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북플합니다! 친구 신청 다 받아요.
알라딘 활동도 이제부터 나름(;) 열심히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그 전에 밀린 리뷰부터 부지런히 쓰려다가 너무 밀려서/(100편 이상인 듯←)
차근차근 접근하려고 합니다.
독자인 상태가 좋아서, 소설완결도 뒷전이었고, 그저 손에 닿는 책들, 사놓고 읽지 못했던 책들 무조건 읽기만 했어요. 그리하여 리뷰든 밑줄 긋기든 아무것도 안 하고……눈물을 머금고 내보낸 책들이 많습니다. 특히 민음사 세계문학 초기 버전은 책이 무거웠던 이유였던지, 책장이 내려앉았어요.T_T 별점 5표였던 책들도 그 중에 부득이하게 내보낸 게 있었는데! 어제 영풍문고에 갔더니 새로운 버전으로 나온 게 아니겠어요? 새로 주문하려고요. 열린책들 돈키호테랑 함께 주문하려면, 다음 주쯤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오랜만에 오프라인 서점에 갔더니 또 사고 싶은 책들이 속속 줄 서 있습니다. 사실,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외면(;)하고 있었던 책도 몇몇 있습니다.
어제,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처음 산 책 자랑(?)입니다. 우후후.(그저 좋지요.)

 

 

 

 

 

 

 

 

 

 

 

 

 

 

독서 완료했지만, 부득이하게 내보내서(ㅜ_ㅜ)재판 소식에 기뻐서 다시 주문하려는 책입니다.

 

 

 

 

 

 

 

 

 

 

 

 

 

 

 

 

외면(;)하려다, 결국 사려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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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

『이노센트』는 작품마다 평단과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현대 영문학의 대표 작가로 자리잡은 이언 매큐언의 초중기 대표작이다. 현대 문명사회의 다양한 폭력과 인간 실존의 문제를 놀라운 지성과 세련된 언어 감각으로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매큐언의 이번 작품은 “거대한 사건들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이 발현되는 상황”에 줄곧 흥미를 가져온 작가가 CIA와 MI6의 실제 합동작전을 소재로 1990년 발표한 네번째 장편소설이며, 2차 세계대전 직후 냉전하의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한 청년의 잃어버린 순수와 사랑을 그렸다. 이후 발표되는 『속죄』의 치밀하고도 독특한 구성과 『체실 비치에서』의 애틋한 사랑, 『첫사랑, 마지막 의식』 『시멘트 가든』 등 초기작에서 선보인 충격적인 소재를 능란하게 다루는 특유의 대담함과 영리함을 모두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장르적 측면에서도 “스파이 서사, 비극적 러브스토리, 통렬한 블랙코미디의 요소가 공존하는, 매큐언의 가장 다성적인 작품”(허핑턴 포스트)이다. 1993년 매큐언이 직접 각색한 시나리오로 이사벨라 로셀리니, 앤서니 홉킨스 주연의 동명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악몽

“오츠의 머릿속은 악마의 작업실이다.” _글로브 앤드 메일

『악몽』에는 개인의 꿈처럼 사적이고, 은밀하며, 그렇기에 한층 더 불온함을 내뿜는 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오직 악마만이 꿰뚫어볼 수 있을 것 같은 인간 심연을 들여다보는 오츠는 시작도 끝도 없는 비논리의 꿈처럼 현실과 망상의 어두운 틈에서 우울하게 증식하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 한번 개인의 불안, 세계의 폐색, 우울과 광기의 폭발을 파고든다.

겨울 여행 / 어제 여행

페렉과 루보가 빚은 또하나의 새로운 ‘악의 꽃’―창작의 하늘 아래 모든 작가는 공범이다!

조르주 페렉은 문학사를 의심했다, 자크 루보는 그 의심을 하나의 사건으로 건축했다! 오늘 한 작가가 쓰고 있는 글은 전대에 썼거나 후대에 쓰일 것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게 다 있고, 생겨나고 있는 지금, 작가의 상상지대는 어쩌면 과거에 빚지고 미래에 빚질 창조적 소명에 대한 연대채무를 지닌 공모자들의 역사 무대인지도 모른다. 즉 페렉과 루보와 울리포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이 ‘위고 베르니에’라는 인물을 통한 ‘미리 앞서간 표절’ 이야기에서 끊임없이 소급하고 있는 옛 작품들은 미래의 창작을 낳을 맹아임을 이 두 소설은 유쾌히 증명해내고 있다.
표지에 페렉과 루보의 얼굴이 조합된 묘한 이 이미지와 더불어, 두 작가의 불가사의한 공모로 꽃핀 이 ‘위고 베르니에’ 이야기는 말 그대로 또하나의 ‘악의 꽃’과 같다. 자크 루보가 보들레르가 위고 베르니에의 앞선 시집을 고스란히 베껴 스승 고티에와 문단을 속이는 고도의 허구 서사를 만들어낸 대목만 봐도, 우리는 창작의 세계에서 ‘영혼의 성스러운 매음’을 이야기한 저주받은 시인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그랬듯, ‘오늘의 미풍양속을 해친’ 또하나의 처벌시편을 보는 듯한 기시감과 동시에 이 교묘한 가짜 사실들로 화한 작품이 허구(창작)의 세계에서는 무한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 되는 통렬한 환희를 맛본다. 그리하여 작은 소품과도 같은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문학의 역사, 창작의 역사, 또 그에 버금가는 표절의 역사에 대해 재미난 상상의 비전을 선물해줄지도 모른다.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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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평원

l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4


현대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디딤돌 역할을 해낸 후안 룰포의 유일한 단편집 『불타는 평원』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4번으로 출간되었다. 후안 룰포는 마르케스, 푸엔테스 등이 주도한 ‘붐 세대’보다 앞선 1940, 50년대에 라틴 아메리카 현대 소설의 토대를 마련한 멕시코 문단의 거장이다. 『불타는 평원』은 그가 처음 출판한, 그리고 그의 유일한 단편집으로, 정치적 변동과 산업화로 혼란스럽던 20세기 초반, 척박한 황무지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 가는 멕시코 민중의 삶을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지역성과 결합해 쓴 열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룰포는 이 작품들을 통해 가난과 폭력, 고독과 죽음 앞에 선 인간들을 통해 고유한 멕시코의 이미지, 나아가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특히 그는 작품들 속에서 의식의 흐름 기법, 다층적인 시점, 과거와 현재의 혼재 같은 20세기 현대 문학사의 큰 특징이 되는 경향을 시대를 한발 앞서 다루었고, 그 기법은 이후 현대 작가들에게 모범이 되었다.

세상의 마지막 밤

l 민음사 모던 클래식 33


 『세상의 마지막 밤』은 우리 사회의 변방에 내몰린 자들이 꿈꾸는 복수, 남루한 이들끼리 보듬고 나누는 애착, 그리고 존재한다고 어렴풋이 믿기는 하지만 살아서 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서사라고 볼 수 있다.
작가 스스로 “아주 솔직히 말한다면, 복수는 손바닥 이면으로 쓸어 내 버릴 수 있는 가벼운 감정이나 욕망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내면 아주 깊숙한 곳에 있는 더 근본적인 어떤 것”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는 복수의 피가 질펀하게 흐르지만 그 잔혹한 이미지들은 지옥과 이 세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사랑의 힘 앞에서 따스한 인류애로 둔갑하는 것이다.


어둠 비탈의 식인나무

l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사회파 미스터리에 힘을 기울였던 시마다 소지가 약 8년 만에 다시 미타라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본격 미스터리로 회귀한 작품이다. 에도 시대 처형장이었던 요코하마 어둠 비탈을 배경으로 그에 어울리는 기묘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펼쳐지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타라이가 활약한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괴기스럽고 환상적인 분위기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고, 가상의 범인에 대한 공포와 궁금증을 배가시켜 본격 미스터리의 맛을 더욱 살리고 있다.

 

네버 고 백

l 잭 리처 시리즈


리 차일드는 매 작품에 강도 높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최고 권력 집단이라 할 수 있는 미군 고위 장성들이 국가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고 사사로운 이익과 쾌락만을 좇는 현실을 꼬집었다. 범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그들은 아무 연관도 없는 민간인 신분의 리처를 제물로 삼는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약자는 권력 앞에 무력하고 권력자는 마음대로 세상을 휘두른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잭 리처가 필요하다. 그는 권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강자 앞에서 더욱 강해진다. 독자들이 잭 리처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약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리처를 보며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끼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된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잭 리처 시리즈가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우리는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부분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구라는 거대한 공장에서 서로를 조립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제지 공장부터 콘돔, 브래지어, 가방, 지구본, 도자기, 엘피, 피아노, 맥주 공장까지 15개의 다양한 공장에 대한 세심한 관찰기이며, 사람의 이야기이며, 물건들의 세계사다. 기억과 현재, 시간과 속도와 사람에 관한 김중혁 작가만의 느긋하고 다정하면서도 수다스러운 공장 탐방 산책 이야기가 펼쳐진다.


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한동안 나는 망명정부의 라디오 채널 같은 존재로 살았다. 소설가가 원래 그런 직업이라고 믿었다. 국경 밖에서 가끔 전파를 송출해 나의 메시지를 전하면 그것으로 내 할 일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2012년 가을에 이르러 내 생각은 미묘하게 변했다. 제대로 메시지를 송출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사는 사회 안으로 탐침을 깊숙이 찔러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보는 것, 듣는 것, 경험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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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국가란 무엇인가? : ‘공동체’라는 창을 통해 제자백가 읽기
 오늘의 관점으로 보면 제자백가 사상은 치열한 정치 논쟁에 다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 공동체(국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공동체의 미래와 청사진을 그려볼까?’ 하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일진대, 그들은 실제로 이런 문제를 고민했고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각자 자신의 사상을 펼쳐갔다.
그러므로 공동체를 중심으로 그들의 사상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곧바로 그들의 사상 중심부로 진입할 수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어떤 국가를 만들어가야 할지를 고민할 때도 그들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었으며, 그러한 이상적 공동체의 토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대안과 통찰은 무엇이었을까.
부유한 나라를 꿈꾸었던 극단적 실용주의자 관중, 역사상 첫 인본주의자이자 진정한 어른으로 존경받았던 안자, 위태롭지 않게 백성을 보호하는 게 국가의 첫째 사명이라는 손자, 씨족공동체적 삶을 그리워했던 이상주의자 공자, 인민의 합의를 통한 체계적 행정망과 큰 정부를 지향했던 묵자, 만민이 법 앞에 평등한 공화국을 꿈꾸었던 국가주의자 상앙…. 그리고 그들은 다시 우리에게 묻는다. 한국 사회의 갈 길은 무엇이냐고,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있느냐고?


겹겹의 공간들

우리 주변의 공간 대부분은 굳어진 관념이나 진부해진 이미지들에 갇혀 공간 본래의 성격과 표정은 사라지고 대상화될 뿐이다. 저자는 둔해진 감각, 게으른 습관으로만 공간을 인식했던 우리의 타성을 경계하는 방편으로 공간을 낯설게 보고, 공간에 겹겹이 드리워진 이미지들을 걷어낸 뒤 텅 빈 공간 자체의 표정을 살펴 우리가 누리는 공간의 가치에 대해 되새겨보자고 말한다.
공간은 누구나 누린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다. 그 너머에 어떤 부가적인 차원도 허용하지 않고 이면에 어떤 배후도 거느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이다. 아무리 부풀리거나 짜부라뜨려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의 장이다. 인간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저마다 상이한 공간적 경험을 하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공간에 대한 관념을 갖게 마련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기억이라고 부르는 것은 공간화한 기억이다. 추억은 벌집 같은 공간 속에 특정의 시간들을 압축하고 공간화한다. 바슐라르가 『공간의 시학』에서 한 말처럼 “기억을 생생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다.”

 

 

신중한 사람

1981년 중편 「에리직톤의 초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승우는 지난 33년간의 저작을 통해 폭넓은 소설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작가는 신과 인간의 관계를 탐사하는 초월적 주제에서부터 신화적 세계를 경유한 다양한 물음들로 한국 소설의 형이상학적 폭과 깊이를 넓히고 심화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죄의식에 대한 깊은 탐구와 더불어 인간 심리의 미로, 욕망의 어두운 지대를 겨냥하고 있다. 물론 그 미로의 맞은편에 자리한 편집증적 망상과 자기기만을 강요하는 막무가내의 부조리한 현실도 지적한다. 이는 『생의 이면』(1993)에서 보여주었던 인류의 원죄 의식이나 『에리직톤의 초상』(1981)이 제기하는 ‘현실 사회에서의 죄의 실체’에 대한 문제적 의문, 「일식에 대하여」에서 인식하는 ‘고귀한 삶이 불가능한 곳’으로서의 현대 사회에 대한 인식 등과도 맞닿는다. 이번 소설집에는 그간 작가가 보여준 문제의식과 세계관이 결집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림자

카린 지에벨은 인품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부족한 인물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동안 공감 능력을 배양하고 차츰 균형 잡힌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낀다고 술회한 바 있다. 작중인물들의 직업 구성 또한 다양하다. 광고회사 커리어우먼, 의리와 정이 많은 터프가이 형사, 노회한 회사경영자, 순수하고 정의감 넘치는 신출내기 형사, 신경정신과전문의, 정신병원 간호사, 천재적인 두뇌의 사이코패스 등 인물의 면면만 보아도 대단히 흥미롭다.

 

 

 

 

 

사랑도 없이 개미귀신

등단 이후 ‘가난’과 ‘소외’의 문제를 깊이있게 파고들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잔혹한 현실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그려온 최금진 시인의 세번째 시집 『사랑도 없이 개미귀신』이 출간되었다. ‘비극적 리얼리즘의 미학’으로 주목받았던 『황금을 찾아서』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특유의 직설적이고 냉소적인 어법으로 불행과 결핍으로 얼룩진 삶의 비애와 부조리한 세상의 살풍경한 현실을 곡진하게 그려낸다. 생의 고통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세계와의 불화 속에서 무중력의 역사를 살아내고 있는 한 ‘상처 입은 영혼’의 모습”(이재복, 해설)과 비루한 “운명의 거친 바닥을 죄다 허적여 보여주”(신용목, 추천사)는 간절한 시편들이 가슴 저미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글로리홀

『글로리홀』은 시집 같기도, 소설집 같기도 하다. SF, 디스토피아, 포르노그래피, 하드코어 야오이물, 팬픽으로 읽힐 수도 있겠다. 특정 시기 영미권 대중문화와 하위문화에 대한 충실한 보고서나 오마주, 부패한 세상을 풍자하는 알레고리, 혹은 자아를 찾기 위해 떠나는 로드무비이기도 하다. 김현이 한 권의 시집으로 묶기를 선택한 이 많은 요소들은 결국 우리의, 인간과 세계의 욕망을 드러내며 억압과 결핍을 조망한다. 세상에 없을 수밖에 없던 시(세상에 없던 시, 세상에 있어야 하는 시가 아닌), 퀴어와 섹스와 정치와 SF와 문학과 음악과 영화와…… 인간의 욕망과 세계를 이루는 온갖 은유들로 구성된 이 보랏빛 백과사전은 조금 새롭고 꽤나 낯설어 우리를 퍽 불편하게도 하지만 눈 밝은 사람에겐 몹시 유쾌하게 다가올 것이다. 당신은 얼마만큼 인간입니까, 무엇이 인간을 인간되게 합니까. 인간과 세계, 욕망을 묻는 그 오랜 질문에 대한 스크린 키드의 정직한 대답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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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 쌍쌍바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재미도 없고 공평하지도 않은 이 세상”을 다르게 살아보기 위해 선수가 되어 일반인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과정이 역동적으로 펼쳐져 있다. 그런데 그가 진지하게 몰두하는 승부란 사실 제3자, 즉 자기 계발 담론 사회의 ‘속물’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한심한 ‘잉여짓’일 뿐이다. 박상은 이러한 ‘잉여짓’을 의도적으로 진지하게 공들여 묘사해 어처구니없는 실소를 유발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선수가 속물 되기에 패배한 잉여가 아니라 속물 되기를 ‘거부’한 ‘자발적 잉여’라는 사실이다. 그는 여느 잉여들과 달리 자기를 비하하지 않고 자기를 사랑한다. 그는 잉여가 됨으로써 오히려 진정한 자기의 삶을 산다. 박상은 이 “병신 같지만 멋있는” 선수의 삶을 병맛 코드의 스피드 메탈 사운드로 들려준다.


 

 

에코의 초상

관심의 대상과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달라져왔지만, 그 시선은 항상 자신 안에 웅성거리는 다른 ‘나’들에게 머물렀고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관심으로 벋어 나갔다. 이번 시집은 제목에서 의미하듯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마지막 말을 되풀이해야만 하는 ‘에코’의 운명을 시적 자아의 초상으로 받아들인다. 외부의 목소리가 되울려서 나의 몸과 말, 생각이 되는 경험을 통해, 화자는 타인의 불행을 ‘나’의 일로 겪어내며 한 그루 덤불을 껴안고 활활 타오른다.

 

 

 

 

 

 

 

 

디저트 월드

배경이 어디고 등장인물이 누구든, 그의 소설에서는 늘 현실과 환상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섞인다. 무엇이고 어디이며 누구에 대한 이야기라고 딱 짚어 말할 수 없어 느껴지는 묘한 이질감에서 새롭고도 모호한 소설적 시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디저트 월드』는 2013년 가을부터 2014년 초겨울까지 두 계절에 걸쳐 문학과지성사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작품을 묶어낸 연작 장편소설이다. ‘몽블랑, 당근케이크, 마카롱, 자허토르테, 오렌지쿠키, 레드벨벳컵케이크, 라즈베리타르트’라 이름 붙은 일곱 편의 달콤하고 싸한 이야기들에서 그동안 김이환이 구축해온 흥미로운 상상력, 이야기의 본령에 대한 재능이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언어적 표현의 한계를 넘는 ‘음악’이라는 또 다른 장치
 이 소설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음악’이라는 매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음악’은 주인공 류의 결정적인 장면마다 등장해서, 작품의 분위기를 좀더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이 단순히 ‘청춘의 한 때’를 묘사하는 것을 떠나 언어적 표현으로 담을 수 없는 한계까지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치밀함을 읽을 수 있다.
‘도어스’, ‘롤링 스톤스’, ‘바 케이스’, ‘말 왈드론’, ‘루이스 본파’, ‘제임스 브라운’, ‘찰스 밍거스’, ‘레드 제플린’, ‘재니스 조플린’, ‘핑크 플로이드’, ‘버즈the byrds’, ‘밴 모리슨’ 등 한 시절을 풍미한 엄청난 음악의 향연이 이 소설 속에 펼쳐진다. 특히 ‘루이스 본파’의 늘어진 삼바, <흑인 오르페>와 아프리카 리듬을 담은 <오시비사>는, 주인공 류의 정신적인 피폐함을 보여주는 광란의 파티 현장을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들을 떠올리듯, 진한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로 작용한다.
: 책을 가지고 있으니, 눈요기로. 표지, 정말 예쁘게 나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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