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9번째 주검 ㅣ 캐드펠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평점 :
오랫만에 발견한 새로운 추리소설 작가의 책이다. 제목에서부터 추리소설의 냄새가 물씬 풍겨서 보게 된 책인데 의외의 소득을 올린 기분이다. 추리소설 작가 중에 아가사 크리스티 이후로 처음 만나는 매우 뛰어난 글솜씨를 지닌 작가인 듯... 무엇보다 살인이 난무하지 않아서 좋았고, 여성 작가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로맨스가 담겨져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배경이 중세이다보니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하더라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을 본 후에 텔레비젼에서 우연히 캐트펠 수사가 등장하는 시리즈를 방영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은 이 책 한 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어 볼려고 한다.
왕위 쟁탈전을 둘러 싼 전쟁 와중에 수도원에 들어 온 한 소년, 캐드펠 수사가 따로 거처를 마련해 주고 함께 허브밭을 가꾸며 지낸다. 한편 성을 정복하였으나 성주가 탈출해 버린 이후여서 심기가 불편해진 권력자의 지시에 따라 98명이 처형된다. 권력자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생명들... 도대체 그들에게 주어진 권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한 두 명도 아닌 사람들을 그처럼 손쉽게 죽음으로 내몰수 있는 것일까... 시체를 묻어주기 위해 찾아온 캐트펠 수사는 처형된 것이 아닌 99번째 시체를 발견하는데, 가느다란 줄로 목이 졸려 숨진 시체의 친지를 찾기 위해 노력한. 그런데 같이 동행했던 사람도 사라졌고, 보화도 사라진 상태...
가끔 배경이 너무 자세히 설명된 것 같은 부분도 있었지만 흥미있는 사건을 풀기 위해 부지런히 읽어나갔다. 특히 수도원에 은신해 있던 고디스가 정혼자가 아닌 자신이 구해준 새로운 남자와 무사히 탈출할지 걱정이 되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추리소설을 읽으면서도 사랑쪽과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가 보다. ^^* 처음에 범인으로 짐작했던 사람이 범인이 아님을 알았을 때 조금 허탈해지기도 했고, 무심코 흘렸던 글들이 나중에 범인을 가리키는 것을 알았을 때 아차 싶기도 했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일 듯..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담긴 부록이 너무 간략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고, 표지 그림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