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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음 / 민음사

"뜻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끔"
149쪽으로 끝나는 장편소설. 14년 만에 밀란 쿤데라의 신작을 접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분량이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나면 생각보다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적절한 분량이다. <무의미의 축제>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극적인 데가 있지만 그 극적 효과가 당도하고자 하는 지점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들은 저녁 파티라는 제한된 시공간을 위주로 발생하면서 외견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화자는 각자의 사건들을 연결시키지 않는다. 사건들은 함께, 그러나 각자의 사정으로 알아서 발생하며 제각각의 타이밍에 사라진다. 말 그대로 '무의미의 축제'다. 여기에 분량이 늘어나 봐야 한 세대 또는 그 이전에 유행했던 누보 로망 또는 포스트모던 소설들의 지지부진한 성과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반복은 치명적으로 지루함을 동반하며 심지어 의도치 않은 이야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사건들의 전후관계가 형성되는 순간 무의미라는 제목은 무의미해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의미의 축제>는 숙련된 기술을 통해 즐거운 소극을 제공한다. 각각 소제목을 달면서까지 잘라낸 단락들은 매번 시점을 옮겨 가면서 같은 공간을 다른 물리적/심리적 방향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씬의 최종 편집본을 만들어가는 과정 같다. 말장난이었던 일화가 현실의 옷을 입고 다가오고, 그와 반대로 실제 현실 속의 몇몇 사람들은 이미 이 세계의 불가해함 앞에 좌절했음이 드러나지만 그 모든 발생과 소멸은 짧은 호흡의 시점 변환을 통해(카메라는 다른 곳을 바라본다) 드라마로 발전할 기회를 제거당한 채 하나의 사건에 머물고 만다. 그러나 화자는 독백을 중얼거리기도 하고 농담으로 떠올린 일화를 지속적으로 실제 파티 장면과 교차시키기도 하면서 각각의 사건들을 부드럽게 연결해 낸다. 모두 분열된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의 하루'다. 많은 인간들과 몇몇 사건들이 발생했음에도 소급할 수 없는 하루가 되는 것. 그러나 우아한 기술로 그 무의미에, 허무에 선율과 리듬을 부여하기. 그렇다면 <무의미의 축제>는 쿤데라의 작은 소설이 아니라 그 자신(과 그간의 작업들)에 대한 뛰어난 다이제스트라고 봐야 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거미줄처럼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고 부드러우며 지혜롭다. -누벨 옵세르바퇴르

쿤데라 문학의 정점. -퍼블리셔스 위클리

쿤데라가 독자들을 위해 열어 준 지혜의 축제. 보다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가벼움. -르 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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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즐거움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5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도전의 기회, 놓치지 마시길"
수학 책을 소개할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이 분야를 맡은 지 5년이 되어가지만, 그간 이 자리에 소개한 수학 책은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이 유일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수학 책이 모자라거나 독자가 적어서는 아닐 겁니다. 수학 책이 재미없거나 어려워서도 아닐 겁니다. 대부분의 수학 책은 스스로 재미있고 쉽다고 뽐냅니다. 영화와 문학, 실생활을 예로 들어 풀어냈다는 말도 빼놓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무엇이 문제일까요?

두 번째로 소개하는 수학 책 <x의 즐거움>도 겉모습은 비슷합니다. <뉴욕 타임스>에 연재될 때 큰 관심을 모았고, 단행본은 아마존 과학 분야 최고의 책, 미국수학협회 오일러 상을 받으며 대중과 학계 양쪽에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책의 탁월함은 태도입니다. 그 동안 독자를 수포자로 간주하고, 당신들은 수학을 좋아해야만 한다, 수학은 즐겁고 재미난 것이니까, 를 강요하고 반복했던 실패를 넘어, 이 책의 저자 스트로가츠는 수포자를 “사실은 수학을 좀 더 잘 이해하길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라 말합니다. 이제 우리는 낙오자가 아니라 도전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떠냐고요? 네, 재미있고 쉽습니다. 영화와 문학, 실생활을 예로 들어 풀어냅니다. 중요한 건 여러분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낙오자가 아닌 도전자니까요. 여전히 믿지 못하시겠지만, 한 번만 더 속아보시면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5년에 한 번 오는 도전의 기회입니다. 부디 놓치지 마시길.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응용수학의 대가를 꼽으라면 당연히 떠오르는 이름이 스트로가츠다. <x의 즐거움>은 학교를 떠난 지 오래된 성인에게나 한창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에게나 배울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다.(김민형, 옥스포드 대학 수학과 교수)

스트로가츠는 ‘수학’을 ‘즐거움’으로 바꿔놓는 마법의 함수를 발견했다. 여러분을 멍하게 만들었던 수학의 모든 것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을 넘어, 수학을 경이롭고 즐겁고 놀라운 것으로 만든다.(대니얼 길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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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인사이드
EBS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북하우스

"<지식채널ⓔ>가 찾아 헤맨 사람들"
2005년 9월에 시작한 <지식채널ⓔ>는 이미 방송 1000회를 넘겼고,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방송 내용을 책으로 담아낸 <지식ⓔ> 시리즈는 100만 부가 넘는 독자와 만났고, <지식채널ⓔ>의 여러 방송은 학교에서 수업 자료로 쓰일 정도이니, 앞에 나열한 숫자보다 훨씬 풍성한 이야기가 꾸준히 이어질 거라 예상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지식ⓔ inside>는 그 중간 결산으로, 제작진이 선정한 ‘가슴을 울린 30인’의 이야기를 전한다.

첫 번째 사람은 2010년 칠레 광산 붕괴로 지하 700미터 어둠 속에 갇힌 서른세 명의 광부다. 식량 배분은 똑같이 하고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먹는다는 규칙으로 시작된 이들의 생존은 어느새 미디어의 재난 생중계 리얼리티 쇼로 바뀐다. 출판사의 판권 전쟁이 시작되고 인근 광산에서는 생존기를 담은 영화 촬영이 시작된다. 이들이 아직 깊은 땅 속에 머물 때 말이다. 이렇듯 30인의 사람 이야기에서 어렵지 않게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억지로 멋지게 그리면 나밖에 알아볼 수 없지만, 솔직하게 민낯을 드러내면 여럿이 공감할 수 있다. 물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진실을 마주하고 서로를 사람으로 대하는 마음. <지식채널ⓔ>가 찾아 헤맨 사람들에게서 그 마음을 발견한다. 곱씹고 싶은 마음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나에게 <지식채널ⓔ>는 한 편 한 편의 프로그램이 쌓아올린 ‘거인’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그는 사람을 존중하고, 힘센 것보다는 힘없는 것을 사랑한다. 정의롭지 못한 것과 싸우고, 무엇이 옳은지 늘 고민한다. 1000회가 넘는 방송이 이어지면서 <지식채널ⓔ>가 바란 것은 천 가지의 지식을 알리는 것이 아니었다.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김수현, <지식채널ⓔ>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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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천효정 글, 강경수 그림 / 비룡소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뽑은 제2회 스토리 킹 수상작"
새 학년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어느 봄날, 초등학교 인근 학원가에 파다한 소문.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다 깡패를 만났을 때 ‘도와줘요, 머니맨’을 세 번 외치면, 싸움을 캡 잘하는 머니맨이 어디선가 나타나 나쁜놈을 물리쳐 준단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초딩은 500원, 중딩은 600원, 고딩은 700원?? 신비로우면서도 어딘가 수상쩍은 머니맨의 정체는 바로 권법의 일인자로 불리는 오방도사의 제자 이건방. 본업 초등학생, 사부 밑에서 온갖 살림살이를 도맡으며 2년간의 수련을 거쳤다. 건방이와 오방도사를 비롯해 전설의 여검객 설화당주와 막네 제자 초아, 대도 도꼬마리 등 개성 있는 캐릭터가 단체로 나와서 어린이 무협소설이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의 선택으로 당선작을 뽑는 비룡소 스토리 킹 공모의 제2회 수상작이다. 초등학교 교실이 중요한 무대가 되고 같은 학년(반) 아이들이 요주의 인물로 등장하는 것, 초월적인 힘에 대한 아이들의 설레임과 동경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점, 방과 후의 비밀스러운 대결 에피소드 등 제1회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과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작품 모두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문학적 재료를 잘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른들이 보기엔 싱거울 정도로 단순한 스토리지만 매력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책속에서 검을 휘두르는 장면처럼 우아하고 절도 있는 스토리 전개에 유머가 끊이지 않는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바로 다음, 또 그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고 결국에는 악역마저 응원하게 만든다. 스토리 킹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흐흐흐. 고작 그 정도로 나를 상대해 보겠다고?” 면상이가 다짜고짜 주먹을 날렸다. 놀라운 빠르기였다. 건방이는 헉, 소리를 내며 가까스로 면상이의 공격을 막았다. 쩡!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건방이는 손을 타고 지잉, 올라오는 통증에 당황했다. 수석술을 썼는데도 손이 아픈 건 처음이었다. 건방이는 정신이 번쩍 났다.
 
‘젠장. 녀석도 수석술을 쓰는구나! 게다가 나보다 한 수 위야.’ 쉴 틈 없는 공격과 방어가 더 이어졌다. 면상이의 공격은 점점 날카로워지는 반면, 건방이의 방어는 눈에 띄게 힘을 잃어갔다. 언뜻 보면 비등하게 싸우는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확연했다. ‘이대로 가면 지겠어.’ 건방이의 이마에 진득하게 땀이 솟았다. 촤라랑! 갑자기 맑은 쇳소리와 함께 낭창거리는 연검이 둘 사이를 파고들었다. - 본문 141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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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07-2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울로 쿠엘료의 불륜 대신 밀란 쿤데라 책이 올라와 있어요.
강풀 책 대신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가 올라와 있고요.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까지... 네권 중 세권이 책이 잘못 올라온 듯요!

주간편집회의 2014-07-25 17:23   좋아요 0 | URL
아.; 오늘자 도서를 업데이트하던 중인데, '비공개'로 올렸어야 할 페이퍼를 '전체공개'로 올렸었네요.
죄송합니다.;

곧 수정 완료된 페이퍼로 정상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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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 문학동네

"지상으로 내려온 파울로 코엘료"
코엘료가 깨달음에 대해서 말할 때가 있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이야기들은 우화의 형태를 띨 때가 많았다. 지혜를 말하는 우화의 전통이란 오래된 것이어서 그 이야기들이 가진 힘은 여전하지만,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은 코엘료의 이야기 자체가 더 흥미롭기를 바라기도 했다.

<불륜>은 최근 몇 년 새 출간된 코엘료의 소설 중에 이야기의 굴곡이 가장 큰 작품이다. 성공한 커리어와 안락한 가정을 가진 여성이 갑자기 삶에 대한 회한에 빠지고, 그 이유를 찾아내기도 전에 고등학교 때의 연인을 만나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 이런 '사랑과 전쟁' 풍의 이야기에서 코엘료는 삶의 지혜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코엘료는 등장인물들이 고심하고 행동하는 매 순간마다 딜레마를 들이밀고 등장인물들과 독자들로 하여금 이들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를 묻도록 한다. 딱 결과만을 말하자면 이번에도 코엘료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말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거기에 이르기까지 고뇌하고 번민하는 인물들은 보다 현실에 다가서 있다. 먼 과거의 이야기도 아니고 특이한 병력을 가진 괴짜들도 아닌 '보통' 사람들의 세계에서 질문과 답의 꽃을 피워낸 <불륜>은 코엘료의 팬들과 팬 아닌 사람들 모두에게 더욱 색다른(그리고 아마도 더욱 진솔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행복해지는 것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위험한 일이지요.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절대 알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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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 열린책들

"다이아몬드는 바보들의 베스트 프렌드니까..."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소설이다.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핵폭탄이 등장한다. 요나스 요나손은 핵폭탄을 사랑하는 걸까. 적어도 소설 소재로는 사랑하는 듯하다. 핵폭탄은 얼토당토않은 위력과 그 힘을 둘러싼 두려움이 불러온 작위적인 정치성 때문에 풍자 블랙코미디에 더없이 적합한 소재다.

물론 <..까막눈이 여자>의 주인공은 핵폭탄이 아니다. 문맹이지만 초능력에 가까운 산술 능력을 가진 소녀 놈베코가 주인공이다. 동네 자체가 감옥과 다름없는 빈민촌을 탈출한 놈베코가 가진 자산은 우연히 얻게 된 28개의 다이아몬드로, 이 값비싼 보석 역시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갖고 있어서 자신을 소유한 사람들을 욕망과 파멸의 세계로 이끈다. 놈베코의 기구한 인생이 끊이지(죽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그녀의 독특한 사고 구조와 완전히 긍정적인 정신 덕분이다. 독자들은 놈베코의 사고방식과 '나머지 세상'의 사고방식이 부딪힐 때 웃고, 놈베코의 결정이 옳았음을 알게 될 때 다시 쓴웃음을 지을 것이다. 독자들은, 우리는 폭탄과 다이아몬드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놈베코는 부드러운 조르바처럼 허황된 욕망이 뿜어내는 안개 속을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가면서 독자들에게 웃음과 쓴웃음을 모두 안겨준다. 이 세계가 얼마나 어리석고 혐오스러운지를 알려주려는 작품들은 많았지만 그걸 웃음을 통해 전달하는 경우는 드물다(정말로 웃겼던 경우는 당연히 더욱 드물다). 지금까지 내놓은 두 편 모두 쓴-웃음을 주는 데 성공한 요나스 요나손은 아무래도 처음 등장했던 때보다 더욱 중요한 작가가 된 것 같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그 어떤 것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 작품의 미덕이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은유와 빠른 전개! 누구라도 자신의 삶과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 작품은 부족함이 없다. - 옵저버

기가 막힌 풍자로 가득한 놀라운 여정! - 더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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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 지음 / 따비

"치킨 없는 한국을 상상할 수 있는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김치와 불고기라지만, 오늘 한국을 보여주는 음식을 꼽는다면 치킨을 첫 손가락에 꼽아야 하지 않을까. 지친 업무에서 벗어나 함께 땀 흘린 동료와 함께 나누는 치맥, 늦은 밤 출출한 배를 달래려 가족과 함께 시켜먹는 통닭, 야구장 데이트에 빠질 수 없는 후라이드 치킨, 홀로 외로운 밤 수심을 잊게 해주는 핫반갈반. (배경인지 주인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치킨은 한국인의 삼라만상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어느 곳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소울푸드라 하겠다. 당연히 치킨 안에 한국인이, 치킨 안에 한국문화가, 치킨 안에 한국사회가 담겨 있을 터, 그 끝없는 이야기꾸러미의 실마리를 과감하게 풀어낸 책이 있으니, 바로 이 책 <대한민국 치킨전>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 월급날, 노란 봉투 바깥으로 용솟음치던 기름 냄새에서 시작하는 치킨 이야기는, 백숙에서 치킨으로 변모하는 음식 발달사를 후라이드 반으로, 자영업 대표 업종 치킨집의 속사정을 밝히는 음식 산업사를 양념 반으로, 조류독감, 치맥시대, 아이돌 광고 모델 등 치킨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파닭, 불닭 같은 신메뉴로 풍성하게 담아낸다. 한국 치킨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지금, 비로소 치킨 공화국 국민의 속살도 함께 드러나기 시작한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후라이드 반, 양념 반보다 중요한 건 ‘무 많이’라는 걸.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우리네 치킨 인생사에서 이보다 달콤새콤한 이야기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치킨 공화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치킨 공화국의 헌법 전문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내가 먹는 게 나다.” 치킨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은 치킨이다. 정은정의 발랄한 문장 덕에 ‘치킨-국민’의 삶은 언뜻 희극이나, 그 발랄함으로 행간의 눈물이 도드라져 ‘치킨-국민’의 비극은 오히려 분명해진다. 마침내 제 살을 발라 먹는 잔혹극의 ‘치킨-국민’을 직시하게 하는 정은정은 모질다. 아프다.(황교익, 맛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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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땡!
강풀 지음 / 웅진주니어

"아빠 강풀이 딸에게 들려주는 두 번째 이야기"
약속하지 않아도 대문 밖 공터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 딱지치기, 말뚝박기, 공기놀이, 비석 치기…. 편을 나눠야 할 때는 한 명이 남기도 했다. 조금 모자라거나 약한 친구지만, 그래도 함께 놀아야 하니까 깍두기라 부르며 여기저기 끼워주었다.
저녁 먹으라 부르는 엄마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밤늦도록 골목을 뛰어다니던 어릴 적, 깍두기는 있어도 왕따는 없던 시절. 아빠는 그때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준다.

공부 잘하고 똑똑한 규원이, 달리기 빠른 날쌘돌이 준석이, 키 크고 용감한 주영이, 덩치 크고 힘센 민철이, 그리고 골목길 끝에서 홀로 남겨졌던 나와 나를 찾아 '얼음 땡'을 외쳐주었던 깍두기 친구. 모두 다르지만 함께 성장하는 친구, 우리 주변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깨달음, 아빠가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 유아 MD 강미연

작가의 말 : 어느 아빠들이나 편하게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꼭 주인공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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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지음 / 부키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가 '보통 사람을 위한 경제학 입문서'로 돌아왔다. 경제학이 '그들만의 리그'에 있지 않고 끊임없이 현실에 닿고 대중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그의 열망을 한 권으로 담아냈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책을 쓰고 싶었다'는 의도답게 쉬운 말로 경제학을 찬찬히 풀어 보여준다. 경제란 무엇이고 경제학이란 무엇인지, 왜 지금 우리가 경제학을 알아야 하는지에서 논의를 시작하면서, 일, 소득, 행복 등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문제를 비롯해 정부와 기업의 역할, 국제 무역 등 넓은 영역까지 아우르며 경제 전반을 보는 눈을 키워 준다. 자전거를 배우듯이, 새 스마트폰을 익히듯이, 알고 나면 별것 아닌 '경제학', '나를 위한 경제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경제 문제에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전문가들 손에만 맡겨 둘 수 없다. 즉 책임 있는 시민은 모두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된다는 의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 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하에서는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제학을 이야기하는 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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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립 1, 2
스티븐 킹 지음 / 황금가지

"여기, 스티븐 킹 사에서 제작한 회전목마입니다."
스티븐 킹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진짜 무서운 거 하나를 향해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비록 스티븐 킹 본인은 싫어했지만) 영화로도 성공한 <샤이닝>은 그 시기의 빛나는 업적 중 하나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대부분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했던 때를 지목한다) 스티븐 킹의 소설들은 순수한 공포 그 자체보다도 인생과 세상이 돌아가는 꼴을 묘사하는 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샤이닝>과 <닥터 슬립>을 이어서 읽으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닥터 슬립>에 나오는 악의 집단 '트루 낫'은 그 신비하고 불길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샤이닝>에 나오는 오버룩 호텔의 유령들에 비하면 '인간적'이다. 그들에 비하면 오버룩 호텔의 유령들은 오직 공포와 두려움을 위해 조직된 군대 같다. 따라서 오직 공포의 총량만을 측정한다면 <닥터 슬립>은 <샤이닝>의 완벽한 재래를 바랬던 독자들을 위한 책은 아니다.

그러나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나 <그린 마일>을 좋아했던 독자들이라면 어떨까.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있고, 그를 도와주는 또다른 능력자가 있고 그들을 뒤쫓는 정체불명의 악이 있다. <닥터 슬립>은 초능력, 즉 '샤이닝'을 총알처럼 주고 받으며 펼쳐지는 기나긴 추격전 같다. 초고속 진행이 아니어서 고개를 돌리면 풍경이 내다보인다. 알콜 중독의 고통과 특별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괴로움, 그럼에도 버리지 못한 선한 본성의 흔적과 그 흔적을 비웃는 내면의 어둠이 회전목마 위의 풍경처럼 차례를 바꾸어 반복해 나타난다. 그러나 완전히 똑같이 반복되는 삶이란 없어서, 오버룩 호텔의 꼬마 대니가 탄 회전목마 위에는 어느새 그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하나둘 올라탄다. 따라서 <닥터 슬립>은 이제 공포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눈앞은 캄캄하고 용기와 희망을 구할 수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인생의 흔한 질문 말이다. 아마 스티븐 킹은 앞으로도 이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이어질 그의 질문들이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킹식 글쓰기의 본질이 훌륭하게 드러난 작품이며, 그의 여러 걸작에 드러난 장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마거릿 애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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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로버트 노직 지음 / 김영사

"아주 가끔 철학자가 필요한 까닭"
보다 나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각자 견해가 다르겠지만, 이를 위해 곱씹어보아야 할 주제는 대체로 겹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죽음,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 바깥으로부터 오는 어떤 감정과 바깥으로 나아가는 어떤 태도, 갈등 속에서 삶을 변화시키는 어둠과 빛 그리고 이상과 현실. 이렇듯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길목이지만, 대부분 살아오던 대로, 그러면서 체득한 감과 눈대중으로 살아가기에도 빠듯하다. 아주 가끔 철학자가 필요한 까닭이다.

이 책은 앞서 말한 삶의 가치 스물여섯 가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삶에 대한 여러 견해를 설명하고 하나의 삶으로서 자기 견해를 진솔하게 밝힌다. 감과 눈대중을 믿지 못해 철학을 시작한 철학자의 자기 증명이자 삶의 여러 측면에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답을 찾아 헤맨 인류의 선배들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본 이의 길잡이라고 하겠다. 당연히 정답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 건 없고, 있다 해도 알 수 없다. 고정된 삶도 없다. 아무리 단단히 붙들어도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디로 움직일지는 고민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삶의 가치가 가리키는 그곳 말이다. 어쩌면 이 책에서 숨겨진 지도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그러나 인생을 생각한다는 것은 단지 그것을 숙고하는 것 이상이며, 인생을 더 완전히 이해한다고 해서 배턴을 떨어뜨리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느끼지 않는다. 인생을 이해한다는 것은 좀 더 성숙해졌다고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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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나
마스다 미리 지음 / 이봄

"마스다 미리 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여자공감만화의 마스다 미리가 이번에는 좀 더 웃기고 좀 더 솔직한 누나로 돌아왔다! 부모님이 여행을 떠나 잠시 단둘이 지내게 된 남매. 남동생의 눈에 비친 누나, 또는 여자의 일상은 가끔은 이상하고 또 가끔은 재미있다. 누나라서 이해해주고 싶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그녀의 말과 행동은 남자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여자만의 감성'이다.

1. 결혼은 하고 싶지만, 하루에 10시간 정도의 결혼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남은 14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것)
2. 갑자기 제빵교실에 다니고 싶어한다거나 민트차를 마시기 시작한다.
3. 여자는 예쁜 게 정답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매우 불편하지만 간단하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위해 장시간 네일아트를 받는다.

여자라면 누구나 '어쩜 이렇게 나랑 똑같을 수 있지!'라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힘. 바로 이것이 마스다 미리가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이 아닐까.

- 만화 MD 도란

책속에서 : 
누나: 나 왔어. 으~윽 재수 없어!!
남동생: 누나, 좀 상쾌하게 들어오면 안 돼?
누나: 회사에 도대체가 마음에 안 드는 애가 있어.
남동생: 별로 안 듣고 싶은데.
누나: 들어두는 편이 좋아. 너도 딱 걸려들 거 같아.
남동생: 뭐가~
누나: 그 애가 우리 부서의 훈남을 노리고 있는데, 그 수법이 진짜 거슬려.
남동생: 어떤데?
누나: '어제 다림질하면서 본 방송이 재밌어서~' 라든지 '늘 다니는 꽃집 앞에서 친구랑 딱 마주쳤는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남동생: 뭐가 거슬린다는 거야?
누나: 후우~ 모르겠어? '다림질하면서' 라든지, '늘 다니는 꽃집' 이라든지 일일이 '가정적'인 키워드를 집어넣는 게 거슬리는 거야. 넌, 분명 그런 여자랑 사귈 거 같아.
남동생: 시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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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건독서 2014-07-1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보고 싶은
책이 2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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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지음 / 아르테

"사랑하는 사람과 한 번 더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느 날 아침 미시간 주의 콜드워터라는 작은 마을의 한 여자에게 전화가 걸려 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수화기 건너 목소리의 주인공은 죽은 언니로, 말하자면 이 전화는 천국에서 걸려온 전화다. 그 뒤로 콜드워터의 더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서 온 전화를 받는다. 전화 속 목소리들은 자신이 천국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한다. 곧 이 작은 마을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고, 이 전화들이 진짜인지 사기인지, 진짜라면 정말로 어디서(천국인가 아니면 다른 종류의 이계일까) 걸려 왔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물론 이 소설은 SF가 아니다. 신비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은 미치 앨봄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는 다만 죽은 엄마, 아들,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전화 앞에서 온갖 감정을 내보이는 사람들의 삶으로만 이루어졌다. 믿기지 않는 현실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통화할 수 있다는 기쁨이 교차하는 심리가 독자들의 추억과 회한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미치 앨봄은 믿음을 시험당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격류를 교묘하게 포착했다. 그의 이야기는 언론의 서커스, 집단 히스테리, 상업주의의 탐욕이 뒤섞인 추악한 현실을 점점 빨라지는 속도에 맞춰 보여준다. 상실, 회복, 그리고 사랑의 힘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 - 라이브러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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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1927, 미국
빌 브라이슨 지음 / 까치글방

"가장 기쁜 시기이자 가장 추악한 시기"
1927년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연표를 찾아보지 않고서는 특별한 사건을 떠올리기 어렵다. 연표를 찾아보면, 정지용이 <향수>를 발표했다거나 영화 <재즈 싱어>가 개봉했다거나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1927년이 역사의 분기점이 되는 건 아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잘 알려진 빌 브라이슨이 1927년, 미국, 여름에 주목한 이유가 더욱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이야기는 여름이 시작되는 5월, 한 청년의 비행에서 시작한다. 그는 뉴욕에서 출발해 다음 날 오후 파리에 도착했다. 쉬지 않고 대서양을 한번에 날아간 최초의 인간이 탄생하는 순간, 세계의 중심은 반대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빌 브라이슨은 5월부터 9월까지 뜨거운 여름날미국에서 펼쳐진 작은 이야기를 모아 오늘날까지 위용을 떨치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탄생을 그려낸다. 다섯 이야기는 그 시기 미국의 단면이지만, 이후 미국 중심으로 펼쳐진 세계의 단면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87년 전 이야기가 그다지 낯설지 않다. 복잡한 생각 없이 이야기꾼 빌 브라이슨의 재담에 빠져 그때 그 시절을 즐겨도 충분하겠지만, 1927년이 미국인들에게 가장 기쁜 시기이자 가장 추악한 시기였다는 건 염두에 두어야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지금은 상상하기가 조금 어렵지만, 1920년대의 미국인들은 대부분의 중요한 일이 유럽에서 벌어지는 세상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1920년대가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미국이 대중문화에서부터 재정과 금융, 군사력과 발명, 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지배하게 되었다. 지구의 무게 중심이 세상의 반대편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찰스 린드버그의 비행이 그런 사실을 결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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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성공을 만든 작은 행동의 힘
존 크럼볼츠, 라이언 바비노 지음 / 프롬북스

"당장 시도할 수 있는 '행동'을 찾아라"
미국 진로 상담 분야 전문가 존 크롬볼츠와 라이언 바비노의 책이다. 이 책은 대다수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성공에 대한 함정을 지적한다. '비범'해지기 위한 계획과 목표란, 오히려 평범한 단 하나의 행동이나 작은 실패보다 못하다고 이야기하며, 20년간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진행했던 내용을 토대로 최신 연구,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성공으로 가는 가장 최적의 길을 소개한다.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작은 행동'의 개념을 비롯해 성공하는 사람들의 실제 실행 기록들, 실천 법칙들이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어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도대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건지, 과연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걱정으로 내일이 막막해본적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결연한 결심이나 비장한 각오가 없이도 일어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나의 길'을 만나볼 수 잇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작게 생각하십시오. 책 집필을 끝내고, 편지를 쓰고, 소득세 계산을 마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지 마세요. 어떤 일에 4시간이나 계속 매달리겠다는 생각도 버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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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간들
최지월 지음 / 한겨레

"상실의 세밀화,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소설은 49일 째 되는 날에 시작한다. 엄마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 49일. '사십구일이 지났는데, 여직 아무런 이상도 없이 잘 살아 있다'는 게 주인공 석희에겐 낯설다. 살아있는 아버지와 말싸움을 하고, 지병이 있는 아버지를 위한 건강식을 챙겨드리고, 사회인으로 존재했던 엄마의 신분을 말소시키고, 계좌를 닫는 일들. 세 딸을 낳고, 직업군인의 아내로, 이웃의 다정한 친구로 평생을 보냈던 엄마가 불쑥 세상을 떠났다. 그 이후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소설은 이 상실의 과정을 성실하고 꼼꼼하게 추적한다.

"귀한 딸로 태어나, 우리들이 사랑하고, 우리들을 사랑했던 엄마. 아버지의 선량한 아내, 감리교인의 존경받는 권사, 많은 친구들에게 좋은 벗이셨습니다." 엄마의 위패에 올린 글은 소박하고 울림이 있다. 소설은 장례의 긴 절차를 따라 엄마의 죽음을 기록한다. 맹자와 법률, 고금의 장례절차와 엄마 개인의 역사를 엮어가며 길고 개인적인 애도의 과정이 이어진다. 꾹꾹 눌러담은 이야기의 감정적 절제가 돋보인다. '나처럼 평범하게 누군가를 상실한 경험이 있는 독자'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이 위로가 될 고요하고 힘이 있는 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엄마는 원래 엄마로 태어나지 않았다. 아버지를 만나 우리를 낳아서 키우느라고 엄마인 엄마가 되었다. 모든 존재엔 역사가 있다.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장소에서 이윽고 생겨나서 변화하고 소멸에 이르는 역사. 소멸한 듯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곳으로부터 새로 시작되는 역사. 그러니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엄마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과 시작되는 것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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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하는 삶
이창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극복할 수도 용서할 수도 지나칠 수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것"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의 군의관으로 조선인 위안부들을 관리했던 구로하타 지로는 종전 후 미국으로 이민해 프랭클린 하타로 이름을 바꾸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 그는 딸을 한 명 입양했는데 그 아이는 한국에서 수출된 고아였다.

운명은 이런 식으로 선악 따위의 편 가르기를, 판단의 둑을 무너뜨리면서 느긋한 해일처럼 밀려온다. 물론 미국에서 후반생을 살아가는 프랭클린 하타에게 뭔가 대단한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 적어도 그가 전쟁터에서 보았던 광경들만큼 엄청난 일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참혹하지 않은 삶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전쟁이 그를 망가뜨려서일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 하타는 자신의 젊음을 잡아먹은 전쟁이 남긴 상처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가 느린 해일처럼 다가와 별 일 없이 사위어가는 인생들 모두를 감싸 휩쓸어 버린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보편적인 회한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작가는 역사의 아픔을 불러오지만 <척하는 삶>은 그 비극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충격적인 삶과 안온한 삶을 모두 보여주는 이 소설은 결국 그 모두를 포괄하는, 낱낱의 구별을 거부하는 보편적인 인생 그 자체의 허무를 발견하고 또 맞서려 한다. 가슴이 아픈 이야기지만 눈물을 구하지는 않는다. 넘어설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삶이 쌓여가는 슬픔은 오히려 눈물을 마르게 하는 쪽이기 때문이다. 이창래는 침착하고 검소하며 목적이 분명한 문장들을 통해 그 노곤하고도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표현한다. 아무도 그렇게 살기를 원하지 않았던 출발부터 그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투명한 최후에 이르기까지.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프랭클린 하타는 우리가 기억할 만한 주인공이다. 그는 마치 미지의 생물처럼 그 삶을 살아냈다. - 보그

잔잔하고, 아름답다. 우아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 이창래는 프랭클린 하타의 뒤틀리고 번민 가득한 ‘실제의 삶’을 그려낸다. 간결하지만 자로 잰 듯 정확한 문장 속에서 독자들이 하타의 자기고백을 듣게 되고, 강렬한 서스펜스의 물결과 함께 두 번의 숨 막히는 클라이맥스가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이다. 이 작품은 지혜롭고, 인도적이며, 풍부한 서사로 가득하다. 깊으면서도 감성이 충만하고, 인간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이창래는 이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미 문단의 빛나는 한 지점을 차지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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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왔어 우리 딸
서효인 지음 / 난다

"딸바보 시인 서효인과 다운 소녀 은재"
김경주 시인이 자신의 아이를 갖게 된 날부터 세상에 태어나 만나는 순간까지, 40주간 동안 관찰하고, 느끼고, 체험한 모든 것에 관해 기록한 책 <자고 있어, 곁이니까>에 이어 난다 ‘어부바’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인이자, 산문집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를 펴낸 서효인이 딸 은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서효인 시인의 딸 은재는 스물한 번째 염색체가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다운 소녀다. 시인은 이 책에서 연애와 결혼, 출산의 일련의 과정과 더불어, 보통 사람보다 조금 다를 뿐인 은재를 만나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해 진심을 다해 들려준다. 사실 그 이야기들은 슬프지만, 시인은 위트와 유머를 발휘해 어느 대목에서는 키들키들 웃게도 만든다. 은재 아빠가 된 그는 비로소 자신을 키워낸 부모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깊이 이해함으로써 이제 진짜 아빠, 남편, 남자가 되었다. 슬프면서도 결국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아이가 있든 없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시인 아빠 효인이가 다운 소녀 은재를 얻고 기록한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짠했다.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내며 아, 삶은 이렇게 기이하고도 슬프다가 결국은 아름다워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_ 허수경 (시인)

아이가 생긴다고 해서 모두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아이를 어떻게든 키우겠다고 다짐하며 매일을 살기로 작정하는 이들만이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와 고민으로 아들과 딸에게 “잘 왔어!”라고 말해주지 못한 이들에게 이 책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_ 정용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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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사람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삶의 불안 앞에 놓인 이승우라는 거울"
부조리는 도처에 널려있다. 문제는 그 부조리 앞에 놓인 인물이 취하는 제스처이다. 이승우의 소설 속 인물이 부조리에 직면했을 때, 그 인물들은 각자의 삶의 방식 대로 개연성 있는 태도를 취한다. 취업 강좌 일자리 때문에 지방의 여관에서 일주일을 보내야 하는 시간강사가 다섯 시 마다 자동으로 켜지는 티브이를 멈추게 할 리모컨을 찾을 수 없을 때. (리모컨이 필요해 中) 사랑하는 여자에게도, 아버지에게도, 세상 어디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남자가 칼을 배달하며 '칼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칼 中) '치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신중한 편'인 Y가 평생을 꿈꿔온 경기도 양평의 공들여 지은 집을 별안간 부조리하게 빼앗길 위기에 처했을 때. (신중한 사람 中) 인물들이 겪는 고초도, 그들이 취하는 태도도 논리적이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문장은 하나 같이 '신중'하고, 납득할 수 없는 구석이 없다. 그가 그려내는 부조리가 합리적으로, 우리 삶의 필연으로 보이는 이유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프랑스 문단이 사랑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며 한국 작가 가운데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작가 이승우의 아홉번째 소설집.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칼>을 비롯한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렸다. ​"가끔 세상이 기우뚱했지만 그럴 때면 몸을 반대로 약간 기울여서 중심을 잡았다"라고 말하는 안쓰럽고 신중한 이들. 이승우적인 인간들이 분투하는 ​거울 같은 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치솟는 울화를 신중한 성격의 Y는 표현하지 않았다. 신중한 자는 저지르거나 부수거나 걷어차지 못한다. 신중한 자는 보수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신중하기 때문에 현상을 유지하며 산다. 현상이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현상을 유지하지 않으려 할 때 생길수 있는 시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현상을 받아들이고, 그 때문에 때때로 비겁해진다. 그럴 때면 먹은 것이 얹힌 듯 가슴이 답답해서 가끔 쿵쿵 소리 나게 가슴을 때렸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신중했으므로, 그는 완전하고 완벽한 자기 세계에 대한 꿈을 유보하는 편을 택했다.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으면 독립을 시켜도 될 것이다. 그때까지 3년을 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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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1
R. L. 스타인 지음 / 고릴라박스

"4억2천만 독자가 중독된 어린이 공포소설"
아이가 일상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과감하게 끄집어내 전 세계 독자들을 중독시킨 어린이 공포소설. 크리스와 린디, 쌍둥이 자매 간의 질투와 경쟁이 불러 일으킨 극한의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마치 감정을 가진 인간처럼 살아 있는 듯한 ‘복화술 인형’의 기습적인 등장이 불안을 고조시키고, 무기력한 주인공들의 불안과 선망, 모든 것을 돌려놓고 싶은 후회의 감정에 몰입하며 이야기에 푹 잠기게 만든다.

'어린이 독자들의 스티븐 킹'으로 불리는 스타 작가 R. L. 스타인의 대표작이다. 1992년 1권을 시작으로 100권이 넘게 출간되어 32개국 4억 2천만 부의 경이로운 판매고를 올렸고, 미국에서 TV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2001년과 2003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책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무슨 소리가 난다고 그래, 크리스? 안 들리잖아. 너 꿈을 꿨구나.”
 ”아니야! 꿈이 아니었다니까! 나 무서워 죽겠어, 린디. 무서워 죽겠다고!”
크리스는 꽥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갑자기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보다 못한 린디가 일어나서 크리스의 침대로 왔다.
“뭔가 끄, 끔찍한 일이 벌여지고 있어, 린디.”
크리스가 울먹였다.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난 알아.”
린디가 제 동생 어깨를 다독이며 속삭였다.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난 알아. 그게 누군지 난 안다고.”
– 본문 110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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