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부탄에서 일 년간 봉사활동을 한 이야기이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못 갈 곳이 없는 세상이지만, 부탄은 아직까지도 가기가 쉽지 않은 땅이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나 갈 수 있는 곳으로 하루 체제 비용이 200달러나 들어가는 비싼 곳이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제일 높은 나라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곳에서 일 년을 보낼 수 있는 방법도 궁금해진다. 

 

 

 

 프로방스에서의 여행이나 체류 경험을 담은 책은 무지 많다. 그만큼 살 만하고 영감을 주는 곳일 것이다. 그곳에서 살아보기는 커녕 여행 한 번 못가본 처지로서 이 책은 나 같은 사람을 염장 지르기에 꼭 알맞지 않을까 싶다. 간접적으로나마 프로방스에 푹 빠지고 싶다. 알퐁스 도데, 장 지오노, 고흐가 살았던 동네, 프로방스를 엿보고 싶다.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기간을 비둘기호라고 부르던 완행열차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시간으로 따지면 아마도 나 만큼 기차를 많이 탄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기차 여행에 대한 낭만은 별로 없다. 그래도 세계 기차 여행은 무척 궁금하다. 기차 통학 시절에 이런 책을 만나지 못한 게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그 당시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 나는 아마도 미쳤거나 집을 뛰쳐나갔을 지도 모른다.

 

 

 

 

영국, 아일랜드, 일본 만취 기행이라...이 작가가 쓴 <밤의 피크닉>을 읽었던가. 아마도 읽다가 던져버린 것 같은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런데도 이 책이 자꾸 시야에 들어온다. 첫인상만으로도 끌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겉표지에 있는 맥주 거품만으로도 이 책을 손에 쥐고 싶다. 물론 영국, 아일랜드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놓았을지 궁금하다.  

 

 

 

음, 내가 절대로 한가한 사람이 아닌데 또 바보같은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하루 평균 다섯 시간의 수업, 한 시간 이상 걷기, 살림하기. 온라인 연수까지 받느라 시간을 쪼개며 살고 있는데 이 무슨 영화를 보려고 알라딘 신간평가단에 지원했는지 모르겠다. 책이 보고 싶으면 그냥 사보면 될 터이고 사놓고 읽지 않는 책도 산더미로 쌓였건만...명예랄 것도 인정이랄 것도 살림에 보탤 것도 없는 일을 하느라고 이렇게 에너지를 쏟고 있는건지...책과 여행은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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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을 한다면 그 처럼, 녹록지 않은 여행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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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누군가 했다. 사기라...영어 말고 또 하나 있다. 대학 졸업 후의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성찰보다 대학 입시 자체에 온국민을 몰두하게 하는 것, 이것도 사기다. 대학 졸업 후의 상황을 대학 졸업생 본인의 능력 문제로 넘기는 것, 분명 사기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469926.html 

한국에서 영어의 고질적 병폐가 고쳐지지 않는 것은 교육의 문제로 보고 교육에서 답을 찾기 때문인 듯합니다. 하지만 이미 영어의 문제는 계급과 정치의 문제가 된 지 오래이고 답도 그곳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위 기사의 마지막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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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예술
김점선 지음, 그림 / 마음산책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새학교로 옮긴 지 한 달이 되어서야 겨우 학교도서관에 갔다.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계약직으로 온 사서교사의 이름이 낯익어서 그저 동명이인쯤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정말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딱 10년 전,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우리 반 학생이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첫직장이란다. 

10년 전, 이 여학생은 참 예쁜 아이였다. 장래희망이 아나운서여서 학교 방송부에 들어가 활동도 열심히하고 공부도 꽤나 잘 했다. 이 아이라면 화려한 날갯짓을 하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도 했었다.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아이는 자신의 꿈을 하나씩 하나씩 접으며 얼마만한 아픔을 겪어야했을까. 도서관 사서라는 직업을 경시해서 하는 말이 절대 아니다. 앞으로도 정식 사서 자리를 얻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큰 마음 고생을 해야하는 게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이 아이의 손을 거쳐 내 손으로 넘어왔다. 손길이 느껴진다고 할까. 

김점선의 책으로는 두 권째이다. 그의 결혼 이야기 부분은 이미 다른 책에서 언급한 내용이라 알고 있는 것이지만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과감하게 툭툭 던지는 말투에서는 뭔지 모를 에너지 같은 게 흘러나온다. 생전에 직접 뵈었더라면 아주 좋아했거나 아주 싫어했을 성싶은 사람이었으리라. 아마도 싫어하기는 더 힘들지 않았을까에 가깝지만. 

어떻게 읽으면 한마디 한마디가 경구처럼 읽히기도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글이다. 툭툭 던지는 말투는 단단한 사고에 길들여진 무뎌진 두뇌를 탁탁 두드려대면서 생각을 깨우기도 한다.

p.125...사람들은 동물이 자신들의 먹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동물의 영혼을 무시해버린다. 사람들은 염소를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다. 뚱뚱하게 살찌기만 바라고 아무 때나 끌고 가서 먹어버린다. 성경에서도 툭 하면 염소를 불에 태운다. 희생인지 번제인지 뭐라고 부르면서, 하느님께 바친다는 이유로 염소를 수없이 죽인다. 심지어 어미 염소가 보는 앞에서 새끼 염소를 끌고가 잡아서 둘러앉아 먹는다. 염소의 영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은 인류 역사상 아무도 없었다. 왜 염소의 영혼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가. 인간들의 비천한 무관심, 주변의 다른 생명체에 대한 이기적인 사고, 먹이로만 보는 시각, 생명체 자체에 대한 공정한 사고를 하지 않고 오로지 먹잇감으로만 보는 인간들의 시각. 나는 강둑에 앉아 염소를 보면서 오직 자신의 위장에 국한되어 있는 우리들의 생각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그래서 그는 염소를 그리고 코끼리를 그리고, 말, 새, 토끼, 닭, 학, 고양이, 여우, 용, 게사니를 그리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두껍지 않은 이 한 권의 책에 실린 이런 그림들을 건성건성 보기가 참 아쉽고 미안한 일이다. 그림 한 장쯤 걸어두고 오래오래 음미하면 좋으련만... 

그의 백합 이야기를 더 읽어본다. 

p.160...감당하기 힘든 현실의 고통 속에서도 아버지는 백합 심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맨몸으로 피난을 나와 고생하던 시절에도 아버지는 어디에선가 백합을 구해 와서 마당에다 심었다. 우리는 아무도 모른는 사이에 백합 향기를 통해 감당할 수 없는 불안을 누그러뜨렸다. 평화를 숨쉬었다. 그 전쟁의 고통을 백합 향기가 없었다면 어떻게 견뎌냈을까...내 거칠고 불만에 찬 성격을 백합을 통해 미적 감각으로 승화시켜준 아버지. 어려웠던 그 시절 백합 향기를 맡게 해준 아버지의 선험적 인식과 실천적 행위와 놀라운 지혜에 경의를 표한다. 

이제는 내가 자식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백합 심는 일을 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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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 백 - The way back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반공영화 같은 조의 교육적인 측면을 빼고 감상한다면 더욱 재밌을 영화다. 하기야 그 부분을 빼면 줄거리 자체가 성립이 안 되겠지만.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탈출을 도모하여 각고의 고난 끝에 인도(시킴지역)에 다다르는 과정을 그리다보니 무엇보다 눈이 호사를 한다. 사람들을 둘러싼 옥신각신하는 내용이나 인간의지의 위대한 승리 같은 영화주제보다 화면 가득 채우는 풍광에 더 매료된다.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몽골, 고비사막, 히말라야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로잡는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저릴 정도로 행복하게 한다. 등장인물 중 미스터 스미스로 나오는  에드 해리스라는 배우의 연기가 일품이다. 참 멋지게 늙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사람이야기에 이렇게 흥미를 잃어버릴줄이야. 이래저래 사람에 치이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나보다. 한 일년쯤 고독하게 떠돌아보아야 사람 그리운 줄 알려나..  

'야생의 습관'으로 늘 마음이 어딘가로 떠나있는 요즈음, 이 한 편의 영화가 내 마음을 위로해준다.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보았다. '만추'같은 영화는 보지 말아야겠다"...딸아이의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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