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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 우리 산나물
오현식 지음 / 소동 / 2022년 3월
평점 :
십여 년 쯤 전 전북 완주군에 있는 화암사 아래 얼레지 야생군락지를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줍은 듯 땅위에 솟아 그 자체를 뽐내고 있던 얼레지 꽃들. 그런데, 그런 얼레지를 나물로도 먹는 줄은 몰랐습니다.
30년 가까이 농민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며 전국의 산에서 나고 자라는 산나물을 탐방하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강연과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오현식 작가의 『우리 산 우리 산나물』에서는 다양한 우리 산나물 60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산을 오를 때 산나물 이름 열 가지만 알아도 산행이 즐겁다. 스무 가지에 이르면 향긋한 산나물 맛을 기대하며 손꼽아 봄을 기다리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60종의 산나물을 만날 수 있으니 이 책을 만난 독자들은 산행이 즐거움을 떠나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가운데 실린 산나물들은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익숙한 것들도 있겠고, 낯선 것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흔히 만나던 것들 가운데 나물로 먹는지 몰랐던 것들도 많습니다. 예를 든다면 저의 경우는 고비가 그렇습니다. 작가는 고비를 만나기 위해 깊은 산을 헤매다가 가까운 산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알기로도 고비는 가까운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사리는 먹어도 고비는 못 먹는 줄 알았답니다.
작가가 꿈꾸고 있는 것처럼, 저 역시 정원이 있는 집을 갖게 된다면 그곳에 제일 먼저 기르고 싶은 야생화 가운데 하나가 금낭화랍니다. 여기에 초롱꽃 역시 기르고 싶고요. 그런데, 이런 금낭화와 초롱꽃 모두 나물로 먹는다니 놀랍네요. 이처럼 책을 통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산나물 60종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을 알아간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얻게 될 가장 큰 선물입니다.
뿐 아니라, 작가가 찍은 사진들을 감상하는 것은 덤입니다. 산나물과 함께 하는 에세이처럼 편안한 작가의 글 역시 귀한 선물이고요.
그럼에도 노파심이 생기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얼레지 군락지 이야기를 초두에 했는데, 그 당시 누군가 얼레지들을 떠간 자국들이 듬성듬성 있어 속상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지속 가능할 만큼 남겨두는 마음 역시 산나물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갖고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