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신성가족>을 리뷰해주세요.
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헌법의 풍경의 작가 김두식이 이번엔 법조계의 구조를 분석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글은 읽는 맛도 남다르고,
그러려니 했던 구조를 실제로 읽게 되는 충격도 크다. 

요즘 신영철이란 대법관이 전화질과 메일질로 사법부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유린한 사건을 두고 말들이 많다. 조만간 신영철이 5년의 대법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이야말로 법조계의 관행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 중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판,검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한다.
아니, 판검사로 결정나지도 않은 사법연수원생부터 사실상 법 위에 군림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에야 뭐, 사법연수원생이 남아도는 현상이 벌어져 그럴 일은 드물겠지만 말이다. 

앞으로는 로스쿨 생도라면 또 상당한 권력자로 군림할 가능성도 크다. 

내가 문과를 지망한 것은 순전히 법과대학을 지망하려는 생각에서였다.
공부에 대한 취향은 좀 게으르면서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 걸로 봐서 이과 공부가 더 어울리기도 할 텐데... 고1때까지만 해도 고시를 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고1때부터 헌법 전문 前文을 외우기도 하고, 법조문을 외우기도 했다.
그러다, 고2 중순 경부터 막연하게 <법관이 누릴 수 있는 것>보다 <법관이 받게 될 스트레스>를 더 고민했던 것 같다. 법조계가 적성에 맞지 않을거란 생각을 하면서부터 경영학은 체질이 아니고... 그러다 보니, 사범대를 고2때부터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이과를 선택했더라면... 지금 뭣이 되었을는지 또 모를 일이다. 

고시생.
그 이름은 현실적으로 백수로 드러난다.
매일 트레이닝복으로 하루를 살아내고, 종일 방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한다.
나랑 친하던 나를 '운동권'으로 부르던 고시생 형은 나와 잠시 대화를 나누던 것이 하루 휴식의 전부였다. 그 형은 내 책꽂이에서 '광장'을 빌려다 보곤 했다. 비둘기 배를 닮았다는 은혜 이야기를 나눈 것 같기도 하다.
그 형은 이미 예전에 고시를 패스하여 서울 어딘가에서 법조인으로 살고 있다. 
행정처에서 일한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이번 사법파동과 연관이 있는 거나 아닌지 모르겠다.
최소한의 양심은 가졌을 사람이라 믿고 싶지만... 

전직 판검사에 대한 변호사 제도도 문제가 되고,
법률에 대하여 국민들을 너무 무지하게 만드는 것도 문제가 된다.
강철중의 공공의 적에서 나왔던 검사의 멋진 폼은 단지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약한자에게 더욱 강한 법.
강한자에겐 부드러운 법.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법의 모습이다.
법조인들의 삶의 고뇌를 읽기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를 권하는 대상... 법조인 가족이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이 책과 한핏줄 도서... 역시 같은 저자의 <헌법의 풍경> 정도... 법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어서... 

기억에 남는 구절... 친절한 영철씨의... 메일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제가 잘못 전달한 것으로 해주십시오... 참 징헌 넘이다.(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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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인권기행>을 리뷰해주세요.
남미 인권기행 - 눈물 젖은 대륙, 왼쪽으로 이동하다
하영식 지음 / 레디앙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남미의 역사를 읽다 보면... 아, 한국은 그래도 미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행이다...하는 생각을 한다. 남미처럼 수만 명 내지 수천 명씩 죽어나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한국 신문에도 20년 전부터 10년 전까지는 툭하면 학생운동 출신들이 의문의 시체가 되어 저수지에서 떠오르곤 했지만, 남미를 생각한다면 정말 치가 떨리는 노릇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답이 없기는 남미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많이 든다.
강대국들의 견제 하에서, 특히 우사라는 범죄집단과 밀접한 고리를 가진 나라로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파동에 몹시 흔들리는 모습도 남미와 한국은 닮은꼴이다. 

식민시대와 독재시대, 민중들의 피와 눈물로 인한 승리,
그러나 혁명의 주인공들은 이미 중년이 되고... 일부는 부패의 주범이 되고...
그 배후에는 언제나 악의 축이 버티고 있고... 

저자 하영식의 글은 믿음직스럽다. 그의 글들은 기행문이면서, 현지의 인터뷰를 통하여 깊은 공감과 역사 속의 진실을 퍼올리는 샘물의 구실을 톡톡하게 해 낸다. 

볼리비아에서 생을 마친 희대의 혁명전사, 체를 생각하면서... 인간은 어떻게 태어나느냐보다는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임을 생각한다.(39)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이 아직도 외치고 있는 학살과 실종의 뒷구멍에서... 아직도 아르헨티나의 쿠데타 세력은 처벌받지 않았다. 국가 전체가 아무런 도덕성이 없음을 말해준다.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산교육은,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 마치 한국의 과거사 문제같다.(111) 

칠레에서도 마찬가지 결론에 이른다. 학살을 저지른 뒤에도 아무런 처벌이 없다면 장래에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141) 그나마... 칠레에선 3천이 죽었다. 아르헨의 10%... 광주에선 또 그 10%가 죽었고...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ㅣ바!

다시 찾은 볼리비아에선 중앙 집중 정부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된다면서 지역 분권을 주장한다.
그러나... 지역 정부도 부패하긴 마찬가지... 인터뷰가 신선하다.
부정 부패는 인간의 본성이다. 어떤 정부나 권력도 부정부패를 막아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를 최소화하려는 투쟁은 반드시 필요하다.
자치주로 나가면서 이전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아야 한다.(187)
한국은 지방자치제가 있는 건가? 허경영 말대로 지자체가 돈만먹는 하마 아닐까? 

멕시코 바로 아래서 미국의 식민지 생활도 하던 니카라과의 바나나 농장은 슬프기만 하다.
죽음의 이슬, 네마곤이란 바나나용 농약은 무정자증, 유산, 유방암, 피부 변색, 두통, 통증, 시력 상실...등 인간 상실로 이어지지만, 역시 썩을 넘들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니카라과를 읽으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건...
1970년대 말, 소모사 정권의 용병으로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참가했다는 것. (216) 이건, 뭥미?? 

산디니스타 운동의 해방 신학 이야기는 아직도 유효하다.
혁명운동 당시뿐 아니라, 지금도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에 의해 착취당하고 인권이 유린당하는 현실에서 하느님의 뜻을 관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고통받는 민중들이 우리 곁에 있는 한 해방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223) 이런 지점에서 김규항의 예수전은 썩어빠진 교회를 살아 숨쉬게 하는 책이 되리라. 이거, 솜앙교회의 불온서적으로 찍히는 거 아닌지... 

현대의 해방 신학은 경제적 빈곤에 초점을 맞춘다. 신자유주의 탓이다.(226)
환경, 가족, 교육, 문화, 정치 등 모든 문제와 관심이 있다. 세계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먹고 사는 문제,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면 이민자에게 돌리는 문제 등... 휴 =3=3 

니카라과 혁명의 실패에서 배운 점... 변혁이 반드시 수반돼야 했지만 진정한 변혁이 없었다.(노무현이 잘 들어야 할 대목이다.) 사실 진정한 변혁은 사상과 마음의 변혁이다.(노무현에게 없었던 게 바로 사상이었지.) 

남미의 낭만적 해방구, 쿠바에 가서는 교과서적인 이야기 외에도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 통제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적고 있다.(273) 쿠바와 북한의 비슷한 점이 아닐까 한다. 존경받는 지도자와 그 후계자 구도. 그리고 경제적 궁핍과 자존심...
"대부분의 쿠바 학생들은 정부가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단지 쿠바를 떠나 다른 나라로 떠나기를 원하고 있다." 아, 이건, 남한 학생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 뜨끔하다. 

386 세대가 아직도 촛불을 들어야 하는 나라.
국가 권력이 가진자들의 부를 지키기 위하여 경찰력으로 국민을 소사시키는 나라.
여기 아직도 인권이란 없는 우사의 벗나라가 있다. 지긋지긋하지만... 
적당히 퇴폐적인 386 세대가 적당히 오염된 국가와 타협하면서, 내 새끼는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세계 1위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나라도 아닌 나라.
이혼율이 세계 1위로 급증하고,
출산율 저하가 세계 1위로 등극하고,
젊은이의 자살율이 막강 1위로 진입한 나라. 

이 책의 좋은 점...

남미의 과거와 현재 속의 '인권'을 읽는 일은 이 땅의 미래를 읽는 일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니, 질기고도 질긴 끈으로 연관성이 가득해 보인다.
미래를 점치고자 하는 자, 이 책을 볼 지어다.  

이 책을 읽히고 싶은 독자... 

제3세계 민중운동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 세계 속의 촛불의 위상을 느끼고 싶은 자. 

이 책과 한핏줄 도서...  굿바이 바그다드(하영식이 쓴 이라크 일기)

이 책에서 멋진 구절들...은 위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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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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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의 대한민국史는 역사책이 아니다.
여느 역사책이 멸균실 안의 '안전한 사실'만을 나열하는 객관성을 표방하는 무미건조한 것인 반면,
강준만의 역사 이야기에서는 과연 그 객관성이 진실에 가까운 사실들을 나열한 것이냐면서,
진실에 가까운 사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많은 사료들을 제시해 주는 것이고,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는 역사란 것은 밑바탕부터 조작되어 온 것임을, 특히 대한민국사의 역동적인 현장들을 읽어내는 데는, '객관적 역사'보다는 '주관적 관점'이 중요한 것임을 역설한다. 

되도 않은 정부에서 되도 않은 짓거리를 일삼는 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하여 부르르 떨면서, 되도 않는 <특강>을 기획했다.
좌빨로 변해가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오른쪽 사상을 가르치려고 특강을 실시했는데... 그 자리에서 이불덮고 자고있는 아이들을 진중권은 불쌍하다고 아동학대라고 이미 말한 바 있다. 

이 책은 총 8회의 특강 자료를 모아둔 것인데,
뉴라이트의 준동 이유, 간첩사건에 대한 진실, 삽질의 본체와 민영화의 뒷모습, 각종 괴담의 역사와 경찰 폭력의 역사, 교육 파괴 현장과 촛불에 대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의 결론은 이것이다. 지금 모두들 촛불의 역동성에 대하여 감격하고, 3년반 뒤의 선거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겠지만, 정책 중심의 선거를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민주당으로선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언제든 이런 반동의 파시즘은 돌아올 수 있다. 잘 준비해야 한다... 이런 것. 

박정희가 밥솥을 마련했더니, 두환이가 퍼먹고, 태우가 누룽지 먹고, 영삼인 밥솥 깨먹고, 김대중이 전기밥솥 마련해 놓으니, 무현이는 코드만 만지작거렸고, 국민들의 아우성에 쥐박이는 "밥은 내가 해 줄게, 내가 금방 지을 수 있어." 하고 그 전기밥솥을 장작불 위에 딱 올려 놓았다는 이야기는 참 비극적인 현대사를 잘도 요약했다. 이 책엔 이런 유머로 풍자하는 대목이 많다.
그의 역사 이야기 특강은 그래서 어렵지도 않고, 재미가 있다.
아, 간혹, 상세한 역사 이야기를 잘 모르는 이들은 건너뛴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그것은 그의 대한민국사 1-4권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전부 쓰잘데기 없는 구석기시대부터 일제시대까지의 것들이니깐. 이승만이 죽이고, 박정희가 죽이고, 전두환이 죽인 이야기는 어디에도 안 나오니깐... 그 숫자가 몇백이 아니라 수십 만에 이른다는 건 교과서에선 금기로 여기니깐... 

경부고속도로는 4차선이다(지금은 아니지만)와 자장면은 맛있다...를 <국가 기밀>로 다루었던 비극적인 역사... 아, 이건 나라가 아니었잖은가. (91) 

쥐박이의 영원한 멘토, 건설은 나의 종교다...를 외치던 김현옥은 아직도 교통체증이 별로 없는 부산의 부둣길로 10차선 이상의 도로를 만든 사람이다. 와르르 무너지는 아파트, 백화점을 양산하던 그넘의 종교는 아직도 삽질을 멈출 생각을 않고... 

이 책은 슬프게도, 예언하는 가운데 그 예언들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좀있다가 경찰이 사람도 죽일 거예요... 용산에서 여섯 죽었고,
좀있으면 교사 잘릴 거예요... 일제고사 사건으로 수십 명 잘린다.
괴담이 끝도없이 나올 거예요... 아, 장자연 리스트엔 이러니 저러니 하더니... 화려한 루머, 초라한 진실? 이러고 결과가 나왔다. ㅍㅎㅎㅎ 화려한 진실과 초라한 수사 결과겠지...  

그의 강연에서 장자연 리스트를 생각도 못한 나머지 이렇게 말했다.
연예인들이 권력과 매개된 소문에서 벗어난 게 우리 사회가 민주화된 다음이죠.
전에는 권력이 부르면 네, 하고 가는 게 딴따라였는데 민주화되고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연예인과 권력자가 얽힌 괴담들이 많이 사라졌다.(240)... 그거나... 그건 니 생각이고... 그런 거였다.ㅠㅜ 

전세계적으로 엘리트의 연속성이 가장 강한 나라다. 오바마는 이주노동자 집안인데... 신라가 고려에 안착하고, 다시 조선으로 이어지고, 친일파는 해방 후 더 잘먹고 잘살게 되고...(304) 

전교조에 대한 쓴소리도 옳다.
국민들이 전교조에 기대하는 건 멋진 플레이다. 그런데 전교조는 심판이 판정을 편파적으로 하는 걸 보고 심판이 호각을 불 때마다 쫓아가서 항의하고 있다. 그래서 관객이 떠나는 것이다. 전교조는 지금 그런 꼴이다. 불리한 상황을 안으면서 더 멋진 플레이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교원평가 같은 걸로 싸우는 것이 내요의 옳고 그름을 떠나 현명한 일인가? 하는 도종환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는데, 내 생각도 그렇다. 아무리 세상이 어떻다고 해도, 그저 불평만을 늘어놓는 세력은 침몰한다. 

촛불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이들이 잊고 있던 곗돈으로 비유한 것도 재미있다.
그 곗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촛불 집회가 아직도 용산 추모 등으로 심판의 호각 소리에 뒤따라가는 현실에서는 승리를 점칠 수 없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정책에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
희망공작소 같은 데서 블루 오션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제 희망의 세력이 점점 저변을 확대해 가야 한다.  

국제 인권 기구 앰네스트의 상징은 촛불을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이다. 아니 철조망을 뚫고 솟아난 촛불 하나가 그 표상인데, "당신은 희생자가 되지 말지어다, 가해자가 되지 말지어다. 아니, 방관자가 되지 말지어다." 이런 말들로 그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맨날 투덜대는 불평분자가 되지 말고 조용히 촛불하나 들라는 앰네스티의 정신이야말로, 앞날을 살아가는 정신이 되어야지 않나 싶다. 

이 책의 옥에티 :

226쪽. 벌려주죠... 벌여주죠...로 바꿔야...
304쪽. 유래를 찾기 힘든... 유례...로 바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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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4-2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홍구샘 글 정말 잘쓰죠? 그나마 이런 역사를 쓰는 분이 계시다는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글샘 2009-04-27 16:06   좋아요 0 | URL
이런 특강이 생겨야 함이 비극적이지만... 그나마 이런 특강을 하고, 듣고, 책으로 펴내는 세상이라 다행입니다만... 제발 이런 책 좀 베스트셀러가 되면 좋겠어요. ㅠㅜ

띠보 2009-05-2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한겨레출판 마케팅부 한성진입니다.
저도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좋겠어요 ㅠㅜ
알려주신 옥에티 중
226쪽의 벌려는 2쇄에서 벌여로 수정이 되었구요
304쪽은 사전을 찾아본 결과
유래가 맞는 듯 합니다.
특강은 앞으로도 2,3부가 나온다고 하니
같이 읽어요 :)

사물이나 일이 생겨남. 또는 그 사물이나 일이 생겨난 바.
비슷한 말 : 내유4(來由)·인의6(因依).

* 한식의 유래
* 유래가 깊다
* 유래를 찾기 힘들다
* 이 민속 행사의 유래는 신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 전설 중에는 특정한 풍속의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 많다.
(출처 : 다음 사전)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를 리뷰해주세요.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 스스로 행복해지는 심리 치유 에세이
플로렌스 포크 지음, 최정인 옮김 / 푸른숲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이혼한 여자들은 문제가 있다.
나이가 많은데 결혼 못한 노처녀들은 내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다.
결혼해서 평탄하게 살지 못하는 여자들은 어려서부터 가정 교육에 문제가 있었다. 

이런 것들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까?
나도 저것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비혼 여성들을 바라보기도 한다는 걸 인정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걸 속으로 잘 감추고 있기때문에 비혼 여성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지도 않고, 아내와 잘 다투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간다.
그러나... 과연 감추고 사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혼 여성과 이혼 여성을 '결핍'의 요소로 보는 '결손 가정' 같은 낱말은 요즘 쓰지 않는다.
사회 분위기는 미묘하게 단어의 쓰임을 제어한다. 
그러나 그 분위기의 전형적인 모습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여전히 살아있다.
한 부모 가정... 이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정신적, 경제적으로 고통이 크다.
이런 아이들과 상담하는 일은 거의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으로 끝나기 쉽다. 

이 책은 여러 이유로 혼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려주고 있다.
아픈 사람에게 위로는 같이 아픈 사람이라고 하듯,
혼자 살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여성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훈계를 하는 것보담은 이 책처럼 <혼자서도 나는 걱정없이 산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비혼 여성들이나 가정에서 참으로 많은 갈등을 겪는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길 바라는 책이다. (혹시, 우리 마눌님이 이 책을 읽으시면, 나는 ㅠㅜ 될지도 모른다. ㅎㅎ) 

뭔가 사나르는 것으로 결핍을 메우려는 여성들에게 작가는 삐삐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삐삐...
네가 뭘 할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거짓말하거나 게으름을 피울 수는 없어. 나는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사람이야. 너도 발견하는 사람이 되면 여유 시간이 없을걸...(
104)
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이 많은 글을 쓴 건 아닌가 한다. 

아이들의 인생은 본인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활기가 끓어오른다.
바로 어린 시절에 갖고 있던 활기, 삐삐가 상징하던 그 활기를 되찾아야 한다.(108) 

그리스어 멜랑콜리아(슬픔과 두려움때문에 생기는 식욕부진, 의기소침, 과민함, 불안감 등 우울증이라 여겨지는 징후를 표현하는 말)나
트라우마(끔찍한 사건을 부정하고자 하는 의지와 큰소리로 밝히고자 하는 의지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것이 정신적 충격의 핵심)같은 경우를 겪은 여성들의 의기소침함에 대해서,
작가는 수도 없이 많은 사례들을 들려 준다.
아프냐, 세상에 아픈 사람, 이렇게 많단다... 이렇게 위무의 손길을 펼치기 위해서... 

심리치료사로서 작가의 역할은 여성들이 잃어버린 비밀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길을 함께 하고 정원 밖에서 기다리는 일(140)이며,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비밀의 정원을 떠나게 했는지 듣는 일이고, '미미하지만 자라기를 멈추지 않는' 나를 만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고독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는 시도를 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여성은 바로 혼자 있는 것을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이다. 상처받은 자기 자신과 함께 있다는 것은 평소 부정하려고 했던 불안, 화, 우울, 두려움의 감정과 함께하며,
자신을 믿는 법을 배우는 것이 삶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임을 이 책은 가르쳐 준다.(152)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하여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사랑에 너무도 목마른 상태가 되어 고독이 가져다 주는 좋은 점들을 누리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Ich bin ich...라고 나는 나라고... 이 책은 가르쳐 준다. 

고상한 것을 추구하지 말고 낮은 것을 소중히 여기라... 이 말은 역경에 나오는 말이라는데...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줄 법한 말이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것이다.
평화.
마음의 평화.
가슴의 평화.(307)
그래서 충만함. 

신비의 표면 위를 더듬어 가는 것이 우리 삶일진대, 섣불리 '너는 불행한 여자야.'라고 지정하게 만드는 세상의 구조는 여성들에게 한없이 거친 벌판이다.
여성이 사회 운동을 하는 일은 힘들고, 사회 생활을 하는 것도 힘겹다.
아이를 기르고,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현실을 감내하는 일도 버겁고 힘들다.
신비의 표면 위를 더듬어 가는 것이 우리 삶이라는데... 신비를 찾는 일은 왜 그리도 멀고 험한지... 

이 책을 읽는 일은 <아무 것도 특별하지 않지만, 또한 모든 것이 특별한> 세상을 보는 시선을 열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나도 해야하는데... 하면서 꿍 하고 있던 고민을, 삐삐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화를 돌려 휘리릭 해치우고 말았다. 그 순간 이후로... 마음이 무지무지 가벼워졌다.
어린아이처럼, 아무 고민 없이, 해야할 일들을 지금 이순간, 해치우는 마음.
안 되면 말고... 이렇게... 내가 다 떠맡겠단 생각은 당장 버리고... 

여성의 언어는 보살피고 듣고 발견하는 언어다.
함께 대면하며 쌓아가는 감정적인 나눔은 친한 여자 친구들끼리 가능하다.
여자 친구들 사이에는 그들만의 대화법이 있다.
한마디 하면 무슨 뜻인지 않다.
남자들이 들을 때는 무슨 얘기인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면 남자가 이해 못하리라는 것을 여자들은 모른다. 

마치 고양이와 개의 의사소통 방식의 차이로 인하여 서로 알콩달콩 다투듯이...
서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무시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인지하는 학습이 필요한 모양이다. 

너무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쑥 빠질 것 같은 여성들에게,
아프냐... 나도 아프다... 하는 동병상련의 위로를 듣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될 법한 책이다.
아프면, 잠도 안 온다. 아마,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스르륵 잠들고 마는 자기를 기뻐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들은... 비혼 여성들, 가정이 화목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슴 속에 화가 가득한 여성들, 아니면 나처럼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남성들도 읽었으면 한다. 

이 책의 좋은 구절들은 위에 많다.
이 책과 비슷한 책들은...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이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스키너의 심리 상자> 이런 책들을 아울러 읽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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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 그녀와 함께 볼만한 한권의 책
    from 새우깡소년, Day of Blog 2009-05-19 23:30 
    연애를 하면서도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또 오래갔으면 하는 생각'에 빠지곤 한다. 처음에는 남자인 나로써도 혼자서 커피 마시고, 쇼핑하고, 식사를 하고, 거리를 걷는 등의 모든 일상등이 처음에는 낮설었지만 솔로였을때는 그러한 것이 너무나 익숙해져서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적이 있었다. 나를 위한 치유 방법을 몰라 허우적 거릴때는 그야말로 혼자서 푸는 방법, 남자이니깐 그러한 것들을 묵히면 될꺼야 라는 식의 방법으..
 
 
파란여우 2009-04-17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께 제가 이 책을 살짝쿵 보내드리고 싶어집니다.ㅋㅋㅋ

글샘 2009-04-17 21:32   좋아요 0 | URL
음... 우리 마눌님은... 시크하셔서... 이런 책 보면 흥=3=3= 하실걸요. ㅎㅎ 나름 아픈 델 제가 같이 살아야죠. 뭐. 이왕 결혼을 했으니 말입니다.

순오기 2009-04-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중학교에서 학부모가 원하는 도서 사준다는데 이 책 목록에 넣어도 좋겠네요. 이 책과 옛 소설에 빠지다, 외에도 더 추천해 주시면 좋고요~~ ^^

세실 2009-04-1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혼한 남성들도 문제가 있겠죠?
전 그냥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인정해주고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죽하면 이혼했겠어요~~ 나는 나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ㅎㅎ
 
<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를 리뷰해주세요.
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 - 역사도시, 이희수 교수의 세계 도시 견문록
이희수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9.11 이후로 유명해진 이희수 교수.
9.11을 우사(USA)인들은 비극이라 할지 몰라도, 세계 문명사에서 본다면, 이슬람 문화를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한국에서도 그 이후 이슬람에 대한 서적들이 봇물 터졌으니 말이다. 

이 책의 표지엔 아름다운 돔들과 사막과 아라베스크 문양들이 가득차 있다.
비쩍 마른 낙타 한 녀석이 '그 깊은'과 '이야기'의 날줄, 씨줄 사이를 유유히 걷고 있다.
이 녀석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드리운 동심원처럼 보이는 사막의 모래 물결 위를 멀미도 하지 않는 것처럼 슬몃 타고 오른다. 멋지다. 

이 책을 기행문으로 점수를 매기라면, 글쎄, 별로다.
기행문은 여행자가 느낀 감상을 주로 드러내 줘야 감칠맛이 나는데, 이희수는 그런 수다쟁이 여행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감칠맛나는 수다를 기대하는 이라면, 바람의 딸이란 여자를 찾기 바란다.
이희수는 바람의 친구다.
이희수의 이야기는 정감보다는 주지적이다.
고딩 시절, 시가 주지적이니 주정적이니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더랬는데,
딱, 이희수의 기행문이 주지적이다. 써야할 것들을 또박또박 쓰고 있지만, 헤프게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역사면 역사, 문화면 문화가 있어야 할 자리에 꼬박꼬박 있다. 그렇다고 도판이 후지거나 조잡스럽지도 않다. 그렇지만... 내가 별을 하나 뺀 데는 심심한 이유가 있다.
그 심심함은 깊고 깊은이 아닌... 그냥 심심해서 ㅎㅎ
역사 도시들이 너무 낱낱이 따로 놀아서, 책 전체가 하나로 묶이지 않는 아쉬움이 나의 심심함이다. 

전체적으로 이슬람의 문화를 보여주는 그룹들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반가웠다.
그리고, 그의 여행지들이 현대의 제1세계, 부유한 그룹들을 슬쩍 벗어난, 그렇다고 한참 개발에 목줄을 매는 그런 곳도 아닌, 수천 년의 역사의 침전물들을 그대로 안고 있으면서도 왠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그런 곳들을 소개해 주는 그의 글들이 한편한편 아름답고 빛난다. 그런 면에서 반갑다. 어찌 보면, 그의 소개는 류시화 처럼, 반편만 보여주는 등신인지도 모르겠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그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160)
아우슈비츠에서 읽은 이 글귀를... 마음 아프게 새긴다.
이 민족은 수천 년의 역사에서 수천 번의 침략을 당했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의 비애 아닐까... 되풀이되는 아픔을... 

그 아픔은... 아직도 멕시코 인으로 불리길 싫어하는 마야인들과,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것 같은 쿠쿨칸 피라미드를 보면서, 전통 민속 공연을 팔아 먹고 사는 잉카를 보면서... 그들의 역사도 오버랩되어 슬픔이 밀물진다. 

한 손에는 코란, 한 손에는 칼... 이라고 선전하던 이슬람을... <관용과 다문화 공존의 정신>으로 보여주는 이란의 이스파한... 예전에 읽은 베니스의 개성 상인에 등장하던 도시 이스파한... 거기 한 번 꼭 가 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128쪽같은 아름다운 입체로 천장을 꾸밀 줄 아는 예술가들이 살았던 도시라면... 꼭 보고 싶다. 

터키의 '세마'라는 회전춤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잘랄루딘 루미의 이야기를 터키를 통해 듣는 일도 즐거운 일이었다. 

모스크, 아라베스크... 알함브라... 이런 단어들을 슬몃슬몃 듣고 지나가는 일들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다. 물론 이희수가 들려주는 이슬람의 역사에 대한 애틋함을 깊이 새기면서 읽는 나였기에 좀더 아련하게 들리는 이야깃소리 사이로 짙은 피비린내를 맡곤 하면서 책갈피를 넘기는 시간들이 두렵기도 하긴 했지만... 

유명짜한 도시에 대한 여행 정보들을 얻기 위한 기행문을 기대하신 분이라면, 아쉽게도 별것 아닌 문화 정보에 한탄을 내뱉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알라딘에서 서평단 도서로 받은 것인데...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 이야기, 문화 도시 -랑 함께 보내주지 않은 점 조금 아쉽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위에 많이 적었다. 

이 책을 권해주고 싶은 이... 이슬람 문화, 아라베스크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끼고 싶은 사람. 기행문을 좋아하는 이. 중세의 이슬람을 읽고 싶은 사람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이희수의 이슬람 문화...  

이 책에서 좋은 대목도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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