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8
최영희 지음, 이경국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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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사회는 싱크홀의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답니다. 갑자기 땅이 아래로 꺼져 내려가는 현상인 싱크홀. 곳곳에서 이런 싱크홀 현상이 벌어지고 있죠. 인천에서, 서울에서, 울산에서, 각지에서 요즘 도로가 갑자기 꺼져 내려가는 싱크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벌써 몇 년 된 일이지만, 광주의 어느 할머니는 방에서 낮잠을 주무시고 계신데, 옆방이 통째로 깊은 땅속으로 꺼지는 아찔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들로 하여금 공포에 떨게 한답니다. 만약, 내가 살고 있는 집 아래에 싱크홀 현상이 벌어진다면? 그리고 그 넓이와 깊이가 아파트 한 동을 집어 삼킬 정도라면? 이제 우린 말 그대로 방에 누워 있으면서도 땅이 꺼지면 어떨까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답니다.

 

왜 이런 싱크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 『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는 잘 설명하고 있답니다.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저학년도 읽을 수 있답니다)면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싱크홀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네요. 참 좋은 책이네요.

 

싱크홀의 원인은 한 마디로 우리 인간들에게 있답니다. 우리들의 무분별한 개발, 그리고 우리가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뽑아 쓰기 때문입니다. 지하수를 뽑아 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책에서는 아주 쉬운 실례를 들어가며 설명을 잘 하고 있네요.

 

그런데도 여전히 건설회사들, 기업들은 자신들의 개발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자신들의 개발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싱크홀 현상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겁니다. 특히, 요즘 L기업의 L월드 건축공사로 인해, 인근 지역에 싱크홀 현상들이 벌어지고, 호수물이 사라지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여전히 자신들과 싱크홀은 연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참 못된 사람들이죠. 아마도 그들도 자신들의 공사와 싱크홀이 연관이 있음을 알겁니다. 단지, 연관이 있음을 아무도 증명하지 못할 뿐이죠. 이제는 연관이 있음이 증명될 때, 뭔가 제제를 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연관이 없음을 증명할 때, 대형건축시설들의 허가를 해 주는 논리가 되어야 할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같은 말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아주 다릅니다. 만약 후자의 논리대로 된다면, 무분별한 개발은 많이 줄어들 겁니다.

 

물론 개발을 안 할 수는 없답니다. 그래서 개발에 앞서 좀 더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특히, 주변에 지하 물길이 어떻게 되며, 그 양은 어느 정도인지를 말입니다. 제발 안전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게다가 싱크홀에 대해서 좀 더 심각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대형 참사가 일어난 다음엔 이미 늦으니까요.

 

우리 속담에 이런 속담이 있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소 잃은 뒤에 외양간 고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요? 물론, 소를 잃은 뒤에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건 더 어리석은 짓이지만요. 우리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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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란 꽃이 필 때 - 토끼섬, 자연, 제주이야기 노란돼지 창작동화
김재황 글, 가아루 그림 / 노란돼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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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답니다. 승기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고기 잡으러 나가셨다가 태풍을 만나 돌아가셨답니다. 그리고 3년 뒤 엄마마저 시름시름 앓다 하늘나라에 갔고요. 그래서 승기에겐 할머니밖엔 없답니다.

 

승기가 사는 마을은 제주도 하도리 바닷가 마을이랍니다. 이곳 하도리 앞엔 토끼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썰물 때면 걸어 갈 수 있는 작은 섬인 이곳엔 문주란이란 예쁜 꽃이 자생군락을 이루어 피어나곤 한답니다. 이 꽃은 승기에겐 아픈 사연이 있는 꽃이랍니다. 왜냐하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그 때가 바로 문주란 꽃이 예쁘게 피어났던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사실 문주란은 승기에게는 습기찬 꽃입니다. 다시 말해, 문주란을 보면, 승기는 슬퍼질 수밖에 없는 꽃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이 습기찬 꽃, 문주란은 승기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꽃으로 승화된답니다. 이 하얀꽃은 승기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을 닮았거든요.

 

문주란은 오래 살아서 ‘만년초’라고 불린다는데, 승기에겐 어쩌면, 문주란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일 수도 있겠네요. 사랑하는 할머니, 문주란을 닮은 할머니가 문주란처럼,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문주란 꽃이 필 때』는 어쩌면 슬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슬픔 가운데 사랑과 행복을 찾는 흐뭇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문주란 향을 맡아본 적이 있나요? 향이 정말 좋답니다. 문주란 향기처럼 승기와 할머니의 사랑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가정 가정에서 새로운 사랑으로 피어나면 좋겠네요.

 

제주도 토끼섬의 문주란에 얽힌 승기의 사연과 할머니와의 사랑 이야기. 이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사랑과 함께,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 토끼섬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스토리가 덧입혀지네요.

 

벌써 몇 년 동안 해마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곤 했답니다. 하도리 바닷가에 갔을 때, 문주란이 유독 많다는 생각은 했지만, 토끼섬에 대해서는 몰랐네요. 다음번에 제주도를 간다면, 승기와 할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며, 토끼섬을 둘러보면 좋겠단 생각이네요.

 

이야기 뒤편에는 제주도에 대한 설명들도 있답니다. 재미난 사투리도 있으니, 한번쯤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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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걸까? - 함께 생각하자 원자력 풀빛 그림 아이 47
황위친 글.그림, 문현선 옮김, 김혜정 해설 / 풀빛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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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걸까?』는 원자력에 대한 그림동화랍니다. 저 역시 초등학교 시절(당시에는 국민학교)부터 배워온 것이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하고, 경제적이어서, 우리나라가 집중적으로 매달려야 할 자원이라는 내용이었답니다. 그런데, 머리가 커지고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원자력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이며, 얼마나 반환경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돈을 집어먹는 괴물 같은 것인지를 말입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어느 고장은 방폐장을 유치하는 문제로 인해, 주민들이 반으로 나뉘어 서로 싸우고, 미워하고, 상처주곤 했답니다. 물론, 방폐장은 결국 다른 고장에 유치되었지만, 그곳은 아직도 그 상처가 남아 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거짓말에 있답니다. 다 쓰고 남은 봉을 완전 봉쇄해서 바다 깊은 곳에 폐기시키는데, 절대적으로 방사능이 새어나오지 않고 안전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답니다. “정말 좋을까요?”, “정말 안전할까요?”, “정말 친환경적일까요?”, “정말 경제적일까요?”

 

최소 10만년이상은 생태계로부터 격리해야 하는 폐기물을 수명이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콘크리트로 봉해, 바다 깊은 곳에 폐기하는 것이 안전할 때, 이것을 믿는 것이 긍정적인 사람이며, 믿지 않으면 부정적인 사람이 되는 걸까요? 게다가,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답니다.

 

바로 우리 이웃나라 일본이 그러한 점을 몇 년 전 보여줬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곳은 방사능이 흘러나와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로 변해있죠.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말합니다. 우린 안전하다고요. 그리고 그런 주장에 반대하면, “빨갱이”가 되고, 요즘은 “종북”이 라고 분류한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저자의 질문, “정말 좋은 걸까?” 이 질문, 이 의심이 오늘 우리에게서 살아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안전해 진답니다. 이 의심은 고약한 의심도 아니고, 사회 불만세력들의 의심도 아니랍니다. 이 의심은 우리를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아니랍니다. 이 의심은 정당한 의심이요, 세상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긍정적 의심이랍니다.

 

이 책은 짧은 그림책이지만, 바로 이런 생각을 해보게 한답니다. 게다가 책 뒤편에 나오는 김혜정 씨의 해설을 꼭 읽어야 한답니다. 아주 잘 썼거든요. 원자력의 두 얼굴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좋은 책을 읽음으로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 때에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통용되지 않는 세상, 그리고 핵으로부터 안전함을 보장받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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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 - 상 - 탄생에서 한산대첩까지
김정산.김종대 지음, 이우일 그림 / 시루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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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순신이 대세다. 그만큼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이순신 장군의 평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분명, 군의 힘으로 정권을 잡았던 박정희 정권이 이순신 장군을 이용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 그것은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이다. 비록 의도적 작업이 있었다 할지라도, 이순신 장군에 대한 평가는 정당하다. 우리가 비난해야 할 것은 독재정권의 의도성이지, 이순신 장군 당사자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오히려 우리는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모습들, 그가 품었던 마음의 자세 등을 통해, 오늘 우리를 돌아봐야 한다.

 

『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 상』은 이순신의 탄생에서부터 한산대첩까지를 다루고 있는 초등 고학년, 청소년 대상 역사소설이다. 이순신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하려 애쓰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은 따로 나름 저자들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초등 고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용어 설명들을 성실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이우일 작가의 그림 역시 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아, 분량상 내용의 한계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이순신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이순신의 당당함이다. 이 당당함은 어디에서 올까? 그것은 매사에 올곧고, 떳떳한 행동에서 오지 않을까? 문관의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국가 위기를 감지하고 무관의 길을 걷는 이순신은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할 줄 알았으며, 자신의 유익보다는 국가의 유익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매사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떳떳한 행동을 하였기에 당당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늘 우리에게 당당함이 사라졌다면, 그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고 바로 나에게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공동체의 유익보다 내 유익을 우선으로 할 때, 당당함은 사라지게 된다. 떳떳하지 못한 행위가 쌓일 때, 우리는 당당함을 잃게 된다(물론, 자신의 유익을 우선하면서도, 떳떳하지 못하면서도 당당함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우린 양심에 털 났다고 한다^^).

 

다음으로 이순신은 어린 시절부터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감의 사내였다. 결국 이러한 정의감이 사실 적들을 만들게 되고, 그 일로 인해 어려움도 많이 겪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역사는 이순신에게서 등을 돌리지 않았음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또한 이순신이 임진왜란의 국가 위기 앞에서 전승을 거두며, 나라를 위기에서 건져 올릴 수 있었던 힘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있었음도 생각해 보게 된다. 모두가 자신이 앉은 자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유익을 먼저 챙길 때, 이순신은 언제든지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대비하였다. 이순신이 전라도 수군절도사가 되어 부하들을 철저하게 훈련시켰던 것이 국가를 건져 올린 씨앗이 되었다. 사실 어쩌면 이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고, 당연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당시 모든 이들이 해이해져 자신의 본문을 잊고 살아 갈 때, 본분을 지켜 행하는 그 당연한 모습은 너무나도 특별한 모습이 되어 버린다.

 

오늘 우리들에게 본분을 지켜 행하는 모습이 특별한 사건이 되지 않길 원한다. 당연한 일을 하는 것이 칭찬받는 특별한 사건이 되어 버리는 사회는 사실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 아닐까? 오늘 대한민국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본분을 지켜 행함은 당연한 일이 되고, 지켜 행하지 않음이 너무나도 특별한 사건으로 다가오는 사회가 될 수 있길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또 하나의 생각은 위기 앞에 무능한 조정의 모습이다. 조선왕조 대부분의 시대가 그러했지만, 특히 임진왜란 당시 조정의 모습은 철저한 무능함을 보여준다. 책임 맡은 자의 도주(책임 회피), 무능한 인재 기용, 조정의 인사관리 능력 제로,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 핏대를 세우는 모습들. 왠지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명량”이란 영화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이순신에 대한 책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특히, ‘세월호’라는 전대미문의 슬픔의 사건 앞에 보여준 정부의 무능은 임진왜란 앞에 보여준 조선 조정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기에. 그랬기에 국민들은 이순신과 같은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영웅의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는 것 아닐까?

 

갈망도 좋지만, 오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자리에 선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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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사우루스 - 사도의 공룡 돌개바람 33
이경혜 지음, 이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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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공룡 사도 사우루스』는 참 예쁜 동화랍니다. 공룡의 이야기를 이렇게 예쁘게 그려낼 수 있는 작가의 마음이 참 아름답습니다. 사도는 전남 여수 앞 바다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그곳엔 지금도 공룡발자국이 많이 남아 있어, 공룡의 섬이라고도 불립니다. 작가는 바로 그곳 사도에 있었을 공룡들을 상상하며 예쁜 동화를 통해, 공룡들을 다시 살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수와는 초식공룡입니다. 무지개공룡 가운데, 보라색 공룡이랍니다. 이들 무지개공룡들은 각기 무지개 색깔 가운데 한 가지 색깔을 갖고 있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점 한 가지가 있답니다. 무지개공룡이 진정으로 무지개가 되기 위해선 모두 함께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결코 무지개공룡이 될 수 없습니다. 빨간 공룡만이 모여 있다면, 그저 빨간 공룡 공동체에 불과합니다. 노란 공룡 역시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이들이 모두 함께 모이게 될 때, 비로소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을 이루게 된답니다.

 

이러한 무지개공룡의 자아 찾기는 수와를 구하기 위해 타르보사우루스와 맞서 연대할 때,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비록 힘이 없는 초식공룡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함께 연대하게 될 때, 엄청난 힘을 갖게 됨을 작가는 동화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우리 앞에 무시무시한 공룡 같은 문제가 가로막고 있나요? 그렇다면, 약한 자들의 연대가 답이 될 수도 있답니다.

 

주인공 수와가 수와인 이유는 수와만이 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무지개공룡들과 다르게 두 귀를 가지고 태어난 수와는 세상 온갖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 소리를 말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바람소리, ‘수와--’를 듣고, 태어나서 처음 외친 소리가 ‘수와--’랍니다. 그래서 이름이 수와가 되었지요.

 

이런 수와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그리고 이런 수와를 인해,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게 된답니다. 그 놀라운 일들은 뭘까요?

 

 

세상의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다른 소리를 듣는 데서부터 화합과 평화가 시작된답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엔 세상의 소리를 들을 귀가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답니다. 오직 내 소리만을 강요하고, 다른 사람의 소리는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서로 싸우고, 더 힘겨워지는 공간이 된답니다. 우리에게 수와의 귀가 있길 빌어봅니다.

 

그래서 동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의성어에는 다른 색깔로 표시가 되어 있답니다. 이런 의성어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겁니다. 세상에는 참 여러 소리가 있다는 것을 의성어를 통해, 알게 됩니다. 나와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죠. 세상에 언어가 하나라면 이거야말로 저주겠죠.

 

성경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성경에는 창세기라는 책이 있는데, 이 창세기의 시작부분을 원역사라고 부른답니다. 이 원역사의 마지막 이야기는 유명한 바벨탑이야기랍니다. 이 이야기의 출발은 세상의 언어가 하나였다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세상의 언어가 하나였다는 것이 축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언어를 흩으신 하나님의 행위가 축복입니다. 언어가 하나였다는 말은 오직 한 주장만이 소리를 내고, 다른 소리들은 숨죽였다는 의미입니다. 바벨탑이야기에 대한 명화들을 보신 적이 있나요?

 

여러 바벨탑 그림의 공통점은 높은 성을 쌓고 있는데, 유독 채찍을 들고 감독하는 사람들이 있고, 반대로 힘겹게 노동의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언어가 하나라는 건 바로 이런 의미랍니다. 내 주장을 높이지 못하고, 오직 힘 있는 사람들의 소리만이 발해지는 것. 그래서 하기 싫어도 노예처럼 누군가의 영화를 위해 땀을 흘려야만 하는 것. 내 소리를 내면, 채찍에 맞아 고통당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인 언어’의 진면목이랍니다.

 

그래서 언어의 흩으심이야말로 사실 심판이 아닌, 축복의 행위랍니다. 많이 어긋났지만, 수와를 통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의 고유한 여러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축복이죠. 비록 저자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입니다.

 

또 하나 이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수와의 모험입니다. 수와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느 무지개 공룡도 해보지 못한 모험을 합니다. 바로 친구 시루와 함께 시루의 고향 바다까지 모험을 떠나는 겁니다. 하지만, 진짜 모험은 시루와 친구가 된 것 아닐까요? 시루는 육식 공룡입니다. 그런 시루와 수와가 서로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참 모험이 아닐까요? 수와가 시루에게 하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우린 이렇게 다른데 친해지다니 그거야말로 신기하지?”

 

이런 신기한 일이 이 땅에 수없이 일어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놀라운 일은 수와처럼 들을 수 있는 귀, 그리고 단단한 용기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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