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바닥은
허공의 깊은 혓바닥에 매달려 있을 때
아름답다
마음 속, 아무, 안 된다, 수, 중심을, 일이다
바닥에, 색이나, 그, 없으므로, 빤히, 끝없이
깊은, 덧칠도, 구멍에, 세심한, 쳐다보고, 반사되는
칠을, 하지, 한번, 주의가, 있을, 거울처럼
아무도, 대 못질은, 세상, 바닥은, 언제나, 캄캄한
건너오지, 더더욱, 누구도, 이미, 배후를, 블랙홀처럼
말라, 하면, 빠져나올, 허공의, 경계할, 우리는
어떤 풍경은
바닥이라는 넓은 그늘에 꽂혀 있을 때
가장 위험하다 (「바닥을 위한 각서」, 전문)
우연하게 펼친 시집에서 만난 짧은 시가 강렬한 빛처럼 눈을 찌른다. 바닥을 친다는 슬픔, 아무것도 없다는 두려움, 모든 걸 내려놓았다는 서투룬 위무. 깊숙이 패인 바닥의 골짜기를 채울 그것은 의지일 것이다. 미세먼지로 뿌연 봄이다. 그 안에서 노랗고 빨간 봄을 보는 건 그런 봄을 가슴에 품은 사람이다. 예쁜 봄, 환한 봄, 고마운 봄. 천지가 다 그런 봄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