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시각장애인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28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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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에게 장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항상

"하느님께서 너희들에게 이렇게 건강한 육신을 허락하신 것은 너희에게 힘없는 자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라는 뜻이란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은 장애인은 정말 불쌍하니 도와주라는 훈계식의 글이 아니었다.

겨울정기 세일 마지막 날, 복잡한 거리에서 부모님을 잃고 공중전화 부스 옆에서 울고 있던 한 소녀(카타리나)를 시각 장애인인 마티아스 아저씨가 부모님을 찾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다. 이야기 중에 시각장애이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들 (점자, 완장 등)이 나온다. 그리고 보지는 못하나 남보다 더 잘 들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안내견의 도움을 받는 아저씨의 모습이 왠지 불쌍해 보인다기보다는 그냥 우리의 이웃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동정에 의한 친구 관계가 맺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그들의 마음이 통해서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 보기 좋았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라는 책을 함께 소개해 주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들의 처지를 생각하고 내가 가진 많은 것을 나누라고 이야기 하고는 있지만 따지고 보면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만 번지르르함을 반성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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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6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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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

우리의 주인공 윌리는 축구를 좋아하지만 주전선수로 뛰지 못해 언제나 벤치를 지키는 신세다. 축구공이 없어 제대로 축구를 할 수 없던 윌리는 집으로 가는 길에 아빠가 입었던 옷이랑 똑같은 옷을 입고 축구를 하고 있는 낯선 인물을 만나서 함꼐 공을 찬다. 헤어질 ‹š 그가 건넨 축구화를 받게 된다. 낡은 축구화를 신고 경기장에 들어선 윌리의 실력은 모든 이를 놀라게 했고 윌리의 이름이 선수명단에까지 들어가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돈다. 윌리는 이 모든 것이 마법의 축구화(축구화에 마법의 힘이 있다고 윌리는 생각했다.) 덕분이라 여겼다. 시합에 나간다는 사실에 너무나 흥분한 윌리는 밤새 악몽에 시달리며 불안한 밤을 보내다 결국 늦잠을 자고 말았고 너무 놀라 단숨에 축구장으로 뛰어갔다. 마법의 축구화를 집에 두고 온 사실을 알게 된 윌리는 주눅이 들었는데...

사실 난 이 대목에서 조마조마했다. 우리리가 축구화가 없어 낭패를 보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 이야기의 전개상 윌리가 가진 갈등은 깔끔하게 정리 되리라 하는 것쯤은 계산이 될 텐데... 이제는 아이들 책을 읽음녀서 아이들처럼 그 책에 빨려 들어가 작가가 이끄는대로 그저 몸을 맡기고 책을 읽어나간다. 사실 그게 편하다.

우리의 주인공 윌리는 이제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멋진 골을 넣을 수 있는 진짜 선수가 되어 있었다.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윌리는 축구화와 낯선 인물에 대해 생각하며 웃음을 지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다른 힘이 아닌 내 안에서 일어나는 힘을 믿고 나를 믿고 그리하여 자신을 키워 나가는 일~ 우리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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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아이 그림이 있는 책방 1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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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트르에게 엄마가'

이 책을 펼치면 이렇게 적혀 있다.

이 글을 쓴 작가가 가슴으로 낳은 아들 피오트르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 장을 넘기면 윤석화님의 추천사가 나온다. 오랜 시간 아이를 기다리다 입양을 했다는 소식을 ㄷ르었는데 그가 쓴 추천사는 책을 펼쳐들기 전부터 가슴을 아리게 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그들의 아이를 기다리지만 아이가 오지 않아 아름답던 집이 잿빛으로 변해 가던 중 '세상 모든 것을 다 아는 할머니'를 찾아가 다른 사람이 낳은 우리의 아이를 찾게 해 달라고 조글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만난 고슴도치 아이. 아이의 몸에 나 있는 가시도 마다하지 않고 안아 주고, 사랑해 주고, 가족으로 받아들여줌으로써 아이의 몸에서느 가시가 하나씩 뽑히고 경계하던 아이의 눈빛도 사랑으로 채워 나가는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아주 잘 표현 해 두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바로 작가의 아이라는 글을 읽고는 더욱 더 가슴 찡함을 느꼈다. 두 살 때 데리고 온 아이가 네 살이 되던 해에 이 글을 썼는데 지금 12살, 초등학교 5학년이란다.

아이를 찾으러 간 여자가 여왕님의 어린이집에 가서 여왕님에게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한 번도 우리 아기를 본 적이 없어요. 아기도 우리를 본 적이 없고요. 그런데 어떻게 서로 알아보죠? 혹시 실수로 잘못 만나기라도 하면 어떡하죠?"

"걱정 마세요.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려 드릴게요. 눈으로 보지 마세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니까요. 대신 마음으로 보세요. 마음은 결코 실수를 하지 않는답니다."

우리나라는 입양률이 아주  낮아 해외로 입양되는 예가 많고 그들이 나이가 들어 부모를 찾아 어머니의 나라에 와 눈물 흘리는 사연을 TV를 통해서 많이 보게 된다. 못 살던 시대에 우리의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지만 타국에서 흘렸을 그 고통의 눈물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나도 입양에 대해서 한 번씩 생각해 본다. 그런데 주변에서 입양아를 키우면서 겪는 마음 고생들을 보면서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보며 모두들 아예 생각도 말라고 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참 어려운 문제다. 아직 나는 나서지 못하지만 윤석화, 신애라 같은 연예인들의 용기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입양아들과 그들의 가족이 모두 행복하길 빈다. 많은 가시들에 찔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과정을 겪게 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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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훔쳐보는 선생님 일기
문현식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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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게 읽었다.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 평소 아이들에 대한 생각, 아이들 일기 지도를 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공감이 가는 부분이 참 많다. 많은 선생님들이 교단일기를 쓰고 계시거나 쓰신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발령 받고 내가 처음 맡았던 아이들은 참 감당하기 힘들었다. 굳이 성향을 따져 본다면 활달, 명랑, 발랄, 정신없이 어수선함... 물론 모든 것이 서툴기만 한 담임 덕에 아이들이 더 제 자리를 찾지 못했겠지만, 나의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오점으로 기억되는 시간들이 있었다. 6월에 발령을 받았는데 당장 7월에 전 교사 수업 공개가 있었고 전 학교에서 참관하러 오신 많은 선생님들께서 각 교실을 돌며 참관 하셨다. 그 당시 우리 반 아이들 수업 중에 싸우는 일까지 벌어지고. 모든 것을 마치고, 선배가 "잘 했어요?"하고 묻는데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

그 다음에 학년 배정을 받을 때 내가 처음 맡게 되는 아이들과 처음부터 제대로 된 시간을 가꾸고 싶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했던가? 나는 6학년을 지원했고, 아이들과 멋진 시간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 중에서 내가 선택한 한 가지가 교단일기였다. 머리가 제법 큰 6학년들에게 자발적으로 일기를 쓰게 하고 싶어서 나도 너희들처럼 일기장에 일기를 쓰고 너희에게 검사 맡을 테니 사인도 하고 한 마디 말도 적어주기 바란다고.

그렇게 해서 내 교단생활 보물 1호인 교단일기 공책이 한 권 탄생했다.

졸업 이후 해마다 찾아오던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 되었다. 군대 간다고 친구들 모아 집으로 와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이 그 때의 선생님 일기장이다. 어떤 친구들 때문에 선생님이 속 상한지도 적혀 있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짚어 보면서 칭찬한 글들도 있고! 그 속에서 잊혀진 시간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교단일기라는 것은 참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느꼈다.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초등학생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함께 졸업하는 일기쓰기!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를 이야기 할 때는 나의 첫 제자들이 지금껏 가지고 있는 일기장과 일기장과 함꼐 보관되어 있는 추억과 선생님 일기장을 이야기 한다.

엄마가 훔쳐보는 선생님 일기, 교사인 우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공감한다는 의미에서) 무척이나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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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느낌일까?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5
나카야마 치나츠 지음, 장지현 옮김, 와다 마코토 그림 / 보림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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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독서추진본부로부터 책을 선물 받았다. 물론 책 선물의 출발은 보림출판사지만.

아침독서추진본부와의 인연으로 책을 얻었고, 그리고 책에 소개된 지도안을 보며 그냥 나는 시큰둥했었다.

이런 거 우리 다 알고 있는데, 나도 아이들과 함께 해 보았는데... 하면서 말이다.

사실 작년에는 우리 반에 장애우가 있어서 장애인의 날 아이들과 함께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활동을 하고 많은 느낌을 나누었다. 그 느낌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켰는지 나는 모른다. 아이들은 느끼는 것 같았으나 그저 느끼는 척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몸이 불편한 이들의 손과 발,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이 되어주라는 뜻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여러 활동들을 마무리 지은 기억이 난다.

올해는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우리 사이 짱'이라는 장애우를 다룬 만화영화를 보며 이야기 나눈 것 외에는 다른 활동을 해 보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처음 몇 페이지를 보면서 책의 느낌이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대목을 보면서 히로가 처한 상황이 이해가 되고 이게 그저그런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눈을 감고 세상의 소리를 들어보고, 귀를 막고 좀 더 밝은 세상을 쳐다보고, 그리고 부모가 없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함께 생각해보고, 또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를 이야기 해보는 것,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비관을 이야기 하지 않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장애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지금까지의 책들과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책 말미의 이야기가 책에 대한 느낌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다른 이에게 권했더니 책의 대강을 살펴본다며 뒤에서부터 책을 주르르 넘긴다. '아~ 그렇게 보면 안 되는데... 이 책은 앞에서부터 읽어야 되는데... 그래야 더 큰 감동이 일어나는데..'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장애인의 날 때 해 보지 않았던 여러 활동들도 함께 하면서 생각해 보아야겠다. 히로처럼. 어떤 느낌일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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