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명랑'의 코드로 읽은 한국 사회 스케치
우석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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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회전하는 국가(172)는 지금의 현실이 아니다.
우석훈이 서해대교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고 한 말이다.
어떤 상황을 두고 한 말이든, 지금 이 나라를 진단하기에도 옳은 말이 아닐까?
느리게 사는 삶을 화두로 열린 21세기에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아니 '나'는 너무 조급하다.
64일이나 촛불을 든 끈기와 열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너무 조급하다.

요즘의 시국을 보고 있노라면, '배가 산으로' 가는 운하를 파는 대통령이 망조를 보여주고 있는(230) 형국이다.

이 책을 별로 명랑하지 않다. 맹랑하다고나 할까.
노무현 시대의 일들을 한겨레, 경향 등에서 시사평론 식으로 적은 글들을 모은 책이다. 어찌 명랑할 수 있겠는가.
유럽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온 우석훈이 한미 FTA 지점에서 88만원 세대들과 어깨를 걸었다.
그는 요즘 광화문과 시청광장에서 사는 모양이다.
그가 추구하던 <명랑>한 집회를 만났으니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가 아닐까?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위대를 죽이려는 물 殺水'에 맞서서 '온수,온수'를 외칠 수 있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정말 명랑하지 아니한가?
이 명랑에 가장 어울리던 사람이 진중권과 이명선 리포터다. 이명선 리포터는 전에 침묵하던 민주당이 막판에 잠시 나왔을 때 막 항의를 했는데... 진중권도 노빠를 마구 깠던 걸 생각하면, 그게 '명랑'의 힘이라 생각한다.

에너지 부족의 시대에 덩치큰 자동차조차도 '오토'인 나라. 이것을 수동으로 바꾸라는 이야기(202)는 충분히 이유있지만, 습관을 이기진 못할 것 같다. 유럽에선 핸디캡드... 장애인용이 오토매틱이라는데... 다행히, 돈없는 나는 수동을 고집하고 있지만... 역시 두다리나 자전거엔 못미친다.

토호적 부자, 미국 유학, 지나친 양극화... 이렇게 가는 경제를 그는 <남미>와 대조시킨다.(226) 강자 아니면 다 죽었다! 지롤같은 사회다. - 이걸 쥐색긔가 '선진화, 사유화, 교육에선 수월성 추구'라고 말한다. 강자 아니면 다 죽었다 - 고소영, 강부자 아니면 죽으라고 하니, 촛불들은 죽으라고 싸울 수밖에 없다.

사서들이 민주화를 만들었다.(240)는 에코를 인용하면서 2,3억이 없는 도서관을 한탄하는 대목은 눈물겹다. 청년들이 한 페이지짜리 페이퍼를 만들면서, 백페이지짜리 책을 써내지 못하는 모습을 비평하는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나라의 '밑바탕'을 그는 아쉬워한다. 이 촛불들도 밑바탕에서 <학습>이 없음이 아쉽다. 87년 6월의 밑바탕엔 <학습>이 있었긴 했지만, 그 학습도 386의 보수화 앞에서, 돈과 모순 앞에서 무기력하기도 했다.

명랑해 지려면, 학습과 실천이 늘 함께해야 한다는 것.

꿈의 2만불 시대, 괴리도 미리도 없이 마자셔 우니노라. 아으 동동다리... 유럽 유학갔다 온 그가 고전을 인용한 것은 가상하나... ㅠㅜ 괴리도 괴리도... 이런 것도 어설프고, 청산별곡에 붙인 동동의 후렴도 어색하다. 명랑하니, 뭐, 웃자. ㅎㅎ

5262 676 5266(264)

이 세 숫자는 지금 앞으로 달려나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지난 25년간 5,262개의 학교가 사라졌고, 앞으로 3년간 676개의 학교를 교육부가 없애려 한다.
그러면 교사 5,266명을 줄일 수 있단다. 헐~

돈 벌어서 뭐 하려고... 삽질하고, 아파트 지으려 하는 모양이다.

지금 오세훈과 이명박이 당선된 것은... 서울 땅값 올려서 부자 말들어 줄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실수한 것이고, 박정희 시대의 경제 개발에 대한 향수 덕택이다. 그러나 이제 그 꿈과 착각과 향수는 모두 깨졌다.

명랑한 희망은 오로지 촛불밖에 없다.
그런데... 쪽수도 없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눈을 감으면 보인다, 명랑' 뒤에 촛불을 든 사람의 형상이 그려져 있는 것은 일종의 '선견지명'이었고, '마지막 희망'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그는 청계로든 종로든 촛불을 들고 길 위로 나서리라...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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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플래닛 - 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피터 멘젤 외 지음, 홍은택 외 옮김 / 윌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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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구의 많은 수는 굶주리는 지 명확히 드러난다.

이 책은 너무 무겁다. 물론 컬러 사진들의 멋을 살리기 위해서는 번득이는 종이를 쓸법도 하지만, 나무에게 미안하다. 이 플래닛엔 나무도 죽어가는데 말이다.

부부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온갖 나라를 다니면서, 그 나라들의 1주일치 식단을 식탁에 줄줄이 늘어 놓는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가난한 나라는 식탁 위에 야채와 곡식들이 가득하다.
부유한 나라일수록 온갖 가공식품들이 고무팩에 들어서 가득 올려져있다.

먹기 위해서 징그러운 재료들을 가득 올려놓은 모습들도 흉칙하다.

아, 육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 책을 구경하다보면 깨닫게 된다.
저자의 의도한 바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그림들을 유심히 쳐다보면, 고기들이 정말 혐오스럽다. 좀 전에 나도 아들이랑 둘이서 치킨 한마리를 다 뜯었지만... 벌건 고기를 맛있게 먹으려고 쳐다보는 눈빛들은 별로 선해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25,000원 주고 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서점 구경가면 한번 서서 그림만 죽 볼만도 한 책이다.
채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확, 일으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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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8-07-09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만 믿고 안사겠슴다.ㅋㅋ

이탁오 평전 읽으면서 글샘님이 왜 파란여우가 좋아라할까 했는지를
생각해봤는데요, 친구들이 바글바글했지만 이탁오 할배도 혼자놀기를 좋아했더이다.
나는 외로운 사람이구나....를 새삼 느꼈다능

글샘 2008-07-10 01:17   좋아요 0 | URL
이런... 이건 책을 팔아주는 리뷰가 아니라... ^^
음,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는 교훈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3=3
 
잃어버린 기억 - 사진으로 보는 경산 코발트 광산 민간인 학살 사건의 안과 밖, 1950년 경산 코발트 광산 사건, 그 후의 진실
(사)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 지음, 이재갑 사진 / 이른아침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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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발발 후, 보도연맹원들이 이유없는 학살을 당한다.
이승만 정권의 조직적 살해였다.
이런 사건들은 이승만 도피후 빛을 볼 뻔 했으나, 박정희 집권이후 다시 빨갱이 사냥으로 인한 연좌제의 피해자들로 전락해 버리고... 다시는 입도 뻥긋 못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야, 노근리 사건을 필두로 미군들의 학살, 국군들의 조직적인 학살이 전면에 부상한다. 그렇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태다.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벌어진 일을 증언하는 책이다.
거기서 나온 유골들, 이미 수십 년이 지났지만, 총알에 구멍난 두개골과 불탔던 흔적... 이런 흔적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과거사 진상 규명의 일환으로 벌어졌던 이런 일들이, 다시 썩은 정권의 발호로 묻혀버릴 것이 두렵다. 뉴라이트란 이름으로 역사를 먹칠하는 인종들은 뭐든지 자기들에게 이롭다고 여겨지는 것을 진실이라 부른다. 조선일보가 그렇고 중앙일보가 그렇고 한나라당이 그렇다.

과거사 진상을 밝히는 일은 제대로 된 정부 세우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이상 짐승만도 못한 양심도 없는 쥐새끼들에게 정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08년 촛불에게서 국민들이 많이 배웠기를 바란다.

이 책의 한계는 생생한 증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부식될대로 부식된 유골들의 구릿빛 풍화가 역사 속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번득이고 있는 사진들만으로도 이미 역사 속의 '악'들은 저만큼 물러섰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의 빛은 언젠가 밝힌다. 부정의 어두운 갱도 깊숙한 곳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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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 통합적 사유를 위한 인문학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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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2007년 6월 8일부터 2007년 7월 27일까지 8회에 걸쳐 진행한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이 강의의 기본 목적은 인문학 고전이 어떤 시대에 어떻게 생겨났으며, 그것은 인간의 현실적인 삶과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 그러한 고전은 어떤 방식으로 읽어야 하며 그것들끼리는 또한 어떻게 관련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특히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는 고전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정치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뚜렷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서문 통합적 인문학 공부로서의 고전읽기와 글쓰기' 중에서)

이렇게 적어 놓으면,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 것이다. ㅠㅜ

지난 주, 단기 방학을 이용하여 아들과 둘이서 서울 여행을 했다.
소위 명문대라는 세 학교의 캠퍼스를 둘러보고, 서울의 고궁을 두어 군데 구경했는데...
서울대 캠퍼스에서 '레포트 쓰는 법 강의'하는 플래카드를 보았다.
처음엔, 뭐, 저런 걸 다 강의를 해? 했지만,
곧 내가 대학 시절 레포트 쓰는 데 얼마나 문외한이었으며,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글을 적어 내곤 했던지를 생각해 보면,
꼭 필요한 강의란 생각이 들다가도,
기실 강의를 듣는다고 좋은 레포트를 쓸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유원의 이 책도 마찬가지다.
강유원은 왜 정치사상 고전을 읽어야 하며, 그 읽기는 어때야 하는지를 정말 잘 이야기하고 있다.
문제는... 교양을 가지려는 사람도 적고, 그러므로 올바른 읽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도 그만큼 적은 것이 한국 사회의 함정이 아닐까 하는 내 생각이거나, 위험하게도 한국 사회가 정말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를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큰 격변이 일어났고 우리는 폐허 가운데 서 있다. 우리는 자그마한 보금자리를 새로 짓고 자그마한 희망을 새로 품기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좀 어려운 일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순탄한 길이 이제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물을 돌아가든지 기어 넘어가든지 한다. 아무리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글은 청계천에서 이메가를 탄핵하자는 결의문으로 적절하고, 미친소 수입의 비극에 좌절하는 호소문으로 비치겠지만, 1차대전 시기의 소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서두란다.

정치는 이렇게 인간 삶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것이다.

플라톤의 <국가>, <정치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로크의 <통치론>을 읽어내는 방법을 짚어주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을 읽으면서 핵심을 짚는 소논문이나 레포트를 적어 내려면 어떻게 짱구를 굴려야 하는지도 잘 가르쳐 준다.

요약하기, 보고서나 소논문 쓰기 등을 과제로 내는 교수들이 읽어내는 석사과정, 박사과정 학생들의 글들이 얼마나 한심한지는 내가 많이 써 봐서 잘 안다. ㅠㅜ

솔직히 말하자면,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에는 끄덕이기도 했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주워 섬겼던 낱말 몇 개 외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치매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강유원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희열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그는 정말 <짜깁기>를 하진 않는다는 것. 그래서, 짜깁기 하지 않고 논문 쓰는 법을 그에게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소논문의 주제는 (1) 범위를 좁게 잡고,
(2) 자신이 쓴 글의 목차를 짠 다음에 참고문헌을 찾고,
(3) 참고문헌을 읽을 때는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고,
(4) 글을 쓸 때는 메시지 강박증에 빠지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것만 서술해야 한다.
는 그의 설명은 글을 못써서 헤매기만 하다 석사까지 부끄러이 마친 나같은 사람에게 주는 큰 가르침이다.

마키아벨리 이야기를 하다가, 아담 스미스, 찰스 다윈을 묶어 이야기하는 대목은 날카로우면서도 시니컬하다.
필요하다면 부도덕하게 행동하는 것이 낫다.(마 씨)
네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모두 잘 되게 해준다.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펼쳐 보여라.(아 씨)
상황에 가장 잘 적응해서 살아 남는자가 강하다.(찰 씨)
도덕적인 경계는 무너지고, 마음껏 욕구해도 보이지 않는 손이 해결해 주며,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니까 못 살아남은 자를 동정할 필요 없다. 이게 서양 근대의 핵심 이론... 이라는데...(143)

한미 FTA나 미친소 파동의 핵심 내용도 알고 보면 이런 거 아니던가.
이메가의 교육 자율화에 부르르 떠는 청소년들과 운하 삽질하기, 의보 민영화 같은 되도 않은 정책들이 '사실은 되지도 않아야 하는데, 마구 될 것 같은 불안감으로 촛불을 들게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고전을 읽으면서 부르르 떨게 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두려움에...

로크를 이야기하면서 '당파성' 이야기를 한다.
한국 사회에서 가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가장 잘 내세우는 그 당파성 말이다.
'민족'이란 말로 당파간의 이해 관계를 감추고,
'국익'이란 되도 않는 말을 써먹음으로써 당파성의 표출을 감춘다.
당파성이 드러나려는 곳에는 백골단, 구사대, 구국의 결단이 판을 치고 방패가 춤을 춘다.

28년 전 광주는 오늘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강유원 교수의 강의가 제법 괜찮은 것은, 마지막에서 그가 권하는 책들의 목록에 있다.
책을 다양하게 읽어보고 비교해보지 않고서는 어느 출판사의 누가 번역한 책들을 읽으라고 말해줄 수 없다.
쓰레기 같은 교수들은 쓰레기 같이 못 쓴 제 책 팔아먹기 바쁜 놈들이기 때문이다.

아, 우리 부모님이 돈만 좀 많았으면... 강유원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빨래라도 해 주면서 평생 배우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내일부터 로또를 사야할까보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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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의 만감일기 - 나, 너, 우리, 그리고 경계를 넘어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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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개인의 기록이라고 알고있지만, 사실은 사적인 일이란 것은 없다.
완전히 사적인 일이 없는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까닭이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는 '사회적 인간'이 되는 일을 '의식화'니 '좌경화'니 해서 불온하고 나쁜, 벌받아 마땅한, 그러면 천국엘 못 가는 엉덩이 뿔나는 일로 가르쳐왔고, 홍보해왔고, 날조해왔다.

그렇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되면 그넘은 감옥에 넣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헌법 정신이고, 이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한국에 오면 다이 die 할 것이다.

한국의 정신에는 분명 고결한 것들이 있다.
그러기에 벽안의 스님들이 가부좌를 틀고 싶어하는 종교도 이 땅에 있고,
박노자처럼 이 안쓰러운 사회에 대한 상념들로 자기 일기장을 가득 채우는 이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정신은 '쩐'의 정신과 '바나나'의 정신으로 단단해져가는 현실을 보면서,
금수강산 아름다운 국토를 삽질로 인위적 물길아래 점령하려 하고,
제 나라 정신을 담은 언어조차도 "쩐"이 되는 영어몰입 교육 아래 잃어버리는 세상이니 사회적 발언을 하자면 끝도 없을 노릇인데...

지난 주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굴 줄 알았던 '교육 완전 자율화' 기사들은 각 포털에서 알아서 물밑으로 가라앉혀버리는 속셈들을 본다면, 언로를 막는 일은 수십 년 전의 독재 시절이나 별다를 바 없어 보인다.

미국산 소고기를 적극 수입하고, 일본에게는 사과하라는 구태를 버리겠다는 명명박박한 정신으로 국가를 활짝 개방한다면, 이 나라를 미화 米化하는 속도를 더욱 가속하겠다는 일인 셈이지.

국가의 치안이 상당히 강한 나라로 여겨졌지만, 구석구석 강력범죄들이 횡행하고, 급기야 엄마들이 초등학교 앞에 장사진을 쳐야 하는 무서운 나라로 전락했지만,
또 그걸로 영화를 만들어 돈을 벌어들이는 아이러니한 나라.

박노자처럼 한국 사회에 왕관심인 이가 한국 사회를 읽어주는 일은 반갑지만,
진중권, 강준만같은 이가 이런 일기를 내준다면... 하는 아쉬움도 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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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22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박노자에 반해서 이 책도 샀지만, 읽기는 상당히 버겁고 두려운 책...조금씩, 간간히 하나씩 읽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글샘 2008-04-22 13:42   좋아요 0 | URL
조금씩 읽어야죠. ^^
박노자의 이야기는 날카로워서 아프지만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걸 긁어주니 시원한 맛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