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 HCI와 인터페이스의 역사
- 좋은 인터페이스, 나쁜 인터페이스
- HCI와 가상 현실
- 가상현실의 오늘과 내일
- 프로젝트 사례위주

좋은 인터페이스, 나쁜 인터페이스

우선 좋은 인터페이스는 어떤 것이고 이와 대조되는 나쁜 인터페이스는 어떤 것인지를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인터페이스의 조건은 무엇일까? 다음은 좋은 인터페이스의 몇 가지 조건들이다.

-사용하기 쉬워 보여야 한다

사용하기 쉬울지 아닐지를 떠나 일단 쉬워 보여야 한다. 첫 대면부터 사용자의 기를 죽이는 인터페이스는 좋은 인터페이스가 아니다.

-사용자가 예상하는 대로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이 계산기의 버튼을 볼 때 이 버튼들은 눌려져야 작동한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 버튼을 보면서 버튼들을 위로 들어 올려야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은 죠이스틱을 보면서 막대 부분을 붙잡고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화면의 무엇인가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죠이스틱의 막대 부분을 부러뜨린다던가 잡아 빼야 어떤 작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즉 버튼은 처음부터 눌러야 작동할 것처럼 보이고 마찬가지로 죠이스틱의 막대는 이를 잡고 상하좌우로 흔들어야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그 외형을 볼 때부터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쉽게 판단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설계돼야 한다. 이를 visual affordance라고 말한다.

-서로 구분이 잘 돼야 한다

글쓴이의 기숙사 엘리베이터는 문열기 버튼과 문닫기 버튼이 같은 모양인데다가 색깔도 같은 검정색으로 칠해져 있고, 비록 버튼에 <>(문열기)와 ><(문닫기)와 같은 아이콘이 그려져 있기는 하나 검정색 바탕에 회색으로 그려져 있어 금방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허리 정도의 높이에 버튼이 위치하고 있어 위에서 아래로 쳐다보아야 하므로 그 보는 각도로 인해 두 버튼이 쉽게 구분이 가지 않는다. 즉 많은 기숙사 거주자들이 그 버튼을 혼동하지 않도록 대조적인 기능을 가진 두 버튼은 확고하게 구분이 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사용자의 기억력에 호소하지 말아야 한다

앞서 말한 엘리베이터 버튼의 경우 "오른쪽 버튼은 문닫기 버튼이고 왼쪽 버튼은 문열기 버튼이다"라고 기억을 해 두면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쓸데없이 사용법을 기억하도록 강요하는 인터페이스 설계는 설계 자체가 틀린 것이다.

-중요한 부분은 눈에 띄도록 한다

중요한 기능이나 사용자의 작업을 망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 인터페이스는 확실하게 눈에 띄게 해야 한다. 좋은 예로 오디오 테입 레코더의 녹음 버튼이 빨간색으로 돼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피드백이 있어야 하며, 상황에 맞는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어떤 버튼을 눌렀을 때 빛이 들어온다던가 소리가 나는 것은 그 버튼이 작동됐음을 사용자에게 확신시켜 준다. 이와 같이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피드백도 아무렇게나 주어지면 안된다.

예를 들어 신호등이 "등"인 이유와 경적이 "경적"인 이유는 상황에 맞는 피드백을 주기 위한 것이다. 사용자가 잘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소리로 알려 주고 잘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빛으로 알려주듯 상황에 맞는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소리나 빛과 같은 반응 방식(매체)의 적절한 선택만이 아니라 사용자의 조작에 대해 어떠한 반응과 그에 해당하는 정보를 얼마만큼 주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것과 너무 많은 정보를 주어 사용자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좋은 인터페이스가 아니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똑같은 버튼이 어느 경우에는 이렇게 작동하고 어느 경우에는 저렇게 작동하면 사용자에게 혼동을 줄뿐이다. 가능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아주 획기적이지 않는 한 기존 인터페이스의 룰을 따른다

사람은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다루려고 한다. 아주 획기적으로 뛰어난 인터페이스라 기존의 모든 문제점을 완전히 극복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이거 정말 편하다"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가 아니라면, 기존의 비슷한 인터페이스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게 만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즉 사용자에게 친근감을 주고, 사용법이 한눈에 쉽게 들어오며, 조작에 대한 반응이 적절한 인터페이스가 좋은 인터페이스이다.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사용자이다. 사용자 위주의 인간 중심으로 인터페이스가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HCI 관련 분야에 심리학이나 인류학, 사회학 등이 포함돼 있는 것이 인간부터 알아야 인간 중심의 시스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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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공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도날드 노먼(Donald A. Norman)이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노먼은 인간 중심적인 기술 설계를 오래 전부터 주장해 온 그 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갖춘 전문가이다. 저서인 "The Invisible Computer"에서 "컴퓨터 제품은 아직도 기술 중심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사용자와 사용자가 하려는 작업을 위한 제품 개발로 개발 과정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노먼의 인간 중심적인 제품의 개발이란 기술보다는 사용자와 사용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제품 개발 과정을 의미한다. 최종 목표는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기술이고, 이 기술은 사용자가 하려는 작업에 잘 맞아야 하며 여러 복잡다단한 사항은 작업 자체에 있어야 하지 작업 도구에 있어서는 안 된다. 즉 이러한 인간 중심적인 제품의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사용자와 사용자가 하고자 하는 작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개발자들이다.

"invisible" 또는 "transparent"는 HCI 분야에서 "interaction"과 함께 큰 무게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즉 컴퓨터는 인간과 인간이 하려는 작업의 중간 매체로서 작업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며 따라서 사용자로부터 가려지거나 안보여질수록(즉 수단 자체가 일이 되지 않을수록)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찰은 주위에서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컴퓨터 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어떤 물건이든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따라오기 마련이므로 주위의 물건들의 인터페이스를 평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주위에 있는 물건 몇 개의 인터페이스를 함께 분석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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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2-09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인터페이스, 나쁜 인터페이스...
알라딘은 어떤 곳이 좋고, 어떤 곳이 나쁜 인터페이스일까?
올해 중반에 장바구니와 주문결제과정을 리뉴얼했고, 나의계정을 리뉴얼했다. 인터페이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인터페이스가 매출에 끼치는 영향이 가장 큰 곳이 바로 장바구니와 주문결제과정. 과연 알라딘에서 주문하시는 분들은 "음.. 알라딘은 주문결제가 참 쉽네.. 편리해', '알라딘은 주문취소가 간단하네'라고 하셨을까?...
지금 나의서재는 과연 좋은 인터페이스일까?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어라...
 
 전출처 : 달팽이님의 "교육의 본질"

좋은 말씀입니다. 동감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말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각자의 극단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도록 하는데 있다".. ^^
여기서 ''극단''은 ''개성''정도로 생각을 하면 되겠지만.. 우리는 그동안 너무 ''극단적이지 않게'', 또는 ''평균적이도록'' 살지않아나 싶어서.. ''갑자기'' 든 생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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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께서 '구국의 결단'(그쪽당 표현)으로 연로한 나이에 '건강을 건'(그쪽당에서도 '목숨을 건' 단식이라고는 안한다) 의로운 단식투쟁을 하고 계신다. 누구는 단식투'쟁'이 아니라 단식투'정'이라고 하던데.. 암튼.. 곡기가 안 들어가면 속이 안 좋다는 주치의의 말에 따라 살뜬물만 드신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단식투쟁인지 투정인지에서 전혀 비장함이랄까 숭고함이랄까, 살기어린 의지를 읽지 못한다. 굶기 시작한 날 밤, 같은 당 의원이 와서 "대표님께서 단식을 하시는데, 저는 이참에 담배나 끊어봐야겠습니다."고 하면서 둘이 낄낄대고 웃으니, 사진기자들이 "웃지말아주세요"라고 비장한 표정을 요구한다. 그랬더니, 최대표님 왈, "모델료 내, 모델료".

특검거부하면 재의하면 되지않느냐, 그리고 단식은 단식이고 정기국회는 열어야되지 않겠냐는 말에, '특검'뿐만 아니라 대통령 때문에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자함이고, 대통령은 민생에는 신경을 안 쓰고 오직 신당 띄우기에만 혈안이 되어있기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나라를 구하고자 함이라고 항변한다.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자, 산적한 안건들이 남아있는 정기국회를 중단시킨다는 것이 나는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다.

여기에.. 진중권의 웃기는 글을 소개한다. 오랜만에 진중권의 재미난 글을 보는 것 같다. 진중권, 개그작가를 하면 정말 잘 할 것 같다. ^^

 경향신문:[정동칼럼]“코미디야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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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kytosea > 마이페이퍼 오픈!

마이페이퍼가 드디어? 오픈하고 말았다!
나의 서재는 내가 디자인을 했었지만 이번 마이페이퍼는 다른 디자이너가 작업을 했다.
그런데 왜 내가 바쁜 것인가??!!
그 디자이너가 다른 이벤트 작업으로 인해 배너며 공지사항이며 모두 나의 일로 뚝~ 떨어지고... 나의 서재에 수정해야할 부분이 소소하게 생겨버렸다.
몇일동안 작업하고 있었던 프로젝트를 중단한 채...ㅜㅜ
그래도 마이페이퍼가 성공적으로? 오픈한 걸 보니 맘은 뿌듯뿌듯...
누가 작업했는지 몰라도 배너 하난 멋있군... @@ (두두둑... 여기저기 돌 날아오는 소리가...ㅜㅜ)
하지만 이제 다시 그 일을 시작할려니 손이 제대로 움직여주질 않는다.ㅜㅜ
제길...(헉... 무심코 나와버린...ㅡ.ㅡ;;)

"제발 한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싶지만 김모 기획자는 이렇게 말할 게 뻔하므로....
"이것저것 다 해낼 줄 알아야 진정한 디자이너 아니겠어요~!! 열씨미 하세요."

음냐 음냐...
진정한? 디자이너가 되는 길은 왜이리 멀고도 험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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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1-26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그 열정을 앞으로 오픈할 커뮤니티 프로젝트에 몽땅 쏟아주세요~ 여러분들.. 기대하시라.. 멋진.. 알라딘만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
 
 전출처 : 가을산님의 "북클럽 2003.10.18"

저도 외국의 이런 문화가 너무 부럽고, 앞으로 꼭 해보고 싶습니다. 조한혜정 교수 책에서 본 건데요.. 미국의 어느 학자집에 놀러를 갔었는데.. 집 정원에 모닥불 피워놓고 지인들 모여서 수다를 떨더래요. 그러고 나서 얼마 뒤에 보니.. 그때 얘기한 것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더래요. 자연스럽게 토론하고, 그것이 화두가 되고, 이론의 텍스트가 되고.. 이런 문화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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