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니니 이번에 4,5 권이 함께 나온거 아세요??!!!
문진이랑 코스터는 안 받았어요. 그래도 와니니 여권은 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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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8-25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권 탐나네요!!!@.@

유부만두 2022-08-25 17:57   좋아요 1 | URL
와니니를 구비하세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다고 극찬을 들으면서 시작했는데 처음 150쪽 정도까지 사람들이 우루루 나와서 저마다의 삶을 던져놓는 통에 정신 사납다. 첫 사람이 킬러인게 으잉? 뽀인트.


3월 파리발 뉴욕행 에어 프랑스. 비행중 난기류를 만나 고생을 했지만 비행기에 탄 사람들 모두 그럭저럭 땅위에 도착해 살아가고, 죽고, 앓고, 싸우고, 죽이고, 숨기고, 만나고, 헤어진다. 시간은 흘러 6월 초여름이 되었다. 그런데 3개월 전의 똑같은 그 비행기가 똑같은 승객 승무원을 태우고 나타난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1/3.


당황한 공항측은 미국방부에 연락하고 급히 이들을 공군 비행장에 따로 며칠간 수용, 검사한다. 과연 이들은 복제인간들인가? 프로그램인가? 아니면 악마의 농간인가? 중반부는 이를 둘러싼 종교 철학 과학 정치계의 논쟁...이라기엔 짧게 훑고 지나간다. (테드 창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얼핏 떠오른다.) 어렵더라도 더 막 파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어렵지도 않고 사람만 많아 어수선하고 가늠할 만한 해법(도 아닌 것들)만 나열된다. (아, 매트릭스 영화나 다시 볼까) 


고민 끝에 이들을 3개월 앞서 도착한 다른 버전들과 만나게 한다. Bizzaro World. 모든 생체기록과 기억은 3개월 차이만 두고 동일한 사람들. 이들은 과연 어떻게 이 분리, 혹은 기적을 수용할 것인가. 이 시간차에 생기는 엇갈리는 인간 관계는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이게 소설의 후반부다. 


기대보다는 재미가 덜했다. 딱 예상 만큼의 일이 벌어진다. 미국 대통령은 에어 프랑스 기체의 변이를 둘러싼 국제적 위기에 중국 주석에게 먼저 연락하고, 중국은 역시나 말하지 않는 꿍꿍이가 있고, 킬러는 죽이고, 병은 피할 수 없으며, 미친놈은 어린이를 학대하며, 아저씨 작가는 자기 세대와 지식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술 이야기 많이 나오고 야한 장면도 있고 뭐 작가가 팔아보겠다고 결심한 티가 났다. 더해서 아포리즘이 많고 여러 책과 작가들이 언급된다 (존 쿳시, 말라르메, 알프레드 자리 등) 그런데 사람들의 고민, 이별, 화해의 계기는 임신, 아이, 사랑이다. 아저씨 작가의 고집인지 로망인지. 그나마 프랑스 작가라 결혼식이나 환갑잔치가 없어서 K드라마와는 구별이 된다. 


공쿠르상 대상이라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만큼 적당히 현학적이며 꽤 시시하다. 그나마 킬러가 여러 번 출연해서 썰고 찌르고, 더해서 미친 개독교도 나와 테러하는 장면 말고는 소설 속에 등장한 작가(자신의 아노말리 분신?) 만큼이나 밋밋하다. 사건 수습도 얼렁뚱땅이라 빈틈이 많이 보인다. 그냥 다 신분세탁에 이주 시켜줌. 땅 큰 나라 미국 만세입니까. 붕괴되는 사람이 안 보여서 좀 실망이다. 쌈박질을 쌈박하게 해보란 말야. 유럽 미국에서 많이 팔려 읽혔다는데 코로나 시국의 봉쇄 상황 덕이리라. 작가의 운이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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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24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누군가에겐 운빨이 되어주기도 하는군요. 저 이 책 평이 좋아 궁금했는데 만두님 시원시원한 리뷰 👍

유부만두 2022-08-25 17:57   좋아요 1 | URL
평이 다들 좋아서 기대치가 높았어요. 그러다 읽어서 그런가, ... 설정 말고는 딱히 매력적이지 않더라고요.

바람돌이 2022-08-24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기 설정으로는 진짜 독특할거 같던데 음.... 그렇단 말이지요. ㅎㅎ

유부만두 2022-08-25 17:58   좋아요 2 | URL
그쵸. 설정이 멋지잖아요.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너무 오올드 하더라고요. 하지만 바람돌이님께서 읽으신다면 다른 재미를 발결하실지도 몰라요.
 

OS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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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식 구성인 이 소설은 실제 인물의 '원고'라고, 실제 이야기라 무섭고 슬프다고 너스레를 떨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한다. 챕터도 0이라고 되어있으니 진짜 이야기는 아직이다. 그리고 챕터1에서 다른 '나'가 나오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그러니까 이 소설에는 두 명의 '나'가 있다. 원고 속의 '나'와 더 큰 틀의 '나'. 프랑켄슈타인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헨리 제임스 소설은 더 꼬여서 진짜 사건은 독자로 부터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원고의 나와 그 원고를 전하는 소설의 나 사이에도 단계가 여럿이다. 


1.원고 '나'

2. 원고 저자와 더글라스의 만남과 원고 전달 

3. 더글라스의 원고 낭독

4. 소설 큰 틀의 화자 '나'는 원고 낭독 듣고 원고 건네 받음

5. 세월이 흐른 후 더글라스가 병사함 

6. 소설 큰 틀의 화자 '나'가 정확한 복사본 제작

7. 독자가 전후사정과 함께 묶은 원고 복사본을 읽음  


 갓 스무살이 된 원고 저자, 여성 '나'는 시골 외딴 저택에서 두 어린이 (열 살 마일스와 더 어린 여자 아이 플로라)를 맡는 가정 교사가 된다. 자신을 고용한 남성, 런던에 거주하는 매력적인 독신남은 자신을 귀찮게 말라며 고액 임금과 함께 전권을 위임한다. 가난한 목사의 세째딸 '나'는 경력도 없이 덜컥 이 일을 맡았고 극한 긴장감에 짓눌린다. 유월 초여름, 저택에서 여러 인물들과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기대에서 빗나가는 아이들의 행동에 맞닥뜨린다. 더하기 유령.


마침내 

붕괴하는 '나'와 아이들.

어쩌면 애초에 망가져 있던 저택과 아이들, 그 상황에 무력하게 던져진 가정교사. 


마일스와 퀸트라는 거친 사나이 사이에, 마일스와 이 가정교사 사이에, 퀸트와 전직 가정교사 사이의 이야기가 얽히며 (더해서 마일스의 교우관계) 어린이를 정서적 (그리고 아마도 성적으로) 학대하는 상황이 암시된다. 마지막에 멈춰버린 심장의 고동은 이 비극의 마침표일까.


하지만 다시 챕터0으로 돌아오면 애초에 이 원고를 들고 오는 인물인 더글러스가 의아하다. 그는 이 원고가 자신보다 열살 위 여성, 자신의 여동생의 가정교사가 쓴 글이라고 했다. 마일스와 겹치는 프로필이다. 마일스네 비극이 끝나고도 이 여성은 버젓이 다른 어린이를 맡아서 가르쳤다는걸까. 분명히 더글러스와 이 여성은 가까운 관계가 되었고, (마일스가 '나는 나와 같은 사람을 원해요'라는 말로 계급차이를 드러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원고를 그에게 넘기고 그녀는 '죽었다'. 


그리고 다시 이 원고를 친구인 소설 큰 틀의 '나'에게 넘기고 더글러스도 시간이 흐른 후에 죽는다. 


끝까지 모르겠는 사람속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겹으로 싸고 접고 묶어서 우리 앞에 놓은 헨리 제임스. 더해서 우리글 번역본의 파파고 문장이 독자의 독서와 몰입을 방해하며 이야기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나는 한겹 더 접은 영화 버전으로도 만났다. 



다행히 이 영화에는 더글라스나 그 친구 '나'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90년대로 설정된 시기의 가정교사는 케이트라는 이름이 있고 그녀에겐 저택 바깥에 멀쩡한 친구도 있다. 하지만 아주 안 멀쩡하게 부서진 정신 상태의 엄마도 있다. 영화의 마일스는 중학3년생 쯤으로 보이는 소년이라 케이트와의 사이에 생기는 긴장감이 더 명확히 보인다. 말이나 행동뿐 아니라 체격으로도 케이트를 누를 수 있을 것만 같다. 케이트는 저택의 비밀을 파헤치는 탐정이 되고 저택에서 아이들을 구출해 내는 (혼자만의) 임무를 가지고 분투하지만 우선 자기 자신 부터 구해야한다. 저택을 나가도 엄마가 있는 세상에서 케이트가 갈 곳은 많지 않다. 택시처럼 보이는 그녀의 노란 자동차는 눈에 확 띄어서 숨을 수도 없고 그녀를 어디 멀리로 데려가기엔 너무 낡았다.


영화는 케이트와 저택을 케이트 엄마의 그림 속으로, 수영장을 닮은 작업실 속으로, 저택 옆의 인공 호수 속으로 여러 겹의 물 이미지에 담가 놓았다. 나사를 더 여러번 돌려 놓아서 풀기가 어렵다. 


잠깐, 그러니까 영화나 소설의 마지막이 어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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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24 1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이 책 안읽었는데 민음사 번역은 별로라고 하셨죠? 다른 출판사 번역 봐야겠어요.

유부만두 2022-08-24 11:39   좋아요 1 | URL
네. 민음 번역이 엄청나요. 어쩜 우리 말 문장을 이렇게 해놨지, 싶었어요.

mini74 2022-08-24 1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민음사로 읽은...그래서 나사가 풀리질 않았나봐요. ㅎㅎ

Falstaff 2022-08-24 12:32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제 경우엔 이걸 벤자민 브리튼이 작곡한 같은 제목의 오페라로 처음 만났는데, 대본만 읽고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어서 책을 읽었다가.... 다 읽자마자 책을 하늘 높이 들었다가 있는 힘껏 내 팽개쳤다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역시 민음사 전집으로 읽었습죠.

유부만두 2022-08-24 14:29   좋아요 2 | URL
미니님// ㅎㅎㅎ 나사를 너무 많이 회전시켜 놨어요. ㅎㅎㅎㅎ

골드문트님// 전 이번 번역처럼 문장을 공들인 건 또 드물다고 생각해요. 어쩜 이리 기괴한 - 기괴한 소설의 분위기를 더하려는 책략일지도 - 우리말 문장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전 내팽개치진 않았어요. (패대기친 책은 역시나 민음사의 파리대왕 입니다)

Falstaff 2022-08-24 20:10   좋아요 1 | URL
ㅎㅎㅎ 번역에 관한 이유 때문에 팽개친 건 전혀 아닙니다.
여태까지 독서력이 몇 년인데 작품의 맥을 잡지 못하는지, 도무지 (무려 헨리 제임스가 만든 이야기의) 내용을 감도 잡지 못해 헤매는지 허탈해서 그랬습지요.
설마 진짜로 귀신 이야기가 나올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22-08-25 17:59   좋아요 1 | URL
골드문트님// 무려 헨리 제임스가 쓴 무려 고딕 소설이잖아요. 심령현상이나 유령은 필수 아이템 아닐까요? ^^

페넬로페 2022-08-24 1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공유하신 연극 예매했어요.
마침 딸아이가 이번에 명동예술극장에서 스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든요~~
이 책도 다른 출판사 버전으로 읽어보려고 해요^^

유부만두 2022-08-24 14:31   좋아요 2 | URL
어머나! 따님이 마침 그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군요. 대견해요.

헨리 제임스의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미뤄뒀다가 이번에 읽었는데 과연 클래식하네요. 큰 기대는 마시고 주인공 여성의 심리와 긴장감을 따라가시면 좋을듯 합니다. ^^

앨리스 관람 하시고 감상 나눠주세요. ~

scott 2022-08-28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편집자가 한글을 모르던가
번역자가 학생들 숙제로 내준것 같습니다

책이 품절 될때 까지
오역을 고칠 생각이 없는 것 같음요 ㅎㅎㅎ


psyche 2022-08-31 0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뭔 소리지 했던 게 내 탓만은 아니었네.
 

https://www.ntck.or.kr/ko/performance/info/257081?twclid=24lq07f5082jcj46101q8tdkvr
공연소개 |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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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21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 수잔 손택의 이 책이 도서관에 있나부터 검색! 다행히 제가 가는 도서관에 있어요. ^^

유부만두 2022-08-24 08:04   좋아요 1 | URL
저도 찾아보려고요. ^^
연극은 보고 싶은데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어요.

햇살과함께 2022-08-21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9월에 보려고 예매했어요^^ 난해할 것 같지만요..

유부만두 2022-08-24 08:05   좋아요 1 | URL
햇살님 연극 관람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보고 싶지만 힘들 것 같고요.

햇살과함께 2022-08-24 09:45   좋아요 1 | URL
아. 아쉽네요. 저도 일정상 막공 예약해서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한줄평이라도 후기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