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근무하며 여러 교장을 겪어봤다.
학교를 공사판으로 만들며 제 주머니 채웠던 교장
부임하자마자 목에 힘주며 분위기 휘어잡던 교장
교내 감나무에 열린 몇 상자분의 단감을 모조리 자기집으로 가져간 교장
계급장 떼고 함께 어울리고 싶어하는 민주 교장이었으나 성희롱 사건에 얽혀 있던 교장
어떤 회식자리건 시종일관 본인 얘기만 하던 독불장군 교장
병문안 오는 교사의 출석을 체크하던 교장
회식에 누가 빠졌는지를 칼같이 잡아냈으나 정작 자신의 송별식엔 불참했던 교장
오로지 부동산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얼마 안가서 병으로 쓰러진 교장
두루뭉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남에게 상처는 주지 않으나 일처리엔 무능한 교장
아, 이건 옛날옛적 교생실습할 때였는데
영어가 어렵다고 손수 영어교수법을 만들어 수업시간에 가르칠 것을 강압했던 교장도 있었다.
g, k 는 ㄱ, ㅋ
s 는 ㅅ
d, t 는 ㄷ, ㅌ........
영어 공식이라며 한 학년 전체 학생에게 외우게 했다.
영어선생들은 영어과 출신이 아닌 교장이 시키는대로 해야 했다.
교장은 왜 필요하지? 의문을 품은 적이 많다.
트러블메이커보다 무능한 교장이 그래도 견딜만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