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는 어제 제 가방에 도시락과 언어전달장을 거꾸로 토하게 해서 꺼내더니 과자 한봉지와 음료수를 애지중지 넣는다. "기차 여행"을 간단다. 늦게 자는 것에 재미를 붙인 놈인데 오늘따라 엄마의 자란 소리에 예쁘게 잠을 청한다.

아침, 피곤함으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사이. 녀석은 이것저것 설레발을 치는 것이 부산스럽다. 출발 준비가 완료되었는지. 아침도 냉큼 챙겨먹었다.  부시시한 눈으로 "해민이는 소풍가서 좋겠다"고 하니, 용어를 정정해준다. "소풍이 아니라 기. 차. 여. 행!!"이란다.

아마 지금 쯤 그녀석은 말대로 기차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한 움큼 커서, 설레였던 마음. 먹던 과자 맛과 먹을 거리, 볼 거리, 느낀 꺼리들을 기억해낼 것이다. 학교 들어가기 전. 부서지는 햇살 속에 가을을 만끽하고, 그 포만감을 기억해낼지도 모른다. 


학교 가기 전, 작은 골목도, 작은 밭도, 작은 집도, 작은 길도 모두 컸다. 마음에 집어 넣을 정도로 모든 사물은 새로웠고, 신기했다. 풀 한포기도 느낌이 또렷했다. 작아져야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 작은 놈은 차창가로 비치는 논도 평야도, 햇살도 신기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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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8-2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계사, 좋아하는 절 중의 하나랍니다. 화엄사의 웅장함과는 달리, 어딘지 포근한 할머니 품 속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사진, 정말 좋은데요!

여울 2006-08-22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미하지는 못했지만, 무척 다정한 느낌이었습니다. hnine님 잘 지내시죠. ㅎㅎ

파란여우 2006-08-2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물 380호인 아담한 부도가 빠졌으므로 무효!^^

여울 2006-08-2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하셈!!! 새벽처럼 다녀왔다구요. 함 봐주시면 안될까요~.
무척 무덥습니다. 더위 조심하셔요. 파아란여우님.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어미 품을 떠나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살게 된 새끼 개의 일생. 그러나 작가는 그 짧은 이야기 속에서 한 생명을 사랑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형식과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진지하게 묻는다. 상대방이 개라는 이유로,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음 내키는대로 사랑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통'과 '관계맺기'라는 어려운 주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잘 풀어냈다. 마음 깊이 파고드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에 그림을 그렸던 일러스트레이터 유동훈의 판화 그림도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연작 형식을 띄고 있는 <어미 개>와 함께 읽어도 좋겠다.
060701  주문한 여러책 가운데 유니가 좋아할 것 같은 예쁜 강아지 책을 고르다. 읽어주는 내내 애틋한 표정과 관심을 보인다.  느낌 몇마디 물어보고, 표지글을 읽어보라 한다. 어구 사이의 끊어읽기가 부족하다.  단어하나하나 들어오지 않은 듯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낫다.  어려운 어휘들이 간간이 있어 걸린다.


<달님은 알지요>를 쓴 김향이의 단편 동화집. 초등학교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 4편이 실려 있다. 풀, 소나무, 돌멩이, 비둘기 등을 주인공으로 항상 앞만 바라보고 있어 몰랐던 아래와 옆, 뒤의 이야기들이 사랑스럽게 펼쳐진다. 나직나직 흘러가는 이야기처럼 삽화도 조용히 흘러간다.

4편의 동화는 모두 '깨달음'을 담고 있다. 이름없는 풀이라 서러워했던 쇠무릎은 자신이 아픈 사람을 고칠 수 있는 소중한 약초임을 깨닫고, 비둘기 구구는 자유를 얻기 위해선 고통과 인내가 뒤따름을 깨닫고, 깜장돌은 자신이 두루두루 쓰일 수 있는 귀한 돌임을 깨닫는다

060702 짧은 글을 고르려 한다.  이야기 4편이 들어있는 글. <깜장돌>이 나을 것 같았는데, 읽기 교과서에 있는 <구구>에 관심을 보인다. 줄거리는 앍고 있으나 수업중 다른 일로 듣지 못했다 한다. 교과서는 원문에서 축약된 것이다. 다른 점들에 귀를 기울여 관심을 나눈다.  연실에 발가락이 잘렸으나 교과서는 묶인 것으로, 흰비둘기가 등장하나 줄거리 요약으로 생략된 점. 그림이 더 좋다. 따로 책을 보관하게 하고, 다음에 항상 볼 수 있도록 환기시켜 공유의 폭을 늘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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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01

분열.대립.갈등.중상모략 - 4.19후, 80년 '서울의 봄'이후....민족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대립.분열...

이 생각나던 중 <대화> 234-235쪽에서 이영희선생님의 견해를 듣는다.

 

나는 정치 전문가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정치행태가 이조 500년의 역사가 보여주는 수많은 사화.당쟁.분당.족벌 정치의 퇴행적 형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나는 수백 년에 걸쳐 반복되는 이런 현상을 보면서, 어쩌면 이것이 조선인의 민족성을 형성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뿌리칠 수가 없어. 냉정하게 제3자적인 시각으로 현대까지의 우리 민족사를 볼 때, 이런 달갑지 않은 요소가 '민족적 유전자'를 형성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를 품을 때가 있어요.

굳이 '민족심리학'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민족의 이 같은 특성은 프로이트적인 해석보다는 오히려 카를 융의 '집단적 생존의 역사적 유전론'으로 더 잘 이해될 것 같아....... 생물로서의 진화의 누적이 생물학적으로 계승되는 것과 같이, 개체의 문화사적 의식면에서 과거를 무의식중에 보전하고 있다는 거요.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 간절하지만, 너무도 정확하게 너무도 여러 번 되풀이되는 비극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든다구요.

 

노신이나 프란츠파농은 당시의 중국 인민대중의 무지.나태.우매.탐욕.교활.갈등.분열.약육강식 등등의 민족적 결점과 약점을 미화하거나 은폐하거나 합리화하거나, 심지어 정당화하는 따위의 값싼 '과잉 민족지상주의'를 거부해요. 그 모든 약점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그것을 중국 인민대중의 눈앞에 잔인하리만큼 적나라하게 던져 보여주었어. 노신이 의도하는 바는 그런 자신의 약점들을 인식하지 못학나 또는 인식한다 하더라도 민족적 편애심 때문에 인정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의 '자기기만적 허위의식'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거요.

부정의 부정을 통한 자기긍정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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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30-060701 참*  창립2주년기념식 및 모꼬지

따로 따로 이야길 나누었다. 생태, 통일, 노운, 과기노*, 그리고 한타 해고자 신**. 담날 아침 참터이야기까지-사무*장의 방향이 상황에 따라 변하고 있는 것, 현실에서 출발하지 못하는 것, 관계에 있어 문제점등을 제대로 인지 못하고 있는 점들.  단정적인 모습, 방향에 대해 아니다 싶은 생각들이 든다. 무엇일까? 그때그때 이슈를 만들어 움직이려는 성향때문일까? 되짚거나 진도나갈 일이나 차근차근한 맛이 없다. 약간의 위험스러움.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

심화시킬 일들, 무화시키는 언변들, 부문운동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단정 - 염홍철이 싫어 한나라당에게 투표했다는 것등. 조금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나타난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과도한 단정들. 현실화의 우려. 할 일들을 묶고 강조해내지 않으면 또 다시 산만해지며 방향을 못잡을까 우려스럽다.

* 주부회원들과 소통의 문제 * 자원활동학생들의 성과 평가 * 집중해야할 일 * 시민단체에 대한 피상적평가와 단정적 방향, 모두 문제를 담아오고 채우며 가는 일들이다. 활동의 폭을 줄이게 해야 되는가? 단정으로 인한 재편집 - 이슈와 방향던짐 - 일의 연속성이 떨어짐 등이 반복되는 고리이다. 활동력의 고리, 물꼬를 분산-다시 만들어야 한다.  앞만 보고 돌아볼 염두나 시간이 없고 바쁘다. 던지는 멧세지의 뜻의 이해를 자꾸 빗나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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