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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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인상의 표지가 마음에 듬.. 담배 문 것도 마음에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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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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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속 배경같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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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이펍) 제작 테크닉 - 전자책 전문가 이광희에게 배우는
이광희 지음 / 비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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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크레마를 예약구매를 통해 들였다. 하지만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인해 몇 번의 멘붕을 겪었고, 여러 차례의 펌업을 통해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불안정한 부분은 극복되었다. 이로 인해 크레마를 바라보는 시각이 꽤 애매하게 되었는데, 일단 좋게 생각하면 이런 신세계가 있냐며 좋게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나쁘게 생각하면 꼴도 보기 싫을 정도까진 아니어도 가끔 짜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좋게 좋게 생각해야한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이북은 아직 요원하다. 컨텐츠는 말할 것도 없고, 얼마 되지 않은 이북도 발로 만든 뷰어기로 인해 100%의 완전한 이북으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종이책의 질감은 느낄 수는 없지만 휴대성과 같은 편리함이 이북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인데, 종종 읽는 도중 독서의 방해를 받곤 한다. 단순히 가독성의 문제를 넘어서 편리성이라는 장점을 지우고 오히려 불편함을 일부러 심어놓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이북의 또 다른 장점은 독자가 수정을 하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넣은 DRM은 독자가 이북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접근성을 막아놓았다. 결국 독자가 생산자가 되어 직접 만든 이북에 한해서 이러한 접근성이 유효하다.


은 전자책을 내고 싶어하는 작가(프로든, 아마추어든간에) 뿐만 아니라, 이북을 또 다른 읽는 수단으로 읽고 싶어하는 별도의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따라하기 쉽게 만들어진 책이다.


다만, 이 책은 자신이 직접 이북을 만들어 애플의 '아이북스'에 등록하는 것이 최종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때문에, 맥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설명한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sigil'이라 한다. '시길'이라고도 많이들 읽고 있지만, 또 다른 저자가 쓴 책을 읽어보면 시길이 아니라 '시즐'로 읽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길'이든 '시즐'이든 우리는 이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이 프로그램은 맥용 뿐만 아니라 윈도우용으로도 오픈 소스로 제작되어 무료로 배포하고 있고, 책에 나오는 맥용 프로그램과 거의 같기 때문에 별 무리없이 윈도우에서도 똑같이 적용이 가능하다. 두려울 것은 하나도 없다. 물론 귀찮기는 하다.


epub는 웹의 페이지를 표현하는 html과 거의 같다. 따라서 html의 코드를 가지고 표현해야 하는데 sigil은 코드를 다루는 창(코드 뷰) 뿐만이 아니라 워드프로그램과 같은 뷰 화면을 제공하기 때문에 초보들이 쉽게 이북을 만들 수 있다.


이북의 가장 큰 요소는 1. 책 표지 만들기 2. 메타데이터 만들기 3. 목차 만들기 4. 본문 만들기로 나눌 수 있다.


책 표지는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구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들거나 가지고 있는 이미지 파일로 만들 수 있다. 메타데이터는 프로그램의 입력 창에 써 넣으면 된다. 가령 책의 작가나 출판사, 책 제목, 출판일자 같은 내용을 입력하는 창에 각각 써 넣으면 된다. 목차도 역시 태그를 쓰면 큰 어려움 없이 대제목, 중제목, 소제목을 만들 수 있으며, 본문은 자신의 자료를 긁어, sigil의 북뷰어 창에 복사하면 된다. 그리고 저장하면 끝!!이다(물론 파일확장자명을 epub로 놓고 저장..).


이렇게 어렵지 않은 몇 단계를 거치면 자신만의 이북이 완성되는데, 사실 이것은 단순히 아마추어가 만든 책일 뿐이다. 프로가 만든 책 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폰트도 넣어야 하고(폰트를 넣지 않으면 이북리더기에서 제공하는 폰트로 보여진다), 또 책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오기 위해서 css를 사용하기도 해야한다. 즉, 일일이 책의 디테일을 설정할 필요없이 하나의 페이지에 여러 코드를 집어넣고 필요할 때 가져다 쓰는 모듈과 같은 기능을 수고스럽지만 만들어야 한다. 넓게는 책의 레이아웃에서부터 작게는 폰트의 디테일한 설정까지 우리가 웹에서 보는 것과 유사한 코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물론 아마추어는 이런거 안해도 꽤 그럴듯한 모양새로 뽑아져 나오지만, 뷰어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 수 있으므로, 세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앞에서도 말했지만 대부분의 뷰어들이 발로 만들어져 있어서 자신이 꼼꼼하게 코드의 문법을 익히고 세세하게 적용한다 하더라도 뷰어는 깡그리 무시하는게 다반사다. 심지어 이탤릭체나 굵은 글씨를 지원하지 않는 버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책에 나온데로 따라하다 보면, 꽤 그럴듯한 이북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단순한 아마추어 독자일 뿐이고, 따라서 자신의 자료를 이북으로 만들어 보기만 해도 한없는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 나름 방대한 자료를 대략 300그램정도 되는 휴대용 기기에 넣고 다닐 수 있다.


자신이 뭔가를 읽어대는데 천부적 재능?이 아닌 집착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위키피디아를 구현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이 책에 나오지 않는 보편적인 이북 쓰임새이다. 


위키피디아는 pdf로 제작할 수 있는 툴이 있는데, 작년에 epub로 퍼블리싱할 수 있는 툴까지 포함되었다. 따라서 위키피디아를 통해 검색한 자료를 몇 번의 클릭만으로 epub로 된 이북을 다운 받을 수 있다. 좋은 점은 검색어를 통해 들어간 웹 페이지에서 하이퍼링크로 연결되어 있다면, 그 부분도 다른 챕터로 이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림설명 : 위키피디아의 왼쪽 메뉴의 '인쇄/내보내기'의 하위 메뉴 '책만들기'를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면, 검색창에 '찰스 다윈'을 친다면 위키피디아의 '찰스 다윈' 창이 뜰 것이고 그곳에 있는 내용을 통해 epub로 퍼블리싱할 수 있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진화론'에 대한 하이퍼링크 부분에 오른쪽 마우스를 누른다면, '진화론'의 페이지도 찰스 다윈의 하위 쳅터로 생성시킬 수 있다. 반대로 진화론 페이지에서 찰스 다윈을 하위 챕터로 만들 수도 있다. 하이퍼링크가 연결되어 있지 않는다면, 또 다른 검색어를 통해 가령 '뉴턴'이라 쳐서  뉴턴 페이지로 들어간 다음 또 다른 챕터로 만들 수 있다. 이미지도 알아서 들어간다. 


<그림설명 : 링크가 걸려있는 부분에서 마우스 오른쪽을 클릭하면 이렇게 '추가하기' 메뉴가 뜬다.>


이렇게 만들어진 epub파일을 그대로 리더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혹 자신이 좀 더 만지작 거려 완성도 있는 이북을 만들고자 한다면, 앞서 설명한 sigil을 컴퓨터에서 불러와 책 내용을 편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굳이 책이 아니어도 몇몇 정보를 조합하여 자신의 작은 전자책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림설명 : 위키피디아 '찰스 다윈'을 이북으로 제작. 오른쪽은 책 표지, 왼쪽 목차는 다른 페이지를 챕터로 추가한 것.>



중요한 것은 그래도 최소한의 코드를 다룰 수 있어야 하고, 또 아는 만큼 책의 만듦새는 점점 그럴듯 해진다.


이북리더기가 없더라도, 컴퓨터를 통해 이북뷰어를 설치하여 볼 수 있고, 또 최종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컴퓨터에도 이북리더기를 설치하여 좀 더 완성도 있는 자신만의 이북을 만들어보자...

(컴퓨터용 이북뷰어는 크레마뷰어, 어도비 디지털 에디션(단, 한글은 깨져보임), FBReader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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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3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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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영어 공부할 때 특이하다 싶은 단어들이 몇 개 있었다. 그 단어들 중 하나가 ‘locomotive’였다. 알다시피, 우리말로는 ‘기관차’라 한다. 단순히 기차를 가리키는 단어인 ‘train’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꽤 어렵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뭐랄까 물체가 가리키는 생김새와 그 지칭 단어 사이의 연관이 쉽지 않다고나 할까. 왠지 추상적인 단어를 가리키는 것 같지만 확실한 물건을 가리킨다. (이와 비슷한 종류로서 ‘vehicle’이라는 단어도 나에게는 낯선 단어였다) 하여튼 이 ‘로코모티브’라는 단어 속에는 위치라는 의미가 들어있고, 또 동기[혹은 자극]이라는 의미도 들어있다.

 

습관의 고리

 

찰스 두히그는 베스트 셀러 『습관의 힘』에서 습관은 ‘신호 - 반복된 행동 - 보상’이라는 3단계의 고리를 통해 이루어져 있다고 언급한다. 책을 읽어나가며 기관차가 떠오르는 이유는 저자가 언급한 습관의 단계와 앞서 말했던 기관차라는 단어의 속뜻이 상응하는데 있을 듯싶다. 자극이라는 것을 곧 뇌의 신호로 대치하고, 위치라는 속뜻은 행동의 결과로 대치하면 이게 곧 습관의 고리와 다를 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습관을 개조하기 위해) 반복 행동과 보상을 찾아내면, 남은 문제는 습관의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다.(p.385) 라고 언급한 대목에서이다. 개인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반복적 행동 패턴을 묶어놓은 꾸러미를 풀어놓기 직전의 신호를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뇌 또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 매번 하는 행동을 매번 다량의 자원을 소비하여, 좀 더 긴 과정을 통해 해소시킬 필요는 없다. 매번 하는 행동이라면 그래서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인지된다면 좀 더 적은 자원의 소비를 통해 행동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니까 습관을 바꾸려면 어떤 신호를 받게 되는지 알아야 한다. 기관차도 마찬가지다. 기관차는 꽤 많은 무동력 차량을 끌고 철로를 달리는데, 일단 철로를 달리면 어느 곳에서나 방향을 바꿀 수는 없고 철로를 변경해주는 신호 변환기가 있는 지점까지 가야 한다. 그곳에 다다르기 전까진 말하자면 아무 생각 없이 달리는 것이다.

 

씨앗 그리고 자각

 

2010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 <인셉션 Inception>이 떠오른다. 한 사람의 정신에 침투하여 본인도 모르게 현실 속에서 특정한 행동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기이다. 본인조차도 알 수 없어야 하므로, 의식의 영역보다 깊숙이 잠복해있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현실에서 행동으로 싹트게 할 특정한 씨앗을 심어야 한다. 즉 현실에서 내비칠 반응을 무의식 속에서 조절하여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개인의 무의식 속에 박혀있는 파편화된 데이터를 가지고 예측화한 패턴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자각’을 바꾸려 하는 것을 보면 이 ‘자각’이라는 경계가 우리가 알고 있는 만큼 견고하지 못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자각이란 무엇일까? 자각은 한 마디로 깨어 있다는 것이다. 깨어 있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깨어 있으면서 시간과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상수와 변수를 인지한다는 의미이다. 즉 변수와 상수가 주변에 놓여있는 상황이 바로 환경이고 나 자신이 어떤 환경 속에 놓여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 이게 자각인 것이다. 여기서 결정이란 것과 계획이라는 것이 생긴다. 물론 부산물로서는 습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어쨌든 자각은 현재의 나를 만들어낸다. 경험과 배움이 쌓여 하나의 인격체로써 개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개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만든 것 이것이 사회이다. 사회는 한마디로 깨어있는 자각들이 얽혀 있는 네트워크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 단지 개인의 습관이라는 영역에서 머물렀다면 이런저런 자기계발서에 머무르고 말았을 것이다. 부록으로 뇌에 좋은 영양소나 음식이라도 소개했다면 더욱 정형화되어 있는 자기계발서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앞으로 나아갔다.

 

만약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 그러니까 무의식의 상태에 있는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끼친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쓰니 무슨 좀비가 창궐하며 휩쓸고 다니는 골목이 생각날 법도 하지만, 말 그대로 개인의 무의식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자 함이다. 이 부분이 개인의 습관과 사회의 관습이 교묘히 얽혀있는 부분이다.

 

몽유병이 심한 환자가 자고 있는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르면 그에게 살인죄를 물을 수 있을까? 책에서도 한 예로 등장하지만, 이 살인자는 자고 있는 상황에서 역시나 옆에서 잠들어 있는 아내를 죽인다. 이 사람은 몽유병보다 더 독한 야경증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은 자기의 의지가 발현되지 않았다. 그에게 어떤 죄를 물어야 할까? 이 경우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지되는 범죄의 기본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래서 결국 무죄를 선고받는다. 하지만 상처를 여전히 안고 있는 무죄이다. 개인으로선 그나마 무죄로 끝났지만, 사회의 경우 이 사건이 남긴 자취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사건을 해석하고 사회적인 제도로 뭔가를 내놓아야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진화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우리의 무의식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 책은 금방 읽힌다. 재미도 있고, 지루하지도 않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여러 분야를 넘나든다. 자기계발서 면모도 보이고, 사회과학 서적의 풍미도 얹어져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이 뇌과학 분야가 페이지 곳곳에 녹아있다.

 

자동행위(오토매티즘)

 

우리는 종종 무의식에서 행동을 취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 가령 집 주변 골목길을 걸어가는데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기 때문인지,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없는 것이다. 때로는 뒤에서 차가 빵빵거려서 의식이 돌아오는 것처럼 주위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멍함에서 깨어나든지 한다. 이런 상황을 영어로는 zone-out이라 한다. 우리말로는 그냥 멍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 경우에도 사건은 여지없이 일어난다. 쭉 뻗어있는 고속도로 위를 대형 화물차가 지나가고 있는데, 이 길이 지루한지 화물차 운전사는 zone-out 현상에 빠져들었다. 이 경우 반복적으로 지나가는 나무라든지, 교통표지판 같은 것이, 앞서 말한 습관의 고리에서, 신호에 해당될 수 있다. 결국 이 신호를 뇌가 해석하여 무의식에서 동작하는 작은 꾸러미를 풀어 놓는다. 무의식이 지배하는 습관이 나와 기계적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운이 나빠 사고가 났고 애꿎은 두 명이 죽었다. 이 사람이 운전한 걸까? 운전하지 않은 걸까? 앞서 말했듯이 사회는 개인의 무의식이 낳은 비용도 치러야 한다. 참고로 무의식에서 하는 행동을 법적 용어로 오토매티즘(automatism)이라 한다. 우리말로는 자동행위, 혹은 자동행동이라고 하는데 이는 피고를 변론하는데 쓰인다고 한다. 어쨌든 뇌가 오류를 일으켜 발생한 사건을 가지고 정신적인 마음의 문제로 치부할 것인가? 아니면 물질인 뇌가 일으켰으니까 단순 물리적 문제로 다루는 것이 좋을까? 이런 사건 역시 고전적이며 복잡한 mind-body problem(마음-몸의 문제, 혹은 마음과 물질의 문제)을 껴안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논쟁으로 밤을 지새울 수 있는 ‘자유의지free will' 문제까지 파고들 수도 있다.

 

체크리스트

 

다시 본연의 자기계발서로 돌아와 보자. 무의식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대부분이 부정적인 문제와 연관이 깊지, 긍정적인 현상과 관계있지는 않다. 가령 몽유병에 걸려 돌아다니다 찰과상을 입을 확률이 크지, 책 보고 공부하며 지식을 습득할 경우의 수는 아예 없다. 또, 손톱을 물어뜯거나 코를 팔망정 그 시간에 훌륭한 인격을 키우는 것과 같은 습관은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습관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야 한다. 무의식에서 발현하는 습관과 절제되고 계획된 매우 의식적인 습관 두 가지로 말이다. 습관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면 무의식의 습관에서 의식 속에서 관장할 수 있는 습관으로 변경함을 말할 것이다.

 

책에서 가끔 ‘체크리스트’를 언급한다. 그렇다. 우리가 의식의 세계에서 습관을 키우려면 훈련이 필요하고, 매우 인위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하나의 대표적 방법이 바로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무의식의 신호를 뒤에서 자동차가 빵빵거리게 하는 인위적이고 의식적인 신호로 바꿔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사실 이 책의 범위를 넘어가는 내용이다. 왜냐하면, ‘체크리스트’란 것이 또 책 한 권 분량이다. 물론, 내용이 방대해서 책 한 권 분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목 자체가 체크리스트란 책이 한 권 있을 뿐이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과 아툴 가완디의 『체크! 체크리스트』 두 권의 책을 놓고 비교해보면, 유사한 내용이 하나 나온다. 바로 병원 관련한 내용인데, 병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두통거리는 바로 의료사고 문제이다. 이 의료사고 문제를 각 책에서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병폐적인 습관(혹은 관습)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두 책에서 공통으로 말하는 것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확인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험(혹은 병폐적인 습관)을 제거하는 것이 체크리스트의 목적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바로 위험 관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언제 어디서나 튀어나올 수 있는 문제를 관리의 영역으로 끄집어 들여와 위험도를 부여하고 그 위험성을 항시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병원의 경우 체크리스트는 권위를 분산시켜 한 명의 책임자에게 몰려있는 권위를 낮추는데 그 의의가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책임자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권위가 낮아진다고 해서, 그가 짊어진 책임의 수위마저 낮아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권위자가 권위를 나눔으로써, 하급자도 평상시 발언권이 생겨 위험을 챙기는 인원이 많아짐을 의미한다. 물론 그렇게 했음에도 사건이 발생했다면, 책임은 여전히 상위 책임자가 그대로 짊어진다. 어쨌든, 체크리스트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할 수는 없다. 별로 좋지 않은 글이지만, 예전에 내가 썼던 리뷰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체크! 체크리스트』 리뷰 클릭!!)

 

다만, 체크리스트와 관련하여 일반적인 예 하나를 언급하고자 한다면, 바로 운전할 때이다. 어떤 운전자는 습관적으로 신호등이 노란불일 때 속력을 내서 교차로를 지나가는 버릇이 있다면, 이때 체크리스트에 이렇게 적는 것이다. 별거 아니다. “노란불일 때는 무조건 멈추자.”라고. 작은 것 같지만, 운전할 때 노란불을 보면 운전자의 뇌를 막 두드린다. 멈추라고. 바로 이게 작긴 하지만 체크리스트의 강점이다. 말 그대로 (습관의) 신호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불필요한 습관을 의식 속에서 건드려주는 것은 체크리스트만큼 좋은 게 없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안전띠 메는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다. 습관이란 것이 사소한 거에서 굳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웃고 지날 일은 아니다. 메모와 비슷한 것 같지만, 몇 가지 단계를 집어넣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매뉴얼처럼 사고 후의 응급방침에도 적용된다.

 

인셉션하기

 

인셉션이라는 단어도 상당히 어려운 단어이다. 사전적 의미는 ‘시초’, ‘발단’, ‘개시’라는 뜻인데, 영화에서는 두 가지의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무의식에 씨앗을 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무의식에서 빠져나갈 때 필요한 ‘킥’의 개념이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적절한 노력이 필요할 듯싶다. 전자인 무의식에 씨앗을 심는 것은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서 설명하는 습관의 고리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가리키며, 후자인 ‘킥’은 아툴 가완디의 『체크! 체크리스트』에서 말하는 체크리스트를 가리킨다. 슬쩍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을 뇌를 두들겨 진행 방향을 예전에 계획했던 방향으로 바꾸는 것 말이다. 먼저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이나 버릇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앞의 두 가지를 적절히 사용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습관의 방향을 바꾸도록 노력해보자. 



PS.

* 이 책과 관련하여 엮어서 읽어볼 수 있는 책 몇 권 소개해본다.(클릭하면 책 정보 페이지로 이동)


1. '데이비드 이글먼'의 『인코그니토』 .

2. KBS 이영돈 PD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묶어낸 『마음』 .

3. 스티븐 핑커의 책들 다수...

4. 그리고 『습관의 힘』에 후반부 쯤 소개되어 있는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의 에세이 『이것은 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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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레 미제라블 (10권 한글+영문)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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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반값이어서 구매는 했지만(물론 전자책 얘기임..)...이거 너무 싸게 산거 아닌가 할 정도로 미안해지기는 처음. 다른 출판사 책들도 걱정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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