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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책장수 조신선 ㅣ 징검다리 역사책 2
정창권 지음, 김도연 그림 / 사계절 / 2012년 12월
평점 :
역사적 사실에서 가지고 왔으나 이야기는 꾸며 써져 있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 책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양념처럼 버무러져 있어서 책의 재미를 깊게 만듭니다.
책장수 조생은 참 신기합니다.
바람을 가르며 달려서 책이 필요한 이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해 드리고요,
세상살이에 대한 선견지명도 있습니다.
나이는 언제나 서른 다섯. 늙지도 않으면서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씩씩하게 책을 팝니다.
밥을 먹는 법이 없고 책을 판 돈으로 술을 먹어 허기를 달랜다는군요.
몸 속에 가득 책을 넣고 다니는데, 그 많은 책들이 몸 속에서 나오다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꼬마 아이 추재는 조생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조수삼의 호입니다.
그는<육서 조생전>이라는 작품에 기이한 조생의 이야기를 담아 두었습니다.
조생의 기이함을 보고 사람들은 그를 신선이라 했다는군요.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의 이야기를 맛있는 책으로 탄생시킨 양념들을 만나 볼까요?
이 책의 중간중간에 책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들이 있습니다.
인쇄 기술과 책의 발달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줍니다.
1966년 석가탑 사리함에서 나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현존하지는 않으나 1234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상정고금예문을 기억하면서)
1377년에 만들어졌다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도 함께 새겨봅니다.
책과 권의 차이가 무엇인지 설명이 잘 나와 있고,
종이 만드는 법, 책 만드는 법, 책 보관하는 법, 조선왕조 실록에 관한 이야기,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된 우리 나라 유산들,
조선 시대의 학교들 (서당, 4부 학당, 성균관), 국가가 아닌 민간 출판업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방각본에 관한 이야기들,
조선 후기 사람들의 생활 모습, 글을 읽고 쓸 줄 알아서 노비에서 해방 된 박돌몽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거리의 이야기꾼 전기수>> 편에서 조신선이 언급되어서 이 책을 읽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그 인연을 이제서야 맺어봅니다.
재미없어 보여서 읽지 않았다는 희망양을 꼬셔서 깨알같은 정보가 가득하다며 읽어보라 했습니다.
이야기만 주욱 읽으면서 느껴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조선 시대 서민들의 삶에 대해 이해해 볼 수 있어 좋고,
책과 관련된 이런저런 상식을 넓혀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우리 시대 뛰어난 책장수는 누구일까요?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재미있게 읽은 책의 서평을 쓰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저같은 사람도
'조신선의 발가락의 때'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비유가 어째 거시기 합니다만... ㅎㅎ)
이 책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