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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자야 -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저학년) ㅣ 첫 읽기책 1
임선영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14년 3월
평점 : 
언제나 동화를 읽고 나면 마음이 따스해짐을 느낍니다.
임선영씨의 동화집 “내 모자야” 역시 그러합니다.
네 편의 동화로 구성된 동화집이기에 각 동화가 개별적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각 동화가 별개의 것은 아닙니다.
같은 공간인 숲속 마을에서 같은 시간인 겨울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동화인 ‘내 모자야’에서는 저자의 발상의 전환이 두드러집니다.
토끼는 길에서 주운 바지를 모자로 사용합니다.
참 멋짐 발상의 전환입니다.
어쩜 그리도 바지가 토끼의 모자로 적합한지 모릅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호랑이가 토끼에게 하는 말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자기 귀에 너무 어울리는 모자를 주운 토끼는 숲속 친구들에게 새 모자를 자랑하지만, 모두 자신들의 관점에서만 ‘바지’를 바라봅니다.
이 때, 멋쟁이 호랑이가 등장하여, 토끼의 ‘모자’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모자’가 모자가 아닌, ‘바지’임을 알아 버린 토끼는 주머니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물건을 넣으면 빠져버리는 주머니의 용도로 볼 때, 이는 바지가 아닌 모자임에 분명하다는 겁니다.
이 때, 호랑이의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멋진지, 그 대사를 그대로 옮겨 봅니다.
“뭘 넣는 주머니가 아니라, 뭘 버리는 주머니지. 버리면 안 되는 걸 버리고 싶을 때, 주머니에 넣으면 그만이야. 엄청나게 맛없는 당근 같은 거 말이지. 그럼 잠시 후 주머니에서 빠져 나가겠지? 그럼 그건 네가 버린 게 아니야. 이 모자가 버린 거지.”
호랑이, 참 멋진 친구입니다.
우리 자녀들도 이처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상대를 격려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이처럼 멋진 호랑이 친구는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커다란 소리, “어흥”으로 친구들을 놀라게 하는 장난꾸러기입니다.
하지만, 장난이 지나쳐서 목이 쉬어 버렸네요.
그럼에도 결코 밉지 않은 장난꾸러기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를 훔쳐갔다고 생각하는 천진함도 보여줍니다.
곰 아줌마의 애교 있는 거짓말, “어흥 따끔병”에 속아, 앞으로 세달 동안을 큰 소리 치지 못하게 된 호랑이는 금세 또 다른 장난을 생각해 냅니다.
마침 내린 눈을 이용하여 말입니다.
네 편의 동화는 모두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코 차갑지 않습니다.
때론 상대에 대한 무관심의 태도를 보이는 듯하지만, 결코 무관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따스한 관심과 사랑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런 따스함이 동화를 읽는 우리네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이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