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아 랭 Dorothea Lange 열화당 사진문고 8
마크 더든 지음, 김우룡 옮김, 도로시아 랭 사진 / 열화당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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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들 파트리지가 찍은 도로시아 랭(1895^1965)

샌프란시스코의 최상류층과 부호들을 주로 찍던 그녀가 대공황기, 자신의 스튜디오 근처에서 구호물품을 타기 위해 줄 서 있는 실업자들을 찍기 시작한 것은 자신의 인생과 작품세계의 획기전인 전환이었다. 이때는 그녀 자신 화가인 남편과 파경을 맞는 등 개인적으로도 아주 어려운 시기였다.

화이트 앤젤급식소, 샌프란시스코, 1933.

랭이 거리로 나가 첫 촬영에서 얻은 사진.
급식소에서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여러 사람들과 등을 맞대고 서 있는 이 늙고 수심에 찬 사람의 곤경이 생생하게 읽힌다.

랭은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이라도 그 대상의 내면적 힘과 탄력성을 포착하고야 마는데 이 이상의 우정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외바퀴수레 옆의 남자, 샌프란시스코, 1934.

"여기의 이 사람은 머리를 묻고 벽에 등을 댄 채, 뒤엎어진 수레처럼
그의 삶 자체가 엎어져 있는 것으로 찍혔다."
랭이 후일에 한 말이다.

절망의 이콘...

이주민 어머니, 니포모, 캘리포니아, 1936.3.

임시천막에 머물고 있는 이주민 여인의 가족. 주위의 밭에 흩어져 있는 언 채소와 아이들이 잡은 새로 연명한다고 말했다는 이 여인의 나이가
서른둘이란다.

나이에 비해 엄청 늙어보이는 여인의 저 표정은 그러나 영국 여왕 못지 않게 단호하고 결연하다.

장애아, 섀크타운, 엘름 그로브, 오클라호마, 1936.

1960년대, 랭의 조수로 일했던 랄프 깁슨은 이 사진에 대한 재밌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을 찍은 지 30년 정도 지났을 때, 프린트를 다시 하기 위해 이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던 랭은, 의지할 곳 없던 이 지체아가 당하던 학대에 대해 얘기하면서 왈칵 눈물을 쏟았다 한다.

증오와 체념과 독기...무시무시하고 슬픈 아이의 눈빛!

길 위의 가족, 중서부, 1938.

애리조나로 가는 길에서 마주친 이주 농업 노동자 가족. 오클라호마를 떠나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에서 감자와 목화 수확 일을 따라 이동하는 중이었다고.

길가 더러운 천막촌에서 지내다 병으로 죽는 아이들이 속출했다니...

여행중의 어머니와 아이들, 튤레이크, 시스카유 카운티, 캘리포니아, 1939.

그녀의 사진 속 가난한 이들은 무력하고 비천하며 가련한 희생물이 아니라, 절망의 한가운데서도 어떤 위엄과 용기를 지니고 있는 당당한 존재로 그려내고 있다.

씻지 않아 꼬질꼬질하고 황망한 표정의 엄마와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무력감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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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5-05-1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이 더 가슴을 찌릅니다...

로드무비 2005-05-1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발~*님, 페이퍼가 아니라 포토리븁니다.^^

날개 2005-05-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부 흑백인가요? 흑백이 참 잘 어울리는 사진들이군요..

인터라겐 2005-05-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은 좋은책을 많이 갖고 계시네요...아 부럽다..

비로그인 2005-05-1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사진은 문정현 신부님 같아요. 전 사실, 무섭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나라를 보면서 암담한 미래가 보여줄 우리들의 비참한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 힘들어요. 아, 저 사진 속의 나라가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이 아니고..경제공황도 마찬가지겠지만요..무서버요..으..

2005-05-14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5-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저도 무서버요.^^;;;
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저 사진 속의 남자 문정현 신부님 같기도 하네요.^^
인터라겐님, 사진집 좋아하는데 비싸서 살 수가 없어요.
열화당 사진집이 예전에 3000원이었는데 지금은 만 원이 넘는답니다.;;
날개님, 예. 흑백사진들이에요.^^

하루(春) 2005-05-1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화당 책 모으시나 보군요. 아니라면, 그저 좋아서 사다 보니까 그러셨을 수도 있겠죠? 좋은 사진과 님의 해설 혹은 감상 잘 보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5-05-14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몇 권밖에 없어요.
그리고 얼마 전 오랜만에 큰맘먹고 세 권 샀답니다.
사진 상태가 별로 안 좋은데 잘 보셨다니 제거 되려 고맙네요.^^

릴케 현상 2005-05-1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민 어머니 사진은 많이 본 것 같네요. 타인의 고통 표지였던가요?(음 아니네-_-그럼 뭐지?)

로드무비 2005-05-14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산책님, 저 사진집 표지예요.
그래서 눈에 익은 거 아닙니까?^^

icaru 2005-05-17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화당 사진 문고 시리즈 중에서 하나인가보네요... 몰랐던 작가예요...
서점에 가면 도로시아 랭 꼭 찾아봐야겠어요 ^^
님 덕에 또 한 작가를 알고갑니...
 
사색기행 -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 이 책은 늘 뭔가를 생각하고, 언젠가 어떤 통찰을 얻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것만을 기대하며 살아온 한 남자가 여행을 계기로 머릿속을 스쳐간 다양한 생각들을 기록한 것이다. 거기에다 취재를 겸한 여행에서 얻은 정보를 보태고, 그런 여행을 하면서 사색한 내용을 서술한, 농도 짙은 보고서 몇 개가 실려 있다.(85쪽)

다치바나 다카시의 <사색기행>을 읽었다. '세계인식은 여행에서 시작된다'는 제목의 90쪽짜리 서론에서 미리 밝혀놓은 것처럼 그의 기행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많이 달랐다. 관광객으로 들끓는 명소 위주의 여행도 아니며 그렇다고 아무 목적 없이 휘파람을 불며 어슬렁 뒷골목을 산책하는 배낭여행과도 거리가 멀었다. 

 낯선 나라의 도시 뒷골목이나 바닷가, 혹은 시골의 한적한 길을 유유자적 한달쯤 배회해보고 싶은 꿈이 나에게도 분명 있었는데 나는 어쩌자고 여러 번 걸어들어온 그 기회를 발로 걷어차버렸다. 인도도 마찬가지. 서른 초반에 나의 절친했던 친구 둘은 나를 유혹하다 하다 포기하고 저희들끼리 유럽에도 가고 인도에도 다녀왔다. 친구들이 배낭여행을 간 동안 극장으로, 또  희귀비디오를 소장한 비디오가게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다녔던 나의 선택은 과연 현명한 것이었을까?

제 1장, '무인도에서 보낸 엿새'(1982년)는 문명사회에 중독된 인간의 엿새간의 단독 무인도 체류기이지만 한 잡지사의 기획의도처럼 너무나 가볍고 뻔해서 다치바나 다카시 본인으로서는 상당히 독특하고 유쾌한 경험이 되었는지 몰라도 독자로서는 별로 신통치 않았다. 일본의 한 무인도에 약간의 식량만 가지고 들어가 엿새를 혼자 보낸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단  며칠간의 경험일 뿐인데도 저자는 돌아와서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일도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악착같이 일할 필요가 어딨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요컨대 나는 업무중독에서도 헤어나고 만 것이다.(119쪽)

제2장 몽골에서의 '개기일식' 체험(1997년)을 하게 되는 경위도 마찬가지이다. "몽골에 개기일식 보러가지 않을래요? 테레비아사히의 프로듀서가 이런 제안을 했다. (...) "개기일식으로 하늘이 새카매지면 헤일-봅 혜성이 육안으로 보일 겁니다.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만나기 힘들지요."(121쪽)

그런데 그가 꼭 글을 쓰는 사람이어서 이렇게 멋진 제안을 받고 거기에 응하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른바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었다. 가령 그는 중학생 시절에 망원경을 직접 만들어 별이나 달을 즐겨 관측했다. 

그뿐 아니다. 그는 대학시절 이슬람 문화에 관심이 많아 아라비아어 수업과 페르시아어 수업을 들었던 사람이다. 그가 팔레스타인 지역을 여행하고 보고서를 쓰는 것도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

제 3장 '가르강튀아 풍'의 폭음폭식 여행(1983)은 일본의 최고 소믈리에와 프랑스의 와인 산지를 돌며 최고급 와인과 치즈를 원없이 먹어본 체험인데 이런 류의 취재여행을 제외하고는 다치바나 다카시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온전히 그의 것이 되었던 독특한 기행들로 이 책은 채워져 있다.

내가 제일 부러웠던 기행은 제6장 신을 위한 음악(1982년) 편으로 세속과는  절연되어 사람의 발길도 거의 끊어진 수도원 엘 에스코리알 대성당에 들어갔을 때 울리기 시작했던 오르간 연주곡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듣고 아무 이유 없이 그가 눈물을 흘렸던 시간이다. 슬퍼서도 아니고 심란한 일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냥 저절로 흘러내리는 눈물이었다.  마침 그 시간에 오르간주자는 연습을 시작했을 뿐인데 그 음악이 그의 영혼을 건드렸다. 나는 여행의 최고 순간을 그러한 장면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그가 열아홉 살에 떠났던 유럽 반핵무전여행(1960년)이다. 대학 1학년 때 이런 종류의 여행을 구상하고 모금을 통해서 엄청난 경비(요즘으로 치면 1천만 엔?)를 마련, 친구와 함께 떠난 그의 기상과 호기 앞에서 나는 너무 부러워 할 말을 잃었다. '원폭수폭 금지 세계 홍보운동 추친위원회'를 고마이 군과 달랑 두 명이서 결성,  1년 동안 모금을 받아 원폭피해 사진집과 관련 다큐멘터리 필름 세 통을 들고 유럽 여행길에 오른다. 그들이 만난 유럽의 평화운동 단체나 운동을 하는 개인의 모습들도 상당히 인상깊다.  "시위현장에서 놀랄만한 강인함을 보여주는 것은 대부분 개인의 신념이나 신앙(퀘이커 교도 등)에 의지하는 사람들입니다. " 그뿐인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떠났던 이 6개월간의 여정에서 예술과 문화를 몸으로 체험한다.  어느 시골 구석에 가도 놀랄만한 미술작품들이 그의 눈에 띈 것이다. 

그는 6개월간 유럽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칭 인생에서 최고의 공부를 한다. 체리나무가 있는 엑상프로방스 젊은 미망인의 집 마당에서 체리를 실컷 따먹던 그 일주일만큼 호사스러운 인생의 순간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그는 이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생운동을 그만두고 자신의 관심사인 공부에 매진한다.

그 뒤를 잇는 '팔레스타인 보고'나 '뉴욕 기행'도 무척 흥미로웠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것은 보고서의 성격을 띤 것이니 너무 바쁜 사람은 건너뛰어 읽어도 무방할 것이다. 나의 생각으로는 이렇게 다양한 기행과 보고서를  한 권의 책으로 무리하게 묶지 말고 두 권으로 따로 엮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별로 바쁠 것 없는 나는 팔레스타인 보고서나 뉴욕 연구까지 꼼꼼히 흥미롭게 읽었지만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흥분과 즐거움은 나도 모르게 반감이 되는 느낌이었으니까......그 점이 아쉬웠다고 하면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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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5-10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무실에 굴러다니던데...마르스를 먼저 보고 기회를 노려야겠군요.마르스 재밌어요^^선인장하고 남녀 스타일이 약간 비슷한듯...

달팽이 2005-05-1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에게 있어 기행은 지식의 첨단을 걷고 있는 지적 여행이 아닌 것 같군요. 다만 자신의 내면에서 자신이 이전에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기행이 아닐까 싶군요.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더랬는데...님의 리뷰로 사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잘 쓰셨습니다.

로드무비 2005-05-10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바로 그거예요.
목적이 있는 실용적인 성격의 여행에서도 그는 자신이 기다리던
한 소식을 얻고야 말더군요.^^
자명한 산책님, 사색기행이 굴러다니는 사무실이라, 근사합니다.
마르스 재밌죠?^^

2005-05-10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1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깨달음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복이로군요. 아니다. 그건 본인의 능력이겠죠? 같은 여행이라도 관광지를 둘러보는 수박겉핥기 식의 여행과는 다른 느낌이군요..

마냐 2005-05-10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초절정 염장질이라 할 수 있군여..흠흠..

사마천 2005-05-10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남과 다른 독특한 체험을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군요. 책만 많이 읽는게 아니라 삶도 두루 넓혀가며 사는 사람이죠.

로드무비 2005-05-1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 그런 사람이 부럽습니다.
마냐님, 제 맘에는 쏙 드는 기행이었어요.^^
날개님, 뭐 그런 이가 따로 있을라고요.
날개님이나 저도 기회만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속삭이신 님, 기대보다 좋았어요.
이틀동안 이 책만 읽었답니다.
그리고 비디오가게 드나든 저의 시절도 꽤 괜찮았어요.^^

urblue 2005-05-1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로드무비표 리뷰!

로드무비 2005-05-1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듣는 말!^^

Phantomlady 2005-05-1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살까 말까 고민중인데 로드무비님 리뷰 읽으니까 더 고민이 되요.. (별 걸 다 고민하는 여자야 암튼..) 이상하게 들고 다니기 무거운 책과 상, 하권으로 나뉜 책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

로드무비 2005-05-1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드롭님, 이 책 사세요. 팔레스타인 보고서와 뉴욕 이야기도 전 무척
재밌게 읽었어요. 그리고 어쩌면 제목이 '사색기행'이니 좀 두꺼워야
맛이 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책 살 때 꼭 땡스투 누르시고요.^^

인터라겐 2005-05-1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거워서 들고 다니면서 보기엔 힘들어요.... 그래도 두고 두고 펼쳐볼수 있어 좋은것 같아요... 헉 그런데 로드무비님은 어찌 이렇게 글을 잘쓰신데요... 저 다시 한번더 볼래요.... 같은 책을 읽고도 이렇게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는게 참 신기하지요?

로드무비 2005-05-1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워낙 재밌게 읽으면 리뷰도 술술 나오더라고요.
하나도 힘들이지 않고......
님도 잘 쓰셨으면서 귀엽게 엄살은?!^^
(결국 내가 잘 썼다는 말;;;)

2005-05-11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05-11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임자 잘 만났군요. ㅎㅎ~ 언젠가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함께 꿈꿔 보아요. ^^;;

kleinsusun 2005-05-11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정말 감칠 맛 나는 리뷰네요.
근데 로드무비님....저도 울어봤어요.아무 이유 없이....너무 평화로와서....
그런 느낌....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충만해요.

로드무비 2005-05-1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그런 경험이 있으시다니 부럽네요.
전 눈물이 터지진 않았지만 하염없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다녀보던 어느 한때가 자주 그립습니다.
하루님, 그려요. 함께 꿈꿔보자고요.
떠나게 되면 서로에게 엽서도 한 통 쓰고요.^^

플레져 2005-05-1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 떠돌아 다닌 적 없는 제게는 부럽기 그지 없는 책이네요....어흑...ㅠㅠ

chika 2005-05-1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저한테도 엽서 쓰는거 잊으시면 아니되옵~! ^^
근데 정말 로드무비님 말처럼 다치바나 다카시였기에 가능한 여행이었다는데 동감요~!!

로드무비 2005-05-12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그런 부분이 있죠?
엽서는 무,무,물론이죠.^^
플레져님, 저도 그냥 1박 2일로 여기저기 혼자 다녔던 걸 부풀린 것에 불과해요.
너무 부러워하지 마세요.^^

비로그인 2005-05-1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립된 수도원에서 '토카타와 푸가'를 듣고 눈물을 흘리다니..물아지경의 경지였을까요? 그냥 듣기에도 성스러운 곡을 알맞은 공간 안에서 들었을 때, 궁합이 딱 맞아버린 거였군요. 크하..저도 그런 경험 함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로드무비 2005-05-1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요즘 님이 제 리뷰 읽어주지 않아 속상했다고요.
님도 인생에 꼭 저런 진한 순간을 경험해 보시길 빌어드립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5-1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이 리뷰에 달린 댓글들... 로드무비님 서재는 1년만에 빌딩도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잘나가는 삼겹살집 같아요. 여기저기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며, 고기 굽는 냄새도 나는 듯하고, 다들 여기서 술 한잔씩 하시는 느낌이라니! ^^ 사색기행, 저도 읽어보고 싶어지게 쓰셨네요. ^^
 
사유리 1호 1
무라카미 카츠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모든 약속을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당돌하기 짝이 없는 여자아이와 노메이크업이라는 화장을 한 매력적인 여자아이를 만났다. 유키와 치코.

치코와 어릴 때부터 옆집에 살며 형제처럼 지내던 우에다란 남자아이는 치코와 같은 대학에 입학하여 지금 또 바로 옆집을 얻어 자취하고 있는데 꼬맹이 때부터 친구였던 치코가 여자로 보일 리 없다.  그는 독특하게도 어릴 때부터 '사유리'라는 이름을 지어놓고(사실은 치코가 지어줬다. 그녀는 우에다에 관해 모르는 것이 없다)  상상 속의 그녀와 섹스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런데 어느 날, 현실 속에서 사유리를 만나버렸다. '해양모험동호회'라는 자신이 회장을 맡아하는 서클에 상상 속의 사유리와 똑같은 미모의 유키가 들어온 것이다. 모든 남학생들의 시선은 유키에게 가 꽂히고......

자신이 여성이라는 성을 타고난 것을 부끄러워하는 듯한 털털하고 씩씩한 치코와, 자신의 미모를 이용하여 남자아이들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다가 싫증나면 내팽개치는 유키는 우리가  주위에서 언젠가 한 번씩은 만났음직한 인물들이다.  그런데 유키는 처음부터 아예 어떤 사람에게도 호기심이나 기대를 품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 인간으로 보인다.

이 책은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어쩌고 하는 스토리 전개보다는 세 명의 주인공들의 마음속의 말, 서로가 서로에게 내뱉는 말들의 파워가 엄청나다. 이미 예전에 청춘을 졸업했다고 믿고 있는 나조차도 그 입에서 나오는 말들에 흠칫흠칫 놀랄 정도이니.

같은 여성들끼리의 상대 간파하기는 무당의 손에 들린 무엇처럼 으시시하고 무시무시한 데가 있다. 가령 자신에게 반한 게 틀림없는 우에다랑 당분간 좀 어울려볼까 하는 유키는 우에다와 항상 함께여서 신경쓰이는 치코 선배를 친구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시원시원하다고 동성에게 굉장히 인기있는 선배인데, 내가 볼 땐 그런 부류의 자연스러움은 부자연스런 거나 똑같거든. 예를 들어 남자 앞에서 말투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중, 약간은 행동이 부드럽게 변하는 쪽이 자연스럽잖아. 오히려 조금도 변하지 않는 쪽이 부자연스러운 거 아니니? 남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게 당연한 거잖아!...내 생각에 그 선배는 '노메이크'라는 화장을 하고 있어.

도대체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르는 것 같은 우에다란 남자아이도 첫 데이트 약속을 잡고 유키의 매력을 이렇게 명확하게 설명할 줄 안다.

--유키는 남자에게 인생에서 첫 데이트를 체험시켜 주는 여자다.  신중하게 입고 갈 옷을 고르고 신중하게 식당을 찾아두고...그런 식으로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되어 있는 자신이 좋아서...이런 순간은 인생에서 여러 번 있어도 좋다. 아낌없이 멋을 부리자. 그 순간을 위해 남자는 태어났다.

치코는 우에다를 마음속으로 좋아하지만 유키를 비난하는 친구들의 대화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두둔해 주는 편이다. 그런 그녀의 어느 날 독백은 어떤가!

--언제나, 나는 그녀를 미워할 수 없었다. 미워하면 지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오래 전 그 누구에겐가 치코의 마음을 품은 적이 있었다.  분명히...

이 만화를 읽으면서 우스울 정도로 몰입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나이만 잔뜩 먹었지 어린아이 같다고, 미숙하다고 불안하게 생각하는 이들,  이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 노선이 명쾌하지 않아 마음이 어지러운 청춘들이 일독하면 참 좋을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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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5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05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리뷰를 써야하나 고민하다가 패스해버렸는데, 어찌 이리 멋지게 잘 쓰셨나요? 네.. 전부 제가 하고 싶던 말들이예요~~!

하루(春) 2005-05-0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짜리군요. 제가 읽어도 되겠죠? 2권짜리라 마음에 드네요. ^^

로드무비 2005-05-0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이거 2권에서 끝난 거 아닌데요?
계속 나올지 3권에서 완결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재밌어요.
소장용 만화로 강추!^^
날개님, 그냥 쉽게쉽게 썼어요. 떠오르는 대로.
리뷰 안 쓰고 넘어가는 게 아쉬운 책이라......^^
속삭이신 님,
그럴 줄 알았어요.(뭐가?ㅎㅎ)
우리 나중에 실시간 리플로 본격적인(?) 얘기 좀 나눠보아요. 추천 고맙고요.^^

하루(春) 2005-05-0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 그렇군요.. --;

플레져 2005-05-05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성에 대한 노선은 확실한데 그 외에 것이 어지러운 사람이 읽어도 되겠지요? ^^
호기심 자극하는 리뷰여요...!

로드무비 2005-05-07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이 책 재밌어요. 님도 좋아하실 듯.^^
하루님, 님 책(생존) 반납할 때 이 책 빌려드릴까요?^^
 
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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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요일 밤에 하는 텔레비전 모 시사 프로를 보다가 불끈불끈 치솟는 울화를 참기가 힘들었다. 고급 민영 아파트와 바로 이웃한 임대 아파트 주민 사이의 반목과 갈등을 다루었는데 임대 아파트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 자기 아파트 앞을 지나지 못하도록 민영 아파트 주민들이 돈을 모아 담을 만들어 막아버린 것이다. 갑자기 가장 가까운 단거리 통학 코스를 잃어버린 임대 아파트 아이들은 바쁜 통학 시간 어찌어찌 뚫린 개구멍인가를 통하여 뛰어넘고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여 그 아파트 앞을 통과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막 화가 치솟았다.

가난도 보면 상대적인 가난이 있고 절대적인 가난이 있다. 인간의 고통도 마찬가지다. 조금 엉뚱한 예지만 마이 도러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 우리 부부는 키작은 아이가 1,2,3,4번 말고 제발 5번 정도만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런데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2번이라고 자랑을 했는데 알고봤더니 1번은 왜소증 아이였다. 그 사실을 알고나서 우리 부부는 아이의 키가 작아서 큰일이라느니 하는 말은 되도록이면 입에 올리지 않는다. 

가난도 그런 것이 아닐까? 가끔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끔찍한 사고로 드러나는 어떤 참혹한 가난 앞에서 평소 쓸 돈이 없다고  징징대던 우리들은 할 말을 잃는다. 오늘 읽은 공선옥의 연작소설  <<유랑가족>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이다.   이 작가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가난한 사람들 혹은 밑바닥 인생에 대한 일관된 관심과 천착으로, 여배우를 능가하는 세련된 화장과 차림으로 문화의 세례를 흠뻑 받으며 고독이니 허무니 사랑이니 입만 열면 나불대는 몇몇 여성작가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겨울의 정취'   '가리봉 연가'  '그들의 웃음소리'  '남쪽 바다 푸른 나라'  '먼 바다'의 다섯 편의 연작소설들은 모자이크식 구성으로 등장인물들을 스치게 하고 엇갈리게 하고 또 결정적으로 만나게 한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한'이 그 모자이크 속의 중심인물로 그가 어느 사보에 실을 사진을 찍으러 간 시골에서 만난 아이들과 주민들 그리고 꾀죄죄한 그 사돈의 팔촌들이 주인공이다. 한  시골 마을로 시집 온 조선족 여인의 꾐에 빠져 서울로 도망간 여인, 아내를 찾아 상경하여 공사판을 떠도는 남자, 그 조선족 여인의 기구한 사연, 쫓고 쫓기는 그들이 떠도는 가리봉동 노래방과 여인숙과 싸구려 식당 풍경......'가리베가스'라는 웃기는 이름의 초라한 환락가.

특별한 개성을 부여받지 못한 인물들의 인생은 하나같이 엉망으로 꼬여 있고 남자건 여자건 늙었건 젊었건 그들이 툭하면 내뱉는 말은 낮이고 밤이고 "에이, 술이나 한잔하자!"이다. 조금 더 예쁘고 조금 더 착하고 조금 더 성실하다고 해서 달라질 인생이 아니다. 그것만큼 사람을 절망하게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용을 써봤자 뛰어봤자 벼룩인 인생이라니! 이 세상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가장 소중하다는 이데올로기도 이들 앞에서는 무색할 수밖에 없다. 당장 내가 죽겠는걸. 어떻게 입에 풀칠을 하느냐의 문제로......

왜 인생은 밑바닥을 힘겹게 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우려했던 모습으로만 나타나는 것일까? 그런데 어쩌면 소설뿐만 아니라 사실이 그렇지 않나?

"어디서들 오셨습니까?"

"천지사방 헤매는 자들이올시다."

"지금은 어디로 가시는데요?"

"천지사방 헤매어봐도 우리가 살 땅 한 뼘을 찾지 못했소이다. 카아, 허면 바다는 우리를 받아줄까 하여 지금 그 바다가 있는 쪽으로 가고 있던 참인데 차가 멈춰버리네여,  껄껄."(250쪽)

<유랑가족>의 마지막 장면은 그래도 이렇게  꽤나 서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하나같이 거칠고 신산스럽기 짝이 없는 주인공들의 삶의 풍경보다  '한 '의 예전 직장(잡지사)  동료로서 지금은 신문사 기자로 대학 강단에도 서고 한다는 '정'이라는 인간이 보여주는 꼬락서니가 제일 인상깊었다. 할머니마저 죽어 고아가 돼버린 소녀 영주의 친척을 찾아주기 위해 나선 길,  하룻밤  신세를 지려고 찾아갔더니 우국지사연하면서 온갖 똥폼 다 잡고 술을 마시는데......한의 눈에 들어온  고급가죽소파랑, 골프채 가방이랑, 조기유학 보낸 자식 사진......

모두가 그런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임대 아파트 아이들이 못 지나다니게 담으로 막아버린 민영 아파트 주민들 중에도 분명 그런 놈과, 또  백화점 문화센터에 나가 수필 강좌를 듣는 것이 자부심이라 '쓰레기 소각장' 문제로 한자리에 모인 이웃 주민들을 눈아래로 내려보며 떠들지만 사실 쓰레기도 분리하지 않고 몰래 내놓는  샘밭아파트 605호 여인 같은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하나도 흥분하지 않고 구구하게 설명하지 않고 빠안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이 작가의 균형감각이 꽤 마음에 든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소개한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죄인처럼 살아간다. (...) 나는 가난한 작가일 뿐. 가난하여 이 땅 어디에도 삶의 터전을 마련하지 못하고 떠도는 유랑민처럼 나 또한 가난한 유랑작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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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4-2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장 찍고 갑니다,,

Phantomlady 2005-04-24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이란 작가 어쩌면 이리도 징글징글한 지.. 마음이 가난한 작가도 죄인처럼 살아가는 거겠죠.. 추천 누르고 갑니다..

클리오 2005-04-2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전체 리뷰 내용과 관계없이 키 작은 이의 비애만을 구구절절이 느끼면서, 키 순서대로 번호를 정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흔적만을 남기는 뜬금없는, 밤입니다..!! --;;

2005-04-24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4-25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 읽으셨군요. 사려고 보관함에 넣어 두었는데, 살 때 님께 땡스 투 할게요. 공선옥 책은 제가 거의 다 읽었죠 아마. 이 책도 예전과 비슷한 풍인 것 같네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소설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2005-04-25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4-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혹하는 리뷰임다...;;; 결국 보관함에 넣어요~^^;;

깍두기 2005-04-2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의 소설을 하나도 읽지 않은 제가 무지 죄스러워지네요. 꼭 사서 읽을게요.
(아파트의 그 미친 것들은 저도 아주 꼴보기 싫었어요)

바람돌이 2005-04-2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나온 공선옥의 책, 어떨까 궁금했는데 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같은 공씨인데 공지영과 공선옥은 어찌나 다른지.....나는 공선옥편.

urblue 2005-04-25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이뉴스에 공선옥씨 기사가 실렸더군요.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었다는 걸, 다른 여성 작가들과 다르다는 걸 몰랐습니다.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로드무비 2005-04-25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의 글들을 좋아해요. 소설도 산문도......
추천해 주시고, 또 댓글 남겨주신 분들 고맙습니다.(_ _)

인터라겐 2005-04-25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흔에 길을 나서다가 공선옥님과 만난 첫번째 글이었어요.. 표지의 투박한 할머니 손처럼 공선옥님의 글은 웬지...밑으로 가라앉을것만 같아요...

하루(春) 2005-04-2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 전 이 분의 이름.. 처음 봅니다. 공옥진님과 이름 비슷하네요. 다음 말은 생략할게요. ^^;

로드무비 2005-04-2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그래도 이상하게 공선옥 책을 읽고나면 이상하게 힘이 나요. 저는...^^
하루님, 이 사람 소설들 좋아요. 산문집 <마흔에 길을 나서다>도 괜찮고...
공옥진...ㅎㅎㅎㅎㅎ

비로그인 2005-04-27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이 책 읽으셨어요? 크아..저, 공선옥 좋아해요! 건조하지만 담담하게 현실을 서술한 공선옥의 작품들..좋죠. 로드무비님이 리뷰를 잘 써주셔서 더 신뢰가 가요. 물론 땡스투, 직격탄으로 날립니다!

로드무비 2005-04-27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님도 공선옥 작가 좋아하실 줄 알았네요, 뭐.^^
직격탄 땡스투도 고마워요.^^

플레져 2005-04-2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의 생과 소설을 축복합니다.
로드무비님과 공선옥은 조금 닮은데도 있는 것 같아요.
공선옥은 털털하게 보여주고, 로드무비님은 애교스럽게 보여준다는것...
공통점은 두 사람 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때때로 눈물 흘리게 한다는 것...

로드무비 2005-04-2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그런 칭찬을 해주시다니! 헤헤.^^
저야 뭐 사실 입만 나불대는 엉터리죠.^^;;;

2005-04-28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 2005-04-2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 작가에 대한 리뷰만 세 편을 읽었어요. 산문집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눈물과 흥분, 분노, 신랄함..... 덕분에 공선옥을 만날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5-04-2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 몽상님, 오랜만이에요.
물만두님이 산문집 앞에 읽고 울었다 하시더니 벌써 리뷰 올리셨나보죠?
아무튼 전 이 작가 글은 좋아해서 모두 읽어요.
우울과 몽상님도 그녀를 즐겁게 만나게 되시길.^^

비로그인 2005-04-2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봐야지, 봐야지 하는데, 보기가 두려워요. 아무래도 사는 게 거짓말 같을때, 때문에 그런 것 같고, 로드무비님 리뷰 때문에도 그렇지요. 이거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로드무비 2005-04-2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가벼운 마음으로 보셔도 되는데요.(정말.)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저도 주문했어요.^^

실비 2005-05-0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기회되면 한번 읽어볼려구여^^

로드무비 2005-05-10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고맙습니다.^^
 
뽈랄라 대행진
현태준 지음 / 안그라픽스 / 2001년 9월
절판


두꺼운 누런 마분지에 직접 쓰고 그려서 묶은 듯한 표지가 정겹다.

저자 현태준의 인생철학인 듯.
1.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2. 절대로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3. 아무리 급해도 뛰지 않는다.

흐흐, 저 비장한 뒷모습을 보라.

행복한 가정 꾸미기 운동 포스터 -- 매월 18일은 바람 피는 날
대낮에 키쓰하여 밝은 사회 이룩하자 (불건전 키쓰방지협회)

외로운 영희와 불쌍한 철수의 옷 갈아입히기.
(미성년자는 클릭해서 읽지 마세요.)

'읽거나 말거나' 영희와 철수와의 인터뷰가 재미있다.

--아저씨, 꿈 깨세요.
왜 사람이 그 모양이에요?

--아줌마, 꿈 깨세요. 사람이 왜 그 모양이에요?(환청^^;;)

저자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한다는 인형. 몇 년 전 신설동 무슨 문방구에서 2500원 주고 샀다는데 정말 깜찍하고 예쁘다.

희망 -- 영희야, 망가질꺼니?

땀에 흠뻑 젖은 등판, 나달나달한 티셔츠의 늘어진 목 부근, 터져나가는 청바지 차림으로 쪼그리고 앉아 무얼 그리 깊이 생각하시는지?

아저씨의 흘러간 보물 대공개~~

중3 겨울방학 때 친한 친구에게 받은 직접 그린 성탄카드, 캔디만화책, 그 옛날 100원 주고 샀던 컨닝 겸용 포켓단어장......그것이 잡동사니인가 보물인가는 순전히 그것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마음에 달려 있을 터. 나는 그의 컬렉션이 무지 마음에 든다.


현태준의 알몸 그대로의 솔직함을 보면 "뭐 이런 생쑈를 공개적으로 하나?"하면서 헛기침을 하게 된다....그의 왕성한 도착증(?)은 우리의 음식, 포르노물, 장난감, 만화, 누추한 골목문화로 끝없이 펼쳐진다.
--김민수(디자인 문화비평 편집인)

안그라픽스에서 나온 이 책, 유쾌하고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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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lady 2005-04-2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티비에 이 사람 나온 거 봤는데... 굉장히 엉뚱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진중한 면도 많더라구요. 암튼 이렇게 재미나게 사는 사람 부러워요...

인터라겐 2005-04-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재미나게 사시는 분 이야기네요... 버릴것 안버릴것 구분못하는 제게 좋은 모델이 될것같아요... 촌스럽다고 버렸던것들이 이렇게 다 추억 이란 이름으로 기억된다는게 좋아요.. 안버리고 살면 일이 잘 안풀린다는 책을 보고 나선 싹 쓸어버린걸 후회하고 있어요...흑~

icaru 2005-04-2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저 인형 아가씨 진짜 이뿐데요오~~~

인터라겐 님 혹시...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이라는 책 읽으신거 아닌지용^^?

플레져 2005-04-21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저 인형이랑 꼭 닮은 흑인 인형을 갖고 있었어요.
이름은 꽃네라고...안경까지 걸치고 있었는데...
저 요염한 다리라니~ 버리는게 다 좋기만 한 건 아닌가봐요.
누구는 책까지 내니 말여요...ㅎㅎ

2005-04-21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4-21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포토리뷰는 왜 추천수가 얼마 안되는지 모르겠어요.
다 함께 재밌자고 하는 장사인데, 쩝.;;
추천 둘 중 한 개는 님이 쏘신 거죠?^^
꽃네...아, 아깝네요. 왜 버리셨대요? 흑.
복순이 언니님, 저 인형 정말 예쁘죠?
저도 허름한 문방구 그냥 못 지나치는 사람인데, 쟤 꼭 갖고 싶네요.^^
(그리고 그런 제목 책이 정말 있어요?)
인터라겐님, 남이 모아놓은 거 보니까 부럽죠?
저도 부럽긴 한데 저이 집에서 살고싶진 않아요.(누가 살라고 했나?;;)
스노드롭님, 현태준 이우일의 도쿄여행기 읽으셨죠?
저도 보관함에 넣어놨어요.
알고보니 이 아저씨 아내와 함께 지식공작소라는 장난감 가게도 했다네요?
저도 그곳에서 병뚜껑 부로치 산 적 있어요.^^

날개 2005-04-2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참..^^;;

stella.K 2005-04-21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재밌을 것 같아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4-2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포토리뷰 짱입니다. 정말 너무 재미있어요! ^^
그러게 이런 쌩쑈를 공개적으로 하니 책이 만들어지네요.

로드무비 2005-04-22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책을 보면 음, 이건 포토리뷰닷! 하는 책이 있어요.
이 책 재미있겠죠?ㅎㅎ
그나저나 추천수가 많아서 흡족하네요. 감사.^^

2005-04-23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