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망국병의 핵심은 영어 격차가 아닌 벌어져만 가는 빈부 격차와 이를 숨기고자 하는 정치적 최면인 듯합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4720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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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무척 놀랐다. 내가 문패를 걸고 있는 '걷듯이 읽고, 읽듯이 걷고'를 실천하고 있는 책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가히 여행과 독서의 결합이었다. 

그러나 여행과 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여행은 책 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하고 책은 여행에 치여 더부살이를 하는 느낌이다. 때로는 책에서 인용한 시의적절하고 아름다운 문장에 감탄하다가도 다 읽고나면 왠지 허기가 졌다.  

여행도 살리고 책도 살리는 게 만만한 작업은 아니리라.  

 

다만, 이 책에서 소개한 몇 권의 책 중에 다음 책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좋은 정보이다. 마치 예전에 친구네 갔을 때 친구 언니가 읽고 있는 책들을 눈여겨보고 나중에 그 책을 찾아서 읽었던 것처럼 호기심을 마구 자극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고, 그거면 족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 가난한 독서를 비웃는 듯한 소설 한 권. 언젠가 유혹에 넘어갈 뻔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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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칸 - My Name Is Kh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친구 중에 영화를 보고나면 줄거리를 무척 재미있게 얘기해주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기가 죽곤 했었다. 나는 절대로 그 기나긴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고도 유창하게 말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똑같다. 나이를 먹었다고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 영화, 줄거리를 쓰기 싫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꺼낸 얘기다. 그리고 인도 영화다. 처음 몇 장면만 보아도 대충 줄거리가 짐작이 되고, 해피엔딩에 괜히 심금을 울려보는 신파조 영화라는 거, 그래서 보고나면 싱거워지는 그런 영화다. 

이런 인도 영화는 인도를 좋아하는 사람하고 봐야한다. 좋아하진 않더라도 인도를 아는 사람하고 봐야한다. 그렇지않으면 자칫 이런 류의 영화를 보는 사람을 시시껄렁하고 싱거운 사람으로 간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이 그랬다. 몇 년 만에 만나는 육촌 동갑내기와 이 영화를 보자니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가 두세 번 휴대폰을 켜는 것을 보고 있자니 좀 멋적어지기도했다.  

나는 이 뻔한 스토리에도 눈물이 맺히고 주인공 샤룩 칸(인도의 국민배우라고나 할까)의 과장된 연기가 미스터 빈을 흉내낸 것 같아 흐물흐물 웃음을 머금고 즐거웠는데 말이다. 그 넓은 극장안에 관객이라고는 7~8명. 그 중에는 그래도 인도 영화를 감상할 줄 아는 사람이 제법 있었으니...영화 장면마다 온몸으로 반응하는 인도인처럼 큰 소리로 웃거나 반응을 하는 관객도 있었다. 분명 저 사람은 인도를 좋아하는 사람일거야, 라는 생각에 동지애를 느꼈다고나 할까. 

주인공 칸은 자폐증 증세가 있는사람이다. 끝까지 자신의 이슬람 신앙을 지키고 그 신앙에 따라 순수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자폐증이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적어도 영화 속에서 전개된 그런 상황에서라면. 

작년에 그런 아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중3짜리 남학생이 우리 반에 있었는데, 이 아이는 누구에게나 천사처럼 보였다. 남을 비방할 줄도 거짓말할 줄도 꾀를 부릴 줄도 몰랐다. 그저 엄마에게서 교육 받은대로 선생님한테는 꼬박꼬박 존대말 쓰고, 청소할 때는 절대로 꾀 부리지 않고, 점심을 먹을 때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밥을 받고 행복하게 먹었다. 아무도 이 아이를 바보라고 놀리지 않았다. 누구나 도와주려고 애썼다. 

이 아이의 장래희망은 이랬다. 중1때: 문방구 주인, 중2때: 문방구 운영, 중3때: 문구점 주인. 이 아이는 항상, 언제나, 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 영화는 꼭 만들다가 만 영화 같지만 그래도 잠시 이런 생각거리를 주었다. 세상이란 게 똑똑한 사람만이 이끌어가거나, 삶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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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남은 막걸리로 저녁을 때운다. 

남편은 술자리 약속이 있고 딸내미는 치아 교정을 위해 어금니 두 개를 뽑아야해서 일찌감치 저녁을 먹었다. 

누가 대한민국의 선생을 성직이라고 했나. 나와봐라. 우리 반 담임 한 번 해봐라. 

오늘도 네 녀석이 2교시에 땡땡이를 쳤다. 한 시간 내내 화장실에 있었단다. 그 땡땡이 친 시간은 제법 즐거웠는데 나중에 담임인 나한테 혼나면서 이게 아니구나 싶었다는 것이다. 이제 겨우 중 1짜리다.
 

한 녀석은 부모와 떨어져 산다. 부모는 외딴 섬에 살고 있고 녀석은 형과 나이 어린 외삼촌과 함께 살고 있다. 부모의 손길 없이 사는 중1짜리 녀석만 나무라기에는 녀석이 너무 억울하다. 

한 녀석은 부모의 이혼으로 아삐와 살고 있다. 이 녀석은 20년 담임 경력이 있는 나에게도 참 황당한 녀석이다. 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나도 거를 줄 모르고 뱉어낸다. 상대방 기분을 헤아리는 법을 전혀 배우지 못했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았다면 분명 이렇게 막 자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참다 참다 오늘 녀석의 아빠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역시 살기 바빠서 녀석과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중 1짜리는 아직 어리광을 부릴 나인데 이 녀석에게는 어리광을 부릴 상대가 없는 것이다. 녀석의 황당한 버릇없음은 일종의 어리광이다. 그걸 담임인 내게 요구하는 것이다. 

다른 두 녀석은 제발 부모님에게는 알리지 말아달라고 한다. 이게 정상이다.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녀석이라면 그래도 부모 생각할 줄은 안다. 이런 녀석들의 부모와 통화를 하면 담임의 고충에 대해서 미안해할 줄 안다. 제 자식 한 둘 갖고도 힘들어 하는 마당에 40여 명씩되는 아이들 담임 노릇하기가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그래도 생각해주는 여유가 있다. 

고달픈 하루를 한 잔의 술로 마감한다. 

한 잔의 술로 세상을 마감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막걸리도 제법 도수가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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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걷는 디자이너
정수하 지음 / 멘토프레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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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디자인을 가능케하는 여행, 을 하는 디자이너의 내면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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