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회전의 마음이 비워진 거리.] 경계의 잿빛으로 얼룩진 거리, 구석에 웅크린 고양이. 가늠할 수 없는 방향에서 모래가 휘날릴 때, 먼지 뭉치 같은 조그만 몸을 부르르 떤다. 쇼윈도 이쪽과 저쪽 물결의 달과 토끼. 구멍의 수만큼 뭉그러진 마음, 빛의 무늬가 사선으로 펼쳐진다. : 3월 9일, 이미지 삽입 예정.
[*달이 기울어질 때.] 벽과 계단으로 이루어진 장소. 그 어떤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도, 그 위치만으로 충분히 좋은 장소. 가장 멀 수도, 가장 가까울 수도 있는 장소. 어느 지점이든 발자국을 찍을 수 있는 장소. : 3월 1일. (3월 4일 이미지 완성, 4월 3일 이미지 삽입.)
[*달의 우울.] 휘돌아나가는 노란 페이지에 조각조각 정사각형이 모여 촘촘 깔렸다 채움의 단계를 낮췄을 때 은은한 배경을 삽입할 수 있었다 순수를 쥐려다가 잔털을 살짝 남겼다 쓱싹하려다, 도로 그 자리에 고정해두고 솔솔 가루를 뿌려, 까슬까슬한 덧칠 효과를 살렸다 달콤한 물을 한 잔 마시기에 끌어오는 노력의 퍼센트는 상당한 수치다 눈을 몇 번 깜박거릴 반복행위에 망막에 부옇게 안개가 스미다 : 2월 27일. (3월 4일 이미지 완성, 4월 3일 이미지 삽입.)
[*페이지에 흩어진 X항.] 사각, 먼지가 묻어나는 달. 이글이글 얼룩에 둘러싸여, 파고들 틈 없이 바짝 마른 목, 축이며 문지른다. 쪼그려 웅크린 너에게 달라붙는다. 머릿속에 어지러이 흐르는 석양의 비상경보. 무수한 점을 건너뛰는 소용돌이. 헝클어진 머리를 감싸고 마구 찧는 가로등. 핏빛이 번진다. 올려다본, 허우적거리는 네가 히죽 웃는다.
[*손바닥 구르는 별사탕 지우개.] 틈의 X가 슬렁슬렁 라인 포획을 시도할 때, 붕어처럼 벙긋거리며 벽을 미끌미끌 차는 S의 조각. 회전 삼각지의 움푹 파인 구덩이, 가느다란 다리를 집어넣고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 하러 거기 있니?] 적막한 풍경, 하늘하늘 휘날리는 천 귀퉁이에 남긴다. : 200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