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중고서점지기님의 "알라딘 중고서점 수유점 오픈 "

5월 17일 알라딘 중고서점 수유점에 갔다 왔다. 길음에 일이 있어 가는 중에 알라딘 중고서점을 검색하려고 접속했는데, 이런! 또 한 곳의 알라딘 중고서점이 오픈한 거다!! 이번엔 수유역 점이다.

 

(보다시피 공간은 적은 편이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가 양 옆이 공간의 전부나 마찬가지. 이 서고 뒤는 계산대와 카페 공간이다.)



하~ 알라딘이 일년에 중고서점을 2-3개 씩 오픈하는 거 같다. 더군다나, 연신내점부터인가, 중고서점 넓이를 줄이고 대신 카페를 함께 오픈하는 모양새. 알라딘이 카페 사업에 용감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모양새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중고서점과 카페는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 듯한데 말이다. 아니, 첨에는 신림점의 빈 공간을 보면서 생각했더랬다. ‘저 빈공간을 차라리 카페로 활용하면 좋을 텐데’. 지금도 역시 공간은 비어 있다.

헌데 사람들의 행태를 면밀히 분석해보고, 수지타산을 얼추 계산해 본 결과 알라딘 중고서점 내에 카페를 여는 것은 거의 흑자를 볼 수 없는 시도라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알라딘 중고서점 카페가 지향하는 바는 일명 스페셜 커피다. 요즘 점점 시장세를 확대하고 있는 스페셜 커피. 타 스페셜 커피 전문점에 비해 가격이 약간 싸다는 장점은 있지만 커피가 되게 맛이 없다는 거. 이게 치명적이다.

사실 이 커피가 맛있다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메리트는 있다. 맛있는 스페셜 커피를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4천원에 먹을 수 있다면, 그 맛을 찾아 오는 수요도 분명 있으니까.

하지만 알라딘에서 팔고 있는 커피는 정말 맛이 없다. 적어도 헬커피 수준은 돼야 어느 정도 장사가 되는데...쩝~

어쨌거나 요즘 오픈하는 알라딘 중고서점들은 공간의 넓이보다는 카페에 방점이 찍히는 듯하다. 내가 가본 카페가 있는 연신내점, 합정점, 수유점은 모두 면적이 그리 크지 않다. 거의 건대점 정도의 공간에 단층 구조. 책 수량 역시 분당점의 1/3 수준이다.

 

(카페의 의자와 책상은 원목으로 나무랄 데 없다. 작은 테이블들이 다른 알라딘 카페보다 많은 듯하다.)



하지만 점점 역과의 근접성은 좋아지는 듯하다. 합정점은 역 출구에서 나오면 10미터 전방에 위치해 있고, 수유점 역시 수유역 2번 출구로 나와 보이는 첫 건물 2층에 입점해 있다. 단지 아직 오픈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알라딘의 상징인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토요일(5월 14일)에 오픈했다고.

알라딘 중고서점 홈피에 있는 약도도 좀 수정해야 할 듯. 수유역 2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안 되고, 출구로 나와 뒤로 약 15미터 정도 이동해야 알라딘 특유의 나무 출입구를 발견할 수 있다.

헌데, 여닫는 문이 없다! 그냥 슉 들어가면 알라딘 특유의 한국 문학가 흑백 삽화들을 만날 수 있다. 붙인지 얼마 안지나 그런지 냄새가 장난 아니다. 아파트 새집증후군에서 보여주는 냄새는 약과다. 들어가면 아주 강렬한 냄새가 온 몸을 휘감는다. ^^;;

얼른 위층으로 올라가면 냄새는 사라지고 알라딘 서고들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문은 2층에 올라와봐야 보인다. 화장실은 알라딘 서점 내에는 없는 듯하다. (일단 건물 밖으로 나가 돌아서 찾아가야 하는 듯.)

직원들이 아직 훈련이 덜 되어 좀 버벅거리는 느낌이다. 직원들도 별로 없다. 책을 팔러오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구매하여 분류를 기다리는 책들도 거의 없다. 전체적으로 매우 한가한 느낌. 방문한 시간 대가 오후 3시 경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책 값은 확실히 롯데타워점 보다는 싸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출간일 1년 미만의 책들은 정가 대비 20~30% 정도 할인율을 보이고 있다. 정가 15000원 짜리가 11000원 정도 책정된 듯.

수유점은 새로 오픈해서 그런지 골라올 책들은 꽤 됐다. 20여 권 정도 골랐지만, 5만원 대 가격을 맞추기 위해 오랜(?) 선별작업을 행한 끝에 12권을 구매했다. 5월1일부터 오늘까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만 구입한 책이 62권이다. --;; 다시 책 수집 병이 도진 듯. 비용은 23만5천700원.

알라딘 노원점은 너무 멀었는데, 그나마 수유역에 중고서점이 오픈해서 좀 다행이다. 4호선 라인에 산본점, 대학로점, 수유점, 노원점 총 4개 지점이 되었구나. 그러고 보니 4호선 라인에 있는 지점들은 크기가 모두 작은 듯. 이수역 부근에만 생기면 완전 대박일 듯..

알라딘 중고서점. 다음 오픈 지점은 어디일지 무쟈게 궁금하다!

 


알라딘 수유점에서 구입한 책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6-05-19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카페 때문에 2층에 매장을 내는가 봅니다.
강남점은 아직도 지하던데...
강남점도 카페를 겸하고 있다면 좋다는 생각이 들까요?
저는 예스24가 훨 좋더라구요.

yamoo 2016-05-22 19:59   좋아요 0 | URL
카페 때문에 2층 매장을 내는 게 아닌거 같아요. 합정점의 경우는 지하임에도 카페가 있어요~ㅎ

제가 수도권 알라딘 지점들 다 돌아다녀 봤는데요(아, 수원점 제외) 지하와 지상이 나눠져 있어요.
지하 : 강남, 건대, 노원, 대학로, 부천, 분당, 산본, 신림, 신촌, 잠실, 종로, 합정
자상1층 이상 : 연신내, 일산, 수유
대세는 지하이고, 지상 1층 이상은 현재로서는 아주 적습니다.

저두 예스24가 훨씬 잘해 놓았더라구요. 단지 검색시스템은 매우 불편하더이다..ㅎ

2016-05-19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6-05-22 20:00   좋아요 1 | URL
전 계속 사재기하고 있어요..ㅋㅋ 갈 때만다 평균 10권 이상씩 쓸어담아 옵니다..ㅎ
클랐습니다..ㅜㅜ

cyrus 2016-05-19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점 개장한 지 얼마 안 됐을 땐 손님이 많지 않고, 책 보급률이 낮은 편이에요. 그래도 주의 깊게 잘 보면 좋은 절판본을 만날 수 있어요. 역시 서점에 가면 손님이 많이 없을 때가 좋아요. 손님이 북적거리면 책장을 관찰할 수가 없어요. 손님들의 움직임에 신경 쓰입니다. ㅎㅎㅎ

yamoo 2016-05-22 20:01   좋아요 1 | URL
그래요, 주의 깊게 잘 보면 절판본이 보이더이다...ㅎㅎ 아주 잘 봐야해요..ㅎ
그쵸, 손님이 많이 없어야 자세히 잘 볼 수 있죠. 사람 많으면 좋은 책을 먼저 선점하기가 힘들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자정의 픽션 반갑네요. 박형서가 은근 짧은 단편을 잘 씁니다..

yamoo 2016-05-22 20:01   좋아요 0 | URL
누가 박형서 단편이 좋다구 해서 함 읽어보려구요~ㅎㅎ 한 강 작가 대신 전 박형서 읽게 생겼습니다..ㅋㅋ

감은빛 2016-05-20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연신내점이 생긴 후로 40여 년 운영했던 대표적인 헌책방이 문을 닫았어요.

집에서 가깝지만 아직 한번도 안 가봤고, 앞으로도 갈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책은 가능하면 동네서점에서 사려구요.

yamoo 2016-05-22 20:05   좋아요 1 | URL
헛! 그 헌책방이 로데오 거리에 있는 그 헌책방인가요? 서점 쥔장께서 연신내점 생기고 힘들다고 하셨었는데...연신내점 생기고 2주 후인가, 거기 서점 가서 책사고 주인 아저씨와 이야기 하고 왔는데요, 정말 문을 닫았는지요? 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진짜 오프라인 헌책방을 다 죽이는 거 같습니다..ㅜㅜ

저는 주로 절판된 책을 주로 사러 가는지라...동네 서점을 이용하기 힘듭니다.

그나저나 감은빛 님 반갑습니다~ 연신내 점 그 헌책방 함 가봐야 겠네요~ 진짜 그 서점이면 어쩌지..ㅜㅜ

페크pek0501 2016-05-20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중고서점, 우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네요.
제 눈이 호강할 것 같다는...

사진 속 책장의 책을 보니 책은 참 잘생겼어요~~.


yamoo 2016-05-22 20:07   좋아요 1 | URL
어디 사시는지 모르지만 대체로 알라딘 중고서점은 유동인구가 좀 되는 곳에 위치하는 거 같습니다.

요즘 알라딘 중고서점 책값이 착하지 않아서 물만이 많아요. 이제 알라딘의 매력이 점점 가시는 거 같습니다만..단기간에 너무나 많이 생기는 거 같아, 좀 거시기 하긴 합니다..

우유쿠키 2019-09-14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반, 아이돌 앨범도 있나요?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드디어 영국의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연일 우리문학의 힘을 세계가 알아줬다고 언론에서 호들갑을 떤다.

 

 

 

 

급기야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인터뷰도 실렸다. 소설가로서 딸의 수상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한승원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문학동네, 민음사 등 큰 출판사들이 지원했기 때문에 한국문학이 자랄 수 있었다. .... 우리 세대 때는 좋은 번역가를 만나지 못했지만 ... 이제 한국문학번역원이나 정부에서도 힘을 기울여 번역자를 양성하고 이번에 좋은 번역자를 만나서 햇빛을 보게 된 듯하다.”

 

 

 

나는 창비, 문지, 문동, 민음사 등 큰 출판사들이 작가를 지원해서 이번에 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번 수상이 한국문학번역원이나 정부의 지원으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번역해서 수상작을 낸 사례가 아니지 않는가?

 

 

뉘앙스를 보면, 한국에서 좋은 번역을 지원받아 작품이 햇빛을 보게 된 것처럼 읽혀진다. 이런 걸 아마도 ‘호도한다’고 표현한다지?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요 작품들이 꾸준히 불어나 영어 또는 독일어로 번역되어 해당 국가에 소개되고 있는 줄 안다. 그 최초가 내가 기억하기론 이승우의 <생의 이면>이었던 걸로 안다. 프랑스에 최초로 번역된 우리나라 현대 작가의 작품이라고.

 

 

 

 

아쉽게도 <생의 이면>은 프랑스 콩쿠르상 아니, 매디치상이나 르노도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내가 꼽는 우리나라 최고의 작품 중 하나가 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작품은 세계에서 경쟁력이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맨부커상 수상작으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선정된 걸로 봐서는 우리 문학의 경쟁력이 아예 없기 때문이 아니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결국은 번역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그 나라 토박이가 우리말을 배워 영어로 제대로 옮겨야 우리문학이 갖는 힘이 제대로 전달된다는 사실 말이다. 이를 이번 부커상 수상 사례로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

 

 

나는 순전히 이번 맨부커상 수상의 공로를 데보라 스미스에게 돌리고 싶다. 아무리 우리나라 작품이 좋다고 한들, 번역이 그 작품에 베인 감정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면 밋밋할 수밖에 없다. 줄거리가 아무리 재밌더라도 문학성은 떨어질 수밖에.

 

 

시나 소설이나 문학작품은 작품 속에 내재된 그 강렬하고 독창적인 느낌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그 작품의 성공의 시금석이기에 그렇다. (역시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인 턴킨의 심사평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채식주의자>를 가리켜 "잊을 수 없을만큼 강렬하고 독창적이다. .... 이 치밀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책은 독자들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며 꿈에까지 나올 수 있다"고까지 했다.

 

 

그리고 덧붙이길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은 스미스의 번역은 매 순간 아름다움과 공포가 묘하게 섞인 이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턴킨 심사위원장이 말하는 ‘강렬’, ‘독창’, ‘치밀’, ‘정교’, ‘충격’, ‘아름다움과 공포가 매 순간 묘하게 섞인’ 등의 표현 속에는 번역이 제2의 창작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공동 수상을 정례화 했는지도..)

 

 

한강 작가가 쓰고자 했던 느낌을 스미스 씨가 영어로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 대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녀는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한강 작가와 동등하게 공동 수상하며 상금을 반씩 나눠가졌다.

 

 

번역가의 위상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 생각한다. 번역을 창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라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풍경이다. 만일 한국문학번역원이 이 <채식주의자>를 번역했으면 아마도 부커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지 않았을까.

 

 

더 놀라운 것은 번역자인 스미스 씨가 한국어를 배운지 6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는 사실이다. 스미스 씨는 지난 3월 우리나라 한 언론 매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번역은 시를 쓰는 일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가가 되고 싶어 번역가가 됐다고.

 

 

당시 그는 "번역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적 감수성"이라며 문맥에 맞는 두 음절 형용사를 찾으려 며칠간 머리를 쥐어짠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과연 우리나라 번역가들은 스미스 씨처럼 “문맥에 맞는 두 음절의 형용사를 위해 며칠간 머리를 쥐어짠‘ 경험을 얼마나 경험하고 번역을 했는지 묻고 싶다.

 

 

왜냐하면 서양의 명저들이 한국어 번역본으로 재단장하고 나올 때마다 ‘값비싼 쓰레기’로 둔갑해 버리는 기이한 경험을 매번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 덴마크 최대 문필가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키에르케고의 <죽음에 이르는 병> 그리고 유럽 제1의 작가라고 평가받는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없는 남자> 등은 모조리 한국어로 읽을 수 없는 수준으로 전락한 명저 번역본들이다.

 

 

 

 

 

 

 

 

 

 

내가 최근 들어 읽은 알베르토 바스케스 피게로아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우리 모두 잘못이다>(책세상, 2005). 이 책은 정말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번역이면서, 작가가 의도했던 신랄한 풍자와 유머가 거세되어 버린 채 한국어 판본이 됐다. (물론 이 작품은 위에 열거한 작품과는 격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나름 읽을 만한 세계문학 작품 중 하나이다.)

 

 

역자는 정구석 씨인데, 번역이 얼마나 유치하고 조잡한지 한 대목만 소개해 보겠다. 내가 읽어왔던 다른 세계문학 작품 역시 여기서 오십보백보다.

 

 

“오사마 빈 라덴 같은 사람이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비참함을 줄이는 데 자신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데 사용하길 원한다면, 부유층이 테러 행위를 척결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지금의 부당함을 추방하는 것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할 때, 모든 것은 조화를 잃게 되는 것이요.” p422

 

 

완전 번역투의 한국어 문장이다. 우리말의 결을 살리고 작가가 의도한 느낌을 제대로 살리는 번역은 저따위 식의 문장으로 나열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냥 우리나라 작가 소설책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저런 문장을 만날 확률은 거의 없으니까.

 

 

헌데, 이건 매우 귀여운 수준(?)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한 번씩은 들어본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번역은 눈뜨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게 어떻게 좋은 번역의 모범이라고 상찬 받고 있는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나도 3-4번 읽고 나서야 번역이 개판 5분 전이라는 걸 알았다.)

 

 

베르그손 전문가라고 공히 회자되는 송수영 씨가 베르그손의 주저에 무슨 만행을 저질렀는지 한 대목만 소개해 본다. <창조적 진화>(아카넷, 2009)

 

 

 

 

 

모든 일이 진행되는 양상은 마치 생명적 형태들을 통해 진화하는 힘은 제한된 힘이어서 자연적이거나 선천적인 인식의 영역에서 하나는 인식의 외연과 관련되고 또 하나는 내포와 관련되는 두 종류의 한정 사이에서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전자의 경우 인식은 풍부하고 충만할 수 있지만 그것은 특정한 대상으로 한정될 것이다. 후자의 경우 인식은 대상을 제한하지 않지만 그것은 질료 없는 형식일 뿐이어서 아무것도 더 이상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상호 함축하고 있던 두 경향들은 성장하기 위해 분리되어야 했다. 그것들은, 각각 자신의 쪽에서, 행운을 찾으러 세계로 나갔다. 그리하여 그것들은 본능과 지석에 도달했다. (p229)

 

 

 

줄친 부분은 모두 비문들이다. 나머지 문장들도 매우 어색하다. 이후 연결되는 단락들을 보면 대명사 ‘그것’을 수없이 남발하고 있다.

 

 

이 책이 노벨상을 수상한 이유 중 하나가 ‘문장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정말 베르그손이 저런 식으로 프랑스 문장을 섰을까. 송수영 씨가 쓴 단행본들을 봐도, 저런 식의 문장 전개는 거의 볼 수 없다.

 

 

번역을 창작이 아닌 단순한 ‘해석 작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나 발견되는 문장들이다. <창조적 진화>에는 저거 보다 심한 문장들이 넘쳐난다. 대학원생에게 초벌 번역을 시키고 이를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은 듯한 문장들이 도처에 지뢰처럼 흩어져 있다.

 

 

번역서를 읽고 참담하여 영어 원서를 구입해서 해당 페이지를 읽어 보았다. 한국어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웠고 명확했다.

 

 

한 나라의 지식을 재는 척도 중 하나가 ‘번역’이다. 그 중요한 번역을 우리나라는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전공자에게만 맡기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전공자가 전문가라는 이상한 논리로 석사 학위만 받으면 번역에 뛰어든다. 이런 미친 짓이 쌓여 돌이킬 수 없는 처지에 이른건 아닌지. 뭐, 우리나라는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니까.

 

 

특히나 문학이나 인문서 번역에서 전문가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니, 저질 번역서가 판을 치고, ‘고전은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낙인이 찍혔는지 모르겠다.

 

 

이번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을 계기로 ‘번역은 새로운 창작’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우리 문화에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우리문학이 스미스 씨를 만난 건 그래서 행운이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8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형출판사가 문인을 돕는다는 지적은 금시초문이군요.
한국 소설의 금자탑이라고 하는 김승옥은 생활에 곤란을 겪고있다는 소릴 들었고,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소설 손창섭은 일본에서 쓸쓸히 죽어갔고
80년대 최고의 시인인 최승자는 굶어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무슨 대형출판사의 지원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3대 출판사는 돈이 될 만한 작가에게 투자할 뿐..

yamoo 2016-05-18 22:0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금시초문 이었어요..ㅎㅎ
김승옥 씨는 절필하고 선교활동을 하고 있어서 그럴거에요~
손창섭과 최승자 씨는 그런 생활 고를 겪고 있군요!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돈 될만한 곳에만 투자하지, 지원같은 거 잘 안하는 업체라는 거...ㅎ

cyrus 2016-05-1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승원 씨 인터뷰 내용이 저는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꼭 ‘큰 출판사’들 덕분에 한국문학이 자란 건 아니잖아요. 국내 번역가 양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yamoo 2016-05-18 22:03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하기에는 저 인터뷰가 좀 와전된 거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자기 딸 책을 많이 읽히고 문단에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선심성 멘트일 수도 있구요. 좀 거시기한 발언 이었습니다.

저는 국낸 번역가가 제대로 양성되고 있는지 당최 모르겠다는 거. 거기서 나온 외국번역서에 대한 기사도 못봤다눈..--;;

transient-guest 2016-05-19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은 참 중요합니다. 저도 좋은 외국작품들이 한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종이쓰레기가 되는 걸 많이 봤거든요. 저도 이번 수상은 작품성 외에도 번역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보고, 여기에 금세기 들어 많이 늘어난 한국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랄까, 이런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봐요. 한승원 작가의 말씀은 좀 이상하네요...특히 대형출판사가 작가를 지원한다는 얘긴 금시초문입니다..번역가도 문학인으로 대접을 받아야하고, 업체의 공동번역이 아닌 전문가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이름난 분들도 꽤 있는데, 요즘의 신간들은 종종 업체번역이 많아서 그런지 일관성도 떨어지고, 번역자 특유의 캐릭터도 없어지는 것 같아요...

yamoo 2016-05-19 13:33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런 종이 쓰레기가 어떻게 비싼 문화상품으로 팔리고 있는지 분노하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번역가도 작가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 작품 뿐만 아니라 명저 번역도 반드시 번역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이상한 문장들을 치유받은 다음에 출간하는 문화가 정립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업체 번역...정말 짜증나는 일이죠. 업체가 성횡할수록 번역이 창작이라는 말은 허울 뿐이 안되겠죠. 하루 빨리 번역가를 전문가로 대접해 줘야 하겠습니다!

stella.K 2016-05-1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야무님 서슬 시퍼런 글은 정말...!
제가 번역하시는 분을 알고 있는데 그분도 만나면 나름 고충을 털어놓곤 하더군요.
작가 보다 못한 대접에 별로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그만두지 못하고 매번 하게 되는지
모르겠다고.
이 나라는 작가도 대접 못 받는데나란데 번역가는 더 더욱 택도 없죠.
알고 보면 번역가도 불쌍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양성하고 키워줘야 하는데 뭐하는지 모르겠슴다.

한승원은 제가 좋아하는 작간데 처음엔 그저 겸손 떠느라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들으면 들을수록 기분이 안 좋으네요.
우리나라는 참 그게 안 변해요. 잘 나가는 사람이나 회사 들먹이는 거.
우등생 박수 쳐주기 뭐 이런 거 말입니다.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 이러는 거 보면 깜짝 놀란다고 합니다.
그런 식으로 위화감 조장한다고.
알라딘 당선작 뽑는 것도 그렇고...
갑자기 열 받네요. 흐~ㅋ

yamoo 2016-05-19 13:38   좋아요 0 | URL
번역 정말 힘들더군요. 저도 학부 과제로 1권하고, 군에서 3권 정도 번역을 했는데, 진짜 인내심을 시험하는 고된 일이더군요. 더군다나 우리말 실력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좌절감만 안겨준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중요한 번역 작업을 단순한 해석 작업으로 인식하는 한국 사회가 정말 짜증납니다. 그러니 쓰레기 번역이 도처에 널린 거겠지요. 이 사회의 지적 풍토가 부박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번역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한 우리는 계속 지식의 식민 국가로 살아가야 할 듯합니다.

일본이 메이지시대 때 번역한 토마스의 <신학대전>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번역조차 안 돼 있는 현실...

정말 열 받는 상황이죠~ㅎ

북인더갭 2021-02-0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위에 언급하신 <특성 없는 남자>를 출간한 북인더갭입니다.
뒤늦게 이 글을 보았는데 저희 번역서에 관해 <한국어로 읽을 수 없는 수준으로 전락한>이라는 표현을 쓰셔서 매우 놀랐습니다. 이 번역본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국어로 읽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닌 것 같고, 만약 그랬다면 독자들이 먼저 알았을 텐데, 책이 나온 지 7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독자들이 찾아주고 계십니다. 혹시 이전 판본을 두고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은 아닌지 싶어서 조심스레 출판사의 의견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1. 지난 번 알라딘 서재 지수에 대해서 불평을 좀 해봤다. 근데, 사이러스 님께서 이미 같은 사안을 이전에 서재지기에게 문의를 했나보다. 사이러스 님과 서재지기 사이에 대화 내용이 자세히 첨부돼 있어 실상을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헌데, 알라딘 서재지기 님의 답변 속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실례가 적시돼 있어 심히 의아한 생각을 떨치 수가 없는 거다. 이게 과연 인간이 할 짓인지..문제가 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어느 알라디너가 하루 사이에 지수가 2999점 늘었던 것에 대한 사이러스 님의 질의)

 

[서재지기 님의 답변 요약]

사이러스 님께서 문제제기 하신 그 서재 분은 알라딘에서 친교 활동, 그러니까 '좋아요', '친구신청', '댓글쓰기'와 같은 일을 그 각각에 대해서 1000여 회에 가깝게 하셔서 서재지수가 급등한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답변을 읽고 고소를 금치 못했다. 서재지기 님이 하루에 '좋아요', '친구신청', '댓글쓰기' 각각에 대해 1000여 회 했다는 개소리를 천연덕스럽게 하고 계신 거.ㅎㅎㅎ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게 아주 이상한 짓거리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서재에 접속해 서재글을 무작위로 열어 '좋아요'만 한다고 해도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된다. 글을 아주 빠르게 읽고 좋아요를 클릭하는 경우 대략 1분을 잡아도 1분*1000명=1000분. 60분으로 나누면 16.6시간이 나온다.

 

아, 귀찮으니 그냥 글을 열고 아무생각 없이 좋아요를 클릭하고, 또 다음 글을 열고 클릭하고 하면 8.3시간이 나온다. 미친짓도 이런 미친 짓이 없다. 근데, 이게 '좋아요'활동 하나에 해당한다. 친구신청을 하려면 좀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각각의 과정을 1000회 씩 했다면, 이건 산술적으로 인간이 아닌거다.ㅎ

 

밥도 먹지 않고, 이런 짓을 한다는 건 미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거다. 여러 사람들을 시켜 실행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이런 짓을 한다고 아주 천연덕스럽게 서재지기 님이 사이러스 님에게 답하신 거다.ㅋㅋ 궁상맞은 변명 치고는 정말 빵 터지는 개그 수준같다.

 

서재지기 님의 타당한 답변을 요구하는 바이다..

 

 

2. 요 근래 들어 알라딘 중고서점을 방문하면서 아주 이상한 코너를 발견했다. [버리기 아까워 싸게 파는 책] 코너. 궁금해서 알라딘 직원에게 문의해 보니 알라딘 서고에 쌓여 있는 오래된 책을 버리기 아까워 싸게 파는 코너라는 답이 돌아왔다.

 

헌데, 여기엔 아주 오래된 책만 있는 게 아니었다. 2011년 이후에 나온 소위 유명한 책도 꽤 많았다. 소위 다음과 같은 책들이다.

 

 

 

 

 

 

 

 

<염소의 축제>는 500원 이었고, 나머지 책들은 모두 1000원 씩 팔고 있었다. 이 코너의 국내 책들은 모두 500~1000원. 절판된 아주 오래된 책(70-80년대 나온 책들)은 2000원에 가격표를 달고 있다.

 

특이한 것은 외서가 일률적으로 2천원에 책정돼 있다는 사실. 나는 신림점과 신촌점에서 80년대 출간된 외서 10여 권을 데려왔는데, 그 중에서 아주 걸출한 책 4권을 신림점에서 구했다.

 

그중 백미는 신림점에서 에머슨 전집 중 한 권을 발견한 것! 에머슨의 에세이와 문학 작품 4권을 한 권에 담은 실로 어마어마한 책이다. 2000페이지에 육박한다! 이게 단돈 2000원~ㅎ

 

에세이의 경우 편집이 매우 빽빽하게 돼 있고, 종이질도 무쟈게 얇다. 하지만 인쇄가 뒤에 베어나오지 않는다는 거. 

 

1권이 400페이지, 2권이 479페이지, 3권이459페이지, 4권이 306페이지. 4권은 에머슨이 쓴 시들이 묶여 있다. 특이한 것은 2권에 수록된 플라톤, 스베덴보르그, 몽테뉴, 셰익스피어, 나폴레옹, 괴테에 대한 에세이들이다. 에머슨이 본 위대한 인물들 쯤 된다. 영문과 전공 시간에 에머슨 수필집을 읽어 본 적이 있지만, 그때에는 이런 사람들에 대한 에세이는 그 선집에 없었다. (요즘 보니, 동서문화사 본이 이 인물들에 대한 에머슨의 에세이를 싣고 있다.)

 

외서들을 검색해 봤지만 TUDOR출판사에서 출간된 4권 합본된 이 책은 검색 자체가 돼지 않는다는 거. 하드커버임에도 불구하고 책 값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편집한 것인지, 아니면 뉴욕에서 편집된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여튼 희귀본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소장용으로 복사 편집한 것이라도 이건 소장 가치가 충분할 듯하다. 왜냐면 수록된 작품이 정말 어마어마 하다는 거. 에머슨의 에세이 80편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책은 정말 처음 본다!)

 

나머지 3권도 올려본다.

 

제일 왼쪽은 스티븐 헬러의 디자인(타이포 그래픽) 책이다. 디자인 쪽에서 꽤 많은 저서를 출간한 사람임에도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헬러의 저작이 한 권도 번역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중간에 있는 갈색 바탕의 책은 루이스 코저의 유명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번역되어 지금까지 출간되어 오고 있는 <사회사상사>이다. 원서의 제목은 '사회 사상의 대가들'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마지막 책은 저명한 역사학자 리처드 골드바이트의 저작이다. 플로렌스 르네상스 건축물을 역사적으로 고찰한 책인 듯.

 

각 권 모두 2천원이다. 정말 대어를 낚은 기분이다.ㅎㅎ

 

 

3. 최근에 아주 기찬 음료를 발견했다. 철학 번역서를 볼 때마다 이상한 번역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이거 때문에 졸음이 밀려오는 경험을 종종한다. 그때마다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그때 뿐. 졸음은 계속 읽기를 방해하는 귀찮은 녀석이다.

 

근데, 커피로도 안 되는 이 녀석을 단 번에 해치운 음료가 있어 소개해 본다. 알고 보니 대학가에서 시험 기간에 없어서 못 파는 음료라고..ㅋㅋ

 

바로 요 녀석이다. 귀여운 스누피 캐릭터가 우유각 전면에 그려진 스누피 커피 우유. 이 녀석은 그냥 그렇고 그런 일반적인 커피 우유가 아니란 말씀~

 

이 녀석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가격 대비 용량이 짱이라는 거! 500미리리터에 1200원밖에 안 한다. 더군다나 팝카드로 결제하면 1050원 뿐이 안한다. 물론 행사기간 특가지만 정가도 1500원 뿐이 안한다.

 

여기서 그치면 이 음료가 왜 시험기간에 대학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그건 이 커피우유가 역대 커피 우유 중에서 최고의 카페인 함량을 자랑하기 때문. 실로 무시무시한 카페인 양을 함유하고 있다.

 

무려 237미리그램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일반 아메리카노 한 잔의 2배도 넘는 카페인을 담고 있다. 그래서 어린이, 임산부 등 카페인 민간자는 주의하시라는 주의 문구도 표시돼 있다!

 

카페인 민감자에게 이 우유는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대학가 중간 기말고사 기간에 이 우유가 없어서 못판다는 실체를 그야말로 실감할 수 있다. 나도 밤에 잠을 설쳤으니~

 

근데, 너무나도 달콤한 맛과 가격의 유혹은 쉽게 이 커피를 끊을 수 없게 한다!

졸음을 쫓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할 수 있는 음료이다~

 

 

4. 얼마 전에 한 서재 쥔장의 글에 댓글을 남겼다. 그 서재 쥔장께서 한 달에 30권을 읽었다는데, 그 분은 한 달 실적에 한 참 미달하는 듯한 인상으로 글을 적으셨다. 한 달에 30권을 읽는 사람을 나는 딱 한 사람을 알고 있을 뿐인데, 이 서재 쥔장께서는 한 달 30권은 보통이란다.

 

하도 부러워서 댓글을 달았다. "으와! 정말 많이 읽으시는군요!!! 속독을 배우셨나 봅니다아~~~"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답글이 달렸다. (좀 지났지만 이 댓글을 난 오늘에서야 확인했다.)

"속독을 배우고싶네요. 백수라면 아무리 정독하더라도 누구라도 한달에 서른 권은 읽을 수 있어요. ^^; "

 

사실, 난 이 댓글에 삐져있다. 백수 시절 난 한 달에 최대 읽은 책의 권수가 15권을 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뒷발이다.

 

"백수라면 아무리 정독하더라도 누구라도 한달에 서른 권은 읽을 수 있어요."

 

허허 이 말을 어케 받아들여야할지..백수라면 누구라도 한 달에 서른 권을 읽을 수 있다?! 누구라도...ㅜㅜ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난 2007년 한 해 100권을 넘긴 이후 한 번도 한 해 100권을 넘긴 적이 없다. 근데, 이 서재 쥔장께서는 25개월 차에 734권이다!! 거의 하루 한권씩 읽으신다!!

 

백수면 누구라도 하루에 한 권을 휘딱 읽을 수 있나? 내가 생각하기에 이는 서재 쥔장에 특화된 능력 같은데, 누구라도 한 달에 서른 권을 읽을 수 있다니...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자기 자랑같다~

 

아, 한 달 30권...살림지식총서나 가열차게 읽어야 겠다..ㅜㅜ

 

 

5. 오늘 날씨가 무쟈게 좋았다. 오늘의 데일리룩~

 

아이템 총합 6만원~^^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16-05-1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누피 더 진한 우유 마시고 영향 1도 안 받고 잘 잔 사람 여기 있습니다. ㅜㅜ 인간이 아닌 것 같아요.

서재지수는 참..

yamoo 2016-05-12 09:46   좋아요 0 | URL
아, 하이드 님은 카페인 분해 효소를 몸에 많이 지니고 계신 듯합니다^^ 카페인 분해 효소를 몸에 갖지 못한 사람을 일명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고들 하지요~ㅎ

인간 맞아요. ㅎㅎ 카페인에 민감하지 않는 분들이 우리나라에만 30%가 넘는다고 합니다..ㅎㅎ

서재지수는 저도 참.. 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5-12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으면, 그리고 읽기 쉬운 소설이나 다른 가벼운 책으로 읽으면 한 달 30권이 아니라 60권도 가능합니다. 결국 양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구요, 사람마다 새기면서 읽는 등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구요..저도 양에 조금 치중하는 면이 없진 않은데, 늘 고전문학을 좀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달고 삽니다.ㅎ

yamoo 2016-05-12 09:51   좋아요 0 | URL
사람마다 다 다른 거 같아요. 쉬운 소설도 분량이 800페이지를 넘어가면 정말 하루에 다 못읽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요. 댄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읽을 때도 이틀에 나눠 읽었습니다.

하루에 한 권씩 뚝딱 읽어 치우시는 분들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그게 잘 안되거든요~ 특히 저는 읽다가 도저히 수긍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한 단상을 적어놓거나 다른 책에서 본 비판적인 글을 찾아보는 경향이 강한지라..

특히 인문 번역본은 이상한(?) 번역을 만나면 3-4번 반복해서 보는 습관이 있는지라...책을 빨리 읽지 못하네요.

양에 치중한다고 해도, 한 권 읽으면 반드시 생각을 좀 하는 편이라, 어떤 강압적인 상황이 아니구서는 하루 2권은 정말 읽기 힘듭니다. 트랜스 님은 충분히 60권두 읽으실거 같아요~ㅎ

2016-05-12 0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2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6-05-12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찐한 카페인 우유에, ˝내사랑˝ 스누피가 모델이라니 웬말입니까 ㅠㅠ

하루종일 책만 읽는 상황이라고 하면 병원에 입원해있는 상황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지라 저는 그런 상황이 아닌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하네요 ^^ 아, 그리고 저는 정여울의 <공부할 권리>를 읽은 이후로 몇권을 읽느냐보다 어떻게 읽느냐에 더 치중하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yamoo님이시니까 여쭤볼께요. 요즘 넥타이 패턴중 폴카닷 (일명 땡땡이)이 혹시 유행인가요? 유난히 제 눈에 많이 띄어서요.
알라딘서재지수는 전 신경도 안쓰는데 저 같은 무심한 독자를 yamoo님 같은 예리한 독자님께서 구제해주시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알라딘이 오랜만에 번쩍 눈 좀 떳을려나요?

yamoo 2016-05-12 10:0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저 귀여운 스누피와 무시무시한 카페인의 조합은 조금 어정쩡하긴 합니다..ㅎㅎ

그쵸.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고, 사람마다 읽는 방식이 다르고, 책을 선택하는 종류도 달라서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아, 넥타이 패턴이군요~ㅎ 일명 땡땡이는 클래식 패턴에 해당합니다. 유행이라고 하기에는 워낙 클래식한 패턴이라. 하지만 트렌드에 따라 유행하는 클래식 패턴이 있는데, 올해에는 그게 도트 무늬인 거 같습니다. 보통 도트가 작을수록 클래식하며 클수록 트렌디합니다. 요즘은 도트가 큰게 대세인 듯해요..ㅎ 저도 요즘 많이 봅니다..ㅎㅎ

서재지수는 한 번쯤 신경 쓸만 합니다. 내가 지금 지수가 몇 점인지 확인하는 재미도 있구요..ㅎ 도움이 됐다니 헛짓거리 한 게 아니라서 좀 위안이 됩니다~^^

시이소오 2016-05-12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새내기인 제 얘기를 해주시다니 영광이네요.
다독보다는 정독이 중요하겠죠.

참고로 하루에 한 권을 휘딱 읽지는 않습니다. 5권 정도를 계속 돌려읽죠.
한권 읽는데 몇 시간을 쓰시는 지요? 잠자고 밥먹는 시간을 제하면 하루 14시간은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 권을 읽는데 14시간 이상을 들이시나요?

(물론 그럴려면 여러가지를 포기하긴 해야 합니다. 게임, 안합니다. tv 안 봐요. 축구든 야구든 안 봅니다. 술, 거의 안 마십니다. 사람? 거의 안 만나요. 하루 중 가용가능한 모든 시간을 오로지 책만 읽어요. 야무님은 백수시절 15권 밖에 못 읽었다고 하셨는데 하루종일 책만 보시는데 시간을 쓰셨나요? 한달 420시간 동안 30권을 읽는 건 결코 많이 읽은 게 아닙니다. )

저는 제 자랑을 하기위해 한 달에 서른 권을 읽었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백수가 책 서른 권을 읽었다는 게 왜 자랑이 되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책은 그만 읽고 일을 하고 싶거든요. 굶어죽을 것 같아요.
일을 하시면서도 독서를 하시는 야무님이 부럽네요.
hnine님 말처럼 제 상황이 아닌걸 다행이라 여기시는게.

놀거 다 놀면서 한 달에 서른 권 읽기는 힘들겠죠?
자신이 한달에 15권 읽었던 경험으로
다른 사람이 30권 읽었으니 속독이라 여기는 건 나르시즘에 빠진 치사한 사고방식 아닌가요?

다른 사람이 뭐했든 신경쓸 시간에 야무님이나 저나
그 시간에 책을 읽죠?












yamoo 2016-05-12 10:24   좋아요 0 | URL
저는 시이소오 님에게 태클을 걸려고 한게 아니라 독서에서 일반화된 진술이 가당키나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 였습니다. 사람마다 독서 패턴이 있고 책을 선택하는 기준도 다양합니다. 누구는 가독률이 높고 또 다른 이는 가독률이 낮고..천차만별입니다.

백수라도 14시간을 매일 책을 시이소오 님처럼 가열차게 읽지 못합니다. 이건 매우 개인적인 특유한 현상입니다. 책 많이 읽는 사람 제 주위에 좀 있는데, 이 분들 역시 매일 그렇게 읽지 않습니다. 5년 넘게 백수로 지네온 몇몇 작가 지망생 지인들도 그렇게 읽지 않습니다.

놀거 다 놀면서 한 달에 30권 읽기...물론 힘들겠죠. 하지만 저같은 경우 백수 시절 하루 14시간은 아니었지만, 10시간 이상 꾸준히 읽었습니다. 하지만 제 독서 스타일이 읽은 부분이 제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경우, 그에 대한 생각을 적어 놓기 때문에 시간당 가독률이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상한(?) 번연을 만나면 이해 될때까지 반복해서 읽는 경향이 있는지라 고전 가독률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읽는 동안은 시간당 5페이지를 읽지 못했습니다.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번역이라 다른 판본을 참조하면서 읽었던지라..

책을 읽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백수이니 하루 14시간 씩 확보할 수 있으니 하루 한 권 못 읽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일반화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네요. 물론 지금 댓글을 보니 시이소님이 자랑으로 그 페이퍼를 올리시지은 않은 것 만은 확실해 진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것 같다`고 추정만 했지요. 기분 나쁠 수 있는 표현이라 이건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적한 시이소오 님의 표현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고, 제가 언급했다시피 사람은 자기 경험으로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독서 경향의 일반화는 무리인 듯합니다.

자신이 한달에 15권 읽었던 경험으로
다른 사람이 30권 읽었으니 속독이라 여기는 건 나르시즘에 빠진 치사한 사고방식..이라 하셨는데, 제가 위에 적었다시피 읽는 방식과 선택하는 책에 따라 가독률은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걸 무시한 채 시간의 평균적 정량화로 `나르시즘에 빠진 치사한 사고방식`이라고 표현하는 건 시이소오 님의 나르시즘을 반영하는 건 아닌지요.

전 단지 시이소오 님의 독서를 냉소하기 위헤 페이퍼를 쓴 것이 아닙니다. 표현의 일반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에요. 한 달에 30권을 읽는 님의 독서 경향이 정말 대단해 보여서 시이소오 님의 페이퍼에 댓글을 단 것이구요. 리뷰까지 남기시니 `이런 사람이 있다니?!`라는 느낌으로요. 단지 님이 제 글에 댓글을 단 표현 때문에 제가 문제제기 한 것이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2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험입니다만, 전 한 달에 100권 읽은 적 있습니다. 군 제대하고 시간 남길래 작정하고 모든 시간을 독서로... 한 달 계획이었으니 억지로 짜맞추긴 했죠. 한 권은 두툼(어려운 철학서는 안 됨)하면 나머지는 그냥 잡지처럼 읽을 수 있는 얇은 책 2권 읽는 식으로 머리 써서 100권 맞춘 적은 있습니다. 그냥 호기심 혹은 내 인내심.. 정도.... ㅎㅎ

그나저나 오늘 양복 스타일은 딱이군요..

yamoo 2016-05-12 10:27   좋아요 0 | URL
뭐, 발췌독이나 빨리빨리 볼 수 있는 책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 달에 100권은 제게 무리입니다..ㅎㅎ 물론 곰발님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ㅎ

한 달 100권. 이 프로젝트 참 매력적이군요. 제가 백수가 되면 도전해 볼까 합니다..ㅎㅎ

감사합니다!^^

하이드 2016-05-1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질과 양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책을 빨리 읽는 것도 맞는게, 비슷한 분야의 책들을 읽다보면, 정보습득을 위한 독서일 경우 겹치는 내용도 많아지고, 그 외의 목적으로 읽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가독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소설이라면 그 배경에 익숙한 사람이 훨씬 빨리 읽을 것이고, 여타 다른 분야들도 마찬가지로 당연히 자신이 주력하는 분야일수록 더 빨리 많이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저도 한달에 삼사십권은 읽는데, 가장 시간 없고 바빴던 회사 다닐때 독서 집중력이 가장 높았던 것 같습니다.(아닌가, 그 때가 가장 어렸을때여서인가;;)

시간이 많다고 많이 읽어지는건 아니라는 거 ㅡㅜ 요즘의 제가 그렇습니다. 시간 많아지면 책 많이 읽을 수 있을 거라는 편견을 버려욧!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2 10:53   좋아요 0 | URL
오 캐공감입니다 !!!!!!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보면 비슷한 책은 연달아 보게 됩니다. 쇼핑의 유혹 보다가 이 책에서 자주 인용된 쇼핑의과학을 읽는 식이죠. 그러면 이 두 권의 내용이 서로 겹칩니다. 하이드 님 말씀대로 금방 읽게 되요...

다차바니인가요..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더군요. 독서를 할 때는 한 분야의 책을 연달아 읽으라고요.. 그 사람 독서법입니다. 왜 그 사람 독서량이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한분야 책을 30권 연속으로 읽으면 이런 속독이 가능하겠더라고요...

yamoo 2016-05-13 13:15   좋아요 0 | URL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질과 양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라는 말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하루에 14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그게 한달을 채운다하더라도 누구나 30권을 읽을 수 있다는 시이소오 님의 말이 어불성설이라는 걸 말하기 위해 페이퍼에 4번 글을 쓴 것이지요.

저도 비슷한 분야의 책은 빨리 읽는 거 같습니다. 같은 내용을 약간 다르게 서술한 것 뿐이니까요. 비트겐슈타인의 책들을 읽다보면 비트겐슈타인에 관련된 책들은 아주 두껍지 않고 200-3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은 하루에 3권도 읽는 거 같습니다..ㅎ

oren 2016-05-1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에 책만큼 다양한 특성을 지닌 사물도 별로 없을 듯합니다. 저자와 번역자도 천차만별이고, 생김새와 두께도 다종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각각의 책 속에 담긴 내용 자체가 단 한 권도 똑같은 게 없으니까 말이지요. 게다가 그런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각양각색이니, 단순히 `책을 읽는 속도`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아주 다양한 차이를 보일 수 있지 싶습니다. 저야 뭐 소설 책 한 권을 가지고도 한 달씩이나 붙잡고 읽는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니 `책 읽는 속도`에 대해서만큼은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다독`하는 사람들을 별로 부러워해 본 적도 별로 없답니다. 각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책 읽기를 즐기면 그걸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요근래에 어느 책에선가 `책의 권수를 따지는 순간, 독서는 실패하고 만다`는 취지의 글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니체의 책 속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아리송해서 도무지 `출처`를 찾지 못하겠네요. 그걸 뒤지다가 문득 떠오른 `니체의 말`을 (좀 길지만) 덧붙여 봅니다.
* * *
잡다한 종류를 다독하는 것은 내 독서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영양 섭취의 선택 ; 풍토와 장소의 선택 ; ㅡ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결코 실책을 범해서는 안 되는 세 번째 선택은 자기 자신의 휴양을 취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도 특정한 정신이 얼마나 독특한지에 따라, 그에게 허락되는 것, 즉 그에게 유용한 것의 범위는 좁고도 좁다. 내 경우에 독서 전반은 휴양의 일종이다 : 따라서 독서라는 것은 나를 내게서 떠나게 하고, 나를 낯선 학문과 영혼들 안으로 산책하게 하는 것의 일종이지만 ㅡ 나는 더 이상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말하자면 독서는 나로 하여금 나의 진지함으로부터 휴식을 취하게 한다. 열심히 일에 몰두하는 동안에는 나는 어떤 책도 곁에 두지 않는다 : 누군가를 내 곁에서 말하게 한다든가 생각하게 한다든가 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리고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라고 불릴 만한 것이리라 ······ 잉태 시에 정신과 모든 기관은 극도로 긴장해야 하는데, 여기에 우연과 온갖 종류의 외적인 자극이 격렬하게 영향을 미치고, 아주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을 관찰해본 적이 있는가? 그래서 우연이나 외적인 자극은 가능한 한 많이 없애버려야만 한다 ; 즉 일종의 자기의 성을 쌓는 일은 정신적인 잉태에서 본능이 취하는 첫째가는 현명한 일이다. 어떤 낯선 생각이 은밀하게 그 성벽을 올라타는 것을 내가 허락할 성싶은가? ㅡ 그리고 이런 것이야말로 독서라고 불릴 만한 것이리라 ······ 일하고 산출해내는 시간이 지나면 휴양의 시간이 그 뒤를 따른다 : 내게 오라, 너희 편안하고 영민하며 수줍어하는 책들이여! ㅡ 이런 책들이 과연 독일 책일 것인가? ······ 내가 손에 책을 들고 있다고 느꼈던 것은 반년 전의 일이다. 무슨 책이었던가? ㅡ 그것은 빅토르 브로차드V.Brochard의 《그리스 회의론자들》이라는 탁월한 연구서였는데, 내 라에티아나 논문들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이중적이고 심지어는 오중적이기도 한 철학자 대중들 사이에서 회의주의자는 유일하게 존경할 만한 유형인 것이다! ······ 이런 책 외에는 나는 거의 항상 몇 권 안 되는 똑같은 책들로 도피하는데, 이 책들은 내게 합당하다고 입증된 것들이다. 잡다한 종류를 다독하는 것은 내 독서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열람실은 나를 병들게 한다. 새 책들에 대한 신중함과 심지어는 적개심도 `관용`이나 `아량`이나 여타의 `이웃 사랑`보다는 내 본능에 더 적합하다.

- 니체, 《이 사람을 보라》중에서

yamoo 2016-05-13 13:19   좋아요 0 | URL
제가 말하고 싶은 정확한 지점을 짚어 주시고, 거기다 니체의 적절한 인용까지..
이런 적재 적소의 인용은 정확한 정독과 다독이 아니면 힘들 거 같습니다.
오렌 님의 이런 인용 댓글은 격이 달라 원 페이퍼보다 훨씬 좋아, 해당 페이퍼의 질을 확 높여주는 나눔 글 같아요. 항상 감사합니다~!

마립간 2016-05-1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 지수 이야기보다,

싼 값에 구입한 양서가 한 없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yamoo 2016-05-13 13:21   좋아요 0 | URL
흠...마립간 님은 저 버리기아까워서 파는 책들에 꽂히셨군요..ㅎㅎ 잘만 고르면 대박인 책들입니다. 행사 기간을 맞추지 못해서 좋은 책은 다 팔리고 남은 쩌리 책들 중에서 건진게 저런 책인데....행사 시작 때에는 정말 엄청난 책들이 있었을 듯합니다..ㅎ

마립간 님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보세요. 많은 지점들에서 같은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고 직원이 그랬습니다..ㅎ

cyrus 2016-05-1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생각해도 하루에 `좋아요`를 1,000회 눌렀다는 건 이해할 수 없어요. 메일을 보낸 이후로 서재지수와 `좋아요` 수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누르는 `좋아요`보다는 진심이 담긴 칭찬 또는 비판 댓글 한 개 받는 게 더 좋습니다.

에머슨 전집은 책장에 꽂혀만 있어도 아우라가 엄청 나겠어요. 독해를 하지 못해서 제대로 읽지 못해도 저런 양서 한 권쯤 있었으면 좋겠어요. ^^

yamoo 2016-05-13 13:24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아주 미심적어요. 각각의 활동들을 1000회씩 했다는 건 정말 미치지 않고는 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건 확실히 알라딘 측에서 어떤 대책을 간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쵸~ 제가 원서 구입한 것들 중에서 코플스톤 전집을 구한 이후 최대어인 거 같습니다..ㅎㅎ 사이러스 님두 가까운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보세요. 거기도 버리기아까운책 사게팔기 코너를 운영할지도 모르잖아요. 얼른 가보시길~^^

stella.K 2016-05-12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한 권 읽는 사람이 있긴 있더라구요.
미식 견문록을 쓴 요네하라 마리나 니나 상코비치, 한홍 같은 사람은
하루에 한 권 읽는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ㅠ

그런데 야무님 글은 귀여운 데가 있어요.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ㅎㅎㅎㅎㅎ
스누피 커피 우유는 저도 먹고 싶긴 합니다만 저는 잠을 중요시하는 인간 중 하나라
생사를 가르는 웬만치 중요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 먹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요.

오늘의 데일리룩도 멋지군요, 야무님!^^

yamoo 2016-05-13 13:28   좋아요 0 | URL
독서력이 아주 많이 싸이면 하루에 몇 권식 읽는다고 합니다. 같은 분야의 책을 연달아 읽으면 어느 순간 그 분야의 책들은 쉽게 하루에 몇 권씩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제가 익숙한 분야의 책은 하루에 3권도 읽습니다.

근데 분야가 서로 다른 생소한 책을 읽는다치면 하루에 한 권은 매우 힘들더군요. 더군다나 300페이지가 넘는 세계문학 전집들은 좀 지루할 경우 하루에 1권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ㅋ

워떤 글 때문인지 좀 궁금하네욤.ㅎ 정말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좋게 봐주시는 스텔라님^____^

페크pek0501 2016-05-1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시절이 생각나서 한 말씀 남겨야겠군요. 한 달에 최대 열 권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자유기고가로 일하면서 매주 모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도 했고 집안일도 했으니 오로지 책만 읽은 건 아닙니다만 시간은 많은 편이었죠. 토요일밤은 밤 열시부터 새벽 네 시까지 읽기도 했는데 두껍지 않은 200쪽 조금 넘는 책은 하루에 다 읽기도 했습니다. 매일 하루에 한 권씩 읽을 수는 없지만 어쩌다 그런 경험은 있었죠.
저는 개인 차로 보는 쪽입니다. 한 달에 30권 읽은 분이 계시다는 게 놀라운 건 사실이니 야무 님의 글에 공감하지만 그 이상 읽은 분도 이 세상에 있을 거라고 봐요.

(과거 자랑질 해서 죄송합니당~~~ 저는 그때가 자랑스럽거든요. 지금은 많이 읽지 못하거든요...조금 읽어용~~)

yamoo 2016-05-13 13:32   좋아요 0 | URL
오~~~자유기고가이시기도 했군요!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던데! 거기다가 강의들으시고 집안일을 하면서 10권을 읽는다는 건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 하이드님 말씀마따나 시간이 무한정 있어야 독서가 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속독법 배운 사람은 한달에 60권도 읽더군요. 대체로 소설을 가열차게 읽는데, 빨리 읽어도 줄거리를 술술말하는 걸 보면 속독의 잇점은 분명 있는 듯합니다. 되게 신기했습니다.ㅎ

자랑질 하셔도 됩니다!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만한 일이잖습니까! 저같아도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을 듯해요..ㅎㅎ

보슬비 2016-05-1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것과 더불어 읽고 내용을 잘 정리해서 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더 대단하세요.(야무님 포함 페이퍼에 댓글 다시는 분들이 대부분 대단한분들이시네요~~ ^^.) 저는 그냥 정리하는거 포기하고 읽기만합니다. ㅎㅎ

그나저나 저는 카페인 민감자라 절대 시도할수 없는 커피우유네요. 그렇지 않아도 조카가 이 우유에 대해서 말해줘서 알고는 있었지만, 스누피 그림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yamoo 2016-05-22 20:44   좋아요 0 | URL
저는 다독하는 분들이 마냥 신기하다는!ㅎ

스누피가 그려져 있어요. 이게 트레이드 마크에요..ㅋㅋ 전 요즘 맨날 먹어요~ 이러다가 카페인 중독 되는 거 아닌가 은근 걱정됩니다요~ㅎ
 

요즘 알라딘 마을에서 알 수 없는 두 가지 미스테리 한 현상 때문에 궁금해서 죽겄다~ 하나는 정말 미스테리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종의 불만거리의 다른 이름이다.ㅎ(후자는 다음 페이퍼에서 쓰기로 하고..)

 

개인적으로, 알라딘 측이 한 번 서재지수를 조정하는 바람에 매우 신경질이 도진 적이 있다. 그냥 알라딘 측 맘대로 조정을 해서 1만점 가량 깍였다.

 

알라딘에 이사 와서 초반에 서재지수를 높이려고 발악한 적이 있지만, 기존 활동이 쌓이지 않는 이상 서재지수를 올리는 일은 매우 힘든 사안이었다.

 

추천(당시 좋아요는 추천)을 받지 못하고, 댓글 없는 썰렁한 리뷰를 1편 써 봤자 지수가 50점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40-50편을 일주일에 걸쳐 이전 블로그에서 날라다가 복사해봤지만, 지수가 별로 늘지 않았다.

 

페이퍼도 얼마간 써 나가다가 지수가 별로 높아지지 않아 시큰둥해지면서 지수올리는 걸 그냥 포기했다. 욕 한번 해 주고 말았다.

 

근데, 아주 우연히(서재의 달인 코너를 아주 가끔 방문한다) 서재지수 1등이 바뀌어 있는 사실을 보고 매우 놀랐다. 지금 내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해 봤는데, 1등이 바뀌어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서재의 달인 현재 랭킹 1위가 알라딘에서 활동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분이라는 거. 찾아 보니 2015년 10월 2일에 첫 리뷰를 올린 분이다.

 

아니, 어떻게 하면 만6 개월만 활동하고 서재의 달인 지수 1위가 되는 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는 거다. 서재지수 산정 방법이 알라딘 측 맘인 것은 알겠지만 이건 좀 이상함을 넘은 미스터리다.

 

알라디너들은 명예의 전당 메인 페이지, 서재의 달인 지수를 쉽게 확인해 볼 수 있으니 보시라. (누구나 오픈 된 페이지) 1위가 [심은유의 마술연필] 님 서재이다.

 

[심은유의 마술연필]

서재지수          1,428,495 점

마이리뷰          209 편

마이리스트       1,101 편

마이페이퍼       70 편

태그                20,975 개

 

 

마이리뷰 209편에 마이페이퍼 70편 정도면 100만 점이 훨씬 넘나부다. 마술연필이 알라딘을 만나 마법을 부렸나? 아, 태그 때문인가?

 

그럼 2위 랭커인 숲노래 님 서재지수를 보자.

 

[숲노래]

서재지수          1,127,679 점

마이리뷰          3,230 편

마이리스트       1,140 편

마이페이퍼       13,862 편

태그                194,430 개

 

 

 

단번에 비교할 수 있다. 숲노래 님이 마이리뷰를 심은유 님보다 3000개 이상 많이 작성했고, 마이페이퍼와 태그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근데, 서재지수는 30만점 이상 뒤쳐지고 있다!

 

말이 30만점이지, 젠장 내가 이 서재에서 3년 이상 그래도 꾸준히 활동했는데 서재지수가 달랑 4만점을 조금 넘을 뿐이다.

 

(이런 불만을 서재 초기에 했었는데, 이웃 분이 서재 활동이 쌓여야 지수가 많이 반영된다는 점을 알려줬다. 그때 어느 정도 알았다. 지수 누적이 어떻게 대략적으로 작용하는지.)

 

30만 점과 4만 점이라...썅 소리가 절로 나는 구나..--;;


 

도대체 심은유 님은 알라딘 서재 활동 약 7개월 동안 어떤 마법을 부렸기에 단기간에 알라딘 명예의 전당 서재의 달인 1위가 되었을까?

 

아무리 서재지수가 북플과 연동이 된다지만 이건 너무하다. 실제 심은유 님이 약 7개월 서재 활동을 하면서 받은 추천 개수만 봐도 로쟈 님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단 기간에 저런 서재지수를 확보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알라딘 서재지수 산정 지침 중 가장 기본적인 한 가지, 리뷰 한 편당 지수 50점이라는 산정 기준으로 볼 때 이건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수치다.

 

리뷰 한 편당 지수 50점이라면, 1만편을 써도 50만점이라는 얘기다. 1년에 책 1만권을 읽었다는 뻥은, 이 수치에 대면 애교 수준이다. 누구나 알것이다. 1년에 책 1만권을 읽는다는 건 뻥중에 개뻥이라는 걸.

 

근데 서재지수는 정말 이 뻥을 아주 우습게 뻥이 아닌 현실화된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리뷰 209편, 리스트 1101편, 페이퍼 70편, 태그 20,975개. 만일 내가 이런 수치를 보였다면 아마 지수 10만점도 확보하지 못했을 거다.

 

알라딘 측에 묻고 싶다. 서재 활동을 어떻게 하면 약 7개월에 100만 점을 가뿐히 넘을 수 있는지. 만일 서재지수를 아주 빠르게 높일 수 있는 길이 북플에 있는 어느 기능 때문이라면, 그것이 뭔지 궁금하다.

 

그런데 그게 지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서재 지수는 재조정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알라딘 서재 지수 반영 비중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산정 기준이 리뷰 작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알라딘 유저들이 쌓아 올린 양질의 리뷰는 책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

 

나는 생소한 책을 구매할 경우 리뷰를 보는 편이다. 예스나 교보 또는 반디 인터넷 서점보다 알라딘은 리뷰가 압도적으로 많다. 생소한 책의 경우도 1-2편은 있는 정도. 책 구매에 어느 정도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이건 정말 중요하다. 책 사이트에서 책 구매를 위한 양질의 기준을 제공해 준다는 건 무시하지 못할 가치를 담고 있기에 그렇다. 교보와 반디는 이런 면에서 알라딘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책 구매의 시금석이 되는 이런 중요한 리뷰 작성이 지수 산정 시에 북플 사용 기능에 밀린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다.

 

 

"심은유의 마술연필,ⓒ심은유" <--- 요 표시 때문인가? 심은유 님이 서재 활동 초기에 리뷰와 페이퍼에 저 표시와 함께 '이 모든 저작물은 심은유의 콘텐츠로써 복사 및 표절을 엄급합니다'란 표시 비슷한 게 달렸었는데, 이거 때문인가? 'ⓒ심은유' 표시가 이런 걸 담고 있는 표시라서뤼...알라디너 중 이런 표시를 달고 활동하는 분은 이 분밖에 없는 거 같아, 이런 추청을 해 볼 수밖에..

 

가장 좋은 건 알라딘 측의 답변을 듣는 것 뿐!

 

 


댓글(10) 먼댓글(1)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서재지수의 문제점
    from 冊性愛子 2016-05-10 20:29 
    오늘 야무님이 작성한 글을 읽으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에 제가 알라딘 서재지수의 문제점에 대한 내용의 메일을 서재지기님에게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회원닉네임이 공개되는 내용이라서 서재지기 게시판에 불만사항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저도 처음에 알라딘 서재/북플 활동이 많지 않은 분이 서재지수가 높게 나오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매일 두 편 이상의 글을 열심히 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마이리뷰’, ‘마이페
 
 
yureka01 2016-05-1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지수 ..이런 점수는 전혀 고려 한바가 없었는데...저도 한번 보러가야겠군요..ㄷㄷㄷㄷ우엉.....

yamoo 2016-05-11 21:36   좋아요 0 | URL
서재지수에 관심이 없으면 문제될 거리도 안됩니다. 하지만 저같은 사람에게는 쬐금의 영향은 있습니다..ㅎㅎ

가끔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stella.K 2016-05-10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언제 또 이런 걸...!
사실 전 숫자에 약하여 이 부분은 생각한 바가 거의 없어요.
서재지수 높다고 적립금 줄 것도 아니고.
근데 답변 듣기 쉽지 않을 걸요?
지난 번에 그렇게 야무님을 비롯해서 몇몇 분들이 당선작 문제제기를 해도
지금까지 일언반구도 없잖습니까?
이거에 답변을 한다면 그것도 답변을 해야할 겁니다.
어쩌다 알라딘이 이렇게 됐는지...-_-;

yamoo 2016-05-11 21:38   좋아요 0 | URL
서재지수에 쬐금 관심이 있고, 서재의 달인 코너를 한 달에 두서너 번은 방문하는지라...

사실 서재지수가 어케 반영되고 있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데, 가입한지 얼마 안 돼 서재지수 1등이라는 엄청난 사실을 보고 경악을 좀 했습니다.

반디지수, 예스 지수, 네이버 내공...이런 식으로는 산정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ㅎ

그러게요, 어쩌다 알라딘이 이리 됐는지 몰루겠습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0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 미스테리하긴 하네요.
숲노래 님이 부동의 1위일 줄 알았는데... 쏟아내는 양 또한 어마어마하니 말입니다.
3년 내내 아라딘 했는데도 내 서재지수는 십만이 안 넘던데..(넘었나 ??! 관심이 없어서..-_-)

yamoo 2016-05-11 21:40   좋아요 0 | URL
그 부동의 1위가 바뀌어서 매우 경악했지요..ㅎㅎ

새로운 1위가 등장하기 전, 알라딘 서재 지수 1-10위 까지는 정말 오래 알라딘 서재 활동을 해 온 분들인지라...

곰발 님처럼 양질의 글을 써주시는 분이, 그것도 꾸준히~ 그런 곰발 님도 10만이 안 넘는 현실에서 심은유 님 서재의 1위는 정말 경악 그 자체이올습니다요..ㅋㅋㅋ

cyrus 2016-05-1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지수 반영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야무님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특정 회원분의 실명을 거론하는 건 실례라고 봅니다. 이 문제의 원인은 회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알라딘 시스템에 있습니다.

yamoo 2016-05-11 21:41   좋아요 0 | URL
특정 회원의 실명을 거론하고 싶어서 거론한 게 아니라...그 분 서재 이름이 실명으로 돼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리 됐네요..ㅋㅋ

물론 알라딘 시스템이 문제이지요~ 저도 알고 사이러스 님께서 뭘 염려하시는 지도 알겠습니다!

표맥(漂麥) 2016-05-1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도 서재지수가 안올라가서 잊은지 오래... 리뷰 컨텐츠는 알라딘의 자산이기도 한데... 뭔가 좀 잘못된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공감하는 글입니다.^^

yamoo 2016-05-11 23:30   좋아요 0 | URL
서재 지수가 하도 안 올라가면 포기하고 그냥 잊게 되지요~ㅎㅎ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표맥 님!^^
 
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이삭줍기 3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인간에게 있어 그림자는 무얼까? 샤미소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열림원, 2002)를 읽고 ‘그림자’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나 오래 붙잡고 있는 내가 좀 우스워 보이긴 한다. 인간에게 그림자는 그림자일 뿐, 아무것도 아니기에.

 

플라톤의 철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그림자는 실체가 아닌 허상이라는 걸 초등학생도 안다. 그냥 빛을 받는 유기체가 드리우는 실체의 흐릿한 모사일 뿐이다.

 

그런데 소설 한 권이 잊고 있던 인간의 ‘그림자’에 대해 성찰을 촉구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고 멋진 우화를 통해서, 자본주의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사실, 이 소설은 자본주의 비판서로 평가받아 온 듯하다. 물론 플롯 구조상 인간의 가치와 돈을 대비시키고 있기에 이런 평가는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소설 속 ‘그림자’로부터 인간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노자 사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노자가 말한 ‘무위(無爲)’의 사상 말이다.

 

<도덕경>에서 노자가 말하는 무위(無爲)는 ‘유무상생(有無相生)’과 상통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우주 만물은 유와 무의 대립과 긴장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단다.

 

있음은 없음을 전제로 하고, 없음은 있음을 전제로 한다. 침묵이 없으면 말(언어)이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말은 침묵을 전제로 가치를 갖는다. ‘쓸모 있음’도 매한가지다. ‘쓸모 없음’이 있어야 비로소 그 ‘쓸모 있음’의 가치가 생긴다.

 

 

 

2

 

 

인간의 그림자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림자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림자가 고뇌를 덜어주지도 않는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인간이 그림자의 존재를 생각할 겨를은 거의 없다.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소설의 주인공 슐레밀은 무가치한 자신의 그림자를 악마에게 쉽게 내 준다. 그 대가로 슐레밀이 얻은 것은 금화가 무한하게 나오는 행운의 가죽 주머니. 슐레밀은 이 주머니로 갑부가 된다.

 

하지만 그는 태양이 뜨는 밝은 날을 피하게 된다. 그림자가 없기 때문에, 그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게 된다. 이 나라에서는 그림자가 없을 경우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림자 없는 슐레밀을 보고 수다스런 청년들은 빈정거린다. “성실한 사람은 태양 아래서 걸어갈 경우 자신의 그림자를 잘 간직하는 법이지.” (p32)

 

슐레밀은 금화를 사용해 명성을 누리지만, 그 자신은 그가 지은 성 안에 꼭꼭 숨어서 지내다 태양이 사라진 밤에만 돌아다닌다.

 

급기야 그림자가 없다는 단 하나의 사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하인에게 빼앗기고 그는 절망한다. 그제서야 그는 절실히 깨닫는다. 쓸모 없던 그림자의 가치를.

 

그림자는 그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명예를 얻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였다. 선한 일에 돈을 쓰고, 그로 인해 명성을 얻었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로 그 모든 가치가 하루아침에 신기루처럼 없어지는 경험은 슐레겔을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가 그림자만 보여주면 혼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고, 하인이 태양아래 주인님의 그림자만 보여주면 충실한 하인으로 남겠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슐레겔은 그럴 수 없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타 들어가는 순간만을 경험해야 했다.

 

슐레겔은 이전에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모든 재산을 바쳤지만, 지금은 오로지 그림자만 없기 때문에 가치 있는 모든 것을 눈앞에서 잃고 있다. 그는 스스로 묻는다. “이제 나는 이 지상에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p33)

 

 

 

3

 

 

이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를 갖고 있지만, 곱씹어 볼수록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림자’가 갖는 상징적 위상을 계속 돌아보게 한다.

 

천민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직장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가진 ‘그림자’를 모두 저당 잡히고 있다. 회사 밖에서는 일말의 가치도 없는, 그리고 눈에 잡히지 않는 업무를 위해 나의 시간과 정열을 모두 소진시키고 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아침에 일어나기 싫고, 회사에 가기 싫지만 돈을 벌기 위해 나는 가야한다. 상사의 갑질과 거래처의 갑질을 견디지 않고는 하루가 지나가지 않는다. 마른 걸레에서 구정물을 뽑아내고 나면, 나는 점점 닳아 없어진다.

 

그러면서도 놀라운 건 우리 스스로가 슐레겔이 자기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을 좀처럼 던지지 않는다는 거다. “이제 나는 이 지상에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오후 3시의 햇살을 받으며 여의도 공원을 걸어보는 자유.’ 샐러리맨들은 누려볼 수 없다. 이 산책은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치 있는 일도 아니다. 태양 빛에 드리우는 그림자와 같은 거다.

 

10년 간 대기업 산하 연구소 연구원 생활을 하고 직장에 사표를 던진 한 여자가 그날 오후 3시 여의도 공원을 산책하면서 느낀 지점이다. 그녀는 감격에 눈물을 흘리며 자기가 뭘 위해 살았는지 모르겠노라고 했다.

 

그렇다. 이 기본적인 인간의 자유를 샐러리맨들은 누릴 수 없다.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를 누릴 수 없는 사람을 우리는 노예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현대 자본주의 국가의 샐러리맨들은 모두 노예다.’라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 수없이 회자되는 ‘그림자’는 현대 사회에서 돈과 바꾼 ‘인간의 가치’와 정확히 유비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무가치한 듯 보이는 ‘자신의 그림자’를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4

 

 

인간은 쓸모 있는 부분과 쓸모 없는 부분이 서로 섞여 있는 존재다. 자신을 이루는 쓸모 없는 부분이 무용하다고 해서 돈과 바꿔버리는 순간(여가를 일로 바꾸는 순간) 자신의 가치는 없어져 버린다.

 

잊지 말자. 소설의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전하는 귀중한 메시지를.

 

“벗이여, 만약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이라면 부디 무엇보다도 그림자를 중시하고, 그 다음에 돈을 중시하라고 가르쳐 주게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자네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면 말이지.” (p132)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6-05-04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낯설지가 않네요. 저도 읽은 것 같기도한데 말입니다.
제목만큼 아주 재미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확실히 기억을 못하는 걸 보면...ㅠ
그런데 야무님 글을 읽으니 정말 그렇게도 이해될 수 있었던 책이군요.
탁월하십니다.^^

yamoo 2016-05-10 16:02   좋아요 0 | URL
전 이 소설을 처음 읽었는데, 본래 아동용 동화로 많이 편집돼서 출간되었던 모양입니다~ 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근래 들어서 그냥 휘리릭~ 읽었던 소설은 이 작품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흠...제 독후감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6-05-0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림원 이삭줍기 시리즈를 모으는 중인데, 유독 샤미소의 작품은 찾기 힘드네요. 어린이용 번역본은 사기 싫어요. ^^

yamoo 2016-05-10 16: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 이삭줍기 시리즈 거의 다 모았는데, 3번 샤미소의 이 책은 구할 수가 없네요..ㅜㅜ

어린이용 번역본이 많나 봅니다..ㅎㅎ

transient-guest 2016-05-10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만화로 본 기억이 있네요. 83-84년 무렵의 `보물섬`이란 어린이만화잡지였어요. `그림자를 판 사나이`라고...세부적인 디테일은 다르지만요...

yamoo 2016-05-10 16:05   좋아요 0 | URL
저도 보물섬 구독했었는데요...거기서 저는 그림자를 판 사나이라는 작품을 본 기억이 전혀~~~없습니다. 몇 작품은 생각나는게 있지만 제목은 전혀 생각나지 않네요..ㅎ

그나저나 보물섬이라...추억의 만화잡지죠. 어깨동무, 아이큐 점프와 함께 구독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만...^^;; 트랜스님 때문에 엔날 생각이 나래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