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 Ava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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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를 일반(디지털) 상영관에서 보았다. 2시간 42분이나 되는 긴 영화이지만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였다. 실재와 CG의 조화도 좋았다. 실재가 CG에 녹아들었던 그 반대로 CG가 실재에 녹아들었던 어느것도 어색하지 않았다. 물론 렌더링 처리로 인해 화면이 부드러운 입자처럽 화사한 기가 돌긴 했지만 뻣뻣한 CG의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영화속에서 그것도 단순한 오락 영화에서 철학을 원하는 것은 어찌보면 사치일 수 있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매트릭스'이상의 철학을 보았으면 했다. 내가 매트릭스를 너무나 좋아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매트릭스 이후 매트릭스를 뛰어넘는 영화가 없다는 것은 사실 아쉬운 일이다. 하나의 이미지에서 수많은 텍스트를 양산하는 매트릭스를 따라가기엔 아바타는 많이 모자르지 않나 싶다. 매트릭스가 매트릭스 트릴로지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아바타 또한 아바타라는 영화 자체를 통털어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단어이다. 매트릭스가 화면안에서만 꿈틀거렸다면, 아바타는 화면밖에서 3D 안경이라는 하드웨어로까지 영역을 확장시켰음은 확실하다. 나의 몸은 극장안 좁은 공간의 의자에 틀어박혀있었지만, 나의 정신은 온통 제임스 캐머런의 화면속을 활공할 수 있었으니까(물론 나는 일반 영화로 보았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이런것을 영화계에는 사건이라 부르는 듯 하다. 영화의 지표를 크게 흔들어 놓았다.

아바타는 환상적인 영화다. 꿈을 칼라로 꿀수는 없다고 하지만, 칼라로 된 꿈을 꾼다면 아마 판도라 행성에서나 나올 법한 색감정도는 되어야 비로소 꿈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듯 싶다. 물론 악몽은 제외하고 말이다. 판도라 행성은 생명력이 넘치는 행성임은 확실하다. 온통 푸르다. 심지어 그곳에 살고 있는 나비(Na'Vi)라는 토착민은 어떤가. 그들도 그들 행성을 닮아 푸르다. 인간에게는 독이 될 수 있긴 하지만 그곳 공기는 어떤가. 그 공기야말로 산소와 같은 산화제가 아니라, 비활성 순수 기체임에 틀림없다. 그러니까 네온이나 아르곤과 같은 기체 말이다. 그곳 식물들도 그런 기체를 머금기에 형광빛을 내지 않겠는가 싶다.

영화속에서 언급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판도라'라는 행성은 사실 인간이 지칭하는 행성이다. 나비족은 자신들의 행성을 뭐라 지칭하는지 궁금하다. 영화속에서 언급이 되지 않았다면 이는 영화 감독의 실수이다. 아무튼 이 판도라는 특이하다. 판도라는 얼핏보면 단순히 행성이지만, 영화속에서 풀어놓는 행성의 면모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 융합체이다. 나비족을 포함한 개개의 생명체는 하나의 기관을 이루는 세포들과 마찬가지이다. 서로에 대해 간섭하지는 않지만 판도라라는 개체를 위해 끊임없이 교감을 하며 거대한 신경 네트워크를 이룬다. 이것이야 말로 아바타에서 말하고자 하는 하나의 철학이며 테크놀로지이다.



자연을 소비하며 에너지를 생산한 인간과는 달리,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에서 에너지를 빌려오는 나비족은 문명을 이룰 수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생태계의 순환자로서 자연이 곧 문명이 된다. 인간과의 전투에서는 나비족은 판도라의 백혈구이다. 영화를 보고 생각해보니, 나비족이 인간이라는 지독한 악성 종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무너질때쯤 새로운 천연 항체가 등장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판도라는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끊임없는 항생제 자원을 투입시킨다. 그 자원들 또한 나비족에게는 자연이다. 육지에서는 무서운 동물들이, 하늘에서는 날쌘 조류들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것은 당연한 듯 생각된다.

그러니까 언옵타늄 자원을 캐러 온 기업 대표는 나비족을 무찌르면 그들 주거지 아래에 있는 그 미네랄을 캘 수 있다고 자만했지만, 결국은 판도라 행성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했다. 학교와 다리를 지어준다고 그들에게 문명을 전수해준다는 어거지스런 생각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제임스 캐머런은 터미네이터에서 그의 에픽을 만들 수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완성짓진 못했다. 기계에 점령당한 황량한 지구는 사실 더 이상 에픽이 될 수 없다. 그의 친구인 조지 루카스는 어떤가. 우주를 무대로 거대한 서사시를 쓰지 않았던가. 더구나 제임스 캐머런의 '어비스'는 너무나 외롭고 고립된 세상이다. 어비스의 끝부분에 가서야 외계인과의 조우를 통해 이야기를 완결 짓지만 이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티'보다 판타지적이 아니다. 아무튼 판도라를 통해 완벽하진 않지만 자신만의 공간을 이제서야 만들어냈다. 거기엔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만큼이나 풍성한 생명체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빌려오긴 했지만 캐머런만의 상상속 존재들이 있다.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메카닉의 다양성에는 훨씬 미치지는 못하지만, 캐머런은 일관된 메카닉을 보여준다. 그것은 일종의 마린(해병대) 메카닉인데, 이는 '에일리언2'에서도 프로토 타입의 형태로 선 보인적이 있다. 글쎄... 이는 또 다르게 거치른 아바타의 형태이다. 최첨단의 이기로 탄생한 무기이지만, 기껏해야 팔과의 싱크만 맞춘 형태이다. 영화속 인간들은 이런것이 문명이라고 잘난체들 하지만, 판도라 행성의 시스템에 비하면 여전히 구식이다. 인간의 메카닉이 아무리 우수해봤자 바이오닉에는 미치질 못한다.    
 

아바타나 에일리언이나 어비스 모두 자원(광물)회사와 연계되어 있다. 에일리언은 광물을 싣고 나르는 우주선이 배경이고, 어비스는 바다속 깊게 위치한 해저 석유 시추선이 배경이며, 아바타는 광물을 얻기 위한 판도라라 불리는 행성이 배경이다. 배경은 미래지만, 이야기는 여전히 현실을 그린다. 현실속 먹고사니즘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현실속 욕심과 투기를 그린다.

제임스 캐머런은 일단 최첨단 장비로 만든 3D 영화를 내놓았다. 그의 친구들은 뭐하고 있나... 스필버그와 루카스를 향한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만한 하드웨어와 이만한 소프트웨어로 이렇게 만들어보지 않겠는가"라는..

PS. 나비족 여자 주인공은 '네이티리'라는 극중 이름을 가진 '조 샐다나(혹은 조이 살디나, Zoe Saldana)' 인데... 최근에 상영했던 '스타트렉'에 나왔던 인물(우후라 역)이다. 영화속에서 '네이티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그녀가 절규할 때 나도 '욱'하더라. 그런데 롤 모델은 '캣우먼'인듯... 연기할때 쉽지 않았을텐데도 그녀의 연기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오랜만에 보았던 '시고니 위버'도 반가웠다. 새로운 에일리언 시리즈가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그녀도 참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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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플래너] 캐주얼플래너 데일리-25절(1Day 1Page) - 네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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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과 파랑 구매했는데, 가죽 표지도 맘에 들고, 깔끔하면서도 양도 많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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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물고기 -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
닐 슈빈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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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곳은 아마존 사이트였다. 새로 출간된 과학관련 책들은 뭐가 있는지 궁금하면 가끔 들러서 이리저리 눈팅을 하곤 한다. 2008년 1월이던가..2월이던가... 암튼 그때 책 제목을 처음 접하고 정말 읽고 싶어졌다. 알라딘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원서로 구매할 수가 있었다. 그때 당시 2000원짜리 쿠폰까지 하면 2만원에 살 수 있었는데, 어차피 바로 읽을 수도 없고 해서 미루게 된 것이 몇 달 지나니까 환율의 변동땜시 수직상승을 하더니 얼마전까지만 해도 4만원 근처까지 올라갔던적이 있었다(아마도...). 미친척하고 살까 말까를 고민하던 중 이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그때 그 기분이란...무슨 앓던 이 빠진 기분이랄까? (구매를 2009년 6월에 했으니 꽤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럴수가... 한껏 고조된 구매의욕이 순식간에 꺾여버리게 되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책 표지 때문이었다. 나름 표지에 신경쓰는 타입도 아니고, 오타나 탈자나 뭐 그런것에 신경쓰는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나 자신 조차도 모르는 트리거 영역(내내 명랑하니 있다가 어느 영역 혹은 어느 수준을 건들면 금세 분노로 바뀌는)이 설정되어 있지 않나 싶다.

먼저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전혀 다른 일러스트레이션이 떡 하니 아니 어지러히 인쇄되어 있었다. 미취학 아동이 까까 사 먹고 모아놓은 별 이상한 동물 스티커들을 아빠의 양장본 표지에 무차별로 붙인거 마냥 테러해 놓은 표지였다.(비약이 심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첫인상이 그랬으니까...) 





 

 

 

 

 

 

 

  

암튼 그랬다.

내용 자체는 책 제목에 너무도 잘 압축되어 있다. 다만 이 책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본 것은 '닐 슈빈'의 환원주의적 접근에 대한 방식이었다. 나도 이러한 과학적 접근 방식을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 설명하기 그렇지만, 이 책에 드러나지 않은 것이 드러난 것 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가령 파충류의 턱뼈들은 인간에게 와서는 퇴화되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기능을 하는 뼈로 대체되었으며, 이는 인간의 귓속의 뼈들로 대체되었다. 흥미로운 대목이다. 필요한 부속을 무로부터 창조하지 않고, 기존 불필요한 것을 끄집어 올려(이 경우에 있어서 턱뼈에서 귀쪽으로...) 새로운 부품으로 대용하게 했으니, 의외로 에너지 낭비없는 실용적인 설계인 것이다.

이런 것들야 말로 정말 '내 안의 물고기'를 드러내게 하는 것이다. 나를 보기 전에 물고기 부터 보라는 이 환원주의적 내용은 꼬리에 꼬리를 잇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과연 인간은 지구 생물 진화의 종착역인가 하는 물음으로 자연스레 이끈다.

진화 중심에서 봤을때, 당연히 아닐것이다. 지금까지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진화의 가지는 제일 최상층에 위치하지만 이는 언제든지 또 다른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마디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 다음 물음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렇다면 진화는 연속적인가? 아님 불연속적인가? '라는 물음이다.  이에 대해 나로선 지식이 없어서 뭐라 할 수는 없다. 누구는 진화를 연속적으로 보고 있을 것이고 이는 지금도 아주 느리지만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구는 진화는 불연속적이고, 이는 지금의 진화는 멈추워있거나, 거의 멈춰진 상태에 있다는 말이된다. 거대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 '내안의 물고기'에서는 진화를 어떤식으로 표현을 했을까?

저자인 '닐 슈빈'이 연구하고 있는 영역을 보면 희미하게나마 알 수 있는데, 저자는 고생물학자이면서 현재는 의대에서 해부학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라는 점이다. 그러니 이 책은 좀 더 거시적이다. 해부학적인 요소가 곳곳에 드러나 있는데, 어찌보면 '발생 그 이후'라는 의미에 더 가까울 듯 싶다. 여기서 주로 다루는 것들은 발생이라기보다는 발생 이후의 '변형'이다. '변이'라 할 수 있겠지만, '변이'는 곧 학문적 용어로서 쓰이므로 나로선 이미지만 얻을 뿐 자세한 것들은 알 수 없었다.

이 책의 전반적 이미지는 발생은 고생물에서 찾고, 변형(혹은 변이)은 현 의학안에서 그러니까 해부학이라는 영역에서 얻으려한다는 이미지이다. 그러다보니 진화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인간 이후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는 담겨있지 않다. 미래에 인간이라는 종이 어떻게 진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들어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화에 대한 그의 상세한 의견이 들어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그냥 보이는 것과 발견한 것의 조합쯤으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진화에 대한 무수히 많은 사족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오직 발견한 것과 그에 대한 저자의 연구내지 학계의 연구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다보니 분명 환원적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인간의 팔과 다리, 두개골, 척추, 몸의 구조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설명가능하다는 이야기), '잃어버린 고리'라는 상당히 거대한 카테고리를 건들지 않고(진화론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찾아낸 고리'라는 단순한 몇 개의 샘플만을 취한듯 보이는 제한적인 카테고리만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꽤 직관적이다. 가령 지느러미가 이러이러한 과정을 겪어 인간의 손과 발이 되었다라는 식으로 굉장히 압축하여 설명해 놓았다. 진화론이 가지는 철학적인 부분은 과감히 삭제했고, 오직 현상과 관련한 이야기뿐이다.

이 책은 그러니까 감질나게 하는 면이 있다. 책도 얇다.

이 책만을 놓고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엔 역부족이다. 분명 진화에 대한 예들로 가득 채워져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몇가지 진화 패턴이 정말 우리 몸 전체에서 이루어져왔던 모든 패턴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머지는 아직 연구중이라 하면 할 말이 없게 된다. 그래서 진화에 대해 확고한 입장, 혹은 전제로 이야기하지만 전체적으로 진화의 모습을 그리기가 쉽지는 않다.

예전에 읽은 책 하나가 언뜻 떠오른다.

과학자들이 외계인과 조우를 한다. 그 과학자들은 외계인이 지구에 떨어뜨린 거울('거울'이라고는 하지만 한마디로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음성도 주고 받을 수 있다)속 실시간 영상을 통해 외계인들과 대면한다. 자, 과학자들은 그 거울을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 사실, 처음엔 기껏 들여다보는 정도 일 것이다. 그러니까 '뭘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보다는 '뭘 알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거울을 들여다본 후 맨 처음 알 수 있는 것은 유리면을 통해 보이는 외계인의 형체가 될 것이다. 이렇게 생겼군.
그들(외계인)이 살고 있는 환경이 어떻하길래 이런 모양을 가지게 되었을까. 당연히 이런 생각도 들 것이다. 또 그들은 어떤 소리를 낼까. 그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어떤식으로 대화를 할까. 대화를 하긴 할까? 뭐 이런 호기심도 꼬리에 꼬리를 잇듯이 연달아 고개를 들 것이다. 소통을 생각했다면 음성 통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정보 전송에도 궁금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들의 문자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하지만 이런 궁금증은 어떠한 기준이 있어야한다. 그 기준은 바로 '우리'가 된다. 그러니까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이러한데, 거울 속에 비친 외계인의 모습은 이렇더라와 같은 기준말이다. 그러니까 외계인에 대한 모든 호기심은 바로 우리에 대한 연구이다. 우리가 우리를 모르고선 비교할 수도 대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를 하나의 해답으로 놓고 상대(여기에선 외계인)를 이리저리 굴려보면서 또 다른 해답을 얻는 것이다. 
   

이런것을 '변분법(calculus of variations)'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답을 가지고 그 답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추측하거나 혹은 답이 변화하는 과정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해두자. 또 그 답이 나오기 까지의 과정을 논리적으로 찾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무튼 이런 '변분법'은 양자역학의 기본이 되며, 또 창발성(혹은 복잡계)과도 연관되어진다고 한다. 양자역학의 경우엔 'NP 완전문제(NP-complete problem)'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즉, 패턴의 검색인데 'NP-완전문제'에 서 대표적인 예는 수십개의 섬과 다리가 있다고 가정했을때, 한 섬을 한번씩만 거치는 경로를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섬과 다리 숫자를 알고는 있지만, 조건(한번씩만 거친다는)에 따른 그 경로는 알 수 없다. 뭐.. 이런 것이 양자역학의 난관이 되는 문제이다. 한마디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확인해보려면 성능 좋은 컴퓨터로 빡시게 돌려야하는데, 기존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보통의 컴퓨팅으로는 불가능하다. 즉, 양자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의미.

암튼, 글이 길어졌다. 위에 설명한 외계인과 우리(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여러 단편 SF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중 앞서 얘기한 외계인과 인간의 조우에 관한 단편이 바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다. 책 뒤에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편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바로 '변분법'과 '창발성'을 바탕으로한 이야기라 한다.

'닐 슈빈'의 책 <내안의 물고기>와 왠지 제목이 유사하지 않은가? 다만 '닐 슈빈'은 오직 현상만 이야기했을 뿐이다.

PS.

1. 언제나 그렇지만,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머릿속에 몇가지 든 것들만 잇다보니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거나 아예 틀린 리뷰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렇게라도 언급함.

2. <내안의 물고기>를 몇가지 변분법적 원리를 적용하고(이미 인간의 모습을 최대로 유지하고), 몇가지 변수를 조정하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종이 등장할 수도 있음...(그림속 생명체는 영화 '헬보이'에 등장하는 '에이브 사피엔'). 원래는 '에이브 사피엔'과 '자자 빙크스'를 가지고 리뷰쓰려고 했는데 좀 엉뚱하니 흘러 따로 쓰지는 않음...사실 별로 쓸 말도 없음...

  








    

 

  

 

3. 진화와 관련된 책은 읽기가 상당히 어렵다. 물론 어떤 책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필요한 분야는 의외로 철학분야가 될 듯.

4. 이 책('내안의 물고기')을 이야기하면서 '틱타알릭(Tiktaalik)'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의 중심이 되는 고대 생물의 화석이다. 그냥 유튜브 클립이 있기에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B9h1tR42QYA&feature=player_embedded  

5. 예전에 포스팅 해봤던 인간 2.0과 관련된 잡설 (별것 아님...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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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더 비기닝 - Star Trek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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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피하실 분은 이 글을 읽지 말아주세요....**

드라마에도 멋진 엔딩이 있다. 아니, 그런 멋진 엔딩이 있는 드라마가 있다. 나에게 그 드라마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최신판 '엔터프라이즈'이다(최근작이라고는 하지만 2005년에 이미 시즌 4로 종영하였다). 수많은 퀘스트를 무사히 마치고,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치하받는 그 엔딩. 어찌 잊을수 있겠는가. 천장에서 쏟아져내려오는 빛, 그 속에 역대 스타트렉 함장들이 웃음지으며 서있는 그 모습들. 엔터프라이즈 커크 선장은 스타트렉 연대기에서 첫 출발을 끊은 선장이었지만, 가장 마지막 작품이 프리퀄로 보여지다 보니 그의 후손격인 다른 선장들로부터 치하받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니까 마지막 엔딩은 이미 브라운관을 박차고 나와, 우주 공간으로 진출을 염원하는 현재 인간들의 희망을 담은 것이다. 멋진 엔딩이었다. 이젠 스타트렉도 끝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운 스타트렉을 보았다. 올해 영화중 가장 기대작이었다. 심지어 터미네이터나 트랜스포머보다도. 암튼 이 스타트렉의 영화판 제목은 더 비기닝이다.  

           

간단한 내 나름대로 평을 하자면, 그냥 애들 모드로 보기 쉽다. 스타트렉을 보러 왔지만 보는 도중 스타트렉은 잊는다. 또 흘러가는 시간도 잊는다. 그냥 재밌게, 2시간 정도를 즐겁게 보낸다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쉬운 영화이고, 스타트렉 시리즈의 나이가 풍기는 무게감은 사실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스타트렉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이 영화를 봤다면, 사실 그는 스타트렉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클래식하면서도 왠지 군더더기 없는 그 쫄쫄이복, 대단한 위력을 지닌 광선총 같지만 생김새는 전기충격기+가스총 같은 초미래식 딱총(재밌는 것은 몇 방 쏜 후에 자동으로 장전되는 소리가 충전되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 초미래식 리볼버같은 느낌), 또 스타워즈 끝난 후 어디서 뭐 먹고 살았는지 모를 그 다양한 외계인 엑스트라들(그 중엔 드림웍스의 유명한 주인공 피요나 공주도 나온다..ㅎㅎ 반가워~~), 그리고 스타트렉의 영원한 심볼인 원반 비행선 등등 몇가지 것만 보더라도 이런것들이 트레이드 마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듯 싶다. 기술적으로 보여지는 워프와 텔레포트(순간이동)는 스타트렉의 특미이다.

그리고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사실 별거 없다. 스타트렉의 이번 편 타이틀인 '더 비기닝'은 단순히 시간만 스타트렉 연대기 저 출발점으로 돌려놨을 뿐, 왜 '더 비기닝'이 시작점이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아니 이런 지루하게 흐를 법한 설정은 과감히 생략해버렸다. 개인적으론 편집이 툭툭 끊기는 느낌도 받았지만, 워낙 이런 것들은 자주 당하는지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영화 자체가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되었기에 드라마가 보여준 그 당위성을 영화에서도 억지로 계승하려는 경향이 보인다. 그 하나의 예가 소박함이다. 스타트렉 하면 계보가 있다. 어떤 선장에서 어떤 선장으로 이어진다는 그 계보. 그런데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스타트렉 자체가 거대한 우주선을 모는 선장들의 일기이다. 거기에 열악한 자금내지 기술력 부족때문에 예전 TV 시리즈때부터 스타트렉은
사실상 함장을 중심으로 한 기동대 영화로 볼 수 있다. 엔 터프라이즈호만 보더라도 이 거대한 우주선은 전투선이 아니다. 탐사선이다. 왜 전투선이 아닐까라는 질문들을 모아 해답을 들려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정말 '더 비기닝'인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더 비기닝'은 단순히 꼬마 커크가 갑자기 주정뱅이 커크로 자랐다가 어느순간 연합군 천재 커크로 성장을 한 후, 삐리리리리리리리리....스포일러로 인해 이 부분은 지움... 삐리리리리리리리....   그렇게 커크의 단편적 외형만 이야기하는 꼴이 됐다. 나로선 '이런것이 스타트렉의 시작점일 순 없어~~~'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은 '더 비기닝'에 대해 약간 첨언을 하자면, 왜 탐사선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해야한다. 그럼 왜 탐사선일까? 그것은 말 그대로 탐사를 하기 위해서이다. 지구인들은 우주에 대해 백지 상태이다. 상대성이론은 알아도 무슨 무슨 외계 종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리고 이제 막 항성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한 상태이다. 그것이 바로 워프엔진이다. 그러니까 왜 탐사선일까라는 질문은 워프엔진과 관련되어 있다. 워프엔진은 사실상 하나의 패권주의를 상징한다. 우주 문명을 나누는 결정적 핵심인 것이다. 스타트렉 '엔터프라이즈' 시리즈물을 보면 나온다. 오래전에 봐서 기억 나지는 않지만 지구에서 개발한 워프는 이제 막 베타버전을 떼낸 초기 엔진이다. 워프 속도가 1.5정도 나온다(약간은 기억이 가물가물...). 그렇다면 지구인의 조력자 혹은 동맹군으로 나오는 벌칸의 워프 속도는 어느정도 일까. 벌칸족의 워프는 7레벨이다(이것도 가물가물...). 그러니까 지구인들은 이 워프엔진으로 전투를 치룰 수 조차 없다. 그러니까 유유히 우주를 산책할 수 밖에. 영화에선 이것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아마 일부러 넣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지구인들이 스타트렉하기까지의 자생적 이야기는 러닝 타임만 잡아 먹을 뿐이니까. 

         

그렇다면 우주를 탐사하기도 전에 어떻게 벌칸인과는 함께 하는가? 이것이 '더 비기닝'의 두번째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더 비기닝'의 시작점은 바로 '미지와의 조우'로부터 비롯된다. 그 '미지'는 바로 벌칸족이다. 왜 벌칸족은 갑자기 지구인들 앞에 나타나게 되었을까? 다시 앞서 꺼낸 '워프엔진' 때문이다. 워프엔진이 만들어지기 오래 전부터 벌칸족은 지구라는 행성의 존재를 알았고, 지구에 사는 인간이라는 종족에 흥미를 느껴왔다. 전쟁을 자주 하긴 하지만 평화를 사랑한다는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 감정들로만 넘실거리는 인간들은 그들에겐 흥미거리였다. 더구나 생김새도 비슷하다(뾰족귀만 빼면 아인슈타인의 쌍둥이 패러독스에 나오는 그 쌍둥이들일 수도...). 그런데 오랫동안 지구를 훔쳐보고 있는 와중에, 지구인들이 결국 우주의 비밀을 그들의 책상머리에서 풀기 시작했다. 상대성 이론부터 시작해서 어느샌가 양자역학을 넘어가더니 이젠 양자공학까지 실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워프엔진이다. 벌칸인들이 보기엔 지구인들이 누군가에게 외계인으로 불려질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은 이젠 시간문제였다. 어차피 알려질바에야 짠~~하고 나타나 통성명도 하고 우호적으로 지내자고 한다면 지구인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 수 있다. 거기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워프기술 몇가지 흘려주면 엄청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벌칸인들에겐 후진기술이다.

이게 대체적인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이야기일 듯 싶다. 영화속에선 무슨 다큐 영화 빨리 돌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여주는 것과 비슷했을 것이다. 그 래서 아마 삭제하고 이야기의 전제를 뒤집는 시간 여행으로 잡은 듯 하다. 이러면 모든 것이 평행 우주 관점으로 돌아가 현재 커크의 우주는 원래 흘러가야 하는 이야기와는 독립적이게 된다. 이것을 풀어쓰면 한마디로 외전이라는 말...  자세한 것은 아쉽지만 말할 순 없겠고,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스포일러 꺼리도 안되는 듯 해서 옮겨본다.

사실, 본 시리즈에서는 그 워프엔진을 개발한 당사자가 커크 선장의 아버지로 나온다(이것도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고 아들인 커크 선장은 그 엔진의 첫 수혜자인 것이다.

그렇다면 워프엔진에 관련한 것들은 이미 '더 비기닝'에서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엔터프라이즈호는 스타트렉의 초기 버전이라는 것을 무슨 수로 설명을 해야될까. 물론 커크가 몰게 되는 탐사선이라고 하면 그게 바로 스타트렉 초기 버전이지만, 기술적으로도 몇가지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순간이동(혹은 공간이동, 텔레포트, 텔레포테이션) 이라고 부르는 기술이다. 초기버전은 여전히 연구중인 베타버전이어야 하고 그렇다면 이 스토리를 관장하는 소재는 베타버전 기술이 있어야한다. 앞서 말했듯이 워프의 기술적 제약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써먹지도 못한다. 워프를 이야기하려면 길고 긴 '미지와의 조우'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시금 해야만한다.

따라서 순간이동에 제약을 걸면 된다. 그것은 정지했을때만 순간이동이 되고, 심하게 움직이거나, 이동중이거나, 심지어 워프하고 있는 우주선으로는 공간좌표 설정이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것도 멋지게 우회한다. 영화를 보면 안다.

암튼, 몇가지 것들을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더 비기닝'이 사실 반쪽짜리 비기닝이 되어 버렸다. 아니면 이런 비기닝은 계획적으로 철저히 이 영화 감독인 JJ 에이브람스에 의해 바꿔치기 당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만의 서사시를 이야기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트레키보다 미래의 트레키가 더 쏠쏠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여전히 선장 위주의 각개전투로 나간다면 말이다.

암튼 JJ 에이브람스의 연출력은 의외로 높게 평가해주고 싶다. 기존의 스토리를 갈아엎고 새로운 뭔가를 집어넣는데, 그것이 과거와도 상충안되고 기존 트레키들의 원성도 잦아들게 하는 그런 그의 기법은 흔한 수법이긴 하지만 영화상 논리도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평행우주를 만들어 거기서 진행시켜버린다는 그의 기법이 말이다. ㅋㅋ..대단해..

몇가지 아쉬운 점도 써봤지만, 역시나 흥미로운 영화 관람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나에게는...

과연 새로운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영화 스타트렉 시리즈에서는 우리의 지구인들이 홀로그램방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때가 올까? 아니면 어느순간 아무 이유없이 존재하게 될까? 그것은 앞으로 진행될 시리즈를 보면 될 듯 싶다.

아기자기하면서도 흥미진진했던 영화라 나름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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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살어리랏다 - 아름답게 되살린 한옥 이야기
새로운 한옥을 위한 건축인 모임 지음 / 돌베개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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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살어리랏다를 읽었다. 제목한번 그윽하다. '한옥에 살아 보겠다' 정도로 들리는데, '지금은 그러하질 못하니 애달프다'라는 안타까운 떨림이 전해온다. 사실 '살어리랏다'만 보면 모호하다. 앞서 말한 반대의 의미로도 통한다. '어쩔수 없이 살아야한다. 이왕 이런거 살아야지 별수있나'라는 현실에 순응은 하겠지만 그래도 원망 어린 소리도 묻혀있다.

어쨌든, 지금이라는 시제에서 보면 둘 모두 상심에 어린 말임은 분명하다.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던지, 살기 싫은데 살수밖에 없다던지 말이다. '청산별곡'을 불렀던 누군가도 그러했으리라. 그러니까 '살어리랏다'에는 살아가는 와중에 배인 절절한 희망과 향수가 뒤섞여있다. 이 책은 희망가를 부른다. 한옥의 보급이라는 희망가가 글과 사진으로 버무러져있다. 그것도 낡고 오래된 한옥을 새로이 단장해 놓은 집주인들의 희망가라기보다는, 이 책을 읽는 이들을 향해 한옥에 한번 살아보지 않으련가 하고 꼬셔대는 한옥 건축가들이 흙과 돌과 기와로 켜는 희망가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한옥'이라는 낱말보다는 '살이'라는 낱말에 무게가 더 실린다. 당연하다. 같은 말이라도, 한옥을 소유하고 싶다고 말하기보다는 한옥에서 살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그럼에도 책 소재가 한옥이기 때문에 살이에 대한 선망은 결국 한옥으로 인함이다. 사실 살이는 상상속에 그려진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한옥 건축물들은 빛과 소리와 공기를 담아두고자 하는 집주인들과 한옥 건축가들의 애정어린 작품이다. 사실 책에는 집주인들의 목소리는 거의 드러나 있진 않는다. 좀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은 된다. 그럼에도 오래되고, 답답하고, 퇴색한 한옥이 시원하니 열린 공간으로, 있는 듯 없는 듯한 여백의 공간으로 변모함은 곧 한옥의 본 모습을 찾기 위한 전통 회복이며,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 꿈틀대기 시작하는 한옥의 진화이다.



p.64 ~ p.65에 실려있는 '쌍희재' 모습...


필자들의 목소리로
담담히 소개하는 글들을 읽노라면 마치 책 속에 실려있는 각각의 한옥에 들어서 있는 듯 생생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이쁜 사진들은 부족한 상상을 채워준다. 글과 사진 모두 살아있는 이 책 자체로도 멋지다. 사진에 담을 수 없는 프레임 밖 풍경은 글들이 아쉬움을 채워준다. 한 옥이라는 소재와 어울려 글에도 기품이 서려있다. 글들을 읽노라면 마냥 머리속에서 지어진 한옥의 조각 조각을 상상만을 통해 꿰어 맞추기가 쉽진 않은데, 사진과 설계 도면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 글로도 충분하고 사진으로도 만족한다.

한옥도 한옥이지만, 이 책... 그러니까 멋진 사진도 있고, 깔끔한 글로 채워진 책들을 읽길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에 대한 만족감이 책 소재의 만족감만큼이나 크다.


한동안 전통과 단절되었던 한옥이 기지개를 켜대는 새로운 진화를 책속에서 느껴보시라.

PS.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구매하셔도 좋을 듯한 책입니다. 책값은 비싼편인데, 40% 세일해서 팔더군요. 잡지처럼 읽으셔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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