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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옥상에 올라가기 귀찮아서 빨래를 실내에서 말렸다. 아파트처럼 베란다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밤새 뜨끈뜨끈할 보일러 선따라 건조대를 세워두면 바짝 마른 얼굴로 아침을 맞는다. 해마다 게으른 아줌마의 겨울나기였다. ^^

지난 주부터 어찌나 햇살이 눈부시게 유혹하는지 '이제 빨래를 밖에다 널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또 옥상까지 올라가긴 싫어서 밍기적거렸다. 오늘 아침은 산뜻한 햇살을 거부하지 못해 옥상까진 아니어도 마당에 빨래를 널었다. 아~~ 빨래를 널고 보니, 살포시 춘설이 날리는거다. 햇살과 더불어 내기하듯 내리던 춘설이 어느새 밀렸는지, 이젠 눈부신 햇살이 승자의 미소를 짓는다.

아~~~ 봄이 시작되는구나! 봄 햇살에 겨우내 웅크렸던 나무들이 기지개를 켜듯, 청춘남녀들의 사랑도 열리겠구나. 호~~ 부럽다! 불혹에 흔들리던 아줌마의 청춘은 한 발작 앞에 있는 지천명에 살짝 숨을 멈춘다. 아서라~~제 사랑 곁에 두고 딴맘 먹는 족속들 탓하던 날이 있었으리니, 시 한편으로 위로받으심이 어떠리!

   
 

 자전거의 연애학        -손택수-

  홀아비로 사는 내 늙은 선생님은 자전거 연애의 창안자다 그에 따르면 유별한 남녀 사이를 자전거만큼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없다 일단 자전거를 능숙하게 탈 줄 알아야 혀 탈 줄 안다는 것, 그건 낙법과 관계가 있지 나는 주로 하굣길에 여학교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점찍어 둔 가방을 낚아채는 방법을 썼어 그럼 제깐 것이 별수 있간디, 가방 달라고 죽어라 뛰어오겠지 그렇게만 되면 만사가 탄탄대로다 이 말이야 지쳐서 더 뛰어오지 못하는 여학생 은근슬쩍 뒤에 태우고 유유히 휘파람이나 불며 달려가면 되는 것이지 뒤에서 허리를 꼭 잡고 놓지 못하도록 약갼의 과속은 필수항목이고, 그렇게 달려가다 갈대숲이나 보리밭이 나오면 어어어 브레이크가 말을 안듣네 이를 어째 가능한 으슥한 곳을 찾아 재깍 넘어지는 거야 그러고는 아주 드러누워버리는 것이지 어째 허리가 펴지질 않는다고, 발목이 삐끗했나보다고, 아무래도 여기서 쪼깐 쉬어가는 게 낫겠다고....... 아울러 이 모든 일엔 품위가 있어야 혀 서화담이 황진이 만나듯인 아니더래도 서규정*이 직녀를 만나듯은 격이 있어야 된단 이 말씀이지 이것이 요즘 너희 젊은것들 잘 나가는 오토바이나 스포츠카로는 감히 엄두도 못 낼 자전거 연애라는 것이야 허허허 좋은 세상이란 그런 것이지 젊으나 젊은것들이 불알 두 쪽만 갖고도 연애를 걸 수 있는 세상이지 그는 술잔을 기울이며 한 말씀 더 남기신다 그런데 그 맛에 너무 깊이 빠지면 못써, 잘못하면 나처럼 이 나이껏 혼자서 살아야 할 테니께.

*서규정 '직녀에게' 빛남출판사 1999.

 
   

요즘에 청춘남녀들은 어떤 곳에서 어떤 식의 연애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피가 뜨겁던 사랑 감정이야 시대 따라 다르랴?  아~~ 봄이다. 병아리들은 유치원에서 신나고 아이들은 새학년이 되어 즐거우리. 이제 선남선녀 청춘들은 사랑을 시작하기에 좋은 계절 아니겠는가!

아줌마는 옛날식 사랑을 읊어주신 손택수의 시집 '목련전차'나 꿰차고 봄을 시작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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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2-1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실내에서 말리고 있답니다. 베란다에도 나가기 귀찮아요~~ 겨울 빨래는 자연 가습기 역할^*^
자전거 연애학 운치 있습니다.

순오기 2008-02-17 17:15   좋아요 0 | URL
청춘이 부러워서 살짝 질투나는 아지매!^^

L.SHIN 2008-02-18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데요, 시. ^^

요즘 낮의 햇빛이 제법 따뜻해졌죠? 그래도 바람은 아직 차가우니 감기 조심하세요.

순오기 2008-02-19 01:28   좋아요 0 | URL
그래요. 햇살은 따사로운데 바람은 여전히 차가운...그래도 봄내음이 몰려오는 그 맛이 좋아요!!

산사춘 2008-02-19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따땃한 햇빛 아래서 자전거를 열심히 탔구요,
할아버지들 많이 만났답니다.
총각들은 밤에만 타나벼요. (너만 백수여!)

글을 보니 사심끼는 춘 올림


순오기 2008-02-19 02:17   좋아요 0 | URL
호호호~ 요즘 햇살이 정말 좋아요.
자전거도 탈줄 모르는 아지매는 그저 부러워요!
사심끼는 춘님, 총각 하나 싣고 달려보시와용.^^
 

엊그제 숭례문이 불타서 무너져 내리는 걸 지켜보며, 억장이 무너지던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역사앞에 '죄인'된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은 불에 타지도 무너져 내리지도, 더구나 '죄인'이란 의식은 없는 듯 보였다. '네탓'이라 떠넘기기에 급급한 관리자들, 새 정부가 아닌 현 정부를 비난하기에 바쁜 그들은 -초등생도 눈물흘리며 몸둘바를 모르는데- 부끄러움이 전혀 없었다.

반성하거나 자기성찰을 모르는 그~~~~~들을 보며 '윤동주'가 생각났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서시'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들은 불타는 숭례문을 보면서 부끄럽지 않았을까? 숭례문이 무너져 내릴 때, 그들의 가슴은 무너지지 않았을까? 아~~ 부끄럽다~~~~~~

   
 

 서시       -윤 동 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006년 9월, 학부모독서회에서 '정본 윤동주전집'을 읽고 토론하며, 우린 많이 부끄러웠다.
초등생들도 2학년 2학기 <쓰기>에서 '눈'이란 시로 윤동주시인을 만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이런 예쁜 마음과 감성을 키워가야 할 아이들이, 오직 입시를 위한 성적위주의 교육에 내몰리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공부는 잘 했을지 모르지만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겸손할 줄 모른다면 금수만도 못한 것이 아닐까? 심정이 착잡해서 무수히 출판된 '윤동주'를 만나며, 오늘은 '침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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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2-12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박완서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가 떠올랐어요.
제발 ... 누가 그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08-02-12 06:11   좋아요 0 | URL
안 주무세요?
나도 일찍 자서 일찍 깨어났지만...정말 많이 부끄러운 날이에요.ㅠㅠ
학교에서 국영수만 가르칠 게 아니라 부끄러움을 가르쳐야 돼요.
부끄러움을 알아야 사람인데...

무스탕 2008-02-1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숭례문 태워먹고 니 탓이네 내탓 아니네 따지고 있는 꼬라지들이 정말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뭐든지 너네들한텐 정치적 비판 꺼리밖에 안되는구나 싶어서 정치판 꼴도 보기 싫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굳혔어요.

순오기 2008-02-12 17:13   좋아요 0 | URL
참, 이래저래 하는 짓거리 보면 심사만 뒤틀리고 심란하고...ㅠㅠ
우리 모두 겸손해져야겠단 생각이 마구 듭니다~~

전호인 2008-02-1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대로의 변명꺼리는 다 있더라구요.
속상합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무너진 문화국치일!(어떤 신문에 있더라구요)

순오기 2008-02-12 17: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우리의 자존심이 무너져내린 날...

비로그인 2008-02-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에 있는 마늘 이야기 보느라 이 페이퍼 내용은 다시 읽었답니다.
그냥 마늘 이야기 할게요.
저도 마늘을 전부 빻아놓고 냉동실에 넣어뒀다 씁니다.
마늘과 파만 정리해두면 요리하기 정말 수월해요,그죠?
마늘을 기억하며 부끄럼도 같이 기억합니다...(뭔얘긴지...)

순오기 2008-02-12 17:15   좋아요 0 | URL
마늘, 파만 손질해 놓으면 할 일 다 한것 같은 마음.^^
우리 모두 부끄럽죠 한없이......

프레이야 2008-02-1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보기 민망한 장면이더이다. 네 잘못만 따지는 측들이나 그걸 따져묻고
있는 국회의원들이나, 성금 걷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순오기 2008-02-13 01:56   좋아요 0 | URL
참, 민망이 하늘을 찌르는데 그들은 모르다는 게 또 아이러니?ㅠㅠ
착잡한 이 심정을 그들은 모르는지......
 



사실 부지런한 주부라면 해가 바뀌기 전에 마늘을 까서 보관하지만, 주부보다는 알라딘 놀이터를 더 즐겨찾는 순오기다보니 자꾸만 할일이 미뤄진다. 그래도 설 쇠기 전엔 마늘을 까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1월 일요일 아침에 두어 시간 걸려 마늘을 다 까놓고 혼자 뿌듯해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 요 마늘도 너무 늦게 까서 싹이 길게 나온 것들도 있다. 주부 새내기 시절엔 몰라서 마늘을 몽땅 썩혀 빈껍질만 남아 버린적이 있었다. 이렇게 살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거지만, 살다보면 알면서도 게으름 피우다 버리는 것도 많다. 음, 마늘을 다 까놓으니 반찬할 때 일이 수월해서 좋더라! ^^

우리 한국사람들은 마늘 먹는다고 남의 눈치보거나 구박받을 일 없겠지만, 외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은 그게 좀 문제가 되는가 보다. 1958년생 목포 사람으로 미국에 살면서 SOLO라는 청바지 브랜드로 사업에 성공한 '김동찬시인'이 쓴 마늘이란 시가 생각나서 사진과 같이 올린다. 예전에 사회교육원 시창작반에 다닐 때, 고향에 왔다고 강연하러 와서 만났고 내가 정기구독하는 '열린 시조' 편집인이기도 하다. 또 LA에서 내 친구목사가 관리하는 대안학교라 할 수 있는 '젊음의 집Green Pastures Academy)'에 후원하고 졸업식에 갔다와서 쓴 글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 글이 실린 책을 보고, '어~ 이거 내 친군데!' 싶어 인터넷으로 그 친구와 쪽지 나누다 국제전화까지 걸려 와 한참 수다 떨었던...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다섯 사람만 건너면 다 안다는 말이 실감났다. 내가 아는 사람 없다고 맘 놓고 사는 '광주살이'가 사돈에 팔촌에, 알지도 못하던 동창남편(고재종시인)까지 다 연결되더라. 그래서 결론은, '어디 가서도 아는 사람 없다고 남한테 못할 짓은 하지 말고 살아야겠다'고 불끈! ^^

   
 

 마늘      -김동찬- 

우리들이 갖고 있는 향기 하나가
다른 사람에겐
지우개로 박박 문질러
후욱 불어버리고 싶은
악취일 수 있다.
비누칠해 깨끗이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생선 냄새처럼
당신의 향기가 내 몸에 배인다.
나는 그것이 싫어서
돼지고기를 구울 때처럼
살짝 마늘 몇 개를
더 올려놓는다.
그러면 당신은 말하겠지
코리언은 마늘 냄새가 지독해요.

감기에 걸렸다고
정력에는 그것이 최고라고
만병통치까지 끄집어내며
시도 때도 없이 풍겨내던
내 고향 친구 녀석의
마늘 냄새가
문득, 잃어버린 내 향기인가 싶은
아메리카의 저녁 한 때
도대체
무엇이 나를 끌고 다니며
이토록 지치게 만드는지
알고 싶어서
꼭 알고 싶어서
마늘 한 쪽을
눈물을 흘리면서 먹어 치웠다.

 
   
*나비님의 페이퍼에 고무되어(누구는 신비주의 혹은 신기주의 하면서 베일에 싸이는데) 나는 남들이 알리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인연까지 다 들추어 내며 페이퍼를 쓴다. ㅎㅎ 이게 바로 아줌마의 수다라는 거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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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내가 20,000 이벤트 할까 했는데, 오늘 벌써 차버렸다.
오늘 144, 총 20000 방문
요것이 뭔 일일까? ㅎㅎ 나비님 때문인가?

세실 2008-02-1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74, 총 20030 방문
빠른 속도로 늘어나시네요~~~ 벌써 174분? 대단하십니다.
마늘 전 친정에서, 시댁에서 빠놓은거 가져다 먹습니다. ㅎㅎ
삼겹살 먹을때 마늘 구워먹으면 참 맛있죠~~
시 좋으네요.

순오기 2008-02-10 18:46   좋아요 0 | URL
보통은 바쁜 며느리와 딸을 위해 빻아주는거를 가져다 먹더군요.ㅎㅎ
저는 그렇게 해줄 시어머니도 안 계시고 친정엄마도 멀리 계셔요.
하긴 나는 노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니까...^^

웽스북스 2008-02-10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마늘을 못까고, 못먹고, 냄새를 못맡아요
(그러면서도 마늘빵이나 매드포갈릭은 좋아하는 -_-)
특유의 톡쏘는 매운 냄새 때문인데, 마늘 양파 파를 죄다 가까이 두지도 못해서
엄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ㅜㅜ

전 아마 빻아놓은 마늘만 사다 쓰게 될듯 ;;

순오기 2008-02-10 17:11   좋아요 0 | URL
아~~ 그래도 주부가 돼서 음식하려면 마늘이 필수에요 필수! ㅎㅎ
마늘빵은 맛있죠? ㅎㅎㅎ 요즘은 돈이 해결해주기도 하죠.^^

bookJourney 2008-02-10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는 마늘을 까두지 않았어요. 저장용 마늘 샀을 때 바로 아파트 베란다 선선한 곳에 펼쳐두고 며칠을 말린 후에, 양파망 같은데 나누어 담고, 베란다 그늘에 두었더니 ... 아직까지도 말짱해서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까서 쓴답니다. (일주일 정도 사용할 것은 한 번에 까기도 하지만요 ^^)

* 오늘 227, 총 20083 방문 ~ 순오기님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숫자네요 ^^

순오기 2008-02-10 17:36   좋아요 0 | URL
어머~ 아무리 저장마늘이라도 설 지나면 싹이 날텐데 괜찮단 말이죠? 보관을 잘 했나봐요~~~ 며칠 쓸 거 까놓으면 할 일이 없는 듯해요.^^
볼거리도 없는데 방문자 수만 늘어나 있으면 미안하던데...ㅠㅠ

마노아 2008-02-11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새해 되기 전에 마늘 까는 풍습이 있는 거야요? 오옷, 처음 알았어요!
오늘 1, 총 20238 방문

순오기 2008-02-11 04:06   좋아요 0 | URL
ㅎㅎ풍습이라기보단, 늦어도 설되기 전에 해야만 마늘을 건질 수 있단 거죠.
설 지나면 날이 푹~ 해지니까... ^^

2008-02-11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2-11 04:08   좋아요 0 | URL
어머낫~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님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즐거운 알라딘 놀이터라 감사해요!

산사춘 2008-02-11 0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무이가 까고 아부지가 빻아서 얼려놓으신 마늘을 냉장고에서 훔쳐왔습니다.
그 수고로운 일을 하신 순오기님께 박수마당 한 판을... 짝짝짝~!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순오기 2008-02-11 04:36   좋아요 0 | URL
ㅎㅎ 춘님~~~~ 실은 그게 훔쳐오는게 아니라죠!
그분들의 사랑과 수고가, 또 속아주심이 우리를 살게 하지요~~~ ^^

프레이야 2008-02-1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엄마가 마늘을 까라고 하면 참 싫었던 기억이 나요.
손에 냄새도 나고 손톱밑도 아리고 그러면서요..
전 지금 다 까놓은 마늘에 다대기까지 사서 먹지만
순오기님은 대단하세요^^

순오기 2008-02-11 18:18   좋아요 0 | URL
바쁘면 사서 먹어야죠~ ^^
나는 노는 시간이 많으면서도 게으름 피워서 꼭 싹이 난다죠! 헤헤~

전호인 2008-02-1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마늘 찧는 일을 합니다.
항상 찧는 일은 저의 차지랍니다 ㅎㅎ
건강한 한해 되시고 행복하세요 ^*^

순오기 2008-02-11 18:19   좋아요 0 | URL
아우~ 마늘을 콕콕 찧어주는 전호인님, 너무 멋지시다~~~~~
행복하시고 즐거운 마늘 찧기 계속 하세요!! ^^

향기로운 2008-02-1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99, 총 20436 방문 제 담에 방문하시는 분이 200번째에요^^;; 저도 마늘 얼마전에 다 깠어요^^;; 에휴~

순오기 2008-02-11 18:20   좋아요 0 | URL
님의 댁에서는 마늘에서도 마구 향기가 날 거 같은~~~~ ^^

뽀송이 2008-02-1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설은 잘 보내셨어요?
마늘까는 거 정말~ 내키지 않지요.^^;;
저는 재미난 드라마보면서 아들들하고 같이 까요.
녀석들~ 뭐 한 열개도 못까고 포기하지만 말입니다.ㅡㅡ;;
전 요즘 묵은 마늘 다 먹고 조금씩 사다먹습니다.^^
말끔히 다 까놓은 놈으로요.^^

순오기 2008-02-11 18:22   좋아요 0 | URL
후후~ 아들 녀석들 여남은 개 깠으면 된거죠.^^
고 녀석들 이 담에 제 각시가 마늘 깔때 잘 도와줄려나? ㅎㅎㅎ

책향기 2008-02-11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몇년전에 케이블TV에서 마늘 까는 기계 광고하는거 보고 하나 샀는데 손으로 까는것처럼 깔끔하게 되진 않더라구요. 마늘 까는거 정말 싫어요....-.-

순오기 2008-02-12 04:55   좋아요 0 | URL
기계보단 손으로 하는 게 훨씬 좋은 게 많아요.
마늘 까는 건 다들 싫어하는구나!ㅎㅎㅎ

깐따삐야 2008-02-1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호인님처럼 마늘을 빻는 임무를 맡고 있어요. 저희 엄마는 마늘을 정말 많이 쓰셔서 자주 빻아야 되요.

순오기 2008-02-12 04:56   좋아요 0 | URL
ㅎㅎ 착한 깐따님은 마늘도 잘 빻는군요! 이런 츠자 별로 없을낀데... ^^

마늘 2008-07-3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늘을잔뜩 까놓기는했는데 빠을일이 걱정이네요 빻는기계 어디서 삽니까좀 알려주세요

순오기 2008-08-01 07:26   좋아요 0 | URL
저는 마늘 빻는 기계 안 써봐서 모르는데 어쩌죠?
그냥 절구에 넣고 콕콕 찧어댑니다~~~ㅋㅋ
 

설 명절은 잘 지내셨나요? 고향에도 다녀오시고요~  혹시, 호남이 고향이거나 시댁이라 오셨던 분이 계시다면, 광주댁 순오기가 쌍수 들어 환영했을 것인데! ^^ 전, 목포 큰댁에 다녀왔어요. 명절에는 한번도 친정에 못 갔지만 어쩌겄어요. 나라도 귀성행렬에서 빠져줘야지! 그래도 지난 1월말에 친정엄니랑 형제들 다 보고 왔으니 그것으로 족하고......오늘은 고향 얘기를 하고 싶은디, 나가 이제는 남도사람 다 되었고, 앞으로도 남도귀신으로 남도에 뼈를 묻을 사람이라 우리 전라도 야그를 쬐매 하겄어라~~ ^^

음~ 소쇄원 풍경을 읊은 한시 사십팔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길만한 멜기세덱님께 선물했더니, 마치 설빔을 받은 듯 기뻐하기에 나도 흡족했지요. ^^ 앞으로 추진할 '광주이벤트'를 위해 살짝 맛뵈기를 하자면, '시와 그림으로 수놓은 소쇄원 사십팔경'은 전남대 박준규 교수와 전남도립담양대 최한선교수의 글과, 박행보의 그림으로 2000년에 펴낸 '호남의 누정문학'이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은둔거사 양산보가 조성한, 자연과 인공의 미가 어우러진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으로 꼽힌다. 이 곳에서 송순, 임억령, 김인후, 오겸, 기대승 등 당대의 명사들과 시를 읊은 누정문학의 산실이며, 하서 김인후가 읊은 '소쇄원 48영'을 그림과 더불어 해석하고 감상하여 소쇄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엮은 책이다.

소쇄원의 그림과 한시를 실었고, 해설과 감상을 덧붙이며 이해를 위한 어휘해설과 한자까지 친절히 풀어놓았다. 1영부터 48영까지 소쇄원 구석구석 아름다움을 샅샅이 훑어볼 수 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내가 한시 지식도 부족하고 소쇄원의 아름다움을 펼쳐 낼 능력도 없기에 이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이 책의 공저자인 '최한선교수'의 시를 한 편 읊어보는 것이다. 쬐끔 친분이 있어 2006년 4월에 시집 '화사한 고독'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받았는데, 정말 재미있는 전라도 시가 많이 들어 있다. 아래의 시를 전라도 버전으로 읊어본다면, 전라도 맛을 물씬 느끼며 쬐끔은 남도를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고향이고 부모님 얘기일지 모르지만......

 

 

 

 

   
 

남도 허풍         -최 한 선 -

-촌놈 만세

 

나  그래도 고향이 남쪽이요

뭣이라 했소 말이 쫌 껄적지근 하다고라우

금매 내가 저 뭐냐 뿌리사 밸 볼일 없지만서도

그래도 울아부지 엄니가 심지만은

곧아서 나도 씬찮게는 뭣을 안한단 말요

돈이나 몇 푼에 으째불라고 하덜 말더라고

짹 하고 죽어불망정 놈 눈에 눈물은 못빼것고

자석들 볼 낯없는 짓은 안할라고 한디

시상은 맬없이 나를 허풍띄우고 날리네 그려

그래 봤자지만 그래도 얇은 주머니는 미련이사

떨칠 수 없게 만든다네 참 우습제잉 안 그런가

자네 내 맘 알겄는가 배는 쫴끔 고프고 뭐 빛은

안 나지만 우리 조부니 한마니는

약무호남 시무국가 후손 아니던가봬

참새가 죽을 때는 짹하고 죽는다는디

그래 좀 씬찮아도 봐주제 지 묵고 산다는디

으쩌것는가잉 나 오늘 밤 잠이 참 잘 올것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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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2-08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 잘 지내셨어요?
오래간만에 듣는 남도 말이네요. 전라도 사람이 아니면 '씬찮다'는 말이 주는 그 느낌을 이해 못할 걸요. ^^
(전주에서는 '씬찮다'까지는 아니고, '션찮다'라고들 하지요~)

순오기 2008-02-08 12:15   좋아요 0 | URL
전주가 고향이세요? 제 고향 충청도랑 전북은 말이 많이 비슷하지요.
우리 고향에서도 '션찮다'라고 했어요. ^^
떡국은 한 그릇 다 드셨나요? 호호~ 난 반그릇만 먹고 나이도 반살 먹고 싶었어요.

웽스북스 2008-02-0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전라도 사람 아니지만 씬찮다, 보고 무슨 말인지 어감으로 알아챘는걸요 ㅎㅎ
소쇄원 정말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인데, 순오기님 염장질쟁이 흥! 입니다 ㅋㅋ

순오기 2008-02-08 13:44   좋아요 0 | URL
똑똑한 웬디양님! ㅎㅎ 광주이벤트에서 소쇄원은 반드시, 꼭 들려볼 곳이니까 날짜만 잘 맞춰보자고요!

마노아 2008-02-0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이벤트 전초전이에요. 올려준 시는 잘 못 알아듣겠는 말들이 있지만 그 리듬감은 알 것 같아요. 율동이 나오는 전라도시입니다. ^^

순오기 2008-02-09 04:35   좋아요 0 | URL
전라도 말, 다 알아듣기 어렵죠.^^
 

오늘 우체국에 다녀왔다는 혜경님을 위해, '불과 얼음의 콘서트'에 실린 '우울한 샹송'을 올린다. 같은 시가 예전에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제목으로 나왔는데 검색해보니 절판이다. 이수익 시인의 최근 시집으론 '꽃나무 아래의 키스'가 뜬다.

어제 받은 테트리스 강도가 너무 쎄서 기분도 꿀꿀하니, 퍼머하고 영화 보고 심야에 귀가했다. 나돌다가 집으로 들어오며 하는 말, '역시 내집이 최고야!' ^^

   
 

우울한 샹송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 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
하면,
그때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중학교 2학년 때 충청도 산골에서 인천으로 전학 온 순오기에게, 하트를 그려 보냈던 악동들의 편지를 동창 동아리방에 공개한 적이 있었다. 물론 이니셜 P군의 편지 K군의 편지 하면서...... 그 때 태평양 건너 사는 동창이 불현듯 손으로 편지를 쓰고 싶다며 여행지마다 엽서를 보내왔다. 시드니와 알마티 밸리던가 데스 밸리던가~ 하여간 10년 후에나 공개하라며 세 장을 보냈는데, 내 그런 괴발개발은 처음이다. 몇 자 밖에 안되지만 스캔받아 공개해도 알아 볼 사람은 본인 밖에 없을거다. ㅎㅎㅎ

내 보물창고엔 초,중,고 친구들과 나눈 편지가 담겨 있다. 지금 보면 틀린 글씨도 많고 웃기는 내용이지만, 추억이 묻어나는 편지는 볼때마다 나를 그 시절로 실어 나른다. 백 튜더 퓨쳐~~~~~ ^^   우울한 샹송을 읊으며, 편지를 끄적여 우체국에 부치러 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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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2-05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들려주시는 줄 알았어요^^ 아흑, 카드 보내려고 우체국 가려고 결심했는데, 어차피 구정 연휴 전에 도착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또 다시 미뤄졌습니다..;;;;;
담주에 부지런을 떨어보겠다고 결심했어요. 순오기님 테트리스 떨궈내셔요(>_<)

순오기 2008-02-05 18:28   좋아요 0 | URL
흐흐~ 불혹이 지난 세대는 '우울한 샹송'하면 이수익 시를 떠올릴걸요.^^
테트리스는 어제 떨궈내고 들어왔죠~~그래서 또 내 집이 좋은 것이죠.^^
마노아님은 설날에 세뱃돈을 주는 쪽이려나 받는 쪽이려나? ㅎㅎ

마노아 2008-02-05 12:28   좋아요 0 | URL
어릴 때도 주는 사람 없었는데, 이젠 오로지 제가 주는 쪽이 되어버렸어요. 윽...생각해 보니 왕 억울...ㅜ.ㅜ

순오기 2008-02-05 18:50   좋아요 0 | URL
ㅎㅎ 친척들이 많아야 세뱃돈도 많이 받는데...^^
조카들한테 세뱃돈 주고, 형부한테 복돈 주라고 하세요~~~^^

bookJourney 2008-02-05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죠? 시를 읽었는데 정말 샹송을 돋고 있는 기분이 드니 말이에요. 역시 시인의 힘이란 .... ^^
테트리스 떨쳐내시고 힘 내세요 !!

순오기 2008-02-05 10:56   좋아요 0 | URL
호호~ 님의 댓글 읽고 나도 소리내어 읽었어요. 샹송처럼 들리는가 하고...^^
테트리스 떨쳤어요. 설 잘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무스탕 2008-02-0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래 들려주시나 했어요 ^^;;
문득 조용필 노래 가사중 '베고니아 화분이 놓이 우체국 계단..' 하는 부분이 생각나네요.

순오기 2008-02-05 11:00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노래 옮겨오는 건 할 줄 몰라요~~ㅠㅠ
아~ 난, 조용필 매니아인데..... 저 가사가 나오는 노래가 뭔지 모르겠네요.^^
설 쇠러 먼데로 가시나요? 가가우면 그것도 한 부조하는데... 저는 광주에서 목포로 간답니다. 님도 명절 잘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시와요!

깐따삐야 2008-02-0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시 좋아해요.^^

순오기 2008-02-05 10:59   좋아요 0 | URL
물론 님이 좋아하시니 제게도 보내주셨으리라 생각해요.^^
설날 맛난 거 많이 드시고, 떡국은 딱 한 그릇만 드세요! ㅎㅎㅎ

프레이야 2008-02-05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어요. (박박 우겨야쥐~)
그러고보니 우체국이 들어가는 노랫말도 좀 있네요. 윤도현의 '가을우체국'이
생각나요. 목포 잘 다녀오세요.~~

순오기 2008-02-06 05:31   좋아요 0 | URL
우체국~~~ 광주엔 '우다방'으로 불리는 전설의 우체국이 있답니다.
아마도 사랑을 잃어버렸다가 찾은 이들도 많으리라 짐작되죠.^^
윤도현 '가을 우체국'도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