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김선희: 단단한 삶을 위한 철학 이야기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지음 / 예담 / 2012년 1월

일상의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마음 한켠이 허전하고 공허하다고 자주 말합니다. 쇼핑, 게임, 레저를 비롯해서 삶의 일탈을 위한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삶은 여전히 어딘가 허전하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자리 한다면 당신에게 이 책은 삶의 항해를 인도해주는 나침반과도 같은 역할을 감당해 줄 것입니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고양: 위즈덤하우스, 2012)는 독자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며 불안의 본질을 발견하는 지혜를 가르쳐 줄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언제나 명료하고 정확한 답을 가르쳐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문제에 의해서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개개인의 문제를 발견하고 마주하는 시작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는 이러한 선행 질문의 방법을 일상의 철학 문법을 가르쳐 줍니다.

<철학은 우리의 삶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과 마주보기를 가능하게 도와준다.> 

철학의 사유를 통해 삶을 들여다 보다.

  철학은 이론이나 정보, 지식과는 다릅니다. 철학은 질문도 하고 답변도 하지만 답은 하나가 아닌 여러가지가 될 수 있으며 정답보다는 질문의 과정을 중요시 하기에 문제의 해석과 설명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합니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에서 만일 당신이 원하는 삶과 현재의 삶의 답을 원한다면 책은 만족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흔들리는 불안한 삶에 대한 원인을 마주보기를 원하는 이에게 이 책은 분명 좋은 책으로 기억될 수 있을듯 싶습니다

 책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법에 관하여' 부터 시작하여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현상과 태도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10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장은 현대인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삶의 태도를 반영하면서 철학자들의 사유와 틀 그리고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철학은 이론이나 정보, 지식과는 다르다.

답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철학은 언제나 개별 사건에 대한 해석과 설명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한다.

그 대상이 인간이건, 우주, 사회, 역사건, 결국 우리의 삶과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철학의 출발은 특정한 정보나 지식, 이론이 아니라 '태도'라고 할 수 있다. -p.9

마주보기는 완성이 아닌 현재 진행형

  자신을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것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정보의 바다와 글로벌 사회에서 나라는 존재의 나약함을 경험하면서 흔들리는 자아로 인해서 고통받는 것은 현대인들이라면 모두가 겪는 병 아닌 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시간과 공간은 다를지언정 고대인들은 철학을 통해서 자신들의 자아를 확인하고 지켜나가는 과정을 먼저 경험했습니다. 우리는 철학을 통해서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답이 없는 철학을 추구하는 것은 고대인들의 지혜는 과거가 아닌 오늘 그리고 미래까지도 이어지는 마주보기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마주보고 직면하는 것으로 완성이 아닌 다음을 향한 현재 진행형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한권의 철학 책이 당신의 삶을 위로한다면 기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도 여전히 답을 찾아 헤메는 이들에게는 슬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서 철학의 사유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삶을 바라보기가 이뤄지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합니다.

진짜 자유란

자신의 자유를 위해 다른 사람의 자유를 막지 않는 것,

그리고 경직없이 변화를 따라 흐르며 무슨 일에도 담담할 수 있는 평온의 힘(이다.)-p.172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김영수: 공부하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 공자에서 모택동까지 공부하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
김영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공부 어떻게 할 것인가?

  1년간 책 한권을 읽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년간 읽은 책이 백권을 넘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 읽기가 성공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애서, 애독가들 가운데 성공한 사람을 찾는 것은 책을 멀리 하는 사람가운데 성공한 사람을 찾는것보다는 쉬울 것입니다.

  자신을 알고 인간을 알고 하늘을 깨달은 사람들은 천하의 정세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하던 시절은 오래된 과거 혹은 역사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공부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사기 속 등장인물들과 역대 현자들로 제시되는 10여명의 인물을 통해 살펴보는 공부(독서)와 공부법이 만들어낸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고양: 역사의아침, 2011)에서 어떻게 소개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춘추를 애독한 관우 운장(좌)과 무인이면서도 책 읽기를 좋아한 군주 조광윤(우)>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좋은 책인가? 나쁜 책인가?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에서 말하는 공부란 독서를 말합니다. 공자에서 모택동까지 공부하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부제목을 가지고 중국 역사를 움직이거나 큰 획을 남긴 인물들의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사기와 각각의 인물들의 전승과 기록을 토대로 글이 쓰여졌습니다.

  대만의 유명한 작가 은지(가청화)의 좋은 책과 나쁜 책 이야기를 가지고 이 책을 평가한다면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은 분명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면 독서의 의지가 샘솟고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며 책읽기의 유익함과 올바른 방법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으니 분명 현자들의 공부법은 좋은 책이라고 권할 수 있습니다.

  반면 책을 단순히 현자들이 책을 좋아하는 모습에 관한 흥미 위주로 책을 보고 이해하려들거나 혹은 책의 제목만을 놓고 단순히 책읽기의 체계적인 방법을 추구한다면 책은 아쉬운 점을 남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자들의 공부법과 특징과 공통점

  책 속에 등장하는 현자들의 이야기는 분명 서로 다른 독특한 요소들이 있지만서도 그 가운데서는 서로 공통된 분모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8가지 정도로 정리하여 설명하는데 이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경험한 혹은 들어봤을법한 이야기들입니다.

  책을 가까이 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공부에 있어서 뚜려한 공통된 특징과 더불어서 제시되는 이야기와 특징적인 공부법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역사를 통해 오늘의 행동을 배우고 실천하는 자세를 깨달토록 도와줍니다. 사기에 등장하는 소진, 손빈, 장량, 이사, 편작, 사마상여, 항우, 주매신, 그리고 공자, 맹자, 사마천, 제갈량, 한유, 주희고염무와 정섭 노신과 모택동까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도 독특하기로 유명한 이들을 통해서 배우는 것은 독서인이 되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치열한 생존경쟁 가운데 살아남는 것을 넘어 지배하는 방법을 원하는 이들에게 현재의 나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나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리라고 생각됩니다.

[서평]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 조국 외: 당신은 무엇을 읽고 있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신영복.백낙청.조국 외 19인 지음, 하승창 엮음 / 상상너머 / 2011년 11월

그들은 무엇을 깨달았을까?

  유토피아란 그리스어로 존재하지 않는 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이 유토피아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참여와 행동 그리고 지식의 공유라는 주제 가운데 만들어 가는 새로운 공조체제가 사람들을 열광시킵니다.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사람을 미혹시키는 이들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주장에 동참함으로써 분명한 하나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신 지식인, 행동하는 지식인층의 등장은 이미 역사이래로 여러차례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들은 참여와 실천의 두 가지가 제시되는 지식의 중요성을 말하며 사회적인 불균형을 바로 잡고자 노력합니다. "그들이 잘 한다면 우리가 나설 필요도 없다."는 주장처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서울: 상상너머, 2011)는 분명한 깨달음 가운데 적극적인 지식인들의 참여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이 보고 느끼고 깨달은 지식의 참 모습 그것이야말로 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치는 언제나 그곳에 자리하고 있다. 새발견이 아닌 재발견이 그들의 주장이다.>

변화의 시대에 울려 퍼지는 지식인들의 외침

  2011년을 뜨꺼운 화두 가운데 하나는 '무한 경쟁' 그리고 '승자는 없다'입니다. 이 표현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표현이지만 동시에 특정한 계층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의 부조리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고쳐 나가자고 말하는 사람들. 이들이 지금 행동하는 양심이자 실천적 지식운동으로 일컬어지는 저자들이기도 합니다. 저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 잊지 말아야할 가치와 바꿔나가야할 가치를 소개하며 변화의 세대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경제와 경영에서 말하는 상생이 아닌 도덕적 윤리적 가치의 상생을 말하는 것과 동시에 참여의 본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식인들의 외침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와닿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의 내용이 우리의 갈증과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저자들은 지금 이 순간 부터 세상을 바꾸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변화의 중심에서 있는 주제들은 크게 네가지로 제시되어 설명됩니다.  변화의 시대에 변해야 할 것들과 변하지 말아야 할것들에서는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을 바꾸는 것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제합니다. 둘째, 세대, 인간,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문화적 감수성에 대하여서에서는 우리의 가치 중심에 자리하는 공존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 줍니다 셋째, 정의가 무너진 시대에 우리가 살려야 할 가치에서는 우리가 오해하거나 잊고 있던 가치의 재 발견과 정립을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을 설명합니다.

롸잇 나우의 진정한 의미

  유행어 가운데 롸잇 나우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결단을 행동하는 이들에게는 힘을 더해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공부를 함에 있어서 그 정도에 있어서의 차이만 있을뿐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실천에 옮기는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신학을 하면서도 항상 갈등에 빠지는 것은 실천이 없는 신학의 사변화된 죽은 학문이 과연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인문주의자들과 실천신학은 서로 본질은 달라도 실천에 대한 강조점을 가지고 있는 유사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언제 어떻게 할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되어질때 진정한 롸잇 나우의 의미와 연결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움직이는 시대의 변화 가운데 그들의 목소리에 잠시 귀를 귀울이고 그들과 함께하는 많은 이들의 갈망을 들오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마지막 내용은 이것입니다. 유토피아의 존재 유무에 대한 질문을 하기 앞서 지금 필요한 것은 추구와 실천적 행동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서 진지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평] 잡동사니 증후군-마이클 넬슨: 잡동사니 속 내모습

잡동사니 증후군 -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동 심리학
마이크 넬슨 지음, 최지현 옮김 / 큰나무 / 2011년 11월

잡동사니에 묻혀버린 삶

   어지러진 바닥과 책상위를 보고 있노라면 서재를 빼곡히 매운 잘 정리된 책들 마저도 어지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내는 정리하고 남편은 어지럽히고 반복되는 청소 속에서 지쳐가는 아내를 보면서 미안한 감정이 들기에 '정리'와 '청소'라는 행동을 해보지만 몇일 가지 못해서 다시 잡동사니 더미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아내가 친정에 머무르는 요즘 새삼 아내의 빈자리를 더욱 크게 느낍니다. 내 삶의 잡동사니를 언제나 정리해주던 아내는 내 삶의 활력소이자 기쁨이자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잡동사니는 내게 있어서 현실도피 행동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잡동사니 증후군>을 읽으니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현실 도피 가운데 만나는 '행동심리학' <잡동사니 증후군>(2011: 큰나무) 스스로 헤어나올 수 없는 그 공간에 항상 함께 해준 아내에게 이 글을 남겨둡니다.

정리정돈에 관한 심리적 측면

  정리정돈을 가르치는 수많은 책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책의 대부분은 '기술'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따라해보기도 하고 살림의 달인, 생활의 달인 등을 통해서 배워보기도 하지만 결국 얼마 못가서 삶은 다시 잡동사니로 돌아갑니다. 날마다 물건을 정리하는 아내의 빈자리는 책과 노트 그리고 각종 참고 문헌등이 차지 하고 있는 요즘. <잡동사니 증후군>은 잡동사니에 파묻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의 행동이 심리적 요인에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하나의 가설이 아닌 설문과 연구 데이터를 통해서 나타나는 결과 가운데서 확인되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간과하고 있던 잡동사니 증후군의 정확한 심리적 요인들에 대해서 책은 수입과 우울증, 그리고 정신적인 측면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단순한 시관관리가 아닌 시간 수용의 문제에서도 심각한 결함을 초래하는 집동사니 증후군은 분명 어릴적 습관으로만 말하기에는 문제가 있는듯 싶습니다. 저 또한 극심한 스트레스 가운데 어지럽히는게 더 심해지더군요 무엇도 버리지 못하고 모두 내려놓는 행동은 마음 속 무거운 짐들 때문일까요? 그리고 제 모습을 아내는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내가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난 그 날 이후에는 잡동사니의 대부분이 사라져 있거든요 ^-^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은 결국 잡동 사니 속으로 들어갑니다.

  <잡동사니 증후군>은 전반적으로 물건과의 관계가 심리적인 결함이 나타날때 부정적힌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러한 행동은 특별히 습관과 버릇이라는 견해와 약간 다른 주장일듯 보이지만서도 다수의 잡동사니 뒤에는 두려움과 실망, 그리고 집착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저자는 잡동사니 중독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그것은 일부의 긍정적인 면이 있으며 잡동사니 증후군을 통해 우리들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삶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합니다. 각 사람에게 맞는 잡동사니 치료법은 있겠지만 증상의 원인에 비해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삶의 여유를 되찾고 두려움에 맞서서 싸우는 적극성과 긍정적인 마인드들은 우리의 일상의 삶을 바꿀 뿐만이 아니라 잡동사니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힘이 되어줍니다.

  다양한 그래프와 도표 그리고 사례들은 단순히 '심리학'책이 하나의 글이자 어렵다는 것에 대한 편견을 고쳐 줍니다. 유쾌하면서 나름 차분하고 지적이면서도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은 '행동심리학' 이야기는 독자들의 마음을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바꾸어줄듯 싶습니다.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는 가운데 잡동 사니 속으로 들어가버린 우리의 삶. 즐겁고 행복한 삶의 노래가 우리들을 불러 세웁니다. 행복하세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서평] 논쟁 vs. 언쟁-조제희: 아고라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논쟁 vs. 언쟁 - 아고라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조제희 지음 / 들녘 / 2011년 11월

아고라 전장의 시작점

  본래 아고라라는 말은 시장, 집회, 사교의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입니다. 오늘날에는 공적인 의사소통이나 직접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죠. 아고라가 어쩌다 전장이라고 불리워지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분명한건 아고라는 발언자가 청중들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청중들이 이를 통해 새로운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는 소통의 장이라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펼치는 인터넷 문화의 공간에 아고라가 사용되는건 이상한일은 아닐 것입니다. 아고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다름아닌 글입니다. TV토론과 달리 인터넷 아고라의 장에서는 짧지만 분명한 논지를 가진 글이 가장 중요한 수단가운데 하나입니다.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있는 아고라. 그곳은 소리없는 고함을 외치는 지성인들의 모습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논쟁을 준비하는 자들

  우리는 '말'하기의 훈련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본래 '말'이라는 언어는 생각과 의미를 표현하는 기본적인 수단이지만 쌍방의 말인 대화에 있어서는 본래의 기능이 원할히 작동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예로 TV에 나오는 토론은 분명 쌍방간에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자신의 주장만을 강조하거나 상대의 대화를 고려하지 않는 행동을 함으로써 대화의 평행선 혹은 대화가 이뤄지지 않거나 말의 질이 터무니 없이 떨어지는걸 볼 수 있습니다. 
  토론의 장에서 펼쳐져야할 본래의 기능은 논쟁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야 합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논쟁은 자신이 속한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서로 머리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최선을 창출해 나가는 과정을 청중이나 독자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장입니다. 단순하고 명쾌한 정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의 의미를 모르는 이들이 많고 또한 알더라도 실천하는 사람은 더욱 적습니다. 무엇보다 논쟁은 말이다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에게 이 책은 분명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논객이 길을 나섬에 있어 말로만 무장하고 나간다고 할때 준비된 논객을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논리적인 글: 준비된 논객을 만들어 준다. 

   말에 앞서 훈련되어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논쟁의 순간에는 사고의 흐름을 방해하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기에 논쟁을 하기 위한 연습과 준비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만일 연습과 준비가 되지 않는 논객이 논쟁에 들어설 경우 인신공격, 감정의 장난, 논점회피, 허수아비놀이, 중언부언, 성급한일반화와 결론, 삼천포, 침소붕대, 흑백논리, 동문서답, 거짓권위에 놀아나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런것을 목격할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TV토론의 장입니다. 준비된 논객과 준비되지 않는 논객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그곳에서는 청중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논객과 청중들에게 외면받는 논객의 승패가 분명히 나타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논쟁의 수많은 장르를 경험하기 앞서 논쟁을 위한 준비와 훈련은 논리적인 사고와 이를 체계적으로 글로 정리하여 수많은 반복 가운데 적용해 나가야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책은 이러한 기초적이고 분명한 논쟁을 위한 준비와 훈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와 논쟁이 무슨 상관이 있냐라는 질문을 남긴다면 그것은 책을 읽지 않았던가 혹은 논쟁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들의 주장일 것입니다. 준비된 논객이 되어 아고라의 전장에서 살아남는 자가 되기 위해서 시작해야할 것은 읽고, 쓰고, 말하기의 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