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 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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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식당에서 점식을 먹고 있는데, 의자 위로 기어 올라오는 바퀴벌레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맛있게 먹었던 요리였는데, 갑자기 입맛이 싹 사라지고, 다들 많이 들었을 반쪽만 남은 바퀴벌레 이야기를 떠올리며, 혹시 요리 속에 그런 뭔가가 남은 게 아닌가 하며 뒤적거렸다.


바퀴벌레에 대한 혐오는 대부분 직접적인 경험에 기인한다. 앞에서 말한 식당 뿐만 아니라 집, 야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송에서도 바퀴에 대한 좋은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지구가 멸망해도 바퀴벌레는 살아 남는다. 머리가 없어도 며칠을 산다. 옮기는 병균이 어마어마하다 등 다 안 좋은 이야기 뿐이다.


그러니 바퀴벌레에 대해 인식은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거의 노이로제에 가까울 정도로 안 좋다. 바퀴벌레만도 못한 놈들, #바퀴벌레 같은 놈이라 욕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바퀴벌레가 귀엽다는 사람이 있었다. 바퀴벌레를 오해했다고 한다. 뭐지? 뭐지? 귀엽다? 오해? 어디서 또 청개구리 빌런이 또 나타났나 했다. 하지만 그가 젊은 곤충학자인 걸 알고 그래도 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호기심을 가지고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를 보게 되었다.


사실 의외였다. 파리, 모기 만큼 오래전부터 봐왔던 바퀴벌레라서, 나름 주워들은 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동안 바퀴벌레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바퀴벌레를오해했습니다 라는 책 제목 그대로 오해하고 잘못 알았던 것이 많았다.



바퀴벌레와 사마귀가 사촌이라고 한다. 전혀 닮지 않았는데 말이다. 먹성 좋은 바퀴벌레는 자연에서는 분해자 역할을 한다고 한다. 낙엽, 배설물, 과일, 썩은 나무 등을 먹어 청소를 해주며, 배설물을 통해 식물 종자를 퍼뜨리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동물계의 하이에나, 대머리 독수리를 떠올리게 한다. 새들도 씨를 배설로 퍼뜨린다는 점에서 슬슬 바퀴벌레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진한 갈색, 검정에 가까운 몸 색깔 외에 바퀴벌레 중에는 배에 오렌지 선이 있거나 남색, 연두색, 반짝이는 청록색을 가진 것도 있다고 한다. Prosoplecta sp를 검색해 봐라. 이게 바퀴벌레라고는 전혀 생각이 안 든다. 그냥 무당벌레다. 더욱이 냄새를 풍기는 것도 있는데, 악취를 풍기는 것도 있지만, 풋사과 같은 향을 뿜는 것도 있다고 한다. 더더군다나 식용을 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바퀴벌레 대부분 겁이 많고, 숨어 지내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그럼 활기차게 방과 식당을 누비던 그것들은 뭐지 했는데, 그건 살기 위해 먹이를 찾아 다니는 거였다. 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였다. 모기도 살겠다고 피 빨러 열심히 다니니 말이다. 자연에 선과 악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느낀다. 선과 악은 그저 사람들의 필요나 편견에서 생기는 거다. #해충 이 사라지면, 마냥 좋을 거 같지만, 자연 생태계는 큰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 물론 파리, 모기, 바퀴벌레가 들끓는 환경이 좋다는 소리는 아니다.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에는 그들과 궁합이 안 맞을 뿐이다.


야나기사와 시즈마 저자 역시도 처음부터 바퀴벌레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다. 어릴 때부터 생물을 좋아하긴 했으나, 우리처럼 바퀴하면 기겁했던 사람이다. 자연관찰공원 곤충 사육관에서 일하면서, 바퀴벌레에 조금씩 친해졌다. 단순히 친해지는 것이 아니라, 바퀴벌레 사육에도 도전해 보고, 기획 전시도 하게 된다. 바퀴벌레에 대해 점점 알게 되면서 바퀴벌레가 귀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를 보면, #과학자, #곤충학자 가 어떻게 연구하는지 그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연구하기 위해 여러 섬에 채집도 나가고, 채집한 바퀴벌레를 길러 연구도 하고, 해부도 하고, 이것을 표본으로 만들기도 한다. 새롭게 발견한 신종 바퀴벌레 연구를 학회지에 논문까지 투고하는 곤충학자로 성장하는 과정까지 책에 담겨 있다.


나도 먹바퀴, 독일바퀴 많이 봤었다. 알집을 꼬리에 달고 다니는 모습도 보고, 큼직한 덩치로 날라 다니는 바퀴 잡느라 난리 친 기억,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바퀴벌레 잡느라 잡지책을 집어 들고 때리던 기억, 하나하나 생생하다. 일종의 트라우마일 수도 있는데, 이 정도면 저자처럼 바퀴벌레를 관심 가지고 연구했다면, 뭔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망상도 해본다.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를 보는 초반에는 스멀스멀 내 몸을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는 거 같았다. 그러다 바퀴벌레의 생태를 이해하게 되고, 다양한 #바퀴 종류를 만나게 되니 인터넷으로 실제 모습이 어떤 지 검색하게 된다. 다만 나로서 아쉬운 점은 책에 나온 다양한 바퀴벌레 이름이 대부분 일본어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먹바퀴, #독일바퀴, #이질바퀴 정도 외에 우리말로 된 이름이 없어 일본어와 함께 학명을 같이 표기한 것이다. 일본에 없는 것도 일본어로 만드는데, 왜 우리는 없는지 엄청난 아쉬움이 느껴진다.



예전에 변종 바퀴벌레를 화성에 보내 생긴 일을 다룬 SF 만화 테라포머를 보고 무척 황당하면서도 바퀴벌레라면 능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보고 나니 바퀴벌레가 그렇게 공포의 대상까지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퀴벌레를 제대로 알고 있는 만화 작가가 있다면, 귀여운 바퀴벌레 만화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조의 아파트라는 영화가 있었네. 우리가 극혐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한편으론 귀엽고 웃겼던 바퀴벌레들.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는 곤충이나 생물 등 과학을 좋아하는 분에게 매력적인 책인데, 인간극장처럼 저자의 경험 이야기로 전개되고, 내용들이 아주 쉽게 설명되어 있다 보니 바퀴벌레에 호기심이 있다면, 누구나 볼 수 있다. 자신의 바퀴벌레 경험을 떠올리고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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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 - 2023 전 세계를 뒤흔든 빅이슈의 탄생
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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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검색 서비스를 씹어 먹고 있는 것은 네이버다. 개인적으로 네이버가 다음을 잡고, 앞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지식인 서비스였다고 생각한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찾고자 하는 정보를 타 회사보다 보다 정확히 찾아 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네이버는 폐쇄적인 환경을 유지하면서 검색 사이트 본연의 기능을 망각하고 있다 보니, 구글에 잠식되어 가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네이버에서 전문지식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검색계 원탑 구글. 그런데 구글이 레드 코드를 발령하며 초긴장 상황에 돌입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인공지능, AI를 이용한 #챗GPT 서비스의 등장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식인이 질문에 전문가나 사용자가 대답했다면, 챗GPT는 인공지능이 답변해 주는 것이다. 더 이상 누군가 답해주길 기다릴 필요 없고, 원하는 정도로 자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단순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에세이를 써 달라고 하면 써주고, 경제, 법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도 물어 볼 수 있다. 심지어 심리나 철학적인 질문까지도 답변해 준다.


네이버 성공의 사례가 떠오르는 상황이다. 반대로 구글 제국의 몰락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구글에 잠식되고 있는 네이버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네이버에서는 챗GPT 보다 6500배 한국어 잘하는 AI를 출시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양질의 정보 검색에 밀리는 상황에 그게 얼마나 강력할 지는 의구심이 든다.


챗GPT 의 공식 등장은 개인적으로도 무척 당황스럽다. 개발자로서 기술 트렌드에 뒤지지 않기 위해 #AI 관련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대중 서비스로 등장하리라고 는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이다. 매년 인공지능의 활용의 폭이 넓어지고는 있지만, 대부분 실험적인 정도고, 산업 쪽에서 특정 분야 위주로 쓰이고 있다 보니, 적어도 3년은 지나야 뭔가 오지 않을까 예측했었는데, 그게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래서 허둥지둥 챗GPT를 조금이나마 더 알기 위해 여러 차례 다른 책으로 만났던 반병현 저자의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을 보게 되었다. 반병현 저자의 책들은 독자가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기술이나 방법을 간결하고 쉽게 설명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번 #챗GPT마침내찾아온특이점 역시도 이런 특징을 잘 담아내고 있다. 챗GPT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고, 챗GPT의 다양한 활용 예를 보여주어, 독자가 쉽게 응용할 수 있게 돕는다.



그래서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은 내용 시작부터 챗GPT를 활용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사, 그래픽 디자이너, 목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목사 부분은 신과 인공지능이라는 측면에서 뭔가 묘한 아이러니함이 느껴졌는데, 그것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어느 누구라도 챗GPT 를 활용하여 다양한 편리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용 전반이 #활용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요리, 일상 질문, 투자, 콘텐츠 제작, 작문, 그림 그리기, 국어 공부, 영어 공부, 수학 풀이, 코딩과 같이 일상, 창작 또는 학습과 같은 영역에서의 활용을 실제 챗GPT에 질문한 내용과 함께 담고 있다. 아울러 보다 전문 분야인 의사,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같은 영역에서의 활용과 전망도 알아보고 있다.


물론 챗GPT 서비스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책에서 활용 방안과 함께 한계도 같이 테스트하며 알아보고 있는데, 질문에 틀린 답을 말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두루뭉술한 답변도 많다. 한국어 처리가 완벽하지 않아서, 핵심 문장 추출을 못하기도 하고, 답변하다 끊기기도 한다. 아직까지 영문으로 질문하는 것이 더 명확하고 많은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챗GPT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규모, 전망과 같이 좀 더 깊은 내용은 후반부에 이야기하고 있다. ChatGPT가 바꿀 몇 년 뒤의 일상 모습, 기술 방향, 기업 변화 등도 함께 예상해 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의 두 페이지를 AI가 작성한 것이다. 난 어느 부분이 인공지능이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많이 사람들이 인공지능은 창작력이 약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분명한 착각인 것이다. 인공지능이 지은 글과 그림이 상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음악과 디자인도 인공지능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진도 원하는 배경, 의상, 인물까지 다 명령만 하면 알아서 만들어 준다. 그것도 아주 높은 퀄리티로 말이다.



책을 보면서 나도 바로 챗GPT에 들어갔다. 전에는 하도 사람이 몰려 못하고 포기했는데, 지금은 잘 들어가진다. 이거저거 테스트해 봤는데, 진짜 놀라웠다. 책에서도 챗GPT가 문맥 이해를 잘한다고 하는데, 기존 챗봇과 달리 대화하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개발자로서 더 놀란 건, 내가 시키는 데로 원하는 프로그램 언어로 코딩을 해 준다는 것이었다. 이젠 나도 밥 굶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아주 복잡한 것은 아직 못하지만, 이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인간보다 다방면으로 똘똘해진 인공지능이 두렵기도 하지만, 직접 해보면, 저절로 '와!'하는 소리가 나온다. 쓰면 쓸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더 정교해지고 유머감각, 심리 측면까지 제대로 반영된다면, 사람들이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 관계 단절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비즈니스적으로 이만한 모델이 없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챗GPT의 폭발적인 인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과거 스마트폰이 일상과 산업 전반에 변혁을 일으켰듯이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 제목 그대로 새로운 특이점이 찾아 온 것이다. #ChatGPT 가 세상에 엄청난 한 방을 날릴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꿈꾸든, 그냥 단순히 활용하든, 챗GPT 는 얼마 뒤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모두가 알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 그러는데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은 빨리빨리가 일상화가 된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재빨리 보고 바로 써먹기 좋은 챗GPT 서적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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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에서 코틀린으로 - 코틀린으로 리팩터링하기
덩컨 맥그레거.냇 프라이스 지음, 오현석 옮김 / 한빛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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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보면, 별별 일이 많이 생기는데, 기존에 개발된 프로그램을 다른 언어로 바꿔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기억에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일이 생겼던 때가 밀레니엄 버그로 유명했던 2000년 전후였을 것이다. 그때는 은행이며 회사며 이 문제로 난리 난리였다. 새로운 언어로 바꾸는 것도 일이 었지만, 기존에 개발 되었던 프로그램을 분석할 인력이 모자라 은퇴한 코볼 개발자를 다시 모시고 오는 일도 많이 벌어졌었다.


#프로그램 언어 바꾸는 게 뭐 어렵냐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언어 문법들이 거기서 거기고, 대부분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니까 마치 번역기 돌리듯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오래 전에 실제로 베이직을 C언어로 바꿔주는 그런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업무 담당자나 경험이 적은 개발자는 프로그램 언어 바꾸는 걸 별 거 아닌 거로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옮기는 #마이그레이션 작업은 두 언어의 문법만 안다고 되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랬다면, 밀레니엄 버그 당시에 은퇴 개발자까지 불러 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문법적인 것은 기본이고, 전체를 보는 프로그램 설계 능력, 각종 처리에 대한 자잘한 노하우까지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요즘 프로그램 언어들은 기능도 대폭 늘어나서 무척 복잡해졌다. 마이그레이션을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그러기에 이번에 본, 자바를 코틀린으로 바꾸는 각종 노하우를 담고 있는 '자바에서 코틀린으로'는 #리팩터링, 마이그레이션 측면에서 너무나도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내 자바와 코틀린 실력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변명이지만 요즘은 C# 위주로 개발하다 보니, 자바에서 놓치고 있는 것도 많았고, 코틀린도 나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 게 아는 게 아니었다. 그냥 유치원 수준이었다. ( 리팩터링(리팩토링)은 겉으로 드러난 동작은 바꾸지 않고, 유지 보수를 위해 내부적으로 코드를 알아보기 쉽게 만들고 단순화, 모듈화 또는 효율을 높이는 등의 작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자바에서 코틀린으로'의 저자 덩컨 맥그레거와 냇 프라이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이 둘이 합쳐 50년이 넘는다. 자바로 잔뼈가 굵었고, 코틀린에도 많은 식견을 가진 분들이다. 두 언어에 많은 경험이 필요한 마이그레이션, 리팩토링 모두에 최적인 것이다.


일단 #자바에서코틀린으로 는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코틀린 언어를 가르쳐 주는 책이 아니다. 물론 자바를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자바에서 코틀린으로 마이그레이션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리팩터링을 통해 코틀린의 제대로 된 활용을 알려 주는 책이다. 그러기 때문에 자바나 코틀링 양쪽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참 많고, 자바와 코틀린 실력을 한 두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최적의 책인 것이다.


다만 그만큼 수준이 높다. 최소 자바와 코틀린 문법은 알고 있어야 하고, 인텔리J 경험도 살짝 필요하다. 수준이 있다 보니, 어렵게 느낄 수 있으나, 난이도가 높은 책은 아니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설명이 매우 자세하게 되어 있다. 자바에서 코틀린으로 코드를 바꿔가는 과정을 하나하나 일일이 비교 설명하고 있고, 사용되는 코딩 언어 문법에 맞춰 단계별로 코틀린으로 바꿔 나간다. 이런 점진적인 방법은 갑작스런 혼란을 막아주고,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더욱이 리팩토링은 딱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더 단순화 된 방법을 찾아 보거나, 명시성이 좋은 방법, 효율성이 좋은 방법을 따로 더 알아본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과도 같은 방법인데, 이렇게 하니, 코틀린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도 더욱 깊이 있게 알 수 있고, 활용의 폭도 넓힐 수 있었다. 이런 과정 속에 원래의 자바 코드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코틀린 코드를 보고 있으면, 개발자만이 느낄 수 있는 '이거지!' 하는 묘한 만족감도 느껴진다.




'자바에서 코틀린으로'에는 저자들의 다양한 마이그레이션 경험 이야기, 노하우 같은 것이 들어 곳곳에 있는데, 특히 주의할 부분이나 중요한 부분, 부연 설명은 TIP, WARNING 또는 사각 박스 코너에 넣어 강조하고 있다. 프로그램 문법서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실전 코틀린 코딩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먼저 읽어 본 입장에서 일단은 가급적 챕터 1부터 순서대로 보는 것을 권한다. 특히 챕터 1에는 책 전반의 개념과 내용 흐름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므로 무조건 읽어 보는 것이 좋다. 이후 챕터에서는 클래스, 빈, 컬렉션, 널, 함수, 프로퍼티, 타입, 예외 등 프로그램 코딩 전반에 대한 내용을 거진 다루고 있다. 각 챕터에서는 연관된 다른 챕터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 나중에 다시 볼 때, 점핑하며 참고하기 편하다.




여기서 하필 자바와 코틀린인가 이해가 안 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코틀린이 자바와 100% 호환이 되기 때문이다. 두 언어가 마이그레이션에 찰떡궁합인 것이다. 그러나 엄연히 두 언어는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다. 그러기에 '자바에서 코틀린으로'에서는 자바의 결, 코틀린의 결이 다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비슷해 보인다고, 번역기 돌리듯 코틀린을 자바처럼 코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자바는 자바 다워야 하고, 코틀린은 코틀린 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코틀린의 경우 자바 보다 함수적인 사고가 필요한 언어인데 이런 차이를 제대로 알고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차이를 바닥부터 익히기 위해 '자바에서 코틀린으로'에서는 단계별로 마이그레이션 과정을 보여주며 코틀린 근육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내가 코틀린을 처음 접했을 때,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쓸 자바 땜방으로 괴상한 놈을 쓰는 구나 했었다. 이런 선입견을 가졌으니, 당연히 코틀린을 자바의 틀 안에 끼워서 이해를 해왔었다. '자바에서 코틀린으로'를 보기 전에는 내 잘못이 뭔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창피할 정도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코틀린의 결이 얼마나 다른 지 알 수 있었다.


수준 높은 코틀린 코드를 맛 볼 수 있고, 활용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인 만큼, 코틀린, 코드 리뷰, 리팩토링, 마이그레이션 등에 관심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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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무래도 덮밥
이마이 료 지음, 이진숙 옮김 / 참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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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을까? 뭐 먹을까? 매끼 반복되는 별로 심각하지 않지만 그 순간 만큼은 가장 심각한 고민이다. 특히 식구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주부, 집에서 끼니를 때워야 하는 #자취생, #1인가구, #나롤로족 의 경우 더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밀키트니 배달 음식이 많아졌다고 해도, 매끼 사 먹는 다는 건, 경제적으로 무리고, 설령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직접 해먹는 요리 만큼 안전하고 건강한 식사는 될 수 없다.


물론 내가 이렇게 말 안 해도, 이 점을 다들 잘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문제는 요리하기가 너무 번거롭고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뭐해 먹을지도 또한 큰 고민거리다.


그렇다면, 푸드 코디네이터로 레시피 컨설팅, 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마이 료 저자의 '오늘은 아무래도 덮밥'이 고민 해결에 좋은 해결책이 되어 줄 수 있다. 후다닥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각종 덮밥 요리를 모아 놓은 책으로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행복한 한 끼를 즐길 수 있게 6가지 패턴으로 나눠 덮밥 레시피를 담고 있다.



#오늘은아무래도덮밥 가장 첫 #덮밥 패턴은 가격도 싸고 흔히 즐겨 먹는 달걀을 활용한 덮밥이다. 일본식 요리에 자주 등장하는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형태에 #계란덮밥 이다. 뱅어, 마른 새우, 무, 베이컨, 바지락, 낫또, 토마토 등을 활용해서 계란을 사용하지만, 완전히 다른 형태의 덮밥을 만들고 있다. 계란을 좋아하다 보니, 첫 패턴부터 입안 가득 군침이 고인다.


두 번째 패턴 #레시피 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연어, 관자 등 육해공 고기를 활용한 든든한 포만감을 주는 덮밥이고, 세 번째는 밤늦게 배가 출출할 때 먹기 위한 가벼운 스타일의 야식 덮밥, 네 번째는 후다닥 빨리빨리 해먹을 수 있는 바로 먹는 덮밥, 다섯 번째는 마트에 파는 돈까스, 새우튀김, 통조림 등을 활용한 덮밥, 마지막 여섯 번째는 국물이 있는 국밥 스타일 덮밥과 수프가 있다.



6가지 패턴 외에 #비프스테이크, 장어 같이 좀 비싼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먹는 호사스러운 덮밥과 함께 덮밥이 목에 메이지 않고 술술 넘어갈 수 있게, 물만 부어 만들거나,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만드는 국, 수프 레시피를 칼럼으로 추가하고 있다.


'오늘은 아무래도 덮밥'은 소설 책 크기에 차례 포함 111쪽 밖에 안 되는 부피 작은 책인데, 여기에는 뱅어 오믈렛 덮밥, 일본식 중화풍 덮밥부터 시작해서 양파 치즈 수프까지 88개의 덮밥과 12개의 수프, 총 100개의 레시피가 들어 있어서 작지만 작지 않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책 값도 4,400원 밖에 안 해서, 개이득이라는 단어마저 떠오른다.



내용 구성을 보면, 대부분 한 쪽에 한 가지 레시피가 나오고 한 쪽에 두 가지가 나오기도 한다. 재료는 #혼밥족, 1인가구에 맞게 1인분을 기준으로 나온다. 조리 단계별로 설명하고 있는데, 워낙 만드는 방법이 간단해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마침 소고기 고추장 볶음 하려고 사둔 갈은 쇠고기가 있어서, '오늘은 아무래도 덮밥'에 나오는 다진 고기 생강볶음 덮밥을 만들어 봤다. 다진 고기, 쪽파, 생각에 간장, 설탕만 있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요리로 실제 만들기도 전혀 어렵지 않았다. 쪽파가 없어서 대파를 쓰고, 색감을 좀 더 주려고 볶음밥에 사용하는 야채 믹스를 추가해서 만들어 봤다. 생강이 식감이나 고기의 맛을 잘 잡아주는 요리였다. 간단히 만들어서 식구들과 맛있게 한 그릇 뚝딱했다.


만족스러운 한 끼는 생활의 활력소이자 가성비 높은 행복감을 가져다 주는 거 같다. '오늘은 아무래도 덮밥'에 나온 덮밥과 수프 레시피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누구나 빠르고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시간 절약에 좋다. 게다가 맛도 좋고, 구하기 쉬운 재료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아이들도 아주 좋아할 맛이라 주말에 아빠들이 요리 솜씨를 뽐내는 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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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디예요? - 나만 알고 싶은 산, 바다, 공원, 카페, 문화재 여행지
이예찬(차니포토) 지음 / 영진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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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멋지게 나온다고 알려진 유명한 #여행지 같은 곳을 가보면, 왜 여기가 포토 #핫플레이스 인지 저절로 공감되곤 한다. 그런 곳들은 파도와 기암괴석이 멋지게 어우러져 있거나, 숲 속의 나무와 꽃들로 저절로 감탄사가 터지게 하기도 하고, 지평선 또는 수평선이 가슴을 시원하게도 만든다. 노을은 주변을 황금빛 또는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밤에는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 이처럼 풍광이 워낙 아름답다 보니, 대충 찍어도 웬만하면 #인생사진 이 된다.


특히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런 장소에 따른 엄청난 차이를 워낙 잘 알고 있다 보니, 인터넷도 검색해보고, 카페 정보 또는 단체 출사 등을 통해 #사진잘나오는곳, #사진찍기좋은곳, #출사 여행지, #인생샷 장소 그런 곳을 많이 찾아 다니곤 한다.


나 역시도 풍경 사진을 찍을 일이 생기면, 며칠을 고민하곤 한다. 어딜 갈까? 날씨는 좋을까? 사람 많으면 어쩌지? 장비는 얼마나 가지고 가지? 경비는? 등등 참 별별 생각과 걱정을 하는데, 어찌 됐든 가장 큰 걱정은 장소다. 이미 가봤던 같은 장소도 갈 때마다 새롭긴 하지만, 이왕이면, 신선한 느낌을 주는 새로운 장소를 선호한다. 그러나 새롭고 멋진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이 돌아 다녀야 하고, 틈틈이 정보 수집도 필요하다. 그만큼 시간과 돈이 든다는 얘기다.



차니포토 이예찬 작가의 '여기 어디예요?'는 나처럼 새로운 출사지를 찾는 사람의 고민을 덜어준다. 아울러 시간과 돈도 절약해 주는 책이다. 아름답고 멋진 사진이 가득한 책으로 저자가 직접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다니며, 촬영했던 여행지 60 곳을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맞춰 월별로 5개씩 나눠 담아 소개하고 있다.


내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사진 관점에서 출사지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기어디예요 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소개 장소마다 여행지 위치, 입장료, 운영시간, 주차 여부, 추천 대상을 한 눈에 보기 좋게 정리해 놨으며, 어떻게 이용하면 좋은 지, 또는 장소의 핵심 포인트 같은 것도 알려주고 있고, 주의할 사항이나 좋은 이용 시간대 같이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잘 담았다.



'여기 어디예요?'에서는 여행지마다 Tip이 한 두 개씩 등장하는데, 이 곳을 통해 추가적으로 여행 정보와 촬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저자가 전문 포토그래퍼인 만큼 주로 사진 관련 정보인데, 촬영에 좋은 시간대, 구도, 역광 촬영법, 은하수 촬영법 등이 잘 나와 있다. 어려운 내용이 아니므로 여기서 어떻게 찍는 것이 좋을지 고민 된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책에 소개된 여행지 중에는 남산이나 여의도 한강공원, 경복궁, 별마다 도서관 같이 잘 알려진 곳도 나오지만, 저자의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찍은 각종 사진과 함께 야경, 불꽃 축제 같은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한 조언을 담고 있어 새롭게 느껴졌다.


'여기 어디예요?'에 나오는 강진 남미륵사와 순천 선암사 경우 사진 카페 출사 여행으로 다녀왔던 곳이라서 무척 반가웠다. 남미륵사는 다른 전통 고찰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그냥 절 전체가 꽃밭이라 생각하면 된다. 실제 이곳 스님들은 꽃을 무척 사랑하신다. 내가 방문했을 때, 방문객 중에 한 분이 꽃을 꺾는 바람에 스님에게 들켜서 혼나고, 잠시 동안 입장객을 받지 않았을 정도다. 이곳에 대한 책 속 설명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 검증도 할 수 있었는데, 내 경험과도 일치하고, 요즘 한참 주가 오른 포토 플레이스다.



순천 선암사는 최근 다녀왔던 곳이라 더욱 생생하다. 책에서는 4월 여행지로 담았는데, 난 지난해 11월에 가서 책 속에 사진과는 풍광이 많이 달랐다. 역시 저자가 추천하는 겹벚꽃이 필 때 가면, 더 멋지고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 같다 생각한다.


'집 나가면 다 고생'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여행이 주는 기억은 고생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어 주는 거 같다. 출사 한번 다녀오면, 너무 힘들어서, 내가 왜 돈 주고 이 고생을 하나 투덜대지만,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바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이번에 본 '여기 어디예요?'는 나에게 미소 지을 많은 장소를 알려 줬다. 하나씩 기회 닿는 데로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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