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일이지만 [피아노 홀릭]의 작가 김영욱 피디가 녹음한 씨디를 더는 들을 수 없다!! ㅠㅠ 이유가 뭘까? 내가 너무 많이 들어서 벌써 닳았나???? 어떻게 하지?? 이럴 줄 알았으면 파일이라도 저장해 둘 것을. ㅠㅠㅠㅠㅠㅠ


1. 김피디의 씨디가 안 들려 어쩔 수 없이 KUSC에서 하는 클래식 방송을 들으면서 왔는데, 마침 샤를 뒤트와가 지휘하는 Vincent d'Indy: Symphony on French Mountain Air Op.25를 들여준다. Jean-Yves Thibaudet가 피아노를 연주한다. 

샤를 뒤트와라는 이름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름이다. 그가 훌륭한 지휘자라는 것을 배제하고도. 입안에서 굴리면서 가볍게 날아가는 듯한 이름. 샤를 뒤트와가 지휘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그의 이름을 계속 발음해 본다. 더욱 집요하게 발음한 이유는 그의 이름을 발음하던 Alan Chapman의 흉내 낼 수 없는 그의 목소리와 발음 때문이겠지만.



2. 에스프레소 콘파냐는 말 그대로 에스프레소 위에 휘핑크림(파냐)을 넣었다(콘)는 말이다. 언어란 가끔 이렇게 상형문자처럼 그림이 그려진다. 하지만 그 나라 언어를 모르는 나는 '콘파냐'라는 말이 그런 단순한 표현 같지 않고 샤를 뒤트와처럼 먼저 멋진 단어처럼 들린다. 오늘 아침 직접 스벅에 가서 에스프레소 도피오와 휘핑크림까지 테이크아웃 해서 직장으로 가져와 신성한 의식을 치르면서 마셨다. 다행히 거리가 멀지 않아서 휘핑크림은 상태가 좋았다. 그렇지만 사진에서 보다시피 에스프레소는 이리저리 흔들린 자국이 확실히 보인다. 어쨌거나 맛있게 먹었으니 됐다.


3.  스벅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어떤 남자가 눈에 띠었다. 세련된 옷차림을 한 남자인데 나에게 문까지 열어줬다! 우연히 나갈 때도 같이 나갔는데(설마 나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기다렸을라구;;ㅎㅎㅎ)친절하게 내가 나갈 때까지 문을 잡아 줬다. 매너도 좋고, 옷도 센스입게 입고, 얼굴도 그만하면 잘생긴 편이고,,,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 사람은 분명 BMW를 몰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슨 차를 타나 몰래 살펴봤다. 역시!!! 하얀색 BMW SUV를 타는 거다! SUV를 탈 것은 상상하지 못했지만,,그 남자에게 잘 어울렸다. 나도 누군가 나를 보면서, "저 여자를 어떤 차를 탈까? 어떤 음료를 마실까? 들고 있는 가방이 멋있다, 옷을 센스있게 입네!" 같은 생각을 할까? 아니면 나는 그저 지나치는 행인 0명에 불과할까?


4. 선현경씨의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는 정말 맘에 쏙 든다!! 예전 [ 3시의 나]라는 책을 봤을 때는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어 재미가 없었는데 선현경씨의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기록은 숨김이 없고, 정말 저자가 하나씩 버리기를 실천하기 위해 써내려간 것이 느껴진다. 나는 아직도 양말을 버리고 있는 부분에 머물러 있지만 그녀처럼 하나씩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윗도리를 9개나 샀다. 인터넷으로!ㅠㅠ 그놈의 세일!!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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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0 0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0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5-04-1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비님을 본다면 어떤 차를 탈까? 어떤 음료를 마실까? 가방 멋있다~옷도 센스있다~ 생각할 것 같아요~~백퍼!!!!!!(소년화법을 따라서^^)
옆방셜록도 bmw 타는 남자인데.....인데......orz

라로 2015-04-10 12:22   좋아요 0 | URL
근데 왜요??? 응?????

비로그인 2015-04-10 13:20   좋아요 0 | URL
음...거친 매너....옷센스????
문은 나보단 아이들을 위해 열어주는 것만 같....><

라로 2015-04-10 15:36   좋아요 0 | URL
음~~~ 멋진 옆방셜록!!

blanca 2015-04-1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를 뒤트와. 진짜 발음 너무 낭만적이네요. 저는 대학가에 유모차 끌고 다니면 아주 거칠게 생긴 외국인 학생들 ㅋㅋ이 주로 매너가 좋더라고요.

라로 2015-04-10 15:39   좋아요 0 | URL
그죠!! 더구나 Alan Chapman이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약간 코맹맹이인듯 한데 멋져요. 그러니 클래식 방송 디제이를 하겠죠??
거친 외모가 매너가 좋다는 말씀은 저도 공감해요!!!ㅋㅎㅎㅎㅎ 여기도 거친 외모나 노인네들이 매너가 좋은 경향~~~ㅋㅎㅎㅎㅎㅎㅎㅎ

2015-04-10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1 0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선현경씨차럼 대범(?)하거나 정직하지 못해서 그런지 황인숙쌤이 선물한 양말에 대한 글을 읽으며 내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비록 나는 그렇게 못할지라도 이렇게 대놓고 솔직할 수 있는 대범함이 부러웠고, 황인숙쌤과 산현경씨의 단단한 관계가 부러웠다.
예전에 두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황인숙쌤(나도 계속 쌤쌤 거리네~~~^^;;)과 선현경씨가 함께 작업한 [일일일락]을 좋아하는데, 그 작업을 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좋아졌겠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고, 더구나 책에다 당당히 쓸 수 있는 그들의 담백하고 흔들리지 않는 관계가 부럽다.
나이 들어가면서 ˝내˝가 되자는 결심을 자주 해보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목소리를 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두 사람의 COOL 한 관계가 새삼 부러워지는 밤이다.
선현경씨도 그렇지만 이건 아마도 뒤끝없는 황인숙쌤의 성정도 선현경씨의 정직함만큼 중요한 덕목이겠지!!
그러니까 내가 배워야 하는 것은 꾸밈없이 내 감정을 드러내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반응에도 서운해 하지 않는 쿨함을 연습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선현경씨가 버리는 건 황인숙쌤에 대한 우정이 아니라 불편한 양말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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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4-08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드디어 읽기 시작하셨네요^^
이 책 읽으면 막 버리고 싶어져요.
사람과의 관계가 참 힘들기도 하고, 관계 덕분에 삶이 풍요롭기도 하고....

라로 2015-04-10 14:12   좋아요 0 | URL
이 책 정말 맘에 드네!!
나도 양말부터 버리려고 보니까 막 아까워~~~~ㅎㅎㅎㅎ
사람과의 관계는 자기가 그렇게 말하니 저는 다만, 네 교주님!!!ㅎㅎㅎ
 

직장에서 읽을 수 있을 줄 알고 가져갔다가 표지를 들춰보지도 못했다는~~ㅠㅠ 근데근데 지금 프롤로그부터 읽다가 너무 좋아서 흐뭇흐뭇. 그래도 올해 최고의 책은 [피아노 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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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04-0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양말은 늘어지고 헤져도 한 번 빨면 아까워서 또 신고, 또 신고,...

라로 2015-04-10 12:2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저도 양말 버릴까? 하고 보니까 아까워서~~~~ㅋㅎㅎㅎ 아무래도 산현경씨는 벌이가 저보다는 좋으니까~~~~로 생각하게 된다는요~~~ㅋㅋㅋ 그리고 저도 선현경씨가 버린 코스코에서 산 같은 양말 있는데,,못 버리겠어요~~~ㅋㅎㅎㅎㅎ 역시 벌이가~~~^^;;;
 

지난 금요일부터 기침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는데 결국(이라고 하지만 그럴 계획이었다는~~~ㅋ)어제는 직장도 안 가고 푹 쉬었다. (덕분에 never let me go를 다 읽었고!)
오늘도 직장을 오후에 간다고 말하고 자고 있는데, 남편이 깨우면서 해든이 등교 준비 해달란다. 자기도 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한참 꿈을 꾸고 있던 참이라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다.
해든이 녀석도 보통으로는 부지런한 편인데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이불을 돌돌 말고서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있는 힘껏 이불을 뺏어서 깨웠다.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빨리 준비하라고 독촉한 뒤 침대에 있었다. 아이가 다 입은 걸 확인하고 부엌으로 데려가서, 오늘은 시리얼에 바나나 먹어야겠다면서 시리얼을 담아주고 그 위에 바나나를 송송송 썬 뒤 우유를 부었다. 오렌지 쥬스와 함께 해든이 앞으로 주면서 ˝마일즈랑 마일즈 할아버지 오시기 전에 얼렁 먹어라. 마일즈 할아버지 기다리게 하지 말고.˝라고 했더니, ˝I know~~~~˝라며 억지로 먹는다. (해든이 친구 마일즈네랑 쉐어링을 한다. 마일즈 할아버지가 학교에 데려다주고 남편이 집에 데려오고)
해든이가 아침을 먹고 있으니 나머지는 샤워끝내고 나온 남편이 알아서 챙기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일랜드를 돌아서 침대로 가려는데(그러다보니 맥스가 있는 곳에 가까이 가게 되었지) 해든이 녀석 댑다, ˝맥스 가까이 가지 마세요. 맥스가 아프게 되면 안돼요!!!˝
서운하고, 치사하고, 아니꼽다는 느낌이 들 일도 아닌데 막 서운해서, ˝그럼 맥스 곁에는 가면 안되지만 너 가까이는 가도 돼?˝ 그랬더니 괜찮단다. 다만 맥스가 옮지 않기를 바란다고.
예전에 여동생이 딸을 낳고 그 다음으로 아들을 낳았을 때 친정 엄마가 바라지를 해주셨다. 그때 엄마는 암 징조였는지 기침도 하시고 감기처럼 아프신 것 같았는데 동생이 해든이처럼, 자기 아기를 안지 말라고 해서 무지 서운해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동생이야 자기 자식이니 그렇다쳐도 해든인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어제 내가 침대에 누워있으니 기침캔디 가져다 주고, 수시로 괜찮냐고 물어 본 사람은 해든이 뿐이었다. 그런 녀석이라 더 서운했나? 암튼 이렇게 적고 보니 서운한 게 아니라 뭐랄까? 다른 생명을 살필 줄 아는 나이가 된 것이 새삼스러웠나?

오늘부터 대망의,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를 읽을 거다.(너무 기대하고 있는 책이라) 두근두근. 이 책을 읽고나면 나도 뭔가 결심을 하고 하나씩 버려야 할 듯한 두려움이 들어서 아직까지 바라만 봤는데 이제는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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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4-08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해든이)한테도 오지마세요 했으면 ...ㅜ..ㅜ
해든이가 많이 자라서 자기 보다 약한 생명이 걱정되서 그런거 같네요.
서운해 마시고 기특해 하시길^^

한국도 봄같지 않은 쌀살한 날씨에
저도 연신 재채기에 콧물 줄줄...
어서 쾌차하셔요!

라로 2015-04-08 10:31   좋아요 0 | URL
그랬으면 저는 오늘 집 나갔어요~~~~.엉엉

아무개님도 감기????
전 아무래도 과로같아요!! 출장 이후로 넘 열심히 일했어요~~~.엉엉

blanca 2015-04-0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든이 귀여워여 ㅋ 난중에 여자친구 생겨도 로맨틱 가이가 될 듯. 저 책도 너무 좋아요

라로 2015-04-08 10:32   좋아요 0 | URL
여자친구 생기면 물고기에게 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겠죠???
그땐 정말 엄마들 잘 쓰는 표현대로 콱 죽어버린다고 할까요???ㅋㅎㅎㅎㅎㅎ
암튼 질투하지 말고 기특하게 생각해야지~~~.ㅋ

무해한모리군 2015-04-0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저희 엄마는 여름에 1년 몇번 귀가하는 저보다 애완견 앞에 선풍기를 틀어줍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라고 애써 생각해 봐야지 어쩌겠습니다 ㅋㄷㅋㄷㅋㄷ

라로 2015-04-08 10:32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ㅎㅎㅎㅎㅎ휘모리님은 엄마가!!!!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15-04-08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보내지마, 는 조금 쉬었다 읽을래요. 너무 벅찰 것 같네요.

라로 2015-04-10 12:28   좋아요 0 | URL
그러세요!! 잘 읽으시려면 한 템포 쉬었다가 ~~~^^*
 

[나를 보내지 마]를 다 읽었다. 힘들었다. 분명 다시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강력하게 드는 책은 몇 권 안 됐는데,,,가즈오 이시구로!!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마거릿 애트우드의 표현대로 모든 사람의 구미에 맞는 작품은 아니라는 것은 나도 인정. 가즈오의 두 책을 연달아 읽으면서 가즈오 이시구로씨가 책을 쓰는데 있어서 자주 사용하는 공통점(?) 발견. 하지만 확증을 가지려면 최소한 두 권은 더 읽어야 할듯.
어쨌든 Norfolk이라는 곳을 가보고 싶다. 소설에서 표현한 것같은 느낌이 들 것 같지는 않지만. 그리고 영화는 보고싶지 않아졌다. Kathy를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았다고 해서. 책 속의 캐시를 키이라는 표현 할 수 없을 거라는 내 편견. 뭐 어쨌건 내 맘이지.
토욜 never let me go를 사러 갔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의 새로나온 책 진열 한 것을 봤는데 사 올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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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4-07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런 영화인줄 모르고 봤다가 너무 충격이라 책은 읽을 자신이 없더라구요 ㅠ

라로 2015-04-08 00:49   좋아요 0 | URL
책은 그렇게 충격적인 내용은 별로 없어요~~~. 영화는 암시적인 것을 보여줘서 그런가 봐요!! 정말 끔찍하고 슬픈 내용이긴 해요. 그걸 가즈오 이시구로가 드러내 놓고 표현을 안 해서 더 그런 것도 같아요. 하지만 누구보다 아른님은 가즈오 이시구로를 잘 읽어내실 것 같아요~~~!!

유부만두 2015-04-0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하나요? 사실 이 소설의 호불호가 갈리기에 여지껏 전 이시구로를 피해왔....다고 변명중입니다. 하지만 남은 나날들, 이 참 좋았어요. 이시구로의 책을 더 읽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아롬님은 영어/한국어 어떤 언어로 읽으셨나요?

라로 2015-04-08 00:52   좋아요 0 | URL
그런 건 아닌데,,, 무지 슬프네요. 더구나 작가가 딱부러지게 표현을 하지 않고 독자가 상상(?)을 하게 끔 하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남은 나날들도 좋았지만 이 책이 더 좋네요. 그의 대표작이라는 말이 허명은 아닌듯~~~.
저도 유부만두님과 같은 이유로 피해왔는데 읽길 잘 한 거 같아요. 영어로 읽으시기 추천해요. 언어가 참 남다른 작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