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오전 9시 50분, 나는 드디어 설국열차의 꼬리칸에 탑승할 수 있었다. 꼬리칸의 리더 커티스와 함께 열차 앞까지 가는 여정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마침내 도달한 제일 첫째칸. 그리고 이곳에서 마주한 윌포드의 전언과 엔진을 돌리는 실상은 전혀 예상 밖이라 꽤 신선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린 설.국.열.차. 눈으로 확인한 이 영화는 나에게 무척 만족감을 안겨줬다. 마지막 곰이 눈덮인 산을 오르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이 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지만 나는 음악이 완전히 멈출때까지 앉아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한국영화의 출현에 갈채를 보냈다~

 

영화관 문을 나오면서도 여전히 많은 생각이 교차했지만, 갑자기  '도대체 이 영화에 다량 실망했다는 사람들은 뭐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비록 개연성 있는 설정이 떨어지는 부분이 몇 장면 있었지만, 영화는 매우 훌륭했다. 쉴새 없이 얼음으로 뒤덮인 지구를 달리는 열차는 시원한 볼 거리를 제공했으며, 열차 내에서의 계급 투쟁은 주제 의식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내 주었다.

 

특히 한국영화가 이런 주제의 SF영화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고무적이었다. 경험상(한국 영화 매니아가 아니라 많은 한국영화를 못봤지만) 이런 정도의 퀄러티를 가진 한국영화를 만나본 적이 없다.

 

물론 아주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다. 봉준호 감독의 이전작들과 비교하면 이 영화는 쉽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절대 아니다. 무겁고 비판적인 주제의식이 극명한 영화다. 대중 영화보다는 예술영화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 넘는 런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무거운 영화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뭐, 꽤 성공한 영화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은데, 대실망이라고 호들갑떠는 사람들의 의견들이 아주 틀린 것 같지 않아서.^^;;

 

왜냐하면 밀도 높은 주제의식을 2시간 여의 영화 속에 담으려다보니 곳곳에 아쉬운 점이 많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터널의 암흑 칸 도륙 장면은 매우 작위적이었다. 전개 상 모두 도륙되어 반란자들이 진압되어야 할 상황이었는데, 횃불의 등장은 스토리의 개연성을 확연히 떨어뜨렸다.

 

헌데, 플롯의 개연성 문제보다 훨씬 더 도드라졌던 문제점은 송강호와 고아성의 캐릭터였다. 영화의 흐름에 전혀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강했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캐릭터라서 그렇게 보일 뿐이겠지...라고 생각해봤지만, 그래도 역시 많이 아쉬웠던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이렇게 단점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영화는 절대 겉돌지 않았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향해 일관되게 나아간다. 난 그점이 좋았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 속에서, 꼬리칸부터 맨 앞칸까지 진격하는 커티스 행보는 이 영화의 백미이자 전부. (그러니 재밌을 수밖에. 어떻게 백미이자 전부인지는 영화를 보고 확힌해 보시면 될듯^^;;)

 

심오한 주제의 영화를 내가 너무 재미있게 감상해서인지 몰라도, 이 영화에 다량 실망했다던 서람들은 무엇을 보았는지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이다! 그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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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0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0억 들였다던데, 흥행에 성공해야 할텐데요.

yamoo 2013-08-09 14:01   좋아요 0 | URL
헛...그랬군요. 400억이라..역대 한국영화 최고액인가욤?? 엔날에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인가...것두 최고 제작비에 흥행 참패로 역대급이라하던데...
지금 400억과 그때는 엄청난 금액 차이가 있겠죠~
400억 회수하려면 천만 정도는 봐줘야 하는데...영화가 좀 대중적이지 않아 수지타산 맞추기 힘들듯 보입니다. 해외에서 선전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뭐, 어쨌건 흥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ㅎ
 

제 일요일...우리 알라딘 서재의 호프 이신 마태우스님 저자 직강 강연회를 갔다 왔습니다~

 

 


<- 바로 요책..

 

 

 

 

 

먼저 놀랐던건 마태우스님의 실물!

단언컨대 실물이 사진보다 훨신, 훠얼~~~씬 좋습니다.

그리고..알라딘 회원분들을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사인회 이전에..그러니까 강의시작전에 알라디너분들에게는 일일이 싸인을 해주시더군요.

 

저는 멀찍이서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아직 <기생충>에 대한 책을 살 준비가 되질 않았거든요~

 

그의 전작인 <핼리코박터>를 먼저 읽고 살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만...마태우스님께서 갑자기 서재에 강연회 참석할 사람 손들라고 해서, 그만 번쩍 든 것 뿐..

 

손 들었으니 가야해서, 마태님의 그 재밌다는 강의를 들으러 간 것 뿐! 죄송합니다. 책을 사지 못해서. 책 사고 사인받고 같이 사인받고 모여있던 알라디너 분들과 인사를 했어야 했었는데 말이죠.

 

물론 수확은 있었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마태우스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예상보다 무척 가늘어서 놀랐다는...--;;) 무엇보다 서재에서 닉만 보던 분들의 실물을 볼 수 있어서요!^^

 

그곳에서 메피스토님두 뵐수 있었습니다! 왜냐면 마태우스니께서 책에 사인을 해 주시기 전에 서재 닉을 물어보시는걸 들었다는..그리고 나서 한 분이 다른 한 분에게 메피스토님을 소개해 주시면서 매우 박식한 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속으로 동의를 했지요.

 

근데, 메피스토 님을 다른 알라디너 분에게 박식하다고 소개해 주신 분의 닉은 모르겠더군요. 옆에 옆에는 마태우스 님의 영원한 지지자이신 마태우스 어머님께서 앚아 계셨습니다. 어머님 둘레게 아주 많은 아낙네들이 있었는데, 아마도 저는 그 분들이 알라디너 분들이라고 심하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ㅎ

 

그리고 무엇보다! 다락방님을 볼 수 있었지요~ㅎ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었는데, 잴 앞에 앉으신 파란색 상의를 입으신 분을 보고 마태우스 님께서 '이작가님! 고맙다'는 멘트를 날리셔서 그 분이 다락방님이시란 걸 알았습니다. 인사 못드려서 죄송~~

 

여튼 저는 마태우스 님의 재미난 강연을 아주 기대하고 갔었습니다. 널찍한 공간이 거의 다 찼더군요. 시작 시간보다 약 4분쯤 늦게 시작된 강연은....뭐랄까...제 기대가 참 높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었습니다.

 

최근 여러 출간 이벤트를 다녀 봤었는데, 강연회라기 보다는 사인회에 방점이 찍힌 유형이었습니다. 사인회만 하면 좀 밋밋하니, 강연회를 보너스로 얹은 느낌이랄까요.

 

아쉬웠던 점은 강의의 밀도가 기대보다 약간 떨어졌다는 겁니다. 물론 마태우스님의 의도는 눈치챘습니다. 만약 학교 강의 밀도로 했다면 참석자들이 너무 웃어 행사의 본질을 망각할까봐 심히 우려스러웠던 거죠. 네, 저는 학~~실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포쓰만 잘짝 보여준 강의였지만 중간 중간 터지는 웃음은 참기 어려웠으니까요. 다음에 대중을 상대로 하는 순수 강연회를 여신다면, 서민 교수님의 포스가 작렬하는 강의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예약 1순위!^^

 

책은 대박나시길 기원합니다. (어떤 기자분이 쓰셔서 10년간 책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하신 그 저자의 기생충에 관한 책을 가볍게 뛰어넘으시길!)

 



덧붙임.

사실 제가 이 책을 사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네이버에 연재해 주시는 글을 모조리 읽었거든요~ 책을 사려고 좀 넘겨보니, 네이버 연재 분이 상당해서 이번 저서는 패쓰하기로 했고...대신 <핼리코박터>를 열독할 요량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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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8-05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야무님. 혼자만 보시기에요? ㅎㅎ 인사를 해주셨어야죠! 그래야 저도 같이 인사를 하고 악수라도 했을거 아닙니까. 혼자만 절 알아보시다니, 반칙입니다!! ㅎㅎㅎ

yamoo 2013-08-05 14:01   좋아요 1 | URL
네네, 죄송 죄송~^^
인사를 하려고 하면 책을 사서 사인을 받아야 할 거 같은 분위기라서욤^^;;
담엔 제가 먼저 인살 드릴게요~ㅎ

반칙인정요~~ㅎㅎ

얄라알라 2022-05-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예전엔 알라디너분들이 오프에서 뵐 기회도 있었나봐요^^

yamoo 2022-05-10 10:03   좋아요 0 | URL
네...지금도 마음 맞는 분들끼리 벙개 모임도 하고 그럽니다요~~ㅎ

얄라알라 2022-05-0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란 분이 그럼 서민 교수이신가봐요?

yamoo 2022-05-10 10:04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가생충 연구하시는 서민 교수^^;;
 

하...오늘이 8월 하고도 1일이군요! 여름의 막빠지...장마도 거의 끝나가고 이제 불볕더위와 바캉스만 남은 거 같습니다. 곧잘 잊혀졌는데, 1일이니 불현듯 지난 달과 지지난 달을 정리해 봐야 할 당위감 같은 것이 생긴지라 본 영화들을 정리해 놓기로 했습니다.

 

책은 그렇게도 안 산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것만..알라딘 중고서점을 오가다 산 것이 50권을 훌쩍 넘어 버렸다는..ㅜㅜ

 

극장 개봉작은 2편이고 대부분은 DVD를 빌려서 봤습니다. 공공도서관에서 DVD를 3개씩 빌려주는 신기한 제도가 있는 걸 안 이후 중독이 됐다는~ㅎㅎ

(본 날짜는 기억이 없어 그냥 생각나는 대로순~ 나의 평정은 5점 만점)

 

 

<더 그레이>, 나의 평정 : 3점

아...리암 니슨 나와서 암 것두 생각하지 않고 봤는데...이건 뭐 끝에 가서 맥이 빠졌다는.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뭘 전달하려고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도.무.지!!

 

 

 

 

<더 씽>, 나의 평점 : 4점

그런 대로 볼만한 영화. 에일리언 계열의 공포영화인데, 내가 이 계열을 아주 좋아하여 대부분 아주 재밌게 감상한다. 이 영화는 그냥 보통이다. 우주에서 온 에일리언 괴물 특수효과가 탁월하고 여주 캐스팅이 무척 돋보였던 작품이다. 2탄, 3탄이 기대된다. 뭐, 기대하고 봤으면 다량 실망했겠으나 워낙 좋아하는 장르라 4점.

 

 

 

<라콤 루시앙>, 나의 평점 : 5점

볼게 없어서, 도서관 추천 영화여서 빌려 봤는데, 대박이었다는...이 영화의 메시지는 극명하다. 사람은 교육받은 대로 행한다는 것.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는 수작.

무엇보다 영화가 좋았던 점은 감상자가 주인공의 행위를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에게 감상자는 돌을 던질 수 있을런지.

 

 

 

<7번 방의 선물>, 나의 평점 : 2점

가뜩이나 한국 영화에 편견 가득한 나에게 이 영화는 치명적이었다. 진짜 드럽게 재미없었다. 개연성도 없고, 억지 설정에 분노를 꼽씹어야 했다. 이 영화가 재밌다고 난리들 쳐서 본 건데, 정말 신경질 만땅이었다. 특히 코미디 계열 영화인데, 억지 웃음을 유발하는 게 참을 수 없었다는..

 

 

 

 

<분노의 윤리학>, 나의 평점 : 3점

7번방 보다 훨씬 낫다. 7번 방과 함께 지인이 보내 준 스마트 폰으로 본 건데, 나름 메시지도 있고, 좋았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 설정에 작위성도 보였지만 그래도 주제의식을 잘 담아낸 듯보였다. 아주 재밌지는 않았지만 주제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타이틀에 한 표~

 

 

 

<퍼시픽 림>, 나의 평점 : 5점

올해 롯데 시네마에서 돈을 주고 본 개봉영화 제 4탄. 거대로봇 용자물을 실사영화로 구현한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게 만든 작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락물을 찾는 나에게 아주 딱 맞는 선물을 주었다. 정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거대 로봇 액션은 두말하면 잔소리. 아이맥스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전언에 따라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월드워z>, 나의 평점 : 5점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 극과 극을 달려, 눈으로 확인차 롯데 시네마에서 거금을 주고 본 개봉영화 5탄. 좀비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좀비영화를 새롭게 해석해주고 있어, 볼 가치는 충분했다. 이전 좀비물과는 달리 이 영화는 재난영화에 가깝다. 아니, 재난영화로 좀비화현상을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예상을 깨고 재밌게 봤는지도. 내게 있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네이버 최저점을 준 이들은 아마도 확실히 작전세력의 물타기일듯..여튼 2,3탄이 기대되는 영화~

 

 

<남과 북>, 나의 평점 : 5점

아주 꽉 채운 5점. 올 해 본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한다. 아니, 영화가 아니라 영드라고 해야 겠지. 뭐, 오만과 편견과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이 작품의 백미는 18세기 영국 사회의 현실적 모사이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당시 멘체스터 시의 모습을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결구도로 환원시켜 보여주고 있는데, 연출력이 발군이었다. 여주 캐스팅이 심히 불만이었지만 남주가 그 불만을 덮고도 남았다. 리처드 아미티지. 반지의 제왕에서 보았던 그가 이렇게 멋지게 나올 줄은 몰랐다. 아미티지밖에 안보였으니...

(참고로 아미티지의 외모는 데이비드 베컴에 준한다고 생각하는 1인. 하지만 베컴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2가지가 있으니, 그건 바로 키와 목소리. 아미티지의 외모와 목소리는 이 작품에서 수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달뜨게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라비앙로즈>, 나의 평점 : 2점

광고 문구에 속았다. 웬만하면 끝까지 시청하는데, 이건 중간에 보다 말았다. 참을 수 없는 여주의 목소리. 길거리에서 노래 부른 여자가 목소리 하나로 불세출의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명작이라는데, 나에게는 한없이 지루한 영화였다.

 

 

 

 

 <별을 쫓는 아이>, 나의 평점 : 4점

신카이 마코토는 항상 주목하는 감독이다. 별의 목소리를 본 이후 그의 작품은 항상 기대감을 갖게 하고 언제나 그 이상을 충족시켜 준다. 주제의식이 좀 약했지만 그래도 꽤 재밌게 봤다.

 

 

 

 

<웨이킹라이프>, 나의평점 : 4점

철학적인 사고와 비판적인 자극을 원하면 강추할 수 있는 작품. 정신분석학, 윤리학, 포스트모더니즘, 언어학, 사회학, 맑시즘 등 미국 중심의 지적 세계관을 냉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의미심장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꽤 지루하다. <시대정신>과 같은 다큐물을 좋아한다면 아주 심도있게 감상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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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8-0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져요. 이렇게 유익한 영화평이라니... 참고해야겠네요.^^
<7번 방의 선물>에 대한 글 읽고 저, 빵 터졌어요.ㅋㅋ

yamoo 2013-08-02 16:48   좋아요 0 | URL
페크님 반가워요^^ 너무도 주관적인 영화평인지라..참고만 하셔욤~ 페크님에겐 <남과 북>이나 <라콤 루시옹>을 추천드려욤.

7번방은 좀 아니올시다라서뤼~ㅎ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솨~~^^

아이리시스 2013-08-0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yamoo님, 저한테 분명 추석이라고... 추석때나 돌아오신다고 했을 때 그것도 한참 훗날의 일이었는데 그 추석은 작년 추석입니다. 그때는 적어도 그 다음해 여름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그걸 기억하는 저 대단하죠? 그후 어떻게 됐냐고 묻고 싶지만 안 묻는 걸로. 여튼 이제 자주 볼 수 있는 거죠? :)

yamoo 2013-08-02 16:51   좋아요 0 | URL
헛! 아이리시스님, 그걸 기억하시다뉘!!!!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알라딘 복귀를 이렇게 늦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기억력 대단하시네요!

네..자주 볼 수 있어욤^^ 종종 뵙겠습니다. 복귀를 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혜윰 2013-08-0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윤리학은 카메라 기법이 인상적이었어요 왠지 촬영상받을것 같아요ㅎㅎ

yamoo 2013-08-03 15:3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책만먹도요님^^
아, 그렇군요. 카메라기법이라...그런 걸 볼 수 있는 책만먹도요님의 시각이 존경스럽다는^^
 
퍼시픽 림 - 영화 [퍼시픽 림] 공식 소설
알렉스 어빈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가끔씩은, 정말 가끔씩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그냥 신나는, 보면서 제작비 엄청들었겠다고 느끼는 그런 영화 말이다.

 

 

 

 

검색을 해 보니, <퍼시픽 림>과 <월드워z>가 쌍벽을 이뤘다. (아, 내가 영화를 본 시점은 이병헌이 나오는 레드가 개봉하기 직전이었다.) 뭘 볼지 고민하다가 두 개 다 보기로 했다.

 

모두 보기로 한 이유는, 네이버 평가가 극과 극이어서. 어떤 부류는 유치하고 재미없다는 평이 지배적이고, 또 한쪽 부류는 무지 재밌는, 더욱이 신나는...그러니까 안 보면 후회한다는 내용이었다.

 

내 두 눈으로 꼭 확인하고 싶었다. 재미없으면 욕 한번 해 주면 되니까~ ㅎ 그래서 아주 깔끔하게 이틀 단위로 조조영화를 봐 주기로 했다. 8월이면 집 가까운 롯데시네마도 조조 6천원으로 오른다는데, 얼른 봐야지..

 

그래서 먼저 본 퍼시픽 림. 한 마디로, 헐리우드 신나는 액션영와를 보고 싶은 내게 딱 맞는 영화였다. 정말 안 보면 후회했을 영화. 어떻게 두 시간 동안 그리도 눈을 땔 수 없는 액션을 퍼부어 주시는지..

 

뭐, 일본 여주 캐스팅 미스라는, 또 판에 박은 듯한 줄거리로 일관했다는 말은 덮어 두자. 이 영화의 백미는 스펙타클한 액션이니까. 것두 현란한 것두 모자라서 무지막지한 비주얼 영화니깐~

 

특히 길예르모 감독은 이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영화를 들고 나와 이게 길예르모 감독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이런 영화를 연출할 수 있는 길에르모 감독을 존경해 마지 않게 되었다. 일본 아니메의 전형인 메카물을 실사영화로 이렇게 빨리 볼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으니까.

 

물론 거대 로봇 나오는 영화는 트랜스포머가 한 발 앞섰지만 용자물로서의 거대로봇 실사영화는 이 작품이 최초이지 않나 생각한다. 트랜스포머는 이 영화에 비하면 장난같다. 로맨스 라인 살리느라 로봇 액션을 줄였으니.

 

이거 재미없다는 사람들,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고상한 영화 즐기는 부류들은 뭐, 비추다. 타이틀만 봐도 안 보겠지. 하지만 그냥저냥 보는 나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정말 재밌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재밌고, 만약 재미없다는 평가로 이 영화를 외면했다면 아마도 후회했을 거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면 대박 중 대박이라는데...조만간 가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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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tesong 2013-08-02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하고픈말 다 써주었네용 ㅋㅋㅋ 감사

yamoo 2013-08-03 15:39   좋아요 0 | URL
헐~ 그런가요...잘 되었군요~ 신기~!
저하구 보는 관점이 갔았나봐요^^ 반가워요!
 

올만에 시간이 나서 어제와 그제 연속해서 알라딘 출간 이벤트를 다녀왔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놀랐다.

 

사실 이런 출간 이벤트를 참석해보면 반반이다.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별로다는 생각이..

 

요즘에는 세미나라는 멋진 포장으로 출간 이벤트를 하니, 뭘 좀 얻어가기 위해 참여하는 참여자가 많은 것 같다. 본질은 책 팔아먹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인데, 세미나라는 거창한 이름. 이 같은 사실을 저번 달 김명민 선생께서 아주 멋지게 폭로해 주셨지만...ㅎㅎ

 

사실 저번달 공부론의 저자 김명민 선생의 강의는 실망 자체였다. 준비를 별로 안하신 거 같아,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드니, 다음처럼 노골적으로 얘기해 주셨다. '이런 자리는 책 팔아먹는 자리라 많은 걸 기대하지 말라'는 마지막 말은 공부론 세미나의 실체였다. 그래서 난 담주 계속된 2부를 기꺼이 참석하지 않았더랬다.

 

흠, 요즘 인터넷 서점의 대세인 세미나가 저자 출간 기념회란 말이지...라는 정체를 안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그래도 속는 셈 치고 이런 류의 세미나에 더 참가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제, 그러니까 18일 목요일에 철학아카데미에서 진행된 레비나스 세니마는 '출간 이벤트'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일명 '대박' 강좌였다. 젊은 강사분이 어찌 그리도 알고 싶었던 부분을 잘도 짚어주시는지..아마도 레비나스 철학의 핵심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던 참석자들은 모두 만족하지 않았나 하는 강의였다.

 

물론 적은 시간(한 시간 정도)에 중요한 철학자의 핵심 사상을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청자가 듣기에 무척 성공적인 강의였던 것 같다. 레비나스가 그의 전 생애를 걸고 하이데거 철학에 맞서 싸웠다는 이 한가지만으로도 실로 중요한 정보였다.

 

어쨌든, 레비나스 세미나는 강사의 준비가 어느 정도로 철저했는지 강의 속에서 그대로 전달되어 졌다. 그 정도의 강의를 무료로 들었다는 거에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 내가 말미에 질문했던 레비나스의 '물질성'에 대한 개념도 쉽게 정리해 줘서 고민이 샥 가셨다~(이 후기는 조만간 올려야 겠다) 앞으로 2, 3, 4강의가 기대가 된다.

 

이런 좋은 느낌으로 다음날인 19일 금요일날 참석하게 된 <패션:철학>출간 세미나. 어제의 만족감이 자연스럽게 기대로 이어졌다. 홍대 카톨릭회관 CY시어터 에서 7시에 진행된 이 세미나에는 오프닝 격으로 재즈 기타 라이브 음악도 들려줬다. 장소가 홍대라서 그런지 연인들이 무척 많이 참석했고, 남성들도 꽤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도승연 강사의 세미나..

 

1시간 정도 진행된 도승연 강사의 강의는 매우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말을 어찌나 잘하시는 지 막힘 없는 강의는 파워포인트 시각 정보들과 함께 청중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다. 책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간략하게 잘 전달했다. 하지만 역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특징적인 패션 경향을 덧붙여서 저자가 지나친 우리만의 한국적 상황을 소개해 주었다.

 

역자인 도승연 교수가 준비를 어찌나 철저히 했는지 파워포인트 자료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책을 사지는 않았지만 서점에서 대충 훑어 보고 갔는데, 강의 내용이 책의 주요 내용을 간결하게 압축해 전달해 주고 있었다. 패션과 언어, 패션과 육체와의 관계, 패션과 예술 그리고 패션과 소비는 이 책의 핵심인 4장부터 7장까지의 내용이다.

 

이런 내용들을 토대로 도교수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패션을 당연시 여기지 말고 반성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것. 스타의 이미지를 따라가지 말고 패션에 있어서 진정한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 이것이 이 책과 강의를 통해서 전해주고 싶다는 도교수의 전언이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강의였지만, 책에 담겨있는 핵심이 붕 떠 있어 패션이 과연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역자는 패션의 탄생을 근대의 '개인'의 탄생으로부터 보고 있다. 자신만의 생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담는 패션.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근데, 이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곧 타인이란다. 그도그럴것이 무인도에서 아무리 옷을 잘 입어봤자 그건 패션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도교수의 논리.

 

패션은 타인을 전제한다. 타인을 전제하지 않는 것은 단지 의복일 뿐. 그러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바라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과연 내 스스로의 순수한 바람으로부터 나온 것인가? 그것은 내 바람이 아니라 타인의 바람 아닐까? 메시즌 이렇게 입으라고 강요하는 미디어의 세뇌를 그냥 내식으로 해석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

 

패션이 철학이 되려면 이 문제에 답하여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왜냐하면 패션은 근대의 개인의 탄생을 그 시초로 보기 때문이다. 사회가 강요한 시스템의 부분을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드러낸다는 것. 그럴려면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나'가 있어야 하는데, 패션이 과연 주체적인 '나'로부터 나올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레비나스의 지적대로 패션은 '욕망(더 정확히는 욕구)'이기 때문이다. 끝임없이 원하지만 채울 수 없는 것이기에.

 

패션이 철학이 되기 위해서는 이 지점이 해결되어야 한다. 패션이 순수한 내 욕구의 표출이라면(타인의 욕망이 아니라) 철학을 위한 첫 시발점이 될 듯도 하다. 하지만 책 어디에도 이에 대한 답변은 없고 오직 철학자들의 단편적인 패션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이다.

 

책을 사지 않은 건 순전히 이 때문이고...도승연 역자도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한 걸로 봐서 책의 약점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뭐, "아담스미스는 패션의 문제를 저술의 형식으로 다루었던 최초의 철학자이다"(p23)라는 정보를 요하는 분들한테는 추천~

 

 

어쨌든 유익한 강의였다~ 이런 강의를 꾸준히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 참석한 청중을 위해 하나라도 더 줄려고 노력하는 강사분들에게 박수를~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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