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리물로는 단편이다.

학교에서는 많은 부당한 처사가 인어난다.
그건 비단 학교만도 아니지만,
학생들은 미성년이기에 해결이 쉽지않다.

잘못만난 사제지간.
그걸 음의 방정식이라 썼다.

그러나 방정식이란 단어에는 동의할수 업다.
거기엔 정해진 해 외에는 모조리 길이 아니니...

아홉개의 점을 네번만에 통과시키는 문제처럼
인간관계의 문제는
방정식이 아닌
기하의 절묘한 해법을 필요로하는
다차원 공간의 해법을 요하는 문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풋내기들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우열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의 일은 꼭 필요한 직업이었다. 그는 빵집 주인이었으니까. 꽃집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먹을 걸 파는 게 나았다. 잠시 곁에 두다가 내던져버리는 걸 파느니. 꽃보다 냄새도 좋았다.

, 냄새 좀 맡아보세요.” 빵집 주인이 짙은 색 빵덩어리를 자르며 말했다. “빡빡하기는 해도 영양은 풍부하죠.” 두 사람은 냄새를 맡았고, 빵집 주인은 그들에게 먹어보라고 했다. 당밀과 거친 곡물 맛이 났다. 그들은 빵집 주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었다. 짙은 색 빵을 삼켰다. 나란히 늘어선 형광등 불빛이 마치 햇빛 같았다. 계속 이야기하다보니 이른 아침이 되어, 희뿌연 빛이 창문에 높게 비쳤지만, 그들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175)

 

 A small, good thing...

이것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이라고 번역했다.

 

레이먼드 카버가 칭찬받는 이유를 난 잘 모르겠다.

팍팍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고든 디시라는 편집자가 카버의 소설을 잘라내고 어쩌고 한 이야기도 유명하고,

카버의 고단한 삶에 대한 이야기도 유명하지만,

난 그의 소설이 잘 읽히지 않았다.

 

'대성당'에서 맹인과의 교감이라든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에서 빵집 주인과의 교감 같은 이야기는

뭔가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읽었던 이야기 같아서

감동적이면서도 카버를 애써 찾아 읽고싶도록 만들지는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정, 나의 종교 - 세기말, 츠바이크가 사랑한 벗들의 기록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오지원 옮김 / 유유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복면가왕을 식당가서나 잠시 봤더랬는데,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를 듣고부터는 찾아 듣곤 했다.

작가들도 그런 것 같다.

세상에 많고 많은 작가의 수많은 책이 있지만,

어떤 기회로 우연히 알게된 작가의 작품들은 더 각별하다.

 

슈테판츠바이크의 책이라면 반색을 하고 구해 읽었는데, 이 책은 뭐랄까.

츠바이크를 느끼려 샀는데, 그의 글들이 소품들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달까... 그랬다.

 

운명은 창조적인 인간의 청춘 혹은 생의 한가운데로 엄습해

그를 은신처나 안전한 곳에서 떼어 내고는 낯선 곳에다가 셔틀콕처럼 패대기친다.

위대한 사람은 모두 이렇게

비좁고 익숙하고 유착된 곳에서 빠져나와 

완전히 바깥 세계로 달음질치는 도망과 추락을 겪었다.

그 시간이 가끔은 죄인을 묶는 기둥이기도 했고,

가끔은 고독이기도 했으나 변하지 않는 것은

항상 그 당시의 세상에 정면으로 대항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자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운명이 그들을 그렇게 이끌었던 것.(49)

 

마치 그의 삶을 예견한 듯한 문장이다.

 

그와 시대를 함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잠시나마 그 시대로 돌아가 살게 된다.

호흡이 가빠진다.

 

그의 위대함은 내면에 있지 않고 세계성이 있으며

머물러 있음에 있지 않고 솟구쳐 흐름에 있다.(79)

 

로맹롤랑에 대한 이야기다.

톨스토이에 대한 이야기도 뜨겁다.

 

진짜 변화는 사회시스템의 총체적인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었다.

그는 시간의 벽에 불꽃같은 경고의 말을 썼다.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는 잘못된 교육이 세운 벽이 있다.

가난한 사람을 돕기 전에 먼저 이 벽을 부수어야 한다.(95)

 

그렇게 고전을 완성한 톨스토이였기에 그의 작품은 영원하다.

유한한 인간에게 꿈이고 혼이다.

 

한 명의 개별적인 인간으로서 그의 종족이 저지른 말로 다 할 수 없는 부정에 대해

속죄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133)

 

슈바이처다.

 

아집 따위가 아니라,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아는 한 인간의 안정감이

내부에서 외부로 드러난 것.(138)

 

츠바이크의 인간에 대한 비유와

삶의 곡절에 대한 평가의 절절함이 너무 간명해서 아쉬움이 크다.

 

나는 다시 낙담하고 말았다.

정신의 영역에서 위대한 예술을 창조해온 인류인데,

그 사람들이 어째서 지난 숱한 세월 동안

이 가장 단순한 비밀을 배우지 못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143)

 

그 낙담이 그를 죽음의 늪으로 몰고갔을지도 모른다.

그가 살았던 세기말과 새로운 세기의 시작 지점에서는

뜨거운 영혼들이 수도없이 출몰햇으나,

또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의 시작점이 거기에 놓여있었으니,

그의 영혼이 입었을 상처에 대하여 위로할 말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과 평화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만화로 읽으니 쉽기는 한데,

그 도저한 역사의 흐름을 느끼며 읽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깊이 푹 파묻힐 수 있는 의자에 앉아서,

졸다 깨다 하면서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읽고 싶다.

 

안드레이가 전쟁터에서 쓰러지면서 본 하늘은 참 아릅다웠다.

 

하늘은 어쩌면 저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우며 엄숙할까.

전에는 왜 저 무한한 하늘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하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니 얼마나 기쁜다.

그래, 저 하늘 외에는 모든 게 허망하고,

모든 게 거짓이다.

하지만 저 하늘마저도 존재하지 않아.

아무 것도 없어.

단지 정적과 평안만이 있을 뿐.(23)

 

만화의 선들과 색에서도 전쟁터의 우울이 묻어난다.

감옥에서 플라톤을 만나는 피에르.

 

피에르가 보기에 이 사내는 순박함과 진실의 체현이었다.

그는 신이 주는 모든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였다.

사람들에게 명령하는 법이 없었고,

지난 일들을 곱씹지도 않았다.

이런 순박함 덕에 그는 우주 전체와 연결되어 있었다.

사실 전에 했던 말과 정반대되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두 말은 제각각 진실이었다.(87)

 

삶의 지혜라고 할 만한 것들이 어떤 것일지,

틈틈이 읽을 수 있다.

 

이 시리즈가 나쁘지는 않지만,

워낙 장편이고 대하물들이어서 '전쟁과 평화'나 '돈 키호테'를 대출할 염을 내기 쉽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열 편의 단편 소설이 있다.

그 열 편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이토이 미유키.

 

중고차 대리점에서부터 마작하는 홀 서빙,

요리배우는 센터와 세컨드가 되는 미유키 등

미유키를 등장시키는 소설들은 점차 미유키의 삶에 대하여 전체 밑그림을 그려나가게 된다.

 

현대 일본의 피카레스크 로망의 걸작(도쿄신문, 403)

 

이렇게 칭찬할 만하다.

 

조직이 하는 일에 의문을 품지 않는 게 출세의 지름길이다.(322)

 

일본도 참 독특한 나라이다.

한국도 유례가 없을 만큼 유니크한 나라지만, 일본도 그 못지않다.

두 나라는 유사한 점도 있으나, 전혀 다른 세상이다.

 

장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면

인간은 나쁜 짓이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이 세상이 불공평한 것이니까

자잘한 일쯤은 당연히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189)

 

미유키는 나쁜 여자다.

살인자이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나쁜 사람도 삶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쿠다히데오의 글은

슬프고 어두운 세상의 모습에서 톤을 다운시킨다.

한 톤 다운된 세상은 우습고 재미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런 것이 문학의 힘이렷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