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하마 후베르타의 여행 - 왜 하기 하마는 아프리카 대륙을 홀로 떠돌게 되었을까?
시슬리 반 스트라텐 지음, 이경아 그림, 유정화 옮김 / 파랑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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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기 하마 후베르타의 여행』은 1600 킬로미터의 거리를 홀로 여행한 아기 하마의 실화를 바탕으로 기록된 동화입니다. 그렇다면, 후베르타는 왜 그토록 먼 거리를 홀로 걸었을까요? 아마도 외로움 때문이 아닐까요? 인간들이 쏜 총알에 의해 엄마 하마를 잃고, 거기에다 동료들까지 잃고 홀로 떨어진 후베르타는 외로움을 채워줄 대상을 찾아 힘겨운 여행을 하게 됩니다.

 

때론 먹이를 찾아 인가에 출몰하기도 하지만, 아기 하마 후베르타는 어느 누구도 해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단지 먹거리를 원할 뿐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몰이해 때문에 하마는 끊임없이 자극받습니다. 하마를 보고자 하는 호기심이 아기 하마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악의가 없다 말할지라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경계하게 되고, 반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반응에 사람들은 하마를 매도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덩치 큰 동물의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상대를 향한 몰이해와 선입견,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하마는 커다란 동물, 커다랗고 힘세기에 무서운 동물, 그 힘으로 사람을 해치는 동물이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후베르타는 그저 외로움을 달랠 여행을 할 뿐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후베르타가 메스컴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함부로 후베르타를 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후베르타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느 샌가 후베르타의 여행은 자유를 찾는 몸짓의 상징이 되었던 겁니다. 후베르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그렇다고 후베르타가 안전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자연세계는 어떤 위협을 받을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역시, 하마에 대한 몰이해와 자신들의 농작물을 지키겠다는 지나친 방어태세로 인해 후베르타는 총구에 희생당하게 됩니다.

 

어쩌면, 이는 후베르타만의 이야기는 아닐 듯합니다. 나와 다른 존재를 향한 선입견과 편견이 낳게 되는 무서운 폐해를 그대로 노출시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우리 역시 수많은 후베르타를 희생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진 않나요? 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내 영웅심리를 만족시키기 위해, 레저라는 허울로 인해 얼마나 많은 후베르타를 괴롭히고 있나요?

 

창조세계의 한 쪽이 허물어지면, 다른 쪽도 허물어질 수밖에 없음을 우리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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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 한국사 속 두 사람 이야기 10살부터 읽는 어린이 교양 역사
윤희진 지음, 이강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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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며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을 겁니다.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좋은 부모를 만난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자라며,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 역시 큰 행운입니다.

학교에서 좋은 스승을 만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동기를 만나는 것 역시 축복입니다.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 역시 행복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에 나오는 10쌍의 관계들은 참 부럽고 아름다운 관계들입니다.

아들을 걱정하여 친히 고추장을 담가 보내주는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

남편과 아내가 서로 학문적 멘토가 되어 주는 부부관계,

장차 나라의 스승이 될 아들을 길러내는 참 스승 어머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이지만 손자의 장래를 생각하며 근엄하게 길러낸 할아버지의 사랑,

서로의 재능을 시기하기보다는 서로의 재능을 밝혀주며 응원하는 오누이들의 모습,

서로 오랜 세월을 떨어져 보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도 마음만은 언제나 곁에서 서로를 향하던 형제애,

비록 다른 결정이라 할지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자신들의 길을 담대히 걸었던 선후배 관계,

함께 만난 시간은 적었을지라도 마음 깊은 곳에서 존경하며 스승으로 모시고, 제자로 인정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스승과 제자 관계,

신분의 한계마저 뛰어넘어 재능을 꽃피우게 해준 임금과 신하 사이.

 

이 모든 관계들은 참 아름답고 서로를 세워주는 관계입니다. 요즘 표현으로 윈-윈의 관계라고 할 수 있겠죠.

 

오늘 나에게는 이런 관계가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런 아름다운 관계로 다가갈 수 있는 축복이 있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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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사계절 아동문고 85
윤혜숙 글, 오윤화 그림 / 사계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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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인구 100만 시대를 지나, 어느덧 120만 명이 넘어선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6.2%가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스스로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다문화 가정을 향해서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문화가족의 자녀들 가운데는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적지 않고, 이렇게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 중 첫 번째는 ‘친구나 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으로 23.8%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전히 우리의 마음이 그들을 향해 닫혀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기에 우리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태어난 곳이 한국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리고 우리와 조상이 다르다 할지라도, 그들은 이미 우리들의 아내, 며느리이며, 남편, 사위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쩌면 우리와 피부색이 다르다 할지라도, 이미 우리들의 아들 딸들이며, 우리들의 손주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그들이 우리와 ‘함께’ ‘이 곳’에서 살아가면서도, 우리와 하나 되지 못하여, 여전히 ‘밖’에 존재하는 이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그들을 온전히 용납함으로 우리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우리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뿐 아니라, 이제는 ‘누가 토종인가?’라는 어리석은 질문도 그쳐야 합니다. 어느 누가 자신들의 먼 할아버지, 할머니 가운데 외국 땅에서 건너온 분이 없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이 책은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오늘 겪는 과도기적 문제들에 대해 인도 김씨 2대손인 김수로의 시각에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김수로라기보다는 그의 아버지, 인도 김씨의 시조인 김하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종’ 인도사람임에도 본인 스스로 ‘순종’ 한국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위풍당당하게 살아가는 김하산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인도 김씨의 창시자 김하산 씨는 인도 사람으로 태어나 자랐지만, 머나먼 타향 땅에서 살아가며, 위축되지 않고 인도 사람이 아닌 참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그의 한옥건축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모습을 통해, 토종임을 자랑하면서도 도리어 토종문화에 대한 관심은커녕 한국문화를 배격하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해보게 됩니다.

 

참 한국인이 누구일까요?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며, 한국인이라는 자각과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라면, 피부색의 차이를 떠나 모두 참 한국인이 아닐까요?

아랍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내 피부색보다 내 미덕이 무엇인지 물어다오.”

그렇습니다. 우리 이제는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완고한 모습의 할아버지가 말미에 가서는 인도사위 김하산을 용납하고 후계자로 삼는 모습을 통해, 이 책은 이 땅의 수많은 김하산, 김수로가 용납되어지는 세상을 우리로 하여금 꿈꾸게 합니다. 특히, 할아버지는 고집스러운 전통문화의 장인이자 대목입니다. 이처럼 전통의 대표 리더인 할아버지의 변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완고한 편견이 깨어짐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요?

 

이 땅의 수많은 김하산, 김수로가 이제는 더 이상 ‘밖’에 소외되는 사회가 아닌, 이제는 우리 모두 ‘안’에서 ‘하나’되는 성숙한 한국사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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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비둘기 - 안데르센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동화는 내 친구 75
제임스 크뤼스 지음, 이유림 옮김, 류재수 그림 / 논장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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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비둘기가 독수리를 피해 좁은 바위틈 사이로 숨어들며 시작된다.

어떻게든 비둘기를 잡아먹으려는 독수리 앞에 비둘기는 마치 천일야화 속의 셰에라자드처럼 독수리의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들 8편을 풀어 놓는다.

이 8편의 이야기들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묶고 있는 보이지 않는 연관성은 있다. 바로 독수리와 비둘기의 현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이다.

처음, “거미가 고마워한다고 해서 사람한테 자랑거리가 되는 것은 아니지” 이야기는 비둘기를 향한 독수리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내용으로 책의 포문을 열지만, 마지막, “마라 부인과 아들 부트 이야기”는 둥지에서 기다릴 새끼 비둘기들의 간절함과 하나되며, 비록 17년이 지난 세월이지만, 아들과 엄마의 만남을 통해, 바위틈에 갇혔던 비둘기와 둥지에서 기다릴 새끼 비둘기들 간의 만남을 암시한다.

“병 속에 갇힌 독수리 이야기”를 통해, 힘센 강자라 할지라도 생각지도 못했던 위기를 겪을 수 있고, 그런 위기 가운데 참새처럼 절대적 약자의 도움으로 살아날 수 있음을 비둘기는 독수리에게 말한다.

“굴뚝새와 독수리 또는 모기와 코끼리 이야기”를 통해서는 독수리나 굴뚝새나 결국엔 매한가지임을 암시함으로 갑과 을이 확연히 나뉘어져 있지만, 이들 역시 결국엔 매한가지임을 갑 중에 갑인 독수리에게 항변한다.

또한 “주인에게 저항한 당나귀들” 이야기를 통해서, 아무리 약자들이라 할지라도 이들의 연대와 봉기를 통해, 강자 역시 약자 앞에 굴복할 수도 있음을 말한다.

“전쟁이랑 평화는 달라요”를 통해, 생명을 죽이는 것보다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 얼마나 더 소중한지 비둘기는 독수리에게 문제제기를 한다.

이처럼, 개별적인 이야기들이지만, 이들 이야기들은 독수리를 향한 비둘기의 조용한 항변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이 이야기들은 오늘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숲 속 자명종 이야기”를 통해서, 자기 입장에서 상대를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꼬집고 있으며, “햄스터와 계단 이야기”를 통해서는 처음 자신이 목적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잊고, 눈앞의 유익에 기뻐하는 어리석은 모습이 혹 우리들의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굴뚝새와 독수리 또는 모기와 코끼리 이야기”를 통해서는 우리가 전해 듣는 말의 허구성을 고발한다. 말이란 것이 옮겨지며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 굴뚝새가 모기에 물린 사건에 대한 말이 옮기고 옮겨, 결국엔 독수리가 코끼리에 들이받힌 것으로 과장되는 말의 허구성에 대해 고발하며, 이처럼 말이 어떻게 재해석되어 전달되는지 알려준다.

“병 속에 갇힌 독수리 이야기”에서는 위기 상황 가운데, 무엇이 참 도움이 되는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상황을 낳게 된 원인을 찾는 작업이 때론 상황 극복을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우리들이 문제 앞에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보다는 헛된 논쟁만을 일삼는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전쟁이랑 평화는 달라요” 이야기에서 무엇이 특별하고, 참으로 자랑할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자신들의 무용담을 자랑하며 자신들을 특별하게 여기는 화승총과 칼 한 자루. 이에 반해 아무 것도 자랑할 것이 없는 커피 빻는 기구와 음악시계의 대립을 통해, 우리는 어느 편에 서 있는지, 그리고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

전자는 평화보다는 전쟁을 사랑하는 부류이며, 후자는 전쟁보다는 평화를 사랑한다.

전자는 생명을 헤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특별하게 여기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류인 반면, 후자는 생명을 살리고, 낙담한 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을 하지만, 정작 그 일을 특별하지 않은 일상으로 여기는 부류들이다.

어느 편이 특별한가?

마땅히 후자가 특별하고, 자랑할 만한 자들이다.

우리들이 이 편에 서서, 생명을 살리며, 낙담한 자들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이 언제나 약자의 입장을 생각하며, 언제나 생명 살리는 편에 서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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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 과학의 거인들 2
캐슬린 크럴 지음, 김수희 옮김,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 초록개구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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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정신분석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프로이트에 대해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프로이트에 대해, 그리고 그가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공부해 봤을, "id, ego, super-ego" 란 용어와 개념을 만든 사람이 바로 프로이트이다.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등의 아동발달이론 역시 프로이트의 업적이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성적 발달과정에 끼친 영향들이 그 사람의 무의식의 세계에 자리 잡고 있어, 이것이 실생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 역시 프로이트의 업적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정신분석학적 업적을 남긴 것이 프로이트이다.

이러한 프로이트에 대해 개괄적인 폭넓은 정보를 제공함에 있어 본서는 탁월하다.

 

하지만, 본서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본서의 문체나 내용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마치 프로이트의 저서들에서 주요 내용을 극도로 압축하여 나열하는듯한 내용에 있어 실망감마저 든다.

초등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줌에 위인들의 자서전과 여행도서만큼 좋은 것은 없다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프로이트의 개인적인 삶, 그의 인생에 대해 보다 쉬운 접근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프로이트의 학문적인 주장에 대한 접근보다는 프로이트의 인간적인 열정이나 약점 등에 더 초점을 맞췄더라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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