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산 책에 대한 페이퍼. 다름 아니라 병신같이 같은 책을 두 권 주문해서다. 책을 거의 안 사다가 갑자기 병이 도진거 같다. 1만에 삼십 여 권 이상을 주문한거 같아 자괴감이 심하게 든다.


버려야 할 책도 쌓여 있는데...2주 전에는 회사에 약 50여 권을 기증했고, 또 기증하려고 한다. 기증 대기 책만도 30여 권 이상이다.


우선, 문트 님게서 좋다고 하신 책이 하도 많아서, 리뷰를 보고 주섬주섬 주문하고 있는데, 아~ 씨~~ 우주점 2만원 채우기 시도하다가 우후죽순 거리낌 없이 주문해버리고 도착한 택배 때문에 당황하는 상황이 쌓이니 짜증이 심하게 난다.


급기야 같은 책을 두 권 주문하는 사태 발생...젠장~~


르메트르가 문제의 책이다..저 <사흘 그리고 한 인생>. 아후~~<예술의 정신>은 원래 있던 책인데, 상태가 좋은 책이 2천원밖에 안해 그냥 또 샀다. 헌 책은 버려야쥐~~ㅎ


파워스의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이 너무 기대가 된다. 매카시의 <신의 아이>도!! 바람구두님의 책은 신간도 얼른 주문할 예정이다.ㅎ








그리고 버릴 책. 이거 외에 30여 권이 더 대기중...


율리 체 작가는 정말 나와 맞지 않는 작가다. 특히 <어떤 소송>. 읽다가 덮기를 몇 번했는지 모른다. 이거 외에 두 작품 더 있는데, 그것도 처분할 예정이다. 민음사 <콜레라시대의 사랑>은 1권이 생뚱맞게 달랑있다. 니체 도덕의 계보도 같은 책이 있어 처분~ 나머지는 필요없는 책이라 기증 코너로 슝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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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2-12-17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터에 책을 기증할 곳이 있나봐요. 그말은 일터에 도서관이 있다는 뜻이죠? 좋은 일터네요. 저도 아주 가끔 샀던 책을 다시 주문하기도 합니다. 책장을 뒤지다가 이런 책이 있었나? 언제 샀지? 이러기도 하구요. 저도 책정리를 좀 해야하는데, 자꾸 책을 사모으기만 하네요.

yamoo 2022-12-19 14:28   좋아요 0 | URL
네...다행히도 있어서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필요없는 책 위주로 추려서 가져가는 것도 일이네요..ㅎㅎ

계속, 이런 책도 있었나??라는 놀라움의 연속..ㅎㅎ

책 사고 쳐박아 두니, 나중엔 어떤 책을 샀는지 까맣게 모르는 책도 많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2-12-17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저도 같은 책을 또 주문하니 알라딘께서 주문한 적이 있다는 멘트를 뜨게 하여
취소한 적이 있소이다. 그래서 저는 한 서점에서만 주문해야만 해, 라고 생각해요. 중복 주문은 알려 주거든요. 여러 서점에서 구매하면 아마 중복 구매가 많을 듯합니다.^^

stella.K 2022-12-18 10:35   좋아요 2 | URL
엇, 그런 알라딘에 그런 기능이 있었나요?
저는 중복주문 안 해 봐서요.ㅋㅋ
솔직히 왕년에 중복주문 좀 해 봤다해야 책을 진짜 읽는 사람 아닐까요?
야무님 자책을 좀 심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중복주문하면 소원이 없겠네.ㅋㅋㅋㅋ
(이러다 말이 씨 될라..ㅠ)

저한테 버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저도 책이 산더미라
차마 그 말이 안 나오네요.ㅠ

yamoo 2022-12-19 14:30   좋아요 2 | URL
이건 아마도 낱권씩 구매하는 와중에 중고샵 검색에서 좀더 산 책을 찾가다 그냥 주문했던거 같습니다..ㅎㅎ
물론 알라딘에서 구매하면 중복 주문은 알려주는데, 이게 개인샵이다보니 그런 메시지가 없었나봐요..ㅎㅎ

scott 2022-12-17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이 쌓아 올리신 책들 제목들 이어 붙여 읽어 보니 한 해 일어 났던 일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

yamoo 2022-12-19 14:31   좋아요 0 | URL
책탑의 제목들을 이어붙일 생각은 전혀 못해봤는데, 스코트님 때문에 훑어봤지만 따로국밥이라 별로 제겐 의미가 없었네요...ㅎㅎㅎ

근데, 저도 앞으로 책탑 쌓으면 책 제목 이어붙이는 시도를 해봐야 겠으요~~

Falstaff 2022-12-17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아시다시피 야무 님하고 저하고 약간 좋아하는 핀트가 달라요. 다른 게 지극히 정상이기도 하고요!!!! 흑흑.....
예를 들어, 저는 율리 체, 무지 좋아한답니다. ㅋㅋㅋㅋㅋ <잠수 한계 시간>, <새해> 같은 거 독특하잖아요? 그냥 제가 읽기에 그랬다는 겁니다. ^^;;;

yamoo 2022-12-19 14:33   좋아요 1 | URL
약간 핀트가 다른 작품이 있더라구요. 저도 인정합니다. 그게 10에 2-3권 정도라 좀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ㅎㅎ
일단 율리체 다른 작품들을 좀더 집중해서 읽어봐야 겠어요~~

율리체를 좋아하시는군요! 전 아무리 읽으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구요. 뚝뚝 끊기는 맛이 영~~ 요즘 키냐르도 좀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어요...ㅎㅎㅎ

transient-guest 2022-12-22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과 아마존은 중복주문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습니다만 가끔 저도 있는 책을 다시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장에 책을 기증할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습니다. 저는 제가 다 갖고 있어요. 버릴 책은 다른 사람에게도 줄 필요가 없는 수준의 책들이라서 사무실 옮길 때 다 버렸어요.

yamoo 2022-12-23 17:02   좋아요 1 | URL
알라딘에서 구매하면 구매한 내역이 있기에 중복구매 여부를 알 수 있지만, 중고샵에서 거의 동시에 구매를 한 거 같아요...그래서 것두, 하나는 예스24 중고매장에서 구매하고 하나는 알라딘 중고샙에서 구매해서 중복주문 메시지가 안떴을 거에요..^^;;

맞아요. 다른 사람에게도 필요없는 수준의 책들...이런 걸 버려야합니다. 아니면 기증할 곳에 기증하던지요..ㅎㅎ
 

한 달에 한 번 있는 소장품 경매. 이 경매에 참가하여 있을 수 없는 가격에 원화를 낙찰받는 기쁨이 있기에, 낙찰받는 족족 좀 올려보려고 한다.


오늘 오후 3시 쯤에 마감한 소장품 경매에서 최저가 입찰로 3점을 응찰했지만 아쉽게도 한 점만 낙찰받았다.


그래두 어디인가, 판화도 아닌 유화를 최저가 입찰로 그야말로 액자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원화를 데려올 수 있는데!!  그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단지 작가를 알 수 없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최저가로 시작해 나홀로 입찰하여 낙찰받는 행운은 가뭄에 콩 나듯 있기는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정말 좋은 작품이 작가 미상이라서, 모르는 작가라서 유찰되는 작품들이 있다.


물론 맘에 드는 작품들은 여지 없이 경쟁이 붙어 다른 사람들에게 뺏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귀신같이 입찰을 하는 사람들.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보는 눈은 비슷한가 보다.


첨에는 작가를 알 수 없는 작품에 입찰을 하는 심리가 궁금했지만, 이내 금방 알게 되었다. 작가를 알 수 없어도 잘 그린 그림은 그만한 가치가 있고 감상의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강남 갤러리들에서 신진작가의 어정쩡한 팝아트 한 점당 몇 백만원씩 하는 그림 보다 훨씬 좋다. 그러니 작가를 몰라도 입찰할 수밖에. 그렇게 놓친 그림들이 부지기수다. 보는 눈은 다 똑같나 보다.


아래 그림이 내가 구매한 그림이다. 유리 액자까지 있다. 캔버스에 유화.  78cm*48cm(변형20호), 타이틀 '풍경'


다소 정형적이고 도식적인 풍경화이지만 매우 훌륭하다. 캔버스는 정식 아사면이라 캔버스 가격만 5만원이 넘는데, 물감 값도 안나오는 저렴한 가격에 득해서 너무 신난다.


물론 50호의 멋진 작품 2개를 놓친 개 너무 아깝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그냥 포기했다. 하나 건진 것도 다행이다.ㅎㅎ


이걸 갤러리에서 구매한다면 200만원은 당연히 넘을 것이고, 대학교 졸업작품 전시회에서 구매해도 50만원은 족히 넘을 듯한데, 너무 저렴하게 데려와서 뭔가 당첨된 듯한 기분이다.ㅎㅎ


작자 미상인 그림이지만 나는 이런 그림을 꾸준히 모은다. 그 이유는 어느 순간 작가가 밝혀져 가뿐히 구매한 가격을 넘어서는 마법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부하는 것은 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지인 집들이나 결혼식 때 부주 대신 이 그림을 선물로 주면 너무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 


지난 여름 고마웠던 분이 박사학위를 받아 축하 선물로 이렇게 구매했던 그림을 선물한 적이 있었다. 어느정도 좋아할 줄 알고는 있었지만,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너무너무 반응이 좋았고, 몇 십만원 짜리 선물보다 훨씬 귀하게 여기는 걸로 봐서 그림 선물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듯하다.


로버트 헨리의 <예술의 정신>을 보면, 그림 감상의 가치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언젠가 내 그림으로 선물을 줄 날이 머지 않았기를 바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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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15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그림 진짜 좋네요.
저는 제목 읽고 아무님 그림이 팔렸나 했더니 그건 아직 아닌가 봅니다.
조만간 내 그림 팔리다. 뭐 이런 페이퍼가 올라오길 기대해 봅니다.^^

yamoo 2022-12-15 22:16   좋아요 2 | URL
그림 좋죠? 네...정말 좋습니다. 이 그림을 보여준 5명 모두 좋다고 난리입니다. 얼마줬냐구. 못줘도 200은 줬겠지?? 라고합니다만...저는 그냥 빙그레 웃기만 했습니다..ㅎㅎ

제 그림이 팔리면...호당 5만원만 되어도 직장을 때려칠겁니다..ㅎㅎ
그 페이퍼 쓰고 며칠내로 일 때려칠듯요..ㅎㅎ

얄라알라 2022-12-15 23:36   좋아요 1 | URL
저랑 똑같은 착각을 하셨네요 stellaK님^^
누구의 그림이건, yamoo님 좋으시다니 그냥 다 좋은 걸루다가~~~^^

얄라알라 2022-12-1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 없이 에릭 요한슨이 떠올랐습니다.

축하드려요^^ 해피 구매하셨네요

yamoo 2022-12-17 09:56   좋아요 0 | URL
음....
에릭 요한슨...스웨덴 사진작가 말씀하시는 건가요? 흠...어떤 면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요. 뜬금 없지는 않네요..^^

감사합니다!ㅎ 정말 해피해요~~

희선 2022-12-16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멋집니다 그림을 사시고 그걸 선물로 주신다니, yamoo 님한테 그림 선물 받으신 분 많이 기뻐하셨군요 작가를 모르거나 잘 알려진 작가가 아니어도 그림이 좋으면 되는 거죠 작가를 모르는 그림이 나오기도 하는군요 언젠가 그 작가가 밝혀지기를... yamoo 님이 그린 그림을 선물할 날도 오고 그림이 팔리는 날도 오기를 바랍니다

2022년 잘 보내시고 새해 잘 맞이하세요


희선

yamoo 2022-12-17 10:03   좋아요 0 | URL
이건 누가 봐도 멋지다고 할 거 같습니다. 약간 르네상스 시대 유명화가들이 초기에 습작했던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맞아요. 작가 미상과 작가 이름을 알아도 알려지지 않은 작가는 뭐, 거기서 거기겠죠. 이런 정도의 그림을 그린 화가가 초짜가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겠지요.

이렇게 사 모은 그림 중 아주 일부는 선물로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응은 상상이상이구요...그림 선물이 특별한지는 그림을 선물하면서 알게됐습니다. 선물 받은 사람은 집에 그림이 한 점도 없는 경우, 그분은 그림을 구매할 확률이 아주 높아지겠지요. 새로운 문화생활의 기회도 덤으로 주는 거 같아 새로운 차원의 선물인 듯합니다..ㅎㅎ

transient-guest 2022-12-1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저도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yamoo 2022-12-17 11:31   좋아요 0 | URL
네, 도전할 가치가 충분해요. 트랜스 님에게도 강추드립니다!!ㅎㅎ
 

 과연 역사는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는가? 말했다시피 이건 나이가 든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지혜로워진다는 것만큼이나 거대한 착각이다. 인간은 저절로 나아질 수 없고, 그런 인간의 역사 역시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가만히 놔두면 인간은 나빠지며, 역사는 더 나쁘게 과거를 반복한다.

 즉 진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과거가 더 낫게 미래를 반복한다. 그러므로 이반 일리치는 "미래는 삶을 잡아먹는 우상입니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오직 희망만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 <눈먼자들의 도시> P40

 

 

꽤 오랜 전 인듯하다. 김사과 작가의 귀신 싯나락 까먹는 논증을 보고 여기 페이퍼를 쓴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근데, 또 다른 한 작가에 의해 그 옛날의 기억이 떠오르게 됐다. 이번에는 김애란 작가다.

 

사실, 김사과의 경우 내게는 듣보잡 작가였는데, 김애란은 내게도 아주 익숙한 작가다. 그 모든 문학상이란 문학상을 모조리 휩쓴 현 한국 문학을 이끌어 가고 있는 기수 아닌가. 나는 단편 하나 읽고 나와 맞지 않는 작가라 두 번 다시 눈길을 주지 않은 작가지만, 김애란에 대한 평단의 기대와 대중적 인기는 실로 크다.

 

나같은 넘이 지껄인다고 뭐하나 달라질 것도 없는 그런 위대한(?) 작가다. 근데, 시론이랍시고 쓴 글은 정말 함량미달인 듯 보인다. <눈먼자들의 국가>(문학동네, 2014)라는 작가 모음 시론집인데, 그 첫 에세이가 바로 김애란의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이다. 인용된 부분은 바로 여기 실려 있다.

 

인용된 첫 두 줄, “과연 역사는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는가? 말했다시피 이건 나이가 든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지혜로워진다는 것만큼이나 거대한 착각이다.”라는 건, 하나마나 한 소리다.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가 되지 않는다는 건 삼척동자라는 아는 사실이다. 나이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이 지혜로워진다는 것이 거대한 착각이 아니라는 말도 유비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뻔한 얘기다.

 

뒤따라오는 문장이 정말 한심하다. 김애란은 이걸 말하기 위해 거대한 착각운운한 듯 보인다. 이 문장 역시 거대한 착각을 지지하는 논거로 사용됐기에 그렇다. “인간은 저절로 나아질 수 없고, 그런 인간의 역사 역시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이 문장을 보면 김애란도 어떤 편견에 사로잡힌 듯 보이다.

 

인간은 원래 태어난 대로 살아간다. 종교적으로나 실존적으로 아주 커다란 깨달음을 얻지 않는 이상 생긴 대로 살다가는 게 자연스럽다. 아니, 좀 더 생각해보면 인간이 나아진다는 자체도 매우 모호하다. 어떤 관점을 취하느냐에 따라 나아진다는 건 매우 모순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인간적으로 나아져도 생태적으로는 전혀 나아진 게 아닐 수 있는 게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가 진보한다는 건 우스꽝스런 복음이며, 이게 잘못된 망상이라는 건 아주 널리 밝혀져서 논할 가치조차도 없는, 지극히 상식이 된지 오래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김애란은 지금 수사적 논증을 통해 아니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는 거다. 이게 고3 논술 문장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싶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논증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가장 심각한 건 일리치의 말을 인용하기 직전의 두 문장이다. “가만히 놔두면 인간은 나빠지며, 역사는 더 나쁘게 과거를 반복한다. 즉 진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과거가 더 낫게 미래를 반복한다.” 가만히 놔두면 더 좋아지는 인간들이 있기는 있다. 그래서 가만히 놔두면 인간은 나빠진다.’는 명제는 참 거짓을 말할 수 없는 전형적인 명제다.

 

근데 김애란은 여기서 더 일반적인 역사적 사실을 이끌어 내는 비약을 멋지게 실행한다. 역사는 더 나쁘게 과거를 반복한단다. 지금까지 역사가 어떤 외부적 힘에 의해서 좋게 흘러왔나? 진보의 과점에서 보면 과거가 더 낫게 미래를 반복하나? 이 논증은 그야말로 소설이다. 망상에 픽션을 가미하면 이런 논증이 가능한가보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어떤 외부적 힘에 의해서 지금까지 온 게 아니다. 사관은 순환할지 모르지만 인류의 시간은 그냥 일직선으로 쭉 흐를 수밖에 없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시간은 미래를 관통해 간다. 미래가 과거로 바뀌는 순간이 현재이고 인간은 그걸 어떻게 할 수조차 없다.

 

설탕물을 먹으려면 설탕이 녹는 시간을 기다려야하듯이 시간은 흐름이요, 역사 역시 기다림의 축적이다. 과거가 더 낫게 미래를 반복한다는 건 헛소리다. 진보적 관점에서 봐도 그렇다. 김애란은 역사에서 진보라는 개념을 매우 작위적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김애란은 일리치의 주장을 가져오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부가한 것인데, 앞 두문장은 하나마나 한 소리이며 뒤의 문장들은 논리적 비약을 통한 전형적인 개소리일 뿐, 일리치의 주장은 생뚱맞게 허공을 울릴 뿐이다. 황당한 무려력을 보여주는 논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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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1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야무님은 독서 스펙트럼이 역시 넓으십니다.
언제 또 저런 책을 읽으시고...
저도 김애란 소설 거 뭐더라. ...무슨 인생...? 영화화된 거
그거 하나 읽고 땡쳤습니다.
그 소설이 그렇게 대단한가 싶어 거의 비판적으로 리뷰를 했고
좋아요도 엄청 많이 받고 (제 생애 그렇게 많이 좋아요를 받아 보기는 그때가 처음...?)
이달의 당선작도 되고 했는데 그래도 워낙 인기 소설이라 결국 묻히더군요.
김애란은 이제 누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작가는 아닌 것 같더라구요.
그 소설 영화화 됐을 때 와, 영화가 훨 낫구나 좀 이해가 가더군요.
송혜교, 강동원이 받혀 준 덕도 있고.
김애란이 무려 그런 작가입니다. ㅋㅋ

yamoo 2022-12-14 09:14   좋아요 1 | URL
두근두근 내인생...아닌가요??ㅎㅎ
저두 그거 읽고 더 이상 안 읽는데요...
그 소설이 뭐가 좋은지 저는 정말 몰겠더라구요~ 자기얘기만 줄창해대는..

왤케 상이란 상은 전부 다 타는지 몰겠습니다. 미스터리한 작가에요~
그만큼 우리나라 문학판이 매우 고여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김연수가 한소리했던거 같구요..

김애란의 이 시론도 역시 통창력이나 혜안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ㅎㅎ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책을 구매했다몇 번을 들었다 놨다 했던 책인데예스24 중고매장에 눈에 띈 김에 그냥 샀다. <바닷가에서>. 얼마나 대단한 서사가 담겨 있길래 그렇게 회자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어서다아주 읽어야 할 책이 쌓이고 쌓였지만.

 

읽기 전에 리뷰나 좀 검색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알라딘에 접속하여 리뷰와 페이퍼를 읽어 가는 중에 스코트 님의 페이퍼를 보게 됐다거기 실려 있는 김연수 작가의 인터뷰.


 

'한국 문학은 배타적이에요. 배운 언어로서의 한국어로 창작된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한국어 원어민만 작품을 쓰고, 그 원어민은 또 다 같은 민족이고. 그래서 완전한 타자가 들어올 때 언어가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한국 작가 중에 영어로 쓰는 사람도 나올 테고요. 그때가 오면 한국 작가가 한국 문학을 하는 게 어떤 의미인가 다시 생각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 문학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지겠죠. 주제에 대한 과도한 집중도 그런 폐쇄성에서 나와요. 문학의 도구, 용기(用器)에 대해 주목하지 않고 오직 주제만 보는 거죠. 문예지에서도 언어 예술의 관점에서 문학을 논의하는 일이 별로 없어요. 영화에서 감독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그 장면을 왜 그렇게 찍었는지, 어떻게 찍었는지 기술적 문제에 관한 대화가 이뤄지고 끊임없이 관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창작자도 몰랐던 부분을 발견해 나가거든요. 그런데 한국 문학에서는 그런 기회가 드물어요. 플롯, 캐릭터보다 왜 썼느냐, 세계관은 왜 이러냐, 왜 이런 주제를 택했느냐를 작가의 개인사와 연결 지어 논의하죠.'

                                     -2010년 김연수 작가 인터뷰 중에서

 

김연수 작가의 오랜 꿈 중에 하나는 한국에 거주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서 한국 문단에 등단 시키게 하는 꿈이 있다는 말을 수 년 전 부터 해왔다.

지난 몇 년 동안 작가는 제주도 문학관에 초청을 받아 작품을 집필하면서 한 편으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도 창작 공간을 들어 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을 넌지시 해왔다.

만약 김연수 작가의 꿈이 실현 된다면 다른 국가 출신에 다른 언어를 사용했던 외국인이 한국의 주요 문학상 을 수상하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쓰여진 한국어는 다른 언어로 번역 출간 될 것이다.

과연 그런 날이 오게 될까?               -scott님 페이퍼 중에서

 

김연수의 위 인터뷰 중 앞 5문장을 다시 한 번 보자.


한국 문학은 배타적이에요. 배운 언어로서의 한국어로 창작된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한국어 원어민만 작품을 쓰고, 그 원어민은 또 다 같은 민족이고. 그래서 완전한 타자가 들어올 때 언어가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한국 작가 중에 영어로 쓰는 사람도 나올 테고요. 그때가 오면 한국 작가가 한국 문학을 하는 게 어떤 의미인가 다시 생각하게 될 거예요.

 

너무도 신선한(?) 이 주장. 다른 사람도 아닌 김연수다. 김연수가 이런 말을?! 그래서 다시 읽고 또 읽어 봤다. 읽을수록 해괴한 논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이런 페이퍼를 쓰는지도.. 


몇 줄 읽지 않았지만, 김연수는 어떤 편견에 사로잡혀 사는 듯 보여서다. 한국문학이 배타적인 이유가 한국어로만 작품을 써서 그렇다는 논리인데, 도대체 이런 논증을 김연수에게서 본다는 게 정말 의외였다.

 

기본적으로 문학은 배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중세문학으로부터 축적된 그 지역 언어공동체로부터 자생적으로 태어난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배타성이 강한 문학일수록 타 문화에서 접해 볼 수 없는 신선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수밖에 없다.


아니, 언어 자체가 그렇다. 노벨문학상과 여타 상을 수여하는 걸 봐도 그렇다. ‘영어로 쓰여진 작품 중운운 하는 수상작 기준이 그렇다. 물론 영어는 거의 공용어가 되다시피 했지만.

 

일문학도 그렇고, 아프리카 문학도 그럴 것이다. 꼭 다른 언어로 작품을 써야할 이유가 도대체 뭘까? 물론 한국어로 쓰여진 작품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대량 유통되고 향유된다. 


20세기까지는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크지 않아 한국 내에서만 즉 한국인이나 한국동포만 작가로 활동할수밖에 없었다. 독일이나 프랑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어를 배워서 프랑스 작가가 되고 그 작가의 작품을 프랑스인들이 읽는...뭐가 문제가 될까.


물론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영어나 타 언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영어 이외에 공용어를 채택하는 국가들이 꽤 되니까. 나라로 나뉘어져도 언어생활을 공유하는 민족 개념이 가미되면 언어적인 면이 크게 부각된다. 나라 의미가 많이 희석된다. 구 유고가 그런 나라였다.  


문학에서 배타성은 문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 배타적 속성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적 특색이란 것이 약해질 수 있다.언어나 문화를 모르면 배타적이 될 수밖에 없다. 아니, 아예 몰라 향유할 수 없다. 이걸 배타성이라고 볼 사람이 어느 정도 될까.

 


그런데 김연수는 아닌 거 같다. 김연수의 논리는 타 언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가 한국어를 배워 한국어로 작품활동을 해야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아예 미국 시민권을 받고 미국에서 작품을 영어로 발표한 사람은 제외될 거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한강이 영어로 쓴 게 아니라 한글을 아는 영국인이 번역했기에 김연수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다. 파친코의 작가 이민진의 작품도 여기에 해당 안된다. 그는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모국어로 작품을 쓴 게 아니라 영어로 썼지만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문화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모국어인 한국어로 작품활동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는 제외된다. 당연하다. 배운 일본어로 일본에서 작품활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운 언어로서의 한국어로 창작된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라는 말은 언뜻 들으면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김연수가 지적하고자 한 의도는 명확하다.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워 한국어로 작품을 창작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있는 거다. 이게 그의 배타성의 주된 근거다.


그의 바람이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워 한국어로 작품을 쓰는 게 꿈이라고 하니, 그가 주장하는 근거가 어떤 것인지 좀 더 확연히 지지된다. 이게(배운 언어로서의 한국어 창작 작품) 김연수가 주장하는 한국 문학의 배타성의 주된 속성이다. 


처음에 이 주장이 이해가 안 됐던 게 '배운 언어'라는 표현 때문이다. 한국어도 배운다. 어렸을 때. 근데 김연수는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운 것을 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어를 배워 창작활동을 하는 게 꿈이라니, 그가 말한 '배운 언어'는 제2외국어로써의 한국어라는 의미였다.



배운 언어로써(제2외국어로써) 한국어로 작품 활동을 해야 한국 문학이 배타적이 되지 않는가?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지 모르겠다. 김연수가 이런 말을 하는 자체가 매우 배타적이라는 걸 그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배타적이라는 걸 너무 '언어'로 한정하고 있는 듯해서다. 이민진과 한강은 결론적으로 한국어의 배타성을 벗어났는데, 왜 그는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한국어를 배워 작품을 쓰는 게 꿈이라고 하는 걸까? 배운 언어로서 한국어 작품이 없다는 게 그렇게도 배타적이라는 것일까?

 

도대체 '배타적'이라는 걸 김연수는 어떤 의미로 생각하고 있는걸까? 기본적으로 '배타적'이라는 단어는 배척한다는 의미가 지배적이다. 아까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언어를 모르면 배타적일수밖에 없다. 읽을 수도 없고 작품활동을 할 수도 없다. 모르는 언어니까!


그런데, 이런 현상을 두고 배타적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배타적이라는 말의 핵심 속성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서로 아는 데 하나를 배척한다는 의미다. 이런 '배타적'이라는 의미를 김연수의 주장에 그대로 대입해 보면 매우 어색하고 해괴한 논리가 되 버린다.


왜냐하면 김연수의 논리는 아주 단순한데 있기 때문이다.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운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작품활동을 해서 한국 문단에 이들이 많아 지기를 바라서다. 


다시 말해서 한국 문단에 외국인들도 구성원들로 참여해야 한국문학의 배탕성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렇게 될 때에야 한국작가가 한국 문학을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안다는 거다. 정말 해괴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김연수는 배타적인 걸 매우 싫어하나 보다.


물론 배타적이면 세계적이고 개방적이지 않음을 함축한다. 근데 윤동주의 서시를 한번 보자. 한국인만 잘 아는 시다. 그런데 이 시가 한국어(모국어)로 쓰여졌기에 배타적인가


물론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이면 배타적(읽을 수 없다!)일 수 있겠지만, 그 정서는 매우 세계적이고 보편적이라 생각한다. 단지 잘 알려져있지 않을 뿐이다. 오랜 시절 후진국이었으니까. 


이건 매우 언어적인 현상이다. 김연수의 논리대로라면 한국어로 쓰인 작품이기에 외국에 안 알려져서 배타적이 될수밖에 없게 된다. 김연수는 언어적이 현상을 그 언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사람들과 혼동하고 있다. 언어는 배타적일 수 없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배타적일 수 있는 거다. 


근데 뭐, 이런 논의는 접어두고 라도, 세계 속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어떤지 잠깐만 생각해도 김연수가 하는 말이 왜 해괴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BTS를 위시해서 한국의 가요와 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한국어를 배워 한국 노래를 따라부르고 그 의미 파악에 열을 올린다. BTS가 신곡을 발표하면 유툽상에서 바로 영어로 번역해 올리고,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한국어로 멋진 에세이를 발표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말이다.


신라의 향가까지 외국인들이 즐긴다고 생각해 보자. , 지금과 같은 추세면 그리 먼 시간이 걸릴 거 같지 않다. 근데 만약 그렇게 되어도 김연수의 주장이 타당할 수 있을까?

 

가장 한국적인게 세계적이라는 걸 요즘 우리가 목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김연수는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말을 배워 작품활동을 한 적이 없기에 한국 문학이 배타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한국 문단 자체가  배타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한국 문단은 썩어 빠진 고인물이라고 꽤 오랫동안 회자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서울대라인, 고대라인 하면서 제식구 챙기는 관행은 여전하겠지. 그런 배타성이라면 문제제기도 안했겠다.


김연수가 어떤 문제를 저격하려고 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매우 해괴하여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문단의 배타성'을 공격하기 위해 '한국 문학'의 '배타성'을 운운한 지점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건 전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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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갈수록 책 읽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낀다. 일 때문이라는 건 순전히 핑계일 뿐. 책 읽는 시간 이외에 다른 많은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시간을 허비한다라고 표현했지만, 뭐 평상시와 같이 마음이 먼저 가고 눈이 가는 걸 먼저하다보니 책은 좀 차선책이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요즘 월드컵 시즌이라 집에 가면 축구만 본다.


그럼 축구를 보기 전에는 뭘 했나...넷플렉스를 통한 영화나 미드를 봤지. 그래서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집중해서 읽을 만한 책을 찾지 못한 경우가 크다고하지 아나할 수 없겠다.


그래두 조금 변명을 해 보자면 지난달은 그래두 걸출한, 진짜 대작이라고할 만한 작품을 만나서 뿌듯했다. <나는 고백한다>(민음사, 2022)와 <타타르인의 사막>(문학동네, 2021) .









특히 부차티의 경우, 처음 읽을 때는 조금 지루하다고 살짝 느꼈는데, 다 읽고 난 후에는 이상하게도 계속 생각나는 작품이다. 약간만 여유가 생기면 소설속의 황량한 느낌이 계속 올라온다. 정말 이상한 체험이다. 그만큼 이 소설은 특이하다.


<나는 고백한다>의 경우는 매우 재미읽게 있었고,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 중에서 압도적인 가독성을 자랑하고, 장르가 고르게 섞여 있는 마법같은 작품이었지만, 부차티의 작품만큼 일상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듯하다. 


어쨌거나 너무도 걸출한 2작품을 읽고 나니, 이에 필적한 작품을 만나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하다고 여겼는데, 우연히 펴든 <오르부아르>(열린책들, 2018) 때문에 솔직히 당황스러울 정도이다.


어찌도 이런 명작들을 못 읽고 있었는지! 이런 바보같은 독서편력이라니..라는 자괴감도 조금 들었다. <오르부아르>는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벽돌 두깨의 책인데, 정말 페이지가 넘어가는 게 너무도 아깝게 느껴진다.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 콩쿠르상 수상작이라니!! 아직 1/3정도 읽고 있는데, 대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표지는 드럽게 재미없을 거 같게 생겼는데, 완전 반전이다.


뭐, 다른 책들도 몇 권 읽었는데 자게서의 범주를 못 넘었다. 그래도 <사무실의 정치학>은 좀 나았다.

 







<오르부아르>를 읽은 다음에는 안나 제거스의 <제7의 십자가>와 어빙 고프만의 <상호작용 의례>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덧>>

요즘 미술작가 입문반에서 선생님이 내게 독려하는 그림이 있다. 처음 추상화는 좀 그럴거 같아 누구에게도 좋게 평가받는 추상적 풍경화를 그렸는데, 선생님이 시리즈로 계속 그리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계속 그리고 있다. 최근에 그린 게 생각보다 너무 잘나와서 올려본다. 사진은 세로로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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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2-02 0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7의 십자가, 아오, 저는 근사하게 읽었습니다. 타타르인 하고 고백한다, 이 두 작품을 재미나게 읽으셨다는데 왜 제가 다 즐거울까요? ㅋㅋ

yamoo 2022-12-05 14:05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제 세계문학 선택의 시금석은 골드문트님이십니다!! 읽으신 리스트 중에서 좋았다고 추천해주신 작품들 중에서 저도 고르고 있읍죠!

감읍할 따름입니다!!^^

얄라알라 2022-12-02 0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시리즈가 이어지는 건가요? 세로로 보아도 눈과 마음이 시워~~ㄴ 뻥 뚫리며 청량감이 듭니다! 넷플릭스, 요새 시들했져다는데 전 왜 뒷북을 치고 넷플세계에 머무는지 2022년 11월 12월 독서실적이 처참합니다^^;;;; 야무님께서는 걸출한 작품들을 읽으셨으니 덜 읽으신 게 아니신듯...

yamoo 2022-12-05 14:07   좋아요 1 | URL
시리즈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비슷한 풍경을 그리는 거에요..^^;; 낮 그렸다가 해질무렵그렸다가 밤 풍경 그리고...뭐 그런 식으로..ㅎㅎ
청량감이 드신다니 다행입니다!ㅎ

흠....예전보단 확실히 덜 읽어요. 그래도 예전에는 철학 원전 정도는 한달에 1권 정도는 꼭 읽었는데, 요즘은 전혀 못읽고 있어요.

새파랑 2022-12-02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타타르인의 사막> 완전 좋았습니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친구한테 선물 주고 그랬었는데 ㅋ

yamoo 2022-12-05 14:09   좋아요 1 | URL
저도 타타르 너무 좋았죠. 근데, 장르 추리소설 좋아하는 친구에게 좋다고 추천해줬다가 욕 먹읐으요~~ 뭐가 재밌냐고...장르 문학 주로 좋아하시는 분이나 자게서 위주로 읽으시는 분들에게는 안 맞는 모샹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2-12-02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제대로 보려고 노트북을 세로로 돌려서 봤어요. 멋지네요. 재능이 특출한 화가의 작품 같습니다. 빈 말이 아니고요. 하늘을 3분의 2로 그것도 정확히 분할하면 비예술적인데 대충 맞아떨어졌고 색상 선택이 훌륭합니다. 파랑과 황색 계통의 색이 잘 어울린다는 걸 저는 제 옷으로 알았어요.
그런데 이 그림에 다 들어가 있네요. 그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저는 컴퓨터 입문하면서 독서량이 적어졌고 또 2009년에 알라딘 서재를 시작하면서 적어졌어요. 그런데 오디오북과 단편 소설을 읽어주는 유튜버 님들 덕분에 요즘 독서량이 많아졌어요. 종이책으로 읽는 건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오디오로 듣는 독서 시간이 생긴 거죠.^^

yamoo 2022-12-05 14:10   좋아요 0 | URL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페크님은 제 그림을 너무도 좋게 봐주시는거 같아욤~^^

뭐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독서도 독서죠. 저는 그리 잘 활용하고 있지 않지만서도..
페크님은 매체 기고문 때문에 더 신경을 쓰셔서 독서량이 적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ㅎㅎ

2022-12-10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2-12-02 1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술작가 입문반이란 게 있나요? 처음 알았어요.
와, 그런 게 있었구나.~ 전문 작가가 되는 코스인 건가요?
야무님은 그러셔도 충분하죠. 응원합니다.

저도 그래요. 왤케 책이 안 읽혀지는지.
그래도 가독성 좋은 책 읽으면 기분 좋잖아요.
내가 원래 책빨 좋은 사람인 것처럼 착각도 되고.
문제는 그런 가독성 좋은 책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거죠.
<나는 고백한다> 가독성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올해도 못 읽고 지나갈 것 같네요.ㅠ

저는 축구는 점점 더 못 보겠더군요.
잘하는 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 모르겠는데
막 아슬아슬하고, 피 말리고. 안타깝고 난 그런 게 이젠 싫더라구요.ㅠ

yamoo 2022-12-05 14:14   좋아요 1 | URL
네....그런 반이 있더라구요. 획원분들을 보니 다 몇 년씩 그림을 그려오는 분들...
저같은 초짜가 있을 자리가 아닌 거 같긴한데, 그냥 무대뽀로 있습니다..ㅎㅎ
네, 기초, 중급, 고급 단계를 거쳐 작가로 등단하는 코스반입니다~~

맞아요. 가독성 좋고 문학성 좋은 책을 만나는 건 정말 드뭅니다. 한 해 몇 권 안되는데, 요즘 알라딘에는 세계문학을 거의 모두 읽고 리뷰해 주시는 분들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넗게 된 거 같아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ㅎㅎ

뭐, 그런 긴장감 때문에 축구 중계를 생방으로 안 보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뭐, 어쩔쑤 없지요..^^;;

바람돌이 2022-12-02 17: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백한다와 타타르인의 사막은 진짜 좋죠? 야무님 말씀처럼 읽을 때는 나는 고백한다를 더 재밌게 읽었는데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건 타타르인이었네요.
풍경화의 저 쨍한 파란색 제가 너무 좋아하는 색깔이어서 그림에 더 감동했습니다. ^^

yamoo 2022-12-05 14:15   좋아요 2 | URL
네, 정말 좋은 작품들이에요. 이런 책은 한 해 1권 만날까말까한데, 연말에 걍 2작품을 동시에 읽는 행운이 찾아오네요. 물론 1권 더 읽고 있어 스매시 히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ㅎㅎ

바람돌이 님두 제 그림을 좋아해주셔서 언제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얄라알라 2022-12-06 0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님 저도, 요즘 넷플릭스 요약해주는 유투브라는 신세계를 만난 이후, 책과도 멀어지고 알라딘과도 멀어져서 자책중입니다^^;;; 12월 아직 남았으니 열심히 읽어보아요!^^

yamoo 2022-12-08 11:18   좋아요 1 | URL
자책하고 나서 책 읽으면 됩니다...ㅎㅎ 넷플 요약 유튭 보다보면 어느 정도 시간 지나면 안보게 되요..ㅎㅎ

scott 2022-12-09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그림이 추상에서 풍경화로 넘어가면서 색체 구상 실력이 확😃
알라딘 포스터 굿즈로 찍어도 좋을것 같습니다 ^^

yamoo 2022-12-09 16:52   좋아요 1 | URL
항상 좋게 봐주시는 스코트님~ 감사합니다!
같은 걸 계속 그리면 작업이 좀 쉬워지는 느낌이 있네요. 당분간 계속 그려야 겠어요!!ㅎ

그레이스 2022-12-09 0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멋있어요.

yamoo 2022-12-09 16:5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열심히 그릴게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