드, 기저에 담긴 인성은 그가 가진 '가치'와 연결되기 마련이니까. 자연스럽게 '서울시장에 어울리는 사람일까?'라는 프레임에 맞춰 읽었고.
그건 그렇고, 참 '아름다움'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커피, 아름다운 무역... 그리고 책 제목도 '아름다운 가치 사전'. 




가치 '사전'이기에 우선 '가치'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한다(마치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의 용어 설명집이 연상되는 방식이다. 단 이사카 고타로의 그것이 '재미'를 준다면 원순씨의 그것은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자신이 그 가치에 대한 정의를 직접 내리고, 그에 대한 비슷한 말과 반대말을 함께 담고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그 가치에 대한 원순씨의 열정이 느껴진달까. '이건 해야만 해, 그리고 이것은 하지 말아야 해'라는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다짐이 정의, 비슷한 말, 반대말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소개와 설명이, 그가 살아온 삶과 경험에 빗대어 이루어진다.
돈 잘 벌고 여유롭게 살 수 있는 변호사의 삶을 버리고 걸어온 시민 단체의 길. 전보다 훨씬 고되지만 훨씬 '가치 있는'(원순씨의 기준에서) 그런 삶을 살아오면서 점점 쌓여온 그가 쌓아온 가치,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어디에서였나, 이 시대의 '사사롭지 않은' 몇 명의 인물이 있고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박원순'이다. 라는 이야기를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어준 총수가 한 적이 있다. 그런 '사사롭지 않음'이 가득 느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쩌면 광서방처럼 세상에 찌든(?) 일반인으로서는 가끔씩은 '이거 너무 아름답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그 뒤를 잇는 것이 그런 가치에 대한 설명에 이어지는 것이 그 가치를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원순씨가 몸담은, 그리고 자신이 '명분을 좆다가 과로사하고 싶다'라고 했던 가장 큰 명분이 바로 '시민 운동'이었기 때문에 그쪽에 관련된 인물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만큼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고. 



그리고 여기에 참 책을 많이 읽는 그인 만큼, 각각의 가치에 관련된 독서 노트(그가 만들었다는 방대한 독서 노트 자료를 전부공유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와 그 가치를 수반하는 새로운 직업 아이디어(얼마전 이 직업 아이디어만 모아서 책을 한 권 더 출간하기도 했다)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책이 이루어진다.



정의, 상상, 함께, 겸허, 놓음 이라는 크게 다섯 가지의 가치, 그리고 그 각각의 가치 밑으로 여러 개의 세부 가치들이 있다. 
책을 다 읽고 드는 느낌은, 정말 이 가치들을 자신의 인생의 가치로 삼고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서울시장을 넘어 그 어떤 일을 맡아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와, 정말 그 사람이 그 가치를 모두 지켜가며 살아가냐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비록 모두 지키지는 못 하더라도, 그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전자보다 훨씬 더 큰 것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사사롭지 않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사롭지 않음에서 재미와 희열과 명분 그리고 정의를 느끼는, 이른바 이타와 이기의 욕구가 일치된다는 점은 정말 요즘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야말로 '아름다운 가치'가 아닌가 한다.

약간 아쉬운 부분은 책이 좀 급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약간 있다. 우선, 책의 전반적인 본문은 일반적인 책이 그렇듯 ~하다 형식의 일반체로 서술되다가 일부 부분은 다시 ~합니다 라는 높임체로 서술되고 다시 일반체로 돌아가 내용의 이해는 문제가 없으나, 독자의 혼동을 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원순씨의 독서노트' 부분. 사실 독서노트가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그 노트를 읽고 관심이 있거나 감동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책을 읽는 것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일부의 책들은 책 제목과 저자가 달려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들이 좀 많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운 부분. 

물론 이 책 자체의 가치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아쉬움들이므로, 개인적으로는 시민 운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그렇지 않은 분들(광서방처럼 세상에 찌든)이라면 더더욱(!)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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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한 줄
강명석.고재열.김화성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단문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아니 엄청나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그것은 구구절절한 긴 텍스트보다 언제나 단문이어왔다.
짧고 강렬한, 그래서 뇌리에 '쿡' 하고 박히는 단문의 힘은 그간 세상을 이끌고 또 바꿔왔다.
뭐, 수도 없이 들어온 '명언', '격언' 등을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

이것은 21세기가 도래한 작금의 세상에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다름 아닌 트위터. '140자' 라는 한계를 가진, 어쩌면 이런 확장성의 시대에 이율배반적이라 느낄 수 있는 이 트위터를 통해 다시 한 번 '어록'의 시대가 왔달까.
이런 폭발적인 SNS의 시대에 힘입어, 수많은 사람들의 '어록'이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던져주고, 또 움직이게 하고 있다. 수많은 신문 기사들이 여러 SNS를 뒤져가며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를 기사로 옮긴다는 것 자체가 참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 책, 공감의 한 줄은 바로 이런 사람들의 '어록'을 통해, 이 시대를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이 시대를 움직이게 하는 한 마디에 주목한다.
안철수, 이외수, 조국, 김제동, 진중권 등 소위 '소셜테이너'라 불릴 수 있는,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사람들의 어록을 정리하고 그를 통해 그 사람을 읽고, 그가 가진 말의 힘을 정리하는 그런 책이라 할 수 있다.
나름 SNS를 자주 보고, 또 쓰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또 내가 뉴스로 보았던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SNS를 통해 먼저 퍼졌던 경우가 생각보다 더 많다는 점 등에서 새삼 놀랐다. 하물며 그 간단한 몇 마디 말의 힘에 또 다시 놀라기도 했고.



물론, 단문 혹은 어록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SNS에서만 강한 것이 아니기에 스티브 잡스나 워렌 버핏처럼 SNS에서보다는 직접 한 연설이나, 평소에 갖고 있던 좌우명을 다루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뭐, SNS나 연설, 혹은 그의 책에서 등이 매체의 차이일 뿐, 실질적인 말의 힘 자체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 자체의 매럭은 덜하지 않고.




재미있는 것은, 그저 명사들의 SNS나 책 등 뿐 아니라, 약간은 눈살을 찌뿌릴 수도 있는 몇몇 유명인들의 논쟁 등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저 '이 분이 이런 말을 했는데, 너무 훌륭하다!' 라는 그런 식의 격언집이라기보다, 좋은 어록은 좋은 어록으로 정리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이래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라든지(가카의 이야기도 나온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만한 유명인들의 다툼을 정리하는 등 좀 더 다양한 의미의 '어록'이 실려 있기도 하다.
이 시대의 입맛에 맞게.... 라는 느낌?




처음 이 책의 저자를 살펴봤을 때의 반응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공저를 하는 경우도 있나?' 였다.
무려 26인이 공동집필을 한 것.
책의 성격을 고려하고 보니 이해가 되긴 한다. 40인이 넘는 명사들의 어록을 정리하는 그런 책이기에 다양한 사람들, 북칼럼니스트부터 기자, 출판인, 비평가 등의 사람들이 자기가 잘 알거나 혹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사람들의 '어록', 그리고 그 사람의 짧은 인생을 설명하는 스타일의 책이다.


그런 스타일이기에, 책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다.
나 자신의 주위에 있는 이야기, 현 시점에서 관심이 갈 만한 이슈나 혹은 사람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알 수 있으면서도, 그 사람들이 남긴 말 한 마디, 한 마디. 특히 그의 '어록'이라 불릴 수 있을 만큼이나 굵직하고 뻐근한 느낌이 드는 그런 말, 말, 말 들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그 사람의 인생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이 말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하는 사회적 배경이나 그 사람의 됨됨이 등을 쉽게 이해하면서 공감하게 된다는 점이 좋다. 

사실 공감 없는 단어의 나열은, 아무리 훌륭한 문구나 미사여구, 혹은 그럴듯함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여운이 적다. 그 말이 바로 '나에게 던진 말'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어야만 그 말은 빛을 발하는 것일 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가치 역시 생겨난다. 이 책 속의 '어록'에는 수십년 수백년을 묵으면서 그 가치가 증명된 그런 '명언'이 가진 그런 무게는 없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바로 우리들에게 이 빛을 전달해줄 수 있기에 묵직함을 던져주는 그런 책이다.
그렇기에 책 제목이 바로 '공감의 한 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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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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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즐기다보면, "저 안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시기가 특히 자기자신의 정체성이 의심되거나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면 더더욱 강하게 드는 생각이다.
"일탈'에의 유혹이랄까.
저 안에서의 나는 멋지고 탄탄한 육체, 엄청난 권력과 금력,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 함이 가져오는 괴리감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고3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고.

이 책, 유령의 주인공은 탈북자다.
평생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사람들도 살기 힘든 '경쟁 사회'속에, 경쟁해본 적 없는 북한의 '인민'이 적응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것인가 보다. 뭐 하나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런 당황 속에서 빠져드는 리니지. 그리고 그 안에서 '쿠사나기'라는 이름의 군주가 되면서 더더욱 그 괴리감은 커져만 간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벌어지는 기묘한 살인사건(눈알을 뽑아 제사를 지내는 등의 엽기적인..)이 벌어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이 '유령'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바츠 해방전쟁'이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2에서 벌어졌던, 가상 공간 내에서의 '사회적 혁명'이라 할 수 있는(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길. 거의 실제 역사적 사건 수준의 묵직함을 갖고 있다 http://blog.naver.com/cryu9/120016579157 ) 사건으로,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바로 그 사건을 그대로 인용하고, 변형하여 소설에 집어 넣었다.

현실을 살아가지만, 섞이지 못 하고, 마치 없는 사람인 듯 유령처럼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모습, 그런 탈북자들이 약한 힘이지만 초강자들에게 굳건히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리니지라는 게임 안이었다는 쓸쓸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소설이다.

다만, 그런 그들의 삶, 현실인지 게임 속인지, 북한인지 한국인지, 나인지 혹은 다른 자아인지 알지 못 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려내려고 한 의도는 잘 알겠으나, 너무 산만한 느낌이 같이 온다는 것은 읽는 이의 호불호가 꽤 많이 갈릴 듯 하며, 
게임이 주요 테마인 것은 잘 알겠으나, 게임에 부여한 의미, 특히 나쁜 쪽의 의미가 너무 크고 좀 넘어섰다는 점 역시 그런 호불호의 이유가 될 것 같다(이 책만 보고 있으면 게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되지만, 탈북자, 게임 중독, 마약, 섹스, 핸플방 등의 엄청나게 자극적인 소재들로 버무려져 좀 과대평가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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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 1 - 영웅의 탄생
김성한 지음 / 나남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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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기상. 어쩌면 우리 한민족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패기 넘치는 나라가 아니었나 한다. 그런만큼 그들의 멋진 이미지는 빈번히 다양한 소설의 주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지만).

이 소설, 요하 역시 그런 고구려의 멋진 기상, 그 중에서도 역사에 길이 남을 전투 중 하나인 수나라의 침공 그리고 "살수대첩"의 시기를 그리고 있다. 덕분에 책 전반적인 내용은 엄청난 대군의 침공에 의한 힘겨운 전투, 그리고 국민들의 고통이다.


 
재미있는 것은 우선 '목차' 부분이다. 
참 독특하게도 목차에 스토리 정리가 되어 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스토리의 기본을 알고 보고 된다는 점 때문에 그냥 넘겨버렸다. 하지만 이 부분을 굳이 넣은 이유는 이후에 언급할 단점을 어느 정도 해소하려는 자구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재미있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 요하.
전반적인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생각한다.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능소, 상아, 지루 라는 가상의 인물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사랑과 증오,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들의 탐욕과 야망 등을 탄탄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혀 몰랐던 작가가 쓴 책이라기에 글이 굉장히 좋아서 좀 검색을 해봤더니, 

오호라, 워낙 유명한 분이시다. 91세를 일기로 타개한 고 김성한 작가, 다양한 역사 대하 소설을 썼고, 또 그를 통해 소설가로서의 굵직한 삶을 살다 가신 분이셨다. 그러니 이 정도의 완성도가 말이 되지 라는 생각.

하지만, 이 '요하'라는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1968년 작품이라는 것(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이다). 처음 읽을 때부터 뭐랄까, 굉장히 '고전'이라는 느낌을 받았고(박경리님의 토지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기에 좀 읽기 힘든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 고전, 특히 한국 고전을 그다지 반기지는 않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번째는 그 문체의 읽기 힘든 스타일. 지금 쓰는 말과 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읽기의 불편함이랄까. 그리고 거기에 이 요하의 경우는 당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대화가 대부분 북쪽 사투리(인 듯한,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어투로 되어 있는데 솔직히 좀 난감했다.

그리고 두번째는, 굉장히 고통이 많다는 것. 일천한 독서 경험에 너무 성급한 일반화일진 모르겠으나, 이런 식의 고전들에는 너무 힘든 갈등들이 많다는 생각이다. 주인공들은 굉장히 많은 고통을 겪고, 또한 주위의 인물들도 선한 인물들보다는 악한 인물들이 훨씬 더 많다. 그렇게 대부분의 분량에서 고통을 겪다가 갈등의 해소는 굉장히 적은 분량이랄까. 
이 책 요하 역시 그런 느낌이 강하다.

17년만의 재출간본이고, 그래서 현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다지 큰 효과는 못 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소설 읽기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역시 읽기 편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




하지만 이런 '고전'이라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강하고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작가의 역사적 고증이 살아있다는 점, 그리고 교과서에서 보던 역사가 살아난 듯한 생동감을 그대로 전해주어 이야기를 흥미롭게 한다는 점 등 덕분에 소설로서의 읽는 재미는 상당하다.

그렇기에 참 즐거우면서도 아쉽다. 왠지 모르게 국내 역사의 영웅들은 그다지 조명을 받지 못 한다는 생각을 한다. 옆나라 일본만 해도, 참 수많은, 훌륭한 컨텐츠등을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영웅들이 전국민적으로 잘 알려져있는 것이 비하면 좀 더 많은 좋은 컨텐츠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소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요화. 참 즐거우면서도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2, 3권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기에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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