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래빗 시리즈 전권이 번역되어 나왔다. 피터 래빗 출간 100주년 기념판을 번역했는데, 100년 전에 베아트릭스 포터가 처음 책을 낸 그 사이트로 책을 냈고, 그림은 보다 선명하게 인쇄했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아직 낱권 판매를 하지 않아서, 23권 전권을 한몫에 구입해야 한다는 점과 큰 그림책에 익숙한 독자라면 어른 손바닥만한 작은 사이즈의 책이 성에 안찰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원래 나온 판형이라 그러는데 뭐라 할 수는 없다. 내가 볼 때는 지금 판형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피터 래빗 시리즈는 원서로도 구입할만큼 좋아하던 시리즈다. 피터 래빗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질 바클램의 찔레꽃 시리즈도 좋아하는 것 같다. 포근한 수채화에 재미있는 이야기. 사람들은 피터 래빗 시리즈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 글이 얼마나 좋은지 간과하는 것 같다. 영어로 읽으면 영어 특유의 리듬감이 느껴져 노래같다. 피터 래빗 DVD 시리즈도 저번달부터 하나씩 나오고 있는데,  이래저래 피터 래빗 시리즈 때문에 파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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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3번이나 만들어진 작품. 어설프게 영화를 기억하게 있는 사람이라면 원작도 신파가 아닐까 우려할지 모른다. 원작은 영화와는 아주 다르다. 아이가 어쩌면 이렇게 세상을 단정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가난 속에서도 올바르게 살려고 하는 윤복이의 노력이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기를 엮은 책인데, 책을 읽어보니 일기라기 보다는 선생님에게 자신의 생활을 설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아마도, 이 일기를 읽고나면 그들의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할 듯. 미리 말해주면 엄마와 순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윤복이네 집 형제들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일기를 쓴 사람은 39의 나이로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과로로 인한 간암이란다. 여러가지 상념이 들게하는 책이다.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던 책이다. 외서매장에서 보고 무슨 책이지? 헬로 워크? 하면서 지나쳤는데 번역이 되었다. 13세.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을 위한 일종의 진로 가이드인데, 일단 소개되는 직업이 엄청나게 다양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를 실무적으로 가르쳐 준다.

이를테만 이런 식이다. 여행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직업은 없을까? 대답은 여행작가다. 그럼 어떻게 여행작가가 되느냐. 잡지를 통해 데뷔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하다. 그런데 무라카미 류는 다음에 이렇게 조언한다. 여행작가로 먹고 살려면 출판사 편집인들과 안면이 있어야 한다. 왜냐 잡지 원고료로는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행작가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려면 책의 인세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걸작이다. 이미 직업을 가진 나는 각 직업군 뒤에 실린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를 더 재미있게 읽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일을 해온 류의 경험이 녹아있는 각 직업에 대한 그의 조언이 꽤 적절하다.

2권이 나왔다. 분량이 500페이지가 넘는다. 모두 4권이나 어린이를 위한 세계사 중에서는 제일 방대하고 자세한 책이 될 것이다. 장장 2000페이지가 넘으지 지금까지 나온 해리포터 시리즈를 전부 합친 양 정도다. 저자인 수잔 바우어 교수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배워 대학에 진학했고, 자신의 자녀도 직접 가르치고 있다. 홈스쿨의 경험자라서 그런지 설명이 참 쉽고 재미있다. 충분히 깊이와 넓이가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마치 옛날이야기라도 듣는듯-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리고 딱딱한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신화나 전설, 민담 같은 것도 수록해 상식이 굉장히 풍부해진다.

물론, 책에 대해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왜 서양애들은 지들 역사에 '세계사'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일까? 서양역사도 뜯어보면 서유럽과 미국의 역사뿐이다. 그나마 유럽에서도 못사는 이베리아 반도나 동유럽, 그리고 주류에 끼어들지 못하고 저홀로 잘하는 피요르드 해안의 나라들의 역사는 나오지도 않는다. -_- 그것은 이 책만의 과실은 아니다. 우리의 세계사 교과서 속에서도 들어있지 않으니 이 책만 그 죄를 묻는다면 그야말로 이 책에게는 억울한 일일 것이다. 뭐, 이렇게 궁시렁거리긴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참 좋아한다. 어른인 내가 봐도 이만큼 잘 쓴 세계사는 드물다.

외국에서는 그림책이 베스트나 스테디셀러가 되면 파생상품이 참 많이 나온다. 사계절에서 나온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의 특별한정 아이템이다. 미니북과 똥을 머리에 얹은 두더지 인형. 가물거리는 기억에 이 그림책 출간 10주년 기념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 다시 우리나라에 나오게 되었다.

인형 자체의 품질이 훌륭하다. 어설픈 중국산이 판을 치는 지금 이 두더지 인형은 특별주문생산된 제품으로 안전성 문제 때문에 단 한 곳의 인형공장에서 꼼꼼하게 만들어낸다. 쥐었을 때 촉감도 좋고, 더러워져도 빨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또, 미니북도 활용도가 높다. 어디든 들고나닐 수 있는 사이즈고, 아이들이 보기에는 미니북이 더 편하니까. 내게 조카가 있다면 어린이날 선물로 꼭 주고 싶다.

E.B 화이트의 책은 미국 아이들은 자라면서 한 권 이상 읽을 이른바 국민 동화책이다. 이 <스튜어트 리틀>을 비롯해, <샬롯의 거미줄>, <백조의 트럼펫>의 대표적인 작품. <스튜어트 리틀>은 동명 영화로 먼저 한국에 알려졌다.

원작은 영화보다 더 과격하다. 영화에서는 리틀 부부가 고아원에서 스튜어트 리틀을 입양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원작에서는 리틀 부부가 5cm짜리 쥐를 낳는 것으로 되어 있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쥐를 낳다니... 하지만 이 부부는 태연하다. 스튜어트가 작은 몸으로 이런저런 모험을 하는 이야기인데, 끝부분이 조금 허망하다는 느낌. 뭔가 맺어지거나 정리되는 결론이 아니어서 그런가 보다. 동화는 결말이 주로 닫혀있는 편인데 이 동화는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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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서는 선뜻 손이 안가지만, 어제 드디어 사버렸다. 호러나 요괴 이야기 팬도 아니고, 추리 이야기는 더더욱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을 사버린 것은 책 앞쪽에 나오는 헌책방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주인공 헌책방 주인이자 퇴마사라는 수상쩍은 직업을 가진 교고쿠도와 그의 친구 삼류 소설가 세키구치가 콩당콩당 재담을 나누고 있는 대목까지 읽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이 두 친구는 코난 도일이 창조한 홈즈와 왓슨을 그대로 모방한 듯 인물들이다. 어딘지 나는 너보다 한 수 위라는 냉소적인 웃음이 어울리는 교고쿠도와 잘난척하는 친구를 못견뎌하면서도 그에게 매력을 느끼는 지극히 상식적인 세키쿠지. 뭐 앞으로 사건은 벌어지고, 이 두 사람은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들겠지만 자기 장서를 느긋하게 팔아치우며 사는 긴장감없는-잘난 사람의 특징이기도 하다- 교고쿠도의 캐릭터만으로도 읽을만하다. 아. 나도 나이 들면 작은 헌책방이나 운영하면서, 읽은 책이나 팔면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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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공부는 많이 그려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좋은 작품을 많이 보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명화를 많이 보여주려고 애씁니다. 명화전도 많이 가고, 아이들을 위한 명화집도 많이 구입해서 보여주지요. 하지만 아이들용으로 나온 명화집을 곰곰히 뜯어보면 전부 서양화, 그것도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으로 가득합니다.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상상력을 표현한 수없는 좋은 작품 중에 극히 일부분만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상식이 아니라 그림을 즐기고, 직접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명화화집보다는 그림책을 읽는 것이 더 좋습다. 그림책의 그림은 예술작품으로도 완성도가 높으며 다양한 표현기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에는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는 미술기법에서, 유화, 파스텔화, 연필화, 목탄화, 판화, 한국화, 세밀화 등 온갖 미술기법이 펼쳐집니다.

아이들도 직접 따라할 수 있는 재미있는 미술활동을 보여주는 책으로는 아래 다섯 권이 있습니다. 물론 이만큼 잘 그리긴 어렵지만 기본적인 기법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것들입니다. 아마 그림을 보시면 금방 아실겁니다.

 

 

 

<까만 크레파스>는 크레파스를 이용한 스크레치 기법으로 만든 그림책입니다. 아마 그림만 보시면 금방 아실 겁니다.  색색 크레파스로 흰도화지를 메우고, 까만 크레파스로 덮은 다음 샤프로 그림을 그려보는 것 말입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나면 크레파스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이 그림책 속의 불꽃놀이 스크레치 작품은 굉장히 이뻐요. 스크레치 기법의 좋은 점은 크레파스로 색칠을 하면서 다양한 색감을 익힐 수 있고, 여러번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이지요. 까만 화면을 살살 긁어내면 화려한 색깔이 쏘옥 나타나는 마술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림책에서 흔히 사용되는 콜라쥬 기법. 이 기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그림책이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와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그리고 단행본으로는 아직 번역되지 않아 국내에서는 주로 외서로 그 그림을 접하는 에릭 칼의 그림책들입니다. 콜라주는 다양한 재료를 붙여서 만드는 기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아이들 그림책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서로 다른 느낌의 재질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독특하지요. 에릭 칼의 경우는 콜라주를 할 종이를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원하는 색의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지요. 심스 태백 같은 경우는 주변에 있는 잡다한 물건들을 사용합니다. 단추, 신문지, 광고지, 과자상자 등 그림을 꼼꼼히 뜯어보면 별것별것이 다 있어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도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지요. 그림 속에서 온갖 물건들이 동동 떠다니는 이질감이 있다고 할까요?  콜라주도 잘 만들기는 무척 어렵지만, 주변에 있는 종이로 재미있게 해볼 수 있는 활동입니다. 굳이 색색 종이를 살 필요없이 매일 신문에 끼워지는 광고지를 이용해서도 재미있는 콜라주 작품을 만들 수 있지요. 그밖에도 콜라주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로는 레오 리오니를 꼽을 수 있겠네요.

 <손바닥 동물원>은 손바닥과 손가락에 물감을 바르고 그것을 도화지에 찍어서 만든 그림책입니다. <손바닥 놀이공원>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으로 기법 역시 똑같지요. 이와 비슷한 작품으로는 에드 앰벌리의 <손도장으로 그리는 세상> 등이 있구요. 손바닥, 발바닥을 이요해도 좋고, 당근이나 감자, 야채같은 것을 파서 찍어 보아도 재미있을 겁니다. 이 찍기 놀이는 상상력을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킬 수 있지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물로 보이니까요.

스크레치, 콜라주, 손바닥 찍기 같은 것은 아주 어린 아이라도 재미있게 참가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재료도 구하기 쉽고, 테크닉 자체가 어렵지 않으므로 그림을 잘 못그린다고 생각하는 엄마도 부담없이 아이와 함께 활동을 할 수 있지요. 책들은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기 때문에 그림책도 읽고 미술 활동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은 연필과 목탄, 펜등 단색을 사용해 그린 작품들입니다. 흑백그림이지만 소재의 섬세한 사용이 온갖 색채를 사용한 그림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지요. 저는 사진도 칼라사진보다는 말간 느낌의 흑백사진을 더 좋아합니다. 오히려 한가지 소재로 그린 그림이 더 사실적이지요.

 

 

 

 

동양화의 기법을 사용한 그림책도 많지요.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은 민화 느낌이 강하고요, <만희네 집은> 수묵채색화 느낌입니다. <우리는 바다를 보러 간다>는 중국 작가가 그린 수채화인데요. 색의 농담으로 표현한 점이 부드럽고 동양적인 느낌입니다.

그림에 중점을 두고 볼만한 그림책으로는 다음의 책들을 추천합니다. 먼저 다이앤 딜론과 레오 딜론의 그림책들입니다.

작년에만 이들 부부의 책이 3권이나 동시에 나왔습니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이들 부부의 그림책은 그림에서 압도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의 경우 전세계 그림의 독특한 느낌을 살려냈습니다. 일본풍 그림, 중국풍 그림, 중세풍 그림, 고딕풍 그림, 이집트 벽화풍 그림 등이 모두 한 권에 다 들어 있답니다.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는 마치 에어브러쉬로 그린듯한 색입자가 화사하게 펼쳐지는 그림책입니다. <작은 기차>와 <북쪽나라 자장가>는 주로 잠자리 그림책으로 읽히는데요 포근하고 환상적인 화면이 일품입니다. 사람이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릴 수 있구나 하는 놀라움이 느껴진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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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그림을 참 못그렸다. 미술학원도 다니고, 그 오랜시간 정규교육에서 미술을 배웠지만 미술 시간은 몇몇 소질있는 아이들이 설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린이책을 읽으면서 미술을 이렇게 배웠더라면 적어도 지금까지 기분 내키면 스케치북을 펴고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며 즐거워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내가 정규교육에서 잃어버린 것은 그리고 만드는 즐거움이다. 완성품의 성적과 상관없는 무에서 형태가 만들어지고 거기에 색깔이 입혀지는 그 과정 자체가 얼마나 놀랍고 즐거운지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미술에 자신이 없는 엄마라도 집에서 조금만 열의가 있으면 미술을 가르칠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일단, 나중에 화장을 할 때도(!)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유리하다. 눈썹을 그리는 것, 마스카라 칠하는 것, 색조화장하는 것... 그 실력은 다 미술시간에 연마하는 것이다.

먼저 추천하고 싶은 책은 다음의 낙서 그림책 3권이다.

이 세 권은 정말 즐겁다. 고미 타로가 그리고 쓴 <그림으로 생각키우기 1.2>권은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기발하다. 이 책을 자녀와 함께 하다보면 '내 새끼가 혹시 천재가 아닐까'하는 즐거운 공상(!)에 빠지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자유롭게 펼쳐지는 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른들이 보아도 매력적이다. 또, 이 2권은 양도 굉장히 많은 편이라 연필, 색연필, 크레파스 등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접해야 할 필기도구와 그리기 도구를 자기 마음대로 쓰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뭐든, 양에서 질이 나온다는 것, 그림도 예외는 아니다. <... 그리기 100선>은 고미 타로의 책보다는 학습지적인 느낌이 든다. 종이 질은 <그리기 100선> 쪽이 조금 나은 편이다. 기본적인 컨셉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세 권 다 어느 정도 그려진 그림에 상상력을 덧붙여 완성시키는 형식이고, 아이들이 그림에 대해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선 그리기, 형태 그리기, 입체 그리기 등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을 익힐 수 있다.

아이에게 좀더 이론적인 것을 가르치고 싶다면, 이 책 세 권을 권해주고 싶다.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은 되어야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미술에 대해 기본기가 없다고 고민하는 엄마들이 읽어도 좋다. 미술을 공부할 때 접하는 이론적인 부분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어린이책이라고 절대 우습게 보지 말 것. 좋은 어린이책은 상세함과 친절함을 고루 갖추고 있다. 모두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 <어떻게 그릴까?>에서는 내가 눈으로 보고 있는 저 대상을 어떻게 스케치북에 옮길까를 가르쳐준다. 그림을 그리고나면 항상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저것이 과연 내가 그린 것이 맞을까?  이 책은 그런 서툰 사람에게 '천재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한다. 이런저런 그림 실력을 높히기 위한 스킬도 함께 들어 있어, 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가 많을 듯. 둘째권 <무슨 책을 칠할까?>에서는 색채가 상당히 감성보다는 과학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미술 이론에 지겹게 쫓아다니는 빛의 삼원색, 보색, 채도, 명도 같은 것을 쉽게 풀어준다. 언뜻 보기에는 과학책에 더 가깝다. 세번째 권인 <무엇으로 그릴까?>는 소재에 대한 책이다. 소재는 미술전공자가 아니면 수채물감이나 아크릴 물감 정도에서 멈추기 쉽다. 그런데, 자신이 본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재를 알고 있어야 된다. 이 책 세 권이면 정말 왠만한 미술학원이 안부럽다.

찰흙놀이는 아이들의 감성과 신체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흙을 만지면서 자연스럽게 손과 손가락의 근육이 자극을 받기 때문에 두뇌발달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것, 저런 것을 떠나서 찰흙놀이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반갑게도 국내 저자가 쓴 책이다. <흙동이와 찰흙놀이해요>는 초등학교 저학년, <흙동이의 유아 찰흙놀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수준에 맞는다. 이 두 책의 경우 연령별로 세심하게 분류를 한 점이 특이하다. 찰흙과 조각도 정도가 필요한 재료의 전부. 찰흙으로 모양을 만들고, 그것으로 역할놀이도 해보고, 실제 생활에서 쓸 수 있는 물건도 만드는 등 전문가가 아니면 생각하기 힘든 커리큘럼들이 많다. 집에서 찰흙놀이를 시키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못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듯. 무엇보다 다른 미술 활동 보다 찰흙놀이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무엇인가 짜증나고 잘 안풀리는 일이 있을 때(어른뿐만 아니다 애들도 그럴 때가 분명히 있다!) 신나게 찰흙을 반죽하고 뭉치고, 잘안되면 다시 뭉그러뜨리고... 이러다 보면 기분이 환해질 것 같다.

 

 

 

 

자 이제는 만들기다. 만들기는 재미있는 컨셉의 책이 많이 나와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책이 따로 재료를 구입할 필요없이 책 속에 있는 재료만으로 칼과 가위, 풀 등의 기본 도구만 갖추어 지면 만들어볼수 있는 것들이다. '한 장의 종이로 만드는 팝업북 31가지'라는 부제가 붙은 <메이킹북>은 부제 그대로 책을 만들어볼 수 있다. 아이가 모든 활동을 혼자하기는 힘들지만, 엄마가 도와주면 이야기를 이해할만한 정도의 유치원생도 신나게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손이 가는 것에 비해 그럴듯하고 번듯한 결과물이 나와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준다는 점이다. 일단, 만들기는 '뿌듯함'이 중요하다. <페스티벌>과 <나의 가족과 친구들>은 <메이킹북>의 저자가 만든 책으로 <메이킹북>보다는 조금 연령대가 높은 편. 하지만 기본적인 활동은 비슷하다. 카드, 입체물, 미니북 등 종이를 이용해 다양한 것들을 만들면서 지식까지 익힐 수 있는 책이다. <들쑥이와 날쑥이의 종이나라여행>도 즐거운 책. 이 책은 책을 읽는 과정이 만들기 과정이며, 만들기가 끝났을 때 새로운 책 한 권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희열이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2차원의 세계에 머무르는 인쇄된 이야기를 3차원의 입체로 끌어 올린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책을 읽는-만드는- 독자이다. <유아종이접기교실>은 거의 종이접기책의 고전이자 스테디. 종이접기를 아이와 함께 해보고 싶은 부모님들이 손쉽게 참고할 수 있고, 설명도 쉬운 편이다. <신나는 어린이 조형교실>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이 책에는 111가지 만들기 실기가 실려 있는데, 이 정도만 알면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서 하는 활동과 그 응용이 다 들어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학교 미술을 잘하고 싶다면 이 책에 있는 만들기를 보는 편이 좋을 듯. 재미는 앞의 책들보다 떨어지지만,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에 나름대로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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