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용후기 - J. 스콧 버거슨의
스콧 버거슨 지음, 안종설 옮김 / 갤리온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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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스콧 버거슨은 박노자처럼 한국통은 아니다.
그는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일들을 하는 '세계인'인데 한국에 상당한 애정을 가졌던 사람인 듯 하다.

'한국'에 대한 다른 '비판서' 내지 '찬양서'들이 제법 점잖은 '문어체'로 '자칭 전문가'들에 의해 서술된 반면, 이 책은 스스로 '미친놈'이 '미친 나라'를 줘 까는 '구어체' 글들을 긁어 모은 것들이다.

그래서 별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스키너의 심리상자'에서 읽은 이야기 중 하나.
실험자가 정신병원에 갔다. '쿵'소리가 들린다고 했더니 8명인가가 모두 성공적으로(?) 맨정신으로 정신병원 입원에 성공했고, 입원한 후에는 정상적인 행동을 계속 했건만 그들은 대부분 '정신 분열증'으로 '판명'되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정신병원 안의 '미친놈들'(환자들)은 '당신은 미치지 않았어. 당신은 이 병원에 뭘 조사하러 왔지?'하고 정상인을 알아보더란 거다.

태어나서 대통령이라곤 박정희밖에 없는 줄 알고 20년을 살았던 세대가 지금의 386세대다.
아직 자급자족이 되지 않던 가난한 나라에서 살았고, 오일 쇼크를 겪었으며,
빨갱이 혐오증과 도덕적 재무장으로 '컴플렉스' 덩어리가 된 세대가 그들이고,
복지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고, 오로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나,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 하는 게 '삶'인 줄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가장 무서운 건, '빨갱이', '전라도' 같이 '소수자'가 되는 것이었다.
사법 살인도 서슴지 않던 미친 나라. 이 미친 나라에 사는 이들은 스스로가 맨정신이라고... 이 나라는 아주 발전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나라에 어떤 한 또라이가 들어와서 말한다. "니네, 다 미친 거 아냐?"하고...
그 방식은 박노자처럼 점잖지도 않고, 죽을 각오로 쓴 비판서처럼 전문가연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그가 사랑하는 것은 '평화'와 '전통'과 '아름다움'인데,
이 미친 나라가 추구하는 것은 오로지 <돈>이다.
돈 앞에선 평화도 전통도 아름다움도 모두 '상품'으로서의 가치밖에 없으며,
인간도 '더 비싼 너로 만들어주겠어, 니 옆에 있는 그 애보다 더!'의 '인적 자원'의 가치밖에 없다.
인간 자체로 '가치'는 없고, 오로지 '자원으로서의 가치'밖에 없어진 나라...

그 불행한 역사 속에서 등장한 뒤틀어진 <기독교> 성전의 거대한 건물과,
사랑을 모르고 범어사를 멸망하게 해 주시옵소서!... 하는 걸 '종교'라고 일컫는 목사와,
오로지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가는 게 목적인 여자들로 가득한 '드라마'라는 아편과,
마약과 환각제를 통제하는 바람에 '음주'를 통한 엑스터시를 겪는 음주 고통과,
그리고 '돈, 돈, 돈'만을 위하여 홀딱 벗고 설치는 밤거리의 젊은 여자들의 나라...
권위주의, 억압의 사회적 구조와 군대가 찰떡 궁합을 이룬 부자유의나라...

아이들은 사랑과, 자유와, 경험의 소중함을 배우지 못하고,
아파트라는 단절된 공간과 사이버 세계 내에서 끼리끼리 어울리는 삶에 매몰되고,
학원과 학원의 체인을 도는 다람쥐가 되어버린 희한한 나라...

그가 본 대한 민국은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는 미친놈이기때문에 '미친 나라'가 미친 걸 안다.

점잖은 한국인들은... 이 나라가 미쳤다는 걸, 모두 부인하고 싶겠지만...

비숍 여사가 쓴 글을 보면, 한국이 가진 부정적 면이 외국인에게 얼마나 충격적인 것인지를 읽게 해 준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한국인들을 세계에서 제일 열등한 민족이 아닌가 의심한 적이 있고 그들의 상황을 가망 없는 것으로 여겼다..."

한국에서 발행되는 한국 문학과 문화에 대한 번듯한 영어 잡지가 눈 씻고 찾아도 없다느 사실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145) 그건 그의 말이 맞다. 그가 그런 일을 해 주면 좋겠다.

한류 산업에 대한, 아니, 한국 문화의 지나친 '섹스 일변도 의존'에 치우친 그의 분석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살펴야 할 것 아닐까?

병든 곳에는 반드시 '약'이 필요하다.
플라시보 효과로 '그래, 좀 더 잘 하면 잘 될거야...' '아, 아, 대한민국, 아, 아, 우리 조국, 영원하리라~~' 해서는 암종을 더 키우는 수밖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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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1-10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대한민국... 부끄러움을 알기만 해도 희망이 있을텐데요...ㅠㅠ

글샘 2007-11-12 08:54   좋아요 0 | URL
부끄러움...
근대와 함께 척박하기만 한 이 땅에서 잃어가는 말이 아닌가 싶어요.
아이들도...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전엔 있었는데... 당당한 건 좋은데, 내용없이 당당하면 싸가지 없죠.^^
 
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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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늘 자유주의자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 책에선 더이상 자유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이제 우파 신자유주의자이고, '대한민국 개조'를 우려하는 '전체주의자'가 되어버렸다.

비판의 시선으로 날카롭던 '항소이유서'의 저자인 유시민과 이 책의 저자 유시민 사이엔,
민주화 투쟁의 시기와 한미 FTA 시기의 한국만큼이나 큰 강물이 이미 자리잡았다.

한 마디로 이 책은 FTA 예찬론이다.
그가 장관 하면서 생각한 것들을 적었는데, 정부는 잘 하니깐, 국민은 믿어라... 이거다.

처음에 '대한 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공화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이런 전제들에 이어 '결국 대한 민국의 왕은 국민이다.'는 결론을 내리며 글을 시작한다.
난 유시민이 이제 맛이 갔다고 느꼈다. 대한 민국은 공화국이 아니다.
토지의 52%를 1%도 안 되는 인간들이 소유한 사유 천국이다.
결국 국민은 왕 노릇을 못하는 걸 무시하고, 너 왕이니깐 이런 거 잘 들어... 하는 고위직 공무원을 역임한 직급을 참칭한 협박이다.

그가 드디어 박정희의 후예가 되었다. 박현채를 욕하고 박정희를 칭찬한다.
민주화 투쟁의 법정에서 '역사가 우리를 판결할 것'이라던 용기는 멍청했던 시기의 치기였던 모양이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지면 사람이 <어른스러워> 진다고 한다.
유시민, 많이 어른스러워졌다. ㅎㅎㅎ 욕인줄은 알까?

"쥐 잘 잡는 고양이를 원하신다면 털 색깔은 따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회 서비스 시장화 전략이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라면 그것이 우파적이든 좌파적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119)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그는 확실히 맛이 갔다.
백묘 흑묘 논쟁이 불거졌던 중국의 개방 정책과 한미 FTA를 유사한 환경이라 보는 것 자체가 오류다. 백묘 흑묘 논쟁은 우파와 좌파의, 공산주의의 자본주의화를 이야기하는 논쟁이 맞았지만, 한미 FTA를 추진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우파의 노선이 맞지만, 그 파장을 걱정하는 것을 좌파로 매도하는 것은 그가 어른이 된 증거인 모양이다.

정말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라 착각하고 있는 걸까?
일용직 아르바이트 자리를 수천만개 만들어 과연 국민을 행복하게 할 것인가?
사뿐사뿐 행보를 옮기는 유시민을 생각하니, 그 발걸음이 과연 고양이 같단 생각도 든다.

책임성 없는 진보, 일관성 없는 보수...라고 민노당과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있는 대목도 있는데, 과연 그가 민노당을 책임성 없다고 밀어붙일 자격이 있는가? 정말 노무현 최측근인 그는 노무현과 함께 한미 FTA를 책임지고 갈 건가? 한나라당을 보수라고 띄워주는 것도 유시민의 날카로움이 무뎌진 부분으로 읽게 된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는 이의 입에서 '귀중한 그 무엇이 공짜로 제공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나왔다. '무상 의료는 정책이 아니다.'는 말도 한다. 물론 무상 의료의 빈틈을 노린 돈벌이를 하려는 종족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을 벌주어야지, 귀중한 그 무엇을 그럼 유상으로 돌린다고? 의료 민영화가 그토록 바라는 바인가? 인간을 '목적'으로 다루지 않고 '인적 자원'인 수단으로 취급하는 그의 사고가 잘 드러나 있다.

서울대 출신이고, 학생 운동에서도 늘 앞서 활동했으며, 말도 잘 하고 돋보이는 인물이었던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인간됨'을 모르는 것 아닐까? '잘 난' 1%가 머저리 99%를 끌고간다는 명언을 남기고 싶은 건 아닐까?

한나라당은 의료에 대해 아무 견해가 없어서 비판을 할 수가 없단다.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정당, 그러면서도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한나라당, 정말 행복한 정당, 신이 내린 정당... 이라고 말하는 유시민을 보면서, 이게 반어로 비꼬는 건지, 아니면 내심 정말 부러워하는 건지 구분이 안 된다. 내 독해력 부족의 탓이리라. 적어도 유시민은 반어로라도 이런 말 해선 안 되는 거 아냐?

그의 공무원 예찬론은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자부심, 충성심, 열심히 조사 연구.. 학습 능력도 뛰어난 영리한 공복... 공무원들은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도구'로 쓰이는 집단에서 '인간은 목적'이 되기 어려움을 그는 보지 못한 걸까? 아니, 애써 보지 않으려 한 걸까...

악마의 유혹인 '술'에 대한 반응도 미덥지 못하다. 개인적으로 술을 즐기지 못하는 것을 너무 쉽사리 일반화해버리는 게 아닐까? 이 나라의 물장사는 모두 조폭들이 연관되어 있다는 걸 그는 진정 모르는 걸까? 물장사 없이는 그 많은 모텔들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물장사가 없다면 어마무지하게 많은 여성들이 실업자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유시민에 대해 지나치게 막연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이 한권으로 유시민과 결별하게 되어버리게 될 예감을 얻는다.
그는 역시 가진 자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리고 장관의 자리에 앉은 사람은 언 발에 오줌 누기가 급하지, 일의 전말을 섬세하게 따져 보고, 국민들을 위무하고, 설득시켜 나가는 차근차근함에는 눈을 돌리기 어렵다는 사실도 알았다.

국민 연금이든, 의료 보호든... 선진 통상 국가든, 사회 투자 국가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차근차근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불신이 좀더 누그러들텐데... 하는 무식한 생각이 든다.

노무현이 한 게 뭔가.
탄핵과 총선 국면에서 '국가보안법' 없앨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노동자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너무도 많이 보여주었고,
'비 전투병'을 안전한 지대로 보낸다는 핑계로 파병하고, 연장하였다.(비전투병이라도 일단 왕창 지원해 주면 미국놈들은 더 전투에 전념할 수 있다는 뻔한 논리를 국민은 다 안다.)

노무현이 좋아하던 '대화'로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유시민의 '단성소 운운' 한 이번 책도 신하가 임금에게 올린 상소가 전혀 아니다.
잘난 전직 장관이 무지한 백성들에게 한 소리 지껄였을 따름이지.
이런 국면을 정면으로 타개해 보겠다는 것이 FTA였던 모양인데...
노무현의 실정들을 감싸안아보려는 유시민 전직 장관의 이 책이 대한민국 개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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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7-10-27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개 유시민다운 책이였군요... 왜 잘 팔리나 했더니 이유가 있었네요 ㅋㅋㅋ 추천.

글샘 2007-10-28 11:37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잘 팔렸던가요?
저는 유시민을 은근히 좋아했었는데, 이 책 읽고 접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행정부에서 일을 했다 해도, 이런 말을 서슴지않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월 2007-10-27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님의 비판 글은 뭔가 부족한 것 아닌가요??? 님께서 생각하는 대안은 뭔가요???
좋은 생각이 있으시면 같이 나누었으면 좋겠읍니다... cbc111@hanmail.net

글샘 2007-10-28 11:38   좋아요 0 | URL
비판조로 나가긴 했지만, 그냥 책읽고 든 잡생각이다 생각하시길...
대안이 있을 수 있나요? 지금의 정치 현실을 확 뒤바꿀 수 없는 현실에서...
이명박이 독주하는 걸 두 눈 뜨고 볼 수밖에 없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은 듭니다. 시간이... 성숙에 소요되는 시간이든, 더 강퍅하게 흐르는 시간이든...

논현MJ 2007-11-14 13: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저는 대안없이 비판하는 것이 우리나라를 병들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실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고민을 해도 욕먹고 안해도 욕먹습니다. 이러면 어떤 동기 부여가 되어 우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위하여 고민하겠습니다. 고민하는 지식인들은 외롭습니다. 비판만 하려고 하지말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힘을 얻도록 도와 주는 것이 진정 우리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드팀전 2007-10-2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유시민이 지난 대선에서 '민노당 사표론' 이야기할 때부터 완전히 돌아버렸습니다.
언제나 '위기는 담론의 위기다' 라는 말이 있더군요.쉽게 말하면 'There is no altenative'라고 하는 담론이 먼저 선행합니다.대안이요? 대안은 늘 있어왔습니다.대안에 대해 귓구멍을 막고 있는 것이 문제지요.fta와 관련해서.. 박현채 슬하에서 동문수학하고 최근까 친구였으나 의절한 정태인 비서관이 하던 짓은 대안이 아니라 무엇이란 말입니까? 대안이 없었는지 아니면 대안을 늘 무시해왔는지...^^

글샘 2007-10-29 08:41   좋아요 0 | URL
대안을 내는 세력이야 있어왔지만, 정말 대안 세력이란 것이 이 사회에 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거죠.
왜 이 사회에선 대안을 제시하는 세력을 모두 불순 분자로 몰까요...
박정희가 너무 오래 겁을 준 탓일까요???

논현MJ 2007-11-1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안 없는 비난은 누구나 합니다. 이러한 무차별 적인 비난과 공격 때문에 도덕성과 능력도 전혀 검증되지 않는 수구 보수 우파들이 지금 현재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겁니다. 실제 책임있는 위치에 가보십시오. 님 말대로 그리 쉬운가... 님의 이상과 저는 다른 생각을 하지만, 같다하더라도 현실과 이상은 다른 것이구요, 책임있는 비판이 매.우. 아쉽습니다.

글샘 2007-11-14 13:50   좋아요 0 | URL
대안없는 비난 말입니까?
헌법에 명시된 사상,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가 전혀 없는 나라에서 무슨 대안을 말한단 말입니까? ㅎㅎㅎ
책임있는 위치... 미국에 반대할 일이 있으면 한다고 하던 이가 대통령이 되었는데, 파병할 때, 연장할 때... 꽤나 책임을 지던가요?
운동권 정치인들이 욕먹을 짓을 하니까 욕을 먹는 겁니다.
심상정 같은 사람, 욕 먹습니까?

김창엽 2007-11-14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이책 읽고 착찹...했습니다요... 전에 누군가가 이책 어떻냐는 질문글 올렸길래 좀 까줬더니만 유시민추종자들의 욕플이 하루만에 20개도 넘게 달리더군요 ㅋㅋㅋㅋㅋㅋ

글샘 2007-11-14 22:34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군^^ 수구 꼴통들 정말 밉지만, 개혁 세력이랍시고 꼴통들이랑 똑같은 짓 하는 걸 보면...
한 국가의 개조론...이라니... 그것도 맨날 자유주의자 운운하던 치가 말이야.
세상은 그래서 사람을 끝까지 바라봐야지...
유시민이 원위치로 돌아오길 바래야지. 투쟁의 일선으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 - 단종.세조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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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 실록이 그 투철한 역사 기록 방식에 의하여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들,
그 내용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지는 알 수 없다.
어차피 후대 임금도 같은 이씨였으니...

특히나 노산군 단종이나 연산군, 광해군 일기 같은 실록 자료들은 온통 모함과 허황된 이야기 투성이일 것이다.

이 만화에선 그래도 세조에 대한 칭찬 일색과 노산군 까뭉개기 사이에서 진실이 뭘까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작가 정신이 돋보인다.

여인들의 눈물을 짜내려는 이들은 단종의 슬픈 사연을 강조했고,
야심 번득이는 추악한 사내들의 세계를 그리고자 하는 이는 한명회를 강조했다.
꼴통이라도 좋다. 튼튼한 임금만 되어 다고... 하는 작가들은 세조를 강조한 수양 대군 류의 작품을 그렸을 것이고...

기록으로 역사를 바로 읽긴 어렵다.

그러나, 그 역사를 읽어주는 눈이 얼마나 객관적일지는 확률로 존재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객관도의 확률이 꽤나 높은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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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로 아저씨의 세계화에서 살아남기 - 만화로 보는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역사
엘 피스곤 지음, 김명신 옮김 / 부광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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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제이션. 세계화로 번역된 이 말은, 세계가 살기 좋게 하나로 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세계는 하나가 되긴 했는데, 전쟁 터에서 한 줌 먼지로 하나가 되었고,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 지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이 틀렸음이 증명된다.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로 발전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이행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는... 지옥이다. 물신 숭배의 지옥과 전쟁의 지옥.

세계 국가 미국은 그 지옥을 실현하는 주인공이다. (못된 놈을 일컬을 땐 '장본인'이란 말을 쓰지만...)

마초로 아저씨는 멕시코 출신인데, 돈에 관심이 많다.
돈을 벌려고 하다 보니, 자본주의에 대해 강의를 듣게 되는데...
시사 만평처럼 그려진 그림들에서 자본주의 역사를 간명하게 읽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은 근대 시민 혁명 후, 법 앞에 평등하다고 여겨졌지만 빈부의 격차는 그들이 결코 평등하지 않음을 의미했다.(21)는 말로 자본주의의 시작을 열어 준다.

결국 교과서에서 배운 산업 혁명과 자본 주의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부'의 착취를 위한 각종 전쟁을 요구했고, 식민지 획득을 위한 제국간의 쟁탈전을 자본주의 역사로 삽입시켰다. 세계대전과 미국, 호주처럼 식민지에서의 원주민 학살, 인종간 차별을 전제로 하는 학대와 학살을 일삼은 나치즘과 미국의 흑인 노동자들...을 반드시 필요로 했던 것이었다.

자, 이제, 흑인들도 '인권'이란 걸 가지게 된 자본주의는... 필연코 다시 흑인을 대체할 노예제 사회로 기어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거기가 바로 돈을 필요로 하는데 걸기적거리는 아프가니스탄이고, 이라크다. 가스와 석유가 없었다면 아프간과 이라크가 '표적'이 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아, 한반도는 다행이다. 석유가 없어서... 그런데, 북한의 서해안에 석유가 난다고 하던데... 많이 나지 않았음 좋겠다... ㅠㅜ

세계화란 '전쟁'과 '가난'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부'를 근거로 한 '평화'로운 미국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난한 나라의 전쟁'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 : 몇 년 전만 해도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에 원료만을 수출했지만, 오늘날에는 훨씬 정교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죠.
라틴 : 그래요? 이를테면 어떤 것 말입니까?
미 : 당신네 이죠.(109)

아, 이렇게 세계화를 적절하게 표현한 문구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이건 전쟁과 착취, 가난을 통과한 결과물의 '엑스레이' 필름이다.
이 전쟁과 가난을 통하여 움직이는 것은 바로 '돈'이다. 현물이 아닌...

한국만 봐도 그렇다. 이전에는 한국에서 경공업 수제품들이 미국으로 덤핑이란 명목으로 팔려갔다. 신발, 봉제완구, 싸구려 옷 들...
IMF 외환 위기 이후 한국의 '돈'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는 '혁신'에 한국은 성공한 것이다.
세계 금융권에 '삼성 전자'와 '국민 은행'과 '포항 제철'을 다 팔아먹은 게 사실 아닌가?

제3세계가 살아남으려면 오로지 '단결'하고 '현실을 직시'하여 '투쟁'하는 길밖에 없다.
그렇지만... 사회주의권이 길을 비켜주고 나니, 거칠 것이 없는 자본주의는 자유롭게 야만적인 힘을 행사하고 있다.(116)

숱한 전쟁에... 어느 편이 이기고 있습니까?하고 물으니 죽음의 신이 답한다. 물론 '우리 편'이지...
전쟁의 승자는 오로지 '죽음'의 편일 뿐인가.

돈을 위한, 돈에 의한, 돈의 세상...
이것이 세계화의 본질이고, 세계화의 성공 비결이다.
이 책의 원제인 How to success at globalization... 어떻게 세계화에 성공하는지...

슬프지만, 비극이지만, 세계의 엑스레이 판독을 위해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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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하고 서툰 사랑 고백 우리시대의 논리 1
손석춘 지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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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고백이래서 ???하면서 읽었다.
아니나 다를까. 손석춘의 과격한 언사야 말할 것도 없지만, 잰체하는 인간들 앞에서 우리는 늘 서툰 존재임을 가르쳐 주시는 글들이고, 사랑으로 적지 않은 글들이 하나도 없다.

혹자는 손석춘을 지겹다고 할는지도 모르겠다.
맨날 조중동을 까고, 노무현을 욕하며, 한나라당을 저주하고, 그의 앞에서는 정운영이나 김수환 추기경 조차도 가차없이 박살난다.

그는 이 시대 마지막 맑은 눈을 가진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모두들, 눈이 멀어, 아니면 번히 보이면서도 마녀로 몰릴까봐 짐짓 속이면서,
임금님의 옷이 제법 멋있다고 험험... 기침할 때,
멋있긴 개코가 멋있냐? ㅅㅂ 홀랑 벗고 쌩쑈하고 있구만... 할 줄 안다.

2년간 그가 부려 쓴 칼럼들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의 한국 사회를 홀라당 벗겨 놓았다.
지나고 보니 참으로 한스럽고 부끄러운 일들로 가득했던 시간들이었다.

2004년의 탄핵부터 이라크 파병의 부끄럽던 일들.
강정구 빨갱이 소동부터 열린 우리당의 총선 승리와 민노당의 10석 당선,
그리고 딴나라당의 지방선거 싹쓸이와 박대표 칼부림 사건까지...
하루도 빤한 틈 없던 조잡한 일들 사이로 조중동의 발광과 밑바탕에 깔린 미국의 협박까지...

북측은 핵미사일을 쏴대고, 평택엔 새로운 아시아 기지가 들어서기 시작하고...

전쟁과 불신과 협박과 협잡과 부조리한 조직들의 득세로 온통 세상은 얼룩졌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여전히 불법이었으며,
인권 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을 뽑아 두고도 국가는 국민을 살해해 왔으며,
이제 대학생들은 이런 썩어빠진 사회를 두고도 데모도 할 줄 모르고,
오로지 돈, 돈밖에 모르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손석춘의 글들을 간혹 한겨레에서 읽던 맛과는 또다른 느낌이 있다.

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멋진 우리말들을 잘 살려쓰고 있어서 찾아 봐야지... 했는데, 맨 뒤에 미니 사전을 붙여 두었다. 에이, 맨 앞에 붙여 두시지 그랬수~

썩어빠진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가진자들의 준동은 아직도 여전하다.
이이제이라고 못가진 자들로 못가진 자들을 분열시키는 책략도 그대로다.
가진자들은 똘똘 뭉쳐서 다음 대통령은 확실히 가진 자의 편에 서는 명바기로 명토박아 보려고 난리 부르스다.

언제고 가진 자들의 정권 아닌 적이 있었던가.
그런 것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손 선생 같은 이가 있어, 세상은 그래도 읽어볼 만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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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10-15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는 '부시즘'이라는 책이 있다. "논리도 없고 제멋대로이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고 허위와 거짓에 넘치는 폭력적 책략을 정당화하는 조지 부시의 실제 발언들을 모은 책"이다.
얼마 전에 '놈현스럽다'는 말을 인터넷 용어집에 올렸다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국립기관에서 이런 말을 담았다고 청와대에서 불쾌한 유감을 표현했단다...
아직도 사고가 유연해지려면...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