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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왼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
카렐 차페크 지음 / 모비딕

"카렐 차페크의 기묘한 미스터리 단편집"
SF 및 환상소설의 거장인 카렐 차페크가 쓴 미스터리 단편집이라니 궁금할 수밖에 없다. 과연 차페크는 본격적인 미스터리 소설에도 재능을 갖고 있었을까, 아니면 미스터리 소설의 설정과 개요를 가져와 평소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할까. 이 '양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후자에 가깝다. 사건 속에 담겨진 트릭은 범인의 정체나 사건의 진실보다는 이 세상의 기묘함 그 자체를 가리키고 있다. 말 그대로 '미스터리'다. 이 작품집의 서문 역할을 대신하는 <오른쪽 주머니...>의 첫 번째 이야기  '발자국'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눈이 쌓인 들판 한가운데서 갑자기 사라져 버린 발자국을 본 남자가 경찰에 신고하지만, 출동한 형사는 이 신기한 사건에 대해 심드렁할 뿐이다. 형사는 범죄는 미스터리가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그에 따르면 범죄는 최소한 동기라도 가지고 있고 또 법이라는 명확한 기준에 의해 처리되지만, 범죄 바깥의 일상들에 대해서는 법이나 정의처럼 명확한 판단 기준을 가질 수가 없다. 따라서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진정한 미스터리란 바로 각종 범죄의 밖에, 평범한 이들의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유도 결론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살아가는 인생의 모든 국면을 미스터리로 선언한 차페크의 미스터리 단편들은 보통의 미스터리 소설들이 사용하는 소재를 끌어와 어딘가 다른 결과물들을 내놓는다. 사건을 해결한 형사는 자신의 날카로운 예감의 출처를 찾지 못해 불안해 하고, 배심원으로 참여한 남자는 남편을 살해한 아내의 사건을 방청하다 이 세상 자체가 무지와 악의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한다. 이 작품집 속의 미스터리들은 모든 삶 속에서 흐리게 빛나고 있다. 환상소설의 은총이 함께한 인상적인 미스터리 작품집. 과연 차페크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이 세상에 미스터리한 일이 얼마나 많은지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사실 모든 집, 모든 가정이 다 미스터리입니다. 여기 오는 도중에도 저기 있는 작은 집에서 어떤 여자가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미스터리는 우리의 소관이 아닙니다 … 정말로 우리는 이 세상의 일에 무지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들은 분명히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법과 질서는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정의는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경찰도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거리를 오가는 모든 사람은 미스터리입니다. 잡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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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폭격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기억과 폭격 사이, 배명훈의 맛있는 소설"
맨 처음 미사일이 떨어지던 날에는 서른 개의 현장이 전부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쟁이 일상이 된 서울, 사람들은 미사일이 날아오는 이곳에서 월차가 없어 출근을 하고, 만나기 시작한 사람과 맛집에 갈 약속을 잡는다. 에스컬레이션 위원회의 현장조사원 민소의 삶도 계속된다. 폭격당한 인도 식당을 조사하며 마살라 도사를 떠올리고, 데이트 코스로 애용하던 스페인 식당을 조사할 땐 오렌지 샐러드를 아쉬워한다. 그렇게 미사일을 맞아 사라진 네 개의 식당, 민소의 추리는 하나로 귀결된다. '그녀'와 함께 갔던 맛집이 연달아 사라지는 것은 그를 향한 '그녀'의 메시지가 아닐까.

그녀는 비행기 사고 이후 실종되었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났음이 분명한 그녀가 남긴 메시지를 추적하기 위해, 민소는 사소하고도 사적인 기억들을 되짚어 나간다. 전쟁과 미사일과 이태원 식당이 공존하는 소설. '떡국 떡 모양으로 얇게 썰어서 바삭바삭 부드럽게 튀긴 가지 위에 꿀이 얹혀 있는데, 접시 가득 꽃잎 모양으로 펼쳐져 나와요' 같은, 더는 먹을 수 없게 된 음식에 대한 묘사와 '항상 그래. 굳이 콕 찝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서만 사과를 해.'라는, 전쟁을 둘러싼 구조에 대한 포착이 공존하는 소설. 배명훈과 전쟁과 미스터리와 맛있는 것.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여기도 맛집이 있었어요?"
민소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모든 미사일 공격이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아니었다. 아니, 그 어떤 미사일도 그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닐 가능성은 여전히 높았다.
'만약 메시지 같은 게 있다면 내용은 뭘까. 그 네 개의 단서를 가지고 내가 알아낼 수 있는 건?'
언뜻 떠오르는 한 가지가 있었다. 그 네 개의 현장을 하나로 연결하기 어려운 바로 그 이유. 즉 그 사람이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단서들을 연결 지으려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은 그 사람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변수를 가설에 집어넣을 수는 없었다. 적어도 이승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다. 만약 사라진 네 개의 식당과 관련된 메시지라는 게 존재한다면 그 내용은 바로 그 전제 조건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사실일 터였다.
'말도 안 되는 소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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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원작, 신현주 글, 조혜진 그림, 김선욱 감수

"이미지를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의 또 다른 버전이 필요했던 이유 중 하나. 더 많은 사람들이 정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럴 수 있다면 이 사회가 정의롭게 돌아가고 있는지 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지켜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올바른 삶을 살 것인가’ ‘어떤 문제 상황에서 가장 옳은 판단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성찰하는 것은 성인뿐만 아니라 10대들의 몫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의란 무엇인가>는 영상세대를 위한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났다.

원작을 직접 읽는다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본문 속에 등장하는 판단의 상황,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감각적인 이미지와 간결한 글로 보여준다. 텍스트는 줄었으되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각각의 딜레마에 대한 마이클 샌델의 해설을 덧붙여 명료한 파악이 가능하도록 했다. 10대들에게 단지 정의의 기본 원칙과 좋은 사회의 정의라는 지식을 늘려주는 것이 아니라, 마이클 샌델 교수 문답을 따라 가며 스스로 ‘정의’, ‘좋은 삶’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연령을 떠나 <정의란 무엇인가> 원전을 읽기 전 입문서로 활용해도 좋다.
- 어린이 MD 이승혜

원저자 마이클 샌델의 말(한국의 10대 독자들에게) :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세계에서 앞서 가는 경제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된 지금, 한국인들은 좋은 삶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일인당 소득이 어느 정도 달성된 뒤에도, 돈으로 더 많은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아니면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활동과 관계에 달려 있을까? 불평등이 심화되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확대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 부유한 부모가 그렇지 못한 부모에 비해 자녀의 사교육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있는 상황은 정당할까?

사실 이러한 질문들은 극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지요. 하지만 의견 충돌이 두려움 때문에 이러한 질문들을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것을 미루거나 피해서는 안 됩니다. 정의에 관해 경쟁하는 여러 원칙들을 두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논쟁하는 것은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는 민주주의의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아직 읽기 어려운 여러분들이, 10대가 읽을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쉬운 내용으로 표현한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나의 질문에 동참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정의, 공동선, 시민의 의미 등 커다란 철학적 물음에 대해 생각하는 즐거움을 10대 학생 여러분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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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밀턴 마이어 지음 / 갈라파고스

"비극은 침묵에서 시작된다"
나치와 히틀러에 대한 향수와 비판과 긍정과 부정이 뒤섞인 1955년 독일, 목수, 고등학생, 빵집 주인, 교사, 경찰관 등 평범한(?) 열 명의 나치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밀턴 마이어는 당시 1년 동안 독일에서 지내며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들의 나치 가담에는 독일을 구하기 위해서,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서, 나치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각자의 이유가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결국 자신의 안위가 있었다는 걸 밝히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는 걸 다시금 확인한다.

이들이 나치의 핵심에서 히틀러와 공조하며 큰 직접적 이익을 얻었을까? 나치의 목소리를 주변에 전하며 나치 독일을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범재판에 회부되거나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정도는 아니라고 하겠다. 그렇다고 역사적 책임마저 사라지는 건 아니다. 60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 책이 꾸준히 읽히는 까닭은, 그들이 여전히 막중한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는 방증이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수많은 방관자와 동조자가 여전히 다른 침묵으로 끊임없이 세상을 망치고 있다는 의심 아닐까. 이 책은 그 의심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될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내가 오늘 밤 당장 죽는다면 나는 매우 아쉬울 것 같다. 왜냐하면 오늘 내가 할 수밖에 없었던 어떤 일들, 즉 내게는 매우 나쁘게 생각된 일들 때문이다. 그 일을 하고 나서 나는 내일 뭔가 매우 좋은 일을, 즉 오늘의 나쁜 행동을 보상하고도 남을 일을 하려고 작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만난 나치 친구들은 ‘실제로’ 오늘 밤에 죽어버렸다. 나치로서 그들의 삶을 기록한 책은 이미 완성되어버렸고, 이들은 자기들이 의도했던 안 했건 간에 좋은 일을, 즉 그들이 저지른 나쁜 일을 보상할 수도 있을 법한 일을 할 기회조차 더 이상 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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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조조 모예스 지음 / 살림

"싱글맘이지만 괜찮아"
괜찮다는게 정말로 고민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영국에서도 싱글맘의 삶은 팍팍하다. 특별히 뛰어난 능력을 가지지 않은 제스는 더욱 그렇다. 열일곱 살 때 낳은 딸이 있고, 별거 중인 현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도 제스가 키우고 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제스는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정말로 사랑스러워서 어느새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는 존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가사도우미와 바텐더로 일하는 제스의 삶은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면서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이지만, 그녀는 그 이상을 바라본 적이 없다.

그러나 첫째 탠지가 수학 영재라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탠지의 재능을 알아본 명문학교에서 장학금 입학을 권유하지만 학비 외에도 비용이 많이 드는 명문 사립에 보낼 돈이 없다. 제스는 탠지를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시켜 그 상금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 이제 여정이 시작되고, 온갖 자잘한 사고들과 만남들이 이어질 것이다. 인생에 단 한 번 뿐인 기회에 모든 것을 건 싱글맘의 여정은 자신의 현실을 확인하는 고통이면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자신의 독특한 긍정성을 다시금 발견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힘든 삶이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아가려고 한다. 즐겁게 읽을 수 있으면서 따뜻한 격려도 얻을 수 있는 드라마로, 어쩐지 추워진 계절에 읽기에 더욱 좋을 듯하다. 마음부터 따뜻해질 수 있으니까.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청소 일은 그런대로 좋은 직업이었다. 눈치 볼 상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고객을 직접 고를 수 있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일의 단점은 형편없는 고객(꼭 한 명씩은 있다)을 만나는 것도, 남의 집 변기를 닦다 보면 인생에서 남들보다 한참이나 뒤처진 기분이 든다는 것도 아니었다. 제스는 다른 집 배수구에서 머리카락 덩어리를 빼내는 일에 거부감이 없었다. 휴가용 별장을 빌리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지내는 한 주 동안에는 돼지처럼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듯해도 상관이 없었다.
제스가 이 일을 하며 싫은 점은, 원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해 시시콜콜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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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원철 지음 / 불광출판사

"불교계 대표 문장가 원철 스님 산문집"
일간지와 종교계 등 여러 매체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는 한편, 정확하고 간결한 글 솜씨를 지닌 문장가로 꼽히는 원철 스님. 3년 전, 서울살이의 묵은 둥지를 털고 홀연 산사로 내려가 수행에 전념했다. 산사로 돌아가 처음 펴낸 이번 책에는 스님의 일상과 수행, 단상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스님은 충고를 하거나, 깨달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소소한 삶의 모습을 간결하고 담박하게 이야기할 뿐이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찻물을 끓이고, 자연산 배추로 김장을 담그는 평범한 일상, 그 안에서 스님의 시선으로 포착해낸 소중한 순간들을 오롯이 독자들에게 전한다. 무심한 듯 마음을 두드리는 산문을 통해 온전한 쉼과 삶의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눈길을 걸으면서도 뒤에 남는 발자국까지 걱정하지 말라. 사실 그냥 당신 갈 길만 유유히 바르게 가기만 하면 될 일이다.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판단은 뒷사람의 몫이다. 설사 앞사람의 발자국을 똑같이 그대로 따라 간다고 할지라도 그건 같은 길이 아니라 뒷사람이 새로 가는 길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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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여행
에런 베커 지음 / 웅진주니어

"2014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회색빛으로 물든 고요한 도시, 외롭고 심심했던 소녀는 가족들에게 함께 놀자고 조르지만 모두들 바쁘기만 하다. 자신의 방 한구석에서 마법의 펜을 발견한 소녀는 펜으로 문을 그리고, 환상의 세계로 여행을 시작한다.

에런 베커는 첫 그림책으로 2014년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하고 단숨에 스타 작가가 되었다.  2년간 공들인 그림에는 젊은 시절 전 세계를 누비며 여행했던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스토리텔링에 맞춘 구도,  끝없이 펼쳐지는 생생한 배경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판타지를 전한다.
- 유아 MD 강미연

추천사 : 말이 필요 없는 명작이다. -뉴욕 타임스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 북리스트
아이들은 자신만의 상상 속 여행을 통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기쁨을 맛볼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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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칠드런
장은선 지음 / 비룡소

"태어나고 싶다면, 세계를 파괴해야 해"
지금으로부터 크게 멀지 않은 미래. 사망률이 낮아지고 인구가 증가하자 정부는 '자식세'를 신설한다. '자식세'를 낼 능력이 없는 부모는 정부 몰래 아이를 기르거나 낳자마자 버리게 되고, 그렇게 버려진 아이들은 '학교'라는 기관에서 양육된다. '학교'는 철저하게 아이들을 지배한다. 시험에서 받은 등급으로 숙소는 물론 급식의 수준까지 차별받게 되고, '성인능력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지 못하면 영원히 비성년자로, 결혼 등의 권리 없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부모가 있는 '등록아동'이었으나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후 '학교'에 수용되게 된 '새벽'은 학교의 현실을 접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세계가 디스토피아였음을 깨닫게 된다. 싸늘한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등급을 가르고, 적극적으로 폭력의 세계에 동참한다. 기어코 이 '세계'를 탈출하려는 새벽의 움직임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이 이야기가 만들어낸 가상현실이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은유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긴장감 있는 이야기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공감을 이끌어 내는 심리묘사' 등의 평가를 받았다. 2014년 제 8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오줌으로 젖어 있던 의자가 감은 눈 안으로 새까맣게 떠올랐다. 교실 안을 떠도는, 숨통을 짓누르던 소름 끼치는 공기. 외부인에게 쏟아지는 가시 돋친 시선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발가벗기는 노골적인 적의.
괜찮아. 새벽은 자신에게 재차 말을 건넸다. 이 정도는 진작 각오했어야 했다. 이오가 아니었다면 첫날부터 겪었을 일이다.
하지만 내게는 미래가 있다. 성적으로는 누구도 내 상대가 안 되니까.졸업만 하면, 어엿한 성인으로서 다시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녀석들은 어차피 낙오자밖에 될 수 없어.'
이오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그렇다, 낙오자다. 이런 건 결국 패배할 놈들의 추한 발버둥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비성년자로서 어둠을 헤맬 망령이다. 졸업 후에는 마주칠 일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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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구할 것인가
토머스 캐스카트 지음 / 문학동네

"<정의란 무엇인가>의 첫 토론 주제"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전차 앞에 다섯 명이 서 있다. 기관사는 선로를 유지하여 다섯 명을 치어 죽일 수도 있고, 다른 선로로 틀어 한 사람만 치어 숨지게 할 수도 있다. 기관사는 사람이 적은 선로로 방향을 틀어 다섯 사람 대신 한 사람을 죽여야 할까?’ <정의란 무엇인가>의 첫 토론 주제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이 사고 실험은 윤리학 수업 첫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물음으로, 탄생 50여 년 만에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딜레마가 되었다.

사고 실험 자체로도 각자의 직관이 무엇에 근거하는지, 그 근거가 얼마나 탄탄한 설득력을 갖고있는지, 나와 다른 생각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충분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래서 법정에서 행위자의 유, 무죄를 가려야 한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해진다. 이 책은 행위자가 기소되어 검사와 변호사가 법정 공방을 벌이고, 각계 전문가가 입장을 표명하고, 시민이 공개 토론에 참여하여 배심원단이 판정을 내리는 과정 속에 칸트, 니체, 벤담, 피터 싱어 등 도덕철학자의 이론을 녹여낸다. 짧은 분량에 재판 전개와 철학 이론을 속도감 있게 풀어내는 솜씨가 발군이고, 무엇보다 ‘생각’이 왜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우리가 이따금 직관을 합리화하기 위해 도덕적 추론을 이용하느냐고? 물론이다. 하지만 이따금 엄밀한 도덕적 추론이 행위의 옳고 그름에 대한 직관을 바꾸지 않느냐고? 그것도 맞는 말이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한 가지 이유는 어떤 직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직관을 가진 사람들보다 논리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법정에서, 저녁 밥상에서 평등과 공정에 토대한 도덕 논증이 펼쳐짐에 따라 결혼에 대한 직관의 변화가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여러분이 탄 전차가 갈림길에 서면 ‘주저하지 말고 선택하라’. 아울러 왜 그 길을 선택했는지 말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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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지음 / 반비

"서경식, 드디어 한국의 미술에 대해 말하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의 저자 서경식이 ‘조선 민족’ 미술가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토대로 묶은 미술 순례의 기록이다. 저자는 55세가 되었던 2006년부터 2년 동안, 연구를 위해 한국에 체재하게 되었고, 너무 늦어 때를 놓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참에 같은 민족의 언어, 습관뿐만 아니라 문화, 특히 미술에 대해 가능한 많이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그 바람을 조금씩 이루어나갔다. 조국의 민주화를 갈구하며 머나먼 이국에서 미술관들을 순례한 지 20년, 서경식은 먼 길을 돌아 마침내 ‘조선’의 미술, 미술가들과 만났다.

저자는 이제 60대가 되어 유럽의 미술관이 아닌 한국의 미술관들을 순례한다. 30대의 재일조선인 청년이 집착했던 주제들, 죽음, 섹슈얼리티, 가족, 민족… 같은 것들이 여전히 60대 재일조선인 노교수의 눈과 귀와 온갖 감각들을 사로잡고 놀라운 통찰들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과 삶의 변화를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 지점들 역시 드러난다.
- 예술 MD 최원호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이번 순례 길에선 서경식은 스산한 거리를 고독하게 걷지 않아도, 호텔방에서 홀로 앓다 일어나 계란에 목 메지 않아도 되었다. 저자가 "하나로 이어진 가족의 이야기"라고도 표현하기도 했지만 윤석남, 신경호, 미희, 정연두, 이정명 작가와 나눈 대화는 핏줄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얼마든지 확장되고 넘나들 수 있는 '우리'가 벌이는 가족회의와도 같은 풍경이었다... 자신과 가족 앞에 펼쳐진 운명을 겪으며 "희망이라는 것의 공허함을 배웠다."던 그는 "뒤집어 생각하면 그것이 도리어 쉽게 절망하는 것의 어리석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서양미술 순례 길을 "그 희망과 절망의 틈바구니에서, 역사 앞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책무를 이행할 뿐"이라며 맺는다. 책무를 이행하며 살아온 자가 저렇게나마 웃을 수 있는 것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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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재발견
스티븐 기즈 지음 / 비즈니스북스

"작게, 사소하게, 가볍게 시작하라!"
많은 이들이 한 해, 한 주가 시작될 때마다 저마다의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누구나 한 번쯤 세워봤을 영어 공부하기, 한 달에 2권 이상 독서하기, 하루 한 시간 운동하기... 그러나 현재, 지금, 나는 과연 어떠한가.

미국의 떠오르는 스타 파워블로거 스티븐 기즈는 이 모든 문제는 습관 전략에 있다고 말한다. 널리 알려져 있는 자기계발에 관한 '열정'들을 거부하며 정신없이 바쁘고 피곤에 찌든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알맞는, 무조건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작은 습관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실제로 저자는 늘 불만족스러웠던 자신의 몸매 개선을 위한 '매일 30분 운동하기'조차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문득 '팔굽혀펴기를 딱 1번만 매일 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르고, 아주 '사소한' 그 목표와 함께 스스로도 어이없을 정도로 '우스운' 실행을 거듭했다. 그 이후 그는 우리가 늘 바라기만 하는 '변화'를 실제로 얻었다. 그가 이런 아주 작은 다짐들과 실제의 변화들을 쌓은 자신만의 경험을 엮어 '습관'과 '의지력'에 관한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거창한 목표 아래 늘 받아 보는 보잘것없는 결과와 반복되는 좌절이 지겨운 이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어쩌면 이렇게 한심할 수가! 팔굽혀펴기 한 번으로 무슨 효과가 있담? 그보단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고작 30분 운동하는 것도 질리도록 실패했으니 이제는 밑져야 본전이었다. ...손을 털고 일어서면서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백배 낫지'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한 가지 말해 둘 게 있다. 그 시점에서도 여전히 나는 운동을 집어치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문득 턱걸이도 딱 한 개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념하기에는 너무 쉬운 일처럼 보였다. ...'흥미롭군. 힘들긴 해. 하지만 생각한 것보단 나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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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웜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 문학수첩

"조앤 롤링의 액션 스릴러 두 번째 이야기"

J.K. 롤링이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추리소설을 발표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해리포터 작가'라는 명성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작품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이유였다. 사설탐정 코모란 스트라이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운 이 소설 시리즈는 자신의 후광에서 멀어지고 싶었던 '유명 작가'의 새로운 시도였다. 비록 석연치 않은 이유로 로버트 갤브레이스의 정체가 금방 알려져 버리긴 했지만, 이 시리즈의 1권을 집필하던 당시의 롤링은 어쨌건 순수한 승부를 해 보고 싶다는 두려움 어린 야심만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데뷔작(?)이었다. 그걸로 충분한지 아닌지는 독자들마다 생각이 달랐겠지만.

그리고 코모란 스트라이크(와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돌아왔다. <실크웜>은 전작에 비해 사건이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져서 좀더 순수한 스릴러에 가까워졌다. 여전히 감상적인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약점이라기보다는 개성에 가까우며, 이로 인해 완전히 남성적인 마초가 아니라 다소 복합적인 캐릭터를 갖게 된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실크웜>은 스릴러 팬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보편적인 걸작은 아니겠지만 자기만의 방식을 분명히 고수하는 것만큼은 확실히 좋은 선택이다. 앞으로도 코모란 스트라이크를 좀 더 만나보고 싶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빠르게 내닫는 속도감, 서스펜스 만점의 미스터리… 로버트 갤브레이스는 자신이 미스터리 스릴러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음을 선언했다. 하드보일드에 풍자적이며, 가슴 아프고 낭만적인 소설. -월스트리트 저널

이야기가 독자를 매혹하는 건 반전과 복선만이 아니다. 탐정 코모란과 그의 조수 로빈의 팀워크가 독자를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는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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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아요
서천석 지음 / 예담Friend

"당신도, 아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부모로서 느끼는 단상을 대중과 나누며 많은 엄마들에게 위로가 되어준 서천석, 그의 강연장엔 언제나 질문이 넘쳐난다.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는 지금 잘 자라고 있는 건가요? 공부, 뭐가 옳은 방법입니까?  아이의 문제 행동, 어떻게 하면 고쳐줄 수 있을까요? 그동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이 한 권에 담았다.

어떤 질문에도 의사는, 그 속에 숨은 부모의 고민까지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해법을 고민해준다. 그리고 그 모든 질문과 답변에는 부모에 대한 위로가 함께 한다. 부모는 완벽할 수도 완벽할 필요도 없다고, 당신도 당신 아이도 충분히 괜찮다고... 이 책은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에서 힘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필요할 때, 든든한 친구이자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저자의 말 :
 화려한 꽃이 피길 바라며 나무에 물을 줍니다. 얼른 꽃이 피지 않으면 초초해지죠. 옆에서 멋진 꽃이 피어나면 거기로 내 마음이 다 가고, 내 욕심대로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는 나의 나무는 미워집니다. 그저 내 나무를 사랑했다면 그런 미움도, 초초함도 없을 것입니다. 꾸준히 정성을 다할 수 있겠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무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내게 보여줄 것입니다. 욕심이 그 순간까지 나를 기다리지 못하게 할 뿐입니다. 당신도, 아이도 괜찮습니다. 제각기 아름다운 나무이고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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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17가지 모순
데이비드 하비 지음 / 동녘

"자본은 틀렸다, 그럼에도 알아야만 한다"
자본이 틀렸다는 증거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것이 자본을 붕괴로 이끄는 건 아니다. 자본이 옳다는 주장 역시 셀 수 없이 많지만, 그것이 자본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어느 쪽에 서든 오늘날 자본이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이자 원리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기란 어렵다. 자본의 모순이 속속 드러나며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와중에도, 언제나 그러했듯 혁신으로 모순을 극복하리라는 기대가 높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자본을 과신해도 되는 걸까? 자본의 모순은 언제나 극복될 수 있는 현상인 걸까?

마르크스주의 지리학과 경제학의 대가 데이비드 하비는 자본의 ‘기본 모순’을 파헤치는 동시에 오늘날 자본이 마주한 ‘움직이는 모순’을 폭넓게 다루며 지구 생태계 자체를 파국으로 몰고 갈 ‘위험한 모순’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모순에서 지향을 찾아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향보다 중요한 게 차별과 압제, 폭력적인 억압에 맞서 전투를 치르는 것이라 말한다. 하비는 여기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모든 전투보다 중요한 건 자본과 그 모순에 맞선 투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동맹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물론 하비의 제안에 이르려면 우선 자본을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고로 이 책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주어가 자본일지 당신일지 둘 다일지를 판가름할 시간이 멀지 않았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글 :
 자본의 모순을 탐구하는 지적인 탐구서로서, 투쟁과 실천을 위한 이론적 자양분으로서, 하비의 이 책보다 더 뛰어난 책을 만나기란 힘들어 보인다. 제대로 생각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만 할 책들이 가끔, 아주 가끔 등장하곤 한다. 감히 말하건대,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문강형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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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 한국경제신문

"전 세계 CEO와 창업가들이 극찬한 21세기 새로운 경영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모든 순간은 단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앞으로 그 누구도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어 제2의 빌 게이츠가 될 순 없다. 검색엔진을 만들어서 제2의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이 될 수도 없으며, 또다시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 제2의 마크 저커버그가 될 수도 없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의 책이다. 저자는 늘 하던 사업을 조금씩 개선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대신 '0에서 1이 되는 것', 즉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 '1'을 유지할 수 있는, 계속해서 독점할 수 있는 기업만이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만큼, 딱 그만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쾌한 논리와 풍부한 사례를 들며 지금까지의 경영 통념들을 뒤집는 책이다. '가치 있는 비즈니스'에 관한 가장 확실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글 :위험을 감수할 줄 아는 인물이 쓴 책은 반드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피터 틸이 쓴 책이라면 두 번, 아니 세 번도 읽어볼 만하다. 고전이 될 책이다. _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저자)

세상에 가치를 창조하는 방법에 관해 완전히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_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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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이해인 수녀 신작 시와 산문"

올해 수녀회에 입회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자, 칠순을 맞이한 이해인 수녀가 시와 산문을 엮은 신작을 펴냈다. 1976년에 펴낸 첫 시집은 <민들레의 영토>였다. 수녀는 이번 책의 서문에서 봄의 민들레처럼 작고 여렸던 그 수련생이 인내의 시간을 통과해 지금은 한 송이 동백꽃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신작 시 100편과 2011년부터 2014까지 기록한 생활 이야기 100편을 담은 이 책은 아름답고 고운 동백꽃과 닮아 있다.
 
총 7부로 구성된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에는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과 감사를 노래한 시, 구도자의 내면을 보여주는 시, 투병 중에 겪은 고통과 외로움, 먼저 떠난 사람을 향한 그리움에 관한 글로 가득하다. 전작 <희망은 깨어 있네>를 읽고 수많은 이들이 가슴속 깊이 ‘희망’을 피워냈듯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적어 내려간 맑은 감성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진정한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필 때도 질 때도 아름답고 고운 동백꽃처럼 한결 같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새들에게 고운 먹이를 주고 열매를 잘 익혀 멋진 기름을 짜게 하는 동백꽃의 일생을 좋아합니다. 동백꽃을 닮은 예수님, 성모님, 나의 이웃을 사랑합니다. 이 시집 속의 글들이 동백꽃 한 송이로 독자 여러분의 마음속에 안겨 작은 희망과 기쁨으로 피어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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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브 - 영국식 잉여 유발 사건
오언 존스 지음, 이세영, 안병률 옮김 / 북인더갭

"누가, 왜 노동계급을 모욕하는가"
제목 ‘차브’는 ‘아이’를 의미하는 집시 말 ‘차비’에서 유래한 말인데, 오늘날 영국에서는 ‘급증하는 무식쟁이 하층계급’을 뜻한다.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더러운 공영주택에 살면서 정부의 복지예산을 축내는 모습으로 그들을 그리며 ‘차브 혐오’를 퍼트린다. 20대 후반에 이 책을 쓴 오언 존스는 이러한 “차브 혐오가 절대 우연한 현상이 아님을 증거할 것이며 다른 한편 이러한 현상이 이 사회의 뿌리깊은 불평등의 산물임도 보여줄 것”이라 말하며 일약 좌파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앞서 말했듯 차브는 게으르고 열망도 없는 갱생 불가능한 이들, 사회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도 혜택은 받아먹으려 하는 이들로 그려지며 경멸당한다. 이 책은 이들이 실제 그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이 그렇게 보여지고 인식되게 만드는 언론과 정치의 전략을 파헤친다. 또한 지역사회의 일원이자 안정된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노동계급이 대처 이후 어떻게 몰락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속속들이 드러낸다. 읽다 보면 오늘 한국 사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복지삭감, 무한경쟁, 노동억압이 노동계급을 어떻게 모욕했는지, 이러한 계급혐오와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면, 차브의 정치학은 멀지 않은 때에 이 땅에서도 실현될 게 분명해보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의 목적은 노동계급의 악마화를 폭로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간계급을 악마화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이미 계급의 감옥에 갇힌 몸인데 계급편견의 감옥에 이중으로 갇힐 필요까지는 없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노동계급을 찬미하거나 우상화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목표하는 바는 ‘차브’ 풍자가 만연하는 가운데 그 존재가 지워져버린 다수 노동계급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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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를 만났다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사는 법이 다를 뿐, 틀린 인생은 없다"
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저자의 신작이다. 승자의 철학이라 불리는 <손자병법>에서 '비겁'의 키워드를 뽑아 읽어 냈다면 이번 <장자>를 통해서는 '공존'을 말한다.

다른 동양 고전과 달리 <장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로만 되어 있다. 그 상징과 메시지 때문에 철학, 문학,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다양하게 연구되는 텍스트다. 또한 그 때문에 원문만으로는 뜻을 헤아리기가 녹록치 않은 고전이기도 하다. 전작이 그러했듯 이번 역시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의 눈으로 본 장자를 풀어낸다. 호들갑 떨 필요도,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이 담담하게 사실을 인지하고 상황을 인정하는 자세, 주변을 인정하고 그 다음으로 나아가는 힘을 이야기한다. 특이하게 이번 책에서는 <장자>의 메시지와 시사점을 설명하는 도구로써 서양 고전을 활용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 하다. '몸은 치열한 세상 속에 두되, 마음은 유유히 천하를 날아다니는' 장자의, 자신을 잃지 않는 지혜를 배워 볼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우여곡절 끝에 나는 복직했고, 주로 정치부에서 일하게 됐다. ...남 얘기할 것 없다. 나는 선배 간부들의 이런저런 잔소리를 퍽이나 귀찮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선배들을 무시했다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굽실거리고 살 거면 뭐하러 기자 하냐'고 선배를 한심하게 여겼다. ...나이가 들어 반장이 되고부터는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후배를 다그치는 게 내 일이었다. 내가 찾은 정답을 후배에게 강요했다. ...가뜩이나 과중한 업무에 힘겨워 하던 후배를 게으른 놈 취급하고, 갓 입사해 갈피를 못 잡는 후배를 감 없는 놈으로 규정하고, 입바른 소리하는 후배를 싸가지 없는 놈으로 몰아붙인 것도 편견이었다. ...그때, <장자>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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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전쟁
레이쓰하이 지음 / 부키

"2015-2016 슈퍼 달러의 대반격"
향후 가까운 미래의 G2, 미국과 중국의 금융 전쟁 전망서다. 둘의 대결 양상을 예측해 풀어내면서 통화 패권의 본질과 달러 자본의 속성을 과감하고 심도 있게 분석했다. 저자는 미국이 과거에도 '달러 약세 10년, 강세 5년'의 주기를 이용해 두 차례의 금융 전쟁을 수행했으며, 이번이 그 세 번째 주기로, 그 주 타깃은 중국과 위안화가 될 수밖에 없음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달러가 세계 통화 패권을 차지하는 과정, 유로달러와 CDS(신용 부도 스와프)라는 금융 무기의 위력, 미국이 환율을 이용해 어떻게 세계적인 부의 재편을 달성했는지를 리드미컬하게 이야기하면서 현대 통화 전쟁의 거시적 흐름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의 부가 움직이는 원리와 기제를 비교적 명료하게 묘사하고 있어, 통화나 금융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큰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지난 100여 년 동안 중국 부흥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곧 다가올 금융 대격돌은 중국 경제가 수많은 산을 넘어 당당하게 마을 앞으로 흘러가기 위해 지나가야 할 커다란 웅덩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중국은 세계 자본에 의해 금융 대격돌의 소용돌이로 떠밀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자산이 안전한지, 투자가 축소될 것인지, 복지 수준이 향상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곧 닥칠 금융 전쟁에서 중국이 살아남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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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1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 열린책들

"위대한 소설, 좋은 만듦새, 놀라운 가격. 이상입니다"
<돈키호테>가 인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소설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 작품의 유머와 풍자는 지금도 위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는 돈키호테의 작품 내 시점이나 그의 말을 듣는 '청중'의 시점, 사방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 구조 등을 보고 있으면 <돈키호테>는 근현대 소설들의 작법을 예견한 선지자의 예언서로 보일 정도다. <돈키호테>의 이러한 위대함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말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딱 한 마디만 더 보태야겠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길 바란다. 위대한 작품이라고 해서 모두 어렵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돈키호테>는 부조리한 사회상과 존재 자체의 부조리함을 모두 떠안은 와중에도 기품있고 당당하게 '웃긴다'. 아마도 생의 쓴맛을 어느정도 느낀 뒤라면 이 위대한 작품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열린책들 판본에 대해 따로 언급을 드린다. 우선 번역이나 편집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섬세하고 어두우면서 유머까지 갖춘, 본문과 잘 어울리는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 100여 점이 들어가 있다. 만듦새가 무척 좋다. 그런데 도합 1,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 권의 구입 가격은 3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 이상은 드릴 말씀이 없다. 위대한 작품을 좋은 만듦새로 저렴하게 만나는 것보다 좋은 책 프로모션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마음을 다해 권해드릴 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돈키호테> 이후에 쓰인 소설은 <돈키호테>를 다시 쓴 것이나 그 일부를 쓴 것이다. - 르네 지라르

전 세계를 뒤집어 봐도 <돈키호테>보다 더 숭고하고 박진감 넘치는 픽션은 없다.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키

에스파냐의 펠리페 3세가 한번은 한 젊은이가 포복절도하는 것을 보고서 말했다. "저 친구는 이성을 상실했거나 아니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게로군." -크리스티아네 취른트, <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책>에서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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