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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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런 소설이 좋은 소설일까? 책을 완독하고 생각을 거듭하며 곱씹어 봤지만 결론은 하나다. 작가를 가리고 블라인드로 독자의 반응을 물으면, 단번에 매우 안 좋은 소설이라는 평을 들을 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체로 코맥 매카시 소설은 읽을수록 당황스럽다. 치명적인 문장 때문에 끝까지 읽을 수는 있지만, 다 읽고 나면 도무지 주제의식을 찾을 수 없다. 항상 물음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서 말하는 바가 뭘까?


매카시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 출발은 <로드>였다. 그래도 로드는 가독성 하나는 끝내줬다.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도 좋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역시 물음표는 없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을 희석시키는 뭔가가 컸다.


'그 뭔가'는 콕 집어서 표현할 수 없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작가가 캐릭터를 통해 구축하는 분위기랄 수 있다. 뭔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심리적 긴장감과 공포감을 조장하는 사건은 시적인 문장과 만나 매카시 만의 아우라를 만들어 낸다. 매카시가 만들어내는 묘사는 소설이 구축할 수 있는 미학의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다. 아니 하나가 더 있긴 하다. 그가 창조해 내는 캐릭터. 코맥 매카시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범죄성을 부여하는 데 따라올 작가가 없다. 매우 사악한 주인공들을 매우 덤덤하게 잘도 그린다.


그래서 독자는 작품을 읽어가면서 미궁에 빠져들지만 강력한 캐릭터와 그 치명적인 문장들로 인해 끝까지 읽게된다. 이 작가가 인물과 사건들을 통해 무얼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지만, 읽고 나서 아우라 있는 작품을 만났다는 착각을 일으키곤 한다.


물론 내 얘기다. <로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카운슬러> 등을 보고 코맥 매카시를 계속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고자 든 책이 <신의 아이>다. <카운슬러>가 꽤 좋았기에 이 작품 역시 괜찮으면 나머지 주저 3권을 모조리 읽을 계획이었다.


헌데, 책을 덮고 나니 매카시는 더 이상 관심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내가 읽었던 매카시 작품 모두 딱 부러진 작가의 주제의식이 없었다. 매카시는 작품에서 범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걸로 끝이다.


평론가들은 성경적 상징을 들먹이며 매카시의 작품들을 찬양하기 바쁜데, 매카시라는 작가를 제거하고 작품만 판단한다면 결코 좋은 평가를 못 얻을 거라 확신한다. 블라인드 평가를 내린다면 작가적 후광효과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작품을 읽고 남는 건, 캐릭터와 치명적인 문장밖에 없다. 좋은 소설 작품은 일단 재미있는 이야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확고한 주제의식, 더군다나 그것이 '인간의 가치'를 드러낸다면 명작이라 칭할만하다.


물론 전통적인 소설기법을 파괴하고, '아, 소설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하는 작품도 있다. 대표적인 작가가 파스칼 키냐르와 조르주 페렉 정도. 꽤 매력적인 작가들이다. 전형적인 소설기법을 탈피했다고 하더라도 주제의식의 선명하거나 이야기가 신선하면 그게 바로 멋진 작품이다.


그런데 <신의 아이>는 살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레스터 밸러드이다. 27세의 부랑아. 그가 하는 일이란 숲속을 배회하면서 음식을 훔치고 라이플 총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게 전부다. 


여자를 죽여 시간을 하고, 아무 이유없이 사람에게 총을 쏘아 죽인다. 진짜 아무 이유가 없다. 그리고 사체들을 인적없는 산의 동굴에 고히 모셔둔다. 살인의 흔적과 의심의 흔적을 을 싹 없애버린다. 거짓말도 천연덕스럽게 잘도한다.


시골의 한적한 마을에 살면서 그가 살인행위를 저지르는 동기와 정당성은 없다. 결코 없다. 처음 시작할 때 그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나는 밸러드가 그들에게 땅의 이름으로 복수를 하는 내용을 상상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내용이 전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레스터 밸러드의 기이한 성격과 범죄 행위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밸러드의 범죄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뭘까? 원죄의식? 자본주의에 대한 폭력적 항거? 미국 사회의 만연된 범죄행위? 무얼갖다 붙여도 납득할 수 있는 주제의식은 없다.


도대체 작가는 왜 이런 작품을 썼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답은 오로지 하나다. 그냥 캐릭터 습작하기. 이 소설은 매카시의 3번째 장편소설이란다. 40세에 발표된 작품.  그래서 그런지 <로드>보다 문장의 아우라가 떨어진다.


뭐, 주제의식이 박약해도 이야기만 좋으면 읽는 맛이라도 난다. 헌데 이야기는 없고 캐릭터만 있으며, 개연성 없는 시간(시체와 성교), 살인, 절도로 점철되는 사건들이 그냥 나열되는 수준이라면 좋은 소설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소설의 주된 목적이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이라면 <신의 아이>는 완벽히 실패한 작품이다. 벨러드가 '신의 아이'로서 우리와 같은 부류라는 개소리는 하지 말자. 밸러드를 통해 교훈을 줄 수 있는 주제의식은 단언컨대 없다.


한 마디로 이 소설을 총평하자. 캐릭터만 부각된 작품은 이야기와 감동을 압살한다!



[덧]

1. 이 작품의 역자는 정영목이다. 꽤 많은 영문학을 우리말로 번역한 사람인데, 이 소설을 읽으면 이 사람이 진짜 통번역 대학원에서 번역을 가르치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심하게 든다. 읽다가 페이지를 다시 읽는 우를 매번 겪게 되는데, 이게 독자가 멍청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역자가 그렇게 읽을 수밖에 없게 번역을 했기 때문이다. 아주 단적인 예를 적시해 둔다.


그날 밤 내내 그는 소유물을 날랐고 밤새도록 비가 내렸다. 그가 산패하고 곰팡이가 핀 마지막 시체를 구덩이 벽을 통해 끄려 내렸을 때는 동쪽에서 울고 있는 하늘의 옅은 회색 띠에 날빛이 이미 구멍을 냈다.  (p192)


동쪽에서 울고 있는 게 하늘인가 회색 띠인가? 문장이 길어지고 수식어가 덕지덕지 붙을수록 문장의 애매성은 높아진다. 시체를 형용하는 '산패하고 곰팡이간 핀'은 애교수준이다. 물론 코맥 매카시의 문장이 악명높기로 소문났고, 길게 쓰는 그의 문장 때문에 우리말로 옮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님을 알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이런 문장들을 문학에서 보는 건 창피한 일이다.


2. 정영목은 이 소설에서 아주 희귀한 단어를 골라서 잘도 번역했다. 도무지 일상에서 그리고 문어에서 전혀 쓰지 않는 단어들을 아주 잘도 찾아 번역했는데, 이런 단어 역시 가독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위에서도 '산패'가 그런단어다. 헌데 이 책에는 아주 어려운 단어들이 지뢰처럼 흩어져 있다.


3. 코맥 매카시가 미국 현대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임은 틀림없다. 그의 국경3부작을 읽지도 않은 채 주제의식이 없다, 안 좋은 소설이다..라는 개인적 감상을 떠벌리는 것이 같잖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전에 읽었던 <나는 고백한다>와 같은 소설과 비교하면 소설이 갖추어야 할 미덕이 상대적으로 너무 부족해 보인다. 물론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 있고, 소설이 꼭 주제의식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반감을 갖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거기에 동의하지만, 이 작품에서 작가가 밸러드를 통해 말하고 싶어 하는 바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여 매우 실망했다. 요즘 읽은 작품들이 재미면에서 그리고 그걸 주제로 드러내는 방식에서 매우 탁월했기에 <신의 아이>의 단점(주제를 구현하는 방식과 재미)이 더 도드라졌다. 물론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읽을 사람들은 뭐 개의치 않겠지. 이런 리뷰는 개소리라고 욕하고 열심히 매카시의 작품을 읽으시면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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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3-01-02 2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가의 작품을 하나도 읽은 적이 없는데, 영화는 두 편이나 봤네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아마 3번 정도 본 영화이고,
[카운슬러]는 오래전에 보긴 했는데 지금은 내용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네요.
소설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이 책 말고 영화로 봤던 저 두 개를 나중에 구해봐야겠어요.

번역의 문제는 정말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아쉬움이 남죠.
제 주위에 번역자가 많아서 더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편집했던 번역서의 번역자는 정말 너무 엉망인 초고로 저를 질리게 만들었구요.
그 책은 제가 다시 원서를 찾아보면서 글을 새로 쓰느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도 했어요.

yamoo 2023-01-04 07:14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를 두 편 보고 원작을 찾아 읽은 다음 국경3부작을 읽기 전에 이 작품을 읽어 보게 됐습니다. 그의 첫 희곡작품인 <카운슬러>가 꽤 만족스러웠기에 <신의 아이>를 보고 더 볼지 말지를 결정하고자 든 책이었습니다. 이 작가의 박약한 주제의식 때문에 읽고 나서 불만스러운 부분이 좀 있는지라 그것이 뭔지 확실히 알아야 겠기에...

물론 소설에서 주제의식을 꼭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부류가 있지만, 저는 그런 소설이 좋은 건지는 잘 몰르겠습니다. 뭐든지 작가가 작품으로부터 전달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기에 작품에 주제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거로 생각되어 읽을 가치를 못느낍니다. 특히 소설은 더 그래요. 근데 매카시의 작품들은 다 괜찮은데, 작가가 작품들을 통해 뭘 말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인물의 기행과 범죄사실을 계속 나열만하는 게 좋은 소설인지 심각히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결론은 아니라는 거고요...그래서 내 소설 성향이 어떤지 확실히 알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ㅎㅎ

stella.K 2023-01-03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악마적인 소설은 못 읽을 것 같네요.
이제 똑똑한 독자들은 많아져서 누가 좋은 번역잔지 아닌지
다 압니다. 자꾸 야무님처럼 집요하게 지적해야 번역자들도 정신 차리고
번역을 잘 해 주겠죠. 자기네들도 옛날에 번역한 책 못 봐주겠다고
죽겠다고 난리칠텐데. 어따대고 독자더러 읽으라는 소린지. ㅉ

yamoo 2023-01-04 07:17   좋아요 1 | URL
악마적인 소설이라...뭐, 그렇게 악마적인 내용은 많이 없어요. 매카시는 죽이는 장면을 디테일하게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인물의 악행이 동기 없이 나열되는 이유를 찾지 못해 불만인 거구요..ㅎ

전체적인 번역은 슥슥 읽을 수 없는 정도 입니다. 매우 생소한 단어들을 번역어로 택해서 이 단어가 뭘 뜻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읽기를 방해할 정도에요. 분명히 더 쉬운 명사로 대체해도 될텐데...

영화로 작품화된 두 작품 정도 읽어보시고 판단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물감 2023-01-10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드 하나 읽었지만 저도 잘 모르겠는 작가입니다. 로드도 별 두갠가 줬을거에요. 왜들 그리 난리인건지 이해는 안가요...

yamoo 2023-01-11 12:00   좋아요 1 | URL
<로드>는 그나마 <신의 아이>보단 나아요. 치명적인 문장들로 인해 가독성은 꽤 좋아요. 근데, 읽고 나면 주제가 뭔지 몰겠어요. 그냥 끊임없이 길을 걷다 사건을 만나는 게 다에요...저도 왜 세익스피어와 견주는 지 도통 몰겠습니다!ㅎㅎ

2023-10-2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핏빛 자오선> 추천드립니다. 저는 정말정말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올 해 집중적으로 구매한 분야가 미술에 관계된 책이다. 보통 미술에 관련된 책은 미술관이나 서양미술에 관계된 책을 구매해 온 편이지만, 올 해 들어서는 그럴 수 없었다. 주 타켓이 명확했기 때문.


그건 바로 그림을 사야했기에, 그림 시장과 한국 작가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구매했고, 구매하는 족족 모조리 읽어왔다.


작년부터 조금씩 한국 유명 작가론에 대한 책은 수집해 왔는데, 올 해들어서는 그냥 사는 족족 읽어야 했다. 월급 내에서 그림을 사야하는데, 그러러면 국내 작가외에는 답이 없어서다. (누구나 아는 그림은 가격이 어마무시하다.)


그림 시장과 한국 작가론에 대한 책을 사면서 느낀 게, 미술 분야는 몇 가지로 세분된다는 거였다. 가장 보편적인 책들이 서양미술사 해설서 또는 서양 명작 해설서(유명 작가론)다. 


그 다음이 미술관에 관한 책들. 동양화나 한국화 그림 해설서는 그리 많지 않고(물론 출간되고 있지만) 대신 한국 작가론에 대한 책들은 근래 꽤 출간되고 있는 듯하다. 특히 현대 작가론에 대한 책들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이런 책도 나왔었구나 하고.














이 외에도 더 많이 구매했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책은 <역사의 들길에서 내가 만난 화가들>이다. 상하 두권으로 오래 전에 출간됐는데, 작가론을 다룬 책 중에서 가장 평이하고, 한 작가의 생애를 그림에 잘 녹여내어 화가의 가치를 단박에 알 수 있는 내용이라 좋았다.


이들이 꼽은 작가들을 보면 한국에 실력있는 화가들이 이렇게도 많은지 놀라게 된다. 전혀 몰랐던 작가가 너무 많았고, 책에서 논하지 않지만 빼어난 작품을 계속 내는 작가들도 매우 많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예상 외로 정말 많다!) 


특히 외국에서 유명한 한국 화가들이 많은데, 이들은 전혀 평론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여 사뭇 아쉬운 경우가 많다. 고재권 화백과 차일만 화백의 경우가 그런 경우인데, 그림이 매우 빼어날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매우 인기가 높은 작가들인데 작가론을 다룬 책에 전혀 없다. 이런 화가가 한 두 명이 아닐듯..


어쨌거나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실력 있는 화가들이 500명은 훌쩍 넘는 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고 있다. 그림을 컬렉션하기로 결심하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작가들. 이우환, 박서보, 천경자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작가론 뿐만도 아니다. 내 올해 목표가 그림 컬렉션이었기에 그림 시장과 아트 테크에 관련된 책은 거의 모조리 구매한 듯하다. 요새 아트 테크라고 해서 이 분야의 책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이 정도가 아트 테크에 관련된 책들인데, 공통점은 초보자의 그림투자에 관한 조언을 주 내용으로 한다. 여기서 <월급쟁이 컬렉터가 되다>만 일본인이 쓴 책인데, 내용이 비슷하여 여기에 포함시켰다.


이 분야의 시초는 아마도 이규헌의 <아트 쇼핑>일 거라 생각한다. 그림 쇼핑에 대한 가장 대중적인 책의 시발점일 듯해서다. 그 전에는 이런 책이 거의 없었다. 그림 애호가들의 그림 구매기가 간혹 출간된 정도.


어쨌거나 이 책은 현재 나온 아트 테크에 관련된 책들이 참조했을 책인데, 현재 나온 책들이 개괄적인 내용이  이 책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조금 디테일한 면이 떨어진다.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는 면도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이 리스트들 중세서 <우리는 겟돈으로 그림을 산다>는 좀 색다른 책이데, 회장단의 그림 구매 후기와 비슷한 책이라 그렇다. 초보의 그림 투자와는 거리가 멀어서(물론 회장단은 자기들이 초보라고 말한다!) 제외하려다가 그림에 대한 구매라 포함했다. 이들 중에서 아트 테크를 마케팅 차원으로 높인게 <월10만원 그림 투자 재테크>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첨엔 혹했는데, 책을 읽고 그림을 사고 미술 투자의 실체를 알면서 이 책이 허상이란 걸 깨닫게 됐다. 특히 이 책에서는 미술품 대여 투자를 적극 추천하고 있는데, 이는 그림에 대해 무지함을 드러내는 표장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사탕발림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구매하면서 이 분야에 포함 안 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림 시장에서 절대 간과하면 안되는 책들이 그림 애호가가 낸 책들이다. 보면 매우 유익하다. 그림 초보가 하지 말아야할 실수와 그림을 보는 눈을 어느 정도 기를 수 있는 꽤 괜찮은 책이다.









이 외에도 몇 권이 더 있는데, 이미지가 뜨지 않는 책이라 제외했다. 이 책들은 말 그대로 애호가들이 그림을 컬렉션하면서 느끼는 감상과 시장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인데, 이 책들이 중요한 이유는 그림 시장과 재테크 그리고 작가론의 오묘한 경계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책은 이충길의 <그림 애호가로 가는 길>. 이 책은 그림 애호가로 입문하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다.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건 덤. 나도 이 책으로 컬렉터의 길로 들어섰다. 이 외에도 1세대 애호가로 그림을 모으며 한국 미술시장을 비판한 분도 있는데, 이미지가 뜨지 않아 생략했다.


그림 애호가들은 절대 되팔기위해서만 그림을 구매하지 않는다. 자기가 보고 만족해야 그림을 구매한다. 그리고 구매한 그림에 대해서는 장시간 감상하고 작가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급전이 필요하면 되파는데, 그때 환금성이 높은 결과로 나타나 결국 아트 테크로도 귀결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술 시장에 대한 책이다. 대체로 시장을 분석하는 책들인데, 분석력이 좀 떨어지고 미술 시장에 대한 동향 보고로 보는 게 좋을 듯.














가장 잘 된 책은 <미술시장 뒤집어 보기>. 이 책은 철저히 미술 소비자의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전부 공급자나 갤러리 아니면 미술 공급적 측면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있는데, 이 책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어 그 장점이 뚜렷하다. 


이 외에도 미술에 관련된 여러 책을 구입했는데, 분류하기 애매해서 마지막에 덧붙인다. 여기 리스트에 올린 책의 두 배 이상을 다른 곳에서 구입했는데, 알라딘에서 구입하지 않아 생략했다.

































마지막 리스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오래 전에 출간된 박파랑의 <어떤 그림 좋아하세요>. 큐레이터로서 한국 미술을 비판한 책인데, 한국 미술판이 어떤지 몸으로 체험하면서 써내려간 '촤중우돌 큐레이터 되기'쯤 된다. 이 책이 내게 각인 된 건 큐레이터의 실상이고, 우리 미술계의 열악함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여기에 있는 리스트 거의 다를 읽었다. 이를 읽고 그림을 구매하고 그림을 그리게 됐지만, 우리 미술시장은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미술에서는 후진국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5세대마다 그림 한 점 구매한다는 통계는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그림 가격을 책정하고 유통하는 것도 매우 불투명하다. 아트테크라고 해서 그림을 사라고만 종용하지 그림을 산 다음 환금성에 대한 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투자라면 반드시 환금성이 논의되야 하는데 미술시장만은 예외인듯하다. 


아, 물론 유명화가의 유명 그림은 다르지만, 평범한 사람이 큰 맘먹고 천 만원 대의 그림을 산다고 해도 그 그림 투자에 대한 환금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우니 말해서 뭘할까. 이 모든 책을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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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31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님 진정한 그림의 대가 이시군요~! 전 그림을 전혀 모르지만 yamoo님 덕분에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2023년을 맞으시길 바라겠습니다~!!

yamoo 2023-01-01 17:43   좋아요 2 | URL
음...진정한 그림의 대거라는 말씀은 가당치 않아요.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초보 컬렉터일 뿐이애요. 제가 그림에 대해 조금 도움을 드릴 수 있어 기쁠따릅입니다!^^

새파랑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그레이스 2022-12-31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저장해야겠네요^^

yamoo 2023-01-01 17:44   좋아요 1 | URL
저장해야할 페이퍼는 아닌 거 같지만....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받으셔요, 그레이스 님~^^

stella.K 2022-12-31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내년에도 좋은 활동 부탁합니다.^^

yamoo 2023-01-01 17:47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제 서재에 댓글로 피드백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 글에 항상 응원해 주셔서 고맙고요!!
내년에도 다 부탁드려요~~^^

페크pek0501 2023-01-10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의 들길에서 내가 만난 화가들>, 저도 오래전 좋게 읽었어요. 이런 책도 읽을 만하군, 하고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땐 왜 그랬는지 미술에 관한 책을 많이 사서 봤어요. 어떤 필요에 의해 사서 봤나 봅니다. <미술시장 뒤집어 보기>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예술을 알아가는 것은 언제나 관심이 갑니다.

yamoo 2023-01-11 12:02   좋아요 0 | URL
<역들만화>...정말 좋죠. 비슷한 작가 소개한 책들 중에서 가장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특히 여기 수록된 화가들은 내가 몰루는 화가들이 많았는데, 그 분들이 매우매우 한국화단에서 중요한 화가들이었는데, 전 전혀 몰루고 있다는 것에 경악을 했습니다.

미술시장 뒤집어 보기...이거 정말 흥미로운 책이에요~ㅎㅎ
 

원래 이런 거 안하려고 했는데, 알라딘 서재에 다시 복귀해서 여러 알라디너 글들을 보니, 갑자기 나도 좀 해야겠다는 당위성이 발동했다. 


문제는 알라딘에 글을 쓰려면 컴터(노트북)를 켜야하는데, 책상위를 다 치워야한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거실에 있는 노트북을 사용하자니 역시 코드 빼서 연결하고 세팅하는 거 귀찮아서 휴대폰이나 다른 곳의 컴터를 이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알라딘에 페이퍼 하나 올리려면 뭔가 굳은 결심을 해야한다.


한 해의 결산 같은 페이퍼는 정리용으로 쓰는 게 좋지만 귀찮다는 이유 하나로 거의 몇 해를 그냥 보낸 거 같다. 심히 아쉽지만 이걸 정리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여하고 컴터를 세팅해야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해야할 거 같다. 


2022는 정말 내게 있어 중요한 한 해여서 그렇다. 그림을 컬렉팅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원년이기에. 그래서 올 한 해 가장 많은 책을 구매한 분야가 미술 분야다. 그것도 한국 미술 작가와 미술 시장에 관련된 책들. 약 50여 권 쯤 되는 듯하다.


그 다음으로 많이 구매한 분야가 인문사회 분야. 전통적으로 내가 가장 많이 구매했던 분야인데 올해 역시 100권을 돌파했다. 참고로 올 해 내 알라딘 기록을 보니 알라딘에서 총 173권을 구매했는데, 작년보다는 확연히 줄었다(작년에는 300권).


예스24나 다른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구매한 책도 많으니 올 해 역시 300권을 가뿐히 넘지 않을까 한다. 책들을 분류하며 쌓아 놓는 것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거 같아 일단 정리하고 내보내야 할듯한데 잘 안된다. 그래서 이런 페이퍼가 필요하다.


올 해의 결산으로 제일 먼저 문학 분야를 정리해 보다. 알라딘에서 내가 문학 작품을 구매하는 기준은 전에 말했다시피 뽈 님(골드문트 님)이시다. 이 분이 재밌다고 한 책은 거의 사 모은다. 물론 나랑 약간 핀트가 어긋나긴 하지만 대체로 읽고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우선 뽈 님의 추천 책 중 구매한 책들.



















여기서 읽은 책은 <타타르인의 사막>과 <나는 고백한다> 두 작품. <바람의 안쪽>은 60여 페이지까지 읽고 휴식 중. 다시 읽어야 한다. 나머지 작품들은 아마도 내년에 읽게 되겠지. 읽었던 두 작품이 워낙 좋아 나머지도 역시나 기대하는 중이다.


그리고 이 외에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눈에 띄어서 업어온 책들도 꽤 된다. 이 책들도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은 <60개의 이야기>와 <신의 아이>인데, 부차티는 역시 단편집도 좋다. 생각이 정말 기발하고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모르지만 읽고 나면 모두 좋다. 한 작품식 야금야금 읽고 있는데, 부차티의 다른 책들도 쟁여놓고 싶은 심정이다.


코맥 매카시와 부코스키의 책들은 눈에 들어오는 족족 컬렉션하는지라, 내게 없는 책이 언제 눈에 띄는지가 문제인데, 우주점 검색하다가 <신의 아이>가 있길래 바로 구매했다. 부코스키 책들은 종종 알라딘 신촌점에 출몰하는데, 내 부코스키 책들은 모두 신촌점에서 구매한 책들이다. 물론 저 부코스키 책들 중 아직 한 권도 읽은 책은 없다. ^^;;


<신의 아이>는 1부 끝나고 2부 읽고 있는 중인데, 1부에 비해 흡있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드디어 사건다운 사건이 시작됐는데, 왜 타이틀이 '신의 아이'인지는 3부까지 읽어봐야 알듯하다. 이 작품은 내가 기대한 것보다는 그리 재미가 없는데, 끝까지 읽어야 가타부타 뭔가를 말할 수 있지않을까 한다.


위에서 봤다시피 리스트의 책을 10권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읽은 올해 최고의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좀 거시기 할 것도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분명히 선정할 수 있다. <타타르인의 사막>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문학 작품 중에서 최고의 장편소설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부차티의 단편 역시 최고의 단편소설집이 될 확률이 아주 높다는 사실! 이로써 문학은 정리 끝이다~ㅎㅎ




[덧]

1. 쓰고 보니 빠진 게 있어 부랴부랴 추가한다. 역시 올해 읽은 책 중에서 탑3에 포함되는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 이건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이 아니라 쓰기 무척 망설였는데, 아무래도 포함하는 게 좋을 듯싶다. 왜냐하면 이 책이 너무도 재밌어 이 작가의 전작을 컬렉션하기로 했기에. 그 시작이 위 리스트의 두 책이다.







2. 이제, 문학이니....미술 분야와 인문 분야는 올해가 가기 전에 끝내야해서 마음이 조금 무겁다. 그래도 귀차니즘을 좀 몰아내고 정리를 기필코 완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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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29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언제부턴가 이런 거 안하고 있습니다.
전 따라쟁이가 아니거든요. ㅎㅎㅎ
그래도 야무님은 하셔도 됩니다.
오랫동안 잘 안 들어오시다 요즘 자주 뵈니 좋아서요.ㅋㅋ

yamoo 2022-12-30 09:29   좋아요 1 | URL
저도 안하다가 계속 같은 책을 사게되고 처분해야할 책을 속아내야 하기에 하면 좋을 거 같아 하게 됐어요..ㅎㅎ

음...그쵸, 제가 게을러서 좀..
좋아해주시니 힘이납니다! 감사합니다, 스텔라님!!^^

scott 2022-12-29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다음편 결산은

미술?
기대 합니다 ^^

yamoo 2022-12-30 09:31   좋아요 0 | URL
네, 미술입니다. ㅎㅎ

기대하시는데 기대에 못미칠까 걱정입니다. 거의가 미술시장과 한국미술 작가들에 관한 것이기에..^^;;
대개의 미술책들이 서양미술 명작 위주여서뤼...^^;;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라는 책이 2021년 알라딘 올해의 책이 될 정도로 핫했던 책이었던가?! 정말 몰랐다. 작가도 몰랐고, 아예 관심도 없었을 책이다.


그런데, 책 표지!! 책 검색하다가 책 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랜트 해프너의 그림이 표지그림을 떡~ 하니 장식하고 있지 않은가!


어떻게 이 작가를 알아 표지 그림으로 하게 됐는지 참의로 의외다. 그랜트 해프너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 작가인데(물론 알 사람에게는 유명한 화가지만!) 말이다.


작년인가, 우연히 추상풍경 작품들을 외국사이트에서 검색하다가 프레드 잉그람스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 화가 중 한명이 됐다. 나만 좋아하는 작가인줄 알았는데...표지그림으로 채택될 정도라니?!


어쨌거나 흥미롭다. 평생 롱아일랜드를 벗어나지 않은 작가가 한국 출판시장의 베스트셀러 책표지를 장식할 정도니~


그랜트 해프너의 그림들을 처음 봤을 때 그 강렬한 색채와 운동성 있는 구도에 정신을 빼앗겼다. 정말 탐이 났고, 소장하고 싶은 그림이었지만, 운송료와 가격에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그림은 정말 작가적 가치가 충분할 정도로 화풍의 정체성이 뚜렷하다.


거의 모두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볼만한 80년대의 풍경을 추상적으로 재현해 내고 있는데, 색감과 운동성을 통해 감상자가 차를 타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한다.


작가는 언제든지 가능하면 아침부터 밤까지의 시간동안 미묘하면서도 기념비적인 변화를 관찰하고 그것을 화폭에 옮겨놓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고도 신념있는 작가인듯하다.


주로 목재 패널에 아크릴, 마커, 연필, 페인트 펜을 사용하여 롱아일랜드의 전깃줄 있는 도로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그랜트의 그림에 빠져보는 것도 감상자로서는 드문 경험일 것.


알라딘 마을에서도 그림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니, 이참에 그랜트 해프너라는 미국 화가의 작품도 많이 감상했으면 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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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28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그림 정말 좋으네요!
특히 첫번째 그림 완전 제 스탈입니다.
오늘도 눈이 호강했습니다. 고맙슴다.^^

yamoo 2022-12-29 09:39   좋아요 1 | URL
그랜트의 그림들은 대체로 환상적이지만 특히나 더 꽂히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보통 크기는 30호~50호 사이인데, 크고 색상 밝고 확트인 느낌이 드는 작품들이 훨씬 더 보기 좋아요. 네, 저도 첫번째 그림 아주 좋아합니다^^

은하수 2022-12-28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그림들 우리집 벽에 다 걸고 싶네요
요즘 왜 이리그림에 욕심이 생기는지..
콜렉터들의 맘을 실감합니다
그림 잘 보고 갑니다^^

yamoo 2022-12-29 09:4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은하수 님!^^
그림 욕심이 드시는군요~ 가끔 보면 저도 아주 욕심이 나는 작품들이 보입니다만 가격들이 전부 ㅎㄷㄷ하죠..ㅎㅎ
근데, 그랜트의 작품들은 천만원 안쪽인데, 배송비도 좀 비싸 그림의 떡이죠..ㅎㅎ

감사합니다~
 

며칠 전 가끔 들르는 매장(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컨셉의 매장)에 방문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가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는 가끔 그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니, 항상 그림은 있다. 꽤 큰 30호 이상 작품도 있긴한데, 훑어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동양화이고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이다. 작은 그림들은 꽤 좋은 그림들이 있지만 너무 작아서(0호~1호 정도) 사기에 거시기하다. 최소한 3호 정도는 되야 거는 맛이 있다. 


결정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던 건, 혹하는 그림이 없어서다. 헌데 며칠 전 매장을 나오려는 찰나 안쪽 벽에 걸린 그림을 보게 됐는데, 한 동안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다. 


지명도 높은 화가들에게서나 보는 추상풍경화였는데, 매우 인상깊은 작품이고, 크기도 20호나 됐다. 단지 유리없는 액자가 좀 걸렸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고,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런 정도의 그림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얼른 가격표를 보니 없는 거다. 


그래서 직원에게 물었다. 얼마냐고. 그랬더니 파는 게 아니란다. 경험 상 이곳에는 팔지 않는 물건은 없는 걸로 알기에 책임자에게 물어보라고 종용했다.


직원이 책임자에게 연락을 하더니, 뭔가를 계속 물어 그림을 찍어 보낸다. 그리고 잠시 후 5만원이란다. 잽싸게 결제하고 대충 포장을 부탁한 후 구매해서 나왔다. 쾌재를 불렀다. 무명작가인들 어떠랴, 내 눈에 이 그림은 정말 훌륭했으니까!


(작가 : Kyung Ya, 캔버스에 유채, 제목 없음, 유리없는 액자, 20호)


작가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뭐, 이런 그림이 한 두개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찾아볼 요량이다. 이 정도 그림을 그린 작가라면 한 두 해 경력은 아닐 것이 확실해 보이니.


집에선는 반응이 별로다. 밝은 그림이 아니라서 그럴 거 같다. 하지만 갤러리나 아트페어에서 이런 류의 약간 어두운 톤의 그림이 어느 정도 가격이 걸린지 본 경험상 이 그림은 예사롭지 않다. 그냥 내가 좋다...ㅎㅎ


사실 5만원은 액자 값도 안나오는 가격이다. 이쯤 되면 거의 횡재나 다름없다. ㅎㅎ


[덧]

요즘 매카시의 <신의 아이>를 읽고 있다. 아직 1/3도 안 읽었는데, 계속 2-3페이지를 읽고 다시 읽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곰곰 생각해보니, 번역이 영~~별로다. 다 읽고 좀 투덜거려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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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26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뭔가 느낌적인 느낌은 있는데 그게 뭔지 좀 애매하긴 하네요.
하지만 왠지 추상화 좋아하시는 야무님은 좋아하실 것 같긴해요.^^

yamoo 2022-12-27 09:17   좋아요 1 | URL
반추상화인데, 구상으로봐도 무방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여준 보통 지인들이 색감이 칙칙해서 별로라고 하는데, 추상화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들은 매우 모던한 느낌에 괜찮다고 합니다..ㅎㅎ

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