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 Hisaishi - Merry-Go-Round of Life (from “Howl’s Moving Castle”)


어제부터 백혜선 피아니스트의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를 읽기 시작해서 오늘 오후에 마저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을 읽고 있는데 멀리서 막내가 Joe Hisaishi의 Merry-Go-Round of Life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음악이었다. 내 독서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준 막내에게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날렸다. 녀석은 전혀 모르고 있겠지만. 어쨌든 조 히사이시의 얼굴과 손석구의 얼굴이 닮은 점이 보였다. 손석구 씨가 늙으면 저렇게 생길까?



백혜선 씨의 책은 치니님이 북플에서 읽고 싶다고 체크한 것을 보고 나도 따라 읽고 싶어져서 그냥 암 생각 없이 전자책으로 샀는데 아주 좋았다. 우리가 지나온 길은 달라도 같은 세대 사람이라 그런가? 그녀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너무 잘 느껴지기도 했고, 젊어서 연주 중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몸이 기억하는 연습이라며 한 곡을 100번을 치다가, 그래도 연주 중에 자신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까지 막기 위해서 150번을 연습하면서 틀리게 연주한 것은 연습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적어도 150번 이상을 연주했다는 소리인데,, 짧은 곡이야 그렇다 치고 30분이 넘는 긴 곡을 칠 때는 정말 그 인내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으니까 지금 이런 책도 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 운이 좋다는 말을 그녀는 많이 했지만, 운도 실력이 불러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또래의 멋진 여성을 새롭게 알게 된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궁금해서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더구나 이 책이 나에게 많은 용기를 줬다. 영어를 잘 못하는데 덜컥 어려운 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심을 하고서 계속 걱정을 했는데, 나도 단어 하나 적어도 150번 쓸 마음을 먹으니까 어쩐지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 것도 같은 착각이 든다. 어쨌든 이 나이에 다시 공부라는 카드를 빼 들었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내 매일이 크게 두 가지의 감정으로 Merry-Go-Round. 아 놔~. 


다시 백혜선 씨의 책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음악가가 이렇게 글을 잘 써도 되나? 싶었다. 잘 쓴다는 것이 꼭 유려하고 화려한 문장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길지 않은 책이지만,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말만 했다는 생각도 들고, 좀 거친 문장들이지만 다른 사람 의식하지 않고 정직하게 써 내려 간 글들이 새롭고 좋았다. 러셀 셔먼 선생으로부터 에세이 숙제까지 받았다는 글을 읽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다 글을 잘 쓰는 건 아닌데 말이지. 이 책은 다시 종이책으로 사고 싶다. 매 장마다 나오는 레옹 스필리아르트(Léon Spilliaert)의 그림들도 아주 멋있었다. 

Léon Spilliaert - Avec la mer du Nord


레옹 스필리아르트의 그림과 비교할 수 없지만 점심 먹고 [Guardians of the Galaxy 3]의 영화 티켓을 사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찍은 구름 사진을 올려본다.

거대한 구름을 좀처럼 보기 힘들었는데 해까지 가려버린 커다란 구름에 작은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


레옹 스필리아르트(Léon Spilliaert)의 그림을 보면서 <인생의 허무를 보다>, <이토록 굉장한 세계> 와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를 집어 들었다. 모처럼 그림을 가까이 접하게 되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HaeSun Paik plays Liszt Réminiscences de Don Juan, S.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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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23-05-07 09: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시리라 믿습니다.
제 아내도 40대중반에 석사를 시작해서 50에 간호학 박사가 됐습니다.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하실수 있을거예요. 응원합니다.^^

라로 2023-05-07 11:59   좋아요 3 | URL
응원 감사합니다!^^ 40대와 50대는 또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어찌 되겠지 하는 마음이에요..^^;;

기억의집 2023-05-11 09:05   좋아요 1 | URL
멋진 아내분 두셨군요!! 존경합니다~
 

어제 <나의 해방일지>를 다 봤다. 처음엔 배우들 한 사람 한 사람 (손석구 빼고) 너무 어색했고 그들에게 적응하기 힘들었었다. 그런데 갈수록 이 드라마 꽤 매력 있는데 마지막 회에서는 이거 뭐임!!!!@@ 와 손석구의 저 액션을 보려고 내가 이 드라마를 보고 책도 산 거였구나 싶었다!! (더 멋진 액션 많이 봤지만, 이건 멋지고 안 멋지고의 문제가 아님)


눈이 매섭게 생겼던 김우빈(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 불리고;;; 아 놔~~.)역의 배우가 복자 등의 이름으로 불리다가 "우빈아." 했을 때는 누굴 부르는 건지 모르다가, 구씨가 다시 쳐다보면서 "김우빈?" (이렇게 물어보는 것처럼 억양이 올라가게 부르면서 쳐다보니까) "네" 라고 씩씩하게 대답하면서 눈을 반짝이는 연기가 인상 깊었다. 어떻게 카메라에 눈빛이 반짝이고 결의가 차는 게 느껴지는 것인지! 그리고 머리통이 깨질 정도로 열심히 싸우던 잠깐 비치는 모습도. 하지만 역시 구씨의 웃는 모습 때문에 늙은 내 가슴이 두근두근. 


내가 좋아하는 남자 배우는 윤계상인데 손석구도 윤계상 분위기 나면서 더 거칠고 서민적으로(?) 생겨서 그런가? 이 드라마가 어떤 드라마인지도 모르고, 손석구가 누군지도 모르고 봤을 때부터 손석구만 눈에 들어왔었는데. 와~ 좋아하는 배우를 알아보는 내 이 동물적인 감각이라니! 












<나의 해방일지> OST도 넘나 좋고!!! 

곽진언 (Kwak JinEon) - 일종의 고백 (A Kind Of Confession)


이수현 (LEE SUHYUN) - 나의 봄은 (My Spring)


오늘은 일 안 하는 샌드위치 속 데이다. 이따 남편이랑 지중해 식당에 가기 전에 <나의 해방일지 OST> 들으면서 염씨네 집 블록 만들어야지. 
















알라딘 전자책 출간 알림 신청하러 들어오는 것 같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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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4-27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손석구도 좋아하는데 이엘 배우랑 김지원 배우도 좋아해서 재미나게 봤어요^^
이엘 배우의 장녀 캐릭터 대사 몇 개는 와 닿아 절로 고개를 끄덕였었죠.
특히 퇴근 길 집이 멀어 지하철을 오래 타고 가기 전, 화장실을 꼭 들러야 한다는 이엘의 대사에 혼자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꼭 그러거든요ㅋㅋㅋ

라로 2023-04-27 20:41   좋아요 2 | URL
저는 손석구, 김지원, 이엘 배우 모두 초면인 것 같아요. 특히 이엘이라는 배우는 확실히 그렇고, 김지원 배우는 본듯한 외모,,, 이엘 배우의 대사가 잘 들으면 정말 좋더라구요. 장녀 캐릭터 대사!!ㅎㅎㅎㅎㅎ 우리 장녀들만 느낄 수 있는 대사들,, 책나무님 댓글을 읽으니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이 드라마에서는 일상에서 느끼는 그런 대화, 가령 똥같은 대화 아무렇지 않게 하거나 욕도 깡패들이 하는 그런 욕이 아닌 평범한 여자들이 하는 개새끼 같은 욕도 전 좋더라구요,,^^;;;

북깨비 2023-04-27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손석구씨 연기 너무 좋았어요 담백하니. 사실 저는 김지원씨 팬이라 (외모적인 것 말고 그냥 반듯한 이미지가 좋아서요. 사생활 잡음도 없고 어릴때부터 조연, 서브주연, 주연 차근차근 밟아오고 대사칠때 발음도 분명하고 사람이 왠지 성실해보여서요 ㅎㅎ) 게다가 나의 아저씨 작가가 썼다고 하니 이걸 꼭 봐야겠어서 드라마 초반의 산만함을 견디고 봤는데 (지금은 그 앞부분도 너무 좋지만요)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가 성공한 요인에 손석구씨 매력이 시청자들을 잘 끌고 간 게 컸던 것 같아요.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으면 집중하기 힘들잖아요. ㅎㅎ 아무튼 손석구 배우님 칭찬으로 시작해서 순식간에 그를 알아본 본인의 동물적인 감각에 대한 감탄으로 글을 마무리 짓는 라로님의 매력 무엇 ㅋㅋㅋㅋㅋ 🤣

라로 2023-04-27 20:48   좋아요 2 | URL
어딘가 좀 멍한듯 담백한 연기 저도 좋았어요,, 의식하지 않는 듯한,,, 저는 김지원씨 얼굴은 익는데 연기는 첨 보는 것 같은 느낌? 이 역할에 잘 맞는데 저는 그녀의 눈이 짝짝인 것이 너무 걸려서 처음 드라마 시작할 때 보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4회인가요? 구씨가 모자를 가져오기 위해서 멀리 높이 뛰는 장면에서부터 정신이 차려지면서 이 드라마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그 장면도 제게는 참 멋진 장면,,, 아무튼 6월 말에 남편이랑 함께 이 드라마 같이 보기로 했어요. 제가 오늘 이 드라마의 OST를 자동차에서 식당으로 가면서 틀었거든요. 그러니까 남편이 무슨 노래냐, 어디서 들었냐부터 시작해서 질문을 하고, 또 블록을 만들려고 하다가 포기하면서 나중에 같이 만들기로 했는데 이 남자가 무슨 질문이 그렇게 많은지 그냥 그 드라마 같이 보는 것으로 설명하다가 결정했어요.ㅎㅎㅎㅎ 암튼 북깨비님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 절대 안 봤을 거고, 올리신 자랑페이퍼 아니었다면 서둘러서 셋트 구매도 안 했을텐데요. 아 정말 뭔가요???ㅎㅎㅎㅎㅎㅎㅎ

레삭매냐 2023-04-29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도라마가 제가 사는 동네
부근의 전철역들을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 했네요.

메디터레이니언 식당의 맛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라로 2023-05-06 09:49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매냐님??? ^^
잘 지내시지요??
당미역이라는 역이 매냐님 사시는 동네인가요??
드라마에서 보면 좋은 동네 같아요.^^
근데 드라마 꽤 좋습니다.
시간 되시면 함 시청해 보시는것도?

메디터레이니언 식당의 맛은
단백한 것 같아요.
저화 제 남편은 아주 좋아한다지요.^^;;
한국에도 인기가 있나요??

보물선 2023-05-18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희경 쌤이랑 제가 엄청 가까운 사이라서 북토크 진행해 드렸어요. 완전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책도 참 좋아요. 레시피로도 훌륭합니다.

라로 2023-05-19 13:51   좋아요 1 | URL
우와! 아는 사이라고 하셔도 넘 놀랐을텐데 엄청 가까운 사이시라니 어떻게???? 저도 보물선님과 엄청 가까운 사이 되고 싶어요!!! 그런데 북토크도 하신다고라?? 어디서?? 지금이라도 들을 수 있어요??? 암튼 저 책 전자책으로 나오면 바로 사려고요!! 양희경 샘이랑 친하시니까 그분께 전자책으로 출간되어 나오길 기다리는 외국 사는 아줌마 있다고 해주세요. 부탁해요~~~♥️

보물선 2023-05-19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스북엔 북토크 자랑을 엄청 올렸는데 말입니다. 여기도 쫌 해볼까요?ㅎㅎ

보물선 2023-05-19 15:19   좋아요 0 | URL
올렸어요!ㅎㅎ
 














<삼체>를 읽고 있는데 <삼체>를 영어로 번역한 켄 리우가 생각이 났는데 마침 켄 리우의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가 출판된 것을 알라딘 메인 메뉴에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전자책 알림 신청을 했는데 내일 아침 일찍 일을 하니까 잠자기 전에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이 책의 전자책이 나왔다는 메일이 왔다. 전자책 출판 신청 정말 자주 하지만 이렇게 일찍 출판되었다는 메일을 받는 건 처음이다. 넘 신난다. 


그렇잖아도 병원에서 <삼체>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이 책 읽으라고 간호사든 의사든 만나는 사람들에게 <삼체> 추천을 하면서 그 책을 번역한 사람이 켄 리우라는 사람인데 그 사람의 책 <종이 동물원>도 읽어보라고 막 부추긴다.















지난주 금요일도 유일한 중국인 여자 마취 의사샘에게 <삼체> 얘기를 하면서 켄 리우에 대해 떠벌리면서 그 사람이 휴고상, 네뷸러 상, 그리고 세계환상문학상을 모두 휩쓴 최초의 SF 작가라고 했더니 그 의사샘이 나를 보면서 아주 놀랍다는 말투로, "라로씨가 그렇게 SF 작품과 작가에 조예가 깊은 줄 몰랐어요."라고 해서 엄청 쑥스러웠다. 내가 아는 걸 다 말한 건데,, 그 이상 아는 게 없는데 졸지에 SF에 조예가 깊은 사람으로... 아 놔~~~.ㅎㅎㅎ


암튼, 그러거나 말거나 내일 아침에 일하러 갈 때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영문판을 그 샘에게 읽으시라고 가져갈 예정이다. 괜히 즐겁다. 어쨌든 읽어 본 SF 작품이 별로 없지만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영문판은 문장이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매혹적이다. 의사샘도 좋아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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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2-27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평소에 에스에프는 잘
보지 않는데, 예전에 독서모임
에서 선정이 되어 한동안
죽어라고 읽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다른 분에게 책추천해 주시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 쨩

라로 2023-04-19 11:22   좋아요 1 | URL
잘 지내시죠?
너무 오랜만에 와서 늦은 댓글
달기가 뻘쭘하네요.^^;;
매냐님 늘 열심히 독서 활동 하시는
모습 정말 보기 좋고
존경스럽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에게 책 추천
잘 안 하는데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좋았어요!!
이렇게 얘기 해도 이제 겨우
2권 들어갑니다만, 쿨럭

꼬마요정 2023-02-27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자꾸 끌리던데 삼체 번역한 사람이었군요. 곧 읽으시겠죠? 기대됩니다!!^^

라로 2023-04-19 11:23   좋아요 1 | URL
지금 읽고 있어요!! 켄 리우의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도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아요!! 넘 좋아요!! 꼬마요정님도 곧 읽으시기리요!!^^

바람돌이 2023-02-28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켄 리우 제일 처음 읽은 책이 <어딘가 상상도 못할 곳에 , 수많은 순록떼가>였는데 조금 안 맞았어요. 켄 리우의 대표작은 종이 동물원이니까 그걸 읽어봐야 될듯요. 라로님 자꾸 삼체 얘기하시니까 이것도 진짜 읽어보고싶네요. 저는 sf팬까지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장르거든요. ^^

라로 2023-04-19 11:24   좋아요 0 | URL
저는 다 좋아요,, 며칠 전 프시케님 만났는데 그분은 <어딘가 상상도 못할 곳에 , 수많은 순록떼가>가 <종이 동물원>보다 더 좋았다고 하시네요. 다 개인의 기호,, 암튼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도 넘 좋아요!! SF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

2023-03-24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23-04-02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저 다시 알라딘 시작했어요~~~~~ 우리 이제 자주 만나용^^
<삼체> 좋다구 막 주변 분들에게 이야기하는 언니 모습이 떠올라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3-04-02 13:12   좋아요 2 | URL
세실님 돌아오셔서 너무 좋아요
^^

라로 2023-04-19 12:59   좋아요 1 | URL
아이쿠! 세실님이랑 저랑은 정말 타이밍 잘 안 맞는 것인가요???ㅎㅎㅎ
어쨌뜬 나도 격하게 웰컴 세실님!!!
세실님이 다시 왔다고 하니까 나도 알라딘 다시 열심 하고 싶은 마음인데...

기억의집 2023-04-18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바쁘세요? 안 들어오시네요….

라로 2023-04-19 11:26   좋아요 0 | URL
네네, 많이 바빴어요,,ㅠㅠ
 

<모방범>을 읽었을 때처럼 <삼체>를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모방범>은 특별히 생각을 안 하면서 읽어도, 그러니까 내가 내 두뇌에 별도의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내 두뇌 시스템이 자동으로 이해를 해서 속도가 제법 빨랐는데 <삼체>는 어려워. 많이 어려워서 책장이 잘 안 넘어간다. 하지만 이 책은 재밌다. 뭣도 모르는데 재밌다. 그런데 어제 읽은 부분은 다양한 책에서 읽어봤던 비슷한 내용이기도 해서 그렇겠지만, 감동해서 울컥했다. 어떤 깨달음이 내 머리를 때리는 것 같은 aha moment!



"외계 문명 탐사는 매우 특수한 분야야. 연구자의 인생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사람 소리도 모두 끊긴 깊은 밤, 이어폰으로 우주에서 전해지는 생명이 없는 소리를 듣지. 어렴풋하게 들려오는 소리는 그 별들보다 더 영원한 것 같았어. 때로 그 소리는 다싱안링의 겨울에 끊임없이 몰아치는 바람처럼 차가워. 그 고독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어. 때로 야근을 마치고 나와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이 마치 빛나는 사막처럼 느껴졌어. 나는 그 사막에 버려진 불쌍한 아이 같고...... 이런 생각이 들어. 지구의 생명은 정말 우주의 우연 속의 우연이라고. 우주는 텅 빈 큰 궁전이고 인간은 그 궁전에 있는 유일한 하나의 작은 개미지. 이런 생각은 내 후반 생에 모순된 감정을 심어줬어. 때로 생명은 정말 귀해서 태산보다 무겁게 느껴지지만, 또 때로는 인간이 너무나 보잘것없이 미미하게 느껴져. 어쨌든 삶은 이런 이상한 감정 속에 하루하루 지나갔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늙었지...." 


- 1부 삼체문제, P. 198-199

"어쨌든 삶은 이런 이상한 감정 속에 하루하루 지나갔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늙었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늙었지...."

"늙었지...."

"....."

결론은 내가 늙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줬다는... 이렇게 늙어 가다가 우주에서 언젠가 한 줌 먼지로 사라지겠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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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25 1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론이 슬프잖아요. ㅠ.ㅠ 이 글 읽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늙은거 또 깨달음요. ㅎㅎ 모방범은 오래전에 읽었는데 저 책으로 당시 미미여사 팬이 되었었네요. ^^ 삼체도 읽고싶다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까먹고 있었던.... 역시 늙어서 기억력이....ㅠ.ㅠ

라로 2023-02-26 06:31   좋아요 1 | URL
결론이 슬펐어요!! 이 얘기를 한 사람이 예원제라는 인물인데 그녀의 인생이 참 그렇거든요,, 그런데 저런 이야기를 떡 하니까 정말 퍽 하고 들어오드라고요,,, 저 단편으로도 좋지만 앞뒤의 글을 읽으면 제가 아!라고 느낀 부분을 이해하실 것 같아요,, 이책 저는 딸아이의 추천으로 읽었는데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참 좋으네요!!

그렇게혜윰 2023-02-25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번 읽기가 겁나지만 두번 읽어도 좋을 것 같은 책이에요 ㅋ 중드는 1권에 대한 이야기이고 미드는 방영전이지만 전체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라로 2023-02-26 06:32   좋아요 0 | URL
이미 중드가 나왔군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섭타이틀은 있나요?? 미드는 예정이라니까 전 꼭 볼거에요!! 혜윰샘은 이미 읽으셨군요!! 정말 분량이 방대해서 두 번 읽기는,,, 그래도 무척 사려깊고 똑똑한 책이에요!!!

그렇게혜윰 2023-02-26 08:32   좋아요 1 | URL
중드는 텐센트에서 제작해서 위티비에서 볼 수 있어요. 미드는 켄리우가 번역했다더라구요^^ 중드는 중국내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어요. 미드는 넷플릭스 제작이래요^^

라로 2023-02-27 12:28   좋아요 0 | URL
저 먼저 댓글 읽고 구글에서 찾아서 보고 있어요,, 지금까지 에피 4를 봤습니다,, 미드로 나오는 것도 볼게요!!

blueyonder 2023-02-26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하신 부분에 저 역시 밑줄긋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참 쓸쓸하지요?

라로 2023-02-27 12:27   좋아요 1 | URL
블루얀더 님이라면 벌써 읽으셨을 거라는 생각을 한 번이 아닌 중간중간 하면서 읽었는데 저와 같은 부분에 밑줄긋기를 하셨다니 괜히 제가 이해를 잘 한 것 같아서 으쓱!! ^^ 물론 내용은 참 쓸쓸하지만요..^^;

blueyonder 2023-02-27 15:34   좋아요 0 | URL
읽으면서 소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텅 빈 우주에서 혼자일지라도 무언가 존재 의미를 찾는 것이 인간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 의미가 있겠지요. ^^
 

이 책을 첨엔 좀 우습게(?) 알았는데 읽을수록 큰코다치는 기분이다. 갈수록 빠져들긴 하는데 자주 뭔 말인지 모르고 있기 때문에. 아 놔~~. 무슨 소설책이 이렇게 어렵지? SF 소설이라 그런가? 하지만 무척 재밌다.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어쨌든 발음이 힘든 주인공(아직까지는 이 사람이 주인공 같음) 왕먀오가 V장비라는 것을 쓰고서 게임을 시작하는데 virtual reality 장비인 것 같다. 그런데 V장비엔 헤드셋뿐 아니라 입는 옷도 포함되어 있다. 눈으로만 가상의 세계를 보면서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특별한 옷을 입고 게임을 하니까 헤드셋만 사용했을 때보다 더 현실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가령 게임에서 날씨가 추우면 V장비를 사용해서 게임을 하는 사람 역시 같은 온도의 추위를 느끼는 것. 













2020년 크리스마스에 해든이에게 Oculus Quest 2가 나오고 얼마 안 되어 사줬다. 이젠 Oculus Quest 3가 곧 나올 건가 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V장비처럼 만약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옷이 있다면 정말 대박이겠다!! 곧 누군가 만들겠지?? 어쨌든 그런 생각은 못 해봤는데 역시 SF 작가는 대단하다. 

2020년 12월의 해든이. 이 시기엔 나와 키가 거의 비슷했는데 2023년엔 아빠와 키가 거의 비슷하다. 세월이 참 빨리 흐르고 아이들은 빨리도 자란다.


켄 리우가 <삼체>를 영어로 옮겼고, 오바마도 극찬을 한 이유를 알겠다. 이제야 나 같은 게 뭐라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55페이지 이전까지 재미없다는 생각을 했는지. 유명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 그나저나 넘 어렵지만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면서 읽고 있다. 그런데 <삼체> 1권이 가장 얇은데 442 페이지나 된다. 더구나 종이가 얇은 편이라 읽어도 줄어드는 느낌이 안 들어. 1/4 정도 읽었는데 책 가름끈을 넣어 접으면 1/6도 안 읽은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읽으면서 재밌으니까 줄어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다른 책도 읽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켄 리우의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가 새로 나왔다고요!!!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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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23-02-22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든이 정말 많이 컸네요. 처음 뵈었을 무렵엔 완전 갓난 아기였는데 ㅎㅎ 의젓한 소년이 되었어요 :) 지금쯤 청년이 되었겠군요!

라로 2023-02-23 12:59   좋아요 0 | URL
정말 많이 컸어요!! 이제는 코밑에 솜털같은 털도 났어요,, 곧 면도를 하겠다고 나설것 같구요,,ㅎㅎㅎㅎ 의젓한 소년은 되었지만 아직 청년은 아니에요,, 해든이 미소년이라고 할까요?? 지금까지는 잘 자라주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
어째튼 알리샤님 잘 지내시죠??

레삭매냐 2023-02-23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해들은 빨랑 자란다에
공감합니다.

왠지 버추얼 레알리티가
부쩍 근처에 와 있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아날로
그를 고집하는 닝겡이 여
기 있답니다.

켄 리우 책은 흥미롭긴 한
데 결국 완독은 못하고 있
네요. 낭중에 시간 내서 마
저 읽어 보는 것으로.

라로 2023-02-25 18:13   좋아요 1 | URL
매냐님 꼬맹이도 빨리 자라죠??
제 낙이라면 요즘 아이들 예전 사진을
보는 건데요,,, 너무 빨리 자란 모습을
보니까 아찔해요...

필름 카메라 사용하시고
낚시 하시고
종이책 읽으시고
화초 가꾸시고,,
아날로그 고집하시는 분이
친구라서 좋아요.^^

켄 리우 책과 저와 궁합이 맞은 것 같아요.
전 참 재밌게 잘 읽었어요..
대부분 단편이라 그랬을 것도
같긴 하지만요.^^;;

감은빛 2023-02-24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그런 옷이 나오더라구요.
가상 세계(온라인 게임)에서 총에 맞으면 그런 통증을 느끼고,
누가 손을 대면 그런 촉감들도 다 느낄 수 있는 옷이요.
그 영화에서는 온라인 세상에서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현실에서 열심히 직장생활하며 돈을 버는 것으로 나와서 좀 충격이었어요.

라로 2023-02-25 18:18   좋아요 0 | URL
오호~~ [레디 플레이어 원],, 지난 번에 이어서 또 모르는 영화를 알게 되었네요!!
역시 댓글을 달면서 이 영화 검색을 해보니 스필버그 감독작품,, 그런데 전 첨 들어보는.. 그러고 보니
2018년엔 제가 간호대 들어가는 공부 한다고 정신없이 계속 바빠서 영화든 뭐든 모르고 지냈던 시기네요.^^;;
삼체가 먼저 나왔으니까 (2014년) 이 책에서 힌트를 얻었을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
2045년이면 정말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제 아들도 게임을 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ㅠㅠ

페크pek0501 2023-02-24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글에서 보는 해든이, 라는 이름. 참 반갑네요. 많이 컸겠군요.
오! 세 권짜리 책 세트. 탐나는군요!!!

라로 2023-02-25 18:19   좋아요 1 | URL
오랜만에 보는 페크님의 댓글도 반갑습니다.^^
많이 컸어요,, 코밑에 솜털같은 수염(?ㅎㅎㅎ)도 생기고 있고요.ㅋㅋ
저 책 아주 맘에 드네요. 책도 야무지게 아주 잘 만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