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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지음 / 학고재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에 입문해서, 대통령이 된 것은 성공한 정치가다. 그리고, 정치의 일선에서 물러나 시골로 갔음에도 그를 치욕스럽게 만들고 살해한 것은 실패한 정치가의 모습일 터다.
이 책은 노무현의 죽음을 너무나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그가 죽고 나서 살아 생전 위해주지 못한 마음을 담아 컴퓨터에 얼기설기 테마가 잡혔던 이야기들과, 그의 살아 생전 남겼던 회고담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에는 정치가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생각했던 것들이 담백하게 담겨있다.
도대체 그가 왜 이라크 파병을 선뜻 하였는지, 거기다 국익 운운까지 했는지,
퇴임 전 김정일과의 회담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한미 FTA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인지,
이런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속 시원한 책이었다.
그의 죽음은 애석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존재를 살아서 부정했던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 앞에서 오버하는 액션은 신기한 것이었다.
작년 4월 검찰에 들락거리는 신랑을 보고 아내가 한 말이 정답이다.
"권력은 돈하고 언론하고 검찰에 있어요. 정치인들은 껍데깁니다. 정치인들, 먹고 살 것도 없는 사람들이 큰 소리만 뻥뻥 쳤지, 뭐가 있어요."
오늘의 좋은 소식 -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 정책
점수는 좀 낮더라도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 창의력과 인성을 갖춘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런 소식을 듣고 좋은 소식이라 기록해 둔다.
작년에 그토록 아이들 자살이 많이 늘었건만... 순진하기는...
자신의 집권에 대한 시각은 이렇다.
세상이 바뀌긴 바뀌었는데 이상하게 바뀌었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남의 것을 강탈했는데, 지금 정부는 장물을 돌려줄 권한도 없는 것.
세상이 바뀌는 과정에서 과거사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채 권력만 민주화되면서 힘이 빠져버리니까 기득권 가진 사람들, 특히 부당하게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125)
박정희가 훔친 것을 박근혜가 가지고 있다. 돌려줄 수도 없다.
힘을 가지고도 정리하지 못한 바보 대통령.
국민들의 의식이 역사, 정의, 민주주의 같은 가치에 대해 더욱 민감해져야 한다.(158)
이런 생각을 가지고 퇴임 후 시골에 사는 대통령이라면 과연 살해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다.
책의 뒤표지에 노란 모자로 가득한 그의 운구 장면이 실려있다.
이 더러운 세상에서 떠난 그는 홀가분하겠지만, 던적스런 세상에서 더러운 정치가들은 오늘도 서로 이전투구에 여념이 없다.
국민들의 의식은 역사, 정의, 민주주의 같은 가치에 더욱 몰지각해지고 있고, 오로지 돈만이 신으로 강림하고 있는 듯 싶다. 거짓된 여론과 돈에 의한 가치 판단은 강호동과 유재석만을 앞세워 웃음 없는 세상에 웃음을 강요하는 것으로 정치에 대한 눈감기를 시키는 것이다.
며칠째, 온 세상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아이티란 나라 소식으로 빽빽하다.
용산 이후에 나타난 강호순이란 희대의 강간범처럼,
세종시 이후에 나타난 아이티 강진 소식은 강호동처럼 우리를 눈감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