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애플워치를 처음 차고, 생각 보다 할 게 없어서 만보계라도 활용해야겠다 싶어서, 하루 1만보 걷기를 시작했다.
아주 더운 한여름, 꼼짝하기도 싫은 한겨울 3~4개월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1만보 이상 걷기를 4년 반정도 했다.
이제 북플 '독보적'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 더 걷기에 집착을 하게 된다.(물론 너무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걷긴한다)
한여름, 한겨울엔 실내에서 사무실이나 거실을 뱅글뱅글 책을 보면서 걷는다.(어지럽다)
그러다 9월과 3월이 되면 신이 나서 미친 듯이 걷는다. 이때 조심해야한다.
작년 9월엔 봉와직염이, 올 9월엔 왼쪽 발바닥에 굳은 살이 덮히고 한쪽에 피가 나고 염증이 생겼다.(오늘부터 항생제 치료)
돌아보면, 너무 욕심내서 많이 걷고, 많이 몸을 혹사해서 봉와직염이 왔고, 이번에도 의사쌤이 '이 염증 치료 잘 못하면 봉와직염 됩니다'라고 하니 덜컥 겁이 난다.
그래봐야 1.2만~1.5만보 밖에 안 걷는데, 왜 그럴까 싶은데... 반성을 해보니 아래와 같다.
독보적 서비스 때문에 갑자기 많이 걸으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한번 새겨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다.
- 준비 운동 없이 마구 걷고, 걷고 나서도 풀어주지도 않았다. 무조건 많이 걸으면 몸에 좋은 줄 알았다.(너무 무식)
- 신발을 대충 신거나, 양말 없이 운동화를 신거나, 여름엔 샌달 만 질질 끌고 걸었다. 좋은 워킹화와 쿠폰감 있는 양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굳은 살, 염증, 물집 등의 문제는 피부 마찰에서 오는 것이라고 한다. 며칠 전에 산 '샤오미 워킹 패드(트레드밀)'를 맨발로 1시간 정도 걸었더니 바로 물집, 피가 나고 염증이 생겨버렸다. 분명히 설명서엔 실내용 워킹화를 신으라고 적혀있었는데, 무시했더니 벌.
- 걷는 자세. 재작년엔 걷기 관련된 책을 몇권 보고 자세를 열심히 교정해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이것도 잊고 대충 막 걸었더니 왼쪽 발 바닥엔 굳은 살과 염증이, 오른쪽은 저림 증상이 있다. 이게 다 자세의 문제. 물론 앉아서 일할 때, 쇼파나 의자에서 쉬거나 TV 볼 때도 바른 자세로 해야한다. 이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40대 중반 넘은 나이엔 직격탄이다. 몸에 힘을 빼고 허리와 목을 펴고, 귀를 관통하는 막대기에 걸려서 이끄는 대로 가듯이, 가볍게 걸어야한다.
지지난주부터 척추병원에서 도수 치료를 받고 있다. 오른쪽 다리 저림 증상 때문이다. 다행히 허리 디스크는 아니고 오른쪽 다리의 혈액순환과 근육뭉침이 너~무 심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도수 치료를 받으니 80% 정도 나았다.
그리고 오늘은 왼쪽 발바닥 문제로 피부과. 염증이 다 나을 때까지는 걷지 말라는데 말을 안 듣고 그래도 살살 걸어서 12000보를 채웠다. 이 좋은 날씨와 바람에 안 걸을 수가 없었다. 안 걸으면 병이 더 날 것 같았다.
빨리 다리 저림 증상도 100% 나아서, 다음주부터는 다시 자전거 출퇴근을 하면 소원이 없겠다. 이 가을에 지옥 버스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것은 끔찍히다. 시원한 바람 맞고, 하늘을 보면서 자전거를 유유히 타야 살맛, 회사 다닐 맛이 나겠다.
그나저나 항생제 약을 먹고 있으니 술을 못 먹어서 정신적으로 타격이 있다. 주말 전에 발바닥이 다 나아야 사놓은 '문경 가나다라 브루어리 수제 맥주'를 맛있게 먹을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