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영어책
김원.Shane 지음 / NEWRUN(뉴런)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우선은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읽다보면 영어가 부드럽고 쉽게 다가오고 이해도 잘된다. 설렁설렁 책장을 넘기면서도 공부가 되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말의 미묘한 차이을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I have to go to a dentist. ( 나 치과에 가야 되는데.-일반적인 의미) 

I should go to a dentist. ( 너무 바빠서 치과에 갈 수 없는 상황인 경우에 쓰임.) 

구어체를 접할 수 있다는 점, 쉬운 표현들을 유도했다는 점 등이 눈여겨 볼 만하다. 

그러나 한 권이 너무 빨리 끝난다. 책이 재미있게 읽혀서 더 짧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실제 많은 표현을 얻기에는 분량이 많지 않다.  

쉽고 재밌으면서도 내용이 많기를 바라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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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사춘기 - 명진 스님의 수행이야기
명진 스님 지음 / 이솔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한 얘기여서 가슴을 울린다. 울컥 눈물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하고 싶은 말은 내뱉고야마는 대찬 성품은 나 같은 소심한 사람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이렇게 살아온 내력으로 진행된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불교와 수행에 관한 내용으로 이어지는데 그 흐름에 젖어있다보면 나도 어느 새 수행자가 되어버린다. 

깨달음의 근처도 못가는, 전혀 관계없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더운 여름 한 철을 어떻게 지내야하는 지를 이 명진 스님의 글을 통해 한가닥 빛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방학이 다가오면 으례 떠나던 여행을 올 여름부터는 딱 끊기로 했다. 여행을 가야할 이유보다 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 쉽지 않았다. 흠, 실연당한 기분이랄까. 

명진 스님의 다음 글이 아프게 와닿는다. 

(256) 냉철하게 자기 자신을 살펴서 내 마음이 허공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내 마음이 허공 같이 텅 비어 공적한 것임을 알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용들이 하나의 작용일 뿐 실체가 없는 것임을 투철하게 깨달으면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대자유를 얻게 된다. 내 마음이 바로 허공인 그 자리는 능히 모든 것이 자유자재한 자리이다.  

그러나 이 못나고 어리석은 존재가 그리 쉽게 달라지나. 여름 한 철을 수행한다는 생각에 지레 기가 꺾이고 만다. 스님의 말씀을 마음 속에 꾹꾹 담아넣는다. 

(270) 수행은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이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를 간절하게 물어가는 것이 수행이다. 그 물음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 우리가 익혀서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정보와 그 정보를 통해서 판단했던 모든 사유의 굴레, 그리고 우리가 길들여져 있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여름, 나의 수행의 끝자락은 어디쯤 닿아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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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살고 죽고 - 20년차 번역가의 솔직발랄한 이야기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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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일독을, 그 밖에는 한줄기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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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줄 게 없는 부모는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 가난한 아빠 한희석이 만들어낸 아이들의 공부 기적
한희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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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는 사람의 자녀교육분투기이다. 

이래저래 이 땅에서 자식 키우는 건, 모든 걸 다 바쳐야한다는 얘기다.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없는 사람은 시간과 노력과 정성으로. 

자식을 교육시키는 과정을 겪어야하는 건 참으로 모진 세월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흔히들 하는 말로 결혼을 해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들 하는데, 여기에 하나 보태서, 이 땽에서 자식을 키워봐야 비로소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를 겪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가진 것 없어 세상을 원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사교육에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는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단, 다양한 가치관과 다양한 과정을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단지 '합격수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학교를 때려치우고 한 가족이 여행을 떠난 기록인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의 관점도 눈여겨봐야 하리라. 

어떤 길이건, 이 땅에서 자식을 키우는 건 무소의 뿔이 되어 홀로 당당히 걸어가는 길이 될 터. 외롭고 고달픈 투쟁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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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람 - Wat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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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인도 여성영화감독(꼭 이렇게 성별을 표시해야하나 싶지만)인 Deepa Mehta 작품이다. 사실 이 감독 이름도 지금 검색해서 알게되었다. 다만 예전에 보았던 <Fire>라는 영화를 만든 사람도 이 여성감독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Fire>도 인도영화하면 떠오르는 보통의 맛살라무비와는 다른, 페미니즘 성격의 영화였는데 이 영화 역시 그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인도 영화의 큰 특징인 신파조의 줄거리나 성향은 유유히 그 중심을 흐르고 있는데, 솔직히 나는 이 신파조가 좋다. 나는 언제든 이 신파조의 영화에 눈물을 흘릴 준비가 되어있다. 

영화의 말미에 나오는 자막의 한 구절을 그대로 적자면 "200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인도에는 3천 4백만을 넘는 과부가 있는데 그 대부분이 2천년 전에 쓰인 마누법전의 가르침을 따라 지금도 사회, 경제, 문화적인 결핍 속에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전통사회인 인도에서라면 10여년 전인 2001년이나 2011년인 지금이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터, 영화 속의 여인들처럼 지금도 많은 과부들이 마지못해 '죽지못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고통스럽고 비참한 삶을 다룬 이 영화는 그래서 널리 알려져야하지 않을까. 

과부에게 재혼을 허락하지 않고 과부의 집에 격리시키는 이유를 묻는 말에 남자 주인공 나라얀은 이런 대사를 날린다. " 종교는 명목일 뿐이고 결국은 돈이에요." 결국은 입 하나 줄이기위해서라는 것이다. 종교적인 수행처인 아쉬람이 제목으로 쓰인 게 참 역설적으로 잘 어울린다. 근데 원제목은 water 이다.  아쉬람, 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

Deepa Mehta 를 기억해야겠다. 기존의 인도 영화와는 구별되는, 단순한 진리를 단순하게 드러내면서도 인도의 대중성이라 할 수 있는 신파조도 그대로 살리는 그녀의 영화가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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