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남성 수트에 대한 페이퍼를 올렸었다. 의외로 이곳 서재에서도 호응 해 주는 분들이 계셔서 내친김에 맞춤 수트에 대한 것도 올려 볼까 한다.

 

우선 개인적인 맞춤 수트의 경험을 토대로 경제적이고 질 좋은 나만의 수트를 장만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떻게 입는 것이 수트를 제대로 입는 것인지 부가해 보기로 한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처음으로 수트를 맞췄습니다. 잡지책을 보다가 너무도 멋진 수트 사진이었기에 핸펀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맞춤 양복점에 가서 그 사진과 최대한 비슷한 원단을 골라 될수 있는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잡지에서 본 수트는 네이비 핀스트라이프 더블 브레스트 수트였습니다. 브랜드는 팔질레리였고, 잡지책에 나온 정가는 250만원 짜리 수트였습니다.

 

첫 맞춤 정장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저는 그래도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양복점의 사장님은 약간 사이비 기질이 있었는데, 그걸 간파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습니다.

 

하지만 원단갖고 장난칠 분은 아니었고, 시청 내에 있는 양복점이었기에 어느 정도 믿음은 있었지요. 당시 제일모직 vip원단으로 맞춤 수트를 한 가격은 46만원이었습니다. 나중에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안 사실이, 나름 꽤 경제적으로 맞춤 수트를 장만했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2년 후인 2011년 12월.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원단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는 원단이 있길래 어디꺼냐고 물으니, 팔질래리 신상이라고 합니다. 양모 90에 캐시미어 10의 혼용율을 보인 원단은 겨울 원단 중 색감과 디자인 면에서 발군이었습니다. 당시 그 많은 원단 중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가격도 두루마기 하나(3마 반)25만원 선이었습니다. 원단집 사장님이 좀 싸게 준 거 같았습니다. 저는 거기서 2만원을 깍아 23만원에 데리고 왔습니다. 그게 바로 아래 사진입니다.

 

왼쪽 위에 보이는 택이 원단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원단이 어디에서 왔으며 혼용율과 넓이 등 원단의 상세 스펙을 담고 있는 택

 

 

이 원단으로 몇 곳의 맞춤 하는 곳을 알아보다가 그냥 예전에 맞춘 양복점에 가서 맞춤을 했습니다. 마지막 한 곳과 저울질을 하다가 예전 하던 곳에 갔다 줬는데, 이게 제일 후회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고민하던 곳은 완전 비스포크식으로 맞춤해 주는 곳이었거든요. 공단비는 똑같았습니다. 이전 사장님에게 제가 속은 것이죠.

 

그곳은 반맞춤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반맞춤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기계식으로 맞춤을 해 주는 곳이었지요. 당시는 몰랐습니다. 라펠을 젖혀 보면 비스포크는 수많은 바느질 자국이 나 있습니다. 기계식은 아주 매끈하지요. 여튼 저 좋은 원단이 기계식으로 맞춤이 되어 속이 많이 쓰리다는 걸 뒤늦게야 알아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뭐, 어쨌거나 제게 맞는 수트는 만들어 졌습니다. 평면적인 원단이 입체의 수트가 된 느낌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원하던 대로 베스트가 나오지 않아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당시에는 원단이 입체화된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던 때라 완성된 수트가 모든 단점을 커버했습니다. 위의 원단으로 재단된 수트입니다.

 

 

 

당시 몇번 입고 나갔다 온 후의 사진이라 암홀 있는데가 쪼금 구겨져 있습니다.

 

원단으로 볼 때와 수트로 입체화 되었을 때의 미적 차이는 완전 천양지차였습니다. 입체화된 원단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도톰하고 따뜻하니, 영하 5도까지는 수트만 입어도 하나도 안추웠습니다. 캐시미어의 위력이 느껴졌다 할까요..ㅎ

 

맞춤을 한 1년 후, 백화점 팔질레리 매장을 가서 보니, 저 원단으로 기성복이 나와 있더군요. 쓰리피쓰가 아닌 투피쓰였고 디자인도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소매버튼도 리얼버튼으로 했습니다.ㅎ 거기 수트 매장 직원이 제가 입은 수트를 보고 어디서 샀냐고 묻더이다. 매장의 택 가격은 350만원이었습니다.

 

저는 원단비 23만원에 공단비 35만원을 줬으니 총 58만원에 질 좋은 팔질레리 수트를 장만한 셈이 된 것이죠. 당시 팔질레리 최고가 라인의 수트였으니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맞춤을 하는 게 어느 정도 경제적 이점이 있는지 알고도 남을 겁니다.

 

사실 백화점 가격의 1/5가가 정상가임을 감안하면 백화점 수트 가격은 비싸도 너무 비싼거 같습니다. 어쨌든 제일모직 최고급 원단이라는 슐레인 급으로 맞춤을 해도(팔질레리 원단은 슐레인 급 아래) 100만원 안 쪽에 맞춤을 할 수 있으니, 타임 옴므나 시스템 옴므에서 비싼 돈 주고 수트를 사는 것은 낭비 중 낭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몸에 꼭 맞는다는 보장도 없구요.

 

제 개인적인 맟춤 수트 경험을 언급한 이유는 수트 스타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하나의 사안을 알려드리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수트를 입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몸에 꼭 맞게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1600만원 짜리 키톤 수트를 입고 있어도, 그 옷이 자기에게 꼭 맞지 않는다면 폴리에스테르로 자기 몸에 꼭 맞게 재단된 수트보다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사실이자 수트를 입을 시 종종 간과하는 사실입니다. 브리오니, 휴고 보스, 아르메도 질도 제냐...다 필요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원단으로 자기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입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명품 수트 스타일이 될 수도 있고, 후질근한 수트 스타일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몸에 꼭 맞는 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네, 이게 좀 까다롭습니다. 바지는 밑단 통이 20센티를 넘으면 안되고, 바지 끝단이 구두 위에서 접히면 안됩니다. 구두 위로 칼날같이 딱 떨어져야 합니다. 그도 아니면 발목이 보일 정도로 짧은게 접히는 것 보단 낫습니다.

 

상의를 입었을 시 셔츠 목 부위가 1(2센티도 무방)센티 정도 나와야 하고, 팔 부분도 셔츠 소매가 2센티 정도(1.5센티도 무방) 나와야 합니다. 수트 소매가 손등까지 내려오면 절대 안됩니다. 그러니 좀 짧다 싶을 정도로 수선을 해야 셔츠 소매가 보일 겁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자켓들은 소매가 기형적으로 길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드시 셔츠 소매가 보여야 제대로 입는 게 됩니다.(맞춤 수트를 할 시 반드시 소매에 리얼버튼을 추가하시길)

 

어깨는 딱 맞아야 합니다. 수트의 생명이 어깨선입니다. 아무리 좋아도, 허리에 착 하고 감겨도 어깨가 1센티라도 크면 그 수트는 과감히 포기해야 합니다. 물론 어깨를 줄일 수는 있습니다. 이 때에는 그 수트가 정말 원단이 좋고 아울렛에서 정가 대비 80%정도 싸게 산 경우입니다.

 

어깨 수선은 맞춤 양복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 맡기면 그래도 수트의 완성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수선할 수 있습니다. 해 봐서 아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10만원 이상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매우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만 수선을 진행하면 되겠습니다.

 

계속 상의 얘기를 하겠습니다. 입었을 시 등에 가로 줄이 간다면 자신에게 작은 사이즈라는 신호입니다. 입었는데 등에 새로 줄이 간다면 자기 몸보다 한 칫수 큰 것입니다. 모두 사서 입으면 안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백화점 기성복 직원들은 큰데도 불구하고 잘 맞는 거라는 구라를 칩니다. 그러니 사는 고객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입는 옷이 잘 맞는 옷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실은 자기 칫수보다 한 칫수 큰 약간 벙벙한 수트인데도요.

 

상의 수트의 단추를 잠궜을 시 등에 주름이 없고 앞 단추 옆으로 약간의 가로 줄이 가는 것이 몸에 가장 잘 맞는다는 표시입니다. 간혹 수트 디자인에 따라 싱글 브레스트의 경우 역V자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는 상의가 작아서 그런게 아니라 디자인 자체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역V자가 생기는 디자인이 그렇지 않은 디자인보다 세련되고 활동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역V자가 생기지 않는 수트는 좀 고루한 느낌이 강합니다. (고로 요즘 대세는 역V자가 선명한 디자인 입니다.)

 

그리고 상의는 반드시 엉덩이를 덮어야 합니다. 물론 키가 작은 분들은 수트 상의의 길이를 좀 짧게 하여 키가 커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엉덩이의 반 이상은 덮어야 합니다. 그래야 클래식 수트입니다. 엉덩이가 드러나는 수트는 일명 삐끼들이 입는 '삐끼 양복'입니다. 품위를 내기 위해 입는 수트가 경박함의 극치를 보여주게 됩니다.

 

광택이 나는 수트도 피해야 합니다. 캐시미어나 실크가 섞여서 윤이 흐르는 광택이 아니라 은갈치식 광택이 나는 수트가 있습니다. 이런 수트도 피해야 합니다.

 

제대로 입는 클래식 수트는 네이비, 그레이, 브라운 계열 중 하나의 색상을 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수트를 여러 상황에 맞게 믹스 매치할 수 있습니다. 비싸게 구입한 수트를 회사 출근할 때에만 입는다는 건 너무나 아까운 처사입니다.

 

얼마든지 캐주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차후에 기회가 되면 쓰기로 하고, 여기서는 클래식 수트에 어울리는 구두와 허리띠 그리고 가방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청색 계열이나 회색 계열의 수트를 맞췄다면 브라운 계열이나 블랙 계열의 옥스포드 레이스업 슈즈를 선택하도록 하십시오. 이게 비즈니스의 정석입니다. 쉽게 말해서 끈달린 구두를 말합니다.

 

끈 없는 구두는 로퍼라고 해서 캐주얼적인 면이 부각되는 구두입니다. 단, 몽크 스트랩이라는 버클이 달린 구두가 있습니다. 끈이 없지만 유일하게 클래식 수트에 어울리는 구두입니다.

 

가방은 토트백이 정석입니다. 요즘 보면 수트에 어울리는 백팩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클래식 수트의 정석은 토트백입니다. 일명 브리프케이스라는 드는 가방말입니다. 수트 어깨에 가방을 매면 수트 어깨가 손상되고 변형됩니다. 절대 어깨에 걸치거나 매지 마십시오. 수트를 입었을 시 남자의 가방은 언제나 손에 들여 있어야 합니다.

 

이상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제 말이 아니라 수트 입는 정석을 알려주는 책들에 그대로 나와 있는 공통분모들입니다. 월간 GQ난 아레나에서 이전에 부록으로 주는 책자들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내용들이니 허튼 소리는 없을 겁니다. 단지 사진을 곁들이지 못한 점이 좀 아쉬울 뿐입니다.

 

어쨌든 자신의 몸에 맡는 수트를 입으세요. 그게 정석이고 서양 수트를 제대로 입는 방식입니다. 백화점에서 수백만원을 주고 명품 수트를 사는 우를 범하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명품 기성 수트 보다 훨씬 좋은 원단으로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장만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명품 값의 1/3도 안되는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말입니다.

 

만일 자신이 50-60 만원 선에서 기성복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맞춤 수트를 시도해 보세요. 수트에 대한 이해와 수트를 보는 눈을 넓힐 수 있을 겁니다. 예, 저는 이걸 확신합니다. 적어도 맞춤옷을 입으면 옷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바뀔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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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쭈니 2014-12-05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션전공인데 좋은글 잘 봤습니다

yamoo 2014-12-06 15:15   좋아요 1 | URL
오~~패션 전공이시군요. 좋은 글이라고 봐주시니 쓴 보람이 있습니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시길~^^

blanca 2014-12-05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왠지 야무님은 멋쟁이일 것 같네요. 이런 세계는 또 처음 접하네요. 좋은 원단으로 맞춰 입는 게 경제적이고 자기 체형에도 잘 맞을 것 같은데 원단을 구입해서 맞추는 과정이 좀 번거롭겠어요.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yamoo 2014-12-06 15:19   좋아요 0 | URL
오, 블랑카님 올만입니다! 흠...멋쟁이일거 같다는 추측만으로도 감사합니다..ㅎ

남성 수트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깊이가 끝이 없습니다..ㅎ 욕심도 되게 많이 나구, 그에 비례해서 비용도 많이 깨집니다..ㅎ

원단을 구입해서 맞추는 과정이 좀 번거롭습니다. 근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번거롭지가 않을 수 있습니다. 원단에 관심이 생기면 원단 둘러보는게 정말 재미있거든요~

원단 보는 눈만 생기면, 아니 그냥 좋아보이는 거 원단 시장가서 추천받아 그 원단으로 신랑이나 아버님 또는 지인에게 선물하면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잘잘라 2014-12-0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진짜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yamoo 2014-12-06 15:2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메리포핀스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런 글로다가 메리님을 댓글로나마 뵙게되는군요!

멋진 글이라니, 글을 쓴 보람이 있습니다.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4-12-0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등학생 졸업하고 나서 처음으로 양복을 맞췄고, 군 전역 후에도 양복 한 벌 더 구입했어요. 저는 양복을 입을 때 조금이라도 크게 느껴지면 오히려 약간 맞춘 듯한 사이즈가 좋다고 권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뻥인 것 같아요.

yamoo 2014-12-06 15:23   좋아요 1 | URL
네...뻥이 맞는 거 같습니다. 사이러스님 몸 스펙을 알려주시면 그에 맞는 브랜드를 추천드릴게요~ 앞으로 꼭 한 벌은 장만 하셔야 할 듯하니...맞춤을 하시든, 기성복을 구입하시든 예산 알려주시면 그 범위 내에서 최선의 수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반드시 매장을 방문하셔서 입어보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oren 2014-12-06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단 사진을 보자말자 예전에 봤던 `홍대앞 멋쟁이 야무님` 모습이 떠오르네요. 혹시 그때 입었던 그 수트 아닌가요?

yamoo 2014-12-06 15:26   좋아요 0 | URL
아, 그때 홍대 앞에서 입었던 건 수트가 아니었어요. 그땐 바지와 자켓을 따로 입는 일명 세퍼레이트 룩이었습니다. 감청색 블레이저에 타탄체크 치노 바지 차림이었지요. 제가 위 팔질레리 원단으로 맞춘 수트를 입고 사진을 찍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기념샷으로 한 방을 찍어 볼까 합니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렌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12-06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단하네요. 양복 입은 샷 하나 부탁드립니다.

yamoo 2014-12-06 15:27   좋아요 0 | URL
헐~ 대단하지 않아요. 네...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않그래도 샷 한방 찍을 예정이었습니다. 찍은 다음 이곳에다가 올려보겠습니다. 그때 댓글하나 부탁드려요~ㅎㅎ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

세실 2014-12-0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멋진 샷 기대하겠습니다^^
얼굴도 꼭 보여주세요~~
패셔니스트, 야무님!

수이 2014-12-06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글을 읽으니까 꼭 인증샷 보고싶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12-07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증샷 ! 인증샷 ! 인증샷 !

kame 2014-12-2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처음으로 정장을 살려고 하는 30살 남자입니다.
제가 지금껏 해왔던일이 정장 입을일은 없고
항상 캐주얼만 입어서요..ㅜㅜ
어렸을때 장례식갈려고 급하게 샀던 검은색정장 하나있네요..ㅜㅜ
근데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제대로 된 정장 하나 살려고 하는데
어떤 브랜드가 괜찮을까요??
아니면 맞춤이 괜찮을까요??
밑에 글도 읽으면서 많은것을 배워갑니다.
아 참고로 제 키는 183에 몸무게는 살이많이쪄서 88입니다.
가격대는 벌당 50~70만원정도 생각하구요.
2벌정도 살려고하는데 싱글 하나(베스트 포함)
더블 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색상은 네이비 계열로 살려고 하는데 혹시 추천 좀 해주수실수 있을까요??
아 참고로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회사를 다니면서
슈트입는 일은 없쓸것입니다..^^
그리고 맞춤을 할시 어디가 좋은지..잘 아시는데 있으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니면 원단시장 원단사는곳이나 어디가서 맞춰야하는지..아무것도 몰라서요ㅠ
제가 너무 물어보는게 많네요..ㅜㅜ

yamoo 2014-12-23 15:37   좋아요 0 | URL
맞춤을 하면 좋겠습니다만...맞춤에 대한 지식이 전무할 거 같아 그냥 기성복을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산이 5-~70만원에 두벌을 장만하신다면 아울렛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30살이시고 두고두고 입으려면 캐릭터 정장이 아닌 신사복 계열에서 구매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갤럭시, 마에스트로, 캠브리지멤버스, 팔질레리 브랜드에서 고르시구요..
가산동 아울렛 중 패션아일랜드 2층에 가시면 30만원대 정도로 괜찮은 이월상품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만일, 맞춤 지식이 없어도 맞춤을 하시려면 광장시장에서 40정도에 맞출 수 있습니다만...전 비추입니다. 맞춤은 자신이 수트에 대한 지식이 풍부할수록 완성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울렛에서 기성복을 2벌 장만할 것을 강력히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jaemoon38 2014-12-2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감사합니다^^제가 생각하는건
한벌당 50-70 정도 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맞춤보다는 매장으로 가는게 괜찮다는
말씀이신거죠??
제가 너무 많은걸 물어보네요ㅠ

yamoo 2014-12-24 10:06   좋아요 0 | URL
한벌당 50-70정도면 제일모직 공장 직영점에서 구입하세요. 팔질레리가 30만원대 정도밖에 안합니다. 두벌에 70정도되도.. 꽤 좋은 거 건질 수 있으니...반드시 아울렛 매장 가서 입어보고 구매하세요. 183-88정도의 몸 스펙이면 제가 말씀드린 브랜드 매장에 가면 맞는 치수 많을 겁니다. 맞춤 보다는 말씀드린 브랜드에서 구매하길 강추드립니다~

그리고 일반매장에 쓰리피스 있구...아울렛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수트가 쓰리피트로 나오지 않는 것도 있으니 주의하시구요..매장에서 쓰리피쓰 보러 왔다고 하면 베스트 있는 상품들 위주로 보여줄 겁니다.

사실 한벌 당 50-70이면 백화점에서 사도 괜찮은 거 고를 수 있습니다. 요즘 배화점 세일기간이라 더반 매장에 보니, 50%세일 하더이다. 여튼 저는 아울렛 매장 추천드리며 한 벌당 30만원대를 강추드리는 바입니다~^^

kame 2014-12-24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참 그리고 일반매장에도 쓰리피스가 있나요???

yamoo 2016-01-15 17:09   좋아요 0 | URL
네, 있습니다. 투 피스보단 좀 비싼 게 흠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투 피쓰를 산 다음 최대한 비슷한 원단과 색상의 베스트를 구매하는 편입니다.

sfmeden 2016-01-1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제가 가진 원단으로 옷을 짓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일반 테일러샵은 원단따로 진행 안된다고 하던데요..

yamoo 2016-01-15 17:10   좋아요 0 | URL
동대문이나 광장 시장에 가면 됩니다. 가격도 일반 양복점보단 쌉니다. 단, 재단사에게 주문을 아주 많이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옷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확률이 좀 있어요.

2016-04-04 0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5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6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8 0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3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3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생님 2016-09-02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직장인입니다. 글 정말 유익하게 잘 읽었고, 어떻게 맞춤을 해야하는 지도 잘 배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만, 질문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정장과 모자를 항상 입으시는 것을 보고 정말 멋있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해왔습니다. 물론 할아버지는 딱 붙거나 슬림한 정장을 입으신 것도 아니었고, 키도 작으신 전형적인 할아버지 였습니다. 아무리 잡지에 나오는 슬림하고 길쭉한 모델들이 딱 붙는 정장을 입어도 저희 할아버지처럼 멋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여, 저도 그런 옛날풍의 정장을 입으려고 합니다. 옛날 개화기 사람들과 같이 낙낙한 핏 말입니다.
그런데도, yamoo님께서 말씀하신 `정석`이나 어떠한 조건등을 지켜야하나요? 이 것들이 현대 정장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여 질문합니다. 감사합니다.

yamoo 2016-09-03 18:41   좋아요 1 | URL
흠....오래 전 글도 검색해서 읽는 분이 있네요. --;;
요즘 나오는 수트 디자인들, 그러니까 몸에 딱 붙는 스타일은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일을 많이 가미한 것이죠. 몸에 맞게 입되, 어떤 디자인을 입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달려있습니다.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소개된 수트는 미국 수트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메리칸 스타일이죠. 1900~1930년대까지 미국에서 유행한 스타일이 할아버지가 입으신 스타일 이듯합니다. 그렇게 입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조건을 세세히 따지면 입을 게 별로 없습니다^^;; 멋진 선택이겠습니다!ㅎ

안녕하세요 2016-09-16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혹시 추천할 만한 테일러가 있는지요? 광장시장이라고 하면 20년된 양복들 전시해놓은 나이 지긋한 테일러들 느낌이라... 그분들을 지지고 볶는다고 요즘 핏이 나올지 의구심이 드네요. 조만간 속는셈 치고 한번 가볼 생각입니다. ;)

yamoo 2016-09-17 16:19   좋아요 1 | URL
동묘 부근에 3대손바느질 양복점이라고 있습니다. 완전 비스포크 맞춤이지요. 주문을 잘 하면 좋은 옷이 나옵니다. 그렇지 않고 템테이션 급으로 20만원 대에 맞춤 하시려면 광장시장에 가시면 됩니다. 단, 이때 몸에 최대한 잘 맞는 매일 입는 옷을 본으로 가져가 그대로 재단해 달라면 거의 비슷하게 나옵니다. 확실히 말해두세요. 똑 같이 나오지 않았을 때 나머지 잔금은 없다고요...그럼 2-3번 고쳐줍니다~ㅎ
 

어떤 교수가 그랬다. 한국에는 근대가 없다고. 그래서 우리 철학은 서양의 존재론(개인의 탄생)과 같은 철학이 없다고. 그 위대한 다산의 사상조차도 민본이 왕도정치를 구현하기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역설한다.

우리는 서양과같은 철학(일명 서구의 근대철학)을 발전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근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서양의 근대를 배울수밖에 없다고.

개인적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여러번 곱씹어 봤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일제가 우리에게 식민사관을 세뇌시킬 때 그렇게도 마르고 닳도록 말해왔던 거와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과연 우리 철학에서 근대는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나? 그 교수는 매우 확신에 찬 목소리로 그렇게 잘라 말했다. 그렇기에 자기는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고. (독일이나 프랑스 영미 등 서구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박사를 받고 돌아온 학자들이 이 교수와 비슷한 논조의 말을 하곤 했다.)

 

일제에 의해 단절된 우리의 자생적 근대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조선 후기 이앙법과 광산업의 발달로 인해 축적된 자본은 근대자본주의의 맹아였다.

 

이에 발맞춰 사상면에서도 우리는 주체적으로 서양의 기독교를 받아들였다. 세계 기독교 포교사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선교사에 의해 교구가 확립되지 않은 나라였다.

 

뿐만 아니라 빅지원이나 박제가 그리고 최한기 같은 철학자들은 당시 실학(후대에 붙여졌지만)이라는 학풍 속에서 우리 나름대로 근대의 맹아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물론 체제(왕정)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근본적 사유는 프랑스 혁명 이후의 민본 사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프랑스혁명 이후 나폴레옹 시대는 전제시대 였다. 그 시대에 전개된 근대적 사상이 제정 시대라서 한계가 있다는 논리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유독 다산 사상을 말하면서는 전제 시대의 한계 운운한다. 물론 다산이 주장하는 왕도정치가 유학의 범주 내에 있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사상은 시대의 산물이다. 어찌 됐건 한 개인은 그 시대의 개념으로 사고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그렇기에 그 한계 내에서 한계를 넘어서려고 하는 시도는 그래서 중요하다.

 

다산은 왕도정치 내에서 서구 근대 자유민주사상에 가장 근접한 사유를 한 사상가였다. 방점이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나는 다산이 왕도정치 내에서 개혁정치를 구상한 한계보다는, 그 한계 내에서 백성에 근본을 두는 정치 체계를 설계한 것 자체의 의의가 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산의 <원목>과 <탕론>에 다산 정치철학의 핵심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상의 핵심이 왕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민(民; 백성)에 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서구로 유학갔다온 학자들은 다산의 한계로써 항상 그 사상의 한계를 왕도정치에만 둘까.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항상 근대의 부재를 들먹이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근대 부재를 논하는 책들과 논문을 보면 대체로 위 교수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개인이 부재하니 항상 대동과 집단을 논한다고.

 

그래 맞는 거 같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우리의 앞선 시대에서 근대의 맹아를 찾는 시도를 얼마나 했는지 묻고 싶다. 우리가 부지불식 간에 쓰고 있는 각종 기본적인 개념들은 유학, 도학 그리고 불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다음과 같은 개념어 들이 그 예이다. '찰나(刹那; ksana)'는 인도어가 불교 용어로 굳어지고 우리의 일상어에 그대로 흡수된 단어다.  

 

'수유(須臾)',  '신독(愼獨)', '중화(中和)'는 <중용>에 나오는 매우 중요한 개념어 들이다. '귀신(鬼神)'은 <논어>, 여음(餘音)’은 <예기·악기>, '자연(自然)'은 <도덕경>에 있다.

 

도올 김용옥의 동양 고전 역서들을 보면 이런 중요 개념어를 현대에 맞게 잘 풀어 설명해 주고 있다. 이정우의 저서 <개념-뿌리들>은 동양 원전에서 이들 개념어들을 뽑아 사전식으로 편집한 책이다.

 

 

 

 

 

 

 

 

 

 

 

 

 

 

 

    

도올의 동양 고전 역해서들을 읽어보면 우리가 부지불식 간에 쓰는 이들 용어들이 과거로부터 우리의 삶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온 것들임을 알 수 있다. 매우 현재적이고 얼마든지 현재의 철학적 성찰을 끌어낼 수 있다.

 

서구 사상의 근본적 개념어들이 헬라어나 라틴어에 있듯이 우리 사상의 근본이 저 유, 불, 도의 경전들에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들 과거 개념으로부터 근대의 사고를 끌어내려하지 않았다. 한국적 사고로 망국의 설움을 맛보아서 그런지 없애버려야 할 구시대의 사유로 치부했다. 대신 새 시대에 어울리는 사상으로 서구의 근대사상을 여과 없이 수입해다 우리 것인 양 사용했다.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이 한국적으로 체화되면 한국의 칸트가 되는가? 서구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렇다고 한다. 들어보면 얼추 타당한 것도 같다. 칸트를 얼마든지 한국적으로 수용할 수 있고, 이때의 칸트는 독일이 아닌 한국이 체화한 칸트란다.

 

뭐, 듣고 보면 그럴들하다. 하지만 나는 이런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 적어도 칸트가 한국의 칸트가 되려면 기층민들 대다수가 이해하는데 부침이 없어야 한다. 생활속 사고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칸트의 연구 업적이 과연 우리 일반인들에게 부침없이, 거부감없이 수용되될 수 있는 수준인가? 일단 '비판'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는 데도 매우 불편하고 어렵다. 칸트가 자기 이론을 전개하면서 자기가 붙인 명칭에 대한 번역어도 우리말의 개념에서 찾지 못하고 있다.

 

나는 바로 이것이 되야, 다시 말해 서구 중요 개념에 대응하는 우리 개념어(번역된 말) 찾을 수 있을 때에야 그 서양의 철학이 바로 우리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번역어를 찾을 수 없다면 외래 사상일 뿐 '한국적으로 수용된' 우리 것일 수 없는 것이다.

 

좀더 쉬운 예로 데리다의 '차연'이라는 번역어를 보자. 이 단어는 불어 디페랑을 번역한 것인데, 데리다 전문가들 왈, 데리다가 창안한 이 개념에 완벽히 부응하는 우리말은 없다면서 '차연'이라 번역했다. 어떤 사람은 불어 그대로를 쓰고 있다.

 

데리다 연구가 아무리 쌓여도 이런 상태에서는 데리다의 한국화는 요원하다. 쉽게 말해서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자. 서구 개념에 대응하는 우리 번역어를 찾을 수 없다면 차라리 번역하지 말자.

 

 

 

 

 

 

 

 

 

요즘 프랑스 철학에 빠져든 사람들을 보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해 주는 프랑스 사상가들의 독창적인 사상의 전개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 사상가들이 해 놓은 틀로 문학과 영화를 분석하니, 이전에 말할 수 없는 부분을 건드릴 수 있어 자위에 빠진 듯하다.

 

 

 

 

 

 

 

 

그리고는 이의 연장선으로 사회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것까지 나아간다. 한국과 동양 사상은 말할 수 없는 것에는 말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논어>의 '귀신'에 대한 논의일 것이다.

 

우리에게 근대가 없다고 하고, 그런 자괴감에 서구로 눈을 돌려 서구 철학을 연구한 우리 학자들. 광복 이후 70여 년이 흐른 현재 우리 학문은 주체적으로 서구를 수용하지도 못하고 전통 사상으로부터 현대를 이루는 근대의 기본 사상을 끌어내지도 못했다.

 

원효 이후 우리의 전통 사상 속에 근대의 맹아가 담긴 개념들이 분명히 있었음에도불구하고 우리의 노력 부재로 현대화 하지 못했다. 서구 철학을 연구하는 목적이 전통과 단절된 근대를 잇는 노력이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계속 우리에게는 서구의 근대 개념에 부응하는 '개인'이 없기에 서구의 근대가 없다는 타령만 한 것이다. 물론 전통 사상에서 '개인주인'에 기반한 서구의 근대적 사상은 없었다. 하지만 그네 들이 간과한 좋은 것을 우리는 갖고 있었다.

 

서구 개인주의에 근간한 발전의 결과로 환경 오염과 비인간화 문제가 대두된 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 발전시켰다면 우리는 현 문제를 최소화시켰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근대가 없었다는 것은 오리엔탈리즘의 산물이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서구의 근대에 대응하는 우리만의 근본 사상을 갖고 있었다. 단지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그 연구의 맥이 끊어졌을 뿐이다.

 

요즘 도올의 저서들을 다시 보면서 전통 사상이 얼마나 현대적일 수 있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서구철학을 연구하는 방향성에 있었다. 서구의 눈으로 우리 것을 재단하려고 하면 절대 우리 사상에서 현대적인(근대적인) 면을 끌어 낼 수 없다. 

 

<논어 한글역주1>이나 <중용 인간의 맛>을 보면, 서구 철학을 어떻게 공부해야할 지 그 방향성이 보인다. 우리 전통 사상에서 단절되고 계승되지 못하거나 간과했던 부분을 서구 철학을 통해 보충하고 그 의미를 새롭게 다지는 작업. 바로 그것이다. 우리에게 근대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우리의 전통 사상이 현재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서구철학을 통해 입증해 가야한다. 우리에게 근대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직시하고 공부 방향을 제대로 정해야 한다. 그래야 학문의 식민지화(우리에게 근대가 없다는 담론)를 멈출 수 있다.

 

 

 

[덧]

참 두서없이도 썼다. 하지만 김덕영 교수(위의 어떤 교수가 바로 김 교수다)의 말을 다시 상기하는 과정에 이르니 다시 욱하는 감정이 고개를 들어 이성을 조금 잃었다. 그냥 우리에게도 근대가 없었던 게 아니라 있었다..라는 정도만 어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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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12-0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대가 없었다기보다는 서구 사회에 비해 근대가 짧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근대가 없다고 하는 것과 근대가 서구 사회에 비해 기간이 짧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인데 말이죠. 근대가 없이 진행되었다는 말은 진중권도 말했던 것 같은데.. ( 확실한 건 아닙니다만.. 그냥 들은 것 같은... )

yamoo 2014-12-05 12:59   좋아요 0 | URL
근대가 매우매우 짧았지요. 근대라고 명명할 시기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에게도 서구에서 말하는 근대라는 개념을 논한다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지식인들이(서구 학문을 전공한 지식인들)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면이 강하여 문제제기를 해 본 것이에요. 곰발님의 생각도 저와 다르지 않은 거 같습니다. 이건 분명히 잘못된 사실을 매우 정설로 지식인들이 생각하는 거 같아...곰발님 정도의 필력을 가진 분들이 제대로 문제제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쉽싸리 2014-12-04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설혹 근대가 없었으면 그게 어떠냐는 거죠. 서구의 개념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겁니다. 작금의 세계에서 서구 민주주주의 등 그 잘난 서구사상이 이루어 놓은게 뭐가 있느냐 하는 질문도 해야 되고요. 서로 인정하고 가능하다면 통합해서 가자는게 도올 선생의 한결같은 주장이지 않나 싶습니다. 독창적이고 뛰어난 한반도의 사상은 분명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yamoo 2014-12-05 13:01   좋아요 0 | URL
어이구야, 이게 누구십니까, 쉽싸리님 아니십니까! 이렇게 서재에서 쉽싸리님의 댓글을 보니 무쟈게 반갑습니다.

독창적이고 뛰어난 한반도의 사상....이것을 우리 후학들이 좀 밝혀 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cephas 2019-08-01 13:4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작금의 세계에서 서구 민주주주의 등 그 잘난 서구사상이 이루어 놓은게 뭐가 있느냐 하는 질문도 해야 되고요˝ -> 네가 누리는 대부분의 것.
 

1. 서재 글쓰기에 유투브 노래가 안 올라 간다. 쏘쓰는 붙여 지는데 이상하게도 최종 글을 올리면 노래 상자가 없어져 버린다. 노래 가사만 올리기가 뭐해서 유투브 영상을 넣기 위해 계속 시도해봤지만 안돼서 포기했다. 그러다가 서재 홈에 보니 공지가 떴다!

"유투브 동영상 지원 소스 변경에 따른 오류 안내"

그럼 그렇지~ 역시 안 돼는 이유가 있었군!

 

 

2. 북플 북플 북플...

나도 앱 깔아 설치하고프다. 난 뭔 분야의 몇 번째 달인이지 좀 알고 싶어서 깔아 보려고 했는데, 젠장할~ 스마트폰에 저장공간이 없단다!! 지인이 아도베 인수기념으로 20만원짜리 사지앱 어플을 공짜 정보도 알려줬는데, 이넘의 핸펀은 호환이 안된단다!!!! 이런 병신같은 핸펀기기 같으니라고~~~ㅠㅠ

진짜 북플 설치하고 싶은데...깔려면 카톡을 지워야 한다...--;; 근데, 북플은 용량이 어느정도나 돼지??

 

 

3. 우연히 서재에 돌아다니다가 쩌는 허새 포스팅을 보았다. 좀 됐는데, 어찌나 그 글이 놀라웠는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솔직히 그 분 글(이하 H님)은 현재 읽지 않는다. 뭐, 많은 좋은 글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전까지 종종 그 분 서쟁에 들어가 글을 읽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알라딘 서재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 있다. 그 분이 H님의 글에 오류를 지적했다. 내가 보기에 지극히 타당한 지적이었고, 정중해서 글쓰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조언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근데, 반응이 걸작이었다. "어따 지적질이세요~!"

난, 당시 제3자로 이 상황을 보면서...개인적으로 H님이 글을 잘 쓰고 싶으면 좀 겸허해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시간이 흘렀다.

우연히 클릭한게 H님 글이었는데....거기에는 자신이 무슨 무슨 글쓰기 대회에서 맘만 먹으면 대상을 탔다는 자랑질을 하면서 대회 수준이 낮은 타령을 해 대었다. 그런데 나의 눈낄을 끌었던 건 그게 아니라 H님의 자기 글에 대한 평이었다. (이 분...글을 매우 잘 쓰고 싶은 모양이고, 글에 대하 욕심이 대단한 분이다.)

"내 글은 거칠지는 않지만~~~~"

아...어느 정도 써야 자기 글에 대해서 '거칠지 않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 대 문호도 자기 글에 대해서는 '거칠기 그지 없다'는 표현을 종종 하던데...

그 글을 보며서 쩌는 허세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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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4-12-03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 북플을 깔고 자주 접속하면 데이터 용량이 많이 나갑니다. 그만큼 어플 용량도 꽤 많을 겁니다.

3. 저는 서재 이웃분들이나 친구분들의 따끔한 지적 댓글을 환영합니다.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을 바로 잡을 수 있고,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니까요. 건전한 비판의 악플보다 무관심의 무플이 무서운 것 같습니다. 자신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으니까요.

yamoo 2014-12-04 17:07   좋아요 0 | URL
2. 아, 그렇군요. 20메가가 넘으면 깔 엄두가 안날겁니다..

3. 뭐, 사이러스님은 그런 거에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신 거 같습니다. 기고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요..^^
무플...전 악플이 무섭던데요..^^;;

2014-12-04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4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4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4-12-04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적 댓글 환영합니다.

yamoo 2014-12-04 17:05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두 건전한 사고를 갖고 계시군요! 반갑습니다~^^

hnine 2014-12-0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H...

yamoo 2014-12-04 17:04   좋아요 0 | URL
앗, 그H분은 엣지나인님이 아님니다요~^^;;

그나저나 잘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2014-12-11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1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주 정도 됐다. 김포 신도시에 갈 일이 있어 경기 버스를 탔다. 라디오 프로그램이 들려오는데, 임백천과 황인용이 특집으로 방송하느 모 프로였다.

 

11월이라 가을의 끝자락. 가을을 생각나게하는 노래 중에서 가장 많은 신청을 받은 곡이라고 하며 소개해 준 곡. 이동원의 <이별 노래>.

 

사실, 별 생각 없이 듣고 있었는데...아, 이 노래 가사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미 익히 알던 노래이지마 가사를 이동원의 목소리로 들으니, 중독성이 매우 심했다.

 

가사 중 특히

 

"그대 떠나는 곳

나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나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클라이막스 부분의 가사가 정말 압권이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 수 있을까. 버스 안에서 정말 감탄에 감탄을 했다.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겠다니....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겠다니..캬~

 

나중에 찾아보니, 정호승 시에 곡을 붙인 노래다. 역시~ 감미로운 멜로디에 흐르는 가사는 정말 최고다.

 

 

정호승 시이의 산문집은 두어 권 읽어 봤는데, 아직까지 시집은 한 권도 읽어 본 적이 없다. 내친 김에 시집을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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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때문에 고민이다. 책이 쌓여만 가더니, 급기야 일이 터졌다. 서재, 거실, 주방 할거 없이 죄다 책무더기다. 잘 안가지고 다니는 가방에 짱박아 놔서 표시는 그리 나는 편은 아니지만 구석 구석.. 곳곳에 있다. 심지어 쇼핑백에도 담겨져 있다.

 

지난 여름, 몇 백권을 지인 집에 옮겨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책은 무섭도록 쌓이고 있다. 이제 내 자는 방에 몸을 뉘일 공간도 남아나지 않고 있다. 결정적으로 발을 뻗는 곳에 플라스틱 책상자가 들어섰다. 이 플라스틱 박스를 버리지 못해 할 수 없이 책박스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너무 불편하다. 없애고 싶은데 그럴수도 없고..ㅜㅜ

 

그 위로 책의 탑들이 쌓이고 있다. 아직은 무너지지 않고 있지만 잘때 내쪽으로 무너지면 많이 아플 거 같다.

 

 

 

탑처럼 올라간 책더미다. 한 컷에 안 들어와 어쩔 수 없이 나눠서 찍었다. 거의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건진 건데 간혹 흙서점에서 1000원 주고 데려온 책들도 있다. 대표적인 책이 <잇걸>이다. <서양철학사의 이해>는 다 읽은 책인데, 왜 저기 있는 지 모르겠다. --;;

 

오른편에는 또 책탑의 토대가 확보되었다. 미쳐버리것다. 이 책탑 아래가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통이다. 이 뒤 역시 책더미가 쌓여 있다. 그러니까 책더미가 벽에서부터 3줄 돌출했다고 보면 된다. 여기 있는 책들만 300권이 가뿐히 넘는다. ㅠㅠ

 

 

 

 이게 발쪽이고 얼굴 양 옆은 모두 시리즈 도서들로 채워져 있다. 오른쪽은 살림 절대사상 시리즈와 하룻밤 지식여행 시리즈. 왼쪽은 블루백스 시리즈와 시공 디스커버리총서 그리고 문고본 책들. 나란히 탑을 쌓고 있다.

 

조만간 모든 책들을 모조리 처분할 예정이다. 베르그손의 책들과 비트겐슈타인의 책들을 제외하곤 정말 쌱 다 처분할 거다. 정말이다! (근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ㅜㅜ)

 

몇 번 책을 솎아서 처분하려 했는데, 도무지 그럴 수 없는 거다. 이건 시리즈라서, 이건 들뢰즈 책이라서, 이건 절판된 책이라서, 이건 너무도 재밌는 책이라라서, 이건 아...이건, 칼비노 선집 중 한권인데!!...라는 절규, 그리고 핑계와 함께. 그리고는 내 방에 저렇게 쌓여 간다.

 

요즘 자고 일어나면 다리가 너무도 저려 어떻게서든지 책을 줄여야 한다. 어떻게서든! 방수가 되는 플라스틱 통을 마련해 바깥에 내 놓던지 해야지 도저히 안되겠다. 수인할 수 없는 상황이 서서히 도래하고 있다..

 

덧>>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어가 또 책을 검색하고 있다!! 이런, 빌어먹을!!!! 젠장~ 이건 병이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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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12-0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대단하십니다@.@

yamoo 2014-12-03 22:40   좋아요 0 | URL
좀 병이 심하지요..^^;; 조만간 책들을 없애버릴것입니다. 기어코~!ㅎ

cyrus 2014-12-0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처분해서 나온 돈으로 새책 또 구입하시는 것 아닙니까? 제가 그런 증상(?)이 있어요... ㅎㅎㅎ

yamoo 2014-12-03 22:41   좋아요 0 | URL
계속 그러고 있어요..ㅜㅜ 그럼 안되는데...ㅜㅜ

saint236 2014-12-0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열린책들에서 나온 프로이트 전집은 지르고 싶지만 자제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습니다. 예전에 이사할 때 이삿짐 센터 아저씨가 짜증을 내시더군요..^^

yamoo 2014-12-03 22:4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전에 단념했습니다. 대신 오로지 저 책만 사고 싶었는데, 우연히 알라딘 신림점에서 건졌지 뭐에요..ㅎ 종교의 기원도 갖고 싶긴 한데...^^;;

저도 예전에 이사할 때 이사짐 센터 아저씨가 엄청 짜증을 냈습니다. 웃돈을 얼마 더 준 기억이 있습니다..ㅎㅎ

oren 2014-12-0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탑 쌓는 일은 여태 경험해 보지 못했는데, yamoo 님께서 비명을 지르시는 걸 보면 그리 유쾌한 취미는 아닌 듯합니다. ㅎㅎ

yamoo 2014-12-03 22:44   좋아요 0 | URL
저게 공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탑을 쌓게 된 거에요. 항상 위태위태 합니다.. 취미가 아니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