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짜장면을 맛보지 못한지 오래다.  여기야 뭐 워낙 좀 그렇지만, 교민으로 미어 터진다는 Los Angeles일대 (뭉뜽그려서 남가주 = 남켈리포니아)에서도 특별히 내 입맛을 자극할만한 곳은 못 봤다.  아니, LA나 NY일대는 교민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맛도 방식도 한국의 유행이 그대로 수입된다고 보면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맛없는 짜장면은 요즘 한국의 동네 중화요리 식당만큼이나 널렸다.  즉 예전의 맛을 그대로 내는 곳은 여기도 없다는 것.  아마도 한국의 지방 어디, 아니면 제주도라도 가야 옛날식의 맛있는 짜장면을 먹어볼 수 있을 것 같다.  혹자는 화상이 물러난 자리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화요리집이 늘어나면서부터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 내가 볼땐 전반적으로 낮아진 음식재료의 질과 이에 비례한 주방장 또는 주인의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대륙의 일반적인 위생이나 음식에 대한, 아니 사회적인 인식을 보면, 화상이 주인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정성스러운 맛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듯.  역시 시대가, 세태가, 사회가 변한 탓일까?  자본주의의 극을 달리는 21세기 초엽, 짜장면 하나 제대로 먹을 곳이 없다니. 

 

7월은 언제가 한가했다.  예전에 다니던 사무실이 오너의 골프행각으로 downsize되기 전, 무척 바쁘던 때에도 7월은 한가했다.  나에게 사무실을 맡겨놓고 오너가 한 달씩 휴가를 가도 될 정도로 말이다.  즉 하던 케이스를 이어서 maintain하고 update하는 정도의 일이 7월의 주 업무가 된 적이 많았는데, 신생인 나의 사무실은 maintain하거나 update할만큼 많은 케이스가 없다.  아직은. 

 

한가한 덕에, 벼르던 방정리와 책정리를 시작하여 IKEA에서 bookcase로 쓸 장식장 두 개를 사고, 땀을 뻘뻘 흘리며 조립을 마친 후 한쪽 벽에 세워놓았다.  요녀석들이다.

 

 

출처: http://www.ikea.com/us/en/catalog/products/80071319/

 

이거 두 개면 2-3겹으로 책을 넣을 수 있는데, 보다시피 각 칸이 좁아서 파티클임에도 불구하고 잘 휘지 않는다.  수많은 책장들을 섭렵한 끝에 pine나무나 oak로 만든 책장 다음으로 꽤 쓸만한 제품이다.  물론 가정집에다 들여놓으면 모양이 좀 별로인데 - 경험상 안다 - 사무실의 한쪽 벽에 두 개를 나란히 세워놓으니 그럭저럭 공간도 채워지고 보기에도 괜찮다.  무엇보다 앞으로 사무실을 옮겨도 - 지금의 executive suite (전화, 비서, 인터넷 등의 기본 서비스가 포함된 방 rent)을 벗어나야지 - 회의실 한켠에 세워두고 장식용 책들 - 두꺼운, 예전에 쓰던 법률서적 (지금은 필요없는) - 을 잔뜩 채울 수 있기에 두고두고 활용도가 높다고 하겠다.

 

아무튼, 이 녀석들 두 개면 두꺼운 책은 20-25권, 일반 두께의 책은 35-40권은 들어가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거의 꽉 차버렸다.  계획은 한국어 책을 모두 가져다 놓는 것이었는데, 딱 하나 정도가 모자란 분량이 아직 집에 남아있다.  그리고도 모자라서 일부 처세나 자기계발에 관한 책들은 다른 책장에 두겹으로 꽂아 놓았다. 

 

그러고 남은 집의 책장의 자리는 게임과 animation DVD로 좀 채웠는데, 사실 박스에 담아 보관중인 만화책이 무척 많이 있기에 이들도 조금씩 열어서 꺼내어 놓았다.  덕분에 밤에 잠이 안올땐 정말이지 오랜만에 만화책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 꺼낼 수 있는건 대략

 

 

 

 

 

 

 

 

 

 

 

 

 

 

이들이다.  모두 전권을 가지고 있는데, 중고책, 그것도 도서대여점의 땡처리 출신이라서 모두 보관상태가 험하다.  '수라문'이나 '짜장면'의 경우 종이질이 조악해서 벌써 테두리가 누렇게 뜨고 있다는. 

 

어제는 이들 중 '짜장면'을 오래 잡고 있었다.  은근히 쓸만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자기일에 대한 자부심, 일에 연연하지 않는, 정확하게는 돈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가짐, 그리고 독서의 중요성 등이 그들이다.  고수와의 대결에서 마음의 평정을 잃고 패한 주인공은 삼천포의 짜장면 고수인 백기명인을 찾아가 사사를 받게 되는데, 하루에 딱 백그릇만 팔아서 백기명인이란다.  이는 돈에 연연하지 않기 위한 마음가짐이라고 하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즉,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만족하고, 나머지의 시간은 자신에게 투자하고, 또 남을 위해 일할 수 있었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나의 경우 주말이나 금요일을 활용한 pro bono work로 가능할 것 같다 (이미 시작은 했고 한 케이스를 맡았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백기명인이 엄청난 장서가라는 것이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삼천포는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남해지방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백기명인은 하루에 백 그릇까지의 짜장면을 팔고, 남은 시간에는 낚시와 독서로 소일한다.  현실성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의 말에 의하면 좋은 짜장면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하니, 역시 일에 대입하여 본다면, 나의 독서는 내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idea하나는 꽤 창의적이라고 자부하는 편이긴 하다.  희안한 케이스를 맡아 성공시킨 사례가 몇 번 있는데, 아마도 무의식중에 녹아있는 어느 누군가의 글 덕분일지도 모르겠으니까.

 

짜장면.  갑자기 정말로 잘 만든 짜장면을 먹고 싶어졌다.  그런데, 중국산 재료도 못 믿겠고, 이를 갖다 쓰는 중화요리 식당도 못 믿겠으니 culinary school이라도 가서 배워서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나?  아니 어쩌면 중요한 회귀인지도.  산업혁명 전까지는 one person - one product의 시대였으니까.  이제 우리는 무엇인가 좋은 것을 먹고 쓰려면 직접 만드는 수 밖에 없는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나른한 오후에 낮잠을 쫓는 구실로 이런 이상한 글을 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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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7-2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천포 우리 옆 동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주만큼이나 남해사람들이 자주가는 지방입니다. 삼천포는... 우리 옆 동네!

139달러면 대체 얼마죠? 진짜 이쁘다... ㅠㅠ

2012-07-20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1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2 0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맘에 드는 짜장면집 하나 찾기가 힘든 시대. 정 아쉬우면 자기가 배워 만들어 먹어야 하는 시대..
제천역 앞에 진짜 맛있는 짜장면집 있다고 제부가 갈춰줬는데 함 먹어보고 알려드릴게요. 시대를 거스르는 명인의 집인지, 그냥 제부의 입맛이 관대한 건지... 오실 순 없겠지만 일종의 증거는 되는 정보로다가...ㅎ
그나저나 백기명인 이야기 정말 맘에 드는 지난 시대풍의 만화인걸요?! 돈에 초연하고 책을 좋아하는 게 명인의 비결이라니...
삼천포,, 좋은 곳이에요. 숨은 명인이 낚시를 즐기며 살 법한 동네죠~.^^

transient-guest 2012-07-20 16:22   좋아요 0 | URL
가끔 그럴때가 있어요. 바로는 어럽지만, 조금 모아서 그냥 어디 들어갈까. 콜로라도 같은 곳 생각했는데. 삼천포 한번 고려해 봐야겠네요. 한 10년? ㅋㅋ 백기명인이 될수는 없겠지만, 낚시와 책은 저도 자신 있숨다...ㅎ

달사르 2012-07-23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천포. ㅎㅎ
얼마 전, 삼천포에 가서 회를 먹었네요. 마산에서 열리는 연수회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단체로 들렀더랬죠. 정작 바다는 버스 안에서만 봤는데요. 그래도 그 아련한 느낌은, 좋던데요. 삼천포가 괜히 삼천포가 아니구나. 그랬어요.
그런 전통 짜장면 집도 삼천포엔 있겠다, 싶어집니다!

transient-guest 2012-07-24 00:42   좋아요 0 | URL
저는 하도 코미디나 농담으로 '삼천포' 운운하니까, 꽤 최근까지는 그게 진짜 동네인지 몰랐었어요.ㅋㅋ 왜, 하도 삼천포로 빠진다 어쩌고 하잖아요. 그런데서 은퇴하면 좋겠어요 이담에. ㅋ

달사르 2012-07-2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앞뒤로 틔어져 있는 책장 류를 모두 expedit라고 하는 건가요? 아님 이케아의 저 제품 이름을 그냥 그렇게 부르는 건가요? 암튼, 탐이 무척 나는 책장입니다. 막 인터넷 바다를 뒤지면서 구경하고 있어요. ㅎㅎ

transient-guest 2012-07-24 00:44   좋아요 0 | URL
네 4x4, 5x5, 2x2 이 정도로 나오는데 모두 expedit이네요. 일반 책장은 거의 모두 Billy라고 되어있고. expedit이 잘 놓으면 비교적 좋은 값에 책을 많이 넣을 수 있어요. 특히 한쪽 벽을 채우기 좋겠네요.
 

즐겨보는 몇 개의 드라마가 있다.  언제나 심심할 때 틀면 좋은 Band of Brothers.

 

 

 

 

 

 

 

 

 

 

 

 

 

 

책 한 권 펼쳐놓고 맥주 한잔하면서 보면 좋은 고독한 미식가, 그리고 역시 같은 분위기로 보면 좋은 심야식당.  이 심야식당은 만화가 원작인데, 드라마로만 접한 작품이다.  현재 시즌 1 까지 DVD로 나와있고, 시즌 2는 기다리고 있는 상태 - 라고 썼는데, 방금 검색하니 이번 달에 나왔다.  이건 기회가 되면 구해야한다.

 

 

 

 

 

 

 

 

 

 

 

 

 

 

심야식당 시즌 1의 에피소드 1을 보면 식당 일대를 '지역기반'으로하는 야쿠자 '류'라는 케릭터가 있다.  맨 처음 식당을 찾은 날부터 줄창 칼집을 내어 문어모양으로 볶아낸 빨간 비엔나 소세지만 시켜 먹는데, 이는 그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음식이기 때문.  이 사연은 시즌 2의 에피소드 1에서 '다시 빨간 비엔나 소세지'라는 제목으로 밝혀진다. 

 

주구장창 쓸데없는 사설을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 나도 왠지 모르게 이번 글의 제목을 '다시 하루키'라고 쓰고 싶어졌기 때문이고, 무엇인가 거창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루키를 접한 것도 남들보다 늦은 주제에, 그의 주요작품 뿐만 아니라 전작을 결심한 것도 겨우 한 두어달 전이니까, '다시 하루키'에는 '다시 빨간 비엔나 소세지'와 같은 심오한(?), 그리고 가슴아픈 사연도 없다.  그냥 제목만 차용했을 뿐이다. 

 

최근에 붙잡은 하루키의 작품들은 비교적 초기의 작품군인데, 모두 하나의 배경으로 이어져 있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 장-단편과 에세이를 기웃거렸지만, 무엇인가 이어진 하나의 세계, 나아가서 추후 그의 유명작품들의 테마와 셋팅이 습작되었음을 볼 수 있는 건 이들이다.

 

전에도 한번 다루었지만, 이 작품은 하루키의 처녀작이면서, 재즈카페사장이던 그를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어느 날, 무엇인가 갑자기 자신을 위해 쓰고 싶어진 그는 이 글을 썼고, 군조신인상을 받았다.  시대적 배경은 1970 7월부터 8월까지.  내가 태어나기 전.  그리고 현 대선후보로서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고 하는 공주의 아버지가 한국을 10년째 '다스리던' 때.  

 

주인공과 친구 '쥐'는 해변의 bar - J라는 사람이 경영하는 - 에서 술을 마시고, 낮에는 해변에서 논다.  그러면서 두서없이 인생과 기타 등등을 논하고, 기회가 되면, 여자와 잔다.  

 

복잡한 문학이론적인 의미는 여전히 알 수가 없다.  그냥 젊은 시절, 모든 것을 다 알 것 같던, 그리고 모든 것이 심드렁하던 20대 중반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그들은 그 거리를 떠난다.  70년대를 reference하기에 음악은 역시 pop이고, 가장 흔한 기기는 phono record player다.  미국에서는 vinyle (비닐) record로 흔히 부르는데, 나도 중학교때까지 모은 걸로 한 30-40장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물론 CD세대지만, LP판이 훨씬 좋다.  치직거리는 아날로그 사운드와 한 면이 다 돌아가면 바꾸어 주어야하는 불편함까지도.  무엇인가 낭만적이랄까.  예를 들면 - '비오는 이른 아침, 판을 올려놓고 주전자에 물을 끓인다'와 '비오는 이른 아침, CD Player를 켜고 커피를 내린다'의 차이?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1970년의 어느 해변, 그리고 bar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제목처럼 1973년의 어느 시점이 시간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노르웨이늬 숲 ('상실의 시대')의 '나오코'가 처음, 도입부에 나온다.  정확하게 일치하는 내용인지, background가 같은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그녀는 '그녀'가 맞는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는 주인공과 '쥐'가 찾아다닌 핀볼머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핀볼은 흔히 외국의 전자오락실, 볼링장, 또는 bar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아날로그 오락기계라고 보면 되는데, PC로 하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마치 slot machine을 PC로 돌리는 것처럼 아무런 재미를 느낄 수 없는 특이한 게임이다.  목적은 오로지 하나.  원 코인으로 오래 살아남아 점수를 높여 가는 것이다.  전자오락처럼 기승전결이 있거나, 스테이지가 지날수록 어려워지거나, boss character가 매 스테이지마다 나온다거나 하는 것도 없이, 그저 쇠구슬을 튕겨 점수를 내는 것, 그리고 공이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이 게임의 거의 모든 것이다.  

 

주인공이 자신이 가지고 놀던 어느 특정 핀볼 기계를 찾아 헤메인다.  이 핀볼 기계는 그의 과거이며, 현재를 이어주는 소중한 그 무엇이다.  노르웨이의 숲의 나오코 같은 존재일까?  

 

우리는 때때로 과거를 회상하고, 그리워한다.  첫 사랑처럼.  김제동이 그랬던가?  첫 사랑이 그리운 것은 그녀가 그리운게 아니라, 그 시절의 '우리'가 그리운 거라고.  그래서 그랬는지, 옛날에 또 누구는 '사람은 추억에서 만날 때 아름다워야 한다'라는, 읽을 당시에는 꽤 멋지다고 느껴지는 말을 남기기도 했나부다 (르네상스라는 순정만화 잡지의 단편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결론적으로 과거를 현재에 다시 마주치는 것은 어느 정도는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허탈하고 허무할 수 밖에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역시 추억은 추억속에 남겨두는게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facebook이나 cyworld는 가끔 너무도 먹고싶게 포장된, 그러나 결과가 두려운, 변비약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쥐'는 멀리 떠났다.

 

자.  여기서부터 조금씩 난해해진다.  굳이 문학적인 고찰이 궁금하다면 역자 후기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는 아직도 곰곰히 생각하는 중이니까.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이 역시 수십 년 후 1Q84를 출산하기 위한 시작이었을까? 

 

도대체 '양'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그리고 마지막.

 

역시 좀더 발전된 형태의 1Q84 prototype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꼬마 여자애, 겹쳐진, 그리고 굴절되고 왜곡된 시공간.  이루카 호텔이라는 겹치고 닫힌, 그리고 연결된 공간.  주인공을 중심으로 연결된 사람들.  누군가를 찾아가는 여정.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호한 케릭터들.  그리고 아버지-후견인.  이 아버지-후견인의 gay서생 Friday.  정리가 덜 된 1Q84의 모티브를 볼 수 있다. 

 

문학적인 후기가 궁금하다면 또 다시 역자 후기를 추천할 수 밖에 없다.

 

하루키의, 그리고 주인공의 13년간의 삶을 본다.  1970년 부터 1983년까지.  호오.  그 다음은 1Q84가 아닌가?  1984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놓여있는 카프카와 노르웨이의 숲.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재미있지만, 무엇인가 의미를 찾아내려면, 나 같은 둔재는 전작을 한 열 번 정도는 하고, 나이도 한 열 살은 더 먹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잘 읽었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흐리게나마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그러고 보니까, 오늘 저녁에는 빨간 비엔나 소세지를 사다가 칼집을 내고, 문어모양으로 볶아서 양배추를 곁들여 아사히 맥주와 먹을지도 모르겠다.  '류'짱의 그 대사가 떠오른다.  '늘 하던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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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3권을 다 읽은 소감을 남기려고 하는데, 도대체 '남자 냄새가 물씬' 난다는 말,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는 강한 남성에 대한 페티시가 있는 것 같다는' 말 외에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새 또 detail도 많이 잊어버리고, 무엇보다 책을 읽던 당시에 느낀 여러 포인트들이 하나 둘씩 흩어져 가고 있다.  가급적 책을 읽으면 바로 리뷰를 써야 하는데...

 

'모래그릇'이라는 세이초의 다른 작품을 어제 다 읽었다.  이 또한 빨리 쓰지 않으면 리뷰를 쓸 만한 그 무엇도 남지 않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역시 글이 써지지 않는다. 

 

다른 분들의 서재를 돌아다니면서 보게 되는 멋진 후기를 보면, 더더욱 약간은 주눅이 드는 것 같다.  난 왜 저런 글이 안 나오는 것일까? 

 

아직도 나의 책 소화는 그 기술적인 면에서 일단 갓 이유식을 뗀 아기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견주기는 좋지만 비교해서 자신의 모자란 점에 focus하는 것은 발전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꾸 다른 이들의 글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좀 뻔뻔하게 못쓰는 글이나마 자꾸 써야 연습이 되겠지 하면서 버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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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2-07-0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리뷰든 좋은 이유를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배경지식이 풍부한 리뷰는 그것대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 나름의 생각과 감성으로 쓴 글은 그것대로 공감하거나 새로운 시각을 보여줘서 좋고.. 어떤 글은 또 특별한 이유 없이 좋기도 하구요.ㅎㅎ 편안하게 우러나오는 대로 쓰시면 그게 가장 좋은 글이겠죠.. '내'가 쓴 글이니까요 ^^

사실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리뷰는 좀 부담스러워서 페이퍼를 주로 이용합니다 ㅎ 특히 소설 리뷰가 조심스럽고 어렵더라구요.

transient-guest 2012-07-09 00:57   좋아요 0 | URL
분명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립하는 것, 그리고 적절히 내용과 감상을 조화시키는 것, 이 두 가지가 저에게는 화두가 됩니다. 물론 편안하게 나올때 제일 좋은 글이 써지는 건 확실한 것 같구요.ㅋㅋ 쉽지가 않네요 그게.

저는 가급적 비평은 자제하고, 그야말로 리뷰를 통한 남겨두기 정도만 하고 있어요. 함부로 다른 이의 글이 뭐가 좋다 나쁘다를 쓰는게 참 어려운 것 같네요.
 

오늘 오후의 미주한국일보에서 본 기사에 의하면 최근 통과된 법에 의해, 외국 시민권자 - 즉 외국인 - 이라도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 선거법에 따라 입국금지를 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이곳의 한인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정치에 크게 관심을 가질 턱이 없으니, 이 법이라는 것은 결국 한국 출신의 외국 시민권자들을 겨냥한 것인데, 안 봐도 훤한 가카의 꼼수라고 생각이 된다.  me같은 small fish야 뭐 어쩌다가 화나면 한번씩 벽보고 욕하는 수준이니까, 나를 노렸다고 하기에는 나의 존재감이 극히 미미하다.  아마도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터져나왔던 재미한국계 학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일종의 협박인 듯.

 

가카정권 초기에 소위 재미한인들의 여론 - 인줄 알았던 - 을 주도하던 단체들을 보면 평통, 각종 한인회, 단체장들인데, 이들을 접촉하던 가카세력은 재미한인들의 대다수가 보수적이구나 하고 박수를 쳤을 터.  급기야는 그 동안 꾸준히 추진해 왔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무산되었었던 재외동포들의 투표권을 법제화하기에 이르렀었다.  즉 몰표 100-200만표를 기대했었던 것.  그.런.데. 여기에는 이들의 꼼수조차 간과한 맹점이 크게 두 가지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  이들이 접촉했던 각종 단체장들은 진보/보수라는 이념 - 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 보다는 어떻게하면 한국에 줄을 대서 구쾌의원 비례대표라도 해볼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숱한 XX단체의 회장들은 코드를 바꾸어가며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골프도 치고, 대접도하고, 회견도 하면서 기회를 보던 사람들인 것으로 심히 추정되는 바, 가카정권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근의 모 단체 회장께서는 수 년전 어떻게 재주를 부렸는지 공천을 받아 김포에서 구쾌의원 선거에 출마하셨다가 당연하게도 낙선을 하신 이력이 있다고 한다.  결국 가카정권이 대세이던 시절, 당연히 가카정권에 듣기 좋은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면서 입속의 혀처럼 굴었던 사람들을 opinion leader로 보았던 심각한 오판을 저지른 것이다.

 

둘.  더 중요한 건데, 이 단체장들이나 접촉한 단체들 - 보수를 표방하는, 즉 아직도 빨갱이를 때려잡아야 하는 사람들 - 이 대부분 미국 시민권자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이들의 존재감 또한 미미하기에 뒷조사를 할 만한 필요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니까, 사실 전지전능한 가카라고해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투표권을 주어봐야 실제로 가카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는 결론이 후에 도출되고, 나아가서 실제로 이를 행사할 사람들인즉슨 가카를 싫어할 수 밖에 없는 청-중-장년층의 소위 좀 깨인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가카치세 첫 해의 업적이 될 것 같았던 이 투표권은 가카 치세 말기를 장식하는 dagger이 된 것이다.  물론 섬세한 완충장치로써 투표권 행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기에 그나마 무능인 특유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신공을 발휘하게 되긴 했다.

 

어쟀든.  꼼수는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계이든 아니든, 외국인이 외국에서 무엇을 하면 그 나라의 법에 따라 민-형사상의 사건이 일어나는데, China를 제외하고는 G-20 국가들 어디를 봐도 한국처럼 국민의 언로를 법적인 테러로 막아놓은 나라는 없다.  즉 한국에서 아무리 그 발언을 때려잡고 싶어도 현지법을 적용하였을때 판사가 케이스를 기각할 확률이 99.9%가 되는 것이다.  고로 한국법을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 - 선거발언으로 선거법 위반을 선언하고 입국금지를 하는 것이다.

 

이는 법의 원칙에 위배되는 또하나의 심각한 법적 테러행위라고 생각된다.  이를 FM대로 적용한다고 해보자.  그럼. Anderson Cooper같은 celebrity 언론인이 그네꼬에 대해 독재자의 딸로서 어쩌고 저쩌고 발언을 할 경우 선거법 위반으로 한국 입국금지가 된다는 것인데 - 물론 법이 겨냥하는 것은 머리까만 외국인니까, Cooper처럼 오리저널 외국인의 경우 적용이 될지 의심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한국법을 외국에까지 확대적용하여 결과적으로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발언을 애시당초 차단하려는 꼼수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한국정부에서 특정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이다.  제대로 행사가 되면 적어도 일본의 우익인사들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동상 앞에 말뚝을 밖고 사진을 찍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주권국가 고유을 권리인 것이다.  엉뚱한 데에 적용하지 말고 진짜로 국가를 해하는 x들을 차단하는데 사용되어야 마땅하다.

 

결론 - 끝까지 발악하고 있구나.

 

책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런 이상한 글이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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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2062618520092324&linkid=33&newssetid=470&from=rank

 

원문은 오마이뉴스의 전대원 기자의 글인데 매우 공감한다. 

 

김현희는 테러리스트이다.  희망의 21세기를 - 희망의 20세기는 양차대전과 냉전이 뭉갯듯이 - 뭉개버린 테러리즘의 원조격인 셈이다.  증거/증인보존 차원에서 살려둔 것은 아주 쬐끔 이해해줄 용의가 있다. 

 

하지만, 건수만 되면 TV에 나와서 공안정국조성 및 조중동의 소설쓰기에 스스로를 파는 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도대체 뭘 잘했길래 뻑하면 나와서 TV와 잡지에 인터뷰를 하는걸까?  이 뇨자의 존재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생계형 노가다? 

 

어쨌든 좋다.  이 뇨자는 평생을 뉘우치며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면서 조용히 살아가야 한다.  재판에서 더 이상 죄를 추궁하지 않겠다고 하여 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죄값을 사해 주었을 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폭살해버린 이 테러리스트의 죄는 이 뇨자가 죽을때 고스란히 다음 생으로 가지고 갈 업보라고 생각한다. 

 

꼴보기 싫은 얼굴 - 어짜피 나와야 조중동과 계열 TV방송이겠지만 - 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조용히 입닥치고 살았으면 한다.  생활고에 시달린다면 당나라나 쭈꾸미에게서 원조를 받도록.  그들은 이 뇨자활동의 최대 수혜자일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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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2-06-2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묘한 시기에 매번 나오는 이 여자..ㅠ.ㅠ

정말 생활고 때문에 나오는게 아닐까 의심이 갑니다!

transient-guest 2012-06-29 00:37   좋아요 0 | URL
ㅋ 겸사겸사겠죠. 또 모르겠네요. 진보/민주정부가 들어서면 '이때 너무 살기 어려워서 친일/매국세력이 시키는 대로 뻐꾸기를 날린거다. 미안하다.' 하면서 방송에 나와 몇번 울어줄런지도...
참 맘에 안드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