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세 가지가 있는데, 독서, 운동, 그리고 음악이 되겠다.  다섯 가지로 이들을 늘려 잡으면, 여행과 영화가 포함이 되겠는데, 요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자주 든다.  윗 사람이 없는 내 일의 특성상 떠나고 싶으면 언제든지 훌쩍 떠날 수 있겠지만, 모든 일이 나의 책임이 되는 상황에서는, 훌쩍 사무실을 비우는 것은 쉬워도, 일상을 단절시키고,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는 경로와 의미로써의 여행은 다소 무리가 될 것이다. 

 

최근에, 공항에 나간 일이 있는데, 저녁의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밤 시간대의 국제선 청사는 여전히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공항에서만 맡을 수 있는 매연이 섞인 향긋한 도착과 출발의 공기 내음을 맡으면서,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 지금 이런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물론, 자동차를 타고 근처의 명승지를 가는 것도 여행이 되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 어떤 need는 좀더 먼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기에 아쉽지만, 여행과 독서가 어우러진 잔잔한 책 몇 권을 읽는 것으로 달래고 있다.

 

아무런 기대없이 선전과 추천을 보고난 후 최근에 사들인 이 책은, 나와는 동향 출신의 몇 살 위인 카피라이터를 본업으로 하는 저자가 그간의 여행과 사진, 그리고 각 여행지에 들고 갔었던 책 이야기로 엮은 작품이다.  다소 두껍고 무거운 느낌이 들 정도로 좋은 재질의 종이는 아마도 사진풍경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저자 혹은 출판사의 배려 또는 도구가 아니었을까?  밑줄을 긋기에는 별로 좋은 재질이 아닌, 그러니까, 수성펜이든 유성이든 잘 먹어주지 않는 재질의 종이라서, 저자의 감흥과 나의 공감이 만나는 지점을 표시해 둘 수는 없었지만,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아마도 매우 오랫동안은 내가 가보지 못할, 어쩌면 가볼 생각을 하지 않을 나라들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와 여기에 얽힌 그의 책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  사진과 함께 편집된 책이니만큼, 여행지의 느낌을 그대로 한번에 옮기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이 책은 한 호흡에 쓰여진 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만큼, 천천히, 그러나 계속 나의 눈과 마음을 온전히 집중하게 했다.  유럽이나 미국의 도시를 무대로 삼은 재기발랄한 책들, 또는 여행 가이드에 가까운 책들도 좋고, 유명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의 이야기도 좋고, 요컨대, 사진집에 가까운 다소 성의가 없게 느껴지는 구성만 아니라면, 여행에 대한 책은 언제나 그곳에 대한 설레임과 미래의 기약을 제공하기에 참 좋다.  하지만, 이렇게 상대적으로 덜 가게 되는, 주류에서 벗어난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과 책, 그리고 지난 십 수년에 해당하는 저자의 인생이야기와 함께 들여다 보는 것은 다른 여행기에서 느낄 수 없는 각별하고 감칠 맛을 느끼게 한다. 

 

되도록이면 비수기에 훌쩍 떠나서 현실과 지금의 role playing에 맞는 옷을 벗어 던지고, 여행자로서의 RPG를 즐기고 싶다.  보기에 따라서는 인생은 어짜피 한 편의 게임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변호사도, 독서가도, 애서가도, 무엇도 다 나의 모습의 일부분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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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여러 차례에 걸쳐 이야기했던 20권 Project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간략하게 적어 보았다.  각 20권/20일은 5권/5일로 나눠서, 가능하면 일정한 테마를 잡고 진행하려고 노력했는데, 생각보다 갖고 있는 책들 중 마음에 들어오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선정한 후에 다시 다른 책으로 바꾼 경우도 있었다.  요컨데, 성공이나 자기계발 프로젝트에서 제대로 된 책을 만나는 것은, 특히 객관적인 의미로써 그런 책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번에는 또 다른 책들과 함께 조합하여 Project를 진행해보고 싶다. 

 

 

 

 

 

 

 

앞의 네 권은 모두 실제로 무엇인가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회고록이 된다.  지난 60여년 간의 한국 기업사에서 그래도 정주영 회장은 인정해주고 싶다.  노사문제나 역사관에 있어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그의 근면성실함과 통일에 대한 의지는 높게 보고 있다.  그의 가장 큰 실책이라면 결과적으로 MB라는 기생괴물을 만들어 냈다는 것?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마치 앞서 태어난 일본의 정주영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브랜슨의 괴짜같은 인생 또한 범인이 쉽게 바라볼 수 없는 특이함이 있다.  웅진의 히트상품 제조기로 통하는 조운호씨의 일화에서는 무엇인가 미루지 않고,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끝으로 공병호씨의 책은 여전히 그리 맘에 와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1인 기업가라는 것,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고독과의 싸움이라는 홀로선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 볼 필요는 있었다. 

 

 

 

 

 

 

 

 

 

앞서의 이야기들이 이미 일가를 이룬 고수들의 사례를 주로 꾸며졌다면, 다음 5권은 소위 말하는 강사들의 이야기들로 구성하였다.  다만, 세세하고 구체적인 방법론보다는 뭐랄까, 거시적인 의미에서 인생이나 일과 나 자신에 대한 것들을 돌아볼 이야기를 보려 했다.  얼마전에 돌아가신 구본형씨의 글에서는 따뜻함이, 플렉스에서는 강사로써 일가를 이룬 트레이시의 명쾌한 논리가, 이지성 작가의 책에서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것을 보았다.  이들 중 사실 지금의 나를 있게 하는데에 크게 도움을 준 책은 로버트 마우어의 '오늘의 한 걸음이 1년 후 나를 바꾼다'이다.  변화는 크고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음을, 그저 하루의 작지만 꾸준한 시도에서 비롯됨을 배웠고, 실제로 삶에 응용하게 한 책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5일의 독서에서는 실질적인 방법론을  통한 자극을 받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가진 책들의 한계였는지, 아니면, 이런 식의 구성에 거부를 느끼는 나 자신 때문이었는지, 크게 감흥이 오지는 않았다.  '새벽 거인'은 그나마 게을러질때 나를 돌아보게 하고, '고객을 사랑하라...'를 보면, 자칫 성공과 함께 나태해질 수 있는 마음가짐을 다잡게 한다.

 

 

 

 

 

 

 

 

 

마지막 5권을 읽는 것에는 15일이 넘게 걸렸다.  즉 20권/20일 프로젝트는 적어도 기한을 맞추는 것에서 보면 25%의 실패 또는 delay를 겪은 셈이다.  다시 마음공부와 성찰로 돌아와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고칠 것은 고쳐가면서, 또한 용기를 얻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릴 때의 꿈에서 멀어지거나, 꿈을 꾸던 그 시절의 배포가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현실의 벽에 스쳐 상처가 나거나, 힘이 들면, 웅심이 사그라들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시민만 남게 되는 것 같다.  그럴 때, 미래를 바라보면서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꿈을 꾸라고 다그치는 책을 보면 잠깐이나마 위안을 얻고,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이렇게 해서, 첫 20/20 프로젝트가 끝났다.  소감이라고 할 것은 없고, 그저 조금이라도 건진 것이 있다면 실제 생활에 응용되어야 할 것이다.  하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서, 하루를 열심히 살면, 요원해보이기만 하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안주할 수 없는 것이 타고난 성향이라면, 도전과 변화로의 갈망 그 자체에 몸을 맡기고 한 세상을 사는 것도 방법이 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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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 가까이 꾸준한 weight lifting을 다른 운동과 병행해온 결과, 지금의 나는, 그 어느 때보다는 힘이 세지고, 근육량이 증가한 것을 느낀다.  원래 몸짱이나 elf남의 몸매를 목표로 한적이 없기 때문에, 음식물에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았고, 덕분에, 운동에 비해서는 비교적 평범하고 평탄(?)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또한, weight lifting이나 running이라는 것이 원래 그 분야의 선수가 아니라면, 일종의 기능성 목적의 보조운동이 되기 때문에, 무술이나 기타 다른 운동의 필요성은 늘 많이 느끼고 있다.  하지만, 직장을 갖고 있는 평범한 한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모든 운동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일정한 제한이 있다고 본다.  그래도 이 지역에는 여러 명문 무술도장들이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Krav Maga나 ITF태권도 같은 것을 배울 생각을 하고는 있다.  검도는 물론 그 전에, 아니 이번 해가 지나가기 전에는 다시 시작하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고.

 

그 와중에, 참으로 좋은 운동 및 음식물 섭취에 대한 책 두 권을 접하여 포스팅 한다.  그간 꾸준히 운동을 해왔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자기 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하여 (1) 잘못된 운동상식과 (2) 음식물 섭취와 몸매에 대한 잘못된 상관관계에 대한 지식을 고칠 수 있기를 바란다.  늘 이야기 해왔지만, 아이돌의 몸매와 체중은 뻥이다라는 것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의 한국에서의 연예인 체형에 대한 선망은 사실상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것이라는 것을 주지하면, 조금 더 먹고, 조금 더 운동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운동법, 건강상식, 및 헬스 PT (Personal Training)에 대한 여과 없고, 솔직한 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내가 평소에 부족하게 생각하던 지식, 특히 운동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가진 비-운동인과의 대화에서 부족하게 느끼던 이론적인 근거의 상당부분을 얻을 수 있었다.  나아가서 지금의 정체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찾은 것 같기도 하여 어제부터 apply해보고 있다.  음식물 섭취와 생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존의 운동법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병행하면 3-6개월이면 변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역시 기능성 운동 그 자체를 운동의 목적으로 두지말고, 현재의 운동이 일종의 보조가 되는 main운동을 한 가지 더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된다.  역시 무술 한 가지는 할 수 있어야 하겠다.  지금의 생활에서는 조금 무리 같지만, 차차 검도와 한 가지의 맨손무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삶의 패턴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불량헬스'가 운동차원에서의 그릇된 정보와 상식을 타파한다면, 이 책은 말 그대로 먹거리 차원에서의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여러 가지 이론들을 분석하고 이를 비판한다.  결과적으로 좋은 것을 잘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진리가 된다는 말씀. 

 

소위 황제 다이어트라는 Atkins식 고단백 다이어트, 채식 다이어트, 요즘 유행하는 1일1식 다이어트 같은 것들은 죄다 갖다 버려야 한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은 언제나, 무엇에서나 문제가 된다고 하는 상식적인 법칙을 생각할 때, 음식물이나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이 좋을 턱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위의 두 권 모두 이쪽 분야에서 재야의 고수들 - 그러니까 TV에 나오는 장사꾼들 말고 - 에게서 책이 나오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책이다.  운동은 어떻게 보면, 우리 삶에서 보는 몇 안되는 정직한 분야라고 본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고, 여기에는 빈부의 격차따윈 없다는 말이다.  물론 돈이 많으면 더 좋은 PT를 얻고, 더 좋은 조건에서 운동을 하면서, 더 좋은 음식을 먹을 수는 있겠지만, 노력에 드는 몸의 input은 결국 같다고 본다. 

 

여름의 수영복 몸매를 위한 것이 아닌, 평생의 건강을 위한, 지속이 가능한 운동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 두권의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근처의 무술도장에 하나 정도는 등록해서 일주일에 3일 정도 땀을 흘리는 생활을 지속한다면 매우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예전에는 기껏해야 합기도 아니면 태권도가 전부였지만, 국제적인 시대답게, 지금은 이들 외에도 효과적이고 좋은 무술이 많이 수입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검도나 킥복싱, 극진 또는 대도숙 가라테를 권하고, 힘쓰는 무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도나 브라질 유술 계통을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동네의 태권도나 합기도 도장의 경우 좋은 곳을 찾지 못하면, 유치원 수준의 탁아소로 전락하여 성인부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알아볼 것을 권한다 (이들 무술도 물론 훌륭한 운동이다). 

 

내 계획은 새벽시간을 이용하여 주로 weight나 수영/running같은 기초운동을 하고, 저녁시간에는 무술을 하는 것이다.  점심시간은 새벽운동을 못한 경우 이를 보충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길다면 꽤 긴 인생인데, 이렇게 일 외에도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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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3-07-2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라브 마카는 외국에선 꽤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서는 지명도가 낮지요.필리핀 전투부대원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방송에서 봤습니다.사시는 곳 근처에 도장이 있는지요?

가라데는 그래플링 기술까지 배우는 유파가 있더군요.진무관과 대도숙이 유명하고요.세미 슐트가 대도숙 가라데 유단자입니다.몇 년 전 부산에 진무관 가라데 도장이 생겼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13-07-24 01:19   좋아요 0 | URL
이곳에 도장이 2군데 정도가 있는데, 다른 분파 같습니다. 크라브 마가도 군대식/일반식, 그리고 계통이 조금씩 다르더군요. 이스라엘 특공무술이라고 해야겠죠. 요즘에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의 액션에 많이 차용되는 것 같습니다. Person of Interest에서 주인공이 쓰는 군대무술이 크라브 마가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세미슐트는 북두기를 몇 번인가 이긴 최강자였죠. 진무관은 한국에서 MMA화 전의 이종격투기 시절에 많이 이름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모르겠네요.

노이에자이트 2013-07-24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에서는 입식타격 선수 중 ITF 유단자들이 보이더군요.미국엔 ITF 도장이 많이 있습니까?

transient-guest 2013-07-25 06:08   좋아요 0 | URL
미국의 태권도는 크게 WTF계열 (나중에 오신 사범님들이죠), 옛 당수도 계열 (이면서 WTF를 표방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ITF계열인데, ITF도장은 지역에 따라 좀 다르지만, 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일본의 ITF계열 킥복싱 선수로 오자키 케이지가 좀 유명합니다. Krush에서 히로야한테 판정으로 졌지만, 태권도 기술을 잘 사용하더군요. 미국 UFC에는 곧 벤 핸더슨과 타이틀전을 벌일 앤쏘니 패티스가 WTF기술을 잘 사용하죠. 이 부근에는 수 많은 WTF계열 도장이 있고, 당수도 계열도 몇 개 있네요. ITF는 최근에 한 2군데 정도가 생겨 활동중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7-25 16:03   좋아요 0 | URL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갖고 있는 것 또한 좋아하는 나로써는 수입에 비례해서 늘어나는 구매대금이 항상 고민거리가 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서점을 기웃거리고, 무엇인가를 집어들고 나오는 버릇은, 이제는 또 하나의 습관이 되어, 좀처럼 자제가 되지 않는다.  사실 여름은 우리 업계에서는 매우 slow한 시즌이기 때문에, 신생법인으로써, 상당한 긴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지르고야 말았다.  그것도 운송요금 때문에 비싸디 비싼 한국책을 말이다.  애초에 알라딘의 중고시장을 사용하는 것을 rule로하여 한국직배송을 택한 것인데, 결국은 신간을 왕창 구매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11시에 있었어야 할 미팅이 펑크난 김에 오늘의 지름을 소개한다. 

 

내용과 작가 둘 다 모른다.  그저 '도서관'이 들어가는 제목을 보고, 리뷰를 읽어보니,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소설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구매했다.

하지만, 양쪽으로 뚫린 책장, 그래서 책이 빈 칸을 통해 반대편의 사람이 보이는, 그 구조를 잘 보여주는, 마치 한 남자가 다른 여자의 책 읽는 모습을 보는 듯한 커버의 삽화가 마음에 든다.  이건 드라마나 영화에서 단골로 사용하는 구도인데, 심지어는 모래시계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서 여러 가지 번역본이 있는데, 기왕이면 가장 새롭게 나온 것으로 생각되는 민음사의 본을 골랐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 이것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이 많아지면서, 중복구매를 할 때가 있는데, 이는 사두고서 읽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물론, 읽고서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그럴 때도 있다.  어릴 때처럼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는다면, 그런 일은 없을텐데.  영화 '신 설국'에서 유민이 나온 것을 가지고 '유민이 벗었다'는 식의 개드립을 치던 언론이 생각난다. 

 

주호민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짬'을 그릴때만 해도, 고만고만한 웹툰작가의 수준이었는데, '무한동력' 그리고 그 이후에 보여준 '신과 함께'에서 특이한 소재와 구성은 정말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그후'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던 나쓰메 소세키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작가들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으면서 마구 웃어대던 기억이 난다.  그의 작품세계는 단지 일본의 문단 뿐만 아니라, 병합시절 우리 땅의 문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알고 있다.  시대극에서 흔히 그의 이름과 작품이 인용되는 것을 보는데, 작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재미라고 하겠다.  사상과 이념적인 면으로는 큰 점수를 주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사실 전시/제국주의 시절의 일본문단에서 그런 게공선을 쓴 고바야시 다키지 같은 문인이 몇 이나 있었을까?  물론, 그들의 침묵이 정당화 할 수는 없겠지만, 적극적인 가담과 반항의 침묵은 구별하고 싶다.

 

옛날 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문화의 일부가 되는, 일본일들의 습성에서 가장 부러운 이 습성 덕분에 일본의 사정은 좀 나은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으려하는 요즘 세상, 서점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세상에서 간절한 바램을 담고, 사실 조금 스스로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구매했는데, 내용은 어떨런지?  이런 충동구매는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이런 것도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즐기는 호사에 가까운 재미라고 본다.

 

 

유하감독으로 처음 그를 알게 되었는데, 그의 시도 궁금해졌다.  원래 시를 잘 읽지는 않지만, 관심가는 시인들이 몇 있기는 하다.  이게 또 하나의 시작이 될런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너무 가고 싶다.  책 몇 권을 배낭에 둘러메고 산속에라도 들어갔다 나올까 싶어 산 책

 

 

 

 

 

 

 

 

 매우 유명한 번역가인 김남주의 에세이.  나온 것을 보고 꼭 읽어보고 싶었다.  듣기로는 좋은 프랑스 작가의 책도 여럿 소개한다고 하니까 흥미로울 듯. 

 

다자이 오사무의 '여학생'이라는 책은 일본어 교재같이 나온, 그러니까 번역이 아닌 원문을 공부하라고 만든 책을 잘못샀다.  이 차에 일보어를 공부해볼까?

 

 

 

 

 

 

 

 

그 밖에도 이런 책들을 샀다.

 

누더기 같은 페이퍼가 되어 버렸다.  책 사이즈도 각각이고, 글도 제각각이다.  서재를 다녀보면 참 예쁘게 박스와 색칠을 하여 단장하는데, 난 늘 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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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3-07-1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호민의 <무한동력>..정말 좋죠.
유하 시의 정점은 데뷔 시집인 <무림일기>랑 <바람부는 날...>이 두권인 것 같아
요. 영화 커리어에서도 두 편 <결혼은 미친..>과 <비열한 거리>이 커리어 하이같고..지난 해 <하울링>보고 세상에 송강호, 이나영 투톱을 가지고 이 허접을 만들다니 싶어서 실망. 차기작도 느와르라는데 그 쟝르니 열심히 했으면. 후까시 만방의 마초스러움이 제격인 감독이자 시인.

transient-guest 2013-07-19 03:11   좋아요 0 | URL
주호민은 확실히 특이합니다. 작은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훈훈한 이야기를 만드는 걸 보면요. 유하감독은 확실히 후까시/마초소재가 어울리는 듯 해요. 무엇인가 사소한 것도 거창하게 보던 시절의 추억이 돋네요.
 

첫 15권은 15일만에 다 읽었는데, 특별히 바쁜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5권을 다 읽는데에는 또다른 15일이 걸렸다.  그것도 마지막 한 권을 읽는데만 7일을 넘게 쓴 것 같다.  왜 그랬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다만, 한 호흡에 쭈욱 읽지 못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다 읽었다는 것에,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계획한대로 끝냈다는 점에는 조금 점수를 주고 싶다. 

 

지금 내년 2월을 염두에 두고 시험공부중에 있다.  하루에 약 2시간 정도만 공부할 시간이 나는데,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계획을 잡은 것이다. 

 

이제는 사회인으로서, 자기 자신과 가족을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나만의 목표를 위해서 다른 것들을 중단할 수가 없다.  하우석 작가의 경우, 그렇게 하루에 꾸준이 한 두 시간씩 공부해서 석사를 받고,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끊임없는 공부, 그렇게 하루에 조금씩 틈을 내서 하는 공부로 조금 더 나은 위치로 가고 싶다. 

 

건강한 생활에는 운동이 필수가 된다.  두뇌운동은 일과 공부, 그리고 독서로 병행하고, 육체적인 건강은 현재로써는 gym에서 하는 weight lifting과 cardio가 전부가 된다.  하지만, 이런 운동은 기초적인 단련을 될 지 몰라도, 수행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무엇인가 정신적인 면의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메울 수 있는 길은 무술수행이다.  검도는 아직도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부상과 잦은 재발 때문에 겁이 나서 여전히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금년이 지나가기 전에 반드시 복귀할 것이다.  우선 이를 위해서는 허공격자로 기본동작연습을 시작해야지 싶다.  그리고 형편과 시간이 닿으면 맨손무술을 다시 배우고 싶은데, 근처에는 배우고 싶은 극진회나, 대도숙, 또는 원심회 도장이 없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ITF계열의 태권도 도장이 있어, 이를 고려중이다.  궁극적으로 HIROYA같은 격투기 선수의 몸을 한번 정도는 만들어 보고 싶은데, 아마도 많이 운동하고, 먹을 것들 조절하고, 술도 끊고, 그래야 할 것이다.  그래도 더 늦기전에 한번은 도전해 보고 싶다. 

 

조만간 시간을 내어, 읽은 20권을 소개하고 간략하게 내용과 느낀점, 배운점을 정리해서 소화시켜 보아야겠다.  물론, 나의 독서와 구매 그리고 운동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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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7-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로젝트 시작해야겠네요. 다만 20권은 너무 많아서 짧게 10권 정도로...

transient-guest 2013-07-17 12:57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실용서적으로 처음 해봤는데,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project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테마독서로 가끔 변화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스토옙스키 10권, 톨스토이 프로젝트 이런 식으로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