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사서 초반을 조금 읽다 둔 걸 꺼내서 마저 읽었다. 젊잖다. 중고생 사춘기 격동기의 독자를 겨냥했다는데 호수처럼 고요하고 산새 소리 들리도록 평화롭다. 글은 단정하고 깨끗한데 그렇다고 고리타분하거나 틀에 박히지 않다. 멀리 보고 지금을 참아라, 라고 하는 대신 길게 보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고,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해준다. 틀에 박힌건가?

 

청소년 대상 도서라고 쉽고 가벼운 문장을 쓰는 대신 제대로 된 언어로 마음을 건네고 천천히 생각하게 도와준다. 이 책을 청소년들이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해서 완독하지 못하리라 예단하는 내가 꼰대다. 아이들은 독립하는 중이고, 성장하고 있다. 예전의 아기 시절 모습을 붙잡고 애틋해하는 엄마 아빠들이 문제다. 부모들도 좀 달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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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3-2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들 달래주는 책은 유부만두 님이 써줘요~~~~!!

유부만두 2018-03-29 19:09   좋아요 0 | URL
제 맘도 못달래는 바본데요?

단발머리 2018-03-2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부모들 달래주는 책은 유부만두님이 써 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유부만두 2018-03-29 19:09   좋아요 0 | URL
친구님들 왜이러시는지 몰라요. 몰라요. 저 좀 달래주시라요.

psyche 2018-03-3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여기서 조르면 되는 건가? ㅎㅎ 부모 달래주는 책 유부만두가 써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유부만두 2018-03-31 08:18   좋아요 0 | URL
언니는 내가 얼마나 징징대는 엄마인지 다 아시면서 .... 언니님이야말로 뭔가를 풀어내실 분 아니신가요? ^^
 

아플 때 먹어서 그런가 더 맛있다. 감기도 나은 것 같아. (그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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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3-29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엄마도 황도 많이 드셨는데...
여기도 기침 감기 그거 오래가요. 요즘.
황도보다 물 많이 마시세요.

유부만두 2018-03-29 09:01   좋아요 0 | URL
물 많이 마시고 황도 캔도 맛있게 먹었어요. 아, 기침 .. ㅜ ㅜ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레삭매냐 2018-04-0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복숭아 깡통 ~
집에 하나 남은 복숭아 깡통을 따야
하나 고민하게 만들어 주시네요.

유부만두 2018-04-01 20:57   좋아요 0 | URL
고민하시다니요?!?! 지금쯤 그 깡통을 여셨으리라고 믿습니다!
복숭아 깡통은 추억과 사랑이지요.
 

표지 속의 저 두 아이는 누굴까, 계속 생각한다. 저자의 의도대로 이야기의 첫부분, 우정의 시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나이 지긋한 할머니 작가 Ferrante를 상상한다.

 

죽으면 늙어야지, 혹은 믿지고 하는 장사, ...옆에 '할 말을 다 하지 않았다' 라는 뻔한 문장을 적어보겠다. 되풀이하고 되새기고 덧붙이는 이야기로 책은 몸집을 불리고 독자의 시간을 잡아먹고 독자의 상상력에 울타리를 두른다. 티나, 이야기에서 페란테는 나의 호감을 잃었다. 이런 식의 '장기말 취급'은 잔인하고 싫다. (허걱 놀라고 화가 치솟는다.)

 

어쩌면, 이라는 내 상상은 이 모든 이야기가 릴라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었는데, 그랬는지도 모르지. 처음부터 둘이었을까? 혼자였을지도 모르지. 셋 아니면 넷이었거나. 하지만 이런 '진짜 이야기 찾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생을 이렇게 서술해낸다는 것, 폭력과 무지, 애증의 세월을 책으로 읽는 경험은 나도 모르게 내 어린시절과 이런저런 추억 혹은 웬수들을 불러냈다. 즐거웠고, 과했다. 레누, 이제 그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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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3-2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편부터 폭력성과 잔인함이 보여서 그만 읽기로 했어요.
그러고 났더니 이 책에 대한 글이 있어도 예전처럼 흔들리지 않네요~~~`.^^;;;

유부만두 2018-03-29 09:02   좋아요 0 | URL
네. 그냥 1권만 읽어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인생....그런데 어쩐지 비슷한 삶....
문학은 뭘까, 고민도 (조금) 했지요.

psyche 2018-03-28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즈의 초반의 책들만 좋다는 걸로 이해하면 될까요?

유부만두 2018-03-29 09:03   좋아요 0 | URL
네 1권은 정말 재밌게 읽었거든요. (제가 폭력성에 라로님보다 둔해서;;;;)
그런데 각 권이 끝날 때 감질나게 해놔서 다음권을 보게 만들어요.
하지만 4권은 정말 과하다...싶었어요. 누가 말려도 읽고 싶으면 읽는거지만요. 저처럼. ㅎㅎ
 

재밌습니다. 기침을 콜록 쿨럭 커어어억 하면서 쇼파에 앉아 동화책을 읽는 내 모습이 참 찌질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기침하느라 수고한 목을 위해 복숭아캔 대신 아이스크림 떡을 먹어줍니다. 아, 맛있지만 내가 알던 그 맛이 아니네. 감기 걸리면 이게 제일 속상합니다. 내 입맛을 돌려줘.

 

 

<고양이 가장의 기묘한 돈벌이1>은 부동산, 제조 유통업, 신분 도용 이야기입니다. 곰팡이도 많고 냄새도 나고 어두운 반지하 방 하나짜리 집에 메리랑 아빠랑 삽니다. 하나도 안 메리하고 그저 새드하고 글루미한 집. 고양이도 삽니다. 고양이는 이사오던 4년전에 이 집에 먼저 들어와 있었습니다. 어둡고 눅눅하고 음침...하지 않습니다. 그럴 틈을 주지 않아요. 아, 얘는 엄마가 없네, 얘는 가난하고 아빠도 철이 없네, 아빠가 회사 관두고 아이 부양을 포기하네? 노래도 못하는데 뭐 음유시인? 꼴깝. 고양이가 뭐 이래, 뻥이 심하네....라고 생각할 틈이 없어요. 지금 쓴 건 다 오늘 아침에 그래도 어른이라고 생각해서 쓴거구요. 막상 읽을 땐 그냥 막 등을 떠밀고 앞에서 약올리면서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정신이가 없어요. 그런데 이거 .... 맞다, 어딘지 '장화 신은 고양이' 생각도 나요. 사기쳐서 주인 신분상승 시켜주는 고양이. 그런데! 여기선 그 고양이가 혼자가 아님. 여우를 끌고 들어옴. 다행히 여우 호호씨는 메리랑 아빠의 간을 빼먹으러 들지는 않지만 혼을 빼먹을 지경을 만듭니다. 그럼 고양이 꽃님이는 (이름 센스 봐봐요. 을매나 웃겨. 이런게 바로 대조법? 극적이지요.) 누구 편일까요. 안알랴줌. 하하하 재밌어라. 아, 그런데 이야기 중간중간 세상을 비트는, 하지만 엄근진으로 빠지거나 교훈 날리는 촌스러운 일은 생기지 않아요. 그래도 나는 어른이니까 그런거 다 파악하고 열심히 읽었지요. 걱정 말아요. 재밌다고 정신 없이 읽으면서 빨래는 밀려도 (아니야, 나는 아파서 투병중인거야, 콜록 콜록) 책 속에서 이런 저런 의미들 다 알아서 챙겨 먹고 있어요. 아 그런데 이 책은 은근 스릴러 호러 요소도 있다요? 우리 전통 귀신이야기도 떠오르게 하고요. 그것도 알랴드리기 귀찮음. 뭣보다 일단 책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뭐....그런거 아니겠냐는 의식의 흐름이 생깁니다. 자, 나는 이제 2권 읽으러 가야겟....콜록 쿨럭 .... 아파도 괜찮아요. 왜냐?! 내게는 꽃님이 시리즈 1,2,3권이 다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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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3-2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 걸려서 아픈데도 열심히 책 읽고 쓰는 유부만두. 감기야 뚝 떨어져랏!

유부만두 2018-03-28 07:57   좋아요 0 | URL
열이 없고 기침만 나서 우습게 봤는데...아이고...이번 감기 길게 가네요. ㅜ ㅜ
 

삼청동에 지점 연다고 소문만 소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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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3-27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연다고.. 오보라고 했다지만 열어주면 좋겠어요^^

유부만두 2018-03-27 08:44   좋아요 0 | URL
아..오보였군요. 아쉬워요.

psyche 2018-03-27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블루 바틀 커피 못 마셔봤어.ㅜㅜ 다음번 엘에이 갔을때 꼭 마셔야지

유부만두 2018-03-27 08:45   좋아요 0 | URL
저도 뭔 맛인지 궁금해요. 그런데 산미가 강하다고들 하더라구요. 언니의 맛평가는 어떨까?

psyche 2018-03-27 15:14   좋아요 0 | URL
난 산미 강한 맛은 싫어하는데.... 기대를 살짝 접고 마셔봐야겠다

다락방 2018-03-2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저는 얼마전에 친구가 미국에서 보내줘서 마셔봤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으쓱)

유부만두 2018-03-27 08:4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 전 마셔본 사람이 친구입니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