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는 단순히 하나의 무기체계가 아니다. 좁게는 한반도, 넓게는 유라시아 전역의 지정학을 좌우할 중대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전 세계를 또다시 냉전과 열전 사이에 두게 될 ‘21세기 철의 장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MD북한은 미국의 꽃놀이패가 되고 남한은 현금자동지급기(ATM)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4

 

부시 행정부의 MD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에 대한 집착을 다시 호출하고 말았다. 반대로 김정일 부자의 이들 무기에 대한 집착은 MD라는 괴물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MD와 북핵의 적대적 동반성장이다. 이 악연의 고리를 어떻게 끊느냐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의 관건이 될 것이다. 88

 

9.11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이로써 부시는 9.11 테러를 이용해 MD에 필요한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하나는 ABM조약이라는 제도적 제약에서 벗어난 것이고, 또 하나는 MD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린 것이며, 끝으로 악의 축국가들의 위협을 크게 부풀려 MD 구실을 거머쥔 것이었다. 100

 

MD라는 프리즘으로 보면, 미국-러시아-이란의 삼각관계는 북한-미국-중국과 삼각관계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미국이 유럽과 중동 MD 구축의 최대 명분으로 이란 위협을 내세우는 것처럼, 동아시아 MD의 최대 구실은 단연 북한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유럽 MD가 결국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것처럼, 중국도 동아시아 MD가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러시아는 이란 핵문제 해결을, 중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대단히 중시한다. 이를 이용해 미국은 때때로 러시아에게 이란 핵을, 중국에게 북핵 해결을 요구한다. 핵문제가 해결되면 MD를 그만둘 수 있다는 당근을 내밀면서 말이다. 117

 

북핵은 미중관계에서 세 가지 얼굴을 품고 있다. 첫째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협력적 목표이다. 둘째는 비핵화를 달성하는 방법을 둘러싼 갈등이다. 중국은 6자회담을 비롯한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지만, 미국은 제재와 압박을 선호하면서 중국의 동참을 요구한다. 셋째로 북핵은 미중관계에서 커튼과도 같다는 것이다....북핵이 해결된 이후에도 미국이 계속 MD를 추진하면, 미중관계는 정면충돌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북핵은 역설적으로 미중관계에서 완충적인 역할마저 하고 있다. 119

 

북핵과 MD의 적대적 동반성장이야말로 중국에겐 최악의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건 한국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한국이 중국과 평화적인 북핵 해결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133

 

부시 행정부는 중국을 노골적으로 전략적 경쟁자라고 지칭한 바 있고, 뒤이어 집권한 버락 오마바 행정부는 아시아로의 귀환을 선언했다. 미국의 재균형전략은 해공군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에 집중시키고, 기존 동맹관계를 전략동맹으로 재편하며, 인도 및 동남아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이 이를 미국의 대중봉쇄 및 포위 전략으로 간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152

 

30년 동안 국제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고 칭송받았던 ABM 조약은 부시행정부가 9.11테러를 틈타 파기함으로써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져버렸다. 그 자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 능력을 갖춘 미국의 방패 만들기와 이를 무력화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창만들기경쟁이 대신하고 있다. 특히 동북아에서 이러한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동북아 4강뿐만이 아니라 남북한까지 가세해 한미일 대 북중러 사이의 MD 갈등이 전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한때 북핵 문제가 5자를 결속시킨 사유였다면, 이제는 MD6자를 분열시키고 헤쳐 모이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174

 

한국 땅에도 트로이의 목마가 들어오고 있다.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방침 및 이와 연동된 MD가 바로 그것이다. 한미일 3국 정부와 보수적 전문가들은 이 목마가 한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 선물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고려할 때, 피상적으로 보면 선물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국익을 총체적으로 위협하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공산이 크다. 180

 

199910월 중국과 러시아는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MD는 국제사회로 하여금 단일한 생활양식, 가치관, 이데올로기 등을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단극체제를 강화할 것이며, 진영간의 군사적 대립을 확대 강화하고, 국제법을 권력정치로 대체하거나 무력에 더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30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MD구축의 최대 명분으로 내세웠을 때, 북한도 선제공격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문제 삼으면서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던 중대한 요인이다. 다행히 20059.19 공동성명, 20072.13합의 및 10.3 합의 등 6자회담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전쟁의 위기는 크게 줄었지만,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는한 한반도 전쟁 위기는 유령처럼 한반도 상공 위를 배회하게 될 것이다. 56

 

레이건의 전략방위구상이 소련과의 군비경쟁을 야기해 소련의 몰락을 촉진한 것과 마찬가지로 MD를 통한 북한과의 군비경쟁으로 북한이 붕괴되면 통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었던 미소관계와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남북관계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련의 붕괴가 미국의 사활적인 이해를 침해하지 않지만, 북한의 붕괴는 남북한 전체에게 감당하기 힘든 대혼란과 피해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58

 

MD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안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과 군축에 있다. 외부의 위협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공동의 군사적 대처를 골자로 하는 MD를 비롯한 군사동맹은 나와 타자의 안보를 제로섬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일방적 성격이 강하고, 군사력을 통한 억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힘의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61 이상 미사일방어체제 MD에서

 

낙관적인 시나리오만 꿈꾸는 것은 마치 앉아서 우리의 운명을 기다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저 수수방관한 채 모든 일이 잘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정신으로 한반도 평화의 당당한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표지

 

북한으로 하여금 절망적인 상황 , 6자회담에서 기대할 것도 없고 부시의 재선 가능성도 높은 상황-에서 위기를 고조시키는 선택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남한의 역할도 중요하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궁지에 몰린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에서도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면, 북한의 행동을 제어하기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한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경의선 동해선 연결 등 3대 경협사업을 꾸준히 진척시켜 남북경협을 공고화 제도화하는 데노력하는 한편, 특사 교환 등을 통해 대화 채널을 확보하고 군사 안보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40

 

대만의 독립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대만과 한반도를 놓고 맞바꾸기식 거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시에 북한의 붕괴시 중국의 직접적인 우려사항, 즉 대량 난민의 중국 유입 문제와 주한미군의 북상과 관련해서, 미국은 난민 수용소 건설 등 경제적 비용을 부담하고 주한미군을 38선 이북에 주둔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중국에 해줄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이 이러한 뒷거래를 하면 한반도의 운명은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66

 

김대중 정부 때의 남북정상회담 역시 북미 간에 미사일 문제가 있었을 때 성사되었다는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핵문제와 마찬가지로 미사일 문제 역시 북미관계에서 파생된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미사일 문제로 줄다리기가 한창일 때, 20006월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미관계 활성화도 촉진시킨 매개체였다. 이는 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핵문제에 종속시킬 것이 아니라,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독립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79  이상 한반도 시나리오에서

 

볕뉘,

 

1. 21세기 철의 장막이 이미 쳐져 있다. 동아시아 대륙은 급변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위정자들은 정세를 읽으려 하지도 않는다. 120년전과 똑같다고만 하지 무엇이 그 국면인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어쩌면 무지와 몽매를 안고 사는 것은 아닌가. 이십년의 흐름과 맥락을 집어내려고 노력한 평화네트워크의 관찰과 연구, 통찰이 스며있다. 몇권을 섞어보지만 최근 책만 보아도 될 듯하다.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정세를 보며 한미일군사정보 공유와 한미일동맹은 이미 트로이의 목마에 혀를 찔려 어쩌지도 못하는 상태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근혜정부는 통일을 원할 수가 없다. 미국이 그러한 것처럼 5년, 10년, 30년을 함께 연구하고 사유할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이렇게 처리와 처분이 횡행한데 아무도 관심조차 없다. 기사에만 나면 호들갑을 떨다가 그친다. 길고 농도 깊은 안목이 필요하고, 품는 이가 늘어야된다.  다른 목소리라도 신음처럼 새어나오려면 말이다.

 

2. 2004년 미국대선을 앞두고 저자는 한반도 시나리오를 6가지로 나누었다. 6자회담과 부시당선여부로 말이다. 최선, 차선 ...차악, 최악으로 그런데 결과는 최악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정부도 '전략적인내'라는 방관전략으로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평화운동도 응축된 시간의 흐름을 다시 읽고 방향을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비단 여기만이 아니라 일본, 중국...동아시아 지식인들의 과제이기도 할 것이다. 사유는 현실을 읽고 실천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 그런면에서 사유조차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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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뉘.

 

1.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에서는 염세적인 사상가 선생님은 유서를 나에게 보낸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작은아버지에게 배신을 당한 경험은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보다 큰 이유는 자살로 삶을 마친 K에 대한 자신의 배신으로 사람이라는 존재자체를 믿지 못하게 된다. 그 역시 그렇게 아내를 두고 삶을 마감한다. 투르게네프의 소설 아버지와 아들, 아들이 연정을 품던 그녀,  하지만 그녀의 연인의 아버지였다.

 

2. 도련님의 시대의 다니구찌 지로와 작가는 중요한 흐름으로 작중인물 간의 연애를 다루고 있다. 관계를 뒤틀고 증폭시키는 계기이기도 하며, 삶이기도 하다. 엠마골드만은 사랑과 연애의 공평을 주장하고 삶을 실험한다. 하지만 그 속에 잔류하는 질투의 흔적은 조금도 걷어내지 못했다. 로망과 현실의 간극을 결코 메우지 못한다.

 

3. 러셀은 기존 결혼의 맹점을 적나라하게 해부한다. 그는 사랑에 대해 거부하지 않는다. 어쩌면 자신을 성숙시키는 기폭제로서 연애를 받아들이며 성숙시켜 나가기도 한다.

 

4. 역사 속에 개인의 발견은 다양한 삶의 시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학작품 속의 일이 아니라 존재를 다르게 위치지우는 소명으로도 번지기도 한다.  자본과 같이 사랑만, 연애만 발라내서 모든 것을 그 속에 예속시키는 것도 제대로된 읽기는 아닐 것이다. 사랑과 연애가 삶의 한 방편이고 관계의 너머를 체험하는 것이라면 로망과 현실의 간극과 틈을 줄이는 논란도 많아야 할 것이다.

 

5. 아파하지 않는 관계를 지향하는 사랑과 연애도 문제지만 아픈 연애와 사랑을 통해 존재를 달리 만들고 성숙시키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성숙은 고통을 승화시키는 기술이기도 하다. 제도와 관행과 시스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 그리고 그 다양한 결에 대해 말도 고민도 논의도 사적인 밀실로 잠궈버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6. 사랑만, 연애만 이야기되어서는 안된다. 사회 속에 삶 속에 어떻게 배이고 스며드는지 동시에 논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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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는 실천적인 문제의식들이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화에서 자주의 논리를 찾는 연구와 식민화의 원인을 찾는 연구는 너무나 달라 보이지만 강렬한 실천의식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보면 아무런 차이가 없다. 고종과 대한제국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들 역시 실천적 문제의식의 쌍생아다. 물론 그런 치열함이야말로 역사가의 존재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선들이 혹시라도 텍스트에 대한 온전한 독해를 방해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다. 5

 

우리가 읽고 써온 역사는 엄밀한 의미에서 현실이 누군가를 위한 역사였다. 그것은 민족이고 국가였으며, 민중이었다. 때로 그것은 특별할 것 없는 하위주체이기도 했다. 역사학이 평가를 피해갈 수 없다는 점에서 본다면, ‘누군가를 위한 역사란 사실상 역사학의 숙명에 가깝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시간의 주인공들과 그들의 성취를 긴 호흡으로, 다중의 변수를 고려하면서 맥락적으로 독해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역사학을 역사학답게, 인문학답게 만드는 본질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의 산물이다. 이 책을 중화세계관의 본질을 옹호하려 했다는 식으로 오독하지 않기를 바란다. 중화세계관이 투영되어 있는 긴 시간대의 단면들을 시뮬레이션하고 묘사한 것으로, 그런 식의 서사를 통해 역사와 현실의 소통 가능성을 찾아보려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과거의 단면들이 현실에서 재현될 리가 없고, 우리는 다만 우리의 현실을 고민하지만, 오래된 변수와 새로운 변수가 얽혀 있는 현실에서 그 현실을 구성하는 맥락의 힘은 여전히 작용하고 있을 것이므로. 595-596

 

  조선후기 지식인의 '읽고 쓰기'에 역사서이다.

 

 

 

 

 

 

 

  1장부터 4장 2천년의 동아시아의 역사를 학자들의 쟁점에 따라 비교 연구하며 자신의 관점을 밝힌다.

 

 

 

 

 

 

 

 중간부터 중국, 동아시아의 현재 정세까지 세계사의 구조 후속편으로 이야기를 보태고 있다.

 

 

 

 

 

 

 

볕뉘. 

 

1. 이삼성 교수는 동아시아 이천년을 다시 살펴보면서 유목과 중화라는 관점을 고정적으로 보지 않아야 된다고 한다. 조공과 책봉이라는 관계 역시 지배와 종속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이런 관점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가라타니 고진은 자연과 인간이라는 책에서 중국과 동아시아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 중국이라는 제국은 다른 서양 제국(제국과 제국주의를 다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를 교환양식에 따라 살펴보는데 서양의 약탈과 분배의 관계(교환양식B)가 아니라 책봉과 조공이라는 호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 관점이 현재에도 이어지면 네이션이 국가로 분리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2. 조선를 재조명하는 배우성저자는 60년대 이후 우리 역사가 보고 싶은 로망에 따라 역사를 보려해서 실제 텍스트와 틈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 그 틈과 균열을 제대로 보는 연구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그 결실이 위 두권의 책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흐름을 '읽기와 쓰기'의 관점으로 보면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등 은 지식의 위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문체역시 그런 입장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조선과 중화라는 책 역시 이런 문제의식의 앞선 결과물이다. 실학이나 북학이라는 것도 명을 중화의 마지막이므로 조선이 그것을 살려내고 이어야 하는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3. 동아시아와 지금은 낡은 관점에서 사로잡혀서는 제대로 볼 수 없다. 의외로 그 고정관념들은 굳건하다. 지금 어쩌면 국가라는 종교에 시녀 역할을 한 역사로는 지금 현실을 한치 앞도 볼 수 없다. 총체성에 다가서려는 노력, 변하된 변화하지 않은 지점에 다시 서는 것이 훨씬 더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읽기 바꾸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들의 연구동기와 흔적, 연구궤적을 따라 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4. 이중환의 택리지의 원본과 최남선의 해석본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뒤틀리고 편취하려는 역사의 오류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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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메르 18일의 요지를 막 보고난 뒤의 일이다. 그 뒷장처럼 이어진 장들이 이책에서 펼쳐졌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소극으로ㆍㆍㆍ 지금은 120년전 1890년을 닮았다. 쇠진하는 건 청나라가 아니라 미국이라고 방법은 일본 헌법 9조 전쟁방기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그것이 증여의 한 형태로 시작하면 무리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전쟁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동아시아의 지금을 다루면서 그 뒷장에 데모하는 사회가 되어야한다고 덧붙인다. 데모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한다고 말이다. 한국은 데모를 한다고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고 이는 브뤼메르의 보통선거의 한계를 다룬 정치의 한계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가 모범으로 삼는 한국은 영혼이 부족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일본인이기에ㆍㆍ 이 책은 한국에서만 발간된 것이다. 경제에 공황이 주기적이라면 정치와 역사 역시 반복된다는 걸 주장한 책이 세계사의 구조이다. 그 후일담이 이 책이다. 지금은 120년 전을 닮았지만 백년 뒤를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없다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백년뒤도 삼십년뒤도 일이년뒤의 삶을 같이 논의하고 삶에 섞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는 소극이 아니라 비극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은 아닌가

뱀발. 모임의 변화가 간절하다. 간절할수록 변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 경계의 줄타기가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줄타기를 시도하는 수밬에 ㆍㆍ외롭다는 건 시선을 의식하는 일이어서 더 허망하다. 경계의 밖에 있는 일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물어오기 전에는 말이다. 그래서 외로움을 감당하며 진도를 더 나갈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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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짜리 삶
50만원짜리 삶
-50 만원짜리 삶
100만원짜리 삶
- 100 만원짜리 삶
이백,삼백
그리고 500만원짜리 삶
그리고 또 1000만원짜리 삶

다 버겁고 무겁고 힘들고
삶이 전시되어야만
삶들을 느낄 수 있다

다 지치고 불안하고 어렵고
삶들도 전시되어야만
삶을 고를 수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삶은 늘 닫혀있다
삶은 늘 갇혀있다

나만은
우리만은
열외일 것이라고

짜리의 삶이
쇼윈도우에 팔리고 있는 걸 본다
죽어야 죽음을 알 수 있듯
삶들을 전시해야
삶의 자장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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