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 21세기 조공은 이자와 배당이다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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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떨어져서 보면 숲이 보인다. 
가깝게는 나무 밖에 못 보았을 터인데.

이 책의 저자는 한때 매우 잘나가던 국내정상급 애널리스트였다.
말 한마디에 해당 기업의 주가를 올리고 내렸다.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참 애널의 수명은 짧구나 하고 느꼈는데
어느날 보니 중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이 책의 부제 또한 꽤 멋있었다.
"21세기의 조공은 배당과 이자다"

중국과 한국,미국의 관계가 급변하는 시대에
저자가 주려는 메시지는 매우 간명하면서도 명쾌하게 우리 가슴을 찌른다.

책의 장점은 저자가 나무와 숲을 모두 볼 줄 안다는 데서 나온다.

세밀하게 산업의 이익율의 수치비교 (예: 제조 < 핵심부품 < 브랜드 )
에서 한 산업의 생명주기 등을 꿰뚫고 있고.
각각의 산업이 각 나라에 맞는 이유를 잘 묘사해준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어느 순간에 저임의 적절히 교육받은 노동력을 구하지 못하면
미국 일본처럼 쇠퇴할 것이라는 예언은 그런 세밀함을 기반으로 나온다.

그런 그가 세상을 크게 보면서 거대한 제국들의 싸움을 드러내준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어제 오늘은 아니지만 이제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의 노골적 욕망 표출이 마구 나온다.
그 싸움터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시킨다.

참고로 그가 지적하는 한국 펀드사들의 해외펀드 개발은 일정의 사기였다고 한다.
겉포장만 잔뜩 멋있게 하고 실제로는 해외운용사의 펀드에 슬쩍 곁다리 붙여놓고
스스로는 별일 안하기 때문에 정말 그 회사가 추락하고 또 한국과의 환율 변화가 생길때
아무것도 대처를 못했다고 한다.

이러니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같이 망가지게 된다.
정말 해외투자를 하려면 맡기는 돈의 1% 정도는 정보비로 쓰라고 한다.
책사보고,전문가만나보는 건 기본이고 잘 되려면 직접 가보라고 한다.

정말 많이 많이 와닿는 말이었다.

그래서 근간에 읽은 우리 나라 사람이 지은 투자관련 책 중에는 가장 훌륭하다고 꼽았다.

주변에도 정말 많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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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0-12-0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저자를 1991년에 처음 알았는데(비록 다루는 업종도 달랐고 소속회사도 달랐지만, 같은 업계에서 같은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우연히 알게 됨),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시절에 뵙고는 더이상 못 만나본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해 추천글을 쓴 분들도 거의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어서 흥미로운데, 그 분들의 추천사에 담긴 내용대로 [같은 금융업계에서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수요자로 나는 저자의 보고서를 늘 탐독하곤 했다.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가득한 그의 보고서는 기관투자가들뿐만 아니라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언제나 최고의 보고서였다.]는 평가를 받고도 남을 만한 분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어떤 업계나 마찬가지겠지만 증권업계 역시 겉만 번지르르한 '얼치기 전문가'들이나 '함량 미달'의 전문가들도 많고 실력에 걸맞지 않게 너무 과대포장된 인물들도 넘쳐나는 게 사실입니다만(그들의 특징이 대개 그러하듯이, 얄팍한 지식, 좁은 시야와 자잘한 테크닉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명성을 얻은 이후 '윤기나는 포장기술과 언론계등 주변인물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약삭빠른 행동방식' 등을 결합하여 실력에 맞지 않게 언론에 너무 과잉노출되는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이 분을 포함한 극소수의 인물들은 분명 그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전도유망한 전문가들조차 대부분 국내 최고 증권사의 리서치헤드 수준의 경력을 끝으로 조로현상을 보이거나 시들해지기 마련인데, 이 분은 그 뒤로 다시 학구열에 불타올라 아침,저녁으로 중국어를 배우며 칭화대 대학원을 다닌다는 소식을 오래 전에 들었었는데 알고 보니 지금도 계속 '공부중'이더군요. [중국의 양자강 남쪽과 북쪽의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학과 푸단대학 두 군데 모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푸단대와 베이징사범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저자에 대해 소개된 여러가지 숱한 경력 가운데 개인적으로 저와 겹치는 게 '딱 하나' 있어서 흠칫했는데[1999년 ‘한국증시를 움직이는 FM, 애널리스트 111인’(조선일보)에 선정됐고......], 중국금융에 관한 국내최고의 전문가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저자의 이력, 책 소개글, 사마천님의 리뷰글 등을 읽어보니 저도 어서빨리 읽어보고 난 뒤에 제 주위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군요.

사마천 2010-12-0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 리뷰보다 긴 댓글을 달아주시니 영광입니다. ^^
전병서님을 직접 아신다니 더 반갑습니다.
저도 애널리스트 하시는 분들의 조로 현상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잠시 떴다가 어느새 사라지더군요. 매리 미커,앤디 시에 처럼 오랫동안 귀에 익는 말을 하지 못하고 마지막은 센터장이라는 타이틀로 장세 예측하다가 틀리면 사라지는..
그런 점에서 전병서님의 선택은 매우 훌륭해보입니다.
지혜를 활용해 먹고 살 수 있는게 금융이다.한국의 발전경험을 잘 응용하면 중국을 기회로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 는 저자의 지론에 많은 시사점이 녹아 있습니다.

읽고 나시면 또 더 좋은 글로 알려주십시요. 저도 책을 빌렸다가 일부 읽어보고 바로 주문을 냈습니다. 이 책은 줄쳐가면서 읽어가야 할 것 같아서.. 그리고 지금 줄 치면서 계속 생각정리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oren 2010-12-0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너무 길어 죄송스러웠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천재 이코노미스트로 명망높은 앤디 시에氏와는 미팅도 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서의 바쁜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기 직전에 회사 사무실로 '잠깐' 모셨기 때문에 '긴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게 참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메모를 뒤져보니 그 때가 2001년 7월4일이었네요.

한 지붕(모건 스탠리) 밑에서 일했던 스티븐 로치가 방한했을 때도 가봤는데, 이 두 거물이 '환율 문제'로 격렬한 논쟁을 벌인 일도 문득 기억나는데 이게 벌써 까마득한(7년 전) 과거의 얘기네요.

http://news.mt.co.kr/mtview.php?no=2003092413421871032&type=1

위의 신문기사에 담긴 엔디 시에의 주장은 요즘 한창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한스-베르너 진(독일 뮌헨대 경제학 교수)의 주장과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26/2010112601106.html

사마천 2010-12-0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에,로치 두 분다 미팅을 해보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지금도 그 분들 혜안이 놀랍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매경에서 스페인 등 유럽위기 나라를 기자
가 방문해서 해설기사를 냈습니다.
정말 수준 이하라 읽어주면서 화가 나더군요. 한국의 대표 언론이라고 자부하는 신문사 수준이 이거밖에 안되나.
시에가 이야기하듯이 인구구조, 산업구조 이런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 대표기업들의 경쟁력 이런 것들이 머리에 기본으로 깔리지 않으니 그냥 상가가 썰렁하다 수준의 르뽀밖에 안 나옵니다.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전문가가 되려는 노력을 제대로 인정안하다보니 나오는 현상이겠죠.

오렌님의 앞으로의 리뷰들이 더 기대가 됩니다. ^^
 
위클리비즈 i - 세상과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구루를 만나 물었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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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책 이상으로 인터뷰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책은 보통 3년 정도 현실과 시차가 있다고 한다.
이게 번역되어 소개되려면 그 격차는 더 커진다.
이걸 학자들이 모아서 국내에 가르치면 약 5년의 격차가 난다고 한다.

그런 반면에 인터뷰는 리얼타임에 가깝다.

그런 장점을 잘 살릴수 있는 매체는 역시 신문이다.

책의 장점으로 아주 작은 예 하나를 들어보자.

해외의 구루들에게 한국이 최근 하는 일에 대해 질문이 자주 던져졌다.
돌아온 답을 몇개 모아보면

Q). 한국의 인천이 허브가 될까요?
A) 천만에. 일본 가려면 바로 일본가고, 중국가려면 중국 바로 가지 왜 한국으로 오나요? 

거기다가 인천에 내려서 서울 오려면 느려터진 철도 놓았던데요. 
상해를 가보세요. 고속철로 단숨에 갑니다.
이런 것 하나 보더라도..

(쩝... 쪽팔린 수준)

Q) 코리아 스파클링은 성공할 브랜드일까요? 
A) 천만에 아무런 느낌이 안옵니다>

(으이그 또 헛돈 쓰구 있구만..)

책의 장점 하나는 인터뷰법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의 꾸준한 노력이 여러 모로 빛난다.

평소에 조선일보 단 한줄 안보는 나도 이 위클리비즈의 매력에는 손을 들었다.

왜 이걸 빨리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나올 정도다.

베스트 셀러 혼창통이 그냥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구나 하는 깨달음 또한 내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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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발견 -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
이우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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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일본을 무시하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그럼 일본을 제대로 아느냐고 물으면 안다고들 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도 한국이다.

이런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 점점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최대한 힘 닿는대로 일본을 알자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일본을 보면 배울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이 보인다.

잘 하는 것은 배우면 되고 잘 못하는 건 최대한 피해가야 한다.

먼저 잘하는 것부터 꼽으면 기초기술과 장인정신인데 그 뿌리를 따져보면 노벨상 수상자가 이공계만 13명이나 된다고 한다. 나도 잘 몰랐던 수치인데 정말 많다.

잘 하는 기업으로는 유니클로와 세븐일레븐이 꼽혔다.

유니클로는 저가 의류시장에 패션의 개념을 접목시켜 새롭게 브랜딩해 낸 솜씨 있는 기업이다. 남들 돌아보지 않는 레드오션에서 멋지게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어냈다.

세븐일레븐을 보면서 놀란 점은 편의점 알바라도 3개월만 하면 경영학을 알 수 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경영자다. 88만원 세대 논란에서 보듯 젊은이들이 시간을 저임금의 돈벌이에 이용당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편의점 공간에서의 시간이라도 잘 활용하면 경영학의 실전 연구로 쓸 수 있다고 하니 재미있게 보게 된다.

반면 못 하는 기업들도 매우 많다.

가장 비참한 기업은 JAL이다. 관료들의 낙하산 인사, 나눠먹기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다가 거대한 파산을 겪게 되었다. 미국의 GM과 유사한 모델인데 too big to fall 정신으로 각 구성원이 나눠먹기에 열중한 결과다. 미국의 대형항공사와 유사하게 이곳도 노조가 분야별로 세분화 되어 나눠져 있고 절대로 양보 안한다고 한다. 이 책말고도 하얀거탑의 저자가 쓴 <지지않는 태양>에 잘 나와 있다.

대표적으로 부진한 업종은 IT. 소니를 비롯해 일본의 여러 기업들 모두가 급속한 후진화를 겪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주 간명하게 살펴보면 잘하고 열심히 한다고 수직적으로 내려가 보지만 그 일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는 줄어든다. 품질 과잉에 고비용을 불러일으킨다. 오히려 수평적으로 넓게 보면서 고객 가치를 발견 한 기업들이 더 잘된다. 대표적으로는 애플이고 일본내에서 찾으면 닌텐도다.

이들 기업이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워 하는 상대는 삼성이다. 미국이야 시장 특성이 다르다고 해도 자신들에게 와서 기술 구걸하던 삼성이 어느새 저렇게 커 버린 점은 놀랄만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삼성을 제대로 본격적으로 벤치마킹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왜 일본은 한국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몇가지 힌트를 얻었다. 대표적인 깨달음은 일본사람이 생각하는 신뢰가 한국사람이 생각하는 신뢰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했다. 더 오랜 시간 투자해야만 신뢰가 만들어지니 기업의 네트웍이 종횡으로 자유롭게 연결되는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아무래도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일본에 들어갈 때 가장 기분 나쁜 건 나에게 지문을 찍으라고 요구하는 점이다. 이는 나가사키의 데지마를 가보았을 때도 똑 같이 느껴졌다.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여실히 나타나는 공간이었다.

가장 나를 놀랍게 했던 내용은 하류화에 대한 분석이었다.

일본에서 하류사회가 꽤 논란이 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기업이 비정규화 등으로 고용의 질을 떨어트린 점이다. 반작용으로 청년들 또한 꿈을 잃어버리면서 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해야 하는지 묻게 되었고 프리타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국의 88만원 세대 논란과 너무나 유사해서 정신이 퍼뜩 났다.

여러 번 읽으면서 따라하지 말아야지 따라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강력한 흐름이 되어버렸다.

그 근본에는 유니클로 등 유통만 잘 된다는 문제가 있다.

유통이 강한 나라가 영국인데 결국 제조업의 이익을 깍아내리다보니 기반 자체가 무너졌다고 한다.

이 점은 한국기업도 잘 유념해야 하는데 협력사의 교육예산을 털어먹으면서 자신만 이익을 높여가는 대기업들이 있다. 덕분에 해당 분야는 초토화되어 버리고 미래를 위한 경쟁력이 전무한 상태로 되어버렸다. 자기 가게에 피자 내놓는다고 트위터로 자랑하는 총수가 현명한 사람인지 솔직히 의문이다. 그럴 정성으로 중국 시장을 제대로 개척하려고 뛰어야 하는게 아닌지.

대기업이 어려운 세계시장에서 힘을 쏟지 않고 주변의 약한 협력사나 노동자를 착취하면서 이익 올리려는 현상은 매우 위험하다. 자신의 순간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의 미래를 갉아먹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MB가 이야기한 상생을 보다 구체화시키고 포괄적으로 이해하면서 제대로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이곳저곳에는 좋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내가 좋아하는 망가, 시마과장이 드디어 사장이 되었다는 소식도 있고 친절하게 그 해설을 해주었는데 배울점이 많았다.

다 망해가는 학교의 경영을 맡아 되살려낸 경영자의 이야기도 느끼게 해주는 점이 많았다. 여자 나이 28세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지를 알게 해주자는게 그녀의 전략이었다. 놀랍지 않은가?

문화를 보면 스모,게이샤,온천 등에서 넓게는 기업,CEO까지 잘 포괄해내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을 하게 된다. 역시 SERI는 남 다른 기업이고 이곳에서 정년을 맞도록 30년 가까이 한 분야에 천착하신 작가의 정진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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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10-28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우리가 일본을 답습하는게 아닌가 하는,,,저도 이 책 읽어 보고 싶네요,,,덕분에 좋은 책을 알게 되었어요~.^^

사마천 2010-10-29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노력이 들어간 책입니다. 저자분 통찰력도 포함해서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
 
창조 바이러스 H2C
이승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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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소매업인 홈플러스의 회장인 이승한님의 자전적 이야기다.
기업인답게 기업홍보가 많겠구나 지레 짐작했지만 그것 이상으로 마음에 주는 느낌이 많았다.
어려서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공부 마치고 삼성에서 회사 생활하면서 최고경영자까지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분은 정말 삶을 치열하게 살았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온다.

책의 구성도 독자 입장을 배려해서 꽤 친절하게 되어 있다.
각 시기별로 이야기 한 토막 그리고 교훈을 잘 묶어낸 좋은 말 한 구절 이런 구성으로 쭉 이어져있다.
다 읽고 나서 좋은 말들만 모아 다시 훑어봐도 결코 감동이 줄지 않을 것이다.


나보다 나은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배울 점을 찾는다는 목적이 있게 마련이다. 어려서는 그 대상이 위인전이지만 점점 나이 들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찾고자 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목표로 하는 경우나 이제 막 회사생활을 시작 한 청년들이라면 CEO나 임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읽어두면 좋다.
CEO 이야기는 이 책도 꽤 좋고 최근에 연달아 나오고 있는 다른 분들의 책들도 좋다. 임원으로는 KT 조서환 전무의 모티베이터가 참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이 많다.
이 책들에는 일반적인 경영서에 담긴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현장과 거기서 주는 교훈이 잘 담겨 있다.

이승한님의 삶 또한 남들이 가볍게 보기 어려운 지혜들이 녹아 있다.

작은 것 하나 하나 충실하게 쌓아나간 점들도 남달랐다. 수많은 전표를 처리하느라 퇴근시간도 잊고 살았다. 전표를 넘기면서 거기서 기업의 자금 흐름이 느껴지고 다시 머리 속에는 재무제표가 그려진다고 한다.
작은 것에서도 큰 것을 알아 보는 재주가 남 달랐다.

그렇게 고속승진 해나갔지만 그 분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런던에서 법인장을 하던 시절에 가족 동반을 사장에게 허락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인사담당 임원에게는 하극상의 죄를 범했다. 내가 있을 동안은 승진할 생각 마라는 차가운 말과 함께 끊긴 전화기를 들고 고심이 많았다.
그래서 런던을 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재미있었던 점이 사진을 찍어 주는데 하나 같이 명작이어서 돌아가 그 사진을 인화한 사람들에게 계속 감동이 이어졌다고 한다.
사진사 이승한님에게는 무슨 재주가 있었을까?
답은 벤치마킹이다. 기업인답게 사전에 잘 팔리는 엽서사진을 찾아서 구도를 연습한 후 딱 맞게 찍어준 것이다.


작은 일 하나도 회사일에서 배운 점을 잘 재활용하는 솜씨가 너무 우스우면서도 놀라웠다.

하여간 이 시절에 익힌 금융기술은 후일 기업의 M&A 전문가로서 홈플러스 사업부의 해외매각 및 홈에버 인수 등에 잘 활용된다. 또한 런던에서 익힌 미적감각은 (참고로 런던에는 대영제국이 약탈한 너무나 멋진 문화재가 많다) 창조 바이러스라는 제목을 붙일 정도로 주변에 감성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든든한 자산이 되어준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일화가 무척 많다.
물론 약간의 기업 홍보에서 나오는 늘어진 이야기도 있지만 충분히 애교로서 봐줄만하다.

근래에 나온 CEO 시리즈의 베스트로 꼽을 수 있다.
아마 젊어서 이런 책을 읽고 따라 할 기회가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 생활을 더 멋지게 할텐데 하는 소감으로 주변에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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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홈플러스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from 감똘나라님의 서재 2010-01-27 20:43 
    홈플러스,요즘은 SSM으로 시끄럽다.그러나 작자는 회장으로 있으면서 까르푸에서 홈에버를 지나서 이 점포들이 홈플러스가 되는 과정과 영국의 테스코를 현지화한 모델을 제시한 사람이다.홈플러스에서는 자기네 회장이 썼다고 싸게 팔았다.그리하여 2010년에 나온 홈플러스 다이어리는 창조바이러스의 모토를 구현한 다이어리가 됐다.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 - 도전하는 승부사 윤석금의 경영 이야기
윤석금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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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을 만들어낸 윤석금 회장의 경영철학 소개서다.
출판사 외판원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당대에 20위 안에 드는 그룹을 만들어낸 인물에게는 비범한 역량이 있다.
그의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갖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룹에게는 모태가 되는 기업이 있다. 오너가 가장 먼저 시작해서 성공을 이룬 기업이 바로 모태기업이다. 이 때의 방식이 오너에게 성공체험이 되고 또 이 때 오너와 같이 성공을 이룬 사람들을 추가로 확장하는 기업에 내려 보내기 때문에 이 기업의 성격이 중요하다.
삼성의 경우 물산,제일제당,모직 등이 인재사관학교라고 불리는 것이나 현대가 건설 방식이 그룹 운영 방식이 되는 것 모두가 같은 맥락이다.

웅진에게는 모태에 해당하는 사업이 교육이다.

책을 파는 일은 여느 물건을 파는 것과 같지 않다. 책도 사람에게는 하나의 도구이기는 하지만 주요 차이는 사람의 인성과 능력을 만든다.
자식에 대해 책을 사주는 것은 먼 미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기 때문에 아끼지 않는다.

그런 책을 만들어내는 일에는 가장 고급 두뇌가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편하게 따라갈 수 있는 생각인데 그 다음이 문제다.
이제 막 사업이라고 시작한 전직 외판원이 만든 기업에 그런 고급두뇌가 올까?
여기에서 윤회장이 찾은 답은 서울대에서 제적당한 학생들의 활용이었다.

당시 운동권 출신을 기피하던 분위기라서 윤회장에게는 무척 호기기 돠었다.

이렇게 해서 만든 각종 학습지는 일본 교육산업을 베끼기에 급급했던 기존 업체의 틈을 뚫고 시장에서 큰 몫을 차지하게 된다.
다음으로 운동권 출신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었던 장은 바로 조직이었다.
한국의 고급 두뇌인 여성인력이 저평가되고 사장된 점을 아까워해서 이들을 모아 탄탄한 판매 조직을 만들었고 학습지, 책 판매 나중에는 각종 가정용품인 정수기 등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파는 물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파느냐가 성공의 포인트가 된다.

이 대목에서 윤회장의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사람을 알아보고,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 아닐까 한다.


남들이 미처 주목하지 않던 인력들을 자신의 전력으로 끌어들이는 솜씨가 남과 달랐다.
경영학적인 용어로 쓰면 driving force인데 이를 우수 인력으로 잘 잡았고 잘 활용했다.

하나의 예를 더 살펴보자.
웅진식품을 만들었는데 대폭 적자로 그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원하는 부장을 발탁했는데 주변의 반발이 심했다. 부장이 사장이 되면 임원들은 뭐냐는 식이다. 이를 다독거리는 대목이 책 안에 나온다.
그냥 앉아 있으면 망하는데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의지가 중요하지 않냐는 생각에서 나온 의사결정이었다.
역시 이 기대에 부응해서 웅진식품은 아침햇살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꼭 그렇게 거창한 결단이 아니더라도 경영 여러 곳에 섬세함이 나타난다.
배달 등을 외주화하면서 목표를 주고 나머지 비용은 알아서 하도록 운영하는 방식이다. 볼펜 하나라도 자기 것이라고 하면 아껴 쓰기 마련이라는 통찰 덕분이다. 이런 원리를 그는 일본 등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보고 들었다가 현장에 잘 응용해서 써먹는다.

이런 점들을 두루 보면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사람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그 사람을 활용하여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치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웅진의 행보를 보면 건설, 폴리실리콘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분야는 사실 기존의 웅진이 가진 핵심역량과 별로 연관이 없다.
아까 모태기업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유는 사람은 처음 배운 방식을 여간해서는 안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다.

최근 웅진이 건설업에서 고전한다는 소문이 돈다. 수주 후 가변성이 크고 금리 등 주변의 영향을 받는 건설산업의 재무제표를 보는 방법은 달라야 한다.

제조업쪽도 보면 차이가 많다. 해마다 제품을 바꿀 수 있는 학습지에 비해 한번 의사결정 하면 수년간 바꿀 수 없는 제조업은 사고의 깊이가 다르다. 그래서 삼성 이병철 회장의 경우도 반도체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공부한 노트가 여러 권이라고 한다.
반면 아랫사람을 잘 믿고 격려하는 문화는 친화적인 조직력으로 잘 하면 된다는 분위기를 통해 성과는 만들 수 있지만 조직의 치밀함은 떨어진다.

기존 성공체험의 사고 틀을 벗어나서 다차원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어야 종합그룹으로 제대로 성장하고 평가 받을 것이다.

책을 놓고 보면 최근의 기업과 기업가 홍보용 책의 한 부류라는 느낌인데 자신의 진솔함이 녹아 있어서 점수는 보통 보다는 좋게 줄 수 있다. B 정도.
A로 주기 어려운 이유는 홍보라는 의도로 여기저기서 끼워 넣은 내용이 너무 많고 정말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과 실패담도 드러내는 솔직함 등의 측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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