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미 투 더 문 1
이수영 지음 / 청어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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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도서관을 뒤지던 중, 반가운 이름 하나를 발견, 얼른 대여 버튼을 눌렀다. 다름 아닌 '이수영'. 국내 판타지 소설에 탐닉하던 시절(물론 지금도 좋아하지만), 관심 가는 작가들 중 한 명이었던 그녀, 귀환병 이야기를 시작으로, 패리어드 이야기, 쿠베린 등 여성이면서도 참 선이 굵은 소설을 써내던 그녀의 이름을 다시 발견했다는 것이 왠지 참 반가웠다. 그런데.
로... 로맨스라고? 음.. 어쩌나.. 로맨스는 나의 기피 장르이거늘...
잠시 고민하던 나는 한 번 읽어보기로 작정했다. 
에이...'이수영'인데...  그간 쓰던 스타일이 어디 가겠어? 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무적자'를 통해 보여주었던 임준욱 작가의 변신도 즐거웠기 때문에.




쿠베린

그렇게 읽어가기 시작한 '플라이 미 투 더 문'. 초반을 읽어나가며 쾌재를 불렀다. 내가 참 즐겁게 읽었던 그녀의 작품, '쿠베린'과 굉장히 닮아 있었기 때문에.
강력하기 그지 없는 절대적인 힘과 오랜 수명으로 세계를 유린하던 절대 강자 쿠베린. 그의 세계가 판타지였다면, 이번 작품의 세계는 현대, 그것도 '한국'이라는 점이 다를까. 쿠베린에 투영되는 '일족'이라는 이름의 '아름답고 현명한 짐승'. 그들의 이야기에 사랑이 덧붙여진 느낌이었다. 게다가 그 '잔혹함'. 그녀의 작품들은 여성 작가의 작품이라기엔 항상 선이 굵고 잔혹했다. 그리고 그런 잔혹함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기보단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이 작품 역시 그런 그녀의 특성이 가득 담겨있었다.




트와일라잇
하지만 왠걸, 역시 '로맨스'를 표방하고 나온 작품인 만큼, 왠지 이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닮았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라는 '힘'을 가진 종족들과 한 아름다운 인간 여자가 관계를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트와일라잇' 시리즈. 그리고 '일족'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원치 않던 '짐승'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플라이 미 투 더 문'. 어쩔 수 없는 '힘의 차이', '종족의 차이'가 가져오는, 그리고 인간 세상에서 벌어질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우월함'과 사랑의 얽힘. 
다만 플라이 미 투 더 문 쪽이 훨씬 무겁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




플라이 미 투 더 문


아... 난 이 노래만 들으면 '에반게리온'이 떠오르는 '병'이 있어서...


두 권이라기에 꽤 많은 분량의 '플라이 미 투 더 문'. 참 오묘한 양다리를 잘 걸치고 있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로맨스를 참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현실적'이라는 것. 아예 대놓고 '여긴 마법과 검이 혼재하는 곳이야'라거나 '여긴 미래거든?'이라면서 내놓는 '비현실'은 오히려 재미있게 받아들이지만, 그리 아름답지도 매력도 없는 여성들을 재력도 능력도 외모도 다 빵빵한 남자들이 사랑하지 못 해 안달하는 '비현실'은 좀처럼 공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왠지 로맨스 팬들의 몰매가...).


하지만 이 책, '플라이 미 투 더 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판타지와 로맨스 사이, 그리고 사랑과 잔혹함 사이의 오묘한 양다리를 통해 남자든 여자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많은 책이라는 느낌이랄까. 작가의 새로운 도전과 고심이 느껴지는 책이랄까.  
물론 이 책 속에서도 엄청난 힘과 매력을 가진 일족(그것도 짐승의 왕께서)이 고독과 아픔에 잔뜩 침잠된, 그다지 매력없는 한 여성을 사랑한다는 점, 그리고 삼각관계 등의 요소들이 등장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로맨스의 공식같은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판타지 소설로 국내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진 작가 답게, 판타지 소설적인 여러 장치를 통해 남자들에게 저런 요소들이 가져올 수 있는 단점들을 상당히 상쇄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판타지를 선호하는 사람이든, 로맨스를 선호하는 사람이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이수영 작가 특유의 문체나 침울한 분위기 등이 매력적으로 덧붙여져 있어, 꽤 많은 분량, 그리고 휙휙 날아가는 템포의 판타지 소설들에 비해 느린 템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흡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수영이라는 작가가 그려내는 사랑의 '처절함'도 맛볼 수 있어 좋았고.
판타지 소설이 갖고 있는 매력과 처절한 사랑을 함께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일 듯.
여담이지만, 이런 매력을 가진 국내 '장르소설'들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먹힐 것 같은데, 좀 더 큰 시장에서 우리 작가들이 활개를 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특히 미국 시장 등에서는 우리나라의 훌륭한 '순수소설'들도 좋지만 이런 '장르소설'들이 굉장히 잘 먹히는 시장 아닌가.




p.s. 하지만 역시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조금'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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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련의 미래일기 - 쓰는 순간 인생이 바뀌는
조혜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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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간만에 보는 높은 파도. 노스 쇼어에 온 보람이 있다. 

짜릿한 긴장감, 하지만 그 앞을 막아서는 것은 그보다 더 두근거리는 기대감. 
오늘은 저 녀석을 멋지게 타보는 거다. 


이제 막 하와이와 한국 생활을 병행한지 딱 1년쯤 된 것 같다. 20년도 더 전에 읽었던 '레버리지 리딩'의 저자 혼다 나오유키의 삶을 보고, 그리고 하와이로 갔던 신혼여행으로 정했던 미래. '하와이와 한국에서 6개월씩 사는 삶'은 대단히 만족스럽다.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좀 더 지나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그야말로 행복이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미래를 위해 참 무단히도 노력했다. 
하와이와의 사업을 만들어 기필코 지사를 만들었던 일, 한인이 많기에 쉬울 줄 알았던 하와이 입성이 예상치 못했던 수많은 암초에 좌초될 뻔 했던 일, 나름 영어 좀 한다고 깝죽대다 모든 일이 백지화될 뻔 했던 일... 등등 하지만 이 해변에 앉아 생각하니 그저 지난 일일 뿐. 아니 그런 일들이 있었기에 더 지금의 삶이 행복하고 감사할지도.


나의 황당한(?) 미래 설계를 함께 공유하며 국제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함께 여기까지 와준 우리 와이프에게도 너무 고맙고, 일년에 몇 달은 떨어져 있어야 하면서도, '아빠가 좋다니까' 따라주고 있는 우리 딸에게도 그저 고마울 뿐이다(뭐, 남들 하기 힘들다는 하와이 구경 방학마다 물리도록 하니 너도 사실 좋지?). 그리고 또 그들이 있기에 더 행복하고.


정말 신기했던 것은, 사실 이 미래 설계를 했던 시점보다 5년이나 먼저 실현되었다는 것. 내가 처음 미래 일기를 썼던 시점에는 2035년을 예상했었다. 그래, 딱 20년 전, '조혜련의 미래일기'라는 책을 읽다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던 이 미래를 글로 썼던 바로 그 때 말이다. 어쩌면 이 '미래 일기'가 내 미래를 실현시켜 주었을지도?


이런 이야기를 하며 한참을 와이프와 함께 웃다보니(처음에는 무섭다며 서핑같은 건 하지 않겠다던 그녀도 이제 롱보드를 졸업하고 숏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딱 좋은 파도가 온다.
오늘은 꼭 저 녀석을 타고 말거다!







사실 '미래 일기', 비전, 사명 선언문. 참 많이 들어보고 또 감화되었던 단어들이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위시하여 수많은 책들이 자신의 미래를 먼저 그려보고 그를 통해 강한 미래 실현의 의지를 갖게 하는 자기 계발의 방식을 찬양한다. 심지어는'꿈을 이룬 사람들의 절대 습관'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다.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습관이긴 한데, 반대로 참 쓰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중 이, '조혜련의 미래일기'라는 책을 만났다.
사실 개념은 매우 단순. 배우 조혜련이 미래일기를 쓰는 것을 읽으면서, 그의 현재와 미래를 보면서 독자에게도 미래일기를 쓰고 싶은 욕구를 이끌어낸다는 것.
개인적으로 조혜련이라는 방송인을 잘 몰랐고 솔직히 그리 관심이 있는 인물도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 이렇게 '미래일기를 써봐야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책에 담긴 그녀의 열정에 대한 감화가 가장 큰 것 같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달까. 내가 쉬고 있을 때에도 그녀는 새로운 꿈을 꾸었고, 또 그 꿈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조금씩 실현해나가는 모습들이 참 놀랍다. 
일본어 공부와 그를 통한 책 출판, 일본 진출. 그리고 영어 공부에 의해 앞으로 미국 진출도 꿈꾸고 있는 그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꿈에 대한 열정이 생겨난달까? 스톱워치를 항상 갖고 다니며, 하루에 3시간은 꼭 자기계발 시간으로 채워가는 모습에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되고(연예인이기에 시간이 많을 거라는 변명은 한/일 양국에서 활동하는 그녀에게는 먹히지 않을 듯).


그리고 그와 함께, 조혜련과 함께 가는 또 한 사람, '허재'의 존재가 정말 부러웠다. 그녀는 조혜련보다 어리지만, 모든 일에 있어 그녀의 방향을 잡아주는 '멘토'같은 존재라고 한다(미래일기도 그녀의 권유에 의해 쓰기 시작했다고). 누군가 나 자신보다 더 나를 걱정해주고,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조혜련의 인생은 잘 산 인생이 아닐까.





그래서 나도 내 미래에 대한 미래 일기를 하나 써봤다. 비록 너무 급하게 썼고 아직 정말 '뜬구름 잡는' 시기이기에 그리 와닿진 않지만, 생각보다 쓰면서 나 자신이 즐겁고 행복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그리고 왠지 실현에 대한 강한 욕구가 생겨나기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꼭 한 번 써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


물론 그 '미래 일기'가 정말 실현될 수 있을지, 혹은 그냥 뜬구름만 잡고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꿈을 꾸는 사람은 행복하다 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열정을 끌어내는 데 있어 정말 좋을 것만 같다. 
누가 알겠는가. 나 자신도 언젠가, '그때 그 책을 읽고 미래일기를 쓰길 정말 잘 했어'라며, 나의 꿈을 실현하고 웃는 날이 올지 말이다. 







참, 기분 좋은 책. 기분좋은 독서 경험이다. 한 번쯤 읽고 행복한 '미래일기'를 써보시길 권한다. 물론 지속적으로 쓰고, 점점 구체화. 그리고 자주 읽어보고 고쳐가야 하는 그런 일기라는 것은 염두에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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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hardy 2010-08-1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물론 그 '미래 일기'가 정말 실현될
ed hardy hoodies수 있을지, 혹은 그냥 뜬구름만 잡고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꿈을 꾸는 사람은 행복하다 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열정을 끌어내는 데 있어 정말 좋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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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알겠는가. 나 자신도 언젠가, '그때 그 책을 읽고 미래일기를 쓰길 정말 잘 했어'라며, 나의 꿈을 실현하고 웃는 날이 올지ed hardy t shirts 말이다.
 
아돌프에게 고한다 세트 - 전5권 (일반판)
데즈카 오사무 글 그림, 장성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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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것은 세 아돌프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나 '아돌프'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올릴만큼이나 유명해져버린, 세계를 아리아인의 우월성이란 깃발 아래 두려 했던 아돌프 히틀러, 그리고 독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두고 '나치스'의 '아리아인 우월주의'에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은 나치스의 세뇌에 물들어버리는 아돌프 카우프만, 그리고 유대인이지만 카우프만과의 깊은 우정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아돌프 카밀
그들이 전쟁이라는 추악함 시대상 속에서, 그 하나의 실타래 속에서 얽혀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의 이름을 모든 사람이 알지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그의 만화는 보았을 만큼(사파이어 왕자, 밀림의 왕자 레오, 철완 아톰...설마 안 보셨습니까?) '데즈카 오사무'는 대단한 만화가다. 오죽하면 '만화의 신'이라 불릴까.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그가 타개한 날, 포털 검색순위에 그의 이름이 올라올 정도면 말 다 한 것이 아닐까 한다(여기가 일본도 아니고...). '아돌프에게 고한다'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내 유년기의 교육 속에서 '히틀러'는, 그리고 '나치스'는 미친 살인마와 그의 추종 집단으로서 기억될 뿐이다. 물론 그가 유태인들에게 자행한 참혹한 일들, 단지 유태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당해야 했던 그들의 참혹함은 절대 받아서는 안 될 것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 사실 전쟁은 그 자체가 나쁜 것이고, 인간이 벌이는 유일한 죄인 것. 그 이유는 모두 각자의 '정의'를 갖고 있고 그것이 옳다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이 만화 안에서는 세 명의 각기 다른 아돌프가 등장한다. 그리고 각 아돌프는 각각의 정의를 믿고 - 아니 어쩌면 믿음을 강요당하며 -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화 속에서 자신들의 정의에 반하는 자들을 처참하게 학살한다.
그런 참혹한 정의.  그 이름 아래 일본인은 만주인을 학살하고, 나치스는 유대인을 학살한다. 미국인은 일본인을 학살하고, 또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한다.


민족주의와 정의, 누가 이 아이들을 전장으로 밀어넣는가...






전쟁이란 그들'만'의 정의로 정당화된 살인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대목이다.

히틀러는 광기에 찬 미치광이로 묘사되지만 결국은 자신의 그 '정의'에 오히려 속박되어 있고, 흔히 수많은 책 등에서 피해자로 묘사되는 유대인 역시 결국은 중동 전쟁을 통해 그 '정의'에 속박된 모습으로 그려진다. 


자신의 정의에 모든 것을 바친, 하지만 그 정의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부정당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왜 이런 참혹함을 자행하는가.




예전부터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참 좋아했었다. 동양 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철완 아톰을 비롯, 사파이어 왕자, 밀림의 왕자 레오. 그런 가운데 이제 유년의 나이가 아니라, 청년의 나이가 되어 읽은 그의 작품은 뭐랄까, 참 자각 있는 작가라는 느낌이랄까. 
데즈카 오사무는 누구의 편도 아닌 담담함으로 그 전쟁을 그려낸다. 자신이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누가 침략자인지, 누가 정의로운 것인지, 결국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낸 것은 국가 간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상이 만들어낸 '정의'라는 이름의 허상이었고, 그런 가운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결국 누구의 정의도 인정할 수 없는 그런 터무니 없는 발상이었을 뿐. 


어려서 우리가 보았던 만화, 영화, 그리고 반공 포스터 속에서 느꼈던 북한(부끄럽지만 광서방은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 북한은 늑대와 돼지들이 사는 곳인줄 알았다), 그리고 바로 이번 월드컵에 정대세의 눈물을 보며 느꼈던 북한과의 괴리감이랄까(이거.. 이러다 잡혀가려나...).
혹은 2차 세계 대전에 참혹한 박해를 받았던, 그래서 우리의 뇌리 속에 피해자로 남아있는 유태인과, 갑자기 잘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을 몰아낸 장본인, 그리고 이번 이스라엘 국제 구호선 공격이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있는 유태인(광서방도 불매운동 나름 참여중)과의 괴리감이랄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쉽게 잊고 살 수 있는, 그런 '정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게 해 주는 이 책, 아돌프에게 고한다. 참 많은 아픔을 겪어왔고, 또 지금도 분단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번 읽어보기에 충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일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 대한 미화나, 혹은 아픔에 대한 지나친 호소 등 우리들이 보기에 거북한 그런 부분들도 전혀 없고. 개인적으로는 내가 갖고 있는 '명작 만화' 리스트에 추가할 정도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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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s of london 2010-08-1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런 부분들도 전혀 없고. 개인적으로는 내가 갖고 있는 '명작 만화' 리스트에 추가할 정도로 마음에 든다.

links of london 2010-08-1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적으로는 내가 갖고 있는 '명작 만화' 리스트에 추가할 정도로 마음에 든다.

ugg 2010-08-1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스트에 추가할 정도로 마음에 든다.
 
1승 9패 유니클로처럼
김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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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유니클로,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국내의 지오다노(지금 말고 과거의)나 베이직 같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재 하지만 디자인은 그저 그런 브랜드 정도였다. 일본에 가끔씩 가는 직업 덕에 가끔씩 가서 '게임 T 셔츠'를 구입하는 정도? 그 이상도 아닌, 그 이하도 아닌 브랜드였다.




그러던 중, 바로 위의 유니클락을 주위 사람들이 쓰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이 브랜드 광고, 유니클로를 입은 아가씨들이 등장해 감각적인 동작으로 시간을 알리는, 일종의 '세계시계' 화면 보호기인데, 무엇보다 그 감각적인 퀄리티가 뛰어나 주위 사람들의 컴퓨터가 놀 때마다 저 화면을 발산하면서 엄청난 각인 효과를 냈다. 정말 잘 만든 프로모션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2008년의 세계 광고상을 휩쓴 프로모션이 되었다.


그리고 작년, 유독 추웠던 우리나라의 겨울을 강타한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본의가 아닌 주위의 추천으로 구매하면서 이 브랜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막상 사러 간 집 근처의 잠실 유니클로 매장, 엄청난 인파가 이 히트텍을 사고 있었으니까.
그러던 중, 이 '1승 9패, 유니클로처럼'을 읽게 되었다.







참 많은 회사들이 경쟁하는, 참 기업하기 어려운 이 시기, 게다가 거의 10년째 불황에 찌들어있는 일본 기업이 세계적으로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1승 9패'라는 제목의 끈기 넘치는 문구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을 잡으면서 참 여러 의미에서 흥미로왔다. 특히 이런 시기에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는 점이 더더욱 흥미를 북돋웠고. 











'일본 전산 이야기'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저자가 정리한 유니클로 이야기를 보면서, 좀 많이 놀랐다. 사실 최근의 트랜드라 할 수 있는 정보의 자유화는 기업계에도 마찬가지의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덕분에 뛰어난 기업들은 대부분 비슷한 정책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사장이 존경하는 것은 '피터 드러커'이고 그의 사상과 정책은 이미 수많은 형태로 공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 유니클로의 정책적 탁월성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몇 개로 정리된다.




1.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도하며, 그 가운데 실패를 하더라도 그 실패를 학습하고 자산으로 삼는다.
2. '속도'와 '타이밍'을 중시하며 히트상품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3. 인재 양성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높은 매출보다 한 명의 인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4. 자기 개발에 끝없이 노력하며, 한 명 한 명의 구성원들이 모두 함께 노력하는 가운데 그룹 플로를 이끌어낸다.









매 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유니클로에서 배우는 기업정신'. 새로운 방법론들은 아니지만 이것들을 실제로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클로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참 좋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실천'일 것. 이 책에 담긴 이야기대로라면 유니클로는 그런 정보의 자유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그런 정보의 엣센스를 모든 구성원이 실제 '실천'으로 이끌어가는 데 한 치의 부족함도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도 회사 생활을 나름 오랜 시간 동안 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훌륭한 메뉴얼화, 시스템화를 구축해두더라도, 그 회사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이에 대한 실천의 열정을 담뿍 갖고 있지 않다면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니까.


물론, 유니클로라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 '점장'이며, '점장'과 '매출'은 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사보다 개인들의 열정을 이끌어내는데 좀 더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책을 읽어보면 거의 놀라울 지경이다. 그리고 왠지 그렇게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지 못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달까(대부분의 회사 관리직이라면 이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 그리고 동시에 그렇게 만들고 싶은 열정을 지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단하다는 느낌은 바로 이 부분, 완전 실력주의를 표방하면서 일할수록 좋은 회사로 느끼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대부분의 회사원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끄러움에서 기인한 좌절감은, 후반부에 가서야 비로소 조금 수그러든다. 사실 중반부까지 읽을 때까지는 과연 이 책이 왜 '1승 9패'일까? 그들처럼 '완벽한' 회사가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책 후반부에는(드디어!) 그들이 실패하고 힘들었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유니클로의 정책과 열정에 반하는 직원들이 나오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 실패하기도 한다. 왠지 그런 실패담에 안도하는 나 자신이 좀 한심스럽긴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직원이 한 방향을 바라본다는 건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니까. 
그래서 솔직히 말해, 이 책의 이런 구성은 조금 옥의 티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제목 선정도 그렇고.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유니클로를 훑으며 전반적인 그들의 정책과 성공의 비결을 잘 담고 있는 것은 참 좋지만, 실패가 가져온 영향과 그 극복에 대한 이야기들은 시기에 따라 하나씩 배치하면서 넣었어야 더 설득력이 담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제목의 '1승 9패' 역시 더 어울릴 것 같고.




사실, 1승 9패는 일본에서 발매된 야나이 다다시의 유명한 책 제목이다. 이 책 내에서도 여러 번 인용되기도 하는.




전반적으로 참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유니클로의 정책들을 실제 실천에 옮기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회사들이 많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도 하고. 특히 구태의연하게 그저 '월급'을 위해 살아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경종을 일으켜줄만 하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최근 다양한 관련서들이 나왔다.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책이 나온 만큼이나 그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언제나 그렇겠지만, 결과가 좋은 기업이 스팟라이트를 받는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유니클로가 성공한데에는 오히려 일본의 불황, 세계적인 경제 위기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다. 
플리스, 히트텍, 브라탑, 그리고 최근 밀고 있는 실키드라이 사라파인 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히트 상품의 특성은 대부분 '저렴하지만 좋은 소재를 통한 기능성' 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황에 더 성공할 수 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 개인적으로도 유니클로의 제품을 '예뻐서' 구매한 적은 없기도 하고(이런 건 제외, 아, 이것도 기능성일까?). 
물론 반대로 이런 시기적인 이유로 그들이 그런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밀고 또 성공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여하튼, 끊임없는 인재 발굴과 그를 통한 성공을 이룩하는 기업들은 언제나 반갑다. 그리고 부럽다.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다시 한 번 그들의 또 다른 변화를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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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cler 2010-08-1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
여하튼, 끊임없는 인재 발굴과 그를 통한 성공을 이룩하는 기업들은 언제나 반갑다. 그리고 부럽다.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다시 한 번 그들의 또 다른 변화를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chanel handbags 2010-08-1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 부럽다.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다시 한 번 http://www.eluxurysall.com/ 그들의 또 다른 변화를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신성한 관계 사립탐정 켄지&제나로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닐까.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관계가 있는가 하면, 스치키도 싫은 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 차이는 만든 사람의 몫이며, 책임이다. 
누군가가 행복하거나 혹은 불행하다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간 관계의 얽힘의 소산이며,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업'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











사실 처음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작가의 책을 읽었을 때는 솔직히 좀 고개가 갸웃했었다. 첫번째로 읽은 책이, 이제 한국에도 유명해진, 살인자들의 섬(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이었고, 충분히 흡족한 하드보일드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받는 찬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뭐랄까... 이 정도 소설은 꽤 많지 않나? 라는 느낌인데, 왜 이렇게 떠들어댈까... 하는 그런 의구심? 게다가 개인적으로 친한 모 출판사 편집장님도 읽기 전부터 한참을 칭찬했었고.
그런데 이제 그의 책을 한 5권 정도 읽어가다보니, 얼핏 알 것 같다. 왜 그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작가가 되어가는지를 말이다. 


이 책, '신성한 관계'는 그의 데뷔작이자, 흥행작인 '사립탐정, 켄지&제나로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다. 재미있는 것은 국내에서는 이 시리즈 5부작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나왔다는 것. 그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시리즈를 다 읽었다는 분들이 꽤 많다. 사실 중반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순서대로 읽기 위해서 계속 기다리다가 한 권씩 읽어나가고 있다(기다리길 잘 했어!).



굴지의 기업들을 소유한 재력가가 켄지와 제나로에게 사라진 외동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해온다. 시한부 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죽기 전에 딸을 만나고 싶다는 이유였다. 부정에 대한 연민과 거액의 수임료 때문에 승낙한 켄지와 제나로는 놀랍게도 자신들 이전에 같은 사건을 맡았던 탐정의 존재를 알고 경악한다. 게다가 그는 바로 켄지의 스승이자 최고의 탐정으로 명성이 높은 제이 베커였다. 그러나 제이 베커는 결정적인 사건의 단서를 잡은 상황에서 실종된 상태.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시작하던 켄지와 제나로는 재벌가에 숨겨진 경악스런 진실과 맞닥뜨린다.


이번 편을 읽으며 참 당연한 이치를 새삼 깨닫는다. 사실 세상 대부분의 범죄, 아니 삶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사이코패스의 범죄들 약간을 제외한다면). 폭력도 결국은 관계의 극단적인 산물이며, 불타는 사랑 역시 그 반대쯤에 존재하는 관계의 산물이다. 이 편을 통해 저자는 그런 당연한 관계의 양 극단을 두 집단을 통해 그리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켄지와 제나로가 만들어가는 관계가 그렇고, 엄청난 금전적, 정치적 파워를 가진 재력가가 만들어가는 관계가 그렇다.
스포일러가 될까 조심스러워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편들과는 달리 노골적인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며, 그들이 세상과의 관계를 맺는 방법은 언제나 일관적이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그 일그러짐을 파헤치고 또 바로잡으려는 두 탐정의 노력이 더 돋보이고, 또 처절하다. 


주위 몇몇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평가는 이 '신성한 관계'가 세 권 중 가장 떨어진다는 쪽이 많았는데(하지만 물론 충분히 재미있고 읽을 가치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참 재미있게 읽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전쟁 전 한 잔(1편) > 신성한 관계(3편) >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2편) 순으로 가장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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