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역사용어해설사전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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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야에서 목표를 전해두고, 그 목표를 향해 뜨거운 열정을 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인 이은식 씨의 모습은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우리가 모르는 인물 한국사 400권 시리즈’ 도서 발간 계획을 품고, 그 계획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그 발걸음이 아름다우며 멋스럽다.

 

이번 작업의 결과물은 『필수역사용어해설사전』이다. 이 책 역시 저자의 열정이 물씬 느껴지는 고마운 책이다.

 

우리가 역사를 접할 때, 가장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가 용어의 다름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역사는 과거 시점이기에 이미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익숙지 않은 용어들을 이 책을 통해, 찾아 볼 수 있어 좋다.

 

뿐만 아니라, 관직이나 품계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역사에 대한 책들을 읽을 때,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용어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관직이나 품계다. 많이 나오는 용어임에도 그저 정확히 알고 넘어가기보다는 그저 ‘관직이구나.’ 하며 넘어갈 때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곁에 두고 역사에 관한 책들을 읽는다면, 독서 중 모르는 관직이 나올 때,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찾아보며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하니 이 책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꽂아 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면 좋은 책이다.

 

역사용어해설 뿐 아니라, 그 부록 역시 많은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지명의 변천 일람표가 실려 있어,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옛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자(字), 호(號) 일람표도 있어, 역사 가운데 등장하는 자, 호를 가지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 볼 수 있어 좋다. 게다가 고려 왕 일람표, 조선왕 일람표 뿐 아니라 조선시대 문무 관직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 우리 역사를 알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울러 우리의 뿌리를 알 수 있는 성씨들에 대해서도 방대하게 소개하고 있어, 자신의 뿌리를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이 성씨들에 대해 살펴보며, 우리나라에 이토록 많은 성씨가 있음을 알고 놀라기도 한다.

 

언제나 이처럼 꾸준한 모습으로 많은 결과물들을 발표하는 저자와 한국인물사연구원의 노고가 감사하다. 다음에는 또 어떤 결과물로 우리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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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의 징비 - 치욕의 역사는 여기서 끝내야 한다
박기현 지음 / 시루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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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그렇다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안 되는 걸까? 아니다.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칠 것을 말하는 것이지, 소 잃은 후에 외양간을 고쳐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가장 좋은 것은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잘 간수해놓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외양간을 잘 간수하지 못해, 소를 잃었다면 그 이후에는 마땅히 외양간을 고쳐놓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또 다시 소를 잃는 일을 반복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류성룡은 바로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강조했던 뛰어난 정치가였다. 그는 수많은 백성이라는 소를 잃기 전에 조선이라는 외양간을 고치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당시 조정은 아무도 그의 외침에 반응하지 않았다. 도리어 변화를 주려는 그를 달갑지 않게 여기던 자들이 더 많았다. 그 일로 인해 결국 조선은 소를 잃고 만다. 왜적의 침입 앞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우리 역사의 가장 부끄럽고, 뼈아픈 역사인 임진왜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도처에 시체가 썩어가며, 수많은 백성들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사건이다. 물론 이런 뼈아픈 혼돈의 역사는 그에 상응하는 영웅을 우리에게 선사하기도 하였다. 그 대표적 영웅이 바로 이순신장군과 권율장군이다. 그런데, 바로 이 두 영웅이 그 자리에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세워준 사람이 바로 류성룡이다. 류성룡 그는 어쩌면 이 시대가 가장 갈급할 법한 사람, 인사에 성공한 정치가다.

 

바로 이런 류성룡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 『류성룡의 징비』란 책이다. 이 책은 소설은 아니며, 그렇다고 징비록을 그대로 다루고 있는 책 역시 아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류성룡에 대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서술한 역사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류성룡이라는 큰 산이 어떤 인물인지를 잘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 나라의 중흥을 위해 애썼던 류성룡, 그는 나라를 중흥시키기 위한 선결 조건은 무엇보다 백성들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랬기에 수많은 가진 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혁을 감행했던 개혁가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그는 백성들의 삶을 살려내기 위해 ‘작미법’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는 후에 대동법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니, 대동법의 원조는 류성룡이라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는 틀을 존중하되 틀에 얽매이지 않던 사람이었다. 학문의 깊이가 있으면서도, 실리를 가볍게 여기지 않던 정치가였다.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융통성과 합리성을 가진 자였으며, 학자였으면서도 군사적 식견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당시 백성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체면을 먼저 생각했던 왕이었던 선조를 생각할 때, 류성룡이 없었다면 아마도 조선이란 나라의 역사를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역사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런 균형 잡힌 정치가이며, 청렴하여 은퇴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갈 여비마저 변변치 않았던 그런 깨끗한 정치인. 이러한 두루두루 갖추고 균형잡힌 정치인이 이 시대에도 다시 세워지길 소망해 본다.

 

치욕의 역사는 임진왜란만으로 끝내길 원하며, 류성룡은 징비록을 기록하지만, 여전히 소를 잃어야만 했던 역사, 망가진 외양간을 보면서도 외양간을 고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우리 역사를 들여다볼 때, 안타까움이 인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어떤가? 과연 우리는 반복되는 위기 앞에 무엇을 고치고 있을까? 여전히 외양간을 고치지 않아 소를 잃었노라 한탄만 하는 모습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끝내 외양간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는 어리석은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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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 백 마디 불통의 말, 한 마디 소통의 말
김종영 지음 / 진성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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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란 책 제목만 봤을 때, 이 책은 혹 긍정적 말, 아름다운 말, 남을 세우는 말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완전히 벗어났다. 이 책은 말의 소통에 대한 책, 보다 정확하게는 수사학에 대한 책이다.

 

수사학이 무엇인가? 한 마디로 상대를 설득시키기 위한 기술이 아닌가? 즉 수사학이란 설득의 기술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사학에 대해 저자는 1부에서는 수사학이 생성 발전하게 된 역사를 설명한다. 한 마디로 수사학의 계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부분은 어쩌면 학문적인 느낌이기에 딱딱한 느낌, 때론 따분한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부분을 건너뛰지 않길 권면한다. 수사학에 대해 확연하게 알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부에서는 수사학적 소통의 원리 5단계를 설명한다. 사실 이는 저자가 구분한 단계라기보다는 고대 수사학에서 연설이 생산되는 다섯 단계의 과정 설명에 근거하고 있다. 고대 수사학에서 말하는 연설이 생산되는 다섯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생각을 발견

2. 발견한 생각을 정리

3. 언어적으로 표현

4. 머릿속에 기억

5. 목소리와 몸짓으로 효과적으로 전달

 

바로 이 다섯 단계를 가지고, 저자는 수사학에서의 소통의 다섯 원리라고 이름 붙여 2부에서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제1원리-생각의 원리, 제2원리-배치의 원리, 제3원리-표현의 원리, 제4원리-기억의 원리, 제5원리-전달의 원리 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다섯 단계의 원리들을 잘 숙지하게 된다면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설득의 기술, 수사학에 능통한 리더가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안에는 수사학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음도 사실이다. 이렇게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기술이라니, 그 안에 진정성이 없지 않겠느냐는 문제제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수사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말 잘 하는 기술도 아니고, 상대를 혹하게 할 분위기 조성도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설득에 필요한 3요소는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라고 말이다. 먼저, 세 번째 로고스는 설득하기 위해 하는 말 그 자체를 말한다. 물론, 이 말은 논리적인 설명이 따라야 상대를 설득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요소인 파토스는 내 말을 듣는 상대의 감정적인 부분을 말한다. 같은 말이라도 상대의 감정에 호소하여 설득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동정심이나 증오심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설득의 기술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요소를 눈 여겨 봐야 한다. 첫 번째 요소는 바로 에토스이다. 이것은 말하는 사람의 성품, 윤리적인 부분을 의미한다. 그러니, 수사학의 기본은 바로 이것 에토스에 있다.

 

수사학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하는 진정성의 문제는 바로 이 부분에서 해결된다. 진정한 설득의 기술은 말을 잘 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기술만도 아니다. 물론 이런 모든 것들을 동원하여 설득하게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화자의 진실함, 화자의 인격, 화자의 성품, 화자의 윤리성에 있다.

 

우리는 이런 예를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오랜 시간 성도들을 맡아 목양한 나이 지긋한 목사님의 경우, 설교를 들어보면, 별로 참신한 내용도 아니요, 어떨 때는 논리적이지도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어떨 때는 발음도 좋지 않고,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성도들은 많은 은혜를 받게 된다. 왜 그렇겠는가? 바로 이 부분이다. ‘에토스’, 오랜 시간 성도들이 목회자를 삶으로 겪어 나가며, 그 인격에 감화되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설득의 기술, 수사학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만이 아니다. 이스크라테스의 경우, 수사학 교육이란 연설을 잘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성품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말 잘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올바른 성품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학의 또 다른 대가인 퀸틸리아누스 역시 수사학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교양과 건전한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윤리와 정치적 덕목이라고 말한다. 역시 에토스가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수사학이라고 해서 얕은 말장난이나 전달 방법 내지 기술이라고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바로 이처럼 수사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고 있음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여겨진다. ‘바른’ 생각, ‘좋은’ 생각,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말과 행동을 동원하여 상대를 설득하는 기술이 바로 수사학이다.

 

아울러 저자는 수사학이 설득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상대’만이 아님을 언급한다. 이 ‘설득’에는 ‘나’도 포함된다. 이것 역시 어쩌면 수사학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한 바른 교정이 될 듯싶다. 수사학이라고 하면, 내 주장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제압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니다. 설득의 대상에는 ‘나’ 역시 포함된다.

 

아무리 설득의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가득하다 할지라도 그들이 모두 설득의 대상에서 ‘나’를 제외하게 된다면, 그런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는 소통의 사회가 아닌, 도리어 불통의 사회가 된다. 오늘 이 시대에 말 잘하는 사람들이 왜 없겠나? 오늘 이 시대에 설득의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왜 없겠나? 그럼에도 왜 이 시대는 여전히 불통의 시대로 인식되는 것일까? 바로 여기에 그 원인이 있다. 모두들 ‘자신’은 설득의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도, 종교인도, 모두 타인만을 설득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면, 그런 사회는 더욱 불통의 사회가 될 뿐이다.

 

이렇게 ‘바른’ 수사학을 갖춘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의 리더가 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수사학에 대한 책만이 아닌, 리더십에 대한 책이 되며, 자기계발 분야의 책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바른’ 수사학을 갖춤으로 이 시대가 더욱 소통이 되는 시대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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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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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는 샘터사에서 기획한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첫 번째 책이다. 저자인 최재천 교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이며, 많은 저서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서천에 있는 국립생태원의 원장으로 있다.

 

책 제목이 참 좋다.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우리가 이 문장을 깊이 새기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린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하며, 그렇기에 적자생존의 법칙대로 살아야 한다고 믿고 산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는 바가 있음을 말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이 적자생존을 최적자생존으로 오해하기에 누군가를 밟고서라도 올라서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적자생존이란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니 예를 든다면 도태될만한 최하위가 아니면 살아남게 되는 것이 적자생존이고, 생태계는 이렇게 유지되었다고 말한다. 최적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자들로 이어져온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무튼 저자는 먼저, 1장에서는 알면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말하는 것이 우리 모든 생명체는 결국에는 하나의 DNA에서 유래하였기에 한 집안임을 말한다. 이 사실을 안다면 우리가 인간이라고 해서 다른 생명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사랑하게 됨을 말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말한 유전자복제의 위험성보다 더 위험한 유전자조작의 위험성에 대한 부분은 참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부분이었다.

 

아울러 2장.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에서는 전 지구를 질량과 개체수로서 지배하고 있는 생명체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이었다. 전 지구를 질량에 있어 지배하고 있는 생명체는 바로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이며, 또한 가장 개체수가 많은 생명체는 다름 아닌 곤충이라고 한다. 이렇게 두 생명체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이면에는 이 둘은 서로를 돕는 관계이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서로 손을 잡고 있기에 결국 지구의 최강 생명체가 될 수 있었다는 논리이다. 참 마음에 와 닿는 설명이다. 이처럼 서로 손을 잡을 때, 살아남을뿐더러, 더욱 풍성해지게 됨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우린 누군가와 손잡고 윈윈하려 하기보다는 여전히 독불장군이 되려하고 있진 않은지. 손잡으려하기보다는 나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누군가를 희생시키려는 마음이 가득 하진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또한 이런 손잡음은 학문에 있어서도 필요함을 말한다. 이것이 저자가 계속하여 강조하였던 ‘통섭’이다. 통섭이란 인접학문과의 교류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통섭에 가장 좋은 자연과학 학문이 바로 생물학이라고 말한다(3장). 여기에서 저자는 혹 다음세대들 가운데 생물학자를 꿈꾸는 자들을 위해 자신의 전공인 동물행동학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청년의 방황에 대해 말한다. 물론, 저자는 방황과 방탕은 다름을 엄격하게 구분 짓는다. 자신의 삶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모든 계획이 철저하게 짜여있어 그 시간표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물론 나쁘지 않겠지만, 자신이 평생을 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기웃거림을 저자는 ‘아름다운 방황’이라 말한다. 이것 역시 어쩌면 손잡음, 통섭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러한 아름다운 방황을 권장하며, 자신의 방황에 대해 4장에서 언급한다. 자신 역시 과학자가 될 것이란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방황’ 끝에 평생 가야할 길을 알게 되고, 그 길을 가게 되었음을 보여줌으로 다음세대들에게 꿈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렇다. 오늘날 우리는 저자의 말처럼 너무나도 전문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분야가 아닌 것에는 무지한 전문가 바보들을 만들고 있는 시대에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다른 분야의 도움 없이 성장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편협한 생각은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더욱 도태할 수밖에 없는 이상한 전문성을 만들뿐이다.

 

깊은 우물을 파기 위해서 넓게 파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기성세대들이 자꾸 편협한 전문성을 강조했다면, 이제 자라나는 다음세대들만은 통섭의 지혜를 깨닫게 되길 소망한다. 아울러 우리 이제는 함께 손잡는 지혜, 함께 가는 지혜가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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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 당신이 알아야 할 시리즈
서경덕.한국사 분야별 전문가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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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할 우리의 영웅은 누구일까?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영웅은 누구일까? 바로 이 질문에서 서경덕 교수는 이 책,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 출판을 기획하였다 한다. 서경덕 교수는 우리에게 수많은 영웅들이 있음에도 한국의 영웅들에 대한 대외적인 홍보가 부족하여 우리를 대표하는 영웅이 없다는 자각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세계를 향해 한국의 영웅을 널리 앞서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 영웅을 올바르게 알게 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하고 출간했다 한다.

 

그 말이 맞다. 우리 먼저 우리의 영웅들을 바로 알고, 또한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런 우리들의 수많은 영웅들을 세계를 향해 알리고 수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이라 했을 때, 떠오르는 대표 영웅이 없다는 말은 또한 그만큼 우리에게는 뛰어난 영웅들이 많아서는 아닐까? 여기 소개하는 10명의 영웅들은 모두 우리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경쟁력을 가진 분들이다.

 

안중근, 김구, 윤봉길, 안창호, 헤이그 특사, 세종대왕, 이순신, 정약용, 윤동주, 백남준. 아마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웅이 누구라고 생각됩니까?”란 질문에 누굴 뽑을까 망설이다가도 이들 한분 한분의 이름을 들으면, ‘그렇지. 이들이야말로 우리 영웅이지’라고 생각할 법한 분들이다.

 

그래도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뽑으라면? 뭐,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지만, 올해 2014년도의 분위기라면 이순신 장군이 최상위에 오를 확률이 크지 않을까? 하지만, 다른 한 분 한 분도 모두 이에 뒤지지 않는다.

 

조선 최고의 성군이자,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임금님은 당연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의 경우 참 대단하다 싶은 부분은 학문에 대한 열정이었다. 왕이 된 후에도 경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어느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신하들이 쩔쩔 맸다니 대단한 열정이다. 개인의 학문적 열정과 능력 뿐 아니라, 빼어난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활용함이 뛰어난 리더. 자신과 반대되는 인물조차 등용하는 통 큰 정치를 펼친 성군. 무엇보다 백성들이 사람답게 살도록 애쓴 참 어버이. 왠지 이 책을 읽으며, 마음 한편으로는 자긍심이 일어남과 함께, 또 한편으로는 이 시대에는 이러한 리더가 없음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옴은 어쩔 수가 없다.

 

“나라가 없고서 한 집과 한 몸이 있을 수 없고, 민족이 천대 받을 때 혼자만이 영광을 누릴 수 없다.”며 부강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 투신한 도산 안창호를 살피며, 오늘 우리는 너도 나도 자신의 욕망을 꿈과 비전이라 포장하며 나아가고 있음이 부끄럽기도 하다. 공부 좀 하는 아이들은 의사가 되어 부자가 되길 꿈꾸는 나라. 인술은 기대하지 않고, 의술을 펼치기보다는 상술을 펼치려는 머리 좋은 아이들. 돈 되지 않고 힘들기만 한 외과 지망생은 없는 의대(물론, 여전히 사명감을 가지고 의대에 가고 의사가 되어 선한 인술을 펼치는 분들도 많다. 그분들껜 대단히 죄송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한다). 꼭 그들만 욕할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욕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며, 부끄러운 감정이 자꾸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끄러움만이 아닌, 이들 영웅들을 통한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 역시 닮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 종살이를 하라고 가르치는 교육은 받아 뭘 하냐며 자퇴하였지만, 적국을 알기 위해 그들의 말을 배워야 한다며 일본어를 혼자 공부하여, 후에 상해 의거 때 일본인 행세를 하며 유유히 행사 장소에 입장하여 거사를 행한 윤봉길 의사의 모습을 닮아 보는 건 어떨까? 이게 참 애국 아닐까?

 

사형전날에도 담담히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국권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한 안중근 의사는 또 어떤가? 단순한 테러가 아닌, 동양평화를 생각하며 의열투쟁을 행한 분들. 이분들의 민족 사랑을 닮아 보는 건 어떨까?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이 있는 예산 충의사에 언젠가 다녀온 적이 있다. 넓은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었다. 반면 바로 그 근처의 고급 스파에는 차량이 들어설 수 없을 지경이었다. 물론, 고급 스파에서 쉼과 여흥을 즐기는 분들을 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대조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어쩌면, 이러한 책을 출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쉼을 즐기는 분들도 많아야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영웅들을 알고 그들의 마음을 닮아가기 위해 애쓰는 분들도 많아지게 하려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웅들을 우리의 가슴에 품음으로 우리가 내일의 대한민국이 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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