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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플라스는 <마지막 거인>을 그린 작가다. 그 책은 책은 이 책에 비하면 정말 상상력의 발가락 끝만 살짝 보여준 정도다.  <아마조네스의 나라에서 북소리 사막까지>, <에스메랄다 산에서 인디고 섬까지>, <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제목 외우기도 힘들고, 뭐라고 설명하기도 참 힘들지만, 참 멋진 책이다. 전세계의 신화를 자기 나름대로 녹여서 가상의 민속지를 만든 깊이와 넓이가 참 대단하다 싶다. 아마도, 마르코폴로가 감옥에서 자신이 본 동양을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의 가슴이 이렇게 두근거렸을 것이다.

대인지뢰의 피해를 알리는 그림책. 일종의 캠페인성 그림책이지만, 요 쇼메이의 그림이 너무 아름답다. 아마 평화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요 쇼메이가 그린 푸른 초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책을 읽으면서, 우리 나라 역시 대인 지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인간은 끝났다고 믿었지만,  땅속에 파묻힌 지뢰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원서나 한국어 번역본이나 참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책 뒤에 꼼꼼하게 붙은 해설은 어른들이 읽고 아이들에게 꼭 설명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어린 아이들이다. 참 가슴 아픈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창비 좋은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창작부분에 당선된 작품이다.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이야기 자체는 무척 무겁다. 초등학교 고학년도 읽기에는 버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이해해야할 역사적 사실이 만만치 않기 때문. 중학교 이상을 위한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청년들이 총을 드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면서, 죽음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킨 이 목사, 젊은 혈기로 세상의 불의에 부딪친 야학 교사들, 그 사이에서 커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우리 아동문학작품은 '1980년 광주'를 이 정도로 정면으로 다룬 작품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이케다 아키코의 와치필드 시리즈가 번역되었다. 다얀(이스라엘의 다얀 장군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눈이 다얀 장군처럼 생겼다나) 이라는 고양이가 와치필드라는 판타지 공간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다얀이 꼭 주인공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그림책보다 캐릭터 상품이 더 많이 팔린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너무 따뜻하고 귀엽다. 이야기 자체의 재미보다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 있는 시리즈. 사실, 아이들보다는 20~30대 여성들에게 더 호응을 받고 있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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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3번이나 만들어진 작품. 어설프게 영화를 기억하게 있는 사람이라면 원작도 신파가 아닐까 우려할지 모른다. 원작은 영화와는 아주 다르다. 아이가 어쩌면 이렇게 세상을 단정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가난 속에서도 올바르게 살려고 하는 윤복이의 노력이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기를 엮은 책인데, 책을 읽어보니 일기라기 보다는 선생님에게 자신의 생활을 설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아마도, 이 일기를 읽고나면 그들의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할 듯. 미리 말해주면 엄마와 순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윤복이네 집 형제들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일기를 쓴 사람은 39의 나이로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과로로 인한 간암이란다. 여러가지 상념이 들게하는 책이다.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던 책이다. 외서매장에서 보고 무슨 책이지? 헬로 워크? 하면서 지나쳤는데 번역이 되었다. 13세.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을 위한 일종의 진로 가이드인데, 일단 소개되는 직업이 엄청나게 다양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를 실무적으로 가르쳐 준다.

이를테만 이런 식이다. 여행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직업은 없을까? 대답은 여행작가다. 그럼 어떻게 여행작가가 되느냐. 잡지를 통해 데뷔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하다. 그런데 무라카미 류는 다음에 이렇게 조언한다. 여행작가로 먹고 살려면 출판사 편집인들과 안면이 있어야 한다. 왜냐 잡지 원고료로는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행작가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려면 책의 인세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걸작이다. 이미 직업을 가진 나는 각 직업군 뒤에 실린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를 더 재미있게 읽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일을 해온 류의 경험이 녹아있는 각 직업에 대한 그의 조언이 꽤 적절하다.

2권이 나왔다. 분량이 500페이지가 넘는다. 모두 4권이나 어린이를 위한 세계사 중에서는 제일 방대하고 자세한 책이 될 것이다. 장장 2000페이지가 넘으지 지금까지 나온 해리포터 시리즈를 전부 합친 양 정도다. 저자인 수잔 바우어 교수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배워 대학에 진학했고, 자신의 자녀도 직접 가르치고 있다. 홈스쿨의 경험자라서 그런지 설명이 참 쉽고 재미있다. 충분히 깊이와 넓이가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마치 옛날이야기라도 듣는듯-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리고 딱딱한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신화나 전설, 민담 같은 것도 수록해 상식이 굉장히 풍부해진다.

물론, 책에 대해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왜 서양애들은 지들 역사에 '세계사'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일까? 서양역사도 뜯어보면 서유럽과 미국의 역사뿐이다. 그나마 유럽에서도 못사는 이베리아 반도나 동유럽, 그리고 주류에 끼어들지 못하고 저홀로 잘하는 피요르드 해안의 나라들의 역사는 나오지도 않는다. -_- 그것은 이 책만의 과실은 아니다. 우리의 세계사 교과서 속에서도 들어있지 않으니 이 책만 그 죄를 묻는다면 그야말로 이 책에게는 억울한 일일 것이다. 뭐, 이렇게 궁시렁거리긴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참 좋아한다. 어른인 내가 봐도 이만큼 잘 쓴 세계사는 드물다.

외국에서는 그림책이 베스트나 스테디셀러가 되면 파생상품이 참 많이 나온다. 사계절에서 나온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의 특별한정 아이템이다. 미니북과 똥을 머리에 얹은 두더지 인형. 가물거리는 기억에 이 그림책 출간 10주년 기념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 다시 우리나라에 나오게 되었다.

인형 자체의 품질이 훌륭하다. 어설픈 중국산이 판을 치는 지금 이 두더지 인형은 특별주문생산된 제품으로 안전성 문제 때문에 단 한 곳의 인형공장에서 꼼꼼하게 만들어낸다. 쥐었을 때 촉감도 좋고, 더러워져도 빨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또, 미니북도 활용도가 높다. 어디든 들고나닐 수 있는 사이즈고, 아이들이 보기에는 미니북이 더 편하니까. 내게 조카가 있다면 어린이날 선물로 꼭 주고 싶다.

E.B 화이트의 책은 미국 아이들은 자라면서 한 권 이상 읽을 이른바 국민 동화책이다. 이 <스튜어트 리틀>을 비롯해, <샬롯의 거미줄>, <백조의 트럼펫>의 대표적인 작품. <스튜어트 리틀>은 동명 영화로 먼저 한국에 알려졌다.

원작은 영화보다 더 과격하다. 영화에서는 리틀 부부가 고아원에서 스튜어트 리틀을 입양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원작에서는 리틀 부부가 5cm짜리 쥐를 낳는 것으로 되어 있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쥐를 낳다니... 하지만 이 부부는 태연하다. 스튜어트가 작은 몸으로 이런저런 모험을 하는 이야기인데, 끝부분이 조금 허망하다는 느낌. 뭔가 맺어지거나 정리되는 결론이 아니어서 그런가 보다. 동화는 결말이 주로 닫혀있는 편인데 이 동화는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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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과 청소년들을 위한 <아라비안나이트>입니다. 무엇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그린 신일숙 씨가 그렸다는 것이 눈에 띄네요. 작가마다 맞는 분위기가 있는데 역시 신일숙 씨는 중동의 은밀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가 그림풍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아라비안나이트>는 모두 열권으로 나올 시리즈인데요, 순정만화 특유의 감상적인 인물처리와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가 볼만합니다.

신일숙 씨의 그림도 그림이지만, <아라비안나이트>는 천년의 세월을 살아남은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한 이야기 다른 이야기가 열리고, 그 이야기에서 또다른 이야기가 시작되고 차례로 하나씩 닫히는 다층적 액자구조, 양파와 비슷한 이야기가 매력적이지요. 이야기 속에는 또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 속에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가 끝없는 연쇄고리를 이루지요. 원작이 워낙 재미있고, 원작에 충실하게 스토리를 끌어가다 보니, 신일숙 특유의 운명에 저항하는 드라마틱한 사건과 인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죽기 전에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꼽히는 <아라비안나이트>를 만화로 접하는 것이 무척 신선합니다. PS.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알라딘'의 이야기는 원래 <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생 <아라비안나이트>를 연구한 프랑스 학자가 창작해서 책 속에 끼워넣었다고 하는군요.

패러디는 이제 문학이나 동화에서 고유한 영역을 점하고 있는 듯 합니다. 특히, 오늘날의 가치관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전래동화, 민담의 경우 그림책과 동화로 수없이 패러디되고 있지요. 이 중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공주 이야기를 패러디한 <종이봉지공주>가 있지요. 이 책은 오랫만에 나온 국내 패러디물입니다. '인어 공주'. '흥부전', '아기돼지 삼형제', '단군신화'까지 국내외의 이야기를 가리지 않고, 널리 알려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이야기들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요. 예를 들어, 인어 공주와 왕자가 사실 외모가 이상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놀부의 입장에서 볼 때는 흥부는 구제불능의 게으름뱅이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늘 성급하게 동굴을 박차고 나간 호랑이를 비난하는 '단군신화'는 어떤가요? 호랑이도 분명히 할 이야기가 있을 겁니다. 사실, 단군 신화에서 환웅이 냈던 시험 문제는 호랑이에게는 너무 불리한 것이었고, 환웅 역시 시험관으로서 객관성을 지키지 못했지요. 이 동화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2학년이 읽으면 좋은 분량이고, 이야기 자체도 가볍고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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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보아도 '아 이건 누구 작품이다'라고 알아챌 수 있는 작가가 몇 명 있습니다. 이 그림책의 작가 심스 태백도 그런 작가 중의 한 사람이죠. 이번 그림책은 마더 구스와 같은 너서리 리듬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는데요. 처음부터 끝까지 놀이라도 하듯이 책을 읽을 수 있답니다. 아이들이 부르는 많은 노래가 별다른 의미가 없듯이 '잭이 지은 집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노래도 별다른 의미가 없이 여러명의 주인공이 순차적으로 등장해 유쾌한 소동을 벌이지요.

심스 태백은 칼데콧 상을 받은 <요셉의 낡은 오버코트가...> 에서 보여준 독특한 그림을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특히, 이 그림책은 심스 태백의 장난스러운 개성이 페이지마다 펼쳐집니다. 이 그림책은 그림을 그린 심스 태백만큼이나 번역자와 디자이너의 노고가 돋보입니다. 이 책의 경우 그림과 글의 경우가 모호하거든요. 글자 역시 그래픽적인 효과가 충실하기 때문에 본문의 텍스트를 어떤 글씨체로 옮겨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을 겁니다. 또, 본문 번역은 어떻구요. 원래 이런 전래적인 민요는 자국의 민속색을 강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타국 사람들은 그 리듬과 분위기를 잘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렇지만, 이 책의 경우 재미있는 우리말 리듬으로 노래의 흥겹고 유쾌한 분위기를 잘 살려내,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으로 되살려냈습니다. 특히 꼼꼼히 볼 것을 권하는 그림책입니다. 책 뒷면에 빼곡하게 씌여진 글씨도 놓치지 말고 보세요. 배꼽이 빠집니다.

케네스 C. 데이비스는 'Don't Know Much About'  시리즈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역사, 지리에 이어 이번에는 우주에 대한 상식을 실었는데요, 이전에 나온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지리 이야기>를 읽으셨다면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금방 감이 올 것입니다. 케네스 데이비스는 무엇보다 유치하지 않게 지식을 풀어 설명합니다. 어린이책이 시시해지기 시작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과 중학교 학생의 눈높이에 딱 맞는 책이고요, 한국어판의 경우 책의 분위기와 잘맞는 만화식 삽화를 넣어서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런 식의 책은 참 소개하는 것이 힘들지요. 어떻게 재미있게 상식을 가르쳐주는지를 보여주기 힘드니까요. <울퉁하고 불퉁한 우주 이야기>는 적당히 재미있으면서도 학습적인 면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책읽기가 버겁고 우주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재미없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아이들이 보기에 딱 좋은 책이지요. 케네스 데이비스가 아이들에게 흥미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주변을 공략하면서 핵심을 찌르는 어법입니다. 처음부터 스트레이트하게 지식을 가르쳐주면 누구든 지루함을 느낄 것입니다. 과학에 사명감을 가진 아이가 아니고서야 말입니다. 이 책은 먼저 아이들엑 눈이 반짝 뜨일 것 같은 사실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최초로 별을 관찰한 사람은 누구일까?' 별은 어떤 것이고 관측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면 다들 눈꺼풀이 무겁겠지만 이런 단편적인 퀴즈 상식은 궁금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애둘러 가르쳐주면서 천문관측의 역사를 다 파악하게 하지요.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1993년입니다. 꽤 오래되었지요. 거의 10년 전에 이 정도 수준의 백과사전이 나왔다는 것은 꽤 놀라운 이야깁니다. 그때 10권으로 나왔다가 품절되었고, 이번에 개정판을 냈습니다. 10권 중에서 4권밖에 나오지 않은 점이 너무 아쉽네요. <살아있는 우주>, <재미있는 미술 여행>, <나무와 숲>, <물, 샘에서 큰 바다까지> 가 이번에 나온 책입니다. 이 백과사전은 일단 책을 낸 곳이 너무도 유명한 갈리마르입니다. 이미 책을 낸 출판사 이름만으로도 어느 정도 믿음이 가지요. 그리고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큼 책안은 독특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습니다.

책은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읽고, 실습하고, 생각하고, 만지고 놀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자료를 찾는 것으로만 이용하던 백과사전에서 탈피해, 능동적으로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온갖 장치가 책 속에 가득합니다. 회전판, 팝업, 스티커 붙이기, 뜯어 붙이기와 같이 책 자체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요. 직접 만져보고 대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책을 꾸몄습니다. 제가 특히 놀란 것은 나무의 표면처럼 인쇄한 두꺼운 페이지였습니다. 올록볼록하게 인쇄가 되어 있어서 직접 만지면서 나무의 촉감을 느낄 수 있지요. 또, 파피루스를 알려주는 페이지에는 진짜 파피루스가 책에 붙어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차례 활용해도 책 자체게 훼손되지 않도록 특수제본된 스프링북이고요. 거의 모든 페이지를 UV 코팅을 했습니다. 정말 그림과 사진이 선명하면서도 눈이 부시지 않더라구요. 거기다 우리나라에 관련된 내용을 따로 삽입해서 활용도를 더 높혔답니다. 초등학교 중학년들에게 여러가지 체험을 경험하고 여러 분야에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데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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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도 적절하고, 내용도 굉장히 유쾌합니다. 바람의아이들에서 나온 책은 특이하게도 삽화가 적습니다. 사실 요즘 어린이 책에는 삽화가 너무 과잉인 경우가 많지요. 삽화가 많이 들어간 책이 고급스럽긴 하지만 문자라는 추상적 개념의 세계로 들어가야 하는 초등학교 중학년이나 고학년 아이의 경우 독서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독서흐름을 깨고 문자를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죠. 같은 시리즈의 책들도 그러했지만, 이번 책은 삽화가 특히 마음에 듭니다. 자기 존재를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든든하게 제 할일을 한다고 할까요? 이 책은 장난꾸러기 4명의 시골 아이들이 가짜 고래 벽화를 그리면서 벌어지는 마을의 소동을 담았습니다. 아이들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꼬투리를 잡자면 아이들의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햄릿, 돈키호테, 제갈공명, 화가... 가 이 아이들의 별명인데 요즘 아이들이 과연 자기 친구들에게 햄릿이나 돈키호테 같은 별명을 붙일까요? 사실, 햄릿이나 돈키호테가 누군지는 알까요? 이런 별명이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방해하지 않을가 조금 걱정이 됩니다.

그림책에 대한 글을 쓰다보면 아무래도 그림에 대해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밖에는 하지 못합니다. 색상이 어떻다, 데생이 어떻다 느낌이 어떻다와 같은 일종의 인상주의 비평에 머물게 되지요. 저 역시, 그림에 대해서는 일단 개념이나 어휘에서 막히게 되지요. 이 책은 그림을 전공하고 그림을 그려온 화가의 입장에서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읽으면서, 아 그래 이 그림은 이렇게 평하는구나, 이 그림이 왜 좋은지를 설명하지 못해 안타깝고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해지더군요. 물론 이야기가 전문적이라 쉽게 읽히진 않지만,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 그림책의 그림에 대해 좀더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국내에 출간된 책 뿐만 아니라 아직 출판되지 않은, 그리고 앞으로 출간될 일이 요원할 것 같은 해외의 멋진 그림책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답니다. 다만, 국내 그림책에 대한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읽어보시고 판단을 내리세요.

아. 너무도 사랑스러워요. 각 콩들의 얼마나 오밀조밀하게 귀여운지 그림을 보는 순간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까만 크레파스>를 그린 작가가 그린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3권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월말에 같은 시리즈의 책이 또 나온다고 해서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유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을 참 유쾌하게 해소시켜주거든요. 이 <누에콩과 콩알 친구들>의 중심 줄거리는 항상 자기 침대가 최고라고 뻐기던 누에콩이 자기보다 더 좋은 침대를 가진 강낭콩 형제들과 대결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 대결은 대결이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뭉쳐서 위기를 넘기지요. 아이들에게 서로를 인정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합니다. 침대(사실 콩깍지입니다)의 우열을 가리는 대결에서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그 결론으로 넘가는 과정이 저는 참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제가 어린이가 아닌데도 말이지요.) 이런 교훈적인 요소가 강하게 들어있지만 책 자체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나카야 미와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도책만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있을까요. 저도 어렸을 때 지리과부도를 펴놓고 각 나라의 수도를 외우던 기억이 납니다. <나의 첫 세계여행>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호야와 곰곰이의 세계지도여행>보다는 쉬운 책으로,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과 아직 글씨책 읽기가 버거운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참 좋습니다. 이 책이 특이한 점은 기름종이(트레이싱 페이퍼)를 사용해서 지리적인 부분은 트레이싱 페이퍼에, 식생이나 문화유적과 같은 것은 아래에 있는 종이에 인쇄한 점입니다. 3가지로 활용이 가능한 구성이죠. 먼저 기름종이에 그려진 국경선과 국가 이름을 보고, 기름종이를 넘기면 해당 대륙의 중요한 부분이 그림으로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는 사막이나 강, 호수의 위치, 그리고 각 지역에 사는 특이한 동물과 식물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지요. 그리고 기름종이에 겹쳐서 보면 그 두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답니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사회.문화적인 부분을 잘 정리했고, 옛날과 오늘날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선'을 견지하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이 책에서는 북아메리카 대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북아메리카 대륙에는 23개의 나라가 있어요. 그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는 아주 잘살지만, 그 밖에 나라는 대부분 가난해요.". 북아메리카를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간결하면서도 쉬운 설명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은 혼자 읽어도 좋지만 엄마와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습니다. 엄마가 알고 있는 지리나 역사, 문화 상식을 이야기할 수 있고, 아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제3세계의 문제, 기아와 가난의 문제, 부의 편중 문제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그야말로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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