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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묵시록
엘러리퀸 / 한뜻 / 1995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우선 한글 제목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둠의 묵시록>이란 제목도 '세계공포걸작선'이라는 부제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원제인 "Murder for halloween"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대부분 서양에서 명절로 치는 행사중의 하나인 할로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차라리 할로윈을 제목으로 내세웠더라면 더 어울렸을 듯 하다.. 세계공포걸작선이라니.. 왠지 눈에 띄는 제목으로 책을 팔려는 상술이 자아낸 제목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속이거나 대접하기"라는 제목이 두 번 나오는데, 이 구호(?)는 할로윈데이에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 집을 방문했을 때 관습적으로 하는 말인가 보다.- 속이거나 대접하기를 영어로는 'Trick or Treat'이라고 함- 할로윈데이의 유래는 서양(미국, 영국)에서 이 날 귀신, 마녀등이 사람들이 해치러 다닌다고 믿던 시절, 유령을 쫓기 위해 집 앞을 무섭게 꾸미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10월 31일, 할로윈데이에 여러 종류의 의상이나 가면을 걸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사탕이나 과일등을 얻는다.
그런데 서양에서도 할로윈 데이를 좋게만 볼 수 없는 것이 첫 편에 나오는 '그 관습이 난폭한 행동을 부추기는 결과만을 낳을 뿐'이라는 글처럼 아이들이 사탕을 얻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몬스터"란 단편을 보면 이 날을 기회로 삼아-문만 두드리면 확인해 보지도 않고 열어주는 경우가 많으니- 도둑질을 하는 족속들도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어른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아이의 계산된 잔혹한 행동-면도칼을 부셔서 초콜렛 바 속에 넣다니..@@;;-이 묘사된 단편도 있다..
할로윈데이에는 어른들도 파티를 열고 가면 무도회같은 것을 즐기는 모양으로, "죽은 고양이의 모험", "1년전"같은 단편에서 그 배경이 된다. 할로윈 데이가 풍기는 이미지 자체는 즐거운 축제이지만, 그 이면에 귀신, 마녀 등과 같은 공포스러운 존재의 등장이 있기에 할로윈을 소재로 한 공포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았다. 공포물이라고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작품들(번역상의 문제도 있을 듯..)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공포물을 좋아하는지라 별 점 세 개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