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블로크의 유언


“아빠, 도대체 역사란 무엇에 쓰는 것인지 제게 설명해 주세요”라는 친숙하고도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마르크 블로크의 미완성 대작 <역사를 위한 변명>.

 

 

 


 

나는 이 책을 2007년 존 루이스 게디스의 <역사의 풍경>을 구입하면서 읽었더랬다. 토론회 주제 도서였는데, 책 띠지에 ‘마르크 블로크의 <역사를 위한 변명>과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의 뒤를 잇는 최고의 역사학 입문서!’라는 광고 카피.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오래 전에 읽었고, 게디스의 책은 토론 주제 도서이니 당연히 읽을 것이었기에, 블로크의 책만 읽으면 되었다. 그러면, ‘광고 문구’대로 주관주의 역사학자 중요 3인방의 주저들은 모두 읽게 되는 셈이다.


언제 사 두었는지조차 몰랐던 블로크의 책을 꺼내서, 게디스의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읽었더랬다. 번역본이 2권 있었는데, 내가 본 책은 1994년 한길사 판 이다. [다른 한 권은 한길사 숲길 시리즈 중 3번째 권(2001년 판)이다.]


그리고는 잊고 지냈다.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한데 몇 주일 전 <역사와 문화>(문학과 지성, 1983)를 읽다가 ‘마르크 블로크의 유언’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이 유언이 원 저서에 있는지 두 권의 <역사를 위한 변명>을 다시 들춰보게 되었다.


두 판본의 역자는 서로 달랐다. 94년판 역자는 정남기 님 이고, 01년 판 역자는 고봉만 님 이다. 두 분 번역 모두 읽을 만 했고, 수록 내용도 비슷했다. 단지 94년 판에 조르주 뒤비의 ‘책 머리에’가 추가된 것 이외에는 뚜렷한 차이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한길 그레이트북스 판본은 01년판의 재판)


하지만 역시나 <역사와 문화>에 수록되어 있는 블로크의 ‘유언’은 없다. 이 책에만 수록되어 있는 듯하다. 이광주 씨가 편집한 <역사와 문화>는 ‘현대에 있어서의 역사인식’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편집된 이 책의 필자들을 보면, 유명한 역사철학자들이 즐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칼 뢰비트, 마르크 블로크, 베르너 콘체, 요한 호이징가, 베르너 케기, 스튜어트 휴즈 등 석학들의 ‘역사적 인식’을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논문식으로 편집되어 있는데, 저서 중 일부를 발췌하여 편역한 것도 있고, 소논문을 번역한 것도 있다. 한데, 여기서 마르크 블로크의 유언을 만나 본 것이다. <역사를 위한 변명> ‘서론’을 번역한 부분의 부록으로 추가된 내용이다.


원래는 <역사를 위한 변명>에 수록되어야 마땅한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빠진 듯하다. 짧은 글이기에 여기 옮겨 놓는다. <역사와 문화>가 아직 절판되지 않고 알라딘에 재고가 있는 듯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일독하시면 좋을 것 같다. 300페이지가 넘는데 6천원도 안한다.^^



마르크 블로크의 유언


프랑스에서든 혹은 외국에서든 나에게 죽음이 다가왔을 때, 나의 사랑하는 아내나 혹은 그렇지 못할 경우 나의 자식들에게 그들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매장해 줄 것을 부탁한다. 나는 장례식이 다만 하나의 시민다운 것이기를 바란다. 나의 가족들은 내가 다른 어떠한 종류의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때가 왔을 때 나는 친구 한 사람이 시체 안치소나 묘소 옆에서 다음의 말을 읽어 주었으면 한다.


나는 나의 육체 위에서 나의 아버지를 비롯한 나의 많은 조상들이 묻힐 때 읊어졌던 그 운율의 유태교 기도문을 읽으라고 부탁하지 않는다. 나의 한평생을 통하여 나는 언어와 사상에서 완벽한 성실성을 이룩하려고 노력하였다. 허위와 타협은, 어떤 구실이 붙든 간에, 인간 정신의 궁극적인 부패의 표징이라고 나는 주장한다. 이 점에 있어서 나보다 더욱 훌륭하 사람을 따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나는 다음의 간단한 말보다 더 좋은 묘비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 “DILEXIT VERITATEM(나는 진리를 사랑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인간이 스스로에게 진실해야 하는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이 순간에 언제나 받아들이기를 거부해 왔던 신앙에 대한 어떤 정통교설의 그러한 종교양식을 행하도록 부탁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누구나 이러한 개인적 성실성에 대한 진술을, 겁쟁이의 부정과는 가장 관계가 적은 것이라고 잘못 해석할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므로 나는 필요하다면, 죽음에 직면한 이 자리에서, 내가 유태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기꺼이 확언하고자 한다. 나는 이것을 결코 부정하지 않았으며, 또한 그럴 마음조차 없었다. 가장 경악할 야만주의에 휩쓸린 한 세계에 있어서, 가장 높고 고결한 위치에 있는 그리스도교가 그 뒤를 잇고 확대시킨 히브리 예언자들의 관대한 전통은, 생활과 시낭과 전쟁을 가장 훌륭하게 정당화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인종을 기초로 한 생활과 정신의 모든 그럴 듯한 공동체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신앙의 도그마에 대한 한 사람의 국외자로서 나는 생애를 통해, 나 스스로가 무엇보다도 아주 단순하게 한 사람의 프랑스인임을 느꼈다. 이미 오랜 가문의 전통은 나를 나의 조국에 견고하게 결합시켰다. 나는 조국의 정신적 유산과 역사 속에서 자양을 발견했다. 실로 나는 안락함과 자유를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지닌 그 어떤 다른 나라도 생각할 수 없다. 나는 조국을 지극히 사랑했으며 나의 모든 정력을 그것에 바쳤다. 나는 유태인이라는 사실이 이러한 감저들을 방해한다고 전혀 생각지 않았다. 비록 나는 양차대전에 참가하였으나 프랑스를 위하여 죽는 것이 나의 운명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나의 온 성실성을 다 바쳐 선언할 수 있거니와, 나는 이제 내가 살아왔던 것과 같이, 한 사람의 프랑스인으로서 생애를 마친다.


이 말들이 읽혀지고 나면, 그 친구가, 원문을 입수할 수 있다면, 내가 참전 공로로 받은 표창장들을 읽어주기 바란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내용 파악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확고한 의지의 진정성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 드는 유언장이다. 유태인이지만 태생을 부정하지 않고 조국 프랑스인으로 죽을 수 있다는 자부심은 베르그손의 죽음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참으로 애석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더 살았다면 대작을 여럿 썼을 석학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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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 시절까지만해도 돈을 주고 신문을 사야 좋아하는 신문사 주필의 글을 볼 수 있었다. 중앙일보 강위석님의 글 때문에 중앙일보를 열독할 정도였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가 가속화되다 보니 이제는 각 신문사의 대표적인 칼럼들도 공짜로 보는 시대가 됐다.(인터텟시대라고 하던 99년만 하더라도 신문사 칼럼을 무료로 볼 수는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칼럼자 별로 폴더화하여 차곡차곡 파일로 스크랩할 수 있기까지 하다.

 

더군다나 각 신문사 사이트에 접속하면 외부 칼럼 기고자까지 이름순으로 파일링화 돼있어 언제든지 놓친 글들을 찾아 읽을 수가 있다. 와~ 감탄사가 나올만 하다. 이렇게 편리할 수가!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문사 사이트를 서핑하다 보면 참으로 놀라운 걸 발견한다. 우리시대 내로라하는 논객들의 글과 정성들인 기획기사를 무료로 검색해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서핑자에게 공짜다).

 

그런 글들은 돈을 주고 살 정도로 아깝지 않은데 말이다(사실 오프라인 신문이나 잡지는 돈을 주고 구독해야 한다. 하지만 동일한 기사라 하더라도 온라인 기사는 무료다). 한 신문사의 주간지는 명품 기사로 소문이 자자해 논술 교재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모든 기사가 온라인 상에서 무료다!

 

<블로그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책에 보면, 이제는 글로써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한다. 1인 매체 시대를 맞아 전문가 뺨치는 아마추어 글들이 쏟아져 나와 글로써 돈 버는 시대가 갔다는 것이다. 아주 수긍할 만한 말이다. 이 곳 알라딘에서도 이런 현상을 쉽게 목도할 수 있으니.

 

특히 알라딘 서재는 책을 내는 전문 작가들이 꽤 된다. 본래 직업이 교수인 분들과 작가인 분들이 이곳에 블로그를 개설해 글을 올리는 분들도 있고, 이곳에서 좋은 글들을 올려 나중에 책으로 출간하는 분들도 있다. 뭐든, 알라딘 서재에 올라오는 글들은 모두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

 

돈을 주고서라도 꼭 보고 싶은 글들이 이곳 알라딘 서재에는 꽤 넘쳐난다. 그런데 무료이니 정말 아직까지는 횡재라 할만하다. (타 포털처럼 복사방지 기능도 없다!) 이 좋은 시절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아주 좋은 글을 무료로 읽는 즐거움은 이전에 칼럼을 읽는 재미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스마트 폰으로 언제 어디서든지 알라딘에 접속하여 이웃 서재 글을 읽으면서 미친듯이 웃으면서 글을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뿐인가. 어떤 광고문구도 나에게 책을 사라고 유혹하지 못한다. 하지만 알라디너의 리뷰들은 한 순간에 책 구매를 종용하고, 사야할 리스트까지 구성해야 할 정도이다.

 

뭐, 지금까지 많이도 주절거렸지만, 요점은 하나다. 값어치 있는 글들이 온라인 상의 도처에 있다는 것~


얼마전(그치만 좀 됐다) 스티븐 킹이 인터넷으로 소설을 발표하여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소설은 유료였다. 무료인터넷시대에 킹은 인터넷으로 소설을 발표해 일종의 도박을 벌였지만, 상당한 손실을 보았다고 전해진다. 왜냐하면 책을 다운받은 사람들이 비용을 끝내 지불하지 않았다고. (역시 인터넷을 사용자들은 무료에 길들여 있다!)

 

그런데, 한 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어느 문학상 1등 당첨금은 1억원 이었다. 그 1억원 당선작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상작가들은 일순간에 유명해 졌다. 무명작가일수록 이 상의 위력은 상당했다. 인세 수입도 상당할 정로라니. 흠,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히 글을 써서 막대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부인할 수가 없는 듯하다.

 

그래서 <블로그가 세상을 바꾼다>는 전망은 아직까지는 완전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실감한다. 무료로 공개되는 전문가 뺨치는 글들을 볼 때면(아니 어떤 글들은 전문 작가 글을 넘어서는 것도 있다!)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수긍이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쨋거나 좋은 글을 마음껏 무료로 볼 수 있는 특권이 생긴 건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상한 건 여전히 책 값은 점점 높아만 간다.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는 기획 출판물들(지금까지 번역되지 않은 유명 원저)은 이해가 간다. 어떤 번역 책은 번역을 한 분의 노고에 경외감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슘페터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나 움베르토 에코의 저작들) 책 뒤의 가격표에 표시된 금액을 제시할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른바 소설책들이 그리 높은 가격에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걸 보면 참을 수가 없다(소설을 격하시킬 의도는 전혀 없다).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작가의 소설들이 예쁜 책 표지에 싸여 진열대에 꽂혀있다. 가격은 1만원을 가볍게 넘는다.

 

대충 서서 읽어보아도 싸구려 사랑타령 아니면 개인적 얘기 인 걸 알게 된다. 이런 걸 1만원주고 살 사람이 있을까 하고 서점에 물어보면 꽤 잘나간다는 답변이 들려온다.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으며 진부한데도 말이다!

 

대형 서점 문학 코너에 가 보면, 문단에 이름을 건 중견 작가와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작가 그리고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소설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문단에서 검증된 분들의 작품들은 어느 정도 그 가격을 달고 있는 게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신인작가들의 문단 등단을 위한 수상작이 고가에 책정된다는 게 영~ 께름칙하다. 어떻게 그들의 글이 기라성 같은 분들의 글과 동등한 가격에 책정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김애란의 작과 윤흥길의 작이 똑같은 가격을 달고 있다!) 잘 모르는 신인 작가들의 소설을 도서관에서 대여하여 몇 번 읽어봤는데, 영~ 신통치 않다. 젊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참신성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런 작가들이 쓴 300여 페이지 안쪽의 글이 과연 1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검증해 보고 싶어진다.(그런데 누가 검증하지?) 우리시대 기라성 같은 논객들과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게 하는 글, 그리고 통념을 깨뜨리는 촌철살인 같은 글은 무료인데, 왜 그저그런(?) 작가의 글은 무료가 아닐까? 분량 차이인가? 문학성 차이인가? 모르겠다.

 

분명한건 이' 글의 세계'에서 만큼은 경제학 법칙인 ‘가격의 법칙’과 ‘수요의 법칙’이 전혀 통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동일하지 않은 품질의 ‘소설 상품’이 동일한 가격에 팔리며, 세상을 비판하고 진단하는 뛰어난 글이 무료로 통용될 수 있단 말인가.


이 시대에 글의 값은 과연 정당하게 책정되는 것일까?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수많은 경제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던데, 왜 글의 시장만은 예외일까. 문학이라서?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소설이라서?

 

그렇다면 가격을 달고 다른 상품과 똑같이 바코드가 달려 팔려나가는 이유는 뭐지? 이 시대에 문학도 분명한 상품이다. 그런데, 바로 그 상품 가격이 시장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 수요가 몰리는 책은 가격이 오르지도 않고 수요가 없는 책이 가격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경쟁력 없는 책은 일찍 절판되는 정도??) 가치의 경중도 없이 동일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이라는 한쪽에서는 좋은 글들이 무료로 퍼져가고 있다. 이 어찌 기막힌 역설이 아닐까.


내가 지금 끄적거리고 있는 이 글도 얼마나 하찮은지 모르겠다. '단상들'이라 글에 철판을 깔고 쓸 수 있어 다행이다.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이, 신인 작가 소설들이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보다 더 비싼 값에 책정 돼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울화가 치밀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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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3-09-2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슘페터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는 최근에 '빛나는 여러 훈장들까지 모조리 반납한' 어느 전직 대톨령이 '서슬 퍼렇게' 굴던 시절에 (삼성출판사 판으로) 읽었었는데, 그 때 정말 '이런 책도 다 있구나' 싶은 '호된 충격'을 주체하지 못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슘페터의 책들을 모조리 읽어봐야 겠다는 결심으로 '불끈' 했었는데, 그 뒤로 그를 오랫동안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yamoo님 덕분에 가까스로 알게 되는군요.

yamoo 2013-09-25 13:51   좋아요 0 | URL
아마도 고전을 즐겨 읽으시던 오렌님께서는 이미 이 명저를 읽어보셨겠지요. 다만 세월이 흘러 기억에서 잊혀졌을 뿐. 근데, 그 생각을 끄집어 내게 핸 준게 제 글이 됐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슘페터의 주저인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학부 2학년때 친구와 같이 원서로 읽어나간적이 있습니다. 헌데, 문장들이 너무 난삽하고 어려워서 중간까지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문장 하나가 막 10줄 이상....저도 삼성출판사본으로 읽었는데, 역자였던 이상구 박사님이 그렇게도 존경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분이 번역해서 새로운 번역본이 나왔는데, 전 엔날판에 더 애정이 있습니다.
그의 주저가 좀 늦게 번역되어 나온 지라 <경제발전의 이론>은 2011년에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번역이 그리 좋지 않더군요. 어쨋든, 제글에서 슘페터의 옛 흔적을 찾으셨다니, 정말 다행이어요^^

2013-09-25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5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3-09-2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수많은 경제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던데, 왜 글의 시장만은 예외일까."
- 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이 생각을 해 보지 못했어요.ㅋ

그런데 만약 이런 식으로 책값이 매겨진다면 책을 내는 사람이 많이 떨리겠네요.
그래서 자신 있는 사람들만이 책을 내게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게 좋은 현상이 될지, 나쁜 현상이 될지 모르겠네요.
자신감과 역량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어서 말이죠.

yamoo 2013-09-25 13:57   좋아요 0 | URL
저두 잘 몰라요~ㅎㅎ 그게 좋은 현상이 될지 나쁜 현상이 될지..
베르그손은 항상 자신있는 책만 출판했다해요.

단지, 저는 요즘 젊은 한국 작가들의 소설에 실망하여 이런 투덜거림을 해봅니다.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보다 더 비싼 한국 소설들의 가격은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는 듯한데, 그 문제가 뭔지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어요. 책가격과 글 가격에 대한 어떤교통정리가 필요할듯 하다는 생각이 나서요. 근데, 정리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감히 예측을 할 수가 없네요. ^^;;

페크pek0501 2013-09-25 14:05   좋아요 0 | URL
비싼 한국 소설들의 가격은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는 듯한데, - 에 동의합니다.
저도 그런 생각이 든 적 있는지라... ㅋ
 
500일의 썸머 - 아웃케이스 없음
마크 웹 감독, 조셉 고든 레빗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우선, 이렇게 말해 보자. 이 영화는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정말?! 보고 또 보니 그렇다는 결론.

 

영화 초반에 나래이션이 계속 강조한다.  이 영화는 보통의 연애물이 아니라고. 플롯의 구성도 500일의 시간을 앞뒤로 마구 왔다 갔다 해서 정신이 없었다. '보통의 연애물'이 아니라는 나래이션은 영화에 집중하기 위한 어떤 장치쯤으로 생각했다. '좀 색다른데'...라는 생각을 갖고 러닝타임의 90%를 본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주인공 톰은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고 그런 여자가 나타날 거라 굳게 믿는 소심남이다. 반면 남주와 500일을 보내는 썸머는 쿨걸이다. 진정한 사랑은 없고 가벼운 만남만이 남여관계의 전부라 믿는다. 이들이 만나 사랑을 하는 500일의 연애 이야기...라고, 나는 확신하면서 보았다.

 

플롯 구성이 참신해도, 뭐....이건 100% 일반 로맨스 물이라 생각했다. 플레이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쯤...썸머가 결혼 반지를 끼고 톰과의 추억의 장소(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그 벤치)에 찾아왔다. 그때의 영화 상황까지 본 나는 냉소를 쳤다.

 

"흥! 뭐, 연애물이 아니라고?! 연애물이네, 뭐~

그럼 그렇지....썸머는 톰을 첨부터 가볍게 보았군. 애구, 불쌍한 톰. 썸머한테 어장관리나 당하구~"

 

아...그런데, 둘의 추억을 간직한 그 장소에서 톰이 썸머에게 묻는다. 결혼 계획이 없다는 네가 어떻게 결혼을 하게 됐는지. 그때 썸머는 말한다.

 

"책을 읽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서 책에 대해 물어봤어. 그리고 그 사람이 지금의 내 남편이야.." "지금은 운명을 믿어 톰, 니가 옳았어."

 

나는 썸머의 바로 저 말로부터 영화를 다시 돌려보게 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이 영화가 왜 일반 로맨스물이 아닌지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표면적으로 이 영화는 톰이 썸머에게 어장관리를 당한다고 생각하게 한다. 톰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충분히 그렇게 비쳐진다. 첨부터 가벼운 만남을 선호하는 썸머에게 톰은 그녀가 사귀었던 이전의 두 남자들과 별반 다를게 없는 존재로 그려진다. 왜냐하면 썸머는 톰과의 관계가 소원해 질 때, 그녀는 다른 남자와 결혼했으니까.

 

하지만, 썸머가 톰에게 한 마지막 말은 그녀가 톰을 떠날 수밖에 없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해주고 있다.

 

영화를 다시 보니, 그녀가 톰 대신에 자기가 읽고 있는 책에 대해 관심을 보인 남자를 선택한 이유를 알았다. 톰과 썸머의 관계에서 톰은 썸머의 생각과 선택을 한 번도 존중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톰이 썸머를 사랑했던 건 명확하다. 그가 데이트를 하면서 계속 '우리의 관계'를 묻는 건 그녀로부터 연인관계임을 다짐받고 싶어서다. 처음 시작이 가벼운 만남으로 시작됐기에, 톰은 그녀와의 관계를 연인관계로 확실하게 하고 싶었다. 그는 정말로 그녀를 사랑했다.

 

가벼운 만남의 대상으로 톰을 생각했던 썸머는 어느 순간 자신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까지 톰에게 털어놓는 관계로 발전한다. 그녀도 그를 이전에 가볍게 만났던 남자들과는 다른 존재로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한 썸머는 몇 번의 톰과의 말싸움으로 그를 떠날 결심을 한 것 같다. 우선 첫번째 상황. 어떤 바(Bar)에서 한 남성이 썸머에게 치근덕 거리자, 톰은 그녀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그 남성과 싸움박질을 벌인다. 그리고는 썸머와 심하게 다투고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

 

바(bar)사건 직후 톰이 썸머와 싸운 이유는, 썸머가 톰이 격분한 이유의 핵심을 찔렀기 때문이다. 그가 싸운 이유는 썸머를 희롱으로부터 보호하려했던 게 아니라 그 남성이 톰을 무시하는 욕(찌질이)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방어를 위해 벌인 싸움을 썸머로 돌린 것이다.

 

혼자서 상황을 정리해 보면서 썸머를 생각하지만 정작 그는 썸머를 찾아가 자신의 본마음을 밝히지 않는다. 자신이 잘못한 걸 알면서도 썸머를 찾아가 위로해 주지 않는다. 찾아온 건 썸머였고, 그녀가 먼저 사과를 한다. (키스도 그녀가 먼저 한다)

 

두 번째 상황. 초반 둘이 사귀게 되는 접점이 음악이었다. 그래서 레코드 가격에 갔는데, 톰이 가장 좋아하는 밴드가 뭐냐는 질문에 썸머는 링고스타라고 대답한다. 이때 톰의 반응이 걸작이다. 비웃으면서 어떻게 링고스타를 좋아할 수 있냐고 핀잔을 준다. 이 상황은 영화 중반 이후에도 한 번 더 등장한다. 톰은 그녀가 왜 링고스타를 좋아하는 지 묻지 않고 자신의 음악취향대로 그녀의 취향을 보잘것 없는 것이라 일축해 버린다.

 

세 번째 상황. 둘이 영화 구경을 갔다. 무슨 영화인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고 썸머는 울음을 터뜨린다. 영화관을 나와서 톰은 썸머에게 왜 울었느냐고 묻는다. 사실 이런 물음은 처음 미팅에 나온 여자에게 "몇 살이세요?"라고 묻는 수준과 동일하다.

 

다시 돌려보니, 톰은 연애에서 상대편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천연덕스럽게 잘도 하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사람을 '진상'이라 말한다. 하지만 톰의 이런 행동을 처음 영화를 보는 중에 발견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영화는 아주 충실히 톰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에. 영화 주인공 톰에게 감상자가 감정이입 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남성이면 더더욱!) 이 영화의 탁월함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결국 썸머가 (톰과의 권태기에)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묻는 남자에게 홀랑 넘어간 건 결코 작은 사건이 아닌 것이다. 연애의 성공은 다름 아닌 작은 배려심이다. 배려심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존중에서 나온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에게는 좀처럼 나올 수 없는 미덕 중의 하나이다.

 

톰은 자기 식으로 썸머를 사랑했다. 그건 타인을 사랑한 게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여성상을 사랑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녀도 좋아하게끔 강요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자기애의 다른 표현이다.

 

연애는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이다. 그것도 동성이 아니라 이성을! 화성에서 오고 금성에서 왔다는 이 극과 극의 주체들이 만나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이 연애이다. 이의 성공적인 출발점이 바로 타인에 대한 '배려'임을 영화는 빼어나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단순한 연애물이 아니다. 영화 스스로 이를 멋지게 증명했다. 브라보~

 

 

덧.

1. 연애하고 싶어 환장한 남성 싱글들은 짝을 시청하지 말고 이 영화를 돌려보기를 부탁드린다.

2. 연애 초보자는 3번, 4번 돌려보시라 당부드린다.

3. 연애에 계속 실패하는 남성분들, 4번, 5번 돌려보시라.

4. 자신이 이성을 잃을 정도로 여자에게 빠져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역시 반복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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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3-09-0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뿐 아니라 결혼생활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일상적으로 많이 부딪히고 서로 상처받죠.
서로 배려하고 서로를 생각하는 자세가 늘 필요한 것 같아요.

yamoo 2013-09-06 22:48   좋아요 0 | URL
결혼 하고도 계속 싸우는 커플들 많이 봤어요. 연애때보다 더 싸우더라구요~ 감은빛님의 그런 생각을 갖으면 환상적인 결혼 생활이 될듯해요~^^

페크pek0501 2013-09-1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의 덧 글, 참 재밌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연애에서뿐안 아니라 어떤 인간관계에서든 필요한 덕목이죠.
그런데 그거, 쉽지 않아요. 알고는 있으되, 잘 실천할 수 없거든요.
저 역시 남을 배려하는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남을 잘 배려하지 못한다는... ㅋㅋ


yamoo 2013-09-15 16:08   좋아요 0 | URL
자계서인 <배려>만 보아도 인간관계에서 정말 중요한 덕목이에요. 페크님의 말씀마따나 정말 쉽지 않아요. 하지만 남을 존중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의지만 있으면 아주 어렵지만은 않은 거 같습니다. 일종의 훈련이 필요할 뿐이죠. 남녀관계에서도 관계를 지속시키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이 배려라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습니당^^

초원에 부는 바람 2013-10-0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습니다. 별스럽지만 몇 마디 더해 봅니다. 사랑과 연애가 같은 것인가 늘 헷갈려요. 연애는 늘 정치적이지요. 사랑은 1인칭이며 연애는 관계이니, 실상 사랑이나 연애에 타자가 들어설 수 있을까요.

yamoo 2013-10-02 23:20   좋아요 0 | URL
알렝드 보통의 책을 읽다가 제기하신 문제로 인해 격렬한 토론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결론이 안났다는^^;;
 

원두 가격 절반 내렸는데, 커피값 인상?

 

<앵커>

요즘 한 끼 밥값보다 한 잔의 커피 값이 더 비싼 경우가 있습니다. 커피 원두 가격은 크게 떨어졌는데도 한번 올라간 커피 값은 내려올 줄을 모릅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한 식품 대기업 계열의 커피 전문점, 모레(2일)부터 커피값을 올린다는 공고가 나붙었습니다.

아메리카노 4천300원에서 300원 인상, 우유가 들어간 라떼는 5천200원으로, 700원을 올린다는 내용입니다.

고급 원두를 쓰는데다, 4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게 업체측 설명입니다.

이 업체는 SBS 취재가 시작되자, 커피값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곳 뿐이 아닙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유명 커피전문점마다 너나없이 가격을 인상했는데 세 차례나 올린 곳도 있습니다.

문제는 국제 원두가격 인상을 이유로 몇 차례나 커피값을 올렸던 커피점들이 반대로 원두값이 떨어질 때는 꿈쩍도 않는다는 겁니다.

현재 원두커피 원료로 쓰이는 아라비카 품종의 경우 고점이던 재작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값이 내렸습니다.

인스턴트 커피 업계에선 값을 내린 사례가 있지만, 커피 전문점들은 원두 값보다 임대료, 인건비 등의 부담이 더 크다며 가격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어제 sbs뉴스 기사

 

 

우리나라는 소비자 가격을 올릴 때 이상하게 동일한 논리를 사용합니다.

 

커피값 올릴 때..국제 원두가격이 인상하여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

우유값 올릴 때..국제 원유 가격이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

휘발유 값 올릴 때.. 국제 원유가격 상승을 반영하여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택시 값, 버스 값 올릴 때.. 국제 원유가격 인상으로~블라블라

 

가격을 올릴 때는 언제나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 운운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국제 원자재 가격 얘기는 없는 게 된다.

가격을 올릴 때 국제 가격 운운 했으면 국제 가격이 떨어질 때에는 당연히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 합당한 논리다. 그런데 어떻게 된게 소비자 가격은 맨날 오르고 떨어질 기미가 없다.

휘발유 가격이야 국제 원유가에 민감해서 국제 원유가가 내리면 조금이라도 내리는 시늉을 한다.(뭐 올릴 때는 팍~ 올리지만) 그런데, 우유 값이나 커피 값은 가격을 올릴 때 들었던 이유가 가격을 내려야 할 때 전혀 이유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 커피 가격은 국제 원두 가격이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커피전문점 커피 가격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8할 이상이다. 그럼에도 가격 인상 시 국제 원두 가격 운운한다. 가격 올리는 명분이 서기 때문이다. 소위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기에 딱 좋은 이유다.

 

커피 가격 형성에 별 영향도 없는 국제 원두 가격 운운 했다면, 당연히 국제 원두 가격이 떨어지면 가격을 내려야 한다. 아니, 내리는 시늉이라도 해야한다. 그런데 한국의 커피전문점들은 담합이라도 한냥, 국제 원두 시세가 최고 시세의 절반으로 떨어졌을 때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그러니 소비자 원성을 살 수밖에. 그냥 가격 올릴 때,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이라고 솔직히 말해라. 커피 소비자 가격 올릴 때 국제 원두 가격 운운하면 이렇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이에 덧붙여 떠들자면,

이 사태에 대해서, 커피 전문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쌍심지를 켜는 사람들이 있다. 250원짜리 자판기 커피의 20배가 넘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년놈들이라고..

3천원 짜리 라면 먹고 8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면 뭐, 있어보이냐...는 논리.

 

이런 비판은 대부분 여성들을 향하고 있다. 사실 커피전문점 자리를 점령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여성들이기 때문. 약속 때문에 점심 시간 대에 커피전문점을 가보면 정말 10에 8은 여성들이다.

그래서 커피 가격이 5천원 6천원으로 오르면 안사먹어야 하는데 이들 때문에 커피전문점들이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열변을 토하는 한 무리가 있다.

 

뭐, 완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정말 놀이문화가 전무하다.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떠는게 그들에게 일상적으로 제공되는 놀이문화이기에 여성들이 커피전문점 카페에 많은 것이다. 이건 매우 구조적인 사회문제이다. 커피전문점을 메우고 있는 여성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놀이 문화가 전무한 우리 사회의 기형적인 문화를 생각해 봐야 한다.

 

비판은 여성들을 향할 게 아니라 커피전문점으로 향해야 한다. 한국 스타벅스가 계속 성장하는 이면에는 우리사회의 이런 기형적인 놀이문화 부재가 한 몫하고 있다. 그만큼 벌었으면 양심적으로 커피가격을 책정해라. 아메리카노 레귤러 한 잔에 3000원이면 충분하다. 5000원은 사실 범죄 수준이다. 브랜드 이름 가격을 반영해도 3500원을 넘으면 안된다는 거다.

 

이런 폭리를 막으려면 많이 이용하는 여성들이 들고 일어나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여성들은 가격을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이 강한 거 같다. 커피전문점들의 행태를 이렇게만 보구만 있으면 너무나도 울화가 치민다. 커피전문점을 메우고 있는 여성들이여 단결하여 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를!

 

 

덧붙임

최고 수준의 원두가 Kg당 16000원 정도랍니다. 한잔 가격이 160원도 안된다는 건데...커피전문점들이 이 최상의 원두를 사용한다는 보장도 없고...커피가격과 커피에 대해서 잘 알면 그만큼 커피회사들이 어느 정도의 폭리를 취하는지도 알겠지요. 그래서 커피에 관한 책들을 모아 봤습니다. 커피에 대해서 알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몇 권을 읽어 봤는데 꽤 유익했습니다. 커피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너무도 깊이 들어와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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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8-3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 가격이 커피 가격이던가요, 공간과 시간과 서비스의 가격이지요.

yamoo 2013-09-02 11:35   좋아요 0 | URL
그래요. 임대료 때문에 가격을 올린다면야 수긍하지만 원두가격 오르면 올리는 행태가 불합리한 거 같아 쓴 글이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1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는 일종의 스끼다시'입니다. 메인 요리에 딸려서 나오는 음식.
사실 커피샵에 가는 이유는 커피 때문에 아니라 편안한 공간'을 빌리기 위해서입니다.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 공간을 빌리기 위한 장소... 뭐 그쯤 아닐까 싶어요..

yamoo 2013-09-02 11:37   좋아요 0 | URL
그쵸~ 공간...그래서 임대료를 이유로 가격을 올리면 어느정도 수긍하겠지만 원두가격인상하면 올린다는 그 이유는 너무도 뻔뻔한 거 같아서, 뉴스 기사를가져와 봤습니다~ 저두 공간에 대한 가격이 주라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페크pek0501 2013-09-0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뜰한 편이라 커피 3500원 하는 커피 집을 좋아하고
5500원까지 마셔봤지만... 8000원의 커피는 부담스럽군요.
그런데 제가 커피 집을 가게 되는 이유는 커피를 사이에 두고
친구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 때문입니다. 그러니 커피 값이라고 여기기보다
자리 값이라고 여길 때가 많아요. 이를 테면 커피 집의 난방비, 냉방비, 각종 세금이나
인건비에 보탠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ㅋㅋ
그래도 커피 값은 비싼 것 같아용. 내렸으면 좋겠어요.

yamoo 2013-09-02 11:38   좋아요 0 | URL
저두 한 3000원만 했으면 원이 없겠어요...ㅎ 상대적으로 커피전문점 커피값이 쌌던 엔제리너스 커피도 아메리카토가 거의 4천원...제발 내렸으면 해요. 전 커피를 매일 먹거든요~ㅜㅜ
 

1. 오늘 지하철 무인 검색대에서 우연히 뉴스를 넘기다가 내년도 대학입시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수능에서 A/B형이 없어지고,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된다고..

아, 도대체 이 나라 교육부는 뭘하는 집단인지 모르겠다. 교육은 인륜지대사라는데...그 일은 너무도 쉽게 해마다 전 뒤집 홀랑홀랑 뒤집어진다.

수능 문제를 A/B형으로 출제한다는 방침은 어떤 놈 머리에서 나왔는지 정말 궁금하다. 1년만에 없어지는 것이니, 실패한 정책인데...이를 입안한 넘과 결정한 넘은 실패한 입시정책을 내놓고도 버젖히 고위 교육공무원이라고 목에 힘주고 다니겠지. 정말 파렴치한 놈이다. 자기의 실수로 수십만명의 입시생들이 안할 고생을 사서 하고 있으니~

정책실명제가 실시 됐다고 하는데, 허울 좋은 명분인듯..

아, 정말 한국에서 대학가는 학생들이 불쌍하다.

 

2. 알라딘에 숨은 고수들이 많은 지 진작에 알았지만 또 한명의 고수를 발견하여 즐거움 반 놀라움 반인 상태다. 글이 많이 없어 알라딘에 둥지를 튼지 얼마 안된 분 같은데, 이 분은 정말 모르는 책이 업는 듯하다. 책도 엄청 많아 옥탑방에 까지 책을 보관해 놓는 듯..

얼마나 박식하신 지 포스팅 해 놓는 글은 거의 찜을 하게 된다. 이분 서재에 가면 듣도 보도 못한 책들이 주르륵 나열이 되어있는데, 페이퍼를 읽고 있노라면 책을 좋아하고 모은다는 내가 그렇게도 하찮게 여겨진다. 정말 알라딘에는 작가, 교수, 장서가들이 곳곳에 있다. 뭘 함부로 말하고 내뱉기가 너무도 조심스러워지는 공간이다.

 

3. 집에서 나는 '지랄'로 통한다. 무슨 말을 못하겠다. 말만하면 부모님으로부터 '지랄하고 자빠졌네!'라는 말을 듣는다. 헐~ 맨날 들어서 내 아호가 된 듯하다. 천안함 사건이 조작됐다고 하는데...하면 지랄!,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한 정황이 너무도 명백하니 이 나라의 정치가 후퇴하는 거 같다는 말을 해도 지랄! 교회에 가기 싫다고 해도 지랄! 박근혜의 실정을 지적해도 지랄! 난 뭘 말해도 '지랄맞은 녀석'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산다. 음...난 지랄하다 죽을 팔자인가 부다..

 

4. 요즘 컬렉션화하는 책들이 늘고 있다. 정말 이 병을 어이 할 지..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르네상스>를 보니, 욕심이 생기는 거다. <30초 철학읽기>를 보니, 30초 시리즈를 또 찾게 되고, <클레시커 신화>를 손에 넣고 보니 또 컬렉션하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이럼 안되는데...ㅜㅜ

 

 

 

 

 

 

 

 

 

5. 요즘 도서관엘 자주 간다. 보니, 김병완이라는 작가가 저자 직강을 하나보다.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삼성전자를 다니다가 나와 전업작가가 된 모양인데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단다. 도서관에서 1만권인가를 읽었다는데....어떤 책을 읽고 어떤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이라도 해 봐야 겠다. 검색해 보니, 10권도 넘는 책을 썼다. 흠...난 도서관하고 친해서 자주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난 왜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나지 못했는지 참으로 의문이 들었다. 저자의 책을 읽고 심한 자괴감이나 들지 않으면 좋겠다.

 

 

 

 

 

 

 

 

 

 

6. 갑자기 드는 생각이....내가 참 오래도 산다는 느낌이다. 나는 빨리 생을 마감하고 싶은데, 신의 뜻은 그런 게 아닌가보다. 하루하루 사는 건 그래도 나름 재밌는데, 내일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무섭다. 아마도 이상의 작품을 본게 부작용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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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싸리 2013-08-27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누구인지 알려주시면 감사!
그래도 오래 사셔야죠. 세상엔 수집해야할 책이 무궁무진 하잖아요. 읽을 책도 그렇고요. ㅎㅎ

yamoo 2013-08-28 08:41   좋아요 0 | URL
그렇겠지요..ㅎ 수집해야 할 책과 읽어야 할 책 때문에~^^
감사합니당~~~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해도 알라딘은 고수가 많습니다. 전 철새라서 각종 인터넷 서점을 다 돌아다녔으나
그나마 리뷰가 가장 알찬 곳은 여기더라고요. 워낙 유명하신 분들도 많고..
대부분 그분들 평가 보고 책을 고르고 있습니다.

yamoo 2013-08-28 08:43   좋아요 0 | URL
음...전 겔러서 각종 인터넷 서점을 돌아다녀 리뷰를 읽지 않습니다. 오~곰발님으로부터 좋은 정보를 얻네요. 이곳의 리뷰가 가장 알차다니...우왕~~~ 저두 여기 리뷰만 보고 책을 골라요...다른 덴 어떤 리뷰가 있는지 몰룬다는...
흠...리뷰 전문 인터넷 서점 알라딘 정도 되겠는데요~ㅎ

야클 2013-08-2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초절정 고수가 누구신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무협지에서는 무림대회가 열리면 끝물 쯤에 나타나 천 년 전에 실전된 무공을 펼치며 고수의 실체를 드러내는데요... 그 고수가 은거해있는 서재동굴은 어딜까요? ㅋㅋ

yamoo 2013-08-28 08:49   좋아요 0 | URL
그쵸....무림대회에서 끝에 쯤에 홀로 나타나 실전 비급 무공을 실현하고 유유히 사라지는..ㅎㅎ 천룡팔부의 단예 육맥신검..영웅문 사조영웅전 장무기 건곤대나이신법, 소오강호 영호충의 독고구검 등이 야클님께서 예를 든 초절정 무림고수가 아닐까 합니다~ㅎㅎ

2013-08-29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2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3-09-0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번 동감.
4번도 동감.
6번은 반대. 저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요. 가늘고 길게... 킥킥~~

yamoo 2013-09-02 12:00   좋아요 0 | URL
아....그러시군요. 페크님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얼릉 문제를 해결하고 맘을 정리하셔서 조속히 서재에 복귀를 해 주시길!

사마천 2013-09-1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amoo님께 선물을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http://www.ustream.tv/recorded/35294179
김병완 저자가 북포럼에서 이야기한 토크입니다. ^^ 날 목소리, 생얼굴을 보시면서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종이달 2022-06-11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